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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서영처 지음삶의 여러 접점을 통해 보다 쉽고 편안하게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음악 에세이다. 음악 속에 갇혀 음악을 이야기하는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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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 이재운 지음이재운 장편소설. 장수된 자의 충은 백성으로 향해야 한다는 뜻을 펼친 이순신. 그런 그를 소설가 이재운이 '나라를 믿지 말고 백성을 믿어라' 외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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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나의 자존감 도둑들 - 나르시시스트 부모 하위 1%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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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나서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만화의 내용들은 정말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 또 그 마무리는 아픔을 딛고 살아낼 수 있을 만큼 강력해요.? 몇 년 전까지 많이 고민했던 내 안의 어린아이가 생각나서 많이 울었어요. 잘 지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아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해피엔딩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비슷한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공감했습니다. 그 시절이 다시 떠올라서 목 아래가 뜨거워졌어요.? 보면서 심장이 찢겨 나가는 것 같았어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책의 내용을 보고 속이 좀 토할 듯이 울렁거렸어요.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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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나의 작은 철학 - 일상의 틈을 우아하게 건너는 법
- 장춘익 지음
- 곰출판
- 2024-02-19
작은 철학, 삶에 날개를 달다살아가며 만나는 여러 가지 생각들에 관하여무기 혹은 도구로써의 철학,일상 고민에 관하여철학은 정말 희한한 학문이다. 소크라테스 때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칸트나 니체, 비트겐슈타인 같은 괴짜들 덕분에 철학은 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간혹 저들이 철학을 공부해서 괴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철학이 어렵고 답답하다고 느낀다. 구체적인 대상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생생한 문제들과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누가 봐도 철학은 너무 창백하거나 쓸모없어 보인다. 살아가는데 철학이 어떤 무기, 혹은 도구가 되어줄 수 있는지 모르겠으니까. 이것이 철학에 대한 대체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저자는 《나의 작은 철학》에서 철학이 요리 같은 거라고 말한다. 그저 ‘생각의 레시피’ 같은 거라고.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고민에 부딪힌다. 무슨 공부를 해서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어디서 누구와 함께 살아야 할지. 선택의 순간마다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내가 만나는 세상이 결정된다. 그 모든 순간, 우리가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오직 ‘나의 철학’이다. 거창한 게 아니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향해 나아가는 결정이다. 고민의 순간, 나의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과정이 바로 ‘나의 작은 철학’이며 나를 이끄는 힘이다.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철학은 답답하게 느껴졌던 기존의 철학들과 사뭇 다르다. 오히려 내가 직면한 고민들을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생각 레시피에 가깝다. 물론 하나의 레시피만 있는 건 아니다. 저마다의 다양한 요리법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요리법 보고 따라 요리하듯 철학이 일상 고민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철학이란 도구가 제법 유용하고 쓸모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어떻게 바라보느냐가바로 나의 정체성저자 장춘익은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과 루만의 거대이론을 오랜 시간 연구한 사회철학자다. 자신의 연구 주제를 실제로 확인하고 싶은 욕심이었을까? 그는 9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상에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학생들과 자유롭게 교류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우정이나 사랑, 고독, 신념과 같은 문제로 고민할 때가 있다. 철없는 한때의 이야기라고 흘려버릴 수도 있지만 이것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바로 나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즉 이것이 ‘나의 철학’이다. 저자는 제자들의 이러한 고민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는 물론, 다른 철학자들은 비슷한 주제들에 어떻게 답했는지 함께 이야기하면서 저마다의 ‘작은 철학’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감사한 마음은 무엇이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저항과 용기는 어디서 겹치며 어떻게 어긋나는지, 수치심, 수줍음, 죄책감의 차이는 무엇인지, 정당한 분노는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등을 객관화하여 생각해보는 것은 그런 과정 없이 그것을 맞닥뜨리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사유는 삶의 틈과 균열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현실에서 행위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조심하자. 무엇은 화낼 만하고 무엇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당신의 판단에 성숙의 정도가 고스란히 응축되어 드러난다. 작은 물음이 작은 답을 얻게 하고 큰 물음이 큰 답을 얻게 한다는 것은 공자님의 말씀이었던가. 아마 사소한 일에 대한 분노가 작은 인품을 만들고, 큰일에 대한 분노가 큰 인품을 만든다고 해도 틀리지 않으리라. 나는 당신이 작은 편익과 사소한 자존심 싸움에는 넉넉한 마음이기를 희망한다. 그렇지만 권위주의와 사회적 차별, 세계의 기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여성의 좌절, 맹목적인 자연의 파괴에 대해서는 분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소환한다. 개성과 성숙, 사랑, 예의, 명예, 관용, 분노, 수양, 양심에 관해서 그리고 나아가 자본과 이 사회의 권력, 정치 문제까지. 작은 감정에서 시작해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정치경제 논리까지 이야기를 확장한다. 저자는 본질을 파고드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났다. 문제의 핵심에 독자를 최단거리로 데려다준다. 그리고 주저없이 정곡을 찌른다. 명료하고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시선과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 사이를 종횡무진 우아하게 건너다니는 저자를 가리켜 동료 철학자는 “철학적·사회적·일상적 문제를 가장 빨리 그리고 깊게 그 핵심으로 접근하는 사람이고, 난제 앞에서 그것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특별한 유머 감각을 발휘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이 책에 대한 평가도 그와 다르지 않으리라.오랜 소통의 흔적,20년 시간을 건너다《나의 작은 철학》에 실린 80편의 글 가운데 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꼭지들은 저자가 1999년부터 10여 년간 운영했던 개인 홈페이지 〈날개통신〉에 게시했던 글이다. 이는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딱딱한 커리큘럼과 무관하게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관찰하면서 출발한 철학적 글쓰기였다. 이 글에 학생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 댓글 형식으로 달리면서 역동적인 공동의 사유로 확장되었다. 2021년 저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제자들이 나서 〈날개통신〉에서 나누었던 철학적 대화들을 단행본으로 엮어내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이이자 학문적 동료였던 탁선미 교수가 저자의 전체 유고 원고를 확인하고 엮는 역할을 맡았다.《나의 작은 철학》은 독자들에게 일상의 난제를 마주하는 길목마다 침묵을 깨고 새로운 사유로 나아가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제 글이 품고 있는 따뜻한 사유의 초대장을 펼쳐보기 바란다. 장춘익의 ‘작은 철학’이 독자마다의 ‘작은 철학’으로 커나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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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나의 조현병 삼촌 - 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하여
- 이하늬 지음
- 아몬드
- 2024-02-19
“돈은 숨기고 병은 소문내야 하니까”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한 이야기조현병은 성별, 국가, 인종과 상관없이 1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유병률이 굉장히 높은 정신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가정하면 약 50만 명의 조현병 당사자가 투병중이라는 의미다. 당사자의 가족까지 생각하면 조현병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의 수는 어림잡아 200만 명이 넘는다. 그 많은 조현병 당사자와 가족은 다 어디로 갔을까?조현병 당사자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나의 조현병 삼촌(아몬드 刊)》이 출간됐다. 저자 이하늬는 지난 10년간 기자로 일하며 정신질환‧장애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 올해 65세인 그의 삼촌(외삼촌)은 40년간 조현병을 앓았다. 삼촌의 병은 가족에게 “죽을힘을 다해 숨겨온 이야기(9쪽)”다. 삼촌의 유일한 형제로 지금까지 실질적인 보호자 역할을 해온 엄마는 병을 숨기느라 평생 쌓아올린 거짓말로 내내 괴롭다. 저자가 “세상 물정을 대충 알기 시작할 무렵부터 (…) 말하기를 꺼렸”고 “없는 사람 취급(6쪽)”했던 삼촌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할머니부터 엄마 그리고 자신들에게까지 이어진 오랜 부끄러움과 거짓말을 이제는 멈추고 싶어서다. 또 삼촌의 일생이 “평생 정신병원만 들락날락하다가 불쌍하게 죽었다(233쪽)”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늦기 전에 삼촌과 가족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틈나는 대로 가족을 인터뷰했다. 오래된 엄마의 일기장과 남매가 서로에게 쓴 편지도 살폈다. 봉인되어 있던 이야기가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왔다. “돈은 숨기고 병은 소문내야 하니까.(93쪽)”‘미쳤다’는 말에 가려진 당사자의 생생한 목소리부터전문가 인터뷰로 자세하게 알아보는 빈틈없는 조언까지당사자 가족으로서만 글을 쓴 것은 아니다. ‘기자’라는 정체성이 추가됐다. 그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쓴 기획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등을 수상했고, 책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로도 출간됐다.이번 책에서 그의 취재력은 특히 빛난다. 더 다양한 목소리를 싣기 위해 조현병 당사자 쉴라와 재규어, 동료지원가 유영, 당사자 동생 희수와 당사자 엄마 은영을 인터뷰했다. 그 덕에 세상이 미처 듣지 못했으나 분명 존재해온 그들의 목소리가 투명하고 생생하게 담겼다. 정신과 전문의 3인과 당사자운동을 지지하는 사회복지학자 등 전문가를 인터뷰해 당사자와 가족에게 꼭 필요한 조언과 실용적인 정보도 살뜰히 실었다. 지극히 사적인 기록을, 보편적이고 정치적인 이야기로 넓게 확장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저자가 정신질환‧장애에 관심이 깊은 이유는 그 역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전작 《나의 F코드 이야기》는 자신의 우울증 투병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몸소 겪으면서 숨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으며 낙인을 강화시킬 뿐임을 확인했다.저자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과 가족의 병, 장애를 오픈할 때 낙인이 더 옅어(234쪽)”질 것이라 믿는다. “낙인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이를 없애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97쪽)”이라는 연구 결과에 기대보기로 했다. 그는 말한다. “삼촌과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다른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모이면 언젠가는 각종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이 낙인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97쪽)”라고. 저자는 더 많은 당사자와 가족이 침묵을 깨고 말하기를 바란다. 이 책이 그 마중물이 될 것이다.“환청은 가장 흔한 증상, 망상은 가장 고치기 어려운 증상”가족이 기댈 곳은 있는가1장 ‘삼촌은 조현병’에서는 병의 모습을 정확히 알리는 데 집중한다. 조현병 당사자의 발병부터 재발, 입원 과정, 주요 증상 등을 실었다. 삼촌은 24세에 처음 발병해 짧게는 1~2년, 길게는 4~5년 주기로 재발했다. 책에 따르면 환청은 가장 흔한 증상이고 망상은 가장 고치기 어려운 증상이다. 대체로 담담하게 풀어내지만 2016년 봄, 서울에 올라온 삼촌을 강제입원시킨 뒤 동생과 “서로를 끌어안고 울었(22쪽)”다는 대목에선 함께 눈물이 맺힌다.2장에는 가족의 목소리를 담았다. 엄마는 동생인 삼촌이 아플 때마다 최선을 다해 돌보았지만 “그 애가 정신질환을 앓는다”는 얘기를 입 밖으로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친구나 동료뿐 아니라 친척, 남편, 자식에게까지 숨겼다. 사람들이 동생을 ‘미친놈’ 취급하게 둘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언젠가 완치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언젠가’는 계속 미뤄졌고 거짓말은 평생에 걸쳐 이어졌다. 책에 따르면 “40년간 해방된 적 없는 마음(81쪽)” 속에 살아온 것이다.이런 상황은 비단 저자의 삼촌과 엄마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4장에 실린 조현병 당사자 가족 희수와 은영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가족이 겪는 고난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희수(171쪽)는 서울 소재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나 국가고시를 포기했다. 조현병에 걸려 폭력적으로 변한 형이 혹시 사람을 때리거나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키’기 위해서였다. 희수 표현에 따르면, 저자의 삼촌이 커피라면 그의 형은 ‘티오피’였다. 은영(178쪽)은 아들의 조현병 음성 증상(감정표현이나 말, 의욕, 청결 관념 등 있어야 할 것이 사라지는 증상)으로 1년 내내 병원을 들락거린다. 은영의 아들은 식욕이 사라지고 잠을 자지 않아 74킬로그램이던 몸무게가 47킬로그램이 된 적이 있다. 은영의 유일한 소원은 ‘아들이 알아서 약을 먹는 것’이다.저자는 가족이나 돌보는 사람의 물질적‧정서적 지원이 충분하면 “당사자의 삶의 질이 좋아진다(80쪽)”며, 그렇게 일방적 돌봄을 제공하는 가족에게도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쉽게 간과한다고 덧붙인다. 가족이 기댈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일하며 살고 싶은 마음조현병 당사자는 어떤 하루를 보낼까조현병 당사자의 일상은 어떨까? 쉴 새 없이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며 24시간 내내 ‘미쳐’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자의 삼촌을 예로 들면, 망상이나 환청 같은 증상이 심하게 올라올 때는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증상에 사로잡히지만 대체로 평범한 일상을 산다.3장 ‘삼촌의 일상’에서는 당사자의 삶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삼촌은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를 좋아한다. 입원했을 때는 담배를 잘 주는 사람이 ‘최애’일 정도로 담배도 사랑한다. 10시에서 12시쯤 일어나 밥을 먹고 다시 ‘미수잠(거두어들이지 않은 잠)’을 자고 일어난다. 산책해 도착한 도서관에서 시집이나 소설, 역사책을 읽는다. 몇 년 전 주차관리원으로 ‘처음’ 취업했던 경험도 담겨 있다. 가족들은 모두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삼촌은 생각보다 잘 해냈다. 책에 따르면 ‘일’이 정신장애인의 증상을 개선하고 재발 및 입원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한다. 삼촌은 이 어려운 말을 “사람이 반듯해지는 느낌(137쪽)”이라고 간단하게 표현했다. 4장에 실린 다른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살펴봐도 남다른 점은 없다. 대학에서 불문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쉴라(151쪽)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연극으로 표현한다. 조현병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규어(158쪽)는 조현병과 지적장애를 동시에 앓는다. 엄마와 함께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머릿속 ‘1000명의 태웅이들(환청)’과 싸운다. 태웅이들을 이기고 난 다음에 하고 싶은 일도 ‘청소’다. 일 이외에 하고 싶은 걸 물었더니 ‘친구들이랑 한강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한다. 누구나 가질 법한, 소소해서 아름다운 꿈이다. 당사자를 돕는 동료지원가로 활동 중인 유영(164쪽)은 병을 숨길 마음이 없다. 그는 당사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거나(“저도 그 기분 알아요. 혼자가 아니에요”)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병원에 요구하거나 퇴원 후 갈만 한 시설을 알아본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시인’이다. 60세에는 유명한 시인이 되는 게 목표였지만, 더 빨리 시인이 되고 싶다. ‘미쳤다’는 말로 납작하게 표현되어온, 당사자들의 숨은 이야기가 책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인다. 장애는 언제 장애가 되는가만성 정신질환과 함께 사는 법당뇨, 고혈압은 대개 만성질환으로 분류된다. 평생 약을 먹고 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병인 것이다. 정신질환에도 만성이 있다. 저자의 삼촌이 그렇다. 5장에서는 만성 정신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의할 점과 필요한 점도 짚는다.저자의 삼촌은 얼마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187쪽). 만성 조현병의 경우 파킨슨병을 주의해야 한다. 조현병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도파민 관련 약을 오래 복용하는 경우 근육 경직이나 인지능력 저하가 나타나는 일이 흔한데, 조현병과 파킨슨병이 모두 ‘도파민의 작용’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약물의 장단기 부작용을 잘 따져 보고 먹어야 하는 이유다. 가족이 마냥 끼고 사는 것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가족 입장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은 양날의 검처럼 당사자를 ‘무능한 존재’로 만든다.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게 되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삼촌이 집에서 분리, 독립에 성공한 이야기는 그래서 반갑다. 삼촌은 생각보다 잘 지냈고, 엄마와 할머니의 삶의 질도 높였다. 저자는 “완벽하게 준비되는 때는 영원히 오지 않으니, 일단 독립부터(206쪽)”하라고 적극적으로 권한다.저자는 마지막으로 “신의 존재를 믿는 것은 망상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조현병 당사자의 믿음은 왜 망상이냐(224쪽)”는 가족 자조모임에서 만난 이의 말을 들려주며 ‘장애’ 개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삼촌의 ‘손상’이 심각한 ‘장애’가 된 것은, 어쩌면 삼촌 탓만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선택지가 좁은 환경, 조현병을 향한 낙인과 편견 때문은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새로울 것 없이 뻔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극복되지 않았기에 낡은 질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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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나의 직업은 치과기공사 - 치과기공사가 말하는 치과 밖의 또 다른 세계
- 이푸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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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공사, 어디까지 알고 있니?실습생에서 치과기공소 소장이 되기까지의 기록과 현실적인 이야기현재 9년 차이자 인천 소재 교정기공소 소장인 저자는, 어느 날 외제차를 타고 직장의 주차장으로 멋지게 들어온 사람이 치과기공소 소장임을 알게 되고는 “아들! 너 치과기공사 할래?”라고 물으셨던 어머니의 한 마디로 현재의 길에 들어섰다. 그렇게 시작된 기공 인생을 지나오며 짧지만 적지 않은 글을 써왔고 그것들을 나누고자 다듬어서 내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이 아직은 생소한 이들도 있을 거라 말하는 그는, 힘든 순간마다 힘이 되어주는 것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텨왔고 앞으로도 버틸 수 있을 거라 하며,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힘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고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운명이 아닌 우연으로 만들어진 현재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고민과 최선의 노력이 만들어낸 스스로의 모습을 믿고 각자의 하루 안에서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치과기공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과 노력을 거쳐야 하는지, 현재 업계의 분위기와 그 안에서의 고민들은 무엇인지 함께 녹여내며, 현재의 치과기공사뿐만 아니라 준비하는 학생들 혹은 그 외의 여러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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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 장요세파 지음
- 파람북
- 2024-02-19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듯 그림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그림 읽어주는 수녀’ 장요세파의 사랑과 희망의 전언‘그림 읽어주는 수녀’가 짚어내는 그림의 감추어진 속내작가의 작품세계와 인생사, 성과 속, 소박함과 화려함의경계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통찰!장요세파 수녀에게 그림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모든 뛰어난 작품에는 한 시대의 모습뿐만 아니라, 시대를 관통해도 변함없는 우리 삶의 진실이 들어 있다. 인류의 문화적 정보가 한 장으로 압축된 것이 곧 그림인 셈이다. 그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그림이라는 압축파일을 제대로 풀어내 봐야 한다. 미술관의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만, 똑같은 그림이라도 안내자가 곁에 있을 때 감상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은 그래서일 테다. 『그림이 기도가 될 때』, 『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 등, 최근 몇 년 사이에만 벌써 여러 권의 그림 묵상 책을 펴낸 요세파 수녀는 이 책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에서도 회색빛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의 창을 지치지 않고 두드리는 중이다.장요세파 수녀는 이 책을 통해 우선 작가의 작품에 담긴 내면 세계를 그려내고자 한다. 한 작품은 실로 작가에게 하나의 세계와 같다. 작품이라는 세계 안에서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작가의 어떠한 고뇌가 그러한 세계를 창조해냈는지를 요세파 수녀는 추적해간다. 독자는 요세파 수녀의 글을 따라가며 좀 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림에 담긴 작가의 내면을 이해하고, 마침내 작가가 꿈꾸던 하나의 세계와 조우하게 된다. 수도자인 저자에게 그림 읽기는 기도행위와 일치한다. 세상의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찾아가고자 하는 노력은 성과 속, 소박함과 화려함 등 인간이 그어 놓은 모든 경계를 넘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만물이 조화롭게 아우러진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요세파 수녀의 그림 읽기는 구도자(求道者)의 길이기도 하다. 이 책이 환경파괴와 인간성 파괴를 동반하는, 위기의 문명에 대한 비판을 놓치지 않는 까닭도 된다. 요세파 수녀가 그림 읽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건네고자 하는 메시지는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것이다. 문화적 지식의 축적 이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신선하고도 예민한 지혜와 통찰이 담긴 책이다.출판사 서평“저의 창을 두드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그림들입니다. 이 그림은 저의 창을 두드리는 하느님의 손가락이라고나 할까, 제 삶의 구석구석 이 창들은 늘 저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지치거나 나태해지거나 삶에서 열정이 식어버릴 위험에 처할 때 그림은 늘 저의 창을 두드리곤 하지요. 아니면 뜨거움이 부글거릴 때, 냉기가 싸아하니 드라이아이스 연기를 피울 때, 마음가닥이 꼬여 엿가락처럼 휘어질 때, 평화의 강물이 초원 위 풀잎 사이를 흐를 때, 숲속 안개처럼 고요함이 덮어올 때 그림은 제게 창을 두드리며 말을 걸어옵니다.” 온전한 자기 자신을 만나게 해주는 치유와 위로의 그림 읽기‘그림 읽어주는 수녀’ 장요세파의 그림 읽기는 우리 자신의 내면을 더욱더 깊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그에게 그림은 더 많은 것을 품고 마음을 더 깊게 두드려주는 매개 역할을 해준다. 그림이라는 수단은 눈을 통해 마음의 창을 두드려준다. 요세파 수녀는 그림 이야기를 통해 평면적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를 더욱더 깊은 내면의 세계로 초대한다. 또한 우리가 미처 못 보았던 것들을 들여다보게 하고, 우리가 넋 놓고 당연하게 바라보았던 사물과 풍경을 달리 보게 한다. 그림을 통해 어떻게 이처럼 풍성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지 놀랍기만 하다. 거기에는 요세파 수녀의 글이 관통하는 하나의 중요한 맥이 있다. 그림을 지식의 관점이 아닌 지혜의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점이다. 그림이 저자에게 말을 걸어오고, 그 그림과 저자의 대화를 엿듣다가 깊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하찮게 여기던 것들과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게 되며,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해준다. 존재 이유를 확인하는 것만큼 위로와 치유를 안겨주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장요세파 수녀는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는 현대문명의 비판으로까지 나아간다, 카스피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는 보기에 따라 호연지기를 연상할 수도 있겠으나, 요세파 수녀는 모든 것의 중심에 선 인간의 모습을 통해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오만한 의지를 엿본다. 저자는 개인 내면의 성찰과 문명 비판은 궁극적으로 하나로 이어진다고 얘기하며,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서야 할 인간상을 그려내길 갈망한다.그림 안에 드러난 작가의 삶과 사상요세파 수녀는 그림이 화가 자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손가락과도 같다고 한다, 그림이라는 창 안에서 화가 자신의 고통과 기쁨, 삶의 질곡과 환희, 승리와 패배의 모든 역동성은 어우러지고 상징으로 버무려져 관찰자에게 참으로 다른 세상을 열어준다. 저자는 자신의 창을 두드리는 그 손가락들을 함께 나눌 기쁨과 설렘, 긴장이 삶을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한다고 고백한다.그림뿐만 아니라 화가의 생애나 삶 또한 마음의 창을 두드리는 손가락들이다. 수많은 화가의 삶이 평탄하지 못했을 터이다. 그 삶의 깊은 계곡에서 그들이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건져 올리며, 요세파 수녀는 그들이 품었던 그 깊은 울림을 번뜩이는 통찰과 함께 전해준다.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었던 아름다움, 두려움, 평화, 혼돈마저 우리 마음의 창을 두드린다. 누구보다 밑바닥 인생으로 보였던 탄광촌 광부들에게 애정을 가졌던, 열정의 사나이 고흐는 광부들과 함께하다가 깊은 좌절을 맛본다. 하지만 그 좌절이 그를 본격적인 화가의 길로 이끈다. 살아생전 그림 한 점 제대로 팔아보지 못한 채 동생 테오에게 의지하며 생계를 이었던 이 가난한 화가는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방탕한 삶을 이어가다가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 카라바조는 인간적인 약점으로 점철된 인물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의 약함이 하느님의 도구로서 회심의 명작을 탄생시켰다고 본다. 작가와 그림이 혼연일체된 경지를 그려냄으로써, 그림 하나 안에서 작가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다. 그림은 하느님을 엿보게 해주는 창봉쇄수도원의 수도자인 저자에게 ‘그림 읽기’는 또한 지극히 간절한 신앙행위이자 구도의 과정이다. 세속의 사람이 일상의 삶에서 하느님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성화는 글을 읽지 못하던 신자들에게 ‘성스러움’을 전하기 위해 발전되어, 그리스도교가 번성하던 시기에 수많은 작품이 탄생했다. 성화는 직접적으로 성경 속 이야기를 전하지만, 요세파 수녀는 굳이 성화가 아니더라도 모든 그림 안에서 하느님의 임재를 확인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평소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우리 머리카락 수까지 다 헤아릴 만큼 늘 함께하는 하느님을 믿는다.고된 노동 후에 국밥을 나누는 소박한 이웃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찾고, 밑바닥 인생의 거친 삶에서도 하느님의 모습을 찾는다. 요세파 수녀가 그리는 하느님의 사랑은 너무도 원대해 모든 것을 온전히 꼭 안아준다. 기도이자 묵상이기도 한 그림 읽기는 꼭 신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영적 가치를 돌아보게 해준다. 이 책은 저자 요세파 수녀와 그림의 깊은 대화다. 독자는 처음에 엿듣는 심정으로 귀 기울이는 청자에서, 이내 직접 그림과 대화하는 화자로 변해갈 것이다. 그림과 함께 온갖 하소연을 나누며 치유와 위로를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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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나의 첫 한문 수업 - 고전으로 세상을 잇는 어느 한문번역가의 종횡무진 공부 편력기
- 임자헌 지음
- 책과이음
- 2024-02-19
“세상의 시간을 어기고 늦깎이로 한문에 뛰어들어 과거와 오늘을 잇는 다리를 놓기까지!”한문은 우리에게 낯선 학문이다. 한문에 대한 인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오늘날 돌아보기에는 너무 낡은 케케묵은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와 상당히 어려운 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고대한어의 문법과 문형을 기초 삼아 중국과 한국, 일본, 그밖에 아시아 여러 나라가 사용한 글을 한문이라고 한다. 일단 한문은 정해진 문법이 없다. 물론 아예 없지는 않지만 외형적으로 이것이 문법이고 정확히 이 체계로 문장이 쓰인다고 말할 수 있는, 겉으로 드러난 문법이 없다. 그래서 《논어(論語)》와 《맹자(孟子)》 등 기초가 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달달 외우면서 그 안에 내재된 문법을 체화해가는 방식으로 이 언어를 익힌다. 한문은 또한 문장부호가 없고 띄어쓰기도 없다. 죽죽 내리닫이로 글자만 있다. 체화한 문법으로 내리 글자만 있는 글을 보면서 그 안에 숨겨진 띄어쓰기도 찾고 문장부호도 찾으며 글을 읽어야 하니 당연히 학습 시간이 아주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늦은 나이에 한문번역이라는 길에 뛰어든 작가에게 한문 공부는 예상만큼 어려웠다. 나이가 많고 전공한 배경이 없어 한계가 있을 거라는 말도 꽤 많이 들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하든 스스로 선택했으니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걷자고 생각하며 묵묵히 걸었다. 때론 초라한 시험 성적 앞에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고, 때론 막막한 공부에 한숨이 나왔지만, 한문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친구이자 스승이자 거울이었다. 게다가 한문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그저 고루하다고만 생각했던 공자와 맹자의 말에 무릎을 치며 탄복하기도 했고, 백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 흔히 우리가 무시하곤 하는 옛사람들의 사고는 오히려 오늘날보다 체계적이고, 더 높은 가치와 이상을 추구하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작가에게 여전히 한문은 어렵다. 배워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번역이 망설여지는 대목도 많다. 그러나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애쓰면 한문이라는 창을 넘어 한문으로 가려진, 우리가 진짜 바라보아야 하는 세계가 보인다. 《논어》 원문에는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溫故(온고)’와 ‘지신(知新)’ 사이에 ‘而(이)’가 있는 것이다. ‘而’라는 다리가 놓여서 비로소 둘은 연결된다. 만약 이것이 없다면 온고는 온고일 뿐이고 지신은 지신일 뿐이다. 작가는 옛글을 번역하는 사람이 바로 ‘而’라는 접속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한문이라는 창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며 번역해 세상에 전달하고, 거기서 발견한 새로운 생각을 다시 세상에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에 잇대어야 비로소 과거는 제대로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오늘도 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해 공부한다. 이 책은 세상의 시간을 어기고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해 한문번역가가 된 작가의 좌충우돌 공부 편력기이자, 지금도 어딘가에서 남과 다른 자신만의 꿈을 꾸고 도전하고 있는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풀어놓는 소소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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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나의 친애하는 숲 - 나의 작은 오두막, 나의 숲속 해방일지
- 에두아르 코르테스 지음, 변진경 옮김
- 북노마드
- 2024-02-19
삶이 우리에게 부딪쳐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나무’를 통해 삶에 숨구멍을 냈다. 고요한 ‘숲’에서 나무와 시간의 흐름을 관찰하며 삶으로 돌아온 행복소생기“나는 오랫동안 침묵 속에서 지내기 위해 오두막에 들어왔다. 나무 위에서 살면서 나무와 더불어 다시 태어날 것이다.”삶이 우리에게 부딪쳐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삶이 안겨주는 상처를 부둥켜안고 작전상 후퇴를 선택해야 할까. 작가이자 여행자이자 양치기인 에두아르 코르테스는 ‘공격’을 선택했다. 양치기와 양 사육자로 7년을 헌신한 시간. 그러나 실패를 인정하고 양떼를 처분하는 데는 하루만으로 충분했다. 세계화된 시장의 메커니즘에서 양치기의 운명은 돈키호테처럼 미친 짓이었다. 그는 농장을 처분하고 양떼를 팔았다. 감당하기 힘든 빚이 쌓였고, 땅 문제로 가족과 사이가 틀어졌다. 보조금을 받아 사태를 모면하려고 했지만 쓸데없는 서류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존재, 아내와 아이들을 파멸로 이끌었다는 죄책감을 견딜 수 없었다. 영혼의 우울함…… 영혼이 시들어버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무기’를 선택했다. 마흔 살을 앞둔 어느 날, 그는 소셜 미디어를 삭제하고 프랑스의 어느 숲으로 들어갔다. 세상이 여전히 얼어 있는 겨울의 끝자락, 그는 6미터 높이의 참나무에 오두막집을 지었다. 발전 장치, 직소기, 절단기, 연마기, 대패, 드라이버…… 그의 농업 장비가 새로운 일거리를 찾았다. 오두막을 완성하자 드디어 봄이 찾아왔다. 네 개의 나뭇가지 사이에 자리 잡은, 나무와 유리로 만들어진 오두막은 세상에 지친 그를 보호해주는 피난처였다. 불안, 실패, 일탈…… 가족은 그의 선택을 내버려두었다. 평가하지도 불평하지도 않았다. 숲속의 생명도 그를 판단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비록 세상에서 몰락했지만, 그는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과거의 불행에 눈물을 뿌리면 다른 불행이 자란다는 것을 숲은 가르쳐주었다. 참나무 수액, 크고 작은 나뭇가지, 돋아나는 새 잎…… 그는 나무의 높이에서 삶을 바라보기로 했다. 나무를 통해 삶에 숨구멍을 내기로 했다. 일회용품, 플라스틱, 해시태그(#),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 곳. 나무 위에서의 하루하루는 아름답고 간소했다. 그는 햇빛에 맞춰 삶의 리듬을 이어갔다. 아침: 새벽 기상, 운동, 명상, 세수, 식사, 글쓰기, 읽기. 오후: 관찰, 육체노동, 운동. 저녁: 식사, 하모니카 불기, 읽기,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기.움직이지 않은 채 시간을 받아들이는 나무를 통해 그는 삶을 재조명하려면 시간을 멈춰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시계가 없는 생활은 시간 낭비라는 초조함을 거두어들였다. 세계의 가속화는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다. 이제 그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순간’만 헤아리며 나날을 제거한다.나무는 온난화 시대의 피난처다. 숲은 탄소, 질소 산화물, 미세먼지를 걸러낸다. 잎은 공기와 생태를 정화한다. 그러나 숲은 어느 때보다 고통을 겪고 있다. 숲이 말라가고 있다. 그동안 나무는 인간을 위해 존재해왔다. 어쩌면 처음으로 나무에게 인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작가는 말한다. 나무는 도시나 사막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우선 심어야 한다고. 계절이 지날 무렵, 작가는 나무에서 내려왔다. 다시 세상 속으로. 세상으로부터 조금 벗어나는 법을 배웠을 뿐인데 세계와 인간과 다시 관계를 맺어야 하다니…… 두려웠다. 그는 자신을 껴안아준 나무를 끌어안았다. 나무기둥에 이마를 대고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나무가 허락해준 인연을 돌아보았다. 새끼를 먹이러 수백 번을 오가는 박새,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귀가 따가울 정도로 나무를 쪼는 오색딱따구리, 그런 딱따구리를 내쫓기 위해 대결하는 동고비 암수 한 쌍, 마가목과 너도밤나무 사이를 빠르게 건너는 다람쥐,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추격하는 노루, 오두막 불빛을 달빛으로 착각하고 들어온 풍뎅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멧돼지, 낙엽을 삼켜 땅에 묻는 지렁이…… 나무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아니 보려고 하지 않았던 관계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무 위 오두막에 살며 그는 조금은 높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깊은 뿌리와 무성한 이파리는 슬픔과 기쁨은 서로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삶의 이치를 깨우쳐주었다. 덕분에 그는 나무의 위안과 숲의 아름다움을 넘어 삶 속으로 기꺼이 모험을 떠나게 되었다. 한동안 세상을 떠나기, 평화를 얻기, 지나간 일을 잊고 새로 시작하기…… 인터넷이 안 되는 숲에서 나무와 시간의 흐름을 관찰하며 다시 삶으로 돌아온 행복소생기, 『나의 친애하는 숲』이 당신의 삶에 한 그루 치유의 나무를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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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 - 어제보다 찬란한 오늘을 만드는 6가지 복리 성장법
- 행복 부자 샤이니(김재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4-02-19
“나는 어떻게 반지하에서 180억 원과 행복, 둘 다 잡게 되었을까?”17년 차 EBS 스타강사 샤이니가 전하는어제보다 찬란한 오늘을 만드는 6가지 복리 성장법- 17년 차 EBS 대표 영어 강사!- EBS English 최고의 스타강사 1위!- 누적수강생 100만 명!★켈리 최 회장, 송사무장 강력 추천★“주변이 밝아지는 긍정적인 미소와 행동은 오히려 나를 밝히는 힘이 된다”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언제 어디서든지 밝게 빛나는 사람이 될 것! 샤이니의 눈부신 부와 성공의 밑바닥에는 절박함이 있다. 문제집 살 돈이 없어서 친구의 문제집을 빌려 푼 다음, 다시 지워서 돌려줘야 했으며, 한국외대에 합격해 상경했을 때는 집을 구할 돈이 없어 남의 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더부살이했다. 더부살이에 지쳐 친척 집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하자 문전박대의 서러움을 변화의 에너지로 사용한다.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기 시작한 것이다.아버지가 자신의 명의로 돈을 빌려 신용불량자가 되었을 때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하루에 4시간만 자며 영어를 가르쳤다. 꿈에 그리던 EBS 영어 강사가 되어 처음에는 월 100만 원을 벌었지만, 영어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스타강사가 되었다. 이렇게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로 도전을 멈추지 않자, 그 경험들이 쌓여 부로 가는 길이 완성되었다. 태도를 바꾸니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니 자연스레 기회가 생겼다. 기회가 왔을 때마다 도전했고 그 결과로 돈, 사람, 행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볕이 들지 않아 옷에 곰팡이가 끼는 반지하에 살던 세입자에서 18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기 위해 〈행복부자 샤이니〉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영어 공부법을 알려주거나, 자신이 부와 행복을 잡을 수 있었던 부의 기회에 관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부와 행복을 동시에 거머쥔 샤이니의돈·사람·운·행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6가지 복리 성장법영어 공부법보다 저자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구독자가 늘기 시작했다. ‘샤이니 선생님 스토리는 진짜 요즘 젊은 사람들이 꼭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재영아, 너 부자 된 이야기는 나만 알기 너무 아깝다’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성공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부와 성공의 성장법을 6가지로 정리해 이 책에 담았다. 첫 번째, 불행을 에너지로 삼아라(1장). 두 번째,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샤이니하게(긍정적으로) 행동하라(2장). 세 번째, 기회를 움켜쥐는 태도로 시작하라(3장). 네 번째, ‘부’의 크기가 아닌 밀도를 높여라(4장). 다섯 번째, 7가지 힘으로 부와 행복을 끌어당겨라(5장). 여섯 번째, 지나간 하루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6장). 이 6가지 성장법으로 매일매일 사소한 태도와 좋은 습관이 쌓이자, 그것이 선순환을 이루며 부로 가는 길이 완성되었다. 샤이니는 이 책에 6가지 성장법을 어떻게 내 하루에 적용할 수 있는지, 변화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사와 에피소드들로 녹여냈다. 더불어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중간중간 수록해두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샤이니의 성장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인생을 밝혀줄 단 하나의 진리오늘 하루의 작은 습관, 작은 성공들이 삶을 빛낸다샤이니의 인생을 바꾼 문장이 있다. Day by day in everyway, I\'m getting better and better. 모든 면에서 하루하루 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샤이니는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과거의 나 자신과 비교하며, ‘best(최고)’가 아니라 ‘better and better(더욱더 좋게)’ 매일 더 나아지는 걸 삶의 목표로 둔다면 부와 행복은 반드시 따라온다는 진리를 이 책에 담았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무엇 하나라도 나아졌다면, 그 변화의 폭이 얼마만큼이든 분명 더 넓고 찬란한 세상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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