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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인간과 예술, 시대와 호흡한 음악 이야기 (커버이미지)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인간과 예술, 시대와 호흡한 음악 이야기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서영처 지음
    • 출판사이랑
    • 출판일2014-10-08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서영처 지음삶의 여러 접점을 통해 보다 쉽고 편안하게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음악 에세이다. 음악 속에 갇혀 음악을 이야기하는 책이..

  • 스튜피드 - 위대한 성공의 시작, 바보 같은 생각의 힘 (커버이미지)

    스튜피드 - 위대한 성공의 시작, 바보 같은 생각의 힘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리치 노튼&나탈리 노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출판사미디어윌
    • 출판일2014-10-08

    스튜피드 - 리치 노튼&나탈리 노튼 지음, 조성숙 옮김모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바보 같아 보인다. 실행에 옮겨서 성과를 내기 전에는 말이다. 이렇게 상식에 반하는 일을..

전자책목록

전체 2401건(181/266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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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 - 80대 엄마와 50대 딸의 한 지붕 남남생활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 - 80대 엄마와 50대 딸의 한 지붕 남남생활
    • 신연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02-19

    비혼은 ‘홀로’ 늙어간다는 편견에 맞서는50대 딸과 80대 엄마의 유쾌한 한집살이여기 ‘어쩌다 비혼’으로 갖은 직업을 거쳐 씩씩하게 혼자서 잘 살아온 50대 여성과 “나 죽을 때가 됐나 봐”라면서 로또를 사는 80대 여성이 있다. 50대 딸은 하루하루 늙어가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집살이를 결심했건만, 각자의 취향과 삶의 태도가 단단해진 두 여성이 함께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가 좀 잘해주려고 하다가도 잘해줄 수가 없어” “커피는 우라지게 잘 사 먹네”라며 별것도 아닌 일로 사소한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50대가 되어버린 딸에게 이 하루하루는 떨어져 있을 때는 몰랐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소중한 날들이기도 하다.“노인의 일상은 아이의 일상보다 주목받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유쾌하지도 재밌지도 않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분명 노인의 일상에도 유머와 여유, 귀여움이 존재한다. 내가 엄마와의 일상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책은 엄마와 내가 서로를 돌보며 쓰는 기록이자 점점 사그라드는 엄마를 남기기 위한 흔적이기도 하다.” (171~172쪽)『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는 보호자로서 엄마와 나의 역할이 바뀌는 시기를 통과하면서 마주한 엄마와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은 에세이다. 엄마와 함께 사는 일은 자식 생각해서 괜히 ‘싫다’고 말하는 엄마의 진심을 헤아려가는 일, 물이 찬 서로의 아픈 무릎을 주물러주는 일이었다. 예전에는 번듯한 가정을 꾸려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았지만, 이제는 엄마와 작고 소중한 일상을 공유하며 가장 든든한 존재가 되어드릴 수 있음이 가장 큰 효도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된다. 또, 인생 선배인 엄마에게 크고 작은 인생의 고난을 넘어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유쾌한 할머니로 늙어가는 좋은 롤 모델이 되어주는 엄마의 곁에서 차근차근 나이 듦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지금 통과하고 있는 시간을 넘어 내가 나이 들었을 때의 세계를 상상해 볼 수 있다.당당하고 명랑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50대 비혼 선배의 목소리50대 비혼이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무엇일까? 옆에서 늙어갈 배우자도, 늙어서도 챙겨줄 자식도 없어 소위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같은 말이 아닐까. 연애와 결혼을 왜 안 하냐고, 안정된 가정과 자신을 똑 닮은 아이를 갖고 싶지 않느냐는, 30~40대 비혼 여성이 듣는 말과는 사뭇 다르다. 과연 혼자 나이 든다는 것은 세간의 선입견처럼 마냥 불행하고 두려운 일이고, 중년과 노년이 된 비혼 여성의 삶은 고립과 가난의 늪에 빠지게 되는 일일까? 『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에는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직면한 중년 비혼 여성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또한 담겨 있다. 50대 비혼 여성이 바라본 세상의 풍경은 30대와 40대 때 비혼 여성으로서 살았을 때와는 다르다. 연애와 결혼이라는 화두에서 자연스레 배제되고, 흰머리를 주기적으로 염색하면서 몸의 노화를 받아들이고, 한 명의 경제 인구로서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과정을 맞닥뜨린다. 저자는 이처럼 비혼 여성으로 나이 들어가는 현실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나만의 방식으로 사는 삶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몸과 마음의 변화, 사회적 시선을 담담하게 마주하고, 느슨하면서도 든든한 관계를 쌓아가면서 ‘당당하고 명랑한’ 할머니로 늙어가고자 하는 목표를 세운다. 연애와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삶의 루트를 밟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에서 한 발짝 벗어난 중년 비혼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지 않다. 비혼 선배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다. 이 책을 통해 비혼을 꿈꾸고, 비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비혼의 미래를 보다 선명하게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여기, 스스로 평생 쌓아온 사랑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은 채 나의 리듬을 지키며 살고 있는 이야기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비혼이 결혼의 반대편에 선 개념이 아니듯, 타인과의 동행은 비혼자의 모순이 아니며 나다운 삶이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해줄 선배를 늘 기다렸다.” (곽민지 작가)열심히 살아서 도착한 곳이 어디든나만의 그리고 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저자는 50대가 되어서도 글을 쓰면서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을 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 중년으로 늙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가 뭐 어때서’라며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밟고 서 있는 땅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분명 힘이 세다. “세상에는 수많은 삶의 결이 있고, 사람마다, 가정마다 각자의 사정과 서사가 있다.”라고 말하는, 비혼 여성으로 나이 들어가는 삶과 더불어 개개인의 고유한 삶을 존중해주는 사회를 희망한다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그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리듬 위에 몸을 싣고, 나와 우리만의 리듬을 찾아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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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 차별을 만드는 데이터, 기회를 만드는 데이터 (커버이미지)
    [사회]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 차별을 만드는 데이터, 기회를 만드는 데이터
    • 김재연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02-19

    천만 명이 다운받은 정부24 앱은 왜 쿠팡, 배민만큼 쉽고 빠르지 못할까?“데이터를 통해 모두가 더 쉽고 편하게 정부 혜택을 누리는 것,이것이 시빅 데이터Civic Data의 역할이자 목표다.”태어났지만 주민등록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아기’ 2,236명, 오송 수해참사 희생자 14명, 이태원 참사 사망자 159명, 편의점에서조차 마음 편히 쓸 수 없는 급식카드 발급 대상 아동 28만 4,000명……. 이들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인구, 교통, 의료, 교육 등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 데이터로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IT 강국이자, 주민등록번호와 지문을 포함한 국민의 개인정보 상당수를 국가가 관리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시빅 데이터의 개념과 활용법, 나아갈 방향에 이르기까지 시빅 데이터의 모든 것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최초의 책이다. 시빅 데이터란 ‘시민을 위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복지뿐 아니라 행정 전반에서 시빅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면 모두의 일상이 더 쉽고 편해지는지, 정부가 시빅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면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할 수 있는지를 조망한다. 공직자의 편의와 업무 중심으로 설계한 정책과 데이터는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시민의 일상을 불편하고 짜증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시빅 데이터와 시민 간 공백은 약자들을 더욱 가난하고 아프게 만들고, 때로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고조차 막지 못해 귀중한 목숨을 희생시킨다. 미국의 대표적 시빅 테크 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 소속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자 존스홉킨스대 SNF 아고라 연구소 연구위원이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룰 역임한 저자는, 이 책에서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시빅 데이터를 설명한다. 시빅 데이터의 발전사부터 한국과 미국의 현주소, 미국의 다양한 시빅 데이터 활용 사례, 한국이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조목조목 꼬집는다. 또한 ‘공공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소개한다. 방대한 통계자료와 사례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공공성’과 ‘테크’를 둘러싼 여러 논쟁과 편견을 해소할 뿐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고 기술은 사람을 보조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영감을 주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넷플릭스, 멜론의 추천 알고리듬을 공공 영역에 도입하면, 정부 앱이 알아서 내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추천해주면,우리 일상은 얼마나 편리해질 수 있을까?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보험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내 이름은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제69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첫 장면에서 주인공 다니엘과 의료수당 지급 담당자가 주고받는 길고 답답한 대화를 보여준다. 평생 목수로 성실히 일해왔으나 심장에 문제가 생긴 다니엘은, 더는 일하지 말라는 주치의의 진단서를 제출하고도 의료수당 심사에서 탈락한다. 그는 항소를 결심하지만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나이 든 노동자에게 인터넷 회원가입, 공인인증서 발급, 수 분 이내의 접수 완료 같은 복잡한 절차는 매번 좌절감을 안겨준다. 두 시간째 연결되지 않는 통화대기음에 지쳐 직접 방문한 관공서에서는, 오늘은 마감되었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는 건조한 안내를 받는다. 현실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가 기승이던 시절, 스마트폰을 피처폰처럼 쓰거나 쓰지 않던 사람들은 ‘QR코드’를 찍지 못해 식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가게 입구에서 연락처를 적었다가 모르는 이에게 연락을 받은 사람도 있고, 입장하고도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하지 못해 돌아간 이들도 있다. 한쪽에서 앱으로 백신 접종을 예약할 때, 한쪽에서는 동네 병원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야 했다. 지금도 명절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장 판매용은 티켓 자체가 많지 않거니와 창구도 겨우 한두 개만 열어둔다. 한국인 대다수가 개인 핸드폰을 쓰고 있지만 나이, 지역, 경제적 수준, 핸드폰 기종 등에 따라 각자 체감하는 공공 서비스 문턱의 높이는 천차만별이다. 빈부 격차나 세대 차이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문제도 있다. 5,000여 건의 민원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공공앱 ‘정부24’의 경우, 구글플레이 평점이 5점 만점에 1.7점이다. 시민들이 제법 활용하는 앱의 평점이 이 정도다.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도 자주 발생한다. 부처별, 지자체별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저마다 공공앱을 개발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존재 자체를 모른다. 담당자들도 출시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2017~2021년까지 폐기됐거나 폐기 예정인 공공앱만 총 635개, 개발비는 188억 원이 넘게 투입됐다. 이중 다운로드 횟수가 1회 미만 공공앱만 무려 267개다.이 문제들을 ‘공공 영역은 민간처럼 경쟁하지 않으니까’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사소한 짜증부터 시간 낭비, 개인정보 유출, 때로는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사고까지, 공공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민들이 일상에서 수시로 마주하는 공공 영역의 불편과 번거로움을, 과연 무엇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정부와 공무원의 관점으로 설계된 공공 데이터가 어떻게 사회 전반에 불편을 초래하고 차별을 만드는지, 이 과정에서 어떻게 사각지대가 생겨나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분석해야 하는지를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단계별로 보여준다. 알고리듬으로 대표되는 추천 시스템은 디지털 서비스의 기본이자 상식이다. 유튜브, 멜론, 넷플릭스, 쿠팡, 배달의민족까지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자동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왜 정부 서비스는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을까? 내게 적합한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정부 홈페이지 곳곳을 열심히 찾아 헤매는 걸로도 모자라 인터넷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을 찾아봐야 한다. 만약 공공앱이 쿠팡이나 배민만큼 쉽고 빨라진다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간편결제처럼 한번에 신청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 일상은 얼마나 편리해질까? 저자는 사회과학자로서의 지식과 공공 분야 데이터 과학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살려 이러한 질문에 충실히 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직은 생소한 ‘시빅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국내 저자의 첫 저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T 기술, 데이터, 행정 제도 등을 잘 몰라도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의 불편이 정부에겐 기회가 된다”10가지 키워드로 만나는시민을 위한 데이터, 시빅 데이터 사용법의 모든 것 이 책은 시빅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10가지 키워드로 구성되었다. 먼저, 1~3장은 시빅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다룬다. 1장 ‘기회’에서는 시빅 데이터가 어떤 역사적 배경을 통해 부상하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사례를 통해 공공 정책 영역에서 기술과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그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소개한다. 2장 ‘데이터’는 데이터 중심의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누구나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데이터 상식 세 가지를 다룬다. 3장 ‘권력’에서는 데이터와 정부 정책의 연결고리를 설명한다. 민주주의 사회, 복지국가에서 데이터는 정부라는 기계를 움직이는 일종의 기름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더 많은 데이터가 더 나은 정책을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왜곡된 데이터는 차별을 강화하는 정책을 만들고, 이 차별은 세대를 잇는 견고한 불평등을 만든다는 점을 살펴본다. 4장 ‘변화’에서는 시빅 데이터로 정부를 바꾸기 위한 기본 원리를 설명한다. 접근하기 쉬운 정부일수록 차별은 줄어들고, 기회는 늘린다. 이런 정부가 만드는 정책이라면 시민이 이해하고 따르기 쉽다.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정신적 피로도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다.5~7장은 이 책의 핵심을 담고 있다. 5장은 ‘인터페이스’를 주제로 공문서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정부와 시민이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접점이 바로 공문서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공문서를 쉽게 작성할 수 있을 때 정부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다. 6장 ‘인프라’는 정부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정부가 만들 수 있는 정책의 틀을 결정한다는 점을 소개한다. 많은 데이터가 아닌 필요한 데이터를 잘 모을 때, 시민의 필요를 미리 파악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7장 ‘피드백’의 경우, 보이지 않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정부가 다양한 시민의 불편함에 관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모을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개선 가능한 정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음을 주장한다.8장 ‘균형’은 공공 영역에서 개인정보를 포함한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 주의할 사항을 정리한다. 공공 영역에서 필요한 것은 파괴적 혁신이 아닌 안전한 혁신인 만큼, 민간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데이터를 다룰 의무가 있다. 정부가 가진 개인정보에는 시민 개개인의 연봉, 건강 등 민감한 정보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민감한 데이터일수록 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9장 ‘인재’는 공공 영역에서 데이터를 제대로 모으고 다루기 위해 어떤 인재를 모으고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 논의한다. 한 조직의 역량은 그 조직 구성원의 역량만큼 뛰어나다. 정부의 데이터 역량은 결국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데이터 역량에 달려 있다. 10장 ‘결론’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필요 없는 일은 하지 않고 필요한 일을 하는 정부, 잘해야 하는 일을 잘하는 정부가 탁월한 정부이자 시민이 원하는 정부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시간을 아껴주면 불평등이 줄어든다”식품 지원부터 투표 방식 변경, 인도(人道) 개선 프로젝트까지 시빅 데이터로 차별을 줄이고 기회를 늘리는 법 우리는 흔히 부자의 시간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의 상대적 가치는 가난한 사람에게 더 크다. 월급이 적으니 일을 많이 해야 하고, 고용 상태가 불안정하니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저자가 일하는 코드 포 아메리카에서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협력해 지역 주민들이 식품 지원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사례 중에 ‘겟캘프레시’가 있다. 주정부가 활용하는 복지 서비스 지원서에 질문할 필요가 없는 질문은 삭제하고, 반드시 물어야 하는 질문은 지원자가 가장 이해하기 쉽고, 실수하기 적은 방식으로 질문함으로써 무려 6배에 가까운 시간 단축을 이뤄낸 것이다. (본문 12p, 180p)미국 콜로라도주는 2014년 시험적으로 전면 우편투표를 도입했다. 굳이 투표소까지 올 필요 없이 자신이 편한 시간에 편한 곳에서 투표를 하고 그 결과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우편으로 보낼 수 있게 한 정책이다. 스탠퍼드대, 워싱턴대, UC버클리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 정책 도입으로 투표율이 8퍼센트 증가했다. 표수로는 90만 표에 가깝다. 정해진 날짜에 투표 장소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자 기존에 투표소를 찾기 힘들었던 청년, 노동자, 저학력자, 유색인종 집단에서 투표율이 더 높아졌다. 조지타운대 파멜라 허드와 도널드 모이나한 교수의 ‘행정부담 이론’에 따르면, 콜로라도주의 우편투표 정책 도입은 행정부담 중 ‘준수비용’을 줄여준 결과라 할 수 있다. (본문 147~148p)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워싱턴대 메이커빌러티 랩(The Makability Lab)은 접근성, 지속성, 교육에 관한 상호작용 기술을 개발한다. 이곳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는 중 기존의 인도(人道)를 장애인도 걷기 편한 길로 만든 ‘프로젝트 사이드워크’가 있다. 연구팀은 구글이 16년 전부터 수집한 방대한 거리 데이터인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실제 인도에서 휠체어를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구분 기준을 만들고, 그 패턴을 인공지능에게 훈련시킨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장애인에게 친화적인 인도와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한 결과, 시애틀 도심의 경우 무려 2,000킬로미터가 넘는 도로를 상세하게 조사할 수 있었다. (본문 260~261p) 이처럼 데이터는 시민을 통제하는 수단이기 이전에, 포용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이 겪는 문제는 그들의 목소리가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업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더 나은 상품을 만들 수 없듯,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새겨 듣지 않으면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없다. 드러나지 않는 시민의 고통을 찾아주는 데이터가 더 나은 정책을 만드는 데이터다.저자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정부가 데이터 과학을 잘 활용하려면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으로 대단한 공공 서비스를 만들어도 시민이 쓰기에 불편하면 무용지물이다. 물론 정부 서비스를 잘 만든다고 가난이나 불평등 같은 거시적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공공 서비스가 쉬워지면 더 많은 시민이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 외에도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에는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와 근거가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여러 국제기구와 각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 자료, 주요 매체에 실린 논문을 충실히 인용해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인 점 또한 돋보인다. 양적,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시빅 데이터 관련 자료를 찾기 힘든 현실에서, 이 책은 공공 분야 종사자들과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보고(寶庫)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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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믿음은 고양이가 있다는 것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의 믿음은 고양이가 있다는 것
    • 주부의벗사 지음, 양수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4-02-19

    고양이를 만나고 나는 나를 얻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살아있기에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우중충한 날씨, 고달픈 밥벌이, 이유 모를 외로움과 불안함.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지만, 왜 이렇게 희박하게만 느껴지는 것인지.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불운하게 느껴지는 일상 가운데 조금씩 혼란스러워지는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지켜봐 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다, 저렇다’ 가치판단을 넘어 그저 나의 ‘나’됨을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면, 조금이나마 덜 외로울 수 있지 않을까? ‘고양이’라서 가능한 존재의 위로 고양이들은 귀엽고 따뜻하고 복슬복슬하다. 게다가 약간 까칠하기까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이런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깜찍함에 열광한다. ‘집사’를 자처하고, 츄르를 가지고 다니며 환대하는 것이다. 왜 우리는 이토록 고양이를 좋아하는가? 인간에 비추어봤을 때, 어쩌면 고양이의 특성을 갖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귀엽고 따뜻하고 복슬복슬하고, 때로는 까칠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아닐까? 어쩌면 고양이의 조용하고 그윽한 몸짓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저렇게도 살아갈 수 있다, 괜찮다, 생각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함께하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있는 그대로의 ‘나’토라지로와 지내고 나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지요. 너무 애쓰지 않고 적당히 한다는 게 나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직도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무리하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그래야 부정적인 기분을 떨쳐낼 수 있을 테니까요. - 본문 중에서이 책은 고양이와 함께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양이와 함께 걸었던 집 앞마당, 함께 보냈던 가을, 기쁨과 슬픔의 순간들. 중요한 것은 ‘함께’였다는 것이다. 입을 열어 말을 꺼내야만 지속되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뛰어넘어 인간과 고양이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고양이는 눈 맞춤으로 인사하지 않는가. 그렇게 고양이의 시선 속에 머무르다 보면 인간은 점차 그저 ‘존재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솔직해진다. 반려묘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다. 고양이를 보살피는 ‘나’에 익숙해지고, ‘나’와 ‘너’의 다름을 구분하지 않는 고양이에게 익숙해지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건 고양이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당신에게 고양이는 어떤 존재입니까?’ 하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 건가요? 가족이라고 대답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족이라면 내 아이 같은 느낌일까요? 아니면 위로해 주는 부모 같은 존재? 혹은 사이좋은 형제자매? 본인의 상태나 심경에 따라 그때그때 대답이 바뀔 수도 있겠지요. 고양이와 지낸 뒤로 자기 자신이 변했다고 생각하는 주인도 있습니다. 반려묘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라는 생명을 책임지고 돌보면서 성장하는 사람 또한 많을 것입니다.“고양이를 위해 이렇게나 열심히 했어.”“내가 이렇게 잘 우는 사람이었나?”고양이의 존재 덕분에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 본문 중에서결국 ‘고양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라는 물음은 ‘나’를 관통한다. 당신은 당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고양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주듯, 내가 나를 챙기고 보살핀 적이 있나요? 우리는 타자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동시에, 내가 가장 ‘나’를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나요? 고양이들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나’의 감정을 잊고 산 지 오래되었다면, 이 책이 있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해박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고양이를 통해 ‘나’를 얻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이 하나의 믿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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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커버이미지)
    [문학]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 범유진.최유안.길상효 지음
    • 책폴
    • 2024-02-19

    공동 창작의 새로운 시도로 이루어 낸 흥미로운 앤솔러지 프로젝트! 세 명의 작가 x 모두를 위한 테마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 발 가까이 세계를 마주하는 책폴 청소년문학 ‘저스트 YA’ 시리즈 두 번째 책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공동 창작’에 관한 호기심과 모험심을 안고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세 명의 작가가 인물, 사건, 배경의 설계도를 함께 그려 나가며 1년여에 걸쳐 이야기를 완성한 소설집이다. ‘앤솔러지’라는 협업의 과정을 따로 또 같이 구축해 낸 서사는 시종 고른 호흡으로 촘촘히 흘러간다.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단단한 완결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앤솔러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세 명의 작가가 가닿은 키워드는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10대들이 찾아낸 ‘비밀 공간’이다. 하루가 다르게 실감하는 생태 환경의 위기, 방식이 달라질 뿐 끝없이 되풀이되는 폭력, 오해와 미움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작가들이 찾아낸 희망은 어떠한 모습일까? 2000년의 해진, 2018년의 하연, 2039년의 제니를 잇는 수상한 마을의 비밀은 마침내 또 다른 가능성이 된다. 2000년의 해진이 발견한 ‘음모와 은폐의 공간’은 ‘모른 척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전해져 끝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2018년의 하연이 간직한 ‘나만의 비밀 기지’는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과 구원의 상징이 되며 2039년의 제니가 맞닥뜨린 ‘반전과 배신의 공간’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면 삶에 다가오는’ 용기와 가능성을 일깨워 준 것이다. 이렇듯 나보다 더 큰 ‘우리’를 의연하게 확장해 나가는 10대들의 이야기는 어제와 오늘을 지나 내일에 다다른다. 책의 각 장 도입에 담은 그림작가 비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좀 더 생생하게 분위기를 이끌며, 작품이 끝나고 이어지는 작가 이자연의 ‘첫 번째 리뷰’는 독자의 이해를 한층 도우며 작품 안팎의 의미를 되새긴다. 하나의 공간 x 세 개의 시간 x 무거운 비밀 시간을 이어 온 세계 끝에서 발견한 비밀과 진실 그리고 희망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는 ‘소설’이라는 이름의 모험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책이다. ‘앤솔러지’라는 협업 과정을 처음부터 같이 직조해 낸다면? 각자 풀어 나간 서사가 하나의 세계로 책을 관통한다면? 그리하여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작가는 이야기의 얼개를 처음부터 함께 구상해 나갔다. 범유진 작가는 『아홉수 가위』『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등의 소설과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등 앤솔러지 소설집에도 활발히 참여하는 등 해가 갈수록 작품의 깊이와 넓이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최유안 작가는 단편집 『보통 맛』과 장편소설 『백 오피스』 등의 소설을 쓰고, 소설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국제 정세를 가르치고 있다. 길상효 작가는 그림책과 동화, 소설을 쓰고 번역도 하며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제10회 비룡소문학상, 제5회 웅진주니어그림책상을 수상하는 등 장르와 독자를 넘나드는 전천후 이야기꾼이다. 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딱히 세 작가의 ‘공통분모’라 여길 지점이 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들고, 마감을 하며 살아가는’ 작가의 삶을 연대하는 이들은 공통의 호기심과 두려움을 안고 첫걸음을 뗐고 그 어떤 작업보다 꼼꼼하게 서사를 설계하고 끈끈하게 서로를 독려하며 작품을 지어 올렸다. 범유진 작가는 2000년 7월을, 최유안 작가는 2018년 10월을, 길상효 작가는 2039년 8월을 배경으로 어느 가상의 마을에 10대들이 찾아낼 수 있는 공간을 숨겨 놓은 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살아 숨 쉬는’ 비밀을 독자들이 무리 없이 발견해 가도록 한다. 서로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는 궁극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생태적 환경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지속적인 갈등이 어떻게 우리를 뒤흔들고 다시 일으키는지에 관한 탐구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우리 사회의 문제들-왕따, 폭력, SNS, 비밀과 소문, 배신, 혐오-이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섬세히 다루고 있고 지금 우리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가장 긴급한 이슈인 ‘생태 환경 문제’도 주요하게 전제한다. 2000년에서 2018년, 2039년으로 해가 갈수록 생태 환경과 기후는 점점 위기에 처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은 당장 눈앞에 닥친 일상적 고민과 갈등에 뒤흔들린다. 숨 쉬고 살아가는 데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이 ‘뭔가 조금씩 엇나가고 있음’은 서서히 직감하게 되는 것이다. 지역 개발에 혈안이 되어 끝내 환경을 파괴한 댐 건설, ‘장마’라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거센 비, 바짝 마른 호수와 더는 피지 않는 꽃들과 죽어 가는 나무들……. 그러나 세상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사라지지 않는 무형의 흔적들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남는 법”이라는 작품 속 노인의 말처럼, 한순간 우리를 무너뜨리지만 끝내 다시 일으키는 존재들. 사랑이자 구원이자 희망일 수도 있는 그것을…… 우리는 마침내 무어라 부르게 될까. 10대의 비밀이 반짝반짝 빛나는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한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그럴 수 없게 만드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 자신이 당한 일을 고발하기 위해. 아이들이 괜찮지 않은 것을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_범유진 작가의 말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연을 따라가며 어쩌면 우리가 세상과 사람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과 함께,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생각과 감각 들이 세상에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세상이 더 넓고, 무엇보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랐습니다. _최유안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아픔을 넘어 사촌과 아랑의 아픔까지 마주해야 했던 해진에 이어 에피아의 아픔을 멀리서 안타까워하다가 자신의 곁에도 오래도록 위로받지 못한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손 내밀던 하연이 일으킨 파도가 제니를 떠밀어 어디론가 나아가게 했습니다. 이야기를 짓는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더 늦기 전에 제니에게 희망을 쥐여 주면서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_길상효 작가의 말에서 ‘그곳’을 알기 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된 세 주인공은 결심한다.물러서지 않기로, 모른 체하지 않기로. 소설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대가 변해도 낡은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2000년, 2018년, 2039년 총 세 개의 시간이 흘러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1장 ‘2000년 7월’은 여름 방학을 맞아 삼촌의 집에서 지내게 된 열여섯 살 해진의 이야기다. 해진은 자라면서 삼촌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고 삼촌과 엄마아빠의 사이도 썩 가깝지 않다. 그럼에도 삼촌 집에 내려오게 된 까닭은 엄마아빠가 해진에게 ‘손사래 칠 만큼’ 실망하게 된 사건 때문이다. 학업과 성적에 대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요해 온 엄마아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해진을 늘 못마땅해했다. 그러다 ‘원치 않는 사건’까지 개입하였다는 사실에 질색하고는 해진에게 잠시 혼자 떨어져 지내라는 유배 아닌 유배를 보낸 셈이다. 해진은 아빠에게 삼촌 집에 가면 또래의 사촌이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 막상 가 보니, 꽤 오랫동안 삼촌 혼자 지내온 듯 보인다. 마을 사람들도, 삼촌의 눈빛도, 구조가 독특한 집 구조도. 왠지 심상치 않은 동네라고 느끼는 가운데 해진이 무엇보다 가장 이상하다고 느낀 건 물이다. 평소처럼 손을 씻고 수건에 닦는데 어디선가 악취가 풍긴다.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맞은편 빈집도 수상하긴 마찬가지. 분명 삼촌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하면서 왜 ‘절대 저곳엔 들어가면 안 된다’고 못 박듯 말한 걸까. 이 모든 건 부모가 생각하듯 그저 ‘심약한 정신 상태’인 해진 개인의 문제인 걸까? 앞에서는 한없이 친절하다가도 동네 여기저기에서 삼촌을 흉보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해진에게도 들려온다. 각자의 이익에 따라 철저히 경계를 짓는 사람들, 끼리끼리 경멸과 혐오를 주고받는 사람들,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 그 때문일까, 애써 잊으려는 해진의 상처는 도무지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맞은편 빈집에 들어간 해진이 ‘비밀 공간’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하면서 일상이 뒤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겹겹이 쌓아 올린 퍼즐을 하나씩 풀 듯, ‘현재’의 해진과 ‘과거’의 해진과 해진이 발견한 ‘빈집의 아주 오래된 비밀’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는 입체적 서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2장 ‘2018년 10월’은 현실 안팎의 그림자를 알아 가면서 ‘비밀 공간’을 구해 내는 열여섯 살 하연의 이야기다. 하연에게, 모든 것의 시작은 인스타그램의 ‘하트’다. 이웃에 사는 단짝 은지가 갑자기 하트를 많이 받을 즈음이었다. 하연은 호기심에,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질투 어린 마음에 ‘자기만의 콘텐츠’를 골똘히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그려 올린 것이 바로 비밀 기지 입구다. 사실 이 공간은 하연의 집 지하에 있는데, 누가 봐도 평범한 지하실은 아니다. 비밀스러운 마법의 공간으로 가는 것처럼 생긴 입구를 지나 어둠 안에 숨어 있는 곳. 하연은 비밀 공간을 그저 모티프로만 가져와서 동굴처럼 처리하고 이것을 그림으로 활용해 보기로 한다. 아이돌 가수의 ‘하트’ 한 번으로 하연의 콘텐츠를 급속히 인기를 얻게 된 어느 날, 라이베리아라는 낯선 나라의 한 소녀가 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내온다. ‘Hello’라고 투박한 인사를 건넨 에피아가 궁금해서 하연은 아프리카를 찾아보았지만 낯설고 멀기만 한 곳이다. 사실 낯선 일들은 하연의 주변에도 끊이질 않는다. 가을인데 한여름 장마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고, 이렇게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건 사실 예사롭지 않다. 온난화로 곳곳에 빙하가 녹으면서 살 곳을 잃었다는 북극곰들, 잔뜩 열이 오른 지구, 점점 가라앉는 나라들. 하연과 에피아의 일상 안팎에는 지금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머릿속 가득 물음표를 띄우고 집에 돌아가던 어느 날, 하연은 집 근처를 돌아다니는 수상한 노인을 발견한다. 노인은 하연의 가족관계를 줄줄이 꿰뚫고 있는 것도 모자라 ‘하연만이 안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곳, 지하 공간에 대해서 묻는다. 분명 남몰래 숨겨 놓은 보물처럼 여겼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복잡한 의문이 늘어가는 하연에게, 에피아는 ‘너무 끔찍하고 잔인하고 아픈’ 자신의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비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하연의 비밀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다고. 에피아는 언젠가 하연에게도 자신이 그런 선물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된다. 에피아와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우연히 어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는데……! 서로 다른 비밀을 간직한 하연과 에피아는 ‘안전한 내일’에 가닿을 수 있을까? 동시대를 살아가는 하연과 에피아가 소통하면서 ‘지금 이곳’의 테두리를 넓혀 가는 이야기가 깊은 공감을 전하는 작품이다. 3장 ‘2039년 8월’은 새로운 희망을 안고 이사한 마을에서 상상 못했던 비밀을 맞닥뜨리는 열일곱 살 제니의 이야기다. 할머니네로 이사를 가면 제니는 덩굴장미 앞에서 사진부터 찍을 생각이었다. 덩굴장미가 가득한 그곳은 이제 제니가 살게 될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드넓은 호수가 나타나는 순간, 제니는 낯선 풍경에 당황한 채 말을 잃는다. 어릴 적 보아 온 호수는 간데없고 주위를 에워쌌던 초록도 생기를 잃고 바래 있는 것이다. 호수 반대편에 펼쳐지던 기억 속의 시골 풍경도 사라진 대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악취만이 호숫가에서 풍겨 오는 듯하다. 예상과 다른 일은 호수 말고도 더 있다. 자기만의 방이 생기는 줄 알고 좋아한 제니 앞에 ‘이모’라는 존재가 들이닥친 것. 차분하고 조용한 편인 엄마와 달리 이모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언제나 집 안을 분주하게 만들곤 하는데 제니는 이모에게 할머니 집이 머문 이 동네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를 듣게 된다. 조선시대에서부터 시작된 괴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건 댐 건설로 생긴 호수 바닥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체가 파묻혔다는 이야기. 댐이 들어선다는 걸 알고 온갖 폐기물을 갖다 버린 회사도 있고 사람까지 파묻어 버려서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는 이야기. 제니는 이모의 말을 들으며 할머니 집에 오던 날 호숫가에서 맡았던 ‘냄새’를 떠올린다. 혹시 그때 이 마을을 뒤덮었다던 냄새와 같은 것인지…… 제니는 잊고 있던 그 냄새가 밤새 주위를 감도는 기분에 휩싸인다. 제니는 전학한 학교에서는 철저히 ‘무존재’로 지내기로 다짐한다. 있는 듯 없는 듯 지내야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묵묵히 학교와 집을 오가던 어느 날, 자꾸 제니를 흘깃거리고 말을 붙이려다가 끝내 집 앞까지 찾아온 반 아이, 지오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오래전 할머니가 집을 비울 당시 이집에 살았다는 지오가 ‘지하 공간’에 두고 온 뭔가를 찾아야 한다며 제니에게 부탁한 것. 할머니 집에 그런 공간이 있었다니! 제니는 어른들 몰래 지오와 지하에 내려가고, 그곳에서 상상도 못했던 엄마의 비밀을 목격하는데……! 한 마을을 관통해 온 시대와 세대의 연결 고리를 통해 비밀과 희망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 향하는 탄탄한 밀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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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하여 (커버이미지)
    [인문]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하여
    •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 사이
    • 2024-02-19

    하늘거리는 우리의 옷자락 안에는 불안하고 우울한 인간이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의 고통은 방향을 잃은 불길처럼 뼛속 사이사이를 파고든다.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 안의 <서사>를 무시한 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우리는 망가진 신체가 퍼붓는 공격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같이 분투한다. 그러나 우리의 고통은 침묵 속에서 처참히 외면당한다. 하지만 우리의 질병엔 그만의 의미가, 삶의 서사가 숨겨져 있다. 여기서 문제는 몸이 아닌, <우리의 삶>이다.▣ 30년의 연구와 2천여 명의 환자들을 분석해 밝혀낸 <삶과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하여2017년에 한국을 방문해 특강을 하기도 했던 의료인류학과 국제보건, 사회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현재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국제보건 및 사회의학 교실(Department of Global Health and Social Medicine) 교수인 저자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30년의 현장 연구와 2천여 명의 환자들 사례를 추적 분석하여 <질병과 개인의 삶 간의 연관성>을 밝힌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스탠포드 의과대학에서 수학했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4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미국정신의학회 평생공로회원이다. 또한 학문적 차원에서 돌봄(care)의 문제를 연구한 세계적인 <돌봄 전문가>이기도 하다. 환자의 경험에 집중하고 <심각한 질병을 떠안은 채 살아가야 하는 삶의 실상과 그 고통>을 현장에서 본 시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이 책은 1988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여러 의과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의료인들은 물론 환자와 그 가족들까지도 세대를 뛰어넘으며 읽는 책으로 30여 년이 지난 2020년에 개정판이 출간될 정도로 의료계 전반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허리 통증, 관절염, 천식, 당뇨, 심장병, 암, HIV/AIDS, 만성통증, 만성피로, 우울증 등 만성적인 질환을 힘겹게 겪고 있는 20여 명의 환자들 이야기를 생생한 인터뷰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평생 <천식>을 앓아온 저자의 경험, 치매에 걸린 아내를 <10년간 간병>한 경험을 바탕으로저자는 50대 후반에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를 10여 년간 직접 간병한 경험, 자신이 평생 천식을 앓아온 환자로서의 경험, 또 대학병원과 대형 통증센터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오랜 기간 질병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환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수많은 의학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을 진료하게 되면서 <한 사람의 삶과 그의 질병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파헤치게 되었다. 저자는 환자 한 명당 수년에 걸친 상담과 이후의 추적 분석을 통해 결국은 <몸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즉 <문제는 우리 삶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이다.▣ 문제는 몸이 아닐 수 있다. 문제는, 바로 우리 삶이다질병, 그 중에서도 특히 만성질환은 한 사람의 삶과 궤도를 같이하며 그 사람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따라서 생물의학적 질환에 집중하기 이전에 그 사람의 <삶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 질병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앓고 있는 <질병에 숨겨진 의미>와 삶의 무게와 그 고통이 신체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 사람만의 <질병 서사(Illness Narratives)>를 이해하고, 그 서사를 <공감의 시선>으로 해석할 때 질병은 치유(heal)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십만 사람들의 인생 경험이 서로 다르듯이, 수십만 사람들의 질병 서사 역시 전부 다 다르다. 따라서 <각자의 삶이라는 텍스트> 속에서 그 사람만의 독특한 질병 서사를 파악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40살 생일에 시작된 급성천식으로 고통받는 변호사, 스스로 자신의 기도에 식염수를 들이부어 폐질환을 일으키는 젊은 학자, 6년 동안 8번의 수술을 받은 주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하반신 마비가 온 청년, 자기비하와 상사의 무시로 15년간 복통에 시달리는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20여 명의 환자들의 사례와 인터뷰> 소개 저자는 수많은 생물의학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의사들에게 <문제적 환자>로 낙인찍혀 점점 외면받는 그들의 고통과 호소에 귀기울이면서 그들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쳐 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별, 나이, 계층, 직업, 나라 등을 뛰어넘는 다양한 실제 환자 20여 명의 생생한 사례를 들려준다. - 가족들에게 허리 통증의 고통을 이해받지 못하는 나약한 성격의 파출소 부소장 (1장) - 법조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자괴감에 마흔 살 생일날 밤에 급성천식이 시작된 변호사 (5장) - 어린 시절 학대로 인해 스스로 기도에 식염수를 들이부어 병을 만드는 젊은 역사학자 (7장)- 6년 동안 8번의 수술을 받고 24개가 넘는 약을 처방받았지만 문제 환자로 낙인찍힌 주부 (9장) - 상사의 괴롭힘과 자기비하와 자기연민에 빠지면서 15년간 만성 복통에 시달리는 남자 (2장) - 아버지와의 승산 없는 싸움에 지쳐 급성 하반신 마비가 온 청년 (437쪽)- 39살의 나이에 다섯 자녀와 손주들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흑인 하층민 고혈압 환자 (5장) -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자유와 독립에 대한 갈망과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8년째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50대 주부 (3장) - 자신이 암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시스템 분석가 (9장) - 삶이 주는 절망감에 녹초가 돼버린 40대의 신경쇠약증 환자 (4장) - 소아 당뇨병을 앓기 시작한 이후 시력 상실과 다리 절단까지 하게 된 46세의 여성 (16장)-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때문에 큰 문제 없는데도 갑자기 세상을 떠난 60대 건축가 (11장)이외에도 병이 없는데도 병에 걸렸다고 확신하는 <건강염려증 환자들>, 거짓으로 질병을 만들어 내는 <뮌하우젠 증후군> 사람들, 질병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낙인과 수치심>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의사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환자들,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의 관계 때문에 번아웃에 빠지고 때론 고뇌하는 <의사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심리적 갈등이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신체화(somatization)>에 대해이 책에서 저자는 환자들의 통증과 신체적 고통의 원인으로 <신체화>를 지적한다. 신체화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생물의학적 원인이 없는데도 개인적이거나 인간관계에 관련된 <심리적 문제>가 신체적 고통이나 내과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병리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신체적 과정이 전혀 없는데도 삶의 문제에 대한 <무의식적 표현>의 일환으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신체화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직장, 가족, 경제적 상황, 인간관계 등과 관련된 개인의 삶을 둘러싼 갈등과 사회적 상황 및 환경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신체적 증상으로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꾀병과 달리, 진짜 신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자율 신경계와 신경 내분비 축, 대뇌 변연계가 활성화된다. 그 결과 몸의 생리작용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거나 수면 장애, 어지럼증, 손발 저림, 이명, 두통, 복부 불편감, 소화 불량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신체화의 현상이다. 스트레스 강도가 심할수록, 삶의 고통이 클수록 그 강도는 훨씬 세진다. 결국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까지 오고 마는 것이다. ▣ 환자의 문제인 <질병(illness)>과 의사의 관심인 <질환(disease)>의 차이에 대하여이 책에서 저자는 질병과 질환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질환>은 의사의 관점에서 보는 문제로, 환자의 신체 기능 장애나 생물학적 변화만을 일컫는다. 이때 신체는 의사가 의학이라는 특정한 이론적 관점에서 기술적으로 관찰하려는 대상이다. 반면 <질병>은 <질환을 앓으면서 살아가는 경험>으로, 환자와 그 가족, 더 넓게는 사회가 환자의 증상과 장애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이에 대응하며 살아가는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질병 경험은 병리학적이고 생리학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의사는 질병의 문제를 <좁은 범위의 기술적 문제>, 즉 <질환의 문제로 치환>해 버린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고통과 통증, 질병 속에 담긴 서사는 이해받지 못하고 외면당한다. ▣ 질병은 <삶의 고통이 몸으로 재현>되는 것, 세상을 향한 <은유적 표현>이다질병은 우리가 살면서 감내해야 하는 원치 않는 <부당한 고통>으로, 삶의 고통이 몸으로 재현된 것이다. 질병은 우리가 오롯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표현하는 <강력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이자 세상을 향한 우리만의 <은유적 표현>이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호소를 우리 몸이 질병이라는 수단을 통해 밖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은 교류와 소통과 관련 있으며 <사회적인 측면> 또한 강하다. 질병은 사회적 세계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따라서 그 세계를 구성하는 구조 및 절차와 분리될 수 없다. 따라서 질병 의미에 관한 연구는 한 개인의 경험뿐 아니라 사회 관계망, 사회적 상황, 다양한 사회적 현실을 담고 있다. 사회적 환경이 질병의 만성화와 증상 및 장애의 변화에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려면 삶을 구성하는 <관계의 거미줄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환자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 <질환의 치료>가 아닌 <질병의 치유>를 위해 그동안 의사들은 신체적 불편함은 인정했지만 <심리적 혹은 사회적 불편함>은 인정하지 않았다. 육체와 정신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 즉 질병의 <생물학적> 측면만이 진짜이고 생물학적 치료만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의료 시스템의 현대적 변화가 초래한 의도치 않은 결과 중 하나는 바로 의사의 관심을 질병 경험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전문 의료진에게서 만성질환자를 소외시키고,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큰 실존적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치유자(healer)의 기술(art)을 역설적으로 의사가 스스로 포기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의사는 <치료자>가 아닌 <치유자>가 되어야 한다.의사는 환자가 살아온 <삶>이라는 골치 아프고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그만의 특별한 맥락 속에서 환자를 대면해야 한다. 질환의 치료가 아닌 질병의 치유를 위해서는 그 사람만의 삶의 서사, 즉 그 속에 담긴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이해하고 환자의 <질병 경험을 인정>하는 것, 즉 환자의 경험에 권위를 부여하고 공감하며 듣는 행위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통증에 관한 연구는 생물의학적 설명과 더불어 사회과학적 해석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통증의 정치적, 경제적, 심리사회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삶엔, 우리의 질병엔 서사가 있다이 책에서 소개하는 환자들 증상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의미가 긴밀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질병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의미를 지니며, 그 속에는 우리만의 <삶의 궤적>이 담겨 있다. 증상과 질병의 이면에 숨어 있는, 특히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호소하는 <고통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결국 즉각 고통을 완화해주는 마약성 진통제보다 환자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의 경험을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 의미 중심의 <느린 의학(slow medicine)> 접근 방식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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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4-02-19

    이동건 작가의 전작 『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의 뒷이야기하지만 완전히 또 다른 이야기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벽히 살인을 완수하는 박종혁. 그리고 지금까지 종혁의 범행을 모두 알고 있지만 이를 빌미로 종혁을 쥐락펴락하며 그를 자신의 살인 병기로 이용하는 검사 이진수. 박종혁은 이진수에게 벗어나고자 최창길이라는 인물을 만나고 급하게 거사를 도모하지만, 이 또한 모두 누군가가 파놓은 완벽한 함정이었다.“지금 엎질러진 물을 담을 방법이 있어요. 그러니까 도와주겠다는 이야기예요.”배신 속에서 찾아온 또 다른 배신.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계획된 죽음과 그것을 이용하려 기다리는 사람들. 주변에는 다른 이가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며 자신의 눈과 입을 닫는다. 누군가의 빈자리를 두고 슬퍼하는 척을 하며 뒤에서는 웃음 짓는 사람들뿐이다.점점 더 큰 권력을 욕심내는 이진수를 주변에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었다. 거대한 그림자는 이진수를 향하고 그 그림자는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지금까지 한 거 깔끔히 치우고 조용히 꺼져라. 다 포기하고 사라지라는 협박이다.”몰아치는 권력에 대한 욕망과 뒤에서 피 냄새를 맡은 사람들, 돈과 거래. 이기적으로 연결된 얄팍한 관계, 선거와 음모.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더러운 판 위를 어른거리는 그림자들의 이야기.출간 전 영상화, 웹툰 계약 체결!전작을 잇는 미스터리 『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는 이미 출간 전에 영상화, 웹툰 계약까지 체결되어 화제가 된 이동건 작가의 장편소설 『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의 후속작이다. 작가는 전 편에서 다 펼쳐놓지 못한 그림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완전 범죄가 가능한 살인 병기 박종혁. 절대 그림자를 만드는 법이 없는 완벽한 킬러. 하지만 이제 자신은 검사 이진수에게 약점 잡혀 아무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며 지내는 신세로 전락하자 결국 이진수를 배신하는 막다른 상황으로까지 몰린다. 역겹고 치사한 냄새를 풍긴다오물과 살인의 냄새가 난다배신과 공포의 냄새가 느껴진다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린 함정. 빠져나오지 못한 나의 죽음 주위에는 온통 시체를 파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정치와 돈 그리고 각기 다른 내밀한 욕망을 위해 얽힌 관계들. 후속작인 『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는 전편에서 다룬 살인자 박종혁에서 확장되어 살인자 박종혁을 만들어낸 우리 사회와 그를 이용하는 또 다른 이들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작가는 박종혁이란 괴물을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성역, 정치와 범죄를 정면으로 독자들 앞에 꺼내놓는다. 올바르게 본다는 것본다는 것은 양심을 전제로 한 가치 판단을 전제하는 개념이다. 사회의 양극단에 위치한 두 남자, 박종혁과 이진수를 통해 작가는 단순히 스릴러와 미스터리만을 그리고 있진 않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지위나 부에 대한 선입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의 미명하에 애써 어두운 부분을 간과하고 또 외면하고 살아왔음을 아프게 꼬집는다. 정녕 우리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면을 인식하지 못한 것일까? 우리 모두가 눈을 감고 있어 그 누구에게도 어둠이 보이지 않았던 것인지를 날카롭게 묻는다. 그렇다면, 그들의 그림자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언제나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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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선순위의 법칙 - 돈, 일, 시간이라는 쳇바퀴를 멈추는 비밀 (커버이미지)
    [경제/비즈니스]우선순위의 법칙 - 돈, 일, 시간이라는 쳇바퀴를 멈추는 비밀
    • 스티븐 바틀렛 지음, 박은선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02-19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시간이 내가 가진 전부다!”흙수저, 빈털터리, 고졸 외톨이를25살 2600억 부자로 만든 단 하나의 원칙흙수저, 빈털터리, 고졸 외톨이의 삶을 살았던 한 18살 청년은 그로부터 7년 뒤, 그는 25살의 나이로 2억 달러(약 2,6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상장 기업의 CEO가 됐고, 일등석을 타고 해외 고급 호텔에 묵으며 출장을 다니고, 수백만 달러의 계좌,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남부럽지 않은 백만장자 셀러브리티가 됐다. 그의 이름은 스티븐 바틀렛(Steven Bartlett).『우선순위의 법칙』은 「포브스」 ‘세계 30대 이하 최고의 기업인 30’ 선정, 영국 《BBC》의 투자 지원 서바이벌 〈드래곤스 덴(Dragon’s Den)〉의 최연소 투자자 멘토, 전 유럽의 젊은 창업가를 위한 2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는 등 계속해서 성공 가도를 달리며 현재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기업인으로 꼽히는 스티븐 바틀렛이 ‘돈’, ‘일’, ‘시간’이라는 쳇바퀴를 멈추고, 계속해서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비밀을 담은 책이다.스티븐 바틀렛은 말한다.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 문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당신이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을 쓰는지 결정하는 것은 그 어떤 행동의 변화보다도 더 확실하게 인생을 바꿔놓을 것이다.” 『우선순위의 법칙』은 남을 위한 인생이 아닌, 나를 위한 인생을 위해 오늘의 1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삶의 우선순위를 돌아보니 돈, 일, 시간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출간 즉시 영국 아마존, 「선데이타임즈」 베스트셀러16만 독자의 인생을 바꾼 최고의 자기계발서『우선순위의 법칙』은 출간되자마자 영국 아마존과 「선데이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되며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멋진 삶을 살려면 넌 더 노력해야 해’ ‘마음의 열정을 따라서’와 같은 실체 없고 의미 없는 말 대신 쉽고 솔직하고 진솔한 말로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 스티븐 바틀렛의 이야기를 독자들은 ‘인생 책’이라고 열광했다. 아마존 리뷰는 2천 개, SNS의 책 제목 해시태그는 1천 개가 넘게 달렸다.스티븐 바틀렛은 18살 때 단돈 5만 원만을 들고 판잣집을 뛰쳐나오며 자신의 일기장에 네 가지 목표를 적는다. 백만장자 부자 되기, 멋진 차 끌기, 예쁜 여자친구와 연애하기, 식스팩 만들기. 그토록 원했던 목표를 이루고 삶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믿었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인생이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속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스물다섯 살의 내 마음은 생일 선물을 간절히 바라던 열두 살 시절의 불안정한 마음과 다를 바가 없었다.”‘성공하면 삶이 행복해진다’ ‘부자가 되면 더 인생이 펴진다’ 같은 달콤한 말만 믿었던 그는 앞만 보고 달리며 누구나 인정하는 사회적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점검하기 시작한다.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해서라도 꼭 이루고 싶은 마라톤 결승선 혹은 올라갈 가치가 있는 정상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자 그는 인생에서 돈과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어렵게 일궈낸 회사도 과감하게 그만둘 수 있었다.진정한 인생의 성공은 남들이나 사회적인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이를 하나씩 성취할 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스티븐 바틀렛의 이야기는 오늘도 어제처럼 SNS를 들여다보며 피드에 올라오는 멋진 사진들을 부러워하고, 나를 위한 추천 영상을 계속 클릭하며 남이 만든 알고리즘에 갇힌 삶을 사는 우리가 비로소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줄 것이다.“삶은 짧지 않다. 다만 헛되이 보내고 있을 뿐이다.”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20가지 방법 스토아학파 철학자 세네카는 말했다. “삶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라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셀카를 생각 없이 보고, 하찮은 가십거리에 몰두하고, 동영상 쇼츠를 하염없이 넘 보는 사이 시간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계속 흘러가고 만다. 그러나 삶의 우선순위가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쓰고, 시간을 자신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에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이처럼 진정한 성공은 시간을 사용하는 습관을 꼼꼼하게 감시하고, 시간을 절약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선순위의 법칙』에 담긴 스티븐 바틀렛의 솔직한 20가지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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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24-02-19

    “이 강의를 듣고 눈을 더 크게 뜨게 된 것 같다. 이제껏 받아 본 가장 독특한 훈련이었다.” _FBI 수사관“시각적 분석과 비판적 사고력을 연마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_미 국무부FBI, 영국 런던 경찰국, 미국 해군, 미 국무부, 포천 500대 기업 등에서15년간 요청해 온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강의!두 남자가 달리고 있다. 왼쪽의 백인은 제복을 입고 영국 경찰관들의 전통적인 경찰모를 쓰고 있다. 경찰관으로 보인다. 앞에 달려가는 흑인은 평상복 차림이다. 두 사람은 부서지고 낙서가 있는 콘크리트 건물 옆을 지나고 있고, 도시로 보이지만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본문 330-332쪽 참조)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은 백인 경찰이 도주 중인 흑인 범죄자를 쫓고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경찰관이 보인다고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가정할 수 없으며, 흑인이 어떤 죄를 저질렀다고 간주해서도 안 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쫓고 있다고 가정할 수도 없다. 사실은 둘 다 경찰관이다. 오른쪽 남자는 비밀수사관으로 둘 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용의자를 쫓는 중이다.이처럼 우리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거나 설명할 수 없다. 주관적인 해석에 의존하거나 고정관념에 의지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제대로 보지 않으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자칫 사람들과의 잘못된 의사소통을 겪게 된다. 이런 일들은 작게는 실수로, 크게는 한 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제대로, 모든 것을 꿰뚫어볼 수 있을까?FBI는 왜 미술관에 갔을까?_지각과 소통 기술을 기르는 새로운 방법미국의 심리학자 새뮤얼 렌쇼(Samuel Renshow)는 ‘제대로 보는 능력은 피아노를 치거나 프랑스어로 말하거나 골프를 잘 치는 것처럼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눈도 훈련을 받으면 더 잘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아무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시각 지능’은 개인의 관찰 범위를 확장하고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야의 관점을 갖도록 돕는다. 그리고 ‘미술’은 우리가 관찰력을 키우고 지각과 소통 기술을 연마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미술작품을 보고 어떤 상황인지 말할 수 있다면 날마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장면에 관해서도 말할 수 있다. 소파에 누운 나체의 여자 그림을 분석하는 방법을 공항이나 서점에서 무엇이 보이는지 설명할 때 사용할 수 있다. 기업 인사부장은 같은 기술로 면접 지원자를 잘 파악할 수 있고,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초등학교 교장은 교사진을 더욱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데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미술은 우리에게 복잡한 상황뿐 아니라 단순해 보이는 상황까지 분석할 기회를 준다. 단순하고 일상적이고 낯익은 상황일수록 특이한 요소를 알아채기가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복잡한 세상에 단련된 탓에 낯설고 혁신적이고 긴급한 상황만이 우리의 주의를 끈다. 이제 우리는 경험과 직관에만 의존하고 성공을 좌우할 수 있는 미세한 차이와 세세한 부분은 더 이상 찾아보지 않는다.그러나 누구나 볼 수 있다고 모두가 같은 것을 보지는 않는다.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주시하는 능력은 기회를 잡고, 위험을 피하는 방법일 뿐 아니라 삶을 변화시킨다. 미술은 이런 변화를 가능케 한다._관찰하지 않는 순간, 모든 기회는 사라진다드레스의 짙은 파란색을 보았는가?두 겹으로 된 흰색 레이스 소매를 보았는가?가슴에 달린 파란색과 검은색과 흰색의 줄무늬 리본을 보았는가?목에 감긴 여섯 줄의 진주목걸이를 보았는가?턱이 여러 겹이고 보조개가 팬 것을 보았는가?붉은색 의자 덮개를 보았는가?짧고 정갈한 손톱을 보았는가?왼손 약지의 반지를 보았는가?손에 든 천도복숭아를 보았는가?하나는 아직 가지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는가? 이 그림에서 사람들은 가장 강렬한 특징 하나를 자주 놓친다. 바로 모델이 앉아 있는 마호가니 테이블이다. 테이블을 보았는가? 테이블은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절묘한 솜씨가 담긴 부분으로, 화가의 기교를 입증하는 증거다. 화가는 이 테이블에 부인의 피부와 손가락과 소매 레이스의 정교한 문양, 심지어 천도복숭아의 비친 모습까지 묘사했다. (본문 125-127쪽 참조)테이블은 그림의 아래쪽 3분의 1이나 차지한다. 이렇게 큰 부분을 놓치기란 불가능해 보이지만 대다수 사람이 미처 보지 못한다. 실제로 우리는 크든 작든 무수한 상황에서 ‘마호가니 테이블’을 놓치고, 그 사이 평범한 장면에 숨은 중요한 정보를 놓친다. 미세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놓치면 자칫 그 부분이 연결해 줄지 모를 다른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나뭇결과 드레스의 레이스, 손에 들린 천도복숭아 줄기까지 비치는 테이블에 왼손 약지의 반지는 보이지 않는다. 테이블에 비친 모습을 재현하는 데 공을 들인 화가가 반지는 어쩌다 누락했는가? 삶의 비밀은 아주 작은 정보를 통해 드러날 때가 많다. 중요한 것을 보는 법을 배우면 세상도 달라진다. 어느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말라.사실과 허구, 객관과 주관 사이_생각한 내용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말하라남이 못 보는 무언가나 모든 것을 바꿔놓을 만한 무언가를 보는 것은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뛰어난 관찰력과 분석력이 있어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으면 우리에게든 남에게든 아무런 소용이 없다.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시간을 다 쓰고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우리뿐 아니라 다른 누구도 혜택을 보지 못한다. 사업가 조 렌티니는 한 레스토랑에서 술을 주문하며 웨이트리스에게 와인에 관해서는 잘 모르니 대신 골라 달라고 부탁했다. “웨이트리스가 메뉴판의 와인 한 병을 가리켰어요. 마침 돋보기가 없어 얼마냐고 물으니까 ‘삼십칠 오십’이라고 하더군요.” 메뉴판 첫 장에 ‘50달러 미만 와인 50종’이라는 제목이 굵은 글씨로 적혀 있던 터라 그는 영수증에 37.50달러가 아니라 3750달러라고 적힌 것을 보고 경악했다. 달러와 센트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오해의 여지가 있다. ‘삼천칠백오십 달러’라고 말했다면 오해가 전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에 있던 그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에는 와인 수백 종의 가격이 달러 표시나 소수점, 쉼표도 없이 나열되어 있었다. ‘900’은 900달러일까, 9달러일까? 리스트에 있던 와인 500종 가운데 1000달러가 넘는 와인은 17종밖에 없고 3750달러가 넘는 와인은 한 종뿐이었다. 당시 상황을 수습하러 나왔던 매니저는 웨이트리스가 손님에게 500종 중 두 번째로 비싼 와인을 가져다준 사실을 알았다. (본문 252-254쪽 참조)구체적인 소통은 중요하다. 구체성은 잘못된 의사소통을 막아줄 뿐 아니라 더 큰 성공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소통할 때는 가정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사람들은 뭔가를 말하기 두려워한 나머지 사실이 무엇인지를 자주 망각한다. 사실은 증명된 진실이지 의견이 아니다. 생각한 내용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말하라.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여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통의 부족과 잘못된 소통으로 인해 사라진 증거, 날아간 기회, 잃어버린 사랑을 비롯해 피할 수도 있었을 문제가 발생한다.보는 만큼 인생이 바뀐다!변호사이자 미술사가인 저자는 ‘지각의 기술(The Art of Perception)’이라는 강의로 TED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고, 실제로 15년간 FBI, 미 국무부, 법률회사, 도서관, 병원, 대학, 포천 500대 기업, 연예기획사, 노동조합, 교회 등 수십여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시각적 분석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연마하도록 도왔다. 그 강의를 고스란히 옮긴 《우아한 관찰주의자》는 그 훈련법을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줄 것이다. 그렇게 당신이 세계를 관찰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_보이는 것을 무시하지 마라 모든 답은 눈앞에 있다혹여 이 책에 나오는 어떤 그림이 당신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림을 보면서 불편해지는 것은 괜찮다.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괜찮다. 다만 존재하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상상도 못할 일을 상상하고, 말하지 못할 일을 말해야 할지라도 주어진 장면을 보이는 그대로 믿어야 한다. 경고신호를 발견하고도 ‘그럴 리 없다’는 이유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배가 가라앉을 리가 없다는 믿음이 타이타닉 호의 비극을 불러 왔다. 리먼 브라더스처럼 큰 기업이 망할 리가 없다는 믿음이 파산을 불러 왔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매일 상상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지므로 불쾌하거나 고통스럽거나 충격적인 사실을 그냥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 이치에 맞거나 우리의 삶과 연관이 있어야만 평가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 상황과 불편한 상황, 두 가지 모두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일상에서 벗어난 미술을 관찰하여 불확실한 삶을 건너는 기술로 변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세상을 비판적인 눈으로 다르게 보자고 선택할 때, 스스로 특출해지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당신이 눈을 뜨고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바라보길 바란다. 분명 눈이 감겨 있다는 사실도 몰랐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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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해지면 디저트를 맛보아요 - 빵순이의 우울 극복법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울해지면 디저트를 맛보아요 - 빵순이의 우울 극복법
    • 한혜령 지음
    • 좋은땅
    • 2024-02-19

    때로는 다양한 필링이 가득한 타르트를 맛보고, 때로는 완벽한 균형의 부드러운 브라우니를 맛보고, 때로는 환상의 맛을 자랑하는 카이막을 맛보고. 다양한 디저트를 먹으며 즐기는 내 인생! 오늘도 나는 선결제한 나의 우울을 결제 취소했다.직장인에게 가장 기쁘면서도 슬픈 월급날, 그날은 유독 들뜨는 기분보다 오히려 차분해지는 느낌을 먼저 받았다. 퇴근을 하고 나서도 덤덤한 기분을 유지했지만 우울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은 채 곁을 맴돌았다. 월급날 나는 우울을 선결제해 버린 것이다. 마음대로 선결제해 버렸지만 결제 취소는 내 의지대로! 우울을 결제 취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울 탈출기!마음대로 선결제 되어 버렸지만, 뭐 어때?결제 취소는 내 의지대로!슈톨렌, 크레프, 에끌레르, 카이막, 모닝빵… 우울해지면 디저트를 맛보아요!《우울해지면 디저트를 맛보아요》는 달콤하고 평범한 어느 월급날 찾아온 불청객 ‘우울’. 이 우울을 극복하기 위한 우울 탈출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총 3부 절망 편, 희망 편, 초월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 안에는 저자가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다양한 디저트에 빗대어 서술한다. 유언장을 쓴다거나, 청소를 한다거나 무작정 외출을 감행하는 등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현대인에게 우울이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연예인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연예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인터넷 기사를 쉽게 접해 볼 수 있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우울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디저트’를 선택했다.‘우울을 이겨 내기 위한 방법이나, 우울을 표현할 때 디저트로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의 시작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참 다양한 상황이 그녀를 우울하게 만들었지만, 또 다양한 행동이 그 우울을 이겨 내게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우울해지면 디저트를 맛보아요》에 담았다.때로는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힘듦이 덜어지기도 한다. 또 책을 읽으면서 책 속 인물의 갈등이 해결되는 장면을 보면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 것마냥 기뻐하기도 한다. 이제 현대인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이 ‘우울’이라는 불청객을 저자는 어떻게 이겨 냈는지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고 싶다 말한다.각자마다 우울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누군가에게 열 가지 중 하나의 도움이 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평범한 나도, ‘우울’을 경험했고 극복했고, 극복하고 있다고.그러니 여러분도 우울을 결제 취소하는 그날까지 함께 걸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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