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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커버이미지)
    [문학]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 사사키 아이 지음, 양하은 옮김
    • 모로
    • 2024-02-19

    제96회 올 요미모노 신인상 수상사사키 아이 첫 소설집서툴지만 솔직했고충치가 생길 것처럼 달콤했지만꼭 그만큼 시렸던 젊은 날 우리의 이야기무엇이든 될 수 있었지만 무엇도 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했던 젊은 날, 우리의 우주는 참 많이도 흔들렸다. 담벼락 너머 웃는 모습만 봐도 터질 듯 팽창했고, 아주 약간의 상실로도 산산이 부서졌지만 어른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그다지 대단치 않은 일들이었다. 처음 맛본 우정도, 전조 없이 시작된 사랑도, 차가웠던 배신과 쓰라렸던 상실도. 그러나 찰나의 호기심과 쉽게 쏟아지던 감정, 눈짓 한 번에도 크게 흔들리던 마음이 있었기에 한 뼘씩 자라났고 결국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마음에 푸르스름한 자국을 남겼던 그날들, 깊숙이 묻어둔 사랑과 추억을 소환할 네 편의 이야기.<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고3인 ‘나’와 ‘오가와’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맛을 보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른다는 ‘프루스트 효과’를 실험해본다. 프루스트 효과 실험 동지가 된 둘은 자습 시간에도, 방과 후에도, 휴일에도 붙어 다닌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전철 안, 오가와는 보라색 목도리에 턱을 파묻고 말한다.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봄은 미완>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안전한 무리에 들어갔지만 완벽히 끼지 못한 ‘나’는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아카사카’와 ‘시티걸즈’를 결성한다. 이후 아카사카는 ‘나’에게 봄으로부터 달아난다는 미완의 소설을 쓴, 졸업한 문예부 선배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나’는 아카사카가 어쩐지 이상한 그 선배를 열렬히 좋아한다는 걸 알곤 질투를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친구들과 카페에 간 ‘나’는 그 선배를 마주친다.<악보를 못 읽는다>밤 아홉 시 정각, 특정 곡을 들으며 스크램블 교차점을 건너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도시 전설이 도쿄에 퍼진다. 도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열일곱 살 ‘나’는 하늘을 보며 고등학교 생활이 힘들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다. 등교 첫날, ‘나’는 인간 관찰이 취미라고 딱 잘라 말하는 ‘스미레’와 친구가 되고 이내 같은 반의 멋진 남자애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정보를 수집한다.<지독한 마침표>대학 때문에 상경한 ‘쇼코’는 본가로 가는 신칸센에서 회사원 ‘고다마’를 만난다. 취업준비생이었던 쇼코는 자신이 희망하는 업계에 있는 고다마에게 조언을 구하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며 친밀감을 느낀다. 마침내 쇼코가 취업에 성공한 어느 날, 쇼코는 고다마에게 취업 선물로 드라이브를 시켜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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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서저리 1 - 추한 나를 벌하리라 (커버이미지)
    [문학]플라스틱서저리 1 - 추한 나를 벌하리라
    • 연화창작
    • 독서일가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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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서저리 2 - 인생을 재건하라 (커버이미지)
    [문학]플라스틱서저리 2 - 인생을 재건하라
    • 연화창작
    • 독서일가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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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이, 대디, 플라이 (커버이미지)
    [문학]플라이, 대디, 플라이
    •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02-19

    아빠, 딸의 복수를 위해서 날다!이 세상 지친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응원가『레벌루션 No. 3』에 이어 가네시로 가즈키의 장편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 개정 출간되었다. 『레벌루션 No. 3』의 ‘더 좀비스’ 주요 인물이 그대로 등장하는 이번 이야기는 ‘아버지의 대활약’이 중심축이다. 아버지의 분노와 ‘더 좀비스’ 정의의 합작품이라고나 할까. 일본사회의 중심영역이 구사하는 사회적 약자, 주변인, 소수민족에 대한 구조적이면서 관습적인 폭력을, 그 주변을 살아가는 너무도 무력한 ‘고삐리’ 팀이 통괘하게 깨부수는 이야기다. ‘엔터테인먼트 재일문학’의 영역을 구축한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은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는 재일 한국인의 한(恨), 마이너리티의 굴욕을 역설적이게도 경쾌하게 그려내는데, 『플라이, 대디, 플라이』 또한 그렇다. 불운한 마이너리티 현실에도 불구하고 전혀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즐겁고 유쾌한, 그리고 가슴 뻐근하게 통쾌한 소설이다. 독자들 또한 이 소설을 통해 무기력한 일상이 스멀스멀 활력을 찾는 ‘기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흔일곱 살의 평범한 샐러리맨 스즈키 하지메는 어느 날 사랑하는 외동딸 하루카가 모르는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에 직면한다. 범인은 같은 고등학생으로, 잘나가는 권투선수인 이시하라. 스즈키는 크게 분노하지만 사건을 적당히 얼버무리려는 기세등등한 일당 앞에서 아무 힘을 쓰지 못한다. 이런 아버지에게 실망한 딸은 그 후 아버지를 멀리하고, 이 현실로 비감에 젖어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한 아버지는 자신이 딸을 사랑하는 진짜 아버지임을 보여주고자 이사하라가 다니는 고등학교로 부엌칼을 들고 찾아간다. 그런데 잘못 찾아간 학교에서 하지메는 『레벌루션 No. 3』에 등장한 ‘더 좀비스’를 만나고, 하지메의 분노를 접한 ‘더 좀비스’는 의기투합하여 소심하고 비실비실한 하지메를 최강의 ‘전사’로 만들고자 결심한다. ‘더 좀비스’의 정체가 원래 정의파이지 않은가. 회사까지 휴직한 스즈키는 싸움에 일가견이 있는 박순신의 지도 아래 전사가 되기 위한 피나는 훈련에 돌입한다. 한 평범한 소시민 스즈키가 차츰차츰 새로운 세상의 주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이로써 “고작 자신의 반경 1미터 정도만 생각하고 태평하게 살 뻔했던” 스즈키의 삶은 그보다 훨씬 넒은 너비와 높이를 갖는 삶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결전의 날, 딸을 망가뜨린 이시하라와의 한 판 승부가 장렬히 펼쳐지고, 스즈키는 마침내 사랑하는 딸 앞에 당당한 아버지로 서며 벅찬 삶의 환희를 느끼게 된다.생각의 비행, 사고의 활력으로우리들 삶의 반경을 1센티 넓혀주는 소설!『레벌루션 No. 3』와 짝을 이루는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심각한 소설이 아니다. 평범한 회사원이 전사로 거듭나는 현대판 영웅 신화. 이 소설은 일단 매우 재미있어, 손에 잡으면 흡사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단숨에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리게 된다. 실제로 이 작품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영화화되기도 했다.이야기 틀은 단순하다. <더 좀비스>가 마흔일곱 살의 평범한 샐러리맨 스즈키 하지메를 단련하고 치유시키는 과정이 그것이다. 그 절정에서 <더 좀비스>가 권투선수 이시하라가 다니는 학교 교정에 마련한 무대는 “새로운 일본사회를 위한 굿판”으로 기능한다. 마이너리티 비상의 무대인 것이다. ‘더 좀비스’는 학교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로, 마이너리티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이렇게 장치화된 것이다. 작가는 베드타운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갈 때 그 동네 버스를 탔는데 거리 풍경이나 버스 안의 분위기가 너무 무기력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거기서 문득 이런 무기력한 동네를 전속력으로 뛰어다니는 샐러리맨을 등장시키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플라이, 대디, 플라이』스토리를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의 발상처럼 이 소설을 읽으면 누구라도 무기력한 자신의 일상이 약동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반경 1미터 정도’의 삶이 단 1센티라도 넓어지는 느낌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후의 저마다의 사고의 비행에 따라 무한히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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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네 여행기 (커버이미지)
    [문학]하이네 여행기
    •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19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와 산문“괴테, 헤겔, 쇼펜하우어와 더불어 하이네는 ‘유럽적 사건’이다”프리드리히 니체낭만주의의 마지막 시인이자 현대 독일 시의 선구자 하인리히 하이네의 대표작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하인리히 하이네는 마지막 낭만주의 시인이자 현대 독일 시의 선구자로 불린다. 『하이네 여행기』는 저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4권에 걸쳐 선보였던 『여행기』 중에서 「북해」 연작과 「이념―르그랑의 책」을 선별하여 실었다. 특히 본서에 실린 연작시 「북해」는 이전의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문학과 구분된다는 점에서 그의 문학 세계에서 특별하다. 「북해」에서는 또 다른 그의 대표작인 ��노래의 책��에서 보여 주었던 전통적인 민요 형식을 확장하여 찬가풍의 리듬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자유시에 더 가까워진 모습을 보인다. 또한 「북해」 2부에서는 처음으로 고대 신화 모티프가 대거 등장해 다채로운 세계관을 구성한다. 하이네의 연작시는 모자이크 작품과 같아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고 볼 때 작품 전체의 구도가 큰 그림으로 드러난다. 부분과 전체를 함께 보아야 시인의 의도가 파악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작시에 포함된 개별 시에는 제목이 없거나 일련번호를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북해」에서는 개별 시에 제목이 달려 있어 독립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1·2부 모두 바닷가에서 출발하여 폭풍우를 뚫고 거친 항해를 비로소 끝낸 뒤 평화로운 항구에 도착하는 구성인데, 제목의 나열만으로도 하나의 서사적 줄거리가 형성되기 때문에 독자는 시적 화자와 함께 배를 타고 여행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산문으로 이루어진 「북해」 3부는 183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저널리즘 문체, 즉 신문의 문예란과 유사한 문장을 보여 주고 있으며, 단편적 연상이 나열된 산문의 구성도 연작시와 유사하다. 소제목이나 장, 절의 구분 없이 일인칭 화자의 생각이 연이어 꼬리를 물고 드러나며 한 가지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연상 작용을 통해 단편적 사고가 나열되지만 그렇다고 어떤 결론이 제시되지도 않은 채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독특한 형태의 산문이다. 동서양의 신화와 전설, 고전과 문학을 넘나들며연결되는 산문 미학하이네는 아이러니를 잘 활용한 풍자의 대가로 불리기도 하는데, 본서에도 신조어나 다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두드러진다. 아울러 동서양의 신화와 전설, 고전, 학술서와 문학 작품 들을 적재적소에 언급하거나 인용해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며 동시에 독자가 현실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와 상호 연상을 통한 내용 확장은 이 책에 실린 「이념―르그랑의 책」에서도 두드러진다. 하이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난해하지만 깊이 있는 산문으로 간주되는 「이념―르그랑의 책」은 일반적인 의미의 여행기와 다르다. 다만 베네치아, 독일 등 다양한 장소와 3천 년 전의 인도나 뒤셀도르프의 유년 시절 그리고 현재 등 여러 시간대를 오간다는 점에서 일종의 탐방 기록이라고 할 수는 있다. 얼핏 보기에 다양한 테마와 모티프들이 20장에 걸쳐 매우 무질서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하이네가 치밀하게 의도한 것이다. 「이념-르그랑의 책」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회상과 성찰 등이 연상을 통해 종횡무진으로 연결된다. 일인칭 화자가 회상하는 과거는 성찰을 통해 현재화되고, 현재에 대한 성찰은 과거사를 구조화한다. 과거의 회상은 현재의 성찰로 인해 단절되고, 현재의 성찰은 과거 사건에 대한 회상으로 지속적으로 끊기기 때문이다. 하이네에게 사실 자체로서의 과거는 아무 의미가 없다. 과거는 현재와 연관성을 가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이 작품에서 하이네는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등 현재의 가치를 등한시하는 모든 성향에 반대하며 현실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준다. 이런 측면에서 유년 시절의 화자가 군인이자 북재비인 르그랑에게서 북소리를 통해 프랑스 혁명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나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배우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하이네의 여행기는 괴테가 집필한 여행기와 곧잘 비교되기도 한다. 괴테가 여행기에서 고대 예술 작품 감상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하이네는 나폴레옹의 신화화로 대변되는 프랑스 혁명정신, 나아가 모든 질곡에서 벗어나는 해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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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중의 아이 (커버이미지)
    [문학]한밤중의 아이
    •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02-19

    스바루 문학상, 페미나 문학상,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냉정과 열정 사이』로 국내 24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츠지 히토나리의 신작 장편 소설『한밤중의 아이』는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으로 국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츠지 히토나리의 신작 장편 소설이다. 이 소설은 호적이 없는 한 아이의 삶을 그려 낸다. 유흥가에서 태어난 아이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주인공인 렌지는 유흥가에서 일하는 아빠와 엄마 밑에서 자라 방치당하고, 때로는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호적에 올라 있지 않아 주민 등록표도 없으며, 건강 보험에도 들지 못하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초등학교에 다니지도 못한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지역 축제인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를 보며 꿈을 품는다. 놀이공원에 가 보기는커녕 장난감도 구경해 보지 못한 렌지가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전통적인 지역 축제뿐이다. 렌지는 언젠가 나도 저 축제에 기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희망 가득한 미래를 상상한다.부모에게 학대당하는 렌지지만, 이 소설에는 렌지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과 포장마차 사장들, 렌지에게 자신의 부적을 건네는 삐끼 이시마, 어려울 때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겐타, 렌지가 호적을 취득할 방법을 찾아보는 히비키, 아빠 역할을 대신해 주는 헤이지 등 좋은 어른들도 많이 등장한다.『한밤중의 아이』에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는 어른답지 못한 어른이 나오면서도 한 아이를 돕는 선한 어른들의 모습 또한 담겨 있다. 사회의 수많은 좋은 사람들 덕분에 주인공 렌지는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다정함과 상냥함, 관심이 한 아이에게 얼마나 큰 도움으로 다가오는지 보여 준다. 츠지 히토나리는 이 글을 빌려 우리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도록 한다. 그는 기존 작품들과 같은 섬세한 감성을 유지하면서, 무호적 아동이라는 색다른 주제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의 씁쓸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래를 그리는 한 아이의 꿈을 묘사하고, 따뜻한 어른들과 사회를 그려 냄으로써 희망을 노래하기도 한다. 츠지 히토나리 특유의 철학적인 사색이 잘 표현되었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독자들에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던져 주는 소설이다.첫 페이지부터 작가의 진심과 각오가 느껴진다. 가슴을 찌르는 강렬함 너머로 미래의 빛이 보인다. 츠지 작가의 새로운 대표작이 탄생했다! 황홀하다. _각본가 오카다 케이와『한밤중의 아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렌지가 동경하는 전통적인 지역 축제의 현장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전통적인 축제를 보며 어린 소년은 언젠가 나도 그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눈에 그려질 듯 현장감이 넘치는 축제 묘사 덕분인지 이번 작품의 영화화가 확정되었다. 영화 각본가가 이번 작품을 츠지 히토나리의 새로운 걸작 탄생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 작품은 생동감 있는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 편집자 서평 * * *뉴스를 보다 보면 호적 없이 수십 년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이 소설은 호적이 없는 한 아이의 삶을 조명한다. 주인공 렌지는 부모가 원치 않아 호적에 올라가지 못한 아이이다. 작품에서 경찰 히비키는 렌지가 호적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다. 히비키는 처음에 아동종합상담센터로 가지만, 직원은 매뉴얼대로 응하며 구청이나 법무국에 문의해 보라고 말한다. 이어 구청에 찾아가 문의하지만 직원으로부터 법률이 애매해서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답변만을 받는다. 추후 찾아간 법무국에서도 부모를 설득해 서류를 제출하라는 말만 들을 뿐, 정확한 대책을 얻지는 못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려지는 허술한 국가적 시스템은 우리 현실과도 비슷하다. 법의 사각지대에서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방치와 학대 속에서 일찍 조숙해진 주인공 렌지의 모습은 현실 속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 있어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작품에서는 경찰 히비키가 아동종합상담센터 상담사 네기시와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아동 학대에 대한 것도 업무 효율을 따져서 가장 심한 케이스부터 처리하게 되거든요. 순위를 매기는 거예요. 그나마 이 케이스는 아직 어떻게든 헤쳐 나갈 것이다, 아직은 괜찮다, 라고 넘겨 버리는 겁니다. (중략) 그 아이는 강하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을 힘이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도 자꾸 뒤로 미루게 돼요.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것 같은 아이부터 먼저 살려야 하니까. 그렇게 렌지 일은 뒤로 밀립니다.” _본문 중에서아동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많고, 그중 ‘덜 심한 아동 학대’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상담사의 말은 현실과 다를 것이 없어 씁쓸하기만 하다. 이렇게 냉담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축제에 대한 활기차고 생생한 묘사와 이를 보며 희망을 품는 아이의 삶이 어우러지고, 또한 아이에게 손길을 내미는 어른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 마냥 어둡기만 한 글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한밤중의 아이』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좋은 어른들을 보며, 우리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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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 이치카와 사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허블
    • 2024-02-19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일본 30만 부 베스트셀러★“내가 임신하고 중절하는 걸 도와주면 1억엔을 줄게요”2023년 일본을 강타한, 중증 장애 당사자의 파격적 자전소설★김초엽, 정지아 소설가 강력 추천★아쿠타카와상이 만장일치로 선정한 최초의 중증 장애인 수상자출간과 동시에 판매부수 30만 부를 돌파하며 일본을 뒤흔든 화제작 지난 7월 19일에 열린 제169회 아쿠타가와상 시상식.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답게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시상식장으로 몰려들었고, 수상자가 무대에 오르자 평소와 다른 풍경에 기자들은 홀린 듯 플래시를 터트렸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기자들 앞에 선 수상자. 바로, 이치카와 사오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목에 꽂힌 기관절개 호스를 누르며 기자들의 질문에 유머러스하게 답했고, 수상 소감을 밝히는 순서가 되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째서 2023년에 이르러서야 중증 장애인이 최초로 수상하게 됐는지 모두가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장애인을 배제한 종이책 중심의 일본 출판계를 비판하면서 전자책과 오디오북 추가 보급 등 ‘독서 배리어 프리’를 호소하는 그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보도되었고,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국내 언론과 SNS 커뮤니티에서까지 화제를 일으켰다. 이러한 화제의 열기는 온라인상에서 그치지 않고 판매로까지 이어지면서, 출간 당시부터 화제작이었던 『헌치백』은 출간 한 달 만에 20만 부가 판매되는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이치카와 사오가 수상 소감에서 밝혔던 것처럼, 중증 장애인 작가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이 역사적 사건이 『헌치백』을 뜨거운 감자로 만든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화제의 크기를 본격적으로 키운 요소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수상작의 파격적인 줄거리와 작품성이다. 『헌치백』은 중증 척추 장애인 샤카가 남성 간병인에게 “내가 임신하고 중절하는 걸 도와주면 1억 엔을 줄게요”라고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심사위원 일부가 난색을 표할 만큼 위악적인 상상력을 숨김없이 표출하는 작품이다. 이렇듯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작품이지만, 9명의 심사위원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헌치백』을 만장일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약자인 작가가 약자의 이야기를 썼을 터인데도 이곳에는 털끝만큼의 약함도 없다.”_ 요시다 슈이치(소설가) “상식적인 사고를 휘저어 버리는 언어의 전개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소설이 소설로서 낳아준 것이다.”_ 호리에 도시유키(소설가) 위 두 심사평을 비롯한 심사 경위를 살펴보면, 일본 문학계가 『헌치백』에 주목하는 이유는 작가의 장애가 아닌 작품의 파격성과 문학성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아쿠타가와상 발표 당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서평가 좌담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서평가들은 이치카와 사오의 장애 당사자성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그것과 무관하게 『헌치백』의 문학성은 가히 압도적이라며 입을 모았다. 중증 장애 당사자가 중증 장애인 주인공을 진실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는 점만으로도 『헌치백』은 당사자 문학으로서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 작품이 선보이는 문학적 실험은 그 훌륭한 문학성을 배가시킨다. 파격을 과감히 도전하는 작가를 발굴함으로써 문단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로 정평이 난 아쿠타가와상의 수상작답게, 『헌치백』은 시사성 넘치는 풍자적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인터넷 밈과 은어를 과감히 차용해 뛰어난 문학적 실험성을 보여준다. 전반부에 등장하는 주인공 샤카의 액자소설이 후반부엔 현실의 층위를 전복하면서 메타픽션에 대한 실험으로까지 발전해 나가는데, 이에 『헌치백』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자 양윤옥은 “특히 마지막 부분의 짧은 글로 소설 전체를 뒤엎는 또 다른 세계가 입체적으로 변환하면서 전혀 다른 가정을 펼쳐갈 수 있다는 게 대단합니다. (…) 기적의 명작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척추 장애인의 등뼈처럼 휘어지고 뒤틀린, 육체와 욕망의 목소리김초엽, 정지아 소설가가 강력 추천하는 헌치백 괴물의 인간선언문 “온몸으로 돌진하는 소설. ‘살기 위해 파괴되어 가는 몸으로, 욕망하는 내가 여기 있다.’ 읽는 내내 그렇게 말하는 주인공 샤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_ 김초엽(소설가) “비장애 여성처럼 임신과 중절을 꼭 해보고 싶다는, 이치카와 사오를 꼭 닮은 주인공 샤카의 고백 앞에서 나는 차마 울지 못했다. (…) 연민에 맞서는 그녀의 위악에, 타락을 꿈꾸는 발칙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_ 정지아(소설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헌치백』은 수많은 매력을 가진, 양윤옥 번역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문학의 보물 창고” 같은 작품이다. 그 수많은 보석 중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보석은 의심의 여지 없이 당사자 문학. 그렇기에 이 작품을 가장 온전히 읽는 방법은 소설 속 주인공 ‘이자와 샤카’에게 ‘이치카와 사오’를 투영해 읽는 것일 터다.주인공 이자와 샤카는 작가 이치카와 사오가 가진 거의 모든 것을 물려받은 인물이다. 이에 대한 근거는 작가의 〈수상 인터뷰〉에 나오는데, 작가는 『헌치백』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 30퍼센트 정도 들어갔다고 설명하면서, “『헌치백』은 거의 단번에 써 내려간 작품이라서 의식할 만한 시행착오라는 것도 없이 제 감각과 머릿속 이미지를 그대로 출력해 낸 느낌이에요”라며 자기 자신과 작품이 얼마나 밀착돼 있는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작가는 중증 장애인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 소설 집필을 20살부터 시작해서 지난 20여 년 동안 라이트노벨을 비롯한 각종 문학상에 해마다 빠짐없이 응모해 온 이력을 가지고 있다. 즉, 양윤옥 번역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작가의 타고난 재능이 오랜 세월 독서와 집필의 단련을 거쳐 고통스러운 몸의 언어와 결합했을 때, 마치 둑이 터지듯이 단숨에 쏟아져 나온” 작품이 바로 『헌치백』이다. 작가와 작가가 투영된 주인공은 공통적으로 ‘중증 척추 장애’와 그 장애를 발생시키는 요인인 ‘근세관성 근병증’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으며, 그로 인해 하루 종일 5평 남짓의 좁은 방 안에서 침대 위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펜조차 제대로 쥘 수 없는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태블릿을 엄지로 눌러가며 글을 쓰는 것뿐. 그리하여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고, 소설 속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두 사람이 쓰는 글의 성격은 서로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주인공 샤카가 쓰는 글이란 다른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다시 태어나면 고급 창부가 되고 싶다” “비장애 여성처럼 임신과 중절을 하고 싶다” 등과 같은 패륜적 망언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 패륜적 망언을 작가인 이치카와 사오가 소설의 문장으로 쓰고, 그걸 30만 명 이상의 독자 앞에 선보였다는 점은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샤카가 창부가 되고 싶고 임신과 중절을 하고 싶어하는 건 그녀가 몰상식하거나 반사회적인 인간이라서는 아니다. 그녀 또한 작가인 이치카와 사오와 마찬가지로 와세다대학교라는 명문 사립대에 다니고 있을뿐더러, 심지어 작가와 달리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덕분에 상류층에 속해 있다. 게다가 일할 필요가 없는데도 성인 소설과 양산형 기사를 써서 돈을 벌고 그 전액을 불우 이웃에게 기부하는 등 건실하게 살아가는 여성이다. 이토록 건실한 그녀가 남몰래 망언을 일삼고, 결국 막대한 재산을 이용해 남성 간병인의 몸을 사서 ‘임신과 중절’을 시도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이에 그녀는 ‘건실한 여성 이자와 샤카’로 남기 위해서, ‘헌치백 괴물’이 아닌 ‘인간’이 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휘어지고 뒤틀린 등뼈 때문에 인공호흡기와 담을 빼내는 흡인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육체.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선 식사와 목욕이 불가능할 뿐더러 당연히 평범한 연애도 섹스도 불가능한 삶. 강제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중절하거나 장애인에겐 임신할 권리를 주지 않았던 이전의 역사. 그리고 지금까지도 책을 읽을 권리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지금의 현실. 이 모든 것 앞에서 그녀는 아래와 같이 독백한다. “(…) 실제 생활에서는 젊고 성실하며 과묵한 장애 여성 이자와 샤카(釋華) 씨로 지냈고, 그렇기 때문에 〈Buddha〉와 〈샤카(紗花)〉는 지금까지 상스럽고 유치한 망언을 거침없이 공개할 수 있었다. 연꽃 주위의 진흙탕처럼 질퍽한 실을 그리는, 늪에서 태어나는 말들. 하지만 진흙탕이 없으면 연꽃은 살아갈 수 없다.”- 본문 p. 67 소설 속 인물인 이자와 샤카가 남성 간병인의 몸을 사서 ‘임신과 중절’을 시도하는 것은 당연히 허구이지만, 그 행위를 욕망하고 결국 행동하게 만든 근간인 휘어지고 뒤틀린 육체는 이치카와 사오의 몸으로서 실제 존재하기 때문에, 『헌치백』의 이 진실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는 결코 허구처럼 읽히지 않는다. 샤카의 표현을 빌리자면, “매일매일 살아가기 위해 육체와 정신이 파괴되어 가는” 중증 장애인의 삶. 정지아 소설가가 추천사에서 말한 것처럼, 이치카와 사오는 “살기 위해 파괴되고 살아낸 시간의 증거로서 파괴되어 가는 삶”을 “위악을 떨면서, 타락을 열망하면서, 치열하게 견디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가 쓴 『헌치백』은 “몸조차 제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의 치열한 생존기가 아니라 발칙하고 도발적인 인간선언문”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이 헌치백 괴물의 인간선언문은 김초엽 작가가 추천사로 쓴 것처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해방감을 느껴지게” 하면서도, “재미있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고, 그런 혼란까지도 샤카는 ‘저쪽의 오만’이라고 비웃어 버릴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만들어 끝까지 마음 편하게 읽지 못하게 한다. 『헌치백』은 장애인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의 기만을 비평하고 해체하고 재구성을 촉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한 촉구와 질문 앞에서 우리는 결코 편해질 수 없다. 그 이유는, 심사위원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책이 우리에게 들이미는 질문의 기백은 독자에게 안이한 대답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사회 장벽을 부수고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한 위악과 타락의 고백장애인과 여성의 인권 운동 역사를 뒤잇는 중증 장애인의 글쓰기 “『헌치백』이 문학상을 타기까지 일본 사람들은 그 장벽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헌치백』은 우리 사회에서 그 존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람의, 하나의 작은 목소리입니다.”_ 〈한국어판에 부쳐〉 중에서 “제1세대로서 평생 장애인 인권보장과 여성운동에 헌신해 온 요네즈 도모코, 리프로덕티브 라이츠(임신 출산 피임 등에 관해 개인, 특히 여성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이끌어 낸 아사카 유호와 그녀의 딸 우미, 그 이름을 이 자리에 기록해 두고자 합니다.“_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치카와 사오는 〈수상 인터뷰〉에서 “(장애인 표상 역사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정형적인 분석, 장애인 표상의 가능성을 논하는 내용의) 졸업논문을 쓰는 동안에 장애 당사자 작가나 중증 장애인이 주인공인 순수문학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 『헌치백』으로 이어졌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창작 동기가 문학계와 출판계에 남아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장애인을 묘사하는 일이 드물뿐더러 그렇기에 언제나 스테레오타입의 역할만 맡기는 기존 문학작품, 지성인을 자처하면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스포츠계보다 못한 문학계, 그리고 중증 장애인은 읽기 어려운 종이책만을 고집한 출판계. 위 세 가지 부분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작품 내내 드러나며, 이는 곧 주인공 이자와 샤카의 위악과 타락의 고백을 탄생시키는 토대가 된다.하지만 그렇다고 사회 장벽을 부수고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이치카와 사오의 노력이 위악과 타락의 고백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과 여성 인권 운동사에 잠들어 있던 여성 장애인 활동가 ‘요네즈 도모코’ ‘이와마 고로’ ‘아사카 유호’ 등의 목소리를 다시 불러내서, 우리 사회에서 그 존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람인 ‘이자와 샤카’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굉장한 노력을 쏟는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지점은 그가 〈한국어판에 부쳐〉에서 “『헌치백』을 쓸 수 있었던 건 한국문학이 가진 현실 사회를 이야기하는 임파워먼트 힘 덕분”이라고 밝힌 만큼, 이자와 샤카의 목소리에 장애인 여성 인권을 위해 내질렀던 한국문학의 목소리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듯 서도 다른 나라의 여러 목소리가 힘을 나눠준 덕분에 등장한 『헌치백』이 한국 독자에게 전달되어 그들의 창작 원천이 되는 현재. 중증 장애 여성의 글쓰기가 만들어 낸 이 진보의 선순환은 책 한 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아득히 뛰어넘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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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로 마이 보이스 (커버이미지)
    [문학]헬로 마이 보이스
    • 데라치 하루나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4-02-19

    나는 되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말함으로써미온으로 남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이야기★★★ 독서미터 선정 ‘읽고 싶은 책 1위’ ★★★“당신 마음의 목소리는 제대로 닿았는가?” 몰이해의 시선을 꿰뚫는 단 한 편의 소설“나는 되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씀으로써.” 35살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데라치 하루나는 왜 소설을 쓰기 시작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무엇을 어떻게 되찾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지 몰라도, 타인과의 무수한 관계 속에서 점점 잊어가고 잃어가는 것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데라치 하루나의 『헬로 마이 보이스』는 오랫동안 자기 안에서 반복되어 온 내면의 목소리를 비춘다. 돌봄센터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은 어쩐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주인공인 키와의 눈앞에 이미 일어났어야 했을 일들을 재조명하는 느낌이다. 괴로워 잊고자 했으나 그럼에도 잊을 수 없는 나의 잃어버린 목소리는 무엇일까. 어디를 향해 있는 걸까. 이 소설은 아득한 도착의 지점을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이용료를 내지 않은 아이들도 들어갈 수 있는 돌봄센터 역 앞 가나토(鐘音)빌딩 2층에 ‘애프터스쿨 가네(鐘)’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목요일 정오였다.- 본문 중에서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인 키와는 어느 날 동네에 돌봄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센터의 이름은 ‘애프터스쿨 가네’로, 대대로 의사직을 물려받았던 가나토 집안의 둘째 아들이 운영을 맡았다고 한다.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돌봄센터 설립을 선택한 둘째 아들 ‘가나메’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괴짜라고 일컫는다. 얼마 후 소문의 중심에 있던 ‘애프터스쿨 가네’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붙고, 키와는 우연처럼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어쩐지 이곳은 이상하다. 이용료를 내지 않은 아이들도 들어갈 수 있단다. 센터장 가나메에게 그래도 되는 거냐고 물어보자 들려오는 답변은 “뭐,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많아야 더 재밌잖아요.”라는 말뿐이다. 어쨌든 키와는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어려운 숙제를 함께 고민해주고, 같이 간식을 만든다. 부모가 제대로 신경 써주지 않는 것 같아 유독 눈에 밟히는 아이도 있다.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제껏 마음을 죽이고 살았던 키와는, 점점 자신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할 수 있는 일도 있음을 깨닫는다. ▣ 어디까지 말할 수 있으며, 어디부터 말할 수 없을까몇 년 전 ‘모든 여성이 활약하는 사회’란 말을 보았을 때 느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 지긋지긋한 기분. 공부며 일이며, 결혼과 출산과 육아와 가사와 그 외 기타 등등. 이것저것 죄다 짊어진 것도 모자라 ‘활약’까지 목표해야 하나 싶어 망연자실했었다.“대단해, 대단해, 치켜세우면서 여자한테 뭐든 다 짊어지우려는 느낌이야.”- 본문 중에서키와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밥을 차리고 빨래를 널고 아들의 등하교를 챙긴다. 학부모들과의 인맥 관리도 놓칠 수 없다. 다른 사람 눈에 ‘아이에게 무관심한 부모’로 비쳐지는 것도 싫다. 그렇다고 일을 쉬면 살림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일, 가정, 육아 모두 놓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키와는 입을 꾹 다문다. 엄마의 희생을 당연시하지만 돌봄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여성은 무언가를 요구할 수도 보상받을 수도 없다. 이 소설은 노력이나 수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의 현실을 그리는 동시에, 그 인물 역시 생각해보지 못했던 타인의 삶을 비추는 데 앞장선다. ADHD인 아이를 기르는 쓰츠미 씨 부부, 이혼 후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된 유키노,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두머리’로 군림하지만 결국 소설의 끝자락에서 예상치 못한 종국을 맞게 되는 오카노 씨까지.이해라는 선 안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고 또 어디부터 말할 수 없을까. 『헬로 마이 보이스』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유기적으로 엮여 인물이 어느 한 지점에서 감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따라서 답답해하고 막막해하는 과정 자체에서 독자들은 이 소설이 줄 수 있는 유일한 진실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셈이다. ▣ 비로소 용기의 목소리가 모일 때 ‘돌봄’은 완성된다4월이 되면 ‘애프터스쿨 가네’는 1주년을 맞는다.얼마나 가겠느냐며 심술궂은 소문이 나돈 ‘애프터스쿨 가네’가, 되도록 오래오래 존재하기를. 새해 첫 참배 때 키와는 그렇게 빌었다. 험담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심도 있지만 그런 마음뿐이지는 않다.집도 학교도 아닌 장소, 아이들과 관계된 어른은 많은 편이 좋다. 사람 수가 아닌 사람의 종류가 많아야 한다.그래야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깨달을 수 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적어도 키와는 하루키가 그 사실을 알았으면 했다. 그리고 그건 키와 혼자서 가르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결국 이 소설은 두 가지를 제공한다. 첫째는 자기 목소리를 실재의 형체로 만드는 용기. 둘째는 타인에게도 목소리가 되지 못한 마음이 있음을 헤아리게 하는 이해의 상상력. 내가 가진 용기를 바탕으로 누군가를 위하는 목소리를 낼 때 이 세계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돌봄센터 ‘애프터스쿨 가네’가 오래 존재하기를 비는 키와의 기도 역시 아이와 어른 모두를 향한다.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며, 그렇게 될 수 있게 어른은 협조해달라는 것이다. 키와는 그러한 유토피아의 실현을 위해서는 어른 역시 ‘내가 나인 채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그녀의 희망은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계가 조금 더 다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렴된다.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던 키와가 ‘애프터스쿨 가네’를 통해 변화했듯이, 비로소 용기의 목소리가 모일 때 내 자신을 향한 돌봄과 남을 향한 돌봄은 합일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돌봄’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헬로 마이 보이스』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도로 남아 이 모든 것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당신 내면의 안녕을 살피는 세심한 책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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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로요이의 시간 (커버이미지)
    [문학]호로요이의 시간
    • 유즈키 아사코 외 지음, 권남희 옮김
    • 징검돌
    • 2024-02-19

    “일본 아마존 1위, 연쇄 의문사 사건 실화 소설” 《버터》 유즈키 아사코,“일본 호러소설 대상 독자상” 《기억술사》 오리가미 교야,“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맛있는 한 끼, 시원한 한 잔” 《낮술》 하라다 히카,“마라톤 주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 《달리기의 맛》 누카가 미오,그리고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사카이 기쿠코.일본 여성작가 5인이 담금주부터 사케, 칵테일, 위스키까지술을 소재로 그 종류만큼 다채롭고,해가 갈수록 깊어지는 인생,특히 여성들의 삶을 그려낸 단편집.《기억술사》에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도시전설 속 괴인을 그린 오리가미 교야, 〈그에게는 쇼콜라와 비밀의 향이 풍긴다〉에서는 이모 도와코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속마음을 드러냈던 달콤쌉싸름한 30년 전 비밀을 품은 위스키 봉봉을 가지고 그 기억의 진실을 찾아가는 조카 히나키의 이야기를 그린다.《달리기의 맛》에서 ‘달리며 요리하며,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그렇게 결승선으로 다가서는’ 청춘을 그린 누카가 미오. 에서는 전통을 중시하는 사케 양조의 코하루가 부모 기대에 따라 어영부영 들어간 양조학과 기숙사 입사 첫날, 변화를 추구하는 양조의 육촌 우이치와 함께 보낸 농대의 풍경, 그 하루를, 정성스럽게 빚은 사케 맛처럼 상쾌하고 여운 있게 담는다.《버터》에서 연쇄 의문사 실화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여성 혐오를 버터로 녹여’ 그려낸 유즈키 아사코. 〈bar 기린반〉에서는 어린이집 교사의 코로나 확진으로 가정에서 독박육아를 하는 상이한 나이, 직업, 성별의 보호자들이 온라인 바를 통해 가진 호로요이의 시간을 유쾌하고 섬세하게 그리면서도 ‘언제나 비상시에 타격을 받는 것은 환자나 어린이, 노인 돌봄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라며 사회적 문제의식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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