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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 - 헨리 제임스 산문선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 - 헨리 제임스 산문선
    • 헨리 제임스 지음, 정소영 옮김
    • 온다프레스
    • 2024-02-19

    신형철, 정지돈의 극찬!‘작가의 작가’ 헨리 제임스,아홉 편의 엄선된 여행기와 비평『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은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헨리 제임스의 문학비평과 에세이 아홉 편을 엮어낸 책이다. 제임스가 ‘작가들의 작가’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음에도 그 명성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이번 산문선은 작가의 다채로운 글을 통해 그의 진면목을 온전히 소개하는 ‘제임스 필독 목록’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작중 인물의 심리를 그려내는 그 세밀도 면에서 극찬을 받으며 20세기 모더니즘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답게, 책 곳곳의 이야기가 무척 조밀하게 짜여 있다. 책 속 문장 그대로 그가 쓴 글들은 “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짠 거대한 거미줄로, 부유하는 입자를 빠짐없이 잡아낸다”.(156면)‘인간의 내면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인생의 진실 쪽으로 부서지듯 나오는’책 속의 산문 중 발자크와 호손을 다루는 전기 성격의 비평문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지의 여행기들은 각각 19세기 말 유럽 문화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미국과 유럽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익힌 ‘세계시민’으로서의 감각이 여실히 밴, 유려하고 아름다운 글들이다. 이뿐 아니라 우리는 작가의 본격 문학비평 두 편을 보게 되는데(「소설이라는 예술」과 「삶이 알아서 그 안에 숨결을 불어넣어: 『한 여인의 초상』 뉴욕판 서문」), 이 두 편의 글들은 왜 헨리 제임스가 ‘작가의 작가’로 불리는지를 선명히 드러내준다.평론가 신형철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왜 어떤 소설만이 예술이며 다른 것은 아닌지를 분별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권위적인 일이라고 믿는 동시대인들이 적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140여 년 전, 헨리 제임스는 이처럼 다소 무리해 보이는 주제, 즉 소설 중에 예술인 것과 아닌 것을 가르고자 ‘소설의 예술성’이라는 주제에 천착했다. 그가 살았던 19세기 말은 자본주의가 급격히 융성해진 시기였고 그에 발맞춰 출판을 비롯한 예술 분야 또한 활황기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전환기에 예술의 본연을 다시금 짚었다는 점에서, 특히 소설이라는 장르의 역할과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제임스는 근현대 문학의 주요 이정표를 세운 이라고 할 수 있다.다만 제임스를 ‘19세기 사실주의의 대가’이자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초석을 놓은 작가’라고 쓸 때 우리는 이 같은 호칭들이 조금은 혼란스러운 명명 아닐까 고개를 갸우뚱한다. 흔히들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조라고 보기 때문인데, 이는 제임스가 살았던 당대의 문예사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19세기 중반 사실주의 사조가 등장하면서 ‘소설은 삶의 재현’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제임스가 사실주의의 대표 주자로 꼽힌 것도 이때다). 다만 제임스가 이해하는 ‘재현’은 ‘현실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강조하는 19세기의 경향과는 다른 면모가 있었다. “제임스는 ‘현실성’보다는 ‘현실의 분위기’라는 표현을 쓰고, ‘환영’(illusion) 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적절한 번역어를 찾기 힘든 ‘환영’이라는 단어는 한마디로 현실로 착각할 만한 것을 뜻하는데, 거울을 들이댄 듯 현실과 똑 닮아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 존재하는 듯한 생동감을 지닌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제임스에게는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인가 아닌가라는 통상적인 기준이 중요하지 않고, 사실성의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로맨스와 사실적인 소설의 구분이 무의미한 것이다.”(13~14면) 제임스의 이 같은 생각은 소설이 현실 그 자체의 재현이 아니라 그 현실을 소재로 삼는 소설가의 의식의 산물이라는 생각으로 귀결된다. 결국 핵심적인 것은 작가 자신의 인식과 상상력이다. 여기서 우리는 제임스가 “객관적 현실의 반영에서 주관적 인상으로 소설의 강조점이 옮겨 가는 전반적 변화의 시작점”(14면)에 서 있었음을 알 수 있다.「삶이 알아서 그 안에 숨결을 불어넣어」는 그의 대표작 『한 여인의 초상』의 뉴욕판 서문으로, 제임스는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젊은 여성을 택한 것이 당대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리라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 작가 스스로 근대 이후 여성의 역할이 커진 것을 날카롭게 포착해내긴 했지만 책으로 써낼 때의 압박감은 만만치 않았다.“어떤 논리적 심화 과정을 통해서 이 보잘것없는 ‘인성’, 총명하지만 주제넘은 젊은 여성의 그저 가냘픈 그림자에게 ‘주제’로서의 고상한 속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손상할 어떤 얄팍함을 피해야 그 주제가 최상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 총명하든 총명하지 않든, 수백만의 주제넘은 젊은 여성들이 매일매일 각자의 운명에 맞서는데, 그 최대치에서 무엇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들의 운명에 열려 있기에 우리가 그것을 두고 소동을 벌여야 한단 말인가?”(159~60면)그때 제임스에게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니라 ‘의식으로서의 소설’로, 당시 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은 다음과 같았다. “젊은 여성의 의식을 핵심 주제로 삼는다면, 내가 원하는 만큼 흥미롭고 멋진 어려움이 생기겠지. 중심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이어야 해.”(164면) 갈수록 현실을 포착해내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제임스가 택한 것은 ‘보는 행위’였다. 제임스는 「소설이라는 예술」에서 소설과 미술이 가까운 관계라고 강조하는데, 이는 소설이 미술과 마찬가지로 예술의 한 장르이고 또한 이미지와 장면으로 구성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와 장면이 소설가의 머릿속에서 완성된다는 점에서 ‘의식으로서의 소설’은 새롭게 그 의의를 획득한다. 어떤 문학이 예술이며 아닌가를 논할 때에 헨리 제임스의 「소설이라는 예술」이 주요한 기준점으로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형철 평론가가 잘 짚어준 것처럼 “제임스에 따르면 소설에선 (플롯이 아니라) 인물이 먼저이고, (도덕이 아니라) 진실이 중요하다. 인간의 내면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인생의 진실 쪽으로 부서지듯 나오는 소설”, 그것이 곧 예술이다. 흑백으로 가를 수 없는,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삶을 대면하는 법이 책에서 제임스의 발길을 따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을 걷다 보면 그가 유럽 곳곳을 관찰하면서 ‘미국의 기준’을 언급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그는 미국 태생이고 한동안 미국에서 지내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삶 동안 유럽에 거주하면서 미국 사회를 냉철하게 평가했다. 한마디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신세계 미국과 구세계 유럽의 교류와 충돌’이었다.근대 사회의 변화에 무척 민감했던 제임스도 미국의 극적인 변화 앞에서는 상당한 충격을 느낀다. 뉴욕에 마침 새로 지어진 수많은 고층빌딩을 보며 그 전과 확연히 달라진 미학적 면모를 깨닫고, 기존의 삶 영역과는 달리 만들어진 미국의 공간들이 본래 유럽인들이 구축해놓은 ‘사적인 삶’이라는 전통을 송두리째 뒤흔든다고 보았다. 이와 동시에 미국인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면서는 ‘꼭두각시 인형’ 같다고 비평하는데, 이는 근대의 주체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부품으로 전락했음에도 자기 스스로를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 보는 모순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제임스는 평생 전업작가로 살면서,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와 각 인물이 특정한 장면에서 중요한 면모를 읽어내고 깨닫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기를, 더 나아가 각 인물 앞에 놓인 여러 상황까지 읽어내기를 소망했다. 이처럼 소설을 통해 사고를 훈련하다 보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실제 삶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제임스에게 소설의 몫이란 바로 이 같은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었다. 이 책을 엮고 옮긴 정소영 번역가도 제임스와 같은 희망을 품는다. “제임스에게 도덕의식은 선악이나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니라 ‘흔들려 깨워진 지성’이었던 것이다. 소설에서 위로나 공감을 구하려는 독자에게 제임스 소설이 제공할 것은 많지 않겠지만, 흑백으로 가를 수 없는,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삶을 대면하는 법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제임스에게서 읽어낼 것들이 여전히 많으리라 믿고 싶다.”(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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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 배우 김정원의 연기와 인생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 배우 김정원의 연기와 인생 이야기
    • 김정원 지음
    • 북랩
    • 2024-02-19

    배우는 인생에서 배운 것을 나누는 직업나는 오늘도 끝없는 배움의 길에 나선다!배우 김정원이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배우라는 직업과 인생 이야기때로는 불안과 걱정에 힘든 날도 있지만 새롭고 끝없는 배움에 또다시 행복해지는 것이 배우라는 직업이다. 가깝고도 먼 배우라는 그 이름에 대해 오늘도 깊이 고민해본다. 배우는 무엇이고 연기는 또 무엇인지,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하고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 없이 계속된다. 단순하지만 단순할 수 없는 그 이름의 무게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물론 배우이기 이전에 한 명의 여자이자, 엄마이다. 명랑했지만 아래로 두 동생을 돌보아야 했기에 친구와 놀던 기억은 거의 없는 어린 시절, 그렇게 자라 아이를 사랑해주는 만큼 아이에게 사랑받는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이전에는 한 명의 딸이었다. “꽃보다 예쁜 내 딸” 하시며 다정하게 불러주시던 아버지의 말씀과 곱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신 어머니를 떠올리면 세월에 대한 무게와 함께 그리움이 물밀 듯 밀고 들어온다.삶은 배움의 연속이고 아직도 배울 것은 많다. 아버지에게서, 동료 배우들에게서, 그리고 아들에게서 아직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그 수많은 배움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된, 김정원의 인생 그 모든 것을 이 책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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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
    • 최별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4-02-19

    자신보다 소중한 건 없어요.예쁘고 아름다운 자신을 더 많이 챙겨주세요.남 챙기느라 나를 못 챙기는 일은바보도 그렇게 하지 않아요.마음이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담아 낸 책.사랑, 인간관계,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사연이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위로를 시작으로 즐거움과 공감을 줄 것이며, 책을 읽고나면 행복에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항상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내일도, 지나간 과거까지도.”SNS에서 행복과 위로를 주는 최별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책에는 작가의 글과 에피소드가 들어있다.SNS에서 행복과 위로를 주는 작가 최별의 에세이이며, 각각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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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 버지니아 울프.줄리아 스티븐 지음
    • 두시의나무
    • 2024-02-19

    ‘아픈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으로서 각자의 시대를 살아낸딸 버지니아 울프와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에세이 최초 합본놀랍고도 전례 없는 문학적 재회20세기 천재적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대담하고 특이하면서 독창적인 에세이 《아픈 것에 관하여》(1930)와 작가의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19세기 간병 지침서 《병실 노트》(1883)를 합본했다. 이 놀랍고도 전례 없는 문학적 재회로 우리는 아픈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의 세계를 동시에 만나게 된다. 《아픈 것에 관하여》는 병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여유롭고 우아하게 풀어내고 있으며, 1883년 출간된 후 오랜 세월 잊혀왔던 《병실 노트》는 세세한 간병 요령을 명확하고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평생 몸과 마음을 앓으면서도 자신의 문학을 지켜낸 버지니아와 ‘모든 여성은 간호사’라는 나이팅게일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헌신한 줄리아. 정작 버지니아는 줄리아가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어머니의 간병을 받지 못했지만, 다른 듯하면서도 묘하게 닮은 모녀의 글을 읽노라면 두 사람은 아픈 자의 일상과 존엄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로 서로 영원한 대화를 이어가는 듯하다. “두 글의 유사성은 버지니아 울프가 글에서 표현하는 어머니를 향한 갈망의 원천을 암시하기도 한다.” _잰 프리먼(이 책의 원서 편집자)“《병실 노트》는 버지니아가 타고난 글쓰기 소질을 부친 못지않게 모친에게서도 물려받았다는 명확한 증거다.” _위니프레드 홀트비(버지니아 울프의 첫 전기 작가) “죽음 너머로 따뜻한 손길과 생각을 건넬 수 있는 것, 이것이 글이 가진 힘이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어머니와 딸이 한 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을 지나 이 책에서 만났다.” _공경희(옮긴이)“아프면 말들이 신비스러운 힘을 갖는가 보다.” : ‘아픈 사람’ 버지니아 울프의 《아픈 것에 관하여》《아픈 것에 관하여》의 집필은 버지니아 울프가 1925년 8월 19일 한 파티에서 기절하면서 시작됐다. 그 전까지 순탄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몇 편의 작품을 출간하고, 다음 소설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비타 색빌웨스트와의 매혹적인 관계에도 접어든 상태였다. 이때 쓰러진 이후로 수개월의 병치레가 이어졌다. 회복할 무렵에는 다시 풍진에 걸렸고, 지긋지긋한 두통, 두통으로 혼수상태, 의사의 집필 금지, 구토증 등으로 아픈 시간이 계속됐다.이런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던 작가의 이 짧은 에세이는 그럼에도 전혀 우울하거나 어둡지 않다. ‘누워서’ 하루를 보내는 작가의 사유는 멀쩡히 ‘서서’ 다니는 사람들보다 놀랍게도 훨씬 더 자유롭고 여유로워 독자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이 에세이는 글쓰기, 독서, 셰익스피어, 하늘, 바다, 구름, 새, 꽃 등의 소재들을 즉흥적으로 넘나들며 제목 이상의 주제를 다룬다. ‘누워서’ 산다는 것은 어떤 걸까? 아파서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한창 일하느라 바쁜 ‘근로자 부대’로부터 뒤처진 낙오자 신세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작가는 이로 인해 자연과 세상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어 보통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할 시간이 생긴다고 썼다. ‘누워서’ 보는 변모하는 구름, 흔들리는 커튼처럼 작가의 글도 변화무쌍하다. 여기에는 질병뿐 아니라 언어, 종교, 고독, 독서, 연애, 문학 논쟁, 작업 중인 위대한 소설도 숨어 있다. 작가는 마치 질병을 통해 다른 우주 전체를 창조하는 듯하다. “간병인에게 누구를 보살피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야 한다.” : ‘간병하는 사람’ 줄리아 스티븐의 《병실 노트》버지니아 울프의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1883년 에세이 《병실 노트》를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한다.줄리아 스티븐은 인생 초년부터 환자 곁을 지키는 생활을 했다. 언니들이 결혼하고 열여섯 살인 그녀가 어머니의 간병인이자 치료법을 찾아다니는 여정의 동행자가 되었다. 줄리아의 남편이자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인 레슬리 스티븐의 말에 따르면 집안 식구들 또한 여기저기서 줄리아를 찾는 통에 결혼식조차 미뤄야 했다.그녀가 《병실 노트》를 쓰게 된 건 숙명처럼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에세이에는 19세기 가정에서 아픈 사람을 돌보는 요령이 세세하게 적혀 있는데 그야말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이고 명확한 서술로 가득하다. 병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침구를 정리하는 법, 목욕 시 옷을 벗기는 순서, 음식을 조리하는 법, 옷 입히는 법, 심지어 환자가 사망한 후 간병인이 처신하는 법까지 간병인으로서 갖추면 좋을 환자에 대한 태도와 배려, 관심, 시선이 잘 담겨 있다. 불빛 한 가닥, 작은 소음과 외풍, 침대 속 부스러기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 환자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이에 대해 간병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적었다. 그중 인상적인 부분은 환자를 케이스(case)로 보는 관점이다. 줄리아 스티븐은 환자 개인이 아닌 ‘케이스’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간호 본능인 것 같다고 강조한다. 간병인에게 누구를 보살피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모든 간병인은 모든 타인, 인정 없는 친구,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 할 것 없이 똑같이 상냥하게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이상적인 성실함을 그대로 실천한 19세기 여성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영문학자, 편집자, 의사의 각양각색 해설로한층 깊어지는 오래된 텍스트로의 여행옥스퍼드 영문학과 명예교수 헤르미온 리가 《아픈 것에 관하여》에 대해, 「울프 연구 연감」의 창립 편집자 마크 핫세가 《병실 노트》에 대해 쓴 해설을 각 글에 덧붙였다. 헤르미온 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작품을 독창적이고 광범위하게 전하며, 이 짧은 에세이의 문학성, 작가의 숨은 의도, 출간을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생생히 전달한다. “《아픈 것에 관하여》는 울프의 영웅적인 인내심과 용기를 드러낸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육체와 정신의 고통을 모아서 새로운 종류의 글로 전달한다.” _헤르미온 리(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마크 핫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줄리아 스티븐의 삶을 소개한다. 또 줄리아 스티븐의 삶과 글의 맥락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그녀의 글들, 《아픈 것에 관하여》를 함께 조명한다. 핫세는 줄리아의 글에서 버지니아의 글쓰기 특징인 위트와 관찰력이 엿보인다고 말한다. 19세기 후반의 여성 줄리아가 침대 속 부스러기의 출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인들을 가볍게 조롱하는 부분에서는 딸 버지니아의 페미니스트 코미디가 엿보인다고도 설명한다. “《병실 노트》는 오늘날의 간병인들을 위한 지침서이자, 20세기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명의 전기에 매혹적인 문건이다.” _마크 핫세(「울프 연구 연감」의 창립 편집자)이 책의 말미에는 내과의이자 문학비평가인 리타 샤론의 맺는말을 실었다. 샤론은 두 에세이의 요지를 구체화하고, 의사로서 또 문학비평가로서 두 글을 흥미롭게 비교한다. 그러면서 《병실 노트》를 읽고 《아픈 것에 관하여》를 읽으니 자신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이루려고 애썼던 내적 균형을 다시 얻게 된다고 말한다.“언젠가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이 아플 날이 올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주치의, 간병인, 치료사가 이 두 글을 같이 읽기를 바랄 것이다.” _리타 샤론(내과의, 문학비평가)영문학자, 편집자, 의사가 쓴 세 편의 해설은 안타깝게도 짧은 시간만을 함께한 모녀의 이야기를 애틋하게 연결 혹은 교차시킨다. 버지니아 울프는 열세 살에 어머니를 잃고 최초로 정신 이상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평생토록 아팠던 이 천재적 작가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진실한 간병인이던 어머니의 간병은 받지 못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두 사람이 같은 생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대화를 이토록 매력적인 두 텍스트를 통해 다시금 이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두 편의 에세이는 독자에게도 모녀를 훌륭하게 연결해주며 특별한 독서의 시간을 선사한다. 예를 들면 줄리아 스티븐은 아파서 모든 것에 예민한 병자에게 되도록 ‘진실’을 털어놓는 쪽을 선호한다. 그래야 병자가 재앙을 상상하며 더 큰 괴로움을 겪지 않게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상황이 요구하면 간병인에게 ‘자유롭게 거짓말’하라고 조언한다. 이 대목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일화가 겹친다. 버지니아도 거짓말 전략을 구사하는 재능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1906년 남자 형제인 토비가 죽었을 때, 죽은 토비와 똑같이 장티푸스를 앓는 친구에게 버지니아는 ‘큰 변화는 없다’고, 토비가 ‘나아지고 있다’고, 간병인들이 양고기를 못 먹게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1906년 이미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첫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는 《병실 노트》에 설명된 간단하고 현실적인 간호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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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오늘 하루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안녕, 오늘 하루
    • 총총지(천지윤) 지음
    • 라떼
    • 2024-02-19

    안녕, 오늘 하루!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긴 머리 소녀 총이와 곰돌이 하티가 전해주는 힐링 에세이《안녕, 오늘 하루》는 ⟨오늘의 이륙⟩으로 시작해서 ⟨오늘의 여행⟩과 ⟨오늘의 소중함⟩을 거쳐 ⟨오늘의 착륙⟩으로 끝을 맺는다. 각 챕터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오늘’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선물과도 같은 오늘이 반복되며, 오늘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드러낸다. 우리는 결국 계속되는 오늘을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총총지 작가의 글과 그림은 화려하거나 각종 미사여구로 꾸미지 않았다. 자기 생각을 숨김없이, 그러면서도 따듯하게 감싸 안는 느낌을 준다.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글과 그림을 보다 보면 나의 모습인 듯 공감하고 동감하게 되면서 긴 머리 소녀 총이와 곰돌이 하티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다. 작가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의 위로와 약간의 휴식을 줄 수 있는 글과 그림이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10년 만에 완성한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힐링 에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봄 직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글과 그림에 공감하고 동감하게 되면서 긴 머리 소녀 총이와 곰돌이 하티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다.“멈춤은 있어도 무너짐은 없기를!”출판사 리뷰《안녕, 오늘 하루》의 작가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의 위로와 약간의 휴식을 줄 수 있는 글과 그림이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10년 만에 완성한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힐링 에세이다. 작가의 글과 그림은 화려하거나 각종 미사여구로 꾸미지 않았다. 자기 생각을 숨김없이, 그러면서도 따듯하게 감싸 안는 느낌을 준다.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글과 그림을 보다 보면 나의 모습인 듯 공감하고 동감하게 되면서 긴 머리 소녀 총이와 곰돌이 하티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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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기쉬운 요한 계시록 - 제1권 그리스도의 교회에게 보내는 편지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알기쉬운 요한 계시록 - 제1권 그리스도의 교회에게 보내는 편지
    • 강세창
    • e퍼플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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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초 한의사 - 한의사 구심이 쓰고 그린 야생초와 인생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야생초 한의사 - 한의사 구심이 쓰고 그린 야생초와 인생 이야기
    • 최원집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02-19

    주위를 둘러보면 온갖 따스하고 다정한 풍경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바쁜 사람들은 그것을 느낄 새 없이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데만 급급합니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매일 걷는 길에서 만나는 야생화들의 풍경, 시시때때로 변하는 계절의 풍경, 걸을 때 떠오르는 생각의 풍경,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풍경.저자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며 느낀 풍경들은 그렇게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사진처럼 세밀하고 생생하지는 않지만 애정 어린 손길로 섬세하게 그려낸 야생초들, 그와 더불어 책을 한가득 채우고 있는 여러 풍경 이야기는 소소한 즐거움이 됩니다.독자분들도 저자를 따라 따스한 야생초의 길을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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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
    •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24-02-19

    “세계에서 가장 큰 특권을 가진 북클럽의 멤버는 단 두 명이었다!”맨부커상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 작가 얀 마텔이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권하는 문학 작품!“문학 작품은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꿈꾸게 한다”1415일 동안 책과 함께 보낸 101통의 편지사상 초유의 게릴라 북캠페인얀 마텔은 자국 캐나다의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무려 101통이나 되는 편지를 보냈다. 게다가 그냥 편지만 보낸 것도 아니었다. 매번 신중하게 문학 작품을 골라 읽고 사색한 뒤, 그 책을 동봉해 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상의 보좌관으로부터 일곱 통의 형식적인 답장을 받았을 뿐, 그가 소통을 원했던 수상에게서는 한마디의 답도 얻을 수 없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작가 얀 마텔은 대체 왜 이 고독한 북클럽을 시작한 것일까? 2007년 3월 말, 얀 마텔은 캐나다 예술인 자격으로 ‘캐나다 예술위원회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았다. 동료 예술가들과 하원의사당 방청인석에 자리 잡은 얀 마텔은 들뜬 마음으로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마침내 캐나다 국민의 문화적 정체성을 고양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온 캐나다 예술위원회의 50주년 기념 연설이 시작되었지만, 문화유산부 장관의 이 연설은 5분을 넘기지 못하고 끝이 났다. 캐나다가 50년 동안 일궈온 다양한 문화예술이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정리된 것이다. 그리고 그 한편에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묵묵히 앉아 다음 의제에만 열중하던 남자가 있었다. 바로 스티븐 하퍼 수상이었다. 자신이 캐나다 수상이라는 걸 단 한순간도 잊지 않는 듯 바빠 보이던 그 남자에게, 얀 마텔은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좋은 책을 편지와 함께 전달한다는, 가장 작가적이고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화예술의 중요함과 고요한 사색의 필요성을 수상에게 전하기로 한 것이다.얀 마텔은 문학 작품이 주는 고요함을 전하고자 편지를 썼다. ‘고요 속에서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인간과 세계에 대해 각성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그는, 이 101통의 편지들에서 문학 작품 읽기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고요한 성찰을 얻는 것이야말로 지도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가장 필요한 능력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얻기 위한 출발점이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느껴보지 못했거나, 사회적 핍박에 무방비로 노출되어보지 않았거나, 상대적 박탈감과 유리천장 같은 이겨내기 힘든 장애물을 겪어보지 않은 삶을 살아온 정치인일수록 더욱 그래야 한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읽고 그 안에서라도 다른 이의 삶에, 다른 이의 고통에 푹 빠져보아야 한다. 문학의 늪에 발을 담가보기라도 한 정치인이 그리는 미래와 그렇지 않은 정치인이 그리는 미래에는 자연히 차이가 있지 않겠는가.소설, 희곡, 시집, 종교서, 그래픽 노블, 아동서……어려운 책도 쉬운 책도, 훌륭한 책도 실망스러운 책도모든 문학 작품은 우리에게 사색의 기회를 준다세계적인 작가인 얀 마텔이 고른 책들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얀 마텔이 책을 고른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장 우선시되는 기준은 바로 픽션 작품이 먼저라는 것이다. 픽션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얀 마텔은 어떤 장르도 배제하지 않았다. 스릴러 소설이든 풍자 소설이든, 분명한 것은 그 책을 읽고 나면 더 현명해졌다는 기분, 적어도 뭔가를 얻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좋은 책’을 고르려 했다는 것이 얀 마텔의 설명이다. 그 밖에 고려하는 사항은 더 간단하다. 첫째, 이백 쪽 이하의 짧은 책일 것. 둘째, 가능한 한 평이하고 간결하게 쓰인 책일 것. 하루 스물네 시간을 독서보다는 바쁘고 중요한 일로 채우려 하는 스티븐 하퍼 수상이 복잡하게 뒤얽힌 이야기에 몇 시간이나 골머리를 썩이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았기에, 십오 분 만에 훑어볼 수 있는 책을 선택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섞어서 보내자는 것인데, 얀 마텔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수상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편지 한 통에 한 권의 책, 많게는 세 권의 책이 보내졌으니 꽤 많은 책이 들어 있다. 책 목록만 언뜻 봐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동물농장』『캉디드』『문학의 구조와 상상력』『광인일기』 등 쉽지는 않을 듯한 책들이 보인다. 게다가 발신인은 세계적인 작가, 수신인은 캐나다 수상?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 목록의 책들을 다 읽고 알아야 이 편지를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편지 속에 등장하는 책을 전혀 읽지 않았더라도, 얀 마텔의 편지를 읽고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당초 이 편지는 책 읽기를 권유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비단 지도자뿐 아니라 묵묵히, 그러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문학 읽기는 중요하다. 가끔 우리는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에 쉽게 빠져들곤 한다. 그래서 일하고 또 일한다. 우리는 삶이 너무 정신없이 흐른다고 투덜대지만, 삶은 늘 고요하다. 정신없이 달려가는 것은 우리뿐이다. 우리 삶에는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넘쳐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것은 왜 이렇고, 저것은 왜 저럴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얀 마텔의 표현을 또 한 번 빌리자면 ‘책과 고요함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기 때문에’,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고요한 시간을 되찾아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아홉 번의 생을 산다는 고양이조차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을 부러워한단다. 그들은 이미 수백 번의 삶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문학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인간성을 각성하게 해준다.당신의 삶이 깊은 숲속처럼 고요하기를그러나 강물처럼 깊어지기를 바라는 소설가의 북클럽이 책은 캐나다의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은 세상 모든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얀 마텔적 충언(忠言)’이자, 더 나아가 모든 독자들에게 전하는 문학 편지다. 짧은 편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술술 읽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번에 읽어 치울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편지 한 통을 읽고는,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수정하거나 당장 얀 마텔이 말하는 책을 읽어보고 싶어 안달이 날 수도 있다. 하루에 편지 한 통, 아니면 일주일에 편지 한 통도 좋다.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읽느냐보다,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치 시를 읽듯이, 편지 한 통 한 통을 곱씹어 읽으며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읽고 나면 더 현명해졌다는 기분, 적어도 뭔가를 얻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책이라는 얀 마텔의 기준에 따른다면,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도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캐나다의 수상과 수많은 정치인들, 또 수많은 독자들의 삶이 깊은 숲속처럼 고요하기를, 그러나 강물처럼 깊어지기를 바라는 한 소설가의 바람이 담긴 한 권의 책이다. 늦은 저녁 집에 돌아와, 피곤에 잠긴 몸으로 잠자리에 누워 잠시나마 책을 편다. 겨우 몇 단락을 읽었을 뿐이지만 아주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 단락을 곱씹으며 눈을 감고 조용히 사색하며 잠이 든다면 그야말로 얀 마텔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삶 속의 고요한 시간’을 얻는 데 성공한 독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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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안
    • 유페이퍼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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