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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터베리 이야기 - 하 (커버이미지)
    [문학]캔터베리 이야기 - 하
    • 제프리 초서 지음, 최예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12-27

    “초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양 작가 중 한 명이다.” - 해럴드 블룸중세 설화 문학의 모든 장르를 집대성한 제프리 초서 최후의 걸작『캔터베리 이야기』는 ‘중세 사회의 풍속도이자 파노라마’라 일컬어지는 고전이다. 이야기는 런던의 어느 여관에 3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캔터베리 대주교 토머스 베켓을 기리는 성지 순례를 떠나며 시작하는데, 여관집 주인의 제안으로 한 사람씩 돌아가며 들려주는 24가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귀족, 성직자, 평민 등은 다양한 신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계층 간의 갈등과 충돌 양상을 심층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당대 교회의 타락상과 흑사병의 창궐 등 격변하는 시대의 변화상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지배적인 담론에 종속되지 않고 통속적인 이야기를 과감히 배치해 중세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현대성을 보여 준다. 모든 인물을 포용하는 따뜻하고 재치 있는 시선 또한 오늘날의 독자도 공감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중세의 지배적 문학 관습을 뛰어넘으며 영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견인한 시초작『캔터베리 이야기』는 1387년에서 1400년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이 집필되기 전까지 영국 사회의 귀족과 식자층은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기피해 자국어로서 영어의 중요성과 의미가 미미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제프리 초서는 일찍이 외교 사절로 활동한 이력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문학의 주축이었던 이탈리아 문학, 특히 보카치오와 페트라르카의 작품을 흡수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문학적 성과를 계승했다. 내용과 형식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연상시키지만, 『데카메론』의 단조로운 연작 형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세련되고 과감한 구성을 선보인다. 이러한 형식적 성과뿐 아니라 영어를 사용함에 있어 문학적이면서도 통일된 언어 규범을 제시하여 영문학을 한 단계로 격상시키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간 시초작이 바로 『캔터베리 이야기』다. 『캔터베리 이야기』의 화자들은 각기 다른 신분과 계급을 가진 만큼 이들의 이야기 또한 다채롭게 제시된다. 궁정풍의 사랑 이야기, 통속적이고 상스러운 이야기, 사랑과 성, 결혼을 둘러싼 이야기, 종교적인 설교 이야기 등이 교차되어 배치됨으로써 당대의 사회 변화와 사람살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예리하게 포착한다. 당대의 엄숙한 종교적 분위기와 남권 중심주의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루기에는 민감한 이야기를 과감히 배치한 데서 관습적 의식의 전환을 꾀하는 혁신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리버사이드 초서』 판본 국내 최초 완역19,335행의 운문체를 되살린 한국어판의 결정판을유세계문학전집 『캔터베리 이야기』는 현재 학계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판본으로 여겨지는 옥스퍼드판 『리버사이드 초서』를 원전으로 삼아 국내 최초 완역하였다. 이는 1933년에 옥스퍼드에서 출간됐었던 F. N. 로빈슨의 판본을 계승하여 래리 벤슨이 기존의 설명 주석과 용어 사전들을 세밀하게 검수한 것으로 학술적으로 공인된 판본이다. 이 옥스퍼드판을 저본으로 한 본서는 제프리 초서 연구의 권위자 최예정 교수의 번역으로 총 19,335행에 달하는 원문의 운문체를 세심하게 복원하였다. 여기에 상세한 해설과 친절한 주석을 수록하여 제프리 초서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뿐 아니라 전문 연구자들의 풍부한 이해를 돕는 도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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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 - 위버멘시 프로젝트 (커버이미지)
    [문학]코인 - 위버멘시 프로젝트
    • 방현희 지음
    • 릿릿
    • 2023-12-27

    누군가에겐 역전의 발판, 누군가에겐 나락행 티켓암호화폐 ‘코인’ 폭락 사태를 둘러싼 은밀한 추적극!지난해 초대형 코인 테라·루나가 이례적으로 급락했다. 단 72시간 만에 가치가 99.99% 하락했고 51조가 증발했다. 투자자는 국내에서만 28만 명에 달하며 영혼을 끌어모아 투자한 이들의 삶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건 무엇일까. 명징한 사실은 코인이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것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역전할 발판,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함정으로.“아무렇지도 않았던 그날, 최현수가 개발한 K-코인이 폭락하고 집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던 그가 사라졌다.”(7쪽)『코인: 위버멘시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K-코인’의 몰락으로 시작한다. 관계사가 잇따라 파산하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일고 시장은 순식간에 위축된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투자자와 관계사, 수사당국은 홀연히 사라진 K-코인 개발자 최현수의 행방을 추적하지만 어디서도 흔적을 찾지 못한다. 이윽고 추적자들은 현수의 하나 남은 가족인 여동생 현지에게 시선을 돌린다.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하나둘 주변을 맴돌자 현지는 두려워하면서도 기시감을 느낀다.“오빠는 천재잖아. 천재는 보통 사람과 다른 법이야. 사람 손이 많이 간단다. 엄마 아빠는 바쁘니까 네가 오빠를 챙겨야지. 현지는 오빠로부터 멀어지고 싶었다. 모르는 사이가 되고 싶었다.”(23쪽)현지는 현수의 그림자였고 현수는 현지의 족쇄였다. 부모는 어린 현지에게 천재인 현수를 위탁했다. 현지는 부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늘 밖으로 나와 족쇄를 풀고 새처럼 날개를 퍼드덕거렸다. 훈련을 거듭하며 무대에 올랐고 번듯한 대학에 들어가 발레리나가 됐다. 그러면서 오빠의 세계와는 끝없이 멀어졌다. 오빠가 무얼 하며 살아왔는지, 어디로 사라진 건지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현수의 친구라며 찾아온 제리도, 현수의 동업자라며 다가오는 성철도 의심스러울 뿐이었다. 예측이 무색할 만큼 거침없이 등락하는 코인처럼 오빠와 관련된 모든 것이 의문이었다. 현지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굴 믿어야 하는지 묻듯 현수의 흔적을 찾는다.한순간에 묘연해진 어떤 존재를 바라보며‘코인’처럼 불확실한 기억과 관계, 믿음에 대해종종 우리는 예측할 수 있기에 안정된 마음을 믿음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다 믿음의 대상이 관측 범위에서 벗어나는 순간 깨닫는다.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믿음이 산산이 부서져버렸다고. 이런 믿음은 코인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기도 하다. 현지와 제리, 성철에게 현수는 코인과도 같은 대상이었다. 믿어보려 했으나 이제 믿을 수 없는 불확실한 존재. 하나 그것이 과연 온전한 믿음이었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들 중 누군가는 예측할 수 없음에도 현수를 믿고, 누군가는 예측할 수 없기에 믿음의 끈을 놓고 돌아선다.“넌 현수를 믿고 내 말을 믿어야만 해. 그래야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어.”(226쪽)코인 유튜버 제리는 부모를 잃고 방 안에 틀어박힌 어린 현수를 바깥세상과 연결해준 사람이었다. K-코인 발행사 케이파운데이션의 팀장 성철은 세상으로 나온 현수가 드넓은 곳을 마음껏 질주할 수 있도록 도운 사람이었다. 이들에게 현수는, 현수에게 이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현수는 이들에게조차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두 사람은 현지가 현수를 찾을 유일한 열쇠라는 것을 직감하고, 마찬가지로 현지 또한 현수를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믿음과 의심을 품고 현수의 행방을 쫓는다.“그 무엇보다 먼저 오빠를 만나야 해. 오빠가 안전해야 해. 아무 일 없어야 해.”(208쪽)각각의 이해관계가 뒤엉키는 사이 먼 나라에서 현수의 ‘위버멘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는 예기치 않은 소식이 들려온다. 그 소식에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이 숨겨둔 욕망을 비로소 드러낸다. 끝없이 주변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현지는 결심한다. 이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애써 돌아보지 않았던 과거와 오빠의 진짜 모습을 알아야겠다고. 천재 개발자 최현수를 둘러싼 이들의 추적이 들춰내는 건 대폭락 사태의 원인이나 암호화폐의 본질만이 아니다. 이야기의 끝에 다다른 독자만이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의 기억과 관계, 믿음은 모두 코인과 닮았다는 것을. 어쩌면 그보다 불확실한지도 모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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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을 훔친 여자 (커버이미지)
    [문학]태양을 훔친 여자
    • 설송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12-27

    이제 과거와 같은 추운 겨울은 없다.따뜻한 봄과 같은 미래만 있을 뿐!북한에서 인생 2회차 살아가기『국경을 넘는 그림자』 에 단편소설 「진옥이」를 발표한 이후 북한의 생활상과 여성들의 활약을 소설 속에서 주요하게 다뤄온 설송아의 장편소설 『태양을 훔친 여자』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1998년부터 2015년까지의 북한 사회의 모습과 생활상을 낱낱이 그려내고, 그 안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여성 자본가들의 모습을 ‘인생 2회차’라는 흥미로운 키워드를 통해 펼쳐낸다. 또한 저자가 “소설에 나오는 개인 주유소와 항생제 제조 등 다양하게 펼쳐지는 사업들은 내가 직접 북한에서 살면서 몸으로 부딪쳤던, 살아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그가 북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실제로 행했던 일들을 고스란히 담은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다.북한에서 여성이 경제 주체로 성장하는 일은 아픔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여성들의 저력으로 북한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시장경쟁의 파도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는 주인공 봄순의 모습은 국가가 생산한 여성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성(城)을 찾아가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강인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뒤를 잇는 재미! 북한에서 인생 2회차 살아가기『국경을 넘는 그림자』 에 단편소설 「진옥이」를 발표한 이후 북한의 생활상과 여성들의 활약을 소설 속에서 주요하게 다뤄온 설송아의 장편소설 『태양을 훔친 여자』가 출간되었다. 북한에서 여성이 경제 주체로 성장하는 일은 아픔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여성들의 저력으로 북한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시장경쟁의 파도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는 주인공 봄순의 모습은 국가가 생산한 여성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성(城)을 찾아가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강인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많은 이들을 죽이고 살렸다가 다시 망하게 하는 변화들. 그런 무시무시한 변화들을 봄순만이 알고 있다는 것은 하늘이 준 기회였다.”성분제(신분제)가 뚜렷한 북한 사회에서 교화출소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봄순은 일하던 공장 당 간부에게 겁탈을 당한 후 성분이 좋은 철욱과 결혼해 겨우 공장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현실주의자인 봄순과 달리 돈이 없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러도 자존심과 성분을 가장 중요시하는 철욱과의 가정불화는 끊이지 않는다. 가난 때문에 부모를 잃은 봄순은 아이까지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아픈 아이를 살리러 평양으로 간다. 봄순은 아이의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적십자병원에서 약을 훔쳐 도망치는데, 그러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지고 만다. 봄순이 끝까지 구하려 했던 아이는 허망하게 죽고,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본 봄순도 곧 숨을 거둔다.그런데 죽은 봄순이 다시 깨어난 곳은 저세상이 아니라 봄순이 갓 결혼한 해, 1998년의 신혼집이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살아가게 된 봄순은 미래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전의 추운 삶과는 다른, 따뜻한 삶을 살아가기로 한다. 봄순은 장사로 돈을 벌어 돈주(부자)가 될 계획을 세운다. 먼저 떡 장사로 종잣돈을 마련하고, 그 종잣돈을 바탕으로 주유소를 세운다. 이후 항생제를 제조해 약품 시장까지 독점하며 탄탄한 자본을 가진 여성 사업가로 성장하지만, 불륜을 하고 있던 남편의 배반으로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 뒤에 숨겨두었던 금고를 들키면서 감옥에 수감되고 만다. 하지만 봄순은 감옥에서도 자신의 삶을 따뜻하게 만들 생각을 놓지 않는다. 감옥의 생태계를 잘 파악하여 병보석으로 빠져나오는 데 마침내 성공한 봄순은 퇴소 후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려는 북한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도전을 한다. 주유소 부지를 이용해 아파트를 세우고, 이를 달러로 판매해 다시 돈주가 된 것이다. 이후 전쟁과 같았던 화폐개혁을 무사히 지나며 봄순은 이 사회에서 자신의 돈과 목숨을 지키려면 좋은 성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성분을 쟁취하기 위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 걸쳐 있는, 국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특색 있는 사업을 구상한다. 그것은 바로 디젤유 기관차를 개인이 운행하는 것. 지금까지 그 누구도 감히 손대지 못한 사업을 봄순은 실행하려 하는데……. 봄순은 과연 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그녀는 소원대로 성분제 사회를 가로지르는 자신의 열차를 출발시킬 수 있을까?이제 과거와 같은 추운 겨울은 없다.따뜻한 봄과 같은 미래만 있을 뿐!이 소설은 1998년부터 2015년까지의 북한 사회의 모습과 생활상을 낱낱이 그려내고, 그 안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여성 자본가들의 모습을 ‘인생 2회차’라는 흥미로운 키워드를 통해 펼쳐낸다. 또한 저자가 “소설에 나오는 개인 주유소와 항생제 제조 등 다양하게 펼쳐지는 사업들은 내가 직접 북한에서 살면서 몸으로 부딪쳤던, 살아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그가 북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실제로 행했던 일들을 고스란히 담은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다.이제 북한의 여성 사업가들, 여성 돈주들에게 추운 겨울은 없다. 이들은 성(城)이 무너져도 끝까지 자신들의 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세울 것이다. “피가 타게 고민하며 노력”해 멀리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태양을 몰래 가져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것이다. 이 소설은 북한의 폐쇄적인 사회주의와 가부장제, 그리고 물 밀들 듯이 밀려오는 자본주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따뜻한 봄과 같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실화를 꾹꾹 눌러 담은 “탁월한 역사적 기록”이다.이 소설은 한 여성이 숱한 좌절을 극복하고 기존 사회질서에 강력한 도전자로 발돋움하면서 여성 기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한 편의 대하소설이다. 저자가 직접 북한에서 경험했던 격동의 시대를, 남쪽에서 대학원 생활과 기자 생활의 훈련을 통해 얻은 사회과학적 통찰력을 통해 북한 사회를 훌륭하게 분석하고 재구성한, 탁월한 역사적 기록이다.― 추천사, 양문수(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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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의 계절 (커버이미지)
    [문학]태풍의 계절
    • 페르난다 멜초르 지음, 엄지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12-27

    ‘어떤 리얼리즘은 악몽보다 깊은 곳에 있다’세계 21개 언어로 번역된21세기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가장 어두운 성취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사건들은 실제로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다. 멕시코에서 위험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베라크루스주의 한 마을에서 마녀로 불리던 자가 살해당하고, 그 사건에 얽힌 인물들의 사연이 하나씩 풀려 나가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한편, 빈곤 속에서 살아온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들은 지나치게 열렬히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미워한다. 그리고 그 무차별적인 사랑과 증오를 즉각 행동으로 옮긴다. 빈곤이 매 초마다 사람들의 영혼을 끌어내리는 그곳에서 가만히 생각하거나 망설이는 일은 사치일뿐더러, 가끔은 위험한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2020년 맨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태풍의 계절』은 그해 후보작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빈곤이 불러 온 절망적인 현실과 거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폭력을 그대로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몇몇 독자는 이 작품이 온갖 폭력과 혐오로 장식한 ‘빈곤 포르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 반론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짧고 강렬한 것은 실제로 이 소설의 배경인 멕시코 베라크루스에 살았던 독자가 쓴 리뷰였다. “나는 그곳에 살았었고, 이 소설에 묘사된 폭력은 전혀 과장돼 있지 않다.”몽환적인 문체와 냉철한 르포르타주 정신의 조합사람들은 빈곤이 불안을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불안이 어디까지 깊어질 수 있는지, 또 그 깊은 곳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되는지 알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원초적이고 폭력적인 빈곤은 소재의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문학적인’ 소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널리스트 출신인 멜초르는 『태풍의 계절』을 쓰면서 베라크루스의 오늘날을 그대로 보여 주겠다는 목표를 고수했고,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소설을 선보이기 위해 복고적인 모험을 선택했다. 바로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전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멜초르는 『태풍의 계절』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족장의 가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멕시코 문학의 수호신인 후안 룰포의 흔적 역시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몽환적인 묘사와 노골적인 구어체가 마치 본래부터 하나의 스타일이었던 양 섞여 있고, 최대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각 장은 거의 한 문단으로 이어져 있고, 그 안에서는 독백과 대화와 서술이 엉겨 붙어 있다. 이렇게 휩쓸려 밀려가는 텍스트의 압력은 무척 강해서, 때로는 독자마저 그 흐름에 빨려들 정도다(자신이 왜 이 작품을 손에서 놓지 못했는지 모르겠다는 해외 독자의 리뷰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하지만 멜초르는 문체가 아닌 플롯에 있어서는 선배들의 ‘마술적’인 환상성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이 작품이 추구하는 냉철한 사실성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멜초르가 플롯을 작성하면서 염두에 둔 작품들은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를 비롯한 르포르타주들이었다.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멜초르는 꼼꼼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여러 인물의 알리바이를 연결하는 작업에 익숙했고, 『태풍의 계절』에서 그 특기를 십분 발휘한다. 중심이 되는 사건을 향해 섬세하게 시간을 되돌리며 그 사건을 둘러싼 작중 인물들의 기억과 알리바이를 하나씩 덧붙이는 것이다.범죄 소설을 연상케 하는 이 섬세한 ‘알리바이 게임’은 작품에 강렬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서로 얽혀 있는 등장인물들이 알지 못하는 것, 즉 서로에 관한 진심과 각자의 말할 수 없는 사정을 오직 독자만이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 안타까움이 그들에게 인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예외 없이 악행을 저지른 그들은 처음에는 독자와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안타까움을 통해 어느새 한 명의 인간으로 다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독자들은 그토록 혐오스러운 세계에서 평생을 보내야 하는 작품 속 악당-인간들을 통해 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내 연대와 유대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달리 말하면, 나는 어떤 인간까지를 인간답다고 간주하는가. 나는 어떤 기준으로 인간을 구별 짓는가. 그리고 그 기준은 얼마나 합당한가. 암실문고가 선사하는 이 세 번째 어둠, 빈곤과 폭력을 비추는 어둠은 그 어려운 질문들을 통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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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턴아웃 (커버이미지)
    [문학]턴아웃
    • 하은경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12-27

    비룡소 제2회 틴 스토리킹 수상 작가 하은경 신작!“너를 ‘진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꿈을 찾아끊임없이 나아가!”유전자 편집 기술이 인간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면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시대, 발레리나의 과학 시술을 금지하는 서울시립발레단. 전설의 발레리나 신수연의 딸이자 엄마의 꿈을 짊어진 제나, 제나와 절친한 사이였지만 재능의 차이를 느끼고 열등감과 질투에 빠진 소율.두 사람이 꿈을 향해 각자 흔들리며 나아가던 어느 날, 죽은 수석 무용수 송라희가 나노칩 시술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의 핸드폰에서 의문의 파일이 발견되는데…청소년이 직접 뽑는 비룡소 제2회 틴 스토리킹 상을 수상하면서 전국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은경 작가가 신간 『턴아웃』 출간했다.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근미래 배경의 SF소설로, 하은경 작가만이 구축해낼 수 있는 신선한 세계관 속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 뛰어난 친구에게 느끼는 열등감 등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더불어 멀지 않은 미래에 맞닥뜨릴 과학시술(유전자 조작, 나노칩 시술 등), 진정한 예술에 대한 신념과 같은 생각할거리를 독자들에게 던지는 작품이다.만들어진 꿈, 강요당한 꿈이 아닌‘내 마음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턴아웃』의 이야기는 서울시립발레단의 두 발레리나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숙련된 발레리나도 완벽하게 해내기 어려운 턴아웃을 흠잡을 데 없이 해내는 천재 발레리나지만, 마음속으로는 엄마의 강요로 선택한 발레가 아닌 별과 우주를 동경하는 유제나. 그리고 제나와 달리 오직 발레만을 사랑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환경의 차이로 영원히 2인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열등감에 괴로워하는 김소율.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결국 똑같이 진심으로 원하는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십대들이이다.빛나는 별들을 한없이 바라보며 제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자신이 바라던 꿈이 무엇이었는지를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본문에서두 사람은 부모에게 강요당한 꿈이 아닌, 남을 이기기 위한 꿈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한 길을 찾아나간다. 이 여정 끝에는 궁극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제나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소율은 ‘제나를 이기기 위한’ 발레가 아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발레를 향해 갈 수 있을까?『턴아웃』은 하루하루 자신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또 자신이 누구인지 답을 찾아나가는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다. 마치 발끝으로 땅을 딛고 높이 뛰어오르는 발레리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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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커버이미지)
    [문학]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12-27

    “둘째 딸들은 영원히 사랑을 찾지 못할 거야.”200년간 폰타나 가문에 내린 저주, 그녀들은 과연 깰 수 있을까?운명에 도전하는 둘째 딸들의 향기롭고 가슴 벅찬 이탈리아 여행★ 30개국 출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라이프 리스트』 작가 신작★ 라이브러리리즈 & 인디넥스트픽 추천도서 ★ 팝슈가 선정 이달의 책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된 베스트셀러 『라이프 리스트』의 작가 로리 넬슨 스필먼의 신작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The Star-Crossed Sisters of Tuscany)』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옛날 옛적 토스카나의 한 마을에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긴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동생을 원망하며 가문의 모든 둘째 딸들에게 평생 사랑 없이 살라는 저주를 내렸다. 그 후로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 중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찾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소설은 200년간 폰나타 가문에 내려진 이 저주에 도전하는 세 여성의 여정을 그린다. 가족이 운영하는 브루클린의 베이커리에서 파티시에로 일하는 스물아홉 살 에밀리아와 사촌인 스물한 살 루시아나는 모두 둘째 딸이다. 둘은 또 다른 둘째 딸이자 집안에서 만남이 금지된 이모할머니 포피의 여든 번째 생일맞이 이탈리아 여행에 초대된다. 포피는 여행에 동행해준다면 자신이 여든 살 생일에 라벨로 대성당 계단에서 평생의 사랑과 재회해 폰타나 가문 둘째 딸들의 저주를 완전히 깨주겠다고 약속한다. 저주를 믿지 않는다면서도 내심 스스로 희생자를 자처하며 싱글의 삶에 만족하는 에밀리아와, 저주를 믿기에 오히려 그것을 깨고자 어디서든 적극적으로 남자들에게 접근하는 루시아나는 가문의 ‘이단아’ 포피 이모할머니와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 이 8일간의 여정에는 이탈리아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과 이탈리아 음식의 그윽한 풍미가 가득 채워진다. 그리고 그 여정이 끝날 무렵,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놀라운 이야기가 그들을, 우리를 기다린다. 오래된 저주와 가족 미스터리, 러브스토리가 함께 녹아든 이 소설은 스필먼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딸, 할머니와 손녀, 자매들처럼 가족 내 여성들의 관계를 중심에 두면서도 유럽의 냉전 시대와 이민자 세대의 고달픈 삶, 향기로운 이탈리아 여행기를 이야기의 배경으로 내세운다. 출간 직후 미국 사서들이 선정하는 라이브러리리즈와 미국 독립 서점들이 선정하는 인디넥스트픽 추천도서에 올랐으며, 다수의 언론과 동료 작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달콤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 어김없이 사고가 일어난다.그것은 내가 저주받았기 때문이다!”옛 노래가 울려 퍼지고 옛 이탈리안 레시피가 그대로 살아 있는 뉴욕 브루클린의 베이커리. 토스카나 출신 가족이 운영하는 이 가게에서 주인 할머니 로사 폰타나 루케시가 올리브와 구운 고추와 페타 치즈를 정리하고, 사위가 얇게 썬 프로슈토를 진열대에 옮기는 사이 스물아홉 살의 손녀 에밀리아는 주방에서 72개의 카놀리를 채울 크림을 만든다. 에밀리아는, 자신이 만든 이탈리안 디저트들에 대한 수많은 칭찬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손님들 앞에 자랑스레 파티시에로 내세우지 않는 가족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아기자기한 집과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있고 빚이 없는 데다, 폰타나 가문 ‘둘째 딸의 저주’를 갖고 태어났으니까. 둘째 딸은 영원히 사랑을 찾을 수 없다는 저주를 에밀리아는 물론 믿지 않는다고 하지만, 연애 관계의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로부터 안전한 싱글의 삶에 만족하는 데 유용한 구실이 되어주는 게 사실이다. 에밀리아와 달리 저주를 철석같이 믿는 사촌 루시아나(루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남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지만 역시나 저주 탓인지 아름다운 외모에도 연애 운이 따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밀리아에게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발신인은 오랫동안 왕래가 없던 이모할머니(외할머니의 여동생) 포피 폰타나.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올 때 가족과 불화를 일으킨 탓에 집안 전체에서 만남을 금지하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에밀리아에게,[…] 내가 하려는 제안이 네 인생을 바꿔놓을 거란다. […]나는 여든 살 생일을 기념해서 올가을에 내 고국 이탈리아로 돌아간단다. 너랑 함께 가면 좋겠구나. “나와 이탈리아에 가면, 너와 루시아나는 저주에서 벗어나 돌아오게 될 거야.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 […] 무엇이 진실인지 네가 스스로 결정해서 믿을 때 생길 일을 상상해보렴.”_본문에서필라델피아에 사는 포피는 에밀리아와 루시에게 자신의 여든 번째 생일을 기념해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여행 경비도 대주고 저주도 풀어주겠다는 것. 또한 에밀리아가 두 살 때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약속도 덧붙인다. 포피가 계획한 여행 일정에 따르면 그들은 8일간의 여정 마지막 날인 포피의 여든 살 생일에 아말피 해안의 마을 라벨로에 꼭 도착해야 한다. 수십 년 전 약속에 따라 일생에 단 하나뿐인 사랑과 라벨로 대성당에서 재회하고 집안의 저주를 깨기 위해! 에밀리아는 외할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루시와 함께 포피를 따라 이탈리아로 떠난다. 포피는 날렵한 몸에 건강한 올리브색 피부를 가졌으며 팔과 어깨를 드러낸 원피스를 즐겨 입는 멋쟁이로 유쾌하고 다정하며 매혹적이다. 초반에는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세 사람은 여행길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베니스에서 토스카나를 거쳐 아말피 해안에 이르는 동안 포피는 가족에 얽힌 이야기와 스무 살 무렵 이탈리아에서 만난 첫사랑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애절한 사연을 들려준다. 그 속에서 에밀리아와 루시는 자신도 모르게 갇혀 있던 거짓 믿음에서 빠져나와 주체적으로 변해간다. 엄마 대신 키워준 외할머니에 대한 부채감 때문에 늘 소심했던 에밀리아는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과 매력을 깨닫게 되면서 더욱 자유로워진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안간힘을 쓰던 루시는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하루하루에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들 앞에 가족사의 숨겨진 진실이 비로소 드러난다. 진짜 저주는 미신이 일으키는 절망감, 자신감 붕괴, 자신에 대한 불신이었다!우리 안에 감춰진 회복력을 깨어나게 하는 놀라운 가족 성장소설『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에서 세대가 다르고 자라온 환경은 물론 성격도 제각각인 세 여성의 이탈리아 여행은, 동시에 시간 여행이기도 하다. 너무 일찍 죽어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에 대해 에밀리아가 물어볼 때마다 포피의 입에서 한 타래씩 풀려 나오는 폰타나 가문의 이야기는, 1959년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 트레스피아노에서 소작농이었던 가족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미국 이주를 꿈꾸던 시기로부터 시작된다. 땅을 가진 자들만이 부유하던 이탈리아의 호황기에 미국에서의 새 출발을 준비하던 이들, 다른 한편 가족을 떠나고 환경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던 이들이 한 지붕 아래 살던 그 시절은, 냉전 시대 동독을 탈출하거나, 탈출했다가 다시 가족에게 돌아가거나, 장벽 건설로 그곳에 유폐된 사람들도 함께하던 시절이었다. 자유와 사랑이 있는 삶을 꿈꾸는 젊은 세대가 전통을 혹은 공동체를 유지하고자 하는 가족들과 부딪치며 얽히고설킨 역사가 포피의 입을 통해 또 다른 세대인 에밀리아와 루시아나에게 전해진다. 이 이야기 전승과 달콤하고 때로는 씁쓸한 우여곡절 가득한 이탈리아 여행으로 그들은 가족이라는 엉킨 매듭 안에서 서로의 뿌리를 이해하고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공감에 이른다. 그리고 모든 고정 관념처럼, 진짜 저주는 미신이 일으키는 절망감, 자신감 붕괴, 그리고 자신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을 기억한다. 우리 안에 감춰진 회복력을 깨어나게 하는 이 가족 성장소설에서 ‘둘째 딸들’은 두려움과 죄책감과 거짓 믿음을 떨치고 운명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대변하는 이름이다.“언젠가 알게 될 게다, 에밀리아. 삶이 항상 동그란 원은 아님을. 그보다는 우회로와 막다른 길, 거짓된 시작과 가슴 아픈 이별이 있는 뒤얽힌 매듭일 때가 더 많단다. 길을 찾을 수 없고 지도가 있어봐야 소용없는, 부아가 치밀고 어찔어찔한 미로지.” 포피가 내 손을 꽉 쥔다. “하지만 모퉁이 하나도, 커브 길 하나도 절대로,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된단다.” _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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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커버이미지)
    [문학]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12-27

    오직 키냐르만이 가능한 방식으로써 내려간 문학 예찬 잊힌 전통을 되새김으로써 문학을 이야기하다『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은 그간 자신만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해 온 키냐르가 펼치는 문학론이다. 경계 없는 글쓰기를 해 온 저자는 여러 작품을 통해, 때로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때로는 자신만의 목소리로 말과 언어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독창적인 사고를 전개한 바 있다. “사색적 수사학”이라는 원제를 단 이번 책은 키냐르가 본격적으로 ‘문학이란 무엇인지’ 혹은 ‘문학적인 글쓰기’에 대해 사색하는 책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번 책 역시 키냐르답다. 독자에게 쉽게 길을 내어 주기는커녕, 독자를 점점 더 안갯속으로 이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불빛이 거기 있다. 키냐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세상에는 안내가 없으니 언어의 부재하는 별을 단호히 따라가야 한다”고. 이 책에서 키냐르는 철학자의 글쓰기와 작가의 글쓰기로 나뉘기 시작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현자들이 남긴 글들을 재해석하며, 철학자의 글쓰기에 경도된 서구 문명이 놓치고 있는 감수성의 세계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리와 논증에 기반한 철학적인 글쓰기를 단호하게 반박하는 동시에 이미지에 기반한 문학적 글쓰기를 예찬한다.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엄청난 독서 이력이 녹아 있는 이번 책에서 키냐르는 역사 속 잊힌 인물, 잊힌 언어, 잊힌 전통의 기원을 탐색한다. 이렇듯 ‘잊힘으로써’ 문학에 가해진 폭력은 키냐르의 글쓰기로 조용한 회복의 시간을 맞이한다. 이미지는 곧 생명, 이미지 없는 문학은 검에 낀 녹에 불과할 뿐 키냐르는 역사의 먼지 더미 아래 부당하게 묻힌 여러 인물을 건져 올린다. 백과사전 속 “공허하고 어리석은 주장을 펼친 수사학자”로 명시된 1세기 로마의 수사학자 마르쿠스 코르넬리우스 프론토는 저자에 의해 새롭게 조명된다. 키냐르에 따르면 프론토는 철학에 의연히 맞서 온 문학 전통이 존재했음을 증언한 최초의 인물이며, 고대 로마의 사상가들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 가장 심오한” 인물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명상록』의 저자로도 유명한 2세기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수사학 스승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명상록』은 과연 어떤 책인가. 이 역시 키냐르에 따르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고 사색적이며 연상적인 이미지의 모음집”이다. 생명과 이미지가 연결되는 까닭은 이미지들에 지배당하는 눈의 운동과 발기가 우리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들을 제시하는 언어가 발기한 가운데 흥분을 유발하고 활기를 띠고 커져서 배가되는 환각적인 이미지들의 몽환적이고 확실한 진전이 없다면 소설은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키냐르가 철학적 글쓰기를 비판하는 걸 넘어 거부하는 까닭은 철학자의 글쓰기에는 “기대 너머에서 불현듯 등장해서 독자나 청중을 후려치는” “예상 밖의, 뜻밖의 낱말”이 없기 때문이다. 문학은 자고로 듣는 이를 ‘설득’이 아닌 ‘열광’으로 이끌어야 하며, 위대한 시인이나 산문 작가가 몰아지경의 말을 찾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는 게 키냐르의 설명이다. 또한 철학은 기본 수사학의 한 지류일 뿐인데도 철학자들의 담론은 기를 쓰고 이미지들을 멀리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프론토의 말 혹은 이미지를 빌려 철학은 “검에 낀 녹”에 불과하며 “언어와의 전투에서 매일매일 검의 녹을 벗겨 눈부시게 반짝이도록 닦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키냐르 글쓰기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책 이 책에는 프론토에 대한 글 외에도 다섯 개의 글이 더 실려 있다. 이들은 모두 ‘소론’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며 ‘소론’이라는 이 독특한 글쓰기는 파스칼 키냐르를 특징짓는 파편적 형태의 글쓰기다. 자신의 『소론집』에 대해 쓴 소론(‘『소론집』에 관한 미세한 소론’)에서는 자기 자신을 특징짓는 이러한 글쓰기를 “나의 집”, “나의 이름”이라고 부르며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다. 비록 그것이 유행에 뒤지고 고독할지언정, 나를 규정하는 제2의 자아라는 선언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만큼 이 작품은 키냐르 글쓰기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며, 키냐르식 글쓰기의 근원, 더 나아가 문학적 글쓰기의 시작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 같은 책이다. 우리는 언어에 기댄 삶을 산다. 그만큼 언어가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생각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이고,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발아하기도 한다. 우리를 구성하는 언어란 무엇인가. 문학을 이루는 언어란 무엇인가. 언어와 말, 글쓰기에 대한 사색의 끈을 놓지 않는 키냐르의 이번 책은 미로 같은 말들 속을 헤매는 독자에게 하나의 “부재하는 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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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수염의 방 (커버이미지)
    [문학]푸른 수염의 방
    •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 2023-12-27

    가해자의 심리를 장악하고 무너뜨리는,응징을 꿈꿔온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소설! ★한국 미스터리 소설계에 등장한 영리한 이야기꾼홍선주의 첫 소설집★“미로 같은 인간의 내면을 밀도 있게 직조해내는 감각적인 이야기꾼”_서미애(추리소설가)“사이코패스 범죄자에게 복수하는 연극적 연출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가해자의 시선까지 재구성하는 전이적인 상황극이 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뒤바꾸고 피해자가 겪은 극한의 공포에 대한 심리적 전이는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치유를 수행한다.”_박인성(문학평론가)‘참신하고 젊은 한국 미스터리 소설가의 등장’이라는 평을 받아온 홍선주 소설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어떻게?’보다는 ‘왜?’를 좇는 홍선주 작가는 아동학대 피해자가 살인자가 되어가는 성장 과정을 그린 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한국 미스터리 소설계에 영리하고 감각적인 이야기꾼이 탄생했음을 알렸다. 《푸른 수염의 방》은 그로부터 채 3년이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발표한 ‘홍선주식 미스터리’ 다섯 편을 엄선해 엮은 소설집이다.“연수는 은수와 다른 여성들이 겪었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놈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그리고 가능하다면 더 지독하게 느끼도록 만들고 싶었다.”은 가출팸을 뛰쳐나온 젊은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을 응징하는 미스터리다. 홍선주 작가는 샤를 페로의 속 17세기 귀족 남자를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 가해자의 전형으로 해석하여 탈바꿈시켰다. 을 재해석한 여타의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홍선주식 재해석의 독특함은 가해자를 향한 복수와 응징의 방식이다. 작가는 지능적인 가출팸 여성과 연쇄살인범 사이의 서스펜스와 복수극을 넘어서, ‘피해자를 무차별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장악하여 무너뜨린 뒤 피해자들이 겪었을 두려움과 공포를 똑같이 느끼게 만드는’ 응징을 통해 피해자를 위로한다.“나는 모르겠다. 난 아픈 곳이 없다.내 정신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고 내가 그 줄을 제대로 연주하지 못한다고?”《계간 미스터리》신인상 수상작인 는 살인자의 이상심리에 집중한 심리 미스터리다. 지배중독자인 어른과 친모가 휘두르는 폭력의 피해자였던 어린 아이가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성장하며 또 다른 폭력의 가해자가 된다.폭력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가해자가 되지 않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지 묻는 이 작품은 아이인 ‘나’의 나래이션으로 서술되어 몰입감을 높인다.“보통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나에겐 보였다.숙명과도 같은 외로움.특별한 존재이기에 벗어날 수도, 떼어버릴 수도 없는 고독감이.”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소설로, 두 사이코패스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언뜻 범죄 미스터리물을 연상시키는 소재이지만 이 작품은 도리어 어떤 범죄행위도 없이 서로를 탐문하며 자기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의 로맨스를 그린다.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감추며 상대방이 원하는 대상이 되기 위해 연기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보편적인 로맨스 서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언제나 삶에서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작가의 말’ 중)”이라고 자신을 묘사하는 홍선주 작가의 위트 있는 감각이 빛나는 독특한 소설이다.“투여한 노력과 시간, 비용에 대비하여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곧 효율.선웅에게 그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적인 가치였고,워라밸이 중요한 직장에선 더더욱 사수해야 할 인생 모토였다.”는 직장 내 세대 간의 갈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매사에 효율성을 부르짖으며 자신이 제일 잘난 줄 아는 MZ 세대 선웅이 대형 사고를 친 후, 자신을 질책하는 직속 상사에게 도리어 복수를 계획한다는 이야기.작가가 되기 전에 대학교 교직원, IT 포털의 만화 섹션 운영자, 게임회사 웹 기획자, 국제구호개발 NGO의 디지털 마케터 등 다양한 조직에서 근무했던 홍선주 작가의 실제 직장 경험이 십분 투영된 작품으로, 눈 돌릴 수 없는 몰입감과 재미를 준다. 선웅의 인생 모토 ‘효율’에 맞서는 혜주의 인생 모토는 ‘재미’다. 이는 홍선주 작가의 인생 모토이기도 하다.“아이가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자, 여자는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진다.아이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여자의 눈에 눈물이 찬다.”는 딸에게 질투와 애증을 느끼는 여자의 이야기다. 남자의 전처를 빼닮은 아이의 아름다운 외모와 자신의 평범한 외모를 비교하며 당혹감에 빠져드는 여자의 복잡하고 내밀한 심리를 입체적이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모성애란 본능이 아니며 어떤 애정도 한쪽의 노력으로 구성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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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숨 (커버이미지)
    [문학]푸른 숨
    • 오미경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12-27

    삶이라는 바다에서 숨을 참아야 했던일제강점기 한 어린 해녀의 숨비소리!“나를 지키는 힘과 용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처절한 삶은 때로그것 자체로 힘이 되기도 했다.”열악함 속에서도 배려와 아름다운 공존으로 삶을 버텨내는제주의 어린 해녀 영등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상군 해녀를 꿈꾸는 어린 영등은 바다에서 삶을 배우고,해녀 삼촌들과 함께 울고 웃고 연대하며 살아간다.어느 날, 야학에서 처음 배운 ‘권리, 의무, 자유’라는 단어가어린 해녀의 가슴속에 불꽃을 일으킨다.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를 배경으로 서로 연대하며, 의지하며 거친 삶을 살아온 해녀들의 ‘아름다운 공존’을 그려낸 『푸른 숨』은 출간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빼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은 청소년소설이다.책의 앞페이지에는 소설의 배경인 제주 하도리 지도를 넣어 독자들이 이야기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소설 본문에서는 가독성을 위해 제주어를 많이 덜어냈지만, 아름다운 제주어를 살린 ‘영등의 일기’를 통해 동글동글한 오름을 닮은 제주어의 매력을 담아냈으며 책 뒷순서에 표준어 풀이를 실어 이해를 도왔다.“천 번의 물질은 천 번의 두려움이었다.다만 그것을 견뎌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뿐이었다.”상군 해녀였던 할머니가 물숨을 먹고 돌아가시면서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던 ‘영등’은 살기 위해 바다에서 숨을 참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고된 삶에도 영등의 옆에는 춘자와 연화, 옥순이 삼촌, 순덕이, 빌레 삼촌…… 서로의 아픔을 아는 친구, 삼촌들이 있었다. 해녀조합이 해녀들의 ‘숨값’을 빼앗으며 수탈하는 데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물숨을 먹을 뻔한 바다에 들어가 두려움을 이기고 숨을 찾아오며 영등은 삶과 맞서 나아간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힘과 용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오롯이 지켜내고 싶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에게는 그것이 신념일 수도, 가족일 수도, 나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궁극으로 파고들면 결국 하나로 귀결되지 않을까? 나 자신의 존엄. -창작 노트에서숨을 참으며 물질하는 해녀들은 모두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 그것이 가족이든, 삶이든, 자기 자신이든 지켜야 하는 것이 있기에 파도를 맞닥뜨려도 피하지 않았다. 신세타령을 할지라도 ‘눈물방울이 턱 밑으로 채 떨어지기도 전에 불턱은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살면서 우리는 여러 번의 파도를 마주치게 된다. 『푸른 숨』은 그런 순간에 마주한 청소년 독자들이 문제를 회피하고 도망치는 대신, 주변의 친구들과 연대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속 불씨를 심어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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