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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3-04-14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겐 소설이 필요합니다”현역 작가 23인의 소설 생각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가 출간되었다.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 박민정, 박솔뫼, 백민석, 손보미, 오한기, 임현, 전성태, 정소현,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천희란, 최수철, 최정나, 최진영, 하성란, 한유주, 한은형, 한정현, 함정임 등 한국 대표 소설가 23인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는 작가정신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소설가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관통하는지, 그들의 ‘작가정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을 쓸 때의 생각과 마음부터 창작 과정 및 작가적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든 것’을 담았다. 23인 작가들의 소설 생각은 그들이 쓰는 소설만큼이나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 자유롭고 다채롭다. 소설을 쓰는 데 필수적인 소설을 쓰지 않는 시간(임현), 소설을 위한 낙서와 시적 단상들(정용준), 지금과는 다른 이해의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한 소설 작법(천희란), 소설을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인정’과 ‘단념’(최진영), 여성으로서의 공포와 사회적 약자로서의 불안을 형상화한 소설의 주제(하성란), 무언가에 미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는 소설이 잘 써지는 자리(한은형) 등 한국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이루고 있는 작가들의 진솔하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점은 글과 함께 어우러진 사진이다. 해당 글의 작가들이 대부분 손수 찍어 제공한 사진들은 책상과 책장, 집필 도구 등이 담긴 작업실 풍경부터 소설을 쓰기 전이나 쓰는 중에 자주 찾는 곳, 글쓰기에 영감을 준 사물과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어떤 공간에서 글을 쓰고 읽으며, 어떤 길을 걷고 생각하는지 독자와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우리는 왜 소설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가. 또한 소설은 작가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어떤 마진, 즉 ‘이익’을 남기는 걸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꿈을 꿀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꿈’과 ‘이익’은 언뜻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유한한 존재로서 살아가는 인간으로 하여금 다른 나, 다른 삶,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한다는 것만큼 가치로운 이윤이 또 있을까. 최진영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소설을 통해 꿈꿀 수 있다, 계속하여 꿈꿀 수 있다”. 우리와 함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소설가들이 우리 곁에 있는 한. 매일 여섯 시간의 작업 루틴,사주팔자와 번아웃,암살자처럼 글쓰기,소설이 잘 써지는 자리……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든 것’!김이설 작가는 매일 여섯 시간의 작업 루틴을 만들기까지 15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고백한다. 성실과 근면으로 임해온 지난 시간들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500여 개의 작업 일지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남은 것은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만이 아니다. 피드를 본 동료나 후배 작가들의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가 함께했다. ‘오래 같이 쓰기 위하여’ 김이설 작가는 오늘도 작업 일지 쓰는 걸 멈출 수가 없다.(김이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섯 시간」)손보미 작가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펑크를 낸 경험을 풀어놓는다. 작가가 되기 전 본 사주에서 ‘결혼해서 돈이나 쓰고 살 팔자’라는 말을 들었지만, 사주와 달리 작가가 되었고 그 뒤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3000자짜리 원고의 마감을 앞두고 난생처음 펑크를 내게 된다. 작가는 번아웃이 왔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하면서, 삐걱대고 불안할지언정 글을 쓰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해한다.(손보미, 「사십 편 이상의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시, 희곡」)집 안에서 아이를 돌보며 글쓰기를 병행하는 오한기 작가는 암살자 같은 태도로 글을 써야 했다고 말한다. 암살자가 타깃에 접근하듯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워밍업’을 해둬야 한다면서. 하지만 아이의 “최종 컨펌이 떨어진” 빡빡한 육아 일정 속에서도 그는 소설 쓰는 삶을 포기할 수 없다. 생활인이자 작가로서 소설 쓰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일의 지난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 글에서 작가는 소설 쓰기를 통해 얻는 순수 이익, 즉 ‘소설의 마진’에 관해 논한다.(오한기,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오늘을 고민하고, 살아가는 소설가들이 다시 ‘작가의 말’을 쓰는 시간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가는 누굴까. 박솔뫼 작가는 로베르토 볼라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관해 말한다. 그들 중 한 명이 바로 박솔뫼 작가 자신인데, 소설에도 종종 등장하는 볼라뇨는 그에게‘용기와 대범함’이라는 값의 최대치를 설정해주곤 하는 존재다.(박솔뫼, 「쓰고 읽고 말하고 읽고 쓰고」) “무엇을 하든 나의 감정과 의지는 책이 있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조경란 작가는 ‘작가의 말’을 쓰는 시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전해주고(조경란, 「‘작가의 말’과 신발」), 정지돈 작가는 “궁상맞고 지질하고 위악적이고 냉소적이며 불행한” 트윗 이미지를 가져와 글 쓰는 마음이 무엇인지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간다.(정지돈, 「포기의 글쓰기」) 소설가들의 시작점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전성태 작가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작가의 길을 선택하던 열아홉 살 저편의 일을 회고하며 그동안 잊고 지내온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와 같은 젊은 초상을 떠올리고,(전성태, 「떠나온 자로서」) 정소현 작가는 “제가 아는 게 다인 줄” 착각한 소통 불능의 여학생이었던 자신을 끌어안으며 작가의 길로 이끈, 1994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에 대해 쓰고 있다.(정소현, 「쉽게 배운 글은 쉽게 글을 쓰지 못하게 한다」)“어떤 일이 있어도 문학을 좋아할 것.무엇이 와도 그 마음을 훼손당하지 말 것.”‘소설이 있는 쪽’으로 삶을 선택한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최진영 작가는 소설가가 된 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으로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꼽는다. 처음에 그 답은 간단했다. “좋아하니까, 쓰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후로도 그 질문을 받았고, 현재는 조금 다른 답에 도달했다. 소설은 “나를 변화시키고, 삶의 방향으로 끌어당기며, 다른 삶을 꿈”꾸게 한다는 것.(최진영, 「입구도 문도 자물쇠도 비밀번호도 없는 시작」) 김사과 작가도 ‘꿈’에 대해 말한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강력한 끈이 “현실 도피적 환상”이라고 믿는 그는,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아 “무미건조한 글자”들을 이어 붙이며 “짧고도 강렬한, 한여름 밤의 달콤한 꿈”을 꿀 사람들의 꿈을 상상해본다. 최수철 작가가 “우리에겐 우리의 모든 꿈을 기억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를 대신해 꿈을 꾸고, 기억해내고, 그것을 하나의 공고한 세계로 이어 붙여 한 편의 이야기로 짓는 소설가들이 있기에, 우리는 또 한번 꿈꿀 수 있고 계속하여 또 다른 꿈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그리고 여기, 지리멸렬한 일상을 보듬고 다듬어 우리의 꿈을 위무해주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소설처럼 때론 온기 어린 시선으로, 때론 냉철하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때론 웅숭깊은 사유로 삶 너머까지를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가. 23인의 소설가들이 저마다의 진실된 마음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작가의 말’이 우리들 가슴속에도 깊이 가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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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로 50년 솔로 50년 - 生큐멘터리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술로 50년 솔로 50년 - 生큐멘터리
    • 지상렬.김진태 지음
    • 더작업실
    • 2023-04-14

    지상렬과 예능작가 김진태가 돌아보는 스펙터클한 50년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개그맨 지상렬이 태어난 1970년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즈\'가 해체된 해이고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던 새마을 노래가 전국에 울려 퍼지던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원년이기도하다.生큐멘터리 《술로 50년 솔로 50년》은 예능인 지상렬과 예능작가 김진태 작가가 1970년부터 2022년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살았고 대한민국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지상렬의 생애를 통해서 지난 50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는 토크 에세이다.무심하게 또한 진지하게 돌아보는 생큐멘터리계획적이지 않은 듯 계획하고 무심한 듯 진심인 지상렬식 화법으로 돌아본 生큐멘터리 <술로 50년 솔로 50년>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있었던, 그리고 잊혀졌던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앞으로 또 살아갈 반백년의 반환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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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 김미월 외 지음
    • 다람
    • 2023-04-14

    “아이가 잠든 후 조심스럽게 타자를 치던 새벽,나는 무엇이 그토록 간절했을까.내 이름을 갖고 싶었다. 미치도록 그랬다.”나는 엄마로서도 작가로서도 자주 실패한 하루를 산다.이런 문장을 읽고서 가슴이 무너지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 작가는 매일 이상한 전장에 서 있다. 가장 사랑하는 두 대상이 서로를 끊임없이 밀어내고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칼끝을 겨누는 것만 같다. 직업적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과, 아이에게 모든 애정을 쏟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이 무방비하게 맞부딪친다. 그 전투 공간에서 엄마-여성-작가는 자신의 실존이 점점 얇고 투명해지다가 결국 지워져 버리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한다. (정이현 소설가 추천사 중)여섯명의 엄마인 작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쓰기를 포기할 수 없는 여성들이 있다.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여성들. 뜨거운 심장을 품에 안고 계속해서 글을 써온 여성들. 자신의 삶을 자신의 글로, 글을 곧 삶으로 만들어온 여성들.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까봐 전전긍긍하는 여성들. 여기 모인 여섯 명의 작가들은 엄마가 되는 일의 기쁨과 슬픔, 불안과 공포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엄마이면서 작가인,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모습을 모두 해내고 싶은 그녀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어느 한 모습에 전념하라고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을 잃고 싶지 않은 여성들의 격렬한 투쟁사이다. “천국을 등에 업고 지옥 불을 건너는 거야.” -나의 작은 천국인 나의 작은 아이에게‘어느 날은 손톱 발톱이 생기고, 어느 날은 투명했던 피부가 차오르고, 어느 날은 빛을 감각 하게 되고, 어느 날엔 발차기를 할 수 있게’(안미옥, 72쪽)된 아이가 마침내 한 사람으로 태어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아이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샘솟는다. 그러나 이 사랑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밥을 굶어가며 밥을 먹이고, 잠들지 못한 채 재우고, 이성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이성적으로 대해야 하는, 양육이란 극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감히 한 사람을 넘어서는 사랑을 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신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존재니까, 끝없이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니까. 엄마들은 자신에게서 나온 또 다른 가능성을 최선의 것으로 만들려 애쓴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그녀들이 엄마-되기의 ‘지옥 불’ 속에서 지켜낸 ‘천국’(백은선)이 된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마냥 품에 안겨 보호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들이 ‘지옥 불’을 힘겹게 견디는 동안 품 안의 ‘천국’들은 ‘난데없이 나타나서 느닷없이 입을 맞추’(조혜은, 147쪽)며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니까 그녀들은 엄마-되기를 통해 ‘천국’의 절대적인 사랑의 가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때때로 받게 되는 ‘천국’의 입맞춤으로 그녀들은 엄마-되기를 버틴다. 또한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일상은 그녀들에게 ‘오늘은 껌에 관한 시를 써볼까’(이근화, 122쪽)처럼 끝없는 자극을 준다. 아이가 있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게 된다. 아이들은 엄마들의 영원한 타인으로서 끝없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므로, 엄마들의 세계는 자꾸만 넓어질 수밖에 없다. 좋든 싫든.“3번은 되지 않기를”-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숨구멍’, 글쓰기여성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이들이 그녀들 삶의 외연을 넓히듯,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 여성은 삶의 주도권이 아이에게로 넘어간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엄마라는 칭호를 다는 순간부터 그녀들이 쌓아온 삶은 모두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수렴되고 만다. 아무리 20년 동안 글을 써왔다고 한들 엄마로서 읽히는 순간, 그 일은 ‘엄마가 소설가니까 아이들 국어 공부는 걱정이 없겠어요’(김이설, 95쪽)라는 말처럼 아이들을 보조하기 위한 일이 되고 만다. 엄마는 엄마니까, 엄마는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 전념해야 하니까. 엄마면서 엄마를 벗어나 나의 일을 잘하고 싶은 욕망은 어쩐지 죄책감이 따른다. 분명 온종일 아이들을 위해 나를 썼는데도 나를 위해 나를 쓰려 할 때는 ‘몰래’ 빠져나오게 된다. 그렇게 하루의 끝에 겨우 얻은 시간, 그녀들은 글을 쓴다. 왜? 그것이 그녀들이 ‘좋아하는 일’이니까. 작품 활동을 아예 접고 육아에만 전념하게 된 ‘3번’(김미월)만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비는 그녀들의 글을 향한 사랑에, 아이들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말한다. “엄마, 그냥 안 쓰면 안 돼?”(조혜은, 165쪽) 마치 엄마의 사랑을 다른 것과 나눠가질 수 없다는 듯, 오롯이 자신들만의 것으로 독점하고 싶어 한다. 게다가 글쓰기 노동을 통해 버는 충분하지 않은 수입으로는 가정 내에서 경제적 주체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 엄마에게 엄마 이외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 틈에서, 불안한 경제적 입지는 작가로서의 그녀들의 자리를 흔든다. 그러므로 그녀들은 싸울 수밖에 없다. 부족한 잠을 쪼개고 쪼개가면서 고갈될 정도로 몸과 자본을 바쳐가면서 그녀들은 밤새 글을 쓴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글 쓰는 자신을 죽이지 않기 위해, 그녀들은 한 글자 한 글자 글 쓰는 자신을 살릴 ‘숨구멍’(이근화)을 뚫는다.“실비아 플라스를 읽는 엄마라니,”-너는 네가 되렴, 나는 내가 될게자녀가 보는 엄마, 엄마가 보는 자녀의 이야기가 많이 공유되었다. 서로를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자면 엄마가 된 자녀가 비로소 엄마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이야기 정도가 보태질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자리에 고정된 목소리 외에 엄마가 아닌 나의 마음은 찾아보기 어렵다. 엄마가 ‘엄마’인 동시에 ‘엄마’가 아닌 존재로서의 욕망을 가졌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엄마들로서도 ‘착한 엄마’가 아닌 모습을 내세웠다가는 그동안 열심히 아이들을 돌봐온 ‘엄마’로서의 삶을, 베풀어왔던 사랑을 부정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쓰기를 포기할 수 없는 여성들이 있다.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여성들. 뜨거운 심장을 품에 안고 계속해서 글을 써온 여성들. 자신의 삶을 자신의 글로, 글을 곧 삶으로 만들어온 여성들.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조혜은, 153쪽)까봐 전전긍긍하는 여성들. 여기 모인 여섯 명의 작가들은 엄마가 되는 일의 기쁨과 슬픔, 불안과 공포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엄마이면서 작가인,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모습을 모두 해내고 싶은 그녀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어느 한 모습에 전념하라고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을 잃고 싶지 않은 여성들의 격렬한 투쟁사이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엄마가 실비아 플라스를 읽다니! 하지만 세상에는 실비아 플라스를 읽어야만 하는 엄마가 있다. 그런 엄마들은 동그래진 눈동자를 한 자녀에게 다정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너는 네가 되렴. 나는 내가 될게.”(김이설,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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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아 명심하거라, 잘 사는 데 필요한 건 따로 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들아 명심하거라, 잘 사는 데 필요한 건 따로 있다
    • 신태순 지음
    • RISE(떠오름)
    • 2023-04-14

    아빠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아들에게 전하는조금 느려도 늦지 않게, 돈과 행복을 잡는 비밀‘한 번 사는 인생을 즐기라’는 욜로(YOLO)와 ‘젊은 나이에 은퇴해 경제적 독립을 하라’는 파이어(FIRE) 유행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라는 높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지금, 우리는 아직도 허망하게 남아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암담하다.더 비극적인 것은 이후 세대들에게도 같은 고민을 대물림해주게 될 것이라는 현실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고, 누군가는 직장을 물려주며, 좋은 학벌을 갖도록 공부시킨다. 자녀가 큰 문제나 불안 없이 미래를 살아가게 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여기, 조금은 다르게 살아가는 아빠 한 사람이 있다.큰 회사 소속이 아니라도 돈을 잘 벌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다양한 수익을 만들고, 무리해서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탁월한 사람들이 먼저 같이 일을 하자고 손을 내밀고, 좋은 기회가 있으면 먼저 제안받는 삶.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매일 이야기 나누며 아이를 데려다주고, 평일 낮에 키즈카페에 가서 함께 놀고, 붐비지 않는 시간에 아이와 영화를 보거나 마트에 가고, 1년에 한 달 정도는 해외에 머물며 일을 하는 삶.저자인 신태순 작가는 이런 꿈 같은 현실을 자신의 삶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실제로 이러한 삶을 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성공을 해서 이런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이런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행해서, 결국 자신이 그리던 삶에 이르렀다는 것이다.돈 벌면서 행복해지는 아빠의 부자 수업“아들아, 행복한 부자가 되거라”저자는 스타트업부터 수백억 매출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 자문을 맡고 있으며, 온라인 자동화 수익을 설계하는 기획자이자 무자본 창업 전문가다. 2012년부터 고가 PDF 콘텐츠 판매를 하고 2016년부터 자동화 세일즈 퍼널을 한국에서 구축하는 등 매번 혁신적인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왔다.또한 가족과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도 수익을 만드는 사례들을 통해 부모의 사랑이 다음 세대에 건강하게 잘 전달되게 하는 비전을 실행해가고 있다.전작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로 많은 인플루언서에게 영향을 준 저자가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담았다. 그만큼 저자의 모든 시행착오와 경험, 지혜와 진심이 오롯이 담겨 있다. 도구만을 활용해서 잠시 성과를 만들어내는 요행이 아닌, 진짜 타이탄으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정리했다.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만이 아닌, 제대로 모으고 쓰고 활용해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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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드럼 - 나의 현생을 한 번에 꺼줄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드럼 - 나의 현생을 한 번에 꺼줄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 손정승 지음
    • 위고
    • 2023-04-14

    _주 5일은 책에 밑줄을 치고 쉬는 날에는 드럼을 치는 생활음악인흥성거리는 홍대 앞 골목에서 노란 불빛을 밝히고 차분히 책 읽는 사람들을 반기는 동네서점, 땡스북스. 손정승은 그곳에서 7년째 책을 고르고 진열하고 소개하는 서점인이다. 책을 좋아해서 서점인이 되었고, 일주일 내내 책에 밑줄을 치면서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게 기쁘면서도 자신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책이라는 세계가 혹시라도 자신을 내치면 어쩌나, 스스로 먼저 질려서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싶어 종종거렸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대상, 자신이 몸담은 세계와 거리를 두는 것이 절실했다. 그렇게 책과 접점이라곤 하나 없는 세계를 찾아 헤매다가 드럼 앞에 앉게 되었다. 『아무튼, 드럼』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세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드럼 쪽으로 돌아앉았다가 어느새 음악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게 된, 주 5일은 책에 밑줄을 치고 쉬는 날에는 드럼을 치는 생활음악인의 이야기다. _‘이제 음악이 입체적으로 들리겠어요’첫날 스틱 잡는 법을 배우고 스네어드럼을 내려치던 순간, 스틱 끝에서 손으로 올라오는 떨림은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다. 어릴 때 방방을 타다가 땅을 디뎠을 때처럼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현실에서 살짝 붕 뜬 기분으로 레슨실을 성실히 오가는 사이, 스틱을 내려칠 때 전해오는 섬세한 떨림에, 베이스드럼의 페달을 밟을 때마다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묵직한 울림에, 별빛이 부서지듯 청량한 심벌 소리에 점점 몸과 마음을 빼앗겼다. 드럼을 배우기 전까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건 그저 반복적으로 많이 듣기라고 생각했는데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이 곡을 연주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가사에만 기울였던 귀를 드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렸다. 곡에 스민 드럼 소리를 열심히 찾고 음악을 듣는 시간이 아주 많이 늘었다. _드럼을 통해 나의 세계가 다시 한번 크게 확장되었다음악이 입체적으로 들리기 시작하면서, 음악의 언어에 대한 감각도 늘어갔다. 땡스북스 한편에 진열돼 있던 음반들을 다시 꺼내 보고, 드림팝, 슈게이징, 얼터너티브락, 사이키델릭팝 등 몇 번을 읽어도 물음표가 가시지 않아 감으로 때려 맞히던 음반 소개 내용들을 드럼을 배우고 나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 땡스북스 음반 진열장에 겹겹이 포개둔 시디들을 장르에 따라 다시 분류했고, 한 장 한 장 재킷이 잘 보이도록 진열했다. 스스로 음악에 문외한이라 여기며 멀리하던 음악 분야 책들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나서서 찾아 읽고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게 되었다. 책과 되도록 멀리 떨어져보고자 시작한 드럼이, 어느새 자신이 몸담고 있는 책의 세계를 확 넓힌 것이다. _어른이 되어 좋은 것들 드럼을 배우며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일은 달콤했다. 그래서 자꾸 욕심이 났다. 지금껏 몰랐던 재능이 있기를, 익히는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기를 내심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실력에 대한 자기객관화가 잘된 겸손한 학생으로 보이길 바랐다. 그래서 수업 때 배울 곡을 정할 기회가 주어지면 “하고 싶은 곡이지만 저한텐 아직 어려울까요?”를 덧붙이곤 했다. 그러면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노래를 고를 때 쉬울까 어려울까 고민하지 말고, ‘이걸 할 때 즐거울까?’만 생각하세요.”  드럼으로 밥벌이를 할 것도 아니며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확률도 낮다고 한계를 긋자 오히려 드럼 앞에 더 앉고 싶어졌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지워갈수록 현재의 즐거움이 선명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세상의 전부로 여기지 않을 수 있는 여유가, 좋아하는 대상과 바람이 통하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사랑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좋아하는 일에 흠뻑 빠지는 대신, 빠져나올 때를 전보다 더 잘 아는 어른이 되어 깨달은 진실이다. 어른이 되어 만난 덕분에, 드럼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_드럼의 뜨겁고도 여린 품성을, 여리면서도 정확하게 내는 소리를 닮아가고 싶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럼을 두고서 힘차다, 격하다, 시원하다 등 센 악기로 인식하지만 드럼은 철저히 외강내유형의 악기라는 것도 실감하게 되었다. 자신의 소리를 때에 맞게 줄일 줄 알고, 여운을 남길 줄 알며, 앞으로 나서지 않고 기타와 보컬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세 보이지만 섬세하고 유순한 악기. 손정승 작가는 드럼을 곁에 두고서 계속 닮아가고자 한다. 그것의 뜨겁고도 여린 품성을, 여리면서도 정확하게 내는 소리를. 『아무튼, 드럼』은 손정승 작가가 세상을 향해 여리면서도 정확하게 내는, 첫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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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잠 - 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잠 - 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
    • 정희재 지음
    • 제철소
    • 2023-04-14

    ‘아무튼 시리즈’ 53번째 이야기는 ‘잠’이다.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로 10만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진 작가 정희재가 긴 침묵을 깨고 발표하는 신작 에세이이기도 하다. 전작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통해 우리에게 ‘힘들면 잠시 내려놓고 쉬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한 작가는 더욱 깊고 단단해진 사유를 통해 “아침이면 ‘사는 게 별건가’ 하면서 그 위험하다는 이불 밖으로 나올 용기”를 주는 ‘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책에는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잘 데가 없어 학교 문예부실에서 청했던 도둑잠, 대학 시절 마치 신생아처럼 기숙사에 처박혀 내리 잤던 통잠, 히말라야 계곡에서 기절하듯 쓰러져 경험한 단잠, 인도 여행 중 잠 수행을 한다는 슬리핑 라마를 찾아 나선 이야기까지 잠과 관련한 인생의 여러 순간이 담겨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슬라임처럼 만지면 만지는 대로 형태가 변해서 결코 완성되지 않는” 잠의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잠의 얼굴에서, 우리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이기에 줄여야 하고 쫓아야 한다고 여기는 ‘죄책감’을 말끔히 지워버린다. 그렇게 『아무튼, 잠』은 깨어 있는 일의 고단함 앞에서 눈을 질끈 감은 우리 옆에 나란히 누워 나직하게 속삭인다. “자는 동안 지나가는 것들이 있다”고. “예를 들면, 편두통과 불안, 욕망, ‘맙소사, 이게 인생의 전부라고?’ 싶은 허망한 마음 같은 것들”. 그러니 “지금은 그냥 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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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현수동 -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빠져들고, 마침내 사랑한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현수동 -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빠져들고, 마침내 사랑한다
    • 장강명 지음
    • 위고
    • 2023-04-14

    _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소설, 에세이, 논픽션을 오가며 새로운 사회와 사상에 대한 상상력을 집필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장강명 소설가가 이번에는 자신이 살고 싶은 동네에 대해 썼다. 55번째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현수동』에서 장강명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당신의 동네를 좋아하고 있습니까?”“당신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나요?”늘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질문이다. 보통 교통이 편하고 교육 여건이 좋은 이른바 ‘비싼’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집세 시세에 따라 보따리를 쌌다 풀었다 하는 현대인에게 ‘내 동네’, ‘우리 동네’라는 마음을 품는 일 자체가 애당초 어색한 일일지도 모른다. “현수동이라는 동네는 실존하지 않는다”라는 첫 문장의 당황스러움에 이어, ‘어떻게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동네를 애호한다는 것일까’ 의문이 떠오른다. 사실 장강명 작가는 ‘현수동’에 대해 오래 생각해왔다. 다시 말해, 상상했다. 작품에도 자주 현수동을 출연시켰다. 아예 제목에 현수동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현수동에 사는 청년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는가 하면 작품 속 가상의 소설 제목에 현수동을 넣기도 했다. 작가는 현수동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점점 더 그 상상에 빠져들고, 마침내 현수동을 사랑하게 되었다. 장강명 작가는 이 작은 책에서 도시공학자와 향토사학자와 인문주의자, 무엇보다 이야기 수집가의 옷을 부지런히 갈아입으면서 꿈과 가능성으로서의 동네를 현수동이라는 이름으로 차근차근 펼쳐 보인다. _걷기 편한 길, 이야기가 가득한 골목, 다정하고 신실한 상점들현수동은 가상의 동네이지만 비교적 구체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대략 서울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일대로, 실제로 작가는 삼십대 중반의 6년을 이 일대에서 살았다. 작가는 현석동에 살 때 집에서 밤섬을 자주 내려다보다가 문헌 자료를 뒤적이면서 한강의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수첩을 들고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표지판이나 표석을 들여다보았으며, 민담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을 샅샅이 훑으며 스마트폰 앱을 켜고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작가가 꿈꾸고 상상하는 현수동은 먼저 역사가 있는 곳이다. 허허벌판 위에 지은 신도시나 과거와 현재가 으르렁거리며 대치하는 곳이 아닌, 오래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괜찮게 살았고, 얼마 전에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괜찮게 살았으며, 그래서 나도 그곳에서 괜찮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안전하고 희망적인 느낌을 주는 곳. 작가가 현수동에서 특별히 사랑하는 점은 골목마다 촘촘히 서린 이야기이다. 책에는 작가가 수집한 이 지역의 민담과 설화와 미신 등의 온갖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특히 밤섬의 폭파를 둘러싼 저자의 집요한 추적과 사랑은 눈길을 끈다. 밤섬은 작가에게 바로 가까이에 있는 아름다운 수수께끼이며 “오래되었으면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기묘하고 아련한 서사시”이다. 비극적이면서 신비롭고 경이로운 밤섬의 지난 역사를 일별하면서 작가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없는 것, 인간의 권리 외에도 우리가 공경하고 두려워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_삶을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는 동네가 있다는 것어떤 동네를 오래 상상하고, 계속해서 세부사항을 덧붙이고, 그곳을 움직이는 힘을 궁리한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그렇다고 말한다. “당신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나요?”라는 질문 바로 옆에는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라는 질문이 있기 때문이겠다. 내가 살고 싶은 동네의 골목과 거리는 어떤 풍경일까. 그곳 사람들은 어디로 출근하고 생활용품을 어떻게 살까. 어떤 길에서 개를 산책시키고, 저녁을 먹고 나면 어디에 갈까. 주말에는 뭘 할까. 아이들은 어디에서 놀까. 일하고 쇼핑하고 식사하고 수다를 떨 때 그곳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런 궁리를 하다 보면 어떤 삶이 내게 좋은 삶이 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궁리를 얼토당토않은 공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독자에게 저자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말을 빌려 힘 있게 외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 권리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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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낯선 사람 - 화제의 웹드라마 픽고 대본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안녕, 낯선 사람 - 화제의 웹드라마 픽고 대본 에세이
    • 이민지.고낙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04-14

    친하지만 어려운 그 사람, 익숙해도 낯선 그 관계 때문에우는 당신을 위로해줄 이야기★★★★★ 누적 조회수 3억뷰, 유튜브 구독자 55만 ★★★★★화제의 웹드라마 「픽고」 대본 에세이“연애는 너 좋으라고 하는 거야, 네가 힘든 연애면 그만해도 돼.”“그거 알지. 누구 좋아하면 내가 작아지는 거.”“세상에 빌런이 한두 명이냐? 누구나 다 하자 있어.그러니까 실수하더라도 너답게 행동해. 누구인 척하는 거, 그거 어차피 다 들통나.”“누구 싫어하는 거, 사실 다 내가 싫은 거야.걔가 부러운 내가 싫은 거고, 걔보다 못난 내가 싫은 거고, 걔랑 닮은 내가 싫은 거고.”-『안녕, 낯선 사람』 본문 중에서‘모든 걸 이해해줄 것 같던 가까운 친구가 나를 힘들게 하고, 미치도록 사랑하는 연인이 나를 외롭게 만들고, 가장 믿었던 동료는 나를 이용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사람이 좋은데 이럴 때만큼은 사람이 정말 끔찍하게 싫다.’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고민과 문제들을, 공감이 가면서도 날카롭게 꼬집은 스토리로 단숨에 55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유튜브 웹드라마 「픽고(PICKGO)」. ‘이거 내 얘기인데?’ 하고 보자마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등장 인물, 탄탄한 플롯, 듣자마자 뇌리에 꽂히는 명대사들을 소장하고 싶다는 수많은 구독자의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그중에서도 가장 감정적 공감도가 높으며 솔직하고 현실적인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엄선하고, 또한 단행본에서만 공개하는 제작진의 미공개 에세이를 추가하여 『안녕, 낯선 사람』이 출간되었다. 책 속에는 가스라이팅 하는 연인, 눈치 없고 무례한 친구, 배려심 없는 이기적인 선배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 아래,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섬세한 대사와 지문을 바탕으로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히 펼쳐진다. “아무리 가까워도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타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친하지만 어려운 그 사람, 익숙해도 낯선 그 관계 때문에 우는 당신을 위로해줄 이야기입니다.” 이제 좋은 사람보다 존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고 싶지 않다면 『안녕, 낯선 사람』을 통해 가장 영리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남친의 얄미운 여사친, 자의식 과잉인 선배, 지나치게 의존적인 친구… 인간관계에서 ‘현타’ 오는 모든 순간”솔직을 빙자한 무례를 저지르고 은근히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는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픽고」 채널에 영상이 올라오면 꼭 달리는 댓글들이 있다. “공감성 수치 때문에 보기가 힘들 정도다”, “작가님 혹시 ‘민간인 사찰’ 하시나요”라는 내용인데, 수많은 웹드라마 중에서 왜 유독 시청자들이 픽고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마치 ‘내 일상’을 사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하이퍼 리얼리즘’ 스토리가 주가 되기 때문이다. 늘 고난을 겪고야 마는 착한 주인공이나 악마도 울고 갈 수준의 악역, 결국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는 식상한 문법을 이 드라마에서만큼은 절대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본인 힘들 때만 연락하는 친구 특징’, ‘인간관계에서 현타 오는 순간’, ‘가스라이팅 특징’, ‘자존감 낮은 연애 특징’, ‘스타트업 인턴 특징’ 등 에피소드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현실 친구, 현실 연애, 현실 직장 문제 등 오늘 밤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는 그 고민을 그대로 가져오고, 또 그 시절을 지나야만 깨닫게 되는 것들을 그린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작품이 바로 「픽고」다. “나도 누군가에겐 개새끼일 수 있다”무조건 착하지도, 무조건 나쁘지도 않은 입체적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현실 성장기『안녕, 낯선 사람』에는 타인을 과할 정도로 배려하는 성격에 자신의 의견은 조금도 주장하지 않지만 종종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한없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소현’, 남자친구나 친구들에게 자기 말이 무조건 옳다며 고집을 꺾지 않는 이기적 자기애를 보여주지만 때론 타인을 따뜻하게 품어주며 꼭 필요한 위로와 충고를 건넬 줄 아는 ‘나은’,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 받는 만큼 줘야 한다며 냉정한 성향을 가진 듯하나 그래도 타인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다 버리지 못하는 ‘혁’ 등, 무조건 착하지도, 무조건 나쁘지도 않고 관계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입체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뾰족한 말을 뱉어 얄밉지만 가끔은 정말 든든하게 내 편이 되어주는 미워할 수만은 사람, 조금씩 실수하며 마침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바로 우리들’이 이 작품 안에 살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복잡하고 미묘한 ‘사람과 관계’라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에 대한 아주 작은 대답이다.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타인의 부탁이 겹겹이 쌓여 괴로울 때, 마음을 터놓을 친한 친구 한 명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연인이 자꾸 서운하게 해서 둘인데 혼자인 것보다 더 외롭단 생각이 들 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고민이 『안녕, 낯선 사람』 속의 여러 이야기를 만나 나름의 답안과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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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3-04-14

    “읽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책!”인생에도 계급장이 있다. 나이만 먹지 말고, 하루하루 나아져라!2012년 출간되어 1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어른 공부》가 독자들의 재출간 요청에 10년 만에 돌아왔다. 10년이 지나도, 아니 100년이 지나도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인생인가?’의 물음은 영원한 숙제이다. 저자는 그 해답으로 ‘인생에도 계급장이 있다’고 말한다. 마냥 이등병처럼 칭얼대거나 헤매면서 살 수는 없다. 나이가 한 살씩 먹어가면서 상병, 병장으로 인생도 진급해야 하며 그 계급에 어울리게 처신할 것을 당부한다. 병장이 이등병처럼 굴면 얼마나 꼴불견이겠냐면서.2014년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난 저자 양순자는 평소 ‘남을 돕는 일에는 계산하지 말고, 누군가 넘어지면 빨리 일으켜줘야 한다’는 신조로 무장하고 누군가의 인생에 빨간불이 켜지면 언제든지 달려가는 열혈 상담가로 변신한다. 출간 당시 양순자 저자를 인터뷰하러 간 기자들은 인터뷰는 뒷전이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돌아가면서 한결같이 말했다. “교과서 같은 식상한 답이 아닌 순도 100% 경험 속에서 나온 인생 상담에 자기도 모르게 무장해제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면서도 명쾌한 상담을 해준다.저자는 《어른 공부》를 통해 인생 계급장이 한 단계 두 단계씩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남은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가 만난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가를 여실히 책에 녹여 넣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이렇게 살지는 말아야지’라는 추임새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손 뜨개질을 하다 보면 한 코 한 코를 잘 뜨다가 어느 순간 한 코를 놓치는 일이 있다. 한참 실을 뜨다가 뒤늦게 한 코가 빠져 있는 걸 발견한다. 작품을 제대로 완성하려면 실을 풀어 코가 빠진 지점까지 되돌아가야 한다. 풀기가 아까워 그대로 가면 불량품이 된다.”이렇게 말하며 저자는 살면서 때늦은 후회로 통곡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신의 비문에 새겨놓고 싶은 말을 정리해보라고 권한다. 자신을 그렇게 살게 하는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버거워하는 독자들이 희망을 갖고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한다. 견디기 힘든 아픔을 건강하고 당당하게 바꿀 줄 아는 저자의 삶의 자세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사형수 교화위원 30년,사형수들이 일깨워준 삶의 가치들, 그리고 암 선고를 받고 삶의 끝에 와서 알게 된 것들!30년간 사형수 교화위원으로 활동해온 저자는 자신과 그들의 마지막 후회를 타산지석으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해두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환히 보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말은 이미 식상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0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그해 두 번이나 수술을 했는데 수술대에서 깨어난 후 한 번뿐인 인생의 남겨진 시간을 소중하게 쓰기 위해 삶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깨달았다. 삶의 가치들만 제대로 세워두면 나이 먹을수록 인생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풍요로워지고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삶의 끝에서 진짜 어른 되었다. 저자는 몸은 어른인데 아이처럼 칭얼대며, 내 것 챙기기에 바쁜 요즘 사람들에게 더 늦기 전에 어른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권한다. 저자는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하루하루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다가 2014년 7월 세상을 떠났다. 그녀에게 암은 오히려 인생의 분수령이 되었다.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돌아보았고, 훗날 어떤 얼굴로 기억돼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른 공부》는 10년 전보다 훨씬 더 깊고 시원하게 다가온다. 저자가 말하는 어른 공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마음을 따라가는 계산 해보기, 내 눈에 맞는 안경 끼고 살아보기, 돈으로 못 드는 인간보험 들기, 횡재를 바라며 거저 얻으려고 하지 않기, 남보다 조금 앞섰다고 뽐내지 말기, 따듯한 말 한마디로 죽어가는 사람 살려주기……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은 어쩌면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봄 직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할 만큼 충분히 공감을 일으킨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생생한 현실에 뿌리박은 지혜,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견뎌낸 지혜, 땀 냄새가 폴폴 나는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 있기 때문이다.책에는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론 잘 안 되는 ‘잘 사는 것’에 대해 암 투병, 사형수 등 자칫 암울해지기 쉬운 소재들을 적절한 유머와 긍정의 힘으로 위트 있게 들려준다.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어떤 이는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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