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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산된 삶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계산된 삶
    • 앤 차녹 지음, 김창규 옮김
    • 허블
    • 2023-04-14

    ★|필립 K.딕상 최종 후보작 | 키치 골든 텐타클상 최종 후보작 |★통제된 계급사회, 복제인간의 일과 사랑을 통해 발견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사유아서 C.클라크상·BSFA상 수상 작가 | 가디언 선정 최고SF 작가의 디스토피아 SF근미래의 사무실에서 인간의 경계에 대해 대담하게 질문하는 SF특파원 이력 과학 전공 천재 작가의 도발적인 데뷔작인간의 범위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 어디에서 끝날까? 종교계는 연명치료의 경계를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로 규정하는데, 신학에서 신과 인간의 가장 닮은 점을 자유의지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유의지를 지닌 복제인간은 어떨까? 저자는 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근미래의 사무실에서 구한다. 주인공 제이나는 효율적인 업무 처리 목적으로 조합된 유전자로 설계되었다. 그녀는 임대된 회사의 자산으로서 자신과 같은 계급의 시뮬런트(복제인간)가 아닌 인간과의 친교는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한 남자가 제이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그는 구 문명의 찬란한 유산 중 하나인 종이책과 내려 마시는 커피를 즐기는 법을 제이나가 스스로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제이나는 보통 인간들처럼 자신만의 취향을 형성해가는 동시에, 데이브와의 금단의 관계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처지를 위태롭게 만든다. 회사는 동선을 비롯한 모든 자유를 침해하고 있지만, 제이나는 회사가 허가한 경계 안팎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기억의 비밀 정원을 가꾸어 나간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서부터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에 이르기까지 SF 작가와 팬들이 가장 몰두하고 열광하는 주제 중 하나다. 영국 SF협회 최우수 단편상(BSFA)과 아서 C. 클라크상을 수상했고, 가디언 선정 최고의 SF 작가로 뽑히는 등, 영국 국민들이 사랑하는 SF 작가 앤 차녹. 저자는 환경과학 전공으로 도시 계획을 공부한 뒤 아프리카, 중동 및 인도 전역을 광범위하게 취재하며 《가디언The Guardian》,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등 저명한 매체에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수단, 케냐에서 특파원으로 일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앤 차녹은 필립 K. 딕과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을 읽고 SF의 세계로 입문했다. 한국에서 초역된 앤 차녹의 데뷔작 『계산된 삶』은 영국은 물론, 전 세계 SF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계산된 삶』은 가장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신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키치 골든 텐타클상에 최종 후보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SF를 쓰게 된 계기가 된 작가 필립 K. 딕상의 최종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저널리즘 이력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여러 인터뷰에서 밝혀온 앤 차녹은, SF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저항을 주된 주제로 다룬다. 『계산된 삶』에서는 인간과 다름없는 능력을 지녔으나 혐오와 테러의 대상이 되는 시뮬런트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비정한 미래 사회의 모순에 저항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나가는 과정을 그렸다.“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기억이 리셋된다”자신이 인간과 다름없음을 확인하는 순간 죽어야 하는 복제인간임플란트로 인지 능력을 극대화한 엘리트 계급 바이오닉.체외에서 배양된 중간 계급 시뮬런트.어떠한 시술도 받지 않은 하층민 인간 유기체 계급. 『계산된 삶』의 주인공 제이나와 친구들은 시뮬런트들이다. 제이나는 수백 명의 유전적 부모를 가진 복제인간이다. 그녀는 회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은밀하게 출퇴근 동선을 조정한다. 고양이를 기르는 동료를 따라 숙소에서 몰래 곤충을 기르며, 복제인간 직원은 갈 수 없는 인간들만의 레스토랑 메뉴를 궁금해 한다. 그렇게 한 인간의 기호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큰 부분이 기억이라는 사실을 체득한다. 체외에서, 배양되어 태어났을 때부터 성인의 모습이었지만 데이터로 조작된 유년 기억을 가진 제이나. 그녀는 동료들의 자녀를 보며 20~30여 년의 시간을 경유해 성인이 되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생애 주기를 동경한다. 시뮬런트 계급은 인간처럼 되고 싶어하지만, 바이오닉 계급과 유기체 계급 모두에게 멸시당한다. 뛰어난 감정 표현으로 공연을 펼친 가장 친한 친구가 회사에 회수되어 리콜 당하고 아카이브실의 데이브라는 인간 직원과 사랑에 빠지면서 제이나는 회사에서의 탈출을 도모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추한 부분만을 조합해 창조한 인간의 피조물로서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인간의 아름다운 면만을 조합해 창조한 생명, 제이나는 행복할까? 그녀는 여전히 고통스러워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고통을 통해 영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제이나는 여러 방식의 자해를 통해 자신의 영혼에 말을 걸고, 고통은 그녀에게 응답한다. 그녀가 고유한 내면성을 지녔으며 인간과 다름없는 삶을 원한다는 것을 회사가 눈치채게 되면 그녀의 기억은 모두 삭제되어야 할 대상이 된다. 그녀가 회사와의 목숨을 건 게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엔딩이 끝난 후 어떤 놀라운 부활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결말로 확인할 수 있다. 『계산된 삶』은 두 가지 버전의 서로 다른 결말을 준비해 놓았다. 독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엔딩이 가능한 인터랙티브 서사 구조다. 독자는 에필로그 마지막 장까지 손에 땀을 쥐는 흥미진진한 서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감정 자본주의, 매력노동으로 괴로움을 겪는 현대인의 계산된 삶에서 각성 플래그를 생성하는 여성서사 SF“우리는 서로를 통해 배우듯이, SF 속 여성을 통해서도 영감을 받는다.”앤 차녹(저자)“통제할 수 없는 삶을 통해 전하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 _ 《가디언The Guardian》『계산된 삶』에서 시뮬런트들은 유전자 조작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화이트칼라 직군에 임대하기 위해 설계된 존재로, 그들의 감정은 철저히 통제되어 관리되고 있다. 사회학자 제니퍼 M. 실바는 감정을 관리하여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는 개인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합한 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향 즉 감정 자본주의 실체에 대해 역설했다. 감정 자본주의에서 우울하고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자아 안에 내재된 본성이라고 해도 그를 치료서사에 입각해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일부인 우울을 소거함으로써 고용에 적합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향에 지배당하게 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그들을 시장의 주요 관리 대상으로 의식해 우리가 자아변형을 통해 ‘성장’이라는 환상을 이뤄내길 종용한다. 제이나는 다양한 감정을 발견하며 우울과 고통도 경험하지만 그러한 어두운 감정을 경유해 인간적인 감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발견한다. 『계산된 삶』에서 인간의 의심과 불안, 부정적인 감정은 데이터처럼 삭제하거나 외과적 수술로 변형해야 하는 혹 같은 무엇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가장 경이로운 성소로서 위치하고 있다. 『계산된 삶』에서 주인공 제이나는, 자신의 상사에게 이전 버전 시뮬런트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미니스트 작가 저메인 그리어는 “(여성이)매력적인 대상으로 남아야 한다는 관념”의 모순성을 지적하며, 여성의 삶의 주기에서 가능한 빠른 시점에 ‘매력노동’에서 벗어나기를 지지했다. 감정 관리와 매력노동, 현대의 여성 직장인과 닮은 의무를 수행하는 제이나의 일상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고요해 보였던 자신의 사무실이 소름끼칠만큼 불온하고 폭력으로 가득찬 곳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이나는 인간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순간 리콜되어야 하는 존재므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자아를 마비시켜야 한다.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고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제이나는 자신이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자율성을 통제당하는 곳에서 세계관 자체를 의심하는 문제적 자아다. 저자는 아서 C.클라크상 대담에서 ‘의심’을 가장 인간적인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밝혔다. 제이나를 통해 우리가 현재의 세계에 대해 의심하며 새로운 세계를 상상함으로써, 더 나은 그래서 더 재미있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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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절을 건너는 모험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계절을 건너는 모험가
    • 안제도 지음
    • 리버북스
    • 2023-12-27

    1. 정통 판타지 서사, 부담 없는 단편, 그 안에 담긴 인간에 대한 고민 사랑이란 무엇인가? 불행을 함께 떠안고 가는 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는가? 행복은 타인이 규정하는 것인가? 자신이 규정하는 것인가? 자유란 무엇인가? 스스로를 과거에 묶은 자, 생각은 자유롭지만 몸은 묶인 자, 그들은 과연 자유롭다 할 수 있는가? 믿음이란 무엇인가?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인가? 인간이 신을 창조한 것인가? 계절을 건너는 모험가는 인간에 대한 고민이 담긴 소설이다. 세 명의 주인공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판타지로서의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글 속에 녹아있는 역사, 종교, 사회 비판이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최근 출간되는 판타지 소설은 이계물, 전생물이 많다. 그래서인지 판타지에 입문하는 많은 이들이 정통 판타지를 접할 기회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이에 리버북스는 고전 판타지 ‘사계절의 대륙’에 이어 ‘계절을 건너는 모험가’를 준비해 독자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는 장르 소설이란 작지 않은 숲에 다양한 성격의 도서라는 여러 가지 나무가 자라게 해 이상적인 출판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출판사의 바람도 담겨있다. 2. 서로 다른 배경에서 성장한 주인공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 “기사가 되고 싶어요. 강한 기사가 되어 왕녀님을 지켜드리고 싶어요.” 자작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실망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기사도 여러 종류가 있다. 왕국을 돕는 방법 또한 여러 가지지. 너는 영리한 기사가 되어 왕녀님을 도와주려무나.” “그렇게 할게요. 힘도 세고 머리도 좋은 기사가 되겠어요.” - 포트니오 왕국, 기사 지크 스트라우스 “몬고야, 해 줄 말이 있단다. 네 아버지는 광산에서 죽은 게 아니라 사막으로 떠났단다.” “아버지가? 왜 우릴 버린 건데?” “버린 게 아니란다. 네 아버지는 돌아온다고 약속했지. 살기 좋은 곳을 찾은 후에 우릴 데리러 올 거라고. 샌디온은 본래 무하사막에서 살았으니까.” 노인의 눈이 점점 힘을 잃어 갔다. “할아버지, 죽는 거야?“ “슬퍼하지 말거라. 샌디온은 죽는 게 아니라 끝나지 않는 사막으로 돌아가는 거란다.”- 그로스 공화국, 광부 몬고 신성교 신도 미라일 카르시안의 아들로 태어난 블라로 카르시안은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신성 마법을 깨우쳤다. 그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늘에 녹아 있는 빛과 길가에 보이는 새싹을 상상하며 신에게 감사하는 것만으로 마법을 시전할 수 있었다. 카르시안은 신성마법을 쓰지 못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 신성왕국, 대주교 블라로 카르시안 소설에 등장하는 국가들은 왕정 국가뿐만 아니라 공화정, 종교 국가등 복잡다양하다. 국가도 신분도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주인공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미래로 나아간다. 전쟁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개인이 자신만의 작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이다. 3. 장대한 역사와 광활한 자연 케이로니아력 1400년대, 미드라시온의 국왕 카알 로베인은 근대적 체계의 군대를 앞세워 대륙 통일을 꿈꾼다. 통일왕의 야망은 결국 실현되지 못하지만 이 통일전쟁을 기점으로 대륙의 다른 국가들도 근대화를 외치며 왕권을 강화하고 군비를 증강하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400년 후인 1800년대, 모든 국가가 영토 확장에 주력하는, 이른바 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때마침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카일 로스는 약소국 포트니오의 부흥을 외치며 대륙 곳곳에 깔려있던 전쟁의 불씨를 점화한다. 구식 무기와 화약 무기가 혼재하는 검과 마법의 시대의 끝 무렵, 과장이 없는 절제된 전투와 모험에 대한 묘사, 치밀한 개연성에 입각한 전개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험준한 산맥, 아름다운 바다와 운하, 어둡고 울창한 수해, 작가가 창조한 이 환상 대륙은 장구한 역사를 거쳐 형성된 세계로 특색있는 지역이 고루 분포되어 있고 계절의 변화도 뚜렷하다. 이러한 환경하에 서로 다른 민족으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국가가 자신만의 문화를 가지고 공존한다. 소설은 이러한 광활한 대륙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웅장한 자연과 근대적 도시가 조화를 이룬 배경 묘사는 독자에게 환상 세계를 직접 여행하는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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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화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계화전
    • 곤도사
    • 글누림미디어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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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고의 구멍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고고의 구멍
    •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12-27

    “올해의 신인” 현호정이 상실의 자리에 낸 검은 구멍소녀의 구멍과 행성의 구멍을 연결하는 회복의 신화2022년 〈문지문학상〉, 2023년 〈젊은작가상〉에 호명된 “올해의 신인” 현호정의 첫 장편소설 『고고의 구멍』이 출간되었다. “설화를 구축하는 핵심 플롯이 ‘우연’이라면, ‘단명소녀 투쟁기’는 ‘투쟁기’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의지와 행동으로 기어이 ‘필연’의 세계로 나아간다.”(구병모, 이기호, 정소현)는 심사평과 함께 2020년 제1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하며 우리 앞에 등장한 현호정. “소녀를 중심에 두고 기존의 신화를 전복하는 활달한 상상력”(문학평론가 강지희, 《문학동네》 2022년 봄호)이라는 평처럼, 데뷔 이후 특유의 생명력으로 ‘소녀와 신화’라는 주제를 변주해 온 그가 SF적 상상력을 발휘해 소녀의 상실을 공유하는 행성과 그 창조 신화를 탄생시켰다. 『고고의 구멍』을 읽다 보면, 수상 소감에서 “초대받지 않은 파티에 와버린 느낌으로 살아왔다”라고 밝힌 그의 말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그는 자신을 위협하고 죽이는 세계에서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사람이라서, 『단명소녀 투쟁기』 때는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라고 외치며 호기롭게 투쟁하기도 했다. 『고고의 구멍』에서도 그의 강렬한 의지와 생명력은 여전하다. 다만, 자신을 환영하지 않는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데 애쓰는 대신, 버림받은 자신의 마음에서 상실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신을 버린 세계도, 자신을 떠난 사랑도, 그렇게 상처 입은 자기 자신도 확연히 볼 수 있게끔 구멍을 내었다. 상실의 순간에서 상실감에 빠져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상실의 구멍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사랑을 품었던 가슴에 구멍을 품었다. 상처 입은 가슴을 무언가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현호정의 성장은 상실의 자리에 구멍을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현호정은 줄곧 성장을 써왔다. 처음 성장소설에 눈 뜨게 된 것은 중학생 때의 일로, 그가 성장소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을 읽고 쓴 독후감이 발단이었다. 그의 독후감을 읽고 울었다는 한 선생님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작가 인터뷰 중, 《릿터》 32호), 이후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엔 ‘한 소녀가 자신의 가족을 용서하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서사’로 모교의 〈대학문학상〉을, 졸업 후엔 ‘한 소녀가 죽음의 단명할 운명을 타고났으나 연명을 위해 여정을 떠나는 서사’로 〈박지리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렇듯 현호정은 줄곧 ‘소녀와 신화’라는 중심 키워드와 저 두 단어를 ‘성장’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작업에 구병모 작가는 다음과 같은 추천사로 화답해 주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단지 아물어야 하는 상처인 줄로만 알아서 무엇으로든 메워지기를 바랐다가, 조금 더 나아가자 가슴의 구멍이 이 세계에 난 구멍과 구분되지 않았으며, 나중에는 구멍이 회복 내지 구원으로 통하는 탈출로처럼 여겨졌다. 이미 빠져나간 것과 흘러 나간 것을 주워 담는 일보다 앞으로 새로이 채워나갈 것이 무엇인지를 기대하게 되는 소설이다.”- 구병모(소설가)세계를 깨뜨리는 대신 세계와 하나가 되다신화적 목소리로 행성의 치유를 노래하는 새로운 성장소설“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성장소설의 고전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이다. 이처럼 세계를 전복하고 깨뜨리는 것이 성장의 공식이었다면 현호정의 성장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세계를 깨뜨리는 대신 성장하는 인물과 같은 상실을 가진 세계를 창조하는 것. 다시 말해, 구멍을 내는 것. 소녀의 가슴과 행성의 대지에 구멍이 생긴 이상, 현호정에게 세계는 더 이상 투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몸을 공유하고 정신적으로 화합해야 하는 또 다른 자기 자신일 따름이다. 즉, 현호정의 성장에서 세계는 상처와 상실감을 주는 존재에서 자신처럼 상처 입고 상실의 구멍을 가진 존재로 바뀐다. 자신이 진심으로 환영하며 구멍을 메워주고 싶어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고고의 구멍』에는 상실에 의한 서늘한 마음과 상실을 회복시키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양가적인 마음을 반영한 것처럼, 냉대 기후와 열대 기후가 뒤섞인 행성이 등장한다. 저 춥고 따듯한 마음으로 가득한 소녀의 가슴과 여러 기후가 뒤섞인 행성에 뚫린 구멍. 소녀는 자기 가슴에 난 구멍을 보면서 행성의 구멍을 떠올린다. 또 구멍 때문에 죽을 운명에 놓인 자신을 걱정하다가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행성의 운명을 걱정한다. 그렇게 점차 자신의 몸과 마음을, 나아가 행성과 행성에 흐르는 정신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이해의 교차 속에서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더 멀리 나아간다. 가슴에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연명담은 어느새 자신과 똑같은 상실을 겪은 존재를 만나는 여정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소녀는 자신을 냉대했던 세계로부터 똑같은 상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상실을 회복시키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이렇게 소녀의 성장은 세계와 하나가 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고고의 구멍』은 세계의 상실이 어째서 ‘행성의 구멍’이, 소녀의 상실이 어째서 ‘몸의 구멍’이 되었는지를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정신과 육체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고리로 행성의 구멍과 소녀의 구멍을 연결한다. 이렇듯 정신과 육체, 세계와 사람을 따로 보지 않는 시선 속에서 그 무엇도 더 이상 투쟁의 대상이 아니게 된다. 그리하여 성장의 에너지는 투쟁이 아닌 하나가 되는, 소녀와 신화를 연결하는 신화의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현호정은 과거에도 지금도 신화를 다룬다. 『단명소녀 투쟁기』에서 그가 기존의 신화를 변주해 세계와 투쟁했다면, 『고고의 구멍』은 행성 창조 신화를 써서 소녀와 세계를 함께 회복시킨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초대받고 싶어 하는 ‘성장소설의 세계’. 어느 곳에서도 초대받지 못했던 현호정은, 자신의 단단하고 생명력 넘치는 문체로 모두가 초대받을 수 있는 ‘성장소설의 세계’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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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
    • 나오미 크리처 지음, 전행선 옮김
    • 리프
    • 2023-04-14

    SF계의 노벨상 휴고상과 로커스상을 동시 수상한나오미 크리처의 국내 최초 작품집!그 누구도 이토록 기발하게 시공간과 캐릭터,미래와 현재를 묶어내지 못할 것이다표제작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로 휴고상과 로커스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미국 최고의 SF 작가로 자리매김한 나오미 크리처는 지금껏 그 누구도 표현해내지 못했던 독창적인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에 수록된 열일곱 편의 이야기는 새로운 세계를 그려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 경계를 넘나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중심의 존재들은 평소 조용히 주변을 맴돌던 존재로(「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 혹은 마법처럼 주변에 생겨나거나(「착한 아들」, 「정직한 남자」), 때때로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으로(「스크랩 드래건」, 「블레싱 계곡에서 일어난 일」) 눈앞에 펼쳐진다.★★★★★ “나오미 크리처의 이야기는 완벽하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순수한 기쁨’ 그 자체다.” _《뉴욕타임스》★★★★★ 흠잡을 데 없는 크리처의 단편집은 감성과 경이의 깊은 우물을 두드린다. 그녀는 늘 평범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이 이상한 물속에 발가락 하나를 담그는지, 또는 그 안으로 뛰어들지는 않는지 살핀다. 부디 이 훌륭한 만찬을 놓치지 않길. _《퍼블리셔스 위클리》언론에서 가장 먼저 주목하고 독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크리처의 작품은 촘촘한 구성과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으로 확장 가능한 모든 세계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또한 과학적 상상력과 동화 같은 판타지를 오가며 세상 모든 불가능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 모든 것이 “작은 선물 꾸러미를 하나씩 차례로 열어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녀의 작품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독보적인 시선이다. 특히 인간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녀의 섬세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으로서 지금의 삶을 충분히 살아내야 하는 이유와 인간다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의 상상력, 그 이상이 담긴 이 작품집을 통해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나는 사악해지고 싶지 않아요, 도움이 되고 싶죠.”인공지능과 로봇의 더 인간적인 선택에 주목하다!이 책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에 수록된 단편에는 인간 같은 AI와 로봇까지 다양한 존재가 등장한다. 그들은 자신의 취향을 밝히고 사람처럼 생각하며 인간과 관계를 맺고 인간을 돕기까지 한다. 수록작 「인조인간」 속 조는 사람의 형상을 한 로봇이다. 그와의 관계를 부정하던 사람들이 이내 ‘인간’인 친구보다 ‘로봇’인 조에 더 마음을 두는 것은 인간적 면모라는 틀이 더 이상 인간에게만 유효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골렘」과 「마녀의 정원에서」의 등장인물은 인간보다 더 ‘자신의 삶’을 향하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독립적으로 자유의지를 가지게 되는 긴 여정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작가의 시선이 인간에게만 향해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캐릭터들의 세계는 열일곱 편 모든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이 시선은 「대청소」와 「스페이드 에이스」를 통해 다시 확장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존재, 즉 ‘인간적’이라는 의미를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간이라는 존재의 전복을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질병 블로그가 아니라, 음식 블로그입니다.물론 온통 퍼져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소문이 저를 불안하게 하네요.”현실이자 미래, 그리고 다시 찾아올 과거를 유쾌하게 그리다!「너무 많은 요리」 속 배경은 2020년 전 세계를 두려움에 빠뜨린 코로나19와 닮아 있다. 자꾸만 불안해지는 환경에서 서로의 거리는 멀어지고 일상은 흔들린다. 더 이상 판타지와 현실이 구분 가능한 세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뒤덮는 건 크리처만이 그려낼 수 있는 현실감 깊은 허구다.나오미 크리처가 숨 가쁘게 그려내는 전개는 즉시 가닿을 수 없는 미래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특히 「베를린 장벽에서」, 「할머니 동지」, 「블레싱 계곡에서 일어난 일」은 과거 사건을 끌고 와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젖힌다. 그 안에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현실감 있는 미래로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수많은 독자가 나오미 크리처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기발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는 데 있다. 「스크랩 드래건」은 대화로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정직한 남자」는 한 여자의 일생에 끼어든 마법 같은 이야기로 우리 곁에 어쩌면 지금 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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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신을 좋아해도 괜찮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고양이 신을 좋아해도 괜찮아
    • 함완식
    • 율도국
    • 2018-09-21

    흥미로운 소재. 만화책처럼 가볍지만 발랄한 상상력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인물 간의 관계와 사건의 복선들이 잘 구축되어 있다.세 명의 여성을 등장시킨 사각관계.대체 내 마음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1.불세출의 미인 출판사의 편집장 한린2.과거에 내 고백을 거절했던 소꿉친구 김나리 3.내 목숨을 살려준 거친 고양이 여신 ‘묘란’∽이중 반전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가장 큰 적’으로 나를 소설가로 데뷔시킨 당사자가 ‘가장 큰 배신자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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