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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인학교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하인학교 1
    • 김이은 지음
    • 오르트북스
    • 2024-02-19

    전에 없던 상상력, 거대한 이야기의 힘“상황을 장악하는 작가” 김이은 신작 장편소설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울타리를 허무는 무규정 소설 브랜드 오르트북스(Oort Books)의 첫 소설 『하인학교』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상황을 장악하는 작가”(문학평론가 김윤식)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김이은 작가의 신작이다. 끊임없이 소외된 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김이은 작가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단단해졌다. 부와 계급의 그늘을 조명하는 『하인학교』는 전에 없던 상상력과 거대한 이야기의 힘이 높은 밀도로 응집된 소설이다. 『하인학교』의 육중한 문을 여는 순간, 삶의 새로운 장이 시작될 것이다.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된다오직 일 등만 살아남는다다난한 삶을 뒤로하고 남몰래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서정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사기와 횡령 그리고 살인 혐의를 받게 된 것. 두려움에 휩싸인 그녀는 어릴 적 친구 이진욱의 조언대로 ‘하인학교’를 찾아간다.고급 리조트 솔라즈를 외부와 구분 짓는 측백나무 숲 한구석, 지하에 숨겨진 하인학교는 재벌가의 저택이나 육성급 호텔처럼 화려하면서도 오래된 고시원처럼 음습한 곳이다. 하인학교 학생들의 목표는 하인으로 들어가 재벌가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데…….이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일 등으로 졸업해야 한다. 그래야만 삶을 뒤집을 수 있으니까.부와 계급의 그늘을 응시하는 비밀스런 시선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치닫는 전복의 서사하인학교 입학생은 모두 빛을 잃은 존재다. 집안이 풍비박산되어 도피 생활을 하다 남은 가족을 모조리 잃고, 사탄 같은 아비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자라 그 아비를 죽이고,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한 이에게 배신당해 복수의 칼날을 품고, 재난으로 부모를 잃고 얻은 상처를 또 누군가에게 난도질당한 이들이다. 행복도, 영광도, 희망도 남지 않았기에 이들은 하인학교에 당도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비로소 빛이 닿는 미래를 꿈꾼다.“스스로에게서 예상치 못한 것을 상상해봐. 미래는 아직 비어 있으니까.”(1권 55쪽)이들의 목표는 재벌이다.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왕자의 품에 다소곳이 들어가 평안을 취하는 일이라면, 하인학교의 방식은 왕자의 삶을 잠식해 왕좌를 거머쥐는 일이다. 평생을 하인처럼 살아온 하인학교 학생들은 재벌가에 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기른다. 한 줄기의 자연광도 닿지 않는 그늘진 지하에서, 누구도 쳐다보지 못할 만큼 밝고 높은 곳까지 올라서기 위해 분투한다. 이들은 곧 가장 낮은 바닥까지 떨어진 이들만이 나락을 발판 삼아 가장 높은 곳까지 도약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만약 일 등이 되지 못하고 탈락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1권 58쪽)하지만 삶을 전복할 기회를 얻는 건 단 한 명의 졸업생뿐. 졸업생에게 하인학교는 눈부신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지만 남은 학생들에게 하인학교는 그나마 딛고 서 있던 허름한 발판마저 앗아가는 지옥의 어귀다. 교과과정 중 탈락한 학생들은 고요히 사라질 뿐이다.교과과정이 끝나면 하인학교는 졸업생이 타깃에게 접근해 재벌가의 주인이 되는 모든 과정에 개입한다. 졸업생이 처절한 훈련으로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정상에 올라설 수 있도록 전방위로 조력한다. 부를 기준으로 세워진 계급의 벽을 부수어내는 프로젝트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몰아닥치는 거센 욕망의 풍랑문을 열어 부딪히며 나아가는 일하인학교에 입학한 한서정은 육중한 문을 연속해서 맞닥뜨린다.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문 앞에 자꾸만 놓인다. 선택지는 세 가지. 문을 열고 나아가거나, 열지 않고 돌아서거나, 무엇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문 앞에 서 있거나. 그럴 때마다 한서정은 아버지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그에게 대답하듯 나아가는 선택을 한다.“풍랑이 몰려와서 산만큼 큰 파도가 닥치면 피하면 안 돼. 뱃머리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나아가야 해. 그래야 배가 안 넘어져.”(1권 112쪽)그렇게 여러 겹의 문을 열고 나아가며 한서정은 풍랑에 휩쓸리듯 크게 변한다. 안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는 점차 바깥으로 분출된다. 모든 걸 찌를 듯 날카로워진 생존본능이 걷잡을 수 없는 욕망으로 자라난다. 혼돈에 빠진 한서정은 졸업생 전금희를 바라본다. 하인학교의 자랑인 전금희는 재벌가에 파고들어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 한서정의 미래다.“전금희는 스스로 괴물이 되어간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한번 이 길로 들어선 이상 다시는 유턴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았다.”(2권 88쪽)계급의 벽을 부수고, 그 안쪽으로 들어서려는 이들의 삶은 어떤 모양일까. 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한서정은 날카롭게 찌르는 질문들을 곱씹되,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부딪치며 나아가는 배만이 항해를 멈추지 않을 수 있으니까. 표류하지 않으려면 종착지가 어딘지 모르더라도 나아가야만 하니까. 『하인학교』는 끝없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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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인학교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하인학교 2
    • 김이은 지음
    • 오르트북스
    • 2024-02-19

    전에 없던 상상력, 거대한 이야기의 힘“상황을 장악하는 작가” 김이은 신작 장편소설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울타리를 허무는 무규정 소설 브랜드 오르트북스(Oort Books)의 첫 소설 『하인학교』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상황을 장악하는 작가”(문학평론가 김윤식)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김이은 작가의 신작이다. 끊임없이 소외된 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김이은 작가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단단해졌다. 부와 계급의 그늘을 조명하는 『하인학교』는 전에 없던 상상력과 거대한 이야기의 힘이 높은 밀도로 응집된 소설이다. 『하인학교』의 육중한 문을 여는 순간, 삶의 새로운 장이 시작될 것이다.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된다오직 일 등만 살아남는다다난한 삶을 뒤로하고 남몰래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서정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사기와 횡령 그리고 살인 혐의를 받게 된 것. 두려움에 휩싸인 그녀는 어릴 적 친구 이진욱의 조언대로 ‘하인학교’를 찾아간다.고급 리조트 솔라즈를 외부와 구분 짓는 측백나무 숲 한구석, 지하에 숨겨진 하인학교는 재벌가의 저택이나 육성급 호텔처럼 화려하면서도 오래된 고시원처럼 음습한 곳이다. 하인학교 학생들의 목표는 하인으로 들어가 재벌가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데…….이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일 등으로 졸업해야 한다. 그래야만 삶을 뒤집을 수 있으니까.부와 계급의 그늘을 응시하는 비밀스런 시선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치닫는 전복의 서사하인학교 입학생은 모두 빛을 잃은 존재다. 집안이 풍비박산되어 도피 생활을 하다 남은 가족을 모조리 잃고, 사탄 같은 아비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자라 그 아비를 죽이고,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한 이에게 배신당해 복수의 칼날을 품고, 재난으로 부모를 잃고 얻은 상처를 또 누군가에게 난도질당한 이들이다. 행복도, 영광도, 희망도 남지 않았기에 이들은 하인학교에 당도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비로소 빛이 닿는 미래를 꿈꾼다.“스스로에게서 예상치 못한 것을 상상해봐. 미래는 아직 비어 있으니까.”(1권 55쪽)이들의 목표는 재벌이다.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왕자의 품에 다소곳이 들어가 평안을 취하는 일이라면, 하인학교의 방식은 왕자의 삶을 잠식해 왕좌를 거머쥐는 일이다. 평생을 하인처럼 살아온 하인학교 학생들은 재벌가에 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기른다. 한 줄기의 자연광도 닿지 않는 그늘진 지하에서, 누구도 쳐다보지 못할 만큼 밝고 높은 곳까지 올라서기 위해 분투한다. 이들은 곧 가장 낮은 바닥까지 떨어진 이들만이 나락을 발판 삼아 가장 높은 곳까지 도약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만약 일 등이 되지 못하고 탈락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1권 58쪽)하지만 삶을 전복할 기회를 얻는 건 단 한 명의 졸업생뿐. 졸업생에게 하인학교는 눈부신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지만 남은 학생들에게 하인학교는 그나마 딛고 서 있던 허름한 발판마저 앗아가는 지옥의 어귀다. 교과과정 중 탈락한 학생들은 고요히 사라질 뿐이다.교과과정이 끝나면 하인학교는 졸업생이 타깃에게 접근해 재벌가의 주인이 되는 모든 과정에 개입한다. 졸업생이 처절한 훈련으로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정상에 올라설 수 있도록 전방위로 조력한다. 부를 기준으로 세워진 계급의 벽을 부수어내는 프로젝트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몰아닥치는 거센 욕망의 풍랑문을 열어 부딪히며 나아가는 일하인학교에 입학한 한서정은 육중한 문을 연속해서 맞닥뜨린다.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문 앞에 자꾸만 놓인다. 선택지는 세 가지. 문을 열고 나아가거나, 열지 않고 돌아서거나, 무엇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문 앞에 서 있거나. 그럴 때마다 한서정은 아버지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그에게 대답하듯 나아가는 선택을 한다.“풍랑이 몰려와서 산만큼 큰 파도가 닥치면 피하면 안 돼. 뱃머리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나아가야 해. 그래야 배가 안 넘어져.”(1권 112쪽)그렇게 여러 겹의 문을 열고 나아가며 한서정은 풍랑에 휩쓸리듯 크게 변한다. 안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는 점차 바깥으로 분출된다. 모든 걸 찌를 듯 날카로워진 생존본능이 걷잡을 수 없는 욕망으로 자라난다. 혼돈에 빠진 한서정은 졸업생 전금희를 바라본다. 하인학교의 자랑인 전금희는 재벌가에 파고들어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 한서정의 미래다.“전금희는 스스로 괴물이 되어간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한번 이 길로 들어선 이상 다시는 유턴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았다.”(2권 88쪽)계급의 벽을 부수고, 그 안쪽으로 들어서려는 이들의 삶은 어떤 모양일까. 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한서정은 날카롭게 찌르는 질문들을 곱씹되,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부딪치며 나아가는 배만이 항해를 멈추지 않을 수 있으니까. 표류하지 않으려면 종착지가 어딘지 모르더라도 나아가야만 하니까. 『하인학교』는 끝없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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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리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하트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리퀄
    •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선 옮김
    • 에이치
    • 2023-04-14

    “당장 저자의 목을 쳐라!” 뉴욕 타임스 분야 베스트셀러 1위세계적 베스트셀러 <루나 크로니클> 작가 마리사 마이어 최신작이번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하트 여왕’이다!제빵사를 꿈꾸던 귀여운 소녀는 왜 심장을 잃었을까?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하트 여왕’ 이야기<하트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하트 여왕이 어떻게 참수형을 즐기는 냉혹한 미치광이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프리퀄(원작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속편) 스토리다.작가 마리사 마이어는 신데렐라, 빨간 모자, 라푼젤, 백설공주 등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동화 속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한 SF 로맨스 판타지 <루나 크로니클>로 데뷔하여 전 세계 독자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작가의 최신 화제작 <하트리스>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필력과 더불어 원작을 뛰어넘는 재미와 중독성으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분야 베스트 1위에 오르는 등, 전작을 뛰어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하트 왕국 최고의 제빵사이자 베이커리를 여는 게 평생 꿈인 귀여운 소녀 캐서린 핑커튼. 우유부단한 하트 왕의 구애와 정체 모를 왕궁 조커에게 향하는 신비한 끌림 사이에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그 선택이 만들어낸 운명은 어떻게 캐서린의 심장을 잃게 만들까. 이제 하트 여왕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다!“저에겐 당신의 심장이 필요합니다.”베이커리를 꿈꾸는 당찬 귀족 아가씨 캐서린미스터리에 둘러싸인 궁정 조커 제스트빵과 디저트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베이커리를 여는 것이 목표인 밝고 당찬 귀족 아가씨 캐서린. 유독 계산이 빠른 하녀 메리 앤과 평생 친구로 지내며 미래에 둘이 같이 빵집을 열기로 약속한다. 어느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난 캐스는 방에 레몬 나무가 자라난 걸 발견하고, 그 레몬으로 세상에 둘도 없는 레몬 타르트를 만들어 왕에게 선물한다. 그날 밤 하트의 왕이 주최하는 무도회에 초대된 캐스는 무도회장에서 모든 것이 미스터리에 둘러싸인 궁정 조커 제스트와 만난다. 조커의 공연에 넋을 놓고 즐기던 캐서린은 갑작스런 왕의 구애에 정원으로 도망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녀를 깨운 건 신비로운 궁정 조커 제스트. 그의 레몬 색 눈빛을 본 순간, 캐서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알 수 없는 운명적 끌림을 느낀다.하트 왕의 구애와 궁정 조커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서린에게 어느 날 밤, 제스트가 창문을 두드리며 찾아와 모자장수의 다과회로 초대한다. 한껏 깊어진 둘의 관계 속에서 미스터리한 조커 제스트는 머뭇머뭇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저에겐 당신의 심장이 필요합니다.”“큰까마귀는 왜 책상하고 닮았을까요?”고양이 체셔와 회중시계 토끼, 가짜 바다거북에서 미치광이 모자장수까지‘앨리스’에 등장하는 모든 수수께끼와 비밀이 드러난다!<하트리스>는 단순히 하트 여왕의 소녀 시절 이야기만을 다룬 내용이 아니다. 원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그 속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와 수수께끼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한껏 상상력을 발휘해 펼쳐놓았다.순간순간 사라졌다 나타나는 고양이 체셔는 사실 하트 왕국의 소문 퍼트리기 대장이었고, 토끼의 회중시계는 조커 제스트의 모자 속에서 나온 선물이었다. 음식에 후추를 잔뜩 뿌리는 공작 부인은 캐서린의 어릴 적 소꿉친구였으며, 신세를 한탄하던 바다거북은 주인공 캐서린이 참가한 베이커리 경연대회에서 의문의 호박 케이크를 먹은 부작용으로 망아지 머리와 발굽, 꼬리를 가진 가짜 바다거북이 되었다. 제스트와 비밀을 공유하는 모자장수가 미치광이가 된 사연에는 캐서린이 심장을 잃게 된 무시무시한 비밀이 함께 숨어 있다.그렇다면 원작에서 나온 유명한 수수께끼 “큰까마귀는 왜 책상하고 닮았을까요?(원작에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의 정답은 무얼까? 모자장수의 설명을 빌리자면 이 질문은 ‘이상한 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온 수수께끼로 답이 하나가 아니다. 큰까마귀가 책상하고 닮은 이유가 궁금하신 분은 <하트리스>에서 모자장수가 주최하는 다과회에 참석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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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1 제15회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1 제15회
    • 한이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04-14

    추리소설적 완성, 최고의 단편에 수상하는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제15회 수상작, 한이 한국 유일의 추리문학상인 한국추리문학상은 1985년 제정되어 35년간 한국 추리문학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특히 2007년부터 단편 부문인 ‘황금펜상’을 신설하여 최고의 추리적 재미와 소설적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을 선정하여 수상하고 있다. 나비클럽은 2020년에 제1회부터 제15회까지의 황금펜상 수상작 열두 편을 담은 특별판을 출간하였으며, 올해부터 매년 한 해의 추리문학의 성과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한국 추리문학의 부흥을 위하는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을 출간한다.2021년 제15회 황금펜상 수상작으로 한이의 가 선정되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공유하며 서로를 구속하는 모자 관계를 다룬 이 작품은 “소설의 주제만큼이나 그 형식적 구성, 치밀하게 이어진 이야기 전개가 빼어난 흡인력을 보여준다.”는 심사평과 함께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되었다. 지난 1년간 발표된 단편 추리소설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발하는 이번 황금펜상 본심에 오른 총 여덟 편은 미스터리의 하위 장르가 가지는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수작(秀作)들이다.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라는 공통 과제가 제기되고 있는 지금, 독자들은 이 수상집을 통해 빼어난 한국 추리문학의 수준과 역동하는 장르문학계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와 나, 두 사람 모두 같은 감방에 갇힌 수형자들이었다.”제15회 황금펜상 수상작 한이의 는 ‘어머니는 죽어가고 있었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야기는 여러 시간의 에피소드를 오가며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둘러싸고 어머니와 주인공의 기묘한 심리를 흥미롭게 엮어간다. 심사위원은 “인물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파편적인 정보들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짜 맞추어 나가게 한다는 점에서 독자를 자연스럽게 미스터리의 참여자로 초대한다.”고 평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는 젊은 시절 연단에 선 목사를 향해 기계적으로 박수 치던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다가 졸지에 ‘예수쟁이’라 괴롭힘 당하던 소년 시절의 과거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그때는 “술을 마시는 양이 갈수록 늘어나 왜소증 걸린 아이처럼 조금씩 쪼그라드는” 아버지도 아직 살아있던 때다. 한이는 작가노트에서 “불편하지만 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있다. 기억을 공유한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이야기. 소설가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비수처럼 박히는 이야기.”라고 이 작품에 대한 수상 소회를 밝혔다. 감정이 배제된 건조한 문체와 비정함을 통해 인간의 억눌린 이면을 표현하는 한이의 하드보일드적인 특징이 가슴 저린 주제로 극대화된 작품이다. 가족 안에 감추어진 살의와 암묵적인 공모의 문제를 미스터리로 형상화한 이 소설은 오랜 시간 추리소설가로서의 벼려온 한이 작가의 내공이 빚어낸 수작이다. 본심에 올라온 또 다른 작품인 에서도 “정통 하드보일드 장르를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클래식하게 재현했으며 두 소설의 수준이 고를 뿐 아니라 추리 단편소설로서의 형식적인 완성도나 장르적 즐거움의 전달이라는 목표를 잘 달성하여 심사위원들의 믿음을 더하기에 충분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2021년 한국 추리문학,장르가 품을 수 있는 무한의 다양성을 실험하고 개척하다!올해 본심에 오른 총 여덟 편은 미스터리의 하위 장르를 다양한 작가 스타일과 주제 및 소재를 활용해 높은 수준에 이른 작품들이다. 각각의 작품을 동일한 기준에 두고 우열을 논하기는 어려우며, 저마다의 개성을 인정하도록 만드는 힘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추구는 한국 추리문학의 활기로 이어질 것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2 제16회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2 제16회
    • 김세화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04-14

    2022년 제16회 황금펜상 수상, 김세화의 <그날, 무대 위에서>“범행을 저지른 심리적 동기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서사적 답변”_심사평 중에서올 한 해 발표된 단편 추리 소설을 대상으로 장르적 결실과 문학적 성취를 이뤄낸 작품들을 뽑아 가장 뛰어난 작품에 황금펜상을 수여하고 나머지 여섯 편을 우수작으로 가려냈다. 황금펜상 수상작과 개성 넘치는 다양한 추리 단편 우수작이 담긴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되었다. 이번 황금펜상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문예지와 단행본에 발표된 단편 추리 소설들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 윤자영. 조동신, 홍성호, 한새마, 박상민, 김재희, 한수옥의 예심을 거쳐 문학 평론가 백휴, 박광규, 박인성 평론가가 본심을 진행했으며, 치열한 논의 끝에 김세화의 <그날, 무대 위에서>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연극 소극장을 무대로 고전 미스터리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이다. 무엇보다 뛰어난 점은 다면적인 인간성의 탐구를 보여준다.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수사 과정을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 및 입체적인 조명을 통해서 구체화해나가는 섬세한 서사적 건축 과정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단순히 사건의 단서에 대한 제시만이 아니라 인물과 그들의 관계에 대한 해석을 여러 관점의 관찰과 기록을 통해서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범행뿐만이 아니라 서사적인 구성의 차원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수준 높은 미스터리는 범인과 범행 수단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동기까지 독자들을 납득시킬 때 달성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었다.”_심사평 중“<그날, 무대 위에서>는 연극 소극장을 무대로 고전 미스터리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이다. 무엇보다 뛰어난 점은 다면적인 인간성의 탐구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제시되는 죽은 백영진에 대한 다양하고 상반된 진술은 반대로 가해자의 동기를 비추는 파편화된 거울이 된다.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동기에 대한 천착이야말로 이 작품을 다른 작품보다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되었고, 미스터리 장르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문학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를 보여준다.”_한이(한국추리작가협회 회장)추리소설적 감각으로 세상을 해부하며올 한 해 장르적 결실과 문학적 성취를 이뤄낸 일곱 편의 작품■ 김세화 <그날, 무대 위에서>자살을 예고하고 연극 무대 위에서 목을 맨 남자, 그리고 그를 사랑한 여자들.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동기에 대한 천착이야말로 이 작품을 다른 작품보다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되었고, 미스터리 장르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문학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 한새마 <마더 머더 쇼크>생명을 잉태해 세상에 내보낸 ‘마더(mother)’이자 자신과 자식을 죽이려는 ‘머더(murder)’의 이야기.화자의 분열된 정신을 집요하게 묘사함으로써 모성과 자아의 갈등을 첨예하게 보여주고 있다. 산후우울증을 주제로 한 여성 작가들의 앤솔러지 《네메시스》 수록작.■ 박상민 <무고한 표적>도서관에서 빌린 책 《롤리타》에 낙서돼 있는 자신의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밝혀지는 과거의 살인사건,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잔인한 사건.현직 의사인 박상민은 현실적인 묘사와 함께 도메스틱 스릴러에서 흔히 사용되는 ‘믿을 수 없는 화자’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독자들의 예상을 깨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 김유철 <산>원치 않는 전란에 휩쓸려 적으로 만난 두 사람의 짧은 동행을 그린 역사 미스터리.역사서에 짧은 한 줄로도 남지 못할 백성들의 삶을 유려한 문장으로 직조해낸 솜씨가 탁월한 작품이다.■ 홍정기 <무구한 살의>천진무구해 보이는 아이의 악의를 파헤치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 ‘살의(殺意) 시리즈’ 중 한 편.자칫하면 기괴한 살의를 동기로 내세워 독자를 주입식으로 설득하는 작품이 될 위험성이 있음에도, 치밀하게 계산된 사건과 플롯을 통해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밖에 없는 작품으로 빚어냈다. ■ 정혁용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소녀>결혼 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장인과 아내의 선호에 맞추어 타성에 젖은 삶을 살아가는 한 중년 남성의 자기 변화를 그린 이야기.얼핏 소소해 보이는 수수께끼가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비밀로 이어진다. 일상 미스터리가 줄 수 있는 쾌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 박소해 <겨울이 없는 나라>제주도라는 섬을 배경으로 폭설이 내리는 밤의 범죄 흔적을 추적해나가는 이야기.조선시대 내내 출륙금지령에 매여 뭍으로 나가지 못했던 제주 사람들에게 섬은 하나의 거대한 밀실이었을 것이다. 제주도의 독특한 풍광과 관습, 방언을 적절하게 녹여내 이국적인 정서를 보여준 작품. ‘좌승주 형사 시리즈’ 중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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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12-27

    《저주토끼》 2022 부커상 최종후보 선정 이후처음으로 선보이는 정보라의 신작 소설집《한밤의 시간표》는 《저주토끼》 이후 처음으로 펴내는 정보라의 신작 소설집이다. 부커상 소식 이후 지금까지는 그동안 정보라가 써왔던 기존 작품들이 다시금 조명을 받은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지금의 정보라가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다.현실과 환영이 뒤섞이고, 인간과 비인간이 교통하는한층 더 진화한 정보라식 환상 괴담“결말을 알 수 없는, 한없이 이어지는 스산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소문.” ─ 강화길“한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민담을 구술하는 듯한막힘없는 전개에 내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김보영《한밤의 시간표》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상한 연구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묶은 연작소설집이다. 연구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과 그곳에서 보관하는 물건들에 얽힌 일곱 편의 기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연구소에는 ‘한밤의 시간표’에 따라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있고, 그들에게는 “조금 특이한 안전수칙”이 있다. 그 수칙을 지키거나 지키지 않은 직원들은 그에 맞는 응당한 결과를 맞이한다. 한편 연구소 소장품들이 지닌 각기 다른 기묘한 사연들도 있다. 그(것)들의 이야기는 한여름 밤 더위를 가시게 만드는 오싹하고 무서운 괴담이면서도 동시에 슬며시 온기가 도는 이상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정보라 특유의 저주와 복수의 테마에 담긴 선악에 대한 엄정함뿐만 아니라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에까지 뻗치는 온정 어린 시선 덕분일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로 자아내는 기이한 위로. 비인간 존재들에 대한 기묘한 돌봄을 실천하는 이상한 연구소로 여러분을 초대한다.“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규칙을 따르지 않는 자, 저주가 내릴지니초기 환상문학 단편들을 엮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에서부터 ‘복수 전문 작가’라는 별명을 붙여준 《저주토끼》까지, 정보라는 자신의 작품세계 안에서 저주와 복수라는 테마를 끊임없이 다뤄왔다. 정보라 소설 속에서 일관되게 작동하는 저주와 복수의 원리는 세상 모든 것이 바른 데로 돌아가게 하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순리다. 악한 행위를 한 자들은 저주와 복수를 통해 응당한 결과를 맞이한다. 그리고 《한밤의 시간표》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저주와 복수의 테마는 이어진다.《한밤의 시간표》 속 연구소에는 야간 순찰을 도는 직원들 앞에 불규칙하게 부정기적으로 나타나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과 함께 통행을 제지하는 누군가가 있다. 직원들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있고, 그 말을 따라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 이 강제력 없는 느슨한 금기가 이 기묘한 연구소의 “조금 특이한 안전수칙”이다.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 사람이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들어가려 한다면 소장님이 나타나서 막아줄 것이다. 그것은 조금 특이한 안전수칙이지만 연구소에 잘 어울린다고 나는 생각했다.─ 45쪽,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한편, 연구소의 직원들은 ‘한밤의 시간표’에 따라 야간 순찰 근무를 한다. 박혜진 평론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연구소는 “학문의 공간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낮’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한밤’의 연구소에는 문학적 정의가 필요하다. 《한밤의 시간표》 속 연구소는 “밤이 오면 그제야 존재하기 시작하는 비존재들의 장소”이자 “이성과 합리, 과학과 지성의 서사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연구소의 사전적 정의가 ‘낮’을 배경으로 이루어진다면 연구소의 문학적 정의는 ‘밤’에 이루어집니다. 《한밤의 시간표》에 등장하는 연구소는 밤이 오면 그제야 존재하기 시작하 는 비존재들의 장소입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깨어나는 사 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성과 합리, 과학과 지성의 서사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46쪽, 〈작품해설: 연구소에 밤이 오면〉‘시간표’는 이성과 합리, 과학과 지성이 힘을 못 쓰고 저주와 마법, 환상이 지배하게 된 한밤의 연구소에서 유일하게 작동하는 인간의 규칙이다. 낮의 인간들이 만들어낸 ‘시간표’라는 규칙은 물건들에 깃든 비인간 존재들이 주인공이 되는 한밤에는 아주 최소한으로만 허용된다. 그래서 한밤의 시간표에 따라 근무하는 직원들은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은 복도를 그저 순순히 돌며, 설령 말도 안 되는 것을 보았다고 해도 “그냥 없는 척, 모르는 척”하며, 주어진 일(“반복적으로 잠긴 문들을 확인하는”)을 해야 한다. 한밤의 연구소에서 인간이 ‘시간표’나 ‘안전수칙’을 어기고 무언가를 하려 할 때, 그것은 저주가 되어 되돌아온다. 〈저주 양〉에서 한밤을 틈타 사적인 욕망을 채우려 한 DSP가 겪은 일처럼 말이다.거대한 흰 운동화 발뒤꿈치가 다시 DSP의 머리를 노리고 쫓아왔다. DSP는 무시무시한 운동화 뒤꿈치를 피해 온 힘을 다해 도망쳤다.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나가려 했으나 뒤에는 하얗고 단단한 벽뿐이었다. 그가 들어왔던 열린 문은 사라지고 없었다.─ 123쪽, 〈저주 양〉연구소의 직원들이 겪은 일들뿐만 아니라 연구소의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들 또한 마찬가지다. ‘부소장’의 곁에 있게 된 ‘양’은 부소장을 해하려는 남자를 벌주었고, ‘손수건’은 나라를 멸망케 한 이들에게 복수를 가져다주었다. 물건들에 얽힌 저주는 생의 의지를 지닌 약자와 소수자에게는 되레 아픈 과거를 딛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선한 자에게는 다정한 미래를, 악한 자에게는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는 것. 그것이 정보라의 작품세계에서 저주와 복수가 작동하는 원리다.무섭고 기이한 저주와 복수의 세계에서이상하고 아름다운 연민과 돌봄의 미래로《한밤의 시간표》 속 이야기들이 모두 저주와 복수가 서린 기기묘묘한 괴담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의 터널이나 〈저주 양〉의 계단 등 오싹하고 소름 돋는 공포를 선사하는 탁월한 호러의 순간들이 담겨 있지만, 일곱 편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두려움과 긴장감 뒤에 따라오는 안도감과 더불어 따스한 햇볕을 쬐는 것 같은 온기가 스민다. 그러나 지금 고양이는 햇빛 아래 느긋하게 온기를 즐기고 있다. 그 옆에는 부소장님의 양이 있다. 털 동물들은 친하게 잘 지낸다. 햇볕 쬐는 날에 함께 밖에 나오면 고양이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양을 핥아준다. 햇볕을 쪼이며 앉아 있는 양의 등에 고양이가 기어 올라가 행복하게 낮잠을 자기도 한다. ─ 227쪽, 〈햇볕 쬐는 날〉《한밤의 시간표》 속 연구소는 귀신 들린 물건들이 즐비하고, 존재하지 않는 복도나 계단이 수시로 나타나며, 잘못하면 기괴한 환영과 환청을 보고 듣게 되는 괴담의 공간이다. 한밤에 연구소에서 근무해야 하는 직원들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는 곳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연구소의 규칙을 따라 성실하게 일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딛고 생의 의지를 다지는 이들에게 연구소는 오히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앞날을 선물한다. “밤에 애들이랑 같이 집에서 푹 자는 게 꿈”이라고 했던 숙은 그 꿈을 이루며 연구소를 그만두었고, 학대와 차별로 범벅된 아픈 과거를 가진 성소수자 찬은 자신을 이해해줄 연인 각을 만나 다정한 미래로 나아가게 되었다. 찬은 각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조금씩 천천히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런 뒤에 찬은 비로소 상처 속에 잃어버린 자기 삶의 일부를 애도하며 좀 더 자신을 잘 돌보는 다정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 23쪽,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한밤의 시간표》를 다 읽고 나면 무서운 괴담이 끝없이 이어져 나올 것만 같던 기괴한 연구소가 어느새 약하고 상처 입고 잊힌 비인간 존재들에 대한 연민으로 기묘한 돌봄을 실천하는, 조금 이상하지만 다정한 장소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들이 저지른 이유 없는 악의로 다치고 죽은 약한 이들을 잠시 돌보아주는 곳. 그리고 그곳에서 연민과 돌봄을 실천하며 무너진 자신의 삶도 재활할 수 있는 곳이다. 그동안 정보라가 그려온 세계는 선악과 정의가 뒤틀린 세계에서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저주와 복수를 행해야 했다. 그리고 〈저주토끼〉의 결말이 보여주듯, 뒤틀린 세계에서의 저주와 복수는 또 다른 저주를 낳을 뿐이었다. 하지만 《한밤의 시간표》에서 정보라는 뒤틀린 세계 속에서도 다친 이들에게 쉴 자리를 내어주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연민과 돌봄의 세계를 그려낸다. 괴담보다 더 괴담 같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면서도 억울하게 죽은 비인간 존재들을 기리고 약자와 소수자가 앞날을 도모할 수 있는 밑받침 같은 공간을 그려낸다. 생과 사의 경계에 위치한, 사자死者가 남기고 간 물건들을 모아놓는 유실물 센터 같은 이 연구소가 더 이상 소용하지 않길 바라면서.“뭘 남길 생각하지 말고 그냥 떠나는 게 최고예요.”선배가 단호하게 말했다. 나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게 언제나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모두가 깨끗하게 떠날 수 있었다면 이 연구소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224쪽, 〈햇볕 쬐는 날〉“《한밤의 시간표》는 내게 놀이동산 같은 작업이었다”정보라가 작정하고 쓴 ‘진짜’ 귀신 이야기정보라는 〈작가의 말〉에서 《한밤의 시간표》를 쓰는 일이 “계약이나 마감의 굴레가 딸려 오는 일거리가 아니라 놀이동산 같은 작업”이었다고 회고하며, 귀신 이야기를 쓰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밤의 시간표》에는 쓰는 이가 진심으로 즐기면서 쓴 이야기의 힘이 담겨 있다.그러나 작가는 귀신 이야기 혹은 무서운 이야기를 장편으로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귀신 이야기가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추리나 스릴러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작가는 추리나 스릴러가 아닌 “진짜 귀신 얘기”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택한 방식이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연구소’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연결성을 가지는 연작소설 형식이다.《한밤의 시간표》는 나에게 계약이나 마감의 굴레가 딸려 오는 일거리가 아니라 놀이동산 같은 작업이었다. 귀신 얘기를 마음껏 책 한 권 분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니! 쓰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 나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가 아니라 진짜 귀신 얘기를 쓰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까 짧은 이야기들이 모인 형태가 되었다. 연구소의 방마다 돌아다니는 기분으로 읽어주시면 좋겠다.─ 236~241쪽, 〈작가의 말: 귀신 이야기의 즐거움에 관하여〉《저주토끼》의 부커상 최종후보 소식 이후, 새로 쓴 단편을 지면에 공개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출간된 책들은 대부분 작가의 기존 작품들을 엮어낸 단편집들이었다. 《한밤의 시간표》는 사실상 아주 오랜만에 책으로 출간되는 정보라 작가의 신작인 것이다. 부커상 소동 이후로 작가로서의 정보라의 삶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보내와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순수하게 창작의 즐거움을 누렸다는 작가의 말은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짓고 소설을 써온 작가의 깊은 뿌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밤의 시간표》는 주변의 소란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색깔을 고수하면서도 선명한 변화가 느껴지는 신작이다. 정보라라는 이름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면서도 지금껏 정보라 소설에서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흥을 선사하는, 정보라 작품세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기이하고 불온한 이야기의 마력퍼플레인 PURPLE RAIN‘퍼플레인’은 갈매나무 출판사의 장르문학 브랜드입니다. 기이하고 불가해한 이야기, 전복적이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퍼플레인만의 장르소설을 펴내고자 합니다. Line-up❶ 《양꼬치의 기쁨》, 남유하 ❷ 《붉은 실 끝의 아이들》, 전삼혜 ❸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❹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❺ 《한밤의 시간표》, 정보라한국 문학에 새로운 비를 내릴 퍼플레인의 행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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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마시 탐정 트리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할마시 탐정 트리오
    •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3-04-14

    “나는 육십, 칠십에 저렇게 살 거야!”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할머니의 대탄생찬란하고 아름다워 아찔한 꽃할매들의 화려한 도발과 모험 판타지극,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할마시’는 할머니의 강원도·경상도 방언으로, ‘할매’가 고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면, 미울 때 할마시를 쓴다고 한다. 노인들을 무시하는 시대에 할머니들도 센 탐정(어떻게 보면 빌런 같은 면모도 보이는)으로 거듭나서,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잡으러 다닌다.할마시 탐정 삼총사의 탄생지금 이 시대는 할머니들의 워로맨스를 원한다!TV 예능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골 때리는 그녀들〉, 〈워맨스가 필요해〉 등등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많다.할마시들이 풍요실버타운에서 생활비 절감과 입주자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탐정으로 나섰다. 최종적으로 실버타운을 붕괴시키려는 막강 빌런들에 대항해, 메타버스 요양원으로 시설이 전환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할마시들이 그간 평생 쌓아 온 스펙과 지혜, 용기의 뽕빨을 뽑아서 막강한 적들에 대적하라.할머니 특공대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위대한 탄생. 더 비기닝!찬란하고 아름다운 꽃할매들의화려하고 아찔한 모험 판타지극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는 풍요실버타운의 고인물 삼총사이다. 이들은 실버타운에 들어와 무료하게 생활하던 중에, 다른 입주자들이 골프 동호회도 만드는 등 활발하자, 소일거리로 돈을 벌고자 우연한 계기로 ‘할마시 탐정 트리오’ 팀을 결성한다.903호의 90세 장 여사의 로또 복권 2장과 빈티지 앤티크 접시 도난 사건을 해결한 후, 첫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이후, 고 여사 부부의 청년들이 월세를 1년간이나 떼먹는 사건을 해결하러 실버타운 밖으로 출장을 나기기도 하고, 박 교장의 누드 사진으로 인한 몸캠 피싱 사건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한편, 풍요실버타운에 실종자들이 발생하고, 이를 사건으로 의뢰받게 되면서 메타버스 실버타운으로 시설이 전환되면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거라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접하게 되는데…. 과연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이에 맞서 풍요실버타운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누구나 늙고 병든다!그래도 아름답게 늙을 수 있다면…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후기에 이렇게 적었다. “누구나 늙고 병듭니다. 아고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한탄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나이가 들면 실버타운에 들어가 사는 건 어떨까. 동료 작가의 아버님이 사시는 곳에 들어가 시설 탐방을 하고 둘러보면서 이걸 소설의 배경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작가는 먼저 단편으로 써서 《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에 실었다. 그리고 그 단편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는 동료 작가들이나 서평단의 의견을 듣고, 장편 소설로 이들을 탐정으로 그려 냈다.이 소설이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유튜브에는 50대 여성이 아이돌 그룹의 고난도 댄스를 선보이기도 하고, 70대 시니어들이 상당한 안무를 선보이기도 한다. 춤 선이 20대 아이돌 못지않다. 그리고 작가도, 탐정도 노장들이 활동하고 있는 걸 봐도 그렇다.할마시 삼총사 트리오처럼화끈하고 지혜롭고 재미나고 아기자기한 일상을 꿈꾸며이 작품은 다가올 노년의 시대를 좀 더 지혜롭게 보낼 근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 준다. 과연 우리는 이들 할마시 삼총사 트리오처럼 화끈하고 지혜롭고 서로 돕고 재미나고 아기자기한 일상을 보낼 준비가 되었는가.찬란한 노년을 위한 우리가 맞이할 다가오는 시대는 고독과 그리움 회한에 가득 찬 노인이 아니라, 바로 서로 도우면서 알찬 인생을 일굴 청년 같은 노인이 주인공이 될 것이다. 노년의 일상과 향연을 이 작품으로 접하고, 풍요로운 인생의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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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녀들 - seasters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해녀들 - seasters
    • 채헌 지음
    • 네오픽션
    • 2023-12-27

    제10회 네오픽션상 공모전 수상작,2023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일제 치하에 있었던, 뼛속 깊이 새겨져 내려온 차별과 부당함의 고통그 속에서 섬을 뒤집고자 했던 위대한 여자들의 이야기일본의 그늘 아래에서 핍박받으며 살아야 했던 일제 강점기, 육지에서 갖은 항일 시위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제주도에서는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해녀들이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그저 해산물을 캐다가 파는 상인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물질로 제주도 전체를 먹여 살리는 터줏대감이었다.서복 일행 역시 하루하루를 벌어먹고 사는 것에 만족하며 살던 해녀들이었다. 그들은 글과 숫자를 읽을 줄 몰랐으며 그래서 일제의 눈속임에도 무덤덤해지는 것을 택했다. 원래 세상이 그런가 보다 했다. 무언가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고칠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작은 바람이, 찰나의 말이 그들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손에 든 빗창으로 하늘을 찌르게 하고 물질하러 가자며 외치던 목소리를 거친 함성 소리로 바꾸었다.육지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에도 그저 먹고살기 바빴던 그들을 움직인 것은 대체 무엇일까? 한반도 끝자락 섬까지 들이닥친 검은 그림자를 과연 거둘 수 있을까?이 소설은 제주 해녀들의 처절했던 몸부림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과감한 결심으로 섬 전체를 뒤바꾼 위대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이 고소리술처럼 독한 게 제주고 제주 사름이우다.”빗창과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던 그날을 생생하게 그리다일찍부터 ‘조선이되 조선이 아니었던’ 제주도는 사건과 사고가 많았던 곳이다. 정치적·역사적으로 핍박당했던 기록이 다수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이 소설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제주해녀항일운동’이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서 항일 운동이 점차 퍼지면서 제주도까지 그 영향이 미쳤는데, 시위의 주체가 해녀들, 즉 여자들이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국내 최대 여성 항일 운동으로 꼽히기도 한다.바다라는 뜻의 ‘sea’와 자매라는 뜻의 ‘sister’를 합쳐 ‘seasters’라는 합성어를 새롭게 탄생시킨 『해녀들: seasters』는 박물관과 다양한 서적들을 통해 철저하게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위태로웠던 당시 해녀들의 생활과 격렬했던 시위 현장을 마치 직접 겪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한다.어렸을 때부터 애기상군이라고 불리며 똑부러지게 행동하는 서복을 필두로 대상군 두실, 맏언니 석실, 행동대장 억대, 소심하지만 강인한 덕순, 새침떼기 깍지까지 각양각색의 성격을 가진 해녀들이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이야기에 더욱 흥미를 더한다.“지집이 쓸데없이 공부를 허난 간이 배 밖으로 나오는 거주. 왜놈덜 아니래도 야학은 다닐 게 아니라. 지집년이 공부해서 뭐 헐티? 일만 잘허믄 되주.”서복이 숟갈을 탁 소리나게 내려놓았다.“공부허는디 사내가 어디 있고 지집이 어디 있수과? 공부를 어디 좆으로 햄수꽈?”“그건 언니 말이 맞주. 좆으로는 딴 걸 허는 거주.”깐족거리던 달복이 한씨에게 꿀밤을 얻어맞고는 뒤통수를 문질렀다.“내년부터는 달복이도 데리고 다닐 거우다. 보통학교도 보내고 상급학교도 보낼 거우다. 학비는 나가 물질해서 댈 거난 돈 걱정은 맙서예.”서복이 야무지게 책보를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_p.34~35두실의 굵은 음성이 장터를 울렸다.“해녀조합은 악법을 폐지허라! 해녀조합은 해녀덜을 보호허라!”해녀들이 따라 외쳤다.“저리 비켜!”“독새기(달걀) 값은 물어주고 갑서!”달복이 삼동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삼동이 달복을 떼어내려 했지만 달복은 끈질겼다. 그 사이 두실이 정리해온 요구 사항을 읊었다.“지정판매제를 없애고 가격 등급은 지정헌 대로 매겨라! 계약금은 우리 해녀덜이 보관헐 수 있게 하라! 금후로 악덕 상인에게는 상권을 절대 허락허지 말 것이며 그간 해녀덜의 손해를 보상허라! 악덕 상인과 결탁헌 부도덕한 직원도 해고허고 조합 재정을 명명백백히 공개허라!”“아니, 저년덜이!”_p.139~140해녀들의 시위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묘기를 무리던 사당패의 정체, 테러리스트와 군자금 사건의 진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버무려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시위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해녀들 틈에서도 해녀들을 우악스럽고 무식하다며 싫어하고 부당한 조합의 편을 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일본의 보복이 두려워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같은 동포를 착취하는 조선 사람까지 등장하며 시위는 뜻밖의 난항을 겪는다. 치밀하게 엮인 갈등 관계,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지 지켜보는 과정은 소설의 재미를 더욱 북돋는다. 우리,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먹고사는 삶이 전부였던 해녀들의 과감한 결심해녀들은 처음부터 시위를 벌일 생각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것은 오로지 ‘물건을 많이 건져서 값을 많이 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사카에 다녀온 넉실에 의해 해녀들의 생각은 송두리째 뒤바뀐다.“계속 이렇게 싸우다 보민 달라진다 허드라고.”“누게가?”“막쓰 렌닌인가 허는, 엄청나게 유식헌 사름이 있는디, 그 사름이 우리같이 힘없는 사름덜이 다 같이 들고 일어나민 세상이 뒤집힐 거라 했다는 거라.”힘없는 사름덜이 들고 일어나민……. 서복의 뇌리에 그러다 스러진 몇몇 이름들이 스쳤다. 그중에는 한실도 있었기에 서복의 얼굴은 조금 어두워졌다._p.77서복은 넉실의 말에 용기를 얻어 앞장서서 시위를 계획한다. 큰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대규모의 인원이 모여야만 간신히 조합과 일본 앞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었다. 걱정만 해서는, 투덜대기만 해서는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것을 향해 그들은 과감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다.그들의 결심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고 승리할 수 있을까? 그 결심의 끝자락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해녀들의 발자취를 따라 움직이다 보면 그들이 평생 몸담아온 바닷속에서 발견한 한 자락 희망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ON 시리즈오리지널(Original) 네오픽션(Neofiction) 시리즈 ‘ON’은 자음과모음의 장르문학 시리즈입니다. 호러, 미스터리, 판타지, SF 등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다채로운 소설을 소개합니다. 허구 속 재미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현실과 사회의 빛과 어둠을 담아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복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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