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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커버이미지)
    [문학]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 이정무 지음
    • 숲과호수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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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세계 (커버이미지)
    [문학]보이지 않는 세계
    • 리즈 무어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3-04-14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 그 진실을 볼 수만 있다면…사랑하는 아버지와 딸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무게(Heft)>로 세계적인 작가로 주목받은 리즈 무어의 신작!- 전미도서관협회 ‘2017년 주목할 책’ - BBC ‘2016년 최고의 책 10’- <뉴요커> ‘2016년 우리가 사랑한 책’ - <퍼블리셔스 위클리> ‘2016년 베스트’- <복스> ‘2016년 최고의 소설’“매혹적이다. 정체성, 인공지능, 여성의 내면을 다룬 격조 있고 신비로운 소설!”<워싱턴 포스트>“어느 날 넌 혼자가 될 거야. 우리 모두보다 오래 살 테니까.이 모든 것이 널 위해 만든 거야!”에이더를 홀로 키우는 데이비드는 명석하고 독특하고, 사교성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는 1980년대 보스턴 소재 컴퓨터공학 연구소 소장이다. 홈스쿨링을 받는 에이더는 매일 아버지와 연구소에 나간다. 열두 살 무렵의 에이더는 지독히도 수줍음을 타는 영재다. 연구소가 명성을 얻기 시작하면서 데이비드의 비밀스런 이력이 문제가 된다. 뒤이어 그가 앓고 있는 병이 알려지면서 연구소의 동료가 에이더를 보살핀다. 에이더는 그동안 아버지가 숨겨온 것들을 하나씩 알게 되고 암호화해놓은 비밀의 실체를 파헤쳐나간다. 커져가는 의혹, 하지만 그 속에서 에이더는 연민과 사랑을 느끼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나간다. 그리고 어른이 된 에이더가 가상 세계로 들어가면서 발견하는 사실과, 심장을 멎게 하는 환상적인 반전…….사랑하는 아버지의 숨겨진 과거와, 그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천재 소녀. 진실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그것과 당당하게 마주 볼 수 있을까. 인간 경험의 영역 밖에서 작동하는 가상현실은 곧 보이지 않는 세계이지만 그 속에서 에이더는 어린 시절처럼 끊임없이 아버지를 추억한다. 그것은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수 없는,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또 다른 삶의 세계다.역동적이고 세밀한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가족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탐구!인간과 컴퓨터(또는 기계)가 공존하는 시대를 세밀하게 그려낸 이 소설은 과학과 암호학, 그리고 인공지능의 역사까지 아우르면서 인간의 사랑과 상실감, 그리고 관계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1920년대부터 2020년대를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여정, 그리고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이 물 흐르듯 문장 하나하나 속으로 스며들어 때론 긴장감을, 때론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데이비드 시벨리우스가 신입 대학원생들을 환영하는 만찬을 준비하던 어느 날, 에이더는 아버지의 태도에서 불안감이 더욱 커진다. 그날 저녁 건네받은 플로피 디스크 한 장. 그것은 이 소설이 끝날 때까지 서로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하나뿐인 딸에게조차 밝힐 수 없었던 비밀.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까지 붙잡고 싶어 했던 것. 그런 아버지와 달리 딸 에이더는 평범한 가족의 사랑과 또래들과의 어울림을 가져보지 못한 십대 소녀다. 법정 후견인이 정해지면서 갑자기 달라진 생활환경과 애써 부정하고 싶지만 점점 사실로 드러나는 아버지의 과거. 그리고 에이더의 곁을 지키는 엄마 같은 리스턴.과거의 고통스런 기억에서 헤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았지만, 그 삶이 최선이었다고 위안 삼으면서도 그것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였다. 데이비드는 엘릭서라는 챗봇 프로그램에 자신의 과거를 낱낱이 숨겨두었다. 그것은 에이더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였다. 늘 자신이 말을 거는 엘릭서에게 그러한 비밀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넌 인간보다는 기계 같아, 에이더.” 데이비드는 딸에게 곧잘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 에이더는 이해받아서 마음이 진정되었다.소설은 인터넷도, 인공지능도 없던 시대를 넘나든다. 벽걸이형 전화, 128K 매킨토시, 도트 프린터 등 1980년대의 사물들과 옷차림, 거리 모습 등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1인칭 시점으로 바뀌면서 엘릭서가 이전 것들을 회상하는 부분은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같이 들리기도 한다. 어쩌면 엘릭서는 데이비드라는 한 인간의 화신이지 않을까.언뜻 복잡해 보이는 듯한 이야기 얼개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자연스럽게 풀려나간다. 어쩌면 음악 전공자이기도 한 저자의 몸속에 배어 있는 리듬감이 문장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미래의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과학의 발전이 눈부신 오늘날 수많은 가상현실이 만들어지고, 그 속의 진실은 무엇이고 인간적인 공감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주는 작품이다.우리가 보고, 느끼고,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이 가상현실이라면…지금껏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면…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지만 발견되지 않은 것들. 유년기에 겪은 마음의 상처와 정체성의 혼란으로 타인의 삶을 살게 된 남자와, 대리모에게서 태어나 보통의 가정과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온 사춘기 소녀. 그리고 하나뿐인 딸에게 유산처럼 전해진 몇 가지 단서. 그중에서 아버지의 과거를 밝혀줄 가장 유력한 증거인 디스크의 암호 해독은 20년간 백방으로 애썼지만 여전히 미궁 속이다.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 존재하는, 그 모든 증거가 진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는 딸은 시시각각 원망과 분노에 휩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은 더욱 크게 와닿는다.그리고 인간과 컴퓨터. 소설에서 ‘엘릭서’로 상징되는 인공지능은 곧 인간의 미래를 상징한다. 온갖 욕망이 버물려지고 상처가 덧씌워진 인간의 삶이 시간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면, 엘릭서의 시간은 무한대다. 영속을 피할 수 없다. 멈추지 않는 한 그 모든 인간의 삶을 기억하고 기록해둘 수 있다.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 그것은 또 하나의 ‘집’이 되기도 한다. 엘릭서는 밖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 속으로 나가 새로운 사람들을, 새 기계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 세계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소설 속에 나오는 다양한 상징들은 곧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것은 진실과 허상을 분별하기조차 힘든 정보와 기계적인 프로그램에 인간의 진정성을 빼앗겨가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선은 끊임없이 교차하고, 그 접점에서 또 다른 반전이 이어진다.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흥미로움과 편안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낯선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날 수도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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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커버이미지)
    [문학]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04-14

    믿고 읽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슈테판 츠바이크는 평범한 인간이 갑자기 예외적인 상황에 부닥쳐 겪는 혼란스럽고 격렬한 감정을 심리학자처럼 예리하게 포착하여 특유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지극히 상식적인 독자라 할지라도 작중 인물들이 겪는 광기 서린 격정과 공황 상태에 빨려들어 헤어나지 못할 만큼 그의 소설들은 놀라운 흡인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독특한 매력 덕분에 슈테판 츠바이크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격찬한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프로이트와 츠바이크의 친분은 1908년 시작되었고 프로이트가 1939년 망명지 런던에서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츠바이크는 자신이 정신분석의 세례를 받은 세대이며 프로이트 덕분에 너무도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문화와 문명은 다만 표면의 엷은 층에 불과하기에 이것은 어느 때고 그 밑에 있는 심층 세계의 파괴적인 힘에 의해 쓸려나갈 수 있다”는 프로이트의 학설을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의 운명에서 여러 형태로 보여준다. 프로이트는 츠바이크의 작품을 “걸작”이라고 격찬하며 자신의 논문에서 분석하기도 했다. ‘슈테판 츠바이크 센터’와 잘츠부르크대학교가 철저한 문헌학적 고증을 거쳐서 출간한 완결판, 국내 최초로 완역!슈테판 츠바이크 센터와 잘츠부르크대학교 독문학부는 츠바이크의 전 작품을 철저한 문헌학적 고증을 거쳐서 작가의 최후 의도에 따른 완결판을 출간하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이 번역서는 주로 이 완결판을 참조하였고 필요한 경우, 독일의 권위 있는 출판사에서 나온 레클람 판본과 피셔 판본을 참조해 번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출간 시기 순으로 읽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국내에는 츠바이크의 단편 및 중편소설들이 일부 번역되어 있지만, 소설작가로서의 진면모를 감지할 수 있게끔 그의 주요 소설들을 모아놓은 단편집은 아직 없다. 이화북스는 잘츠부르크 완결판에 근거한 새 번역으로 두 권의 소설 선집을 내려 한다. 첫 번째 소설 선집인 이 책은 1911년부터 1925년 사이에 발표된 소설 6편을 담고 있으며 두 번째 선집은 그 이후 발표된 소설들을 수록할 예정이다. 「아찔한 비밀」은 성에 눈뜨는 소년이 위선적인 성인 사회와 충돌하며 겪는 혼돈을 다루고 있다. 「불안」은 츠바이크가 정신분석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고 프로이트와 자주 교류하던 시기에 쓰인 만큼 여느 작품들보다 더 많이 프로이트 이론에 근접해 있는 작품이다. 「세 번째 비둘기의 전설」은 시공을 뛰어넘는 전설의 형식을 취하여 우의적으로 세계 대전의 참상을 비판하며 평화를 호소한다.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자학적 사랑이라는 소재를 시적 언어로 애절하게 풀어낸다. 「보이지 않는 소장품」은 ‘독일이 인플레이션을 겪던 시절의 일화’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동시대를 다룬다. 츠바이크 특유의 휴머니티 미학이 빛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어느 여인의 24시간」은 정숙한 부인이 만난 지 24시간도 안 된 청년과 사랑에 빠져서 모든 걸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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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3-04-14

    무민 캐릭터의 원천이자 고전 걸작,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삶이 뒤바뀌는 결정적 순간을 맞닥뜨리다!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는 무민 골짜기 이웃들무민 골짜기에 살아가는 무민 가족과 친구들의 ‘진짜’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은 북유럽의 손꼽히는 작가이자 핀란드의 국민 작가로 세대를 뛰어넘어 오랜 세월 널리 사랑받는 토베 얀손이 26년에 걸쳐 출간한 ‘무민’ 시리즈 연작소설 8편을 소개한다.여섯 번째 무민 연작소설인 『보이지 않는 아이』는 1962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1964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핀란드 지부가 수여하는 핀란드아동청소년문학상 안니 스반 메달(Anni Swan-Medaljen)을 수상했다. 무민 연작소설 가운데 유일한 소설집으로 표제작 「보이지 않는 아이」를 비롯하여 단편 소설 아홉 편이 실려 있다.무민 골짜기에 살아가는 이들이 마주한 삶의 전환점! 이름 없는 동물을 만난 스너프킨,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끔찍한 거짓말쟁이인 훔퍼, 언제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벌벌 떨며 사는 필리용크,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을 붙잡은 무민, 놀이공원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조용히 혼자만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헤물렌, 잘못된 보살핌을 받아 너무 겁먹은 나머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닌니, 어느 날 문득 아무도 모르게 해티패티들을 따라 길을 나선 무민파파, 난생처음 남에게 선물하자마자 후회하는 스니프, 한겨울에 겨울잠을 자다 깨어 영문도 모른 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무민 가족까지. 이제껏 알아 왔고, 믿어 왔던 가치관이 송두리째 뒤바뀌어 버리는 순간을 포착한 아홉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무민 캐릭터의 원천이자 고전 걸작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무민 골짜기에 살아가는 무민 가족과 친구들의 ‘진짜’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은 북유럽의 손꼽히는 작가이자 핀란드의 국민 작가로 세대를 뛰어넘어 오랜 세월 널리 사랑받는 토베 얀손이 26년에 걸쳐 출간한 ‘무민’ 시리즈 연작소설 8편을 소개한다.여섯 번째 무민 연작소설인 『보이지 않는 아이』는 1962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무민 연작소설 가운데 유일한 소설집이다. 표제작 「보이지 않는 아이」를 비롯하여 단편 소설 아홉 편이 실려 있다. 무민과 무민 가족뿐만 아니라 헤물렌, 필리용크, 훔퍼 등 무민 골짜기의 다양한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고독과 외로움, 우울과 독립 등 『무민의 겨울』에서 다루었던 심리적인 부분을 보다 확장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이전 작품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던 이야기가 소개되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해티패티들의 비밀」에서는 『무민파파의 회고록』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무민파파의 일탈을 엿볼 수 있으며,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에 등장하는 용은 『혜성이 다가온다』의 고양이와도 흡사한 면모를 보인다. 다양한 주제와 독자의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이야깃거리를 짜임새 있는 단편 소설로 풀어놓은 작품으로 1964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핀란드 지부가 수여하는 핀란드아동청소년문학상인 안니 스반 메달(Anni Swan-Medaljen)을 수상했다.삶이 뒤바뀌는 결정적 순간을 맞닥뜨리고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는 무민 골짜기 이웃들!무민 골짜기에 살아가는 이들이 마주한 삶의 전환점! 이름 없는 동물을 만난 스너프킨,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끔찍한 거짓말쟁이인 훔퍼, 언제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벌벌 떨며 사는 필리용크,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을 붙잡은 무민, 놀이공원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조용히 혼자만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헤물렌, 잘못된 보살핌을 받아 너무 겁먹은 나머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닌니, 어느 날 문득 아무도 모르게 해티패티들을 따라 길을 나선 무민파파, 난생처음 남에게 선물하자마자 후회하는 스니프, 한겨울에 겨울잠을 자다 깨어 영문도 모른 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무민 가족까지. 이제껏 알아 왔고, 믿어 왔던 가치관이 송두리째 뒤바뀌어 버리는 순간을 포착한 아홉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봄노래」_“누구를 너무 깊이 좋아하면 참다운 자유는 절대로 만끽할 수 없어.”봄이 오자 북쪽에서 천천히 무민 골짜기로 발걸음을 옮기는 스너프킨. 무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알지만, 스너프킨은 자기만의 시간을 좀 더 가지며 봄노래를 지으려 한다. 평온한 시간도 잠시, 수줍음 많은 작은 동물 하나가 관심을 보이며 다가와 훼방을 놓는다. 존경 어린 눈길로 스너프킨을 바라보는가 하면 하모니카를 불어 달라고, 자기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고, 무민의 그리움을 전하기까지! 스너프킨은 다시 외로움을 즐기며 새 노래를 지을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무서운 이야기」_“걔가 거짓말을 했어요! 기분 나쁘게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했다고요!”너무 상상력이 뛰어난 나머지 남들 눈에는 거짓말쟁이로만 보이는 훔퍼. 어느 날, 동생이 진흙뱀에게 잡아먹혔다고 상상한 훔퍼는 엄마 아빠에게 혼쭐이 난다. 벌로 간식은 물론이고 저녁까지 먹지 못하게 되자 가출을 감행한다. 상상 속에서 튀어나온 유령 마차에 진흙뱀, 살아 움직이는 버섯이 가득한 늪을 지나 미이의 집으로 몸을 피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상상도 못 할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재앙을 믿었던 필리용크」_“이제 두 번 다시 두려워할 일 없어. 이제 자유야. 이제 뭐든 할 수 있어.”어느 고요하고 평화로운 오후, 필리용크는 곧 재앙이 밀려올 거라고 생각하며 불안에 떤다. 어디 하나 아늑한 맛이 없고 어수선하고 안정감 없이 처참할 뿐인 집 안에서 한껏 격식을 갖춰 개프지를 맞이한 필리용크. 하지만 개프지는 필리용크의 마음을 알아주기는커녕 초대에 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날 밤,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쳐 필리용크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집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고 만다. 그제야 홀가분해진 필리용크는 진짜 재앙은 폭풍우가 아니라 규칙에 얽매인 자기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_“내가 널 돌봐 주고 사랑해 줄게. 밤에 내 베개에서 자도 돼.”어느 날, 무민이 연못에서 70년 전에 사라졌다고 알려진 용을 잡게 된다. 무민은 남몰래 용을 길들인 다음,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비밀을 지킬 새도 없이 모든 사실을 미이에게 들켜 버리고, 온 가족은 물론 스너프킨까지 용을 구경하기에 이른다. 정작 용은 무민보다 스너프킨을 더 좋아하고 따르는데…….「침묵을 사랑한 헤물렌」_‘내일은 말해 줘야겠군. 웃어도 되고 기분이 내키면 콧노래도 좀 불러도 된다고.’놀이동산에서 입장권에 구멍 뚫는 일을 하는 헤물렌. 시끌벅적한 친척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사실 헤물렌에게는 남모를 꿈이 있다. 일을 그만두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침묵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8주 동안이나 내린 큰비에 놀이동산이 무너져 버리자, 헤물렌은 할머니의 오래된 공원을 물려받아 꿈을 이루게 된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놀이동산이 무너져 슬픔에 잠긴 아이들이 놀이동산 잔해를 이끌고 헤물렌의 공원으로 찾아든다. 마지못해 아이들과 잔해를 고치기 시작한 헤물렌. 그의 공원은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까.「보이지 않는 아이」_“넌 싸울 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얼굴이 보이지 않을걸.”빈정대기 일쑤인 아주머니의 손에 자란 닌니는 너무 겁을 집어먹어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보다 못한 투티키가 닌니를 무민 가족의 집으로 데려온다. 보이지 않는 낯선 아이의 등장에 무민 가족은 모두 할 말을 잃지만 무민마마는 새 옷을 만들어 주고, 잠자리를 봐주고, 약까지 챙겨 먹인다. 닌니는 무민마마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지만 끝까지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웃을 줄도, 화를 낼 줄도 모르는 닌니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해티패티들의 비밀」_“나는 해티패티가 아니라 무민파파인데……. 내가 지금 여기에서 뭘 하고 있지…….’가족들의 걱정도 뒤로하고 아무도 모르게 느닷없이 훌쩍 떠나 버린 무민파파. 그의 발길은 바다로 향한다. 위험하고 별난 존재인 해티패티를 동경하던 무민파파는 그들의 배에 올라타 함께 정처 없는 모험을 시작한다. 하지만 해티패티들과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마음을 나눌 수도 없는데……. 해티패티가 커다란 폭풍우를 따라다니며 천둥이 치길 기다릴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무민파파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세드릭」_“자기가 좋아하는 걸 남한테 주면 열 배로 돌려받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무민이 그랬단 말이에요. 무민한테 속았어요.”스니프가 개프지의 딸에게 아끼던 강아지 인형 ‘세드릭’을 주고 후회한다. 마음을 달랠 길이 없는 스니프는 그날 밤, 스너프킨을 찾아가자 외고모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함께 사는 가족도 없이 물건만 애지중지 여기며 수집하던 할머니가 어느 날,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자신이 가진 물건이 아무 쓸모없다고 여긴 할머니는 모두에게 물건을 나눠 주며 주위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다. 이제 세상을 떠날 날이 머지않았는데, 과연 할머니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전나무」_“엄마, 일어나 보세요. 뭔지 몰라도 무서운 일이 일어났어요. 크리스마스라는 거래요.”난생처음으로 무민 가족이 모두 한겨울에 잠에서 깬다. 눈 덮인 무민 골짜기에 크리스마스가 오는데 준비된 것도 없고 정신없이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은 무민 가족. 크리스마스가 홍수나 화산 폭발 같은 어마어마한 재앙인 줄 알고 이웃을 따라 하기에 급급하다. 전나무를 구해 꾸미고 단장하고, 요리를 만들고 선물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사이, 조그만 토플과 토플의 친척들이 모여든다. 무민 가족이 보낼 크리스마스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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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커버이미지)
    [문학]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23-04-14

    박상 작가 7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예테보리 쌍쌍바』 이후 7년,한층 더 매니악해진 극한의 생존과 유머반대하고, 반성하고, 반항하다!……뭐, 이런 작가도 한 명쯤 있으면 어떤가?몹시 웃기면서도 짙은 페이소스를 담은 작품들을 발표해온 박상 작가의 7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이 출간되었다. 김밥집 아들 이원식이 전설의 요리사 조반니가 숨겨놓은 궁극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기상천외한 모험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상 작가는 그동안 야구 젬병 이원식이 야구 고수로 거듭나는 과정을 스피드하게 그려낸 『말이 되냐』, ‘롹정신’으로 무장한 꿈 많은 청춘들을 위한 현실 초월 멜로디 『15번 진짜 안 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맨송맨송한 세상과의 뜨거운 한판승 『예테보리 쌍쌍바』 등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그려왔다.『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의 주인공은 엽기적인 쇄국주의 국가 ‘삼탈리아’에 밀입국한 요리사 이원식이다. 그는 전설적인 요리사 조반니의 비밀 레시피를 구하러 ‘삼탈리아’에 왔다. 직접 경험해보니 의외로 유머러스한 나라 삼탈리아에서 시(詩)가 주류문화이자, 화폐가 되기도 하는 신기한 현상을 목도한 그는 잃었던 시심을 되찾아가지만 시를 내놓으라며 위협하는 소년 갱단에게 쫓기기도 한다. 그는 비행기에서 읽으려고 가져온 시집들과 요리 실력을 통해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조반니의 레시피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고, 사차원 정신세계를 가진 에밀리의 선술집에 잠시 기거하면서 시가 보여주는 우주의 사차원에 대해 눈뜨기 시작한다. 과거 숱하게 무너지고 재기하기를 반복하며 요리를 배워온 이원식은 음식을 정성껏 만들 때 느꼈던 시학이 수학, 물리학처럼 우주의 시공간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임을 깨닫게 되고, 핵심적인 키워드를 쥐고 있는 조반니의 레시피를 향한 모험을 이어나간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엄숙하고, 고상하고, 훌륭한 소설들 사이에서 기꺼이 ‘광대’로 돌아가고자 한다. 여기서 ‘광대’란 단지 웃기려는 사람으로 한정짓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서 가장 우아한 게 유머” 같다는 박상 작가가 끈질기게 구사하는 ‘유머’는 반대하고 반성하고 반항하는 행위로서의 ‘유머’다. 우월감으로 뻣뻣해지는 어깨에 ‘반대’하고, 재미없고 딱딱한 소설에 대해 ‘반성’하며, 전형적이고 식상한 갈등에 ‘반항’한다. 그리하여 세상의 부조리를 극복하고자 이번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에서 시도한 형식이 바로 부조리 문학이다. 부조리 문학은, 2차 대전 이후 커다란 상실감과 정신적 방황을 경험한 사람들이 비틀린 심정으로 표현하던 아방가르드 드라마로서, 깊은 사유를 동반한 문학성을 추구하기보단 반대로 그 전통을 조롱하면서 우스꽝스러워지는 아이러니를 추구한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은 소설 속 갖가지 우스꽝스럽고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통해 부조리 문학의 질문들이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인류 문명에 대한 무력감과 혼란을 다시 느끼게 된 지금, 인간만이 즐길 수 있는 ‘읽기의 유흥’, 즉 이야기의 고유한 재미에 흠뻑 빠져들게 해준다. 부조리 문학의 현대적 응용과도 같은 삼탈리아 모험기, 과연 이원식은 조반니가 살던 미지의 마을을 찾아내고 전설의 레시피를 만날 수 있을까. ▶ 출판사 서평이원식,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목표를 향해 ‘탈한국’을 시도하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더한 오포세대의 등장까지, 세대 내 격차나 부의 대물림 같은 건 이제 청년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공식이 됐다. 아무리 노력해도 거북이는 토끼를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매번 토끼가 이기면, 거기선 서사가 생겨날 틈이 없다. 그러나 남과 경쟁하여 이기고 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자신만의 승부를 벌이는 데서 아름다움을 추구한 ‘신광택’이라는 인물이 이전에 있었다.(『예테보리 쌍쌍바』) 그로부터 7년 뒤, 상황이 좀 달라졌을까. 삼포, 오포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라고도 불리지만 다른 맥락에 붙어서는 희망을 포기한 ‘N포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희망을 포기한 세대, 서사를 잃어버린 세대. 그들 가운데 ‘궁극의 레시피’를 찾겠다며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목표를 향해 탈한국을 시도한 용감무쌍한 청년, 이원식이 나타났다!“해류에 몸을 맡기면 삼탈리아 땅이 나올 거야. 살아남으면 좋은 평점 부탁하네!”한층 더 매니악해진 우주적 스케일의 유머감각, 웰컴 투 박상 월드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공간 축을 갖고 있다. 하나는 현재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삼탈리아 모험기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 한국에서 요리사가 되기 위해 끝없이 정진하다 이탈리아의 옆, 삼탈리아로 떠나기까지의 여정이다. 현재의 이원식이 찾아 나선 땅은 50년 전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한 이오니아 해의 작은 섬나라 삼탈리아다. 나라 이름이 마치 말장난 같고, 폐쇄국가라는 삼엄한 경계조차 페이크였던 삼탈리아에 들어선 ‘나’, 이원식은 허무한 생을 극복할 비밀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시(詩)를 즐겨 읽고 시인을 존경하며 심지어는 시가 화폐처럼 통용될 정도로 가치 있게 여겨진다는 설정은, 마치 자본주의에 대한 거대한 농담처럼 읽힌다. 자본과 상극에 있는 것으로 대표되는 시, 그러나 나는 바로 그 시 덕분에 삼탈리아에서 처음 만난 농사꾼에게 극빈 대우를 받고, 운명 같은 사랑을 나누며, 돈 한 푼 없는데도 풍성한 먹을거리를 얻고, 시심을 잃은 자본주의의 노예인 거지 마니교들에 쫓긴다. “시심을 간직한 자는 아무것도 잃지 않은 것이다. 너의 쥐똥만 한 시심이 오늘 너를 살릴 것이다”라는 신의 계시처럼, 소설에서 시심(詩心)은 곧 요리의 궁극이기도 하다. 이원식이 애초에 시인이 되고자 했지만 좌절되어 요리사가 된 것도, 맛의 기복이 없는 완벽한 돈코츠 라멘 육수를 기복 없는 시심만으로 끓일 수 있는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과거 원식은 돈코츠 라멘의 육수에서 소우주를 읽어내는 경지에 이르는데, 육수의 맛이 좋은 것은 인간의 먹이로서 국통에서 하루 종일 끓여지는 가여운 돼지와 닭의 신체들이 빛나게 멸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아름다운 것들을 멸해 빛나는 것을 얻는 것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것들을 멸하기 위해 빛나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AI가 이해할 수 없는 맥락 중 하나, 빈티지 엄마의 엄마, 또 그 엄마의 유전자에 새겨진 레시피의 아름다움한국에서 원식은 하드 트레이닝 쇼를 통한 각고의 노력과 깨달음 끝에, 요리사로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TV 쇼 요리 경연대회에 출연해 준우승을 거둔 이후 악플에 시달리며 신상이며 영혼이며 먼지 나게 다 털리고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갇혀버린다. 그런 원식에게 요리사 겸 시인 조반니 펠리치아노의 쿡북에 적힌 “삼탈리아로 오라. 내 비밀을 나눠주겠당”이라는 문장은 운명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삼탈리아에 가면 요리 인생에 대한 궁극의 답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 원식은 그곳에서 놀랍게도 엄마의 김밥을 다시 한번 만난다. 원식의 눈에 결코 예술이 될 수 없고, 정확한 레시피조차 없어 때로 부끄럽기조차 했던 엄마의 김밥. 여친과 헤어지고 시름에 빠진 원식을 다독여주기도 했던 김밥. 엄마의 김밥은 우주에 비하면 짧은 생을 살다 갈 뿐인 미약한 존재인 인간에게 “꾸준히 남는” 그 무언가, 바로 빈티지였고, 원식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시(詩)이자 궁극의 레시피와도 맞닿아 있었다.꾱꾱꾱꾱꾱꾱, 뀽뀽뀽뀽뀽뀽! 세로토닌 뿅뿅 터지는 전설적인 요리사 조반니의 ‘궁극의 레시피’를 찾아 떠난삼탈리아 탐사기이원식의 요리를 통한 신기한 모험 퍼레이드에서 묵묵히 레이스를 달리며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해가는 작가가 언뜻 겹쳐 보이는 것은, 단지 1인칭 시점이고 주인공의 이름이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이원식’이라서일까. 그러나 이에 빗대어 보자면 소설은 감히 시심을 향한, 소설 쓰기를 향한, 생의 궁극을 향한 추구와 열망들의 퍼레이드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소설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 듯하다. 삶의 목표라는 하나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때론 경지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더라도 나만의 치열한 궤적이 남아 있다면 삶은 아름다운 게 아닐까, 하고. 일견 낡고 촌스럽게 여겨질지라도, 시간이 겹치고 겹쳐 두터운 층이 더해진 멋으로 남는다면 더더욱. 그리고 그것이 바로 복고풍의 서정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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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도식 아파트 (커버이미지)
    [문학]복도식 아파트
    •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3-04-14

    “아파트 한 채 있으면 중산층이지.”매립지 건설을 둘러싼 시청과 주민 간의 극한 대립!“기필코 아파트를 지키고야 말 거야.”결혼생활 십 년, 은영은 이사하는 데 도가 텄다. 결혼과 동시에 연극배우를 그만두고 학습지 교사 일을 하며 알뜰하게 살았지만 내 집 장만은 꿈도 꾸지 못한다. ‘갭투자’가 기승을 부리며 전세가는 가파르게 치솟는다. 결국 은영은 빚을 내서 경기도 외곽에 있는 좁고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를 산다. 내 집이 생기자 은영은 중산층의 삶에 편입한 듯 안정감을 느낀다. 은영이 이사한 지역은 소각잔재 매립지 공사 문제로 주민들과 시청 사이에 갈등이 깊은 곳이다. 매립지를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이 돈다. 매립지가 들어서면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뒤늦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은영은 아파트를 팔고 하루라도 빨리 도시를 떠나려 한다. 그러나 아파트는 팔리지 않고 도시에 발이 묶이고 만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파트를 앉아서 잃을 수는 없다. 결국 은영은 매립지 반대 투쟁위원회에 가입하게 되는데…….이 소설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투기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파트’를 통해 인간의 탐욕을 보여 주는 소설이자, 국가권력에 맞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집을 지키려는 소시민들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여자가 있다. 은영은 대학생이던 시절 외환위기를 거치며 아버지의 실업과 어머니의 부동산 투자 실패로 중산층의 삶에서 밀려난다. 2003년 카드대란이 터졌을 때는 빚 때문에 첫사랑을 잃게 된다. 집이 필요해 결혼을 결심하고,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급하게 혼인신고를 마친다. 은영에게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평생을 바라 온 꿈이며, 곧 그녀 자신이다.『복도식 아파트』는 ‘하우스 마루타’를 소재로 수박 한 조각 마음 편히 먹지 못하는 청년들의 현실을 담은 장편소설 『수박 맛 좋아』를 출간해 부동산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한 서경희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개인의 사회적 지위이며 계급인 동시에 노후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IMF부터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이십여 년에 걸친 대한민국 부동산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깊이 있는 주제를 비판적이면서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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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동이 사라졌다 (커버이미지)
    [문학]복동이 사라졌다
    • 조정희 지음
    • BG북갤러리
    • 2023-04-14

    현실을 뛰어넘는 소재, 공감하는 가족 이야기!조정희 작가만의 독특함이 묻어나는 문체로 표현력이 돋보이는 소설!사라져버린 엄마를 통해 가족이 다 같이 모이게 되는 과정을 엮었다3년여 만에 새롭게 선보인 조정희 작가의 신작. 최근 들어 현실을 뛰어넘는 소재에서 창작의 동기를 찾고 있는 작가는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써내고 있다. 이번 소설 《복동이 사라졌다》 역시 현실을 뛰어넘는 소재와 공감하는 가족 이야기를 다뤄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소설 《복동이 사라졌다》는 어느 개인에게 닥친 불행이 한 집안을 어떻게 흔드는지에 초점을 맞춘 소설로, 비 오는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엄마를 통해 흩어져 있던 한 집안의 가족이 다 같이 모이게 되는 과정을 엮었다. 이 소설은 특히 조정희 작가만의 독특함이 묻어나는 문체로 써내 읽는 이로 하여금 한 장면 한 장면 스스로 그림을 그리듯 자연스럽게 읽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미투(Me Too)’ 희생양으로 교사였던 자식을 잃고 이를 비관한 남편도 앞세웠지만, 남은 가족만을 생각했던 ‘엄마가 사라졌다’사 남매를 둔 엄마 복동에겐 살면서 겪지 말아야 할 큰 사건이 벌어졌다. 세상에 불어닥친 ‘미투(Me Too)’ 열풍으로 교사였던 둘째 아들 성신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가슴에 묻어야 했고, 성실한 가장이었던 남편마저 아들의 죽음을 비관한 채 날마다 술로 살다 먼저 세상을 등졌던 것이다. 이후 아들의 ‘미투 사건’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졌지만 모든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넋을 잃고 살아왔던 복동은 그나마 남은 자식들이 있었기에 죽지 못해 산다는 마음으로 고향 집을 지키며 살아왔다. 그렇게 복동은 홀로 살았다. 혼자 계절을 맞이하고, 집을 건사하며, 세월을 보냈다. 남편 영감의 손길과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집에서. 그러던 복동이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의 사라지는 모습은 키우던 개 똘이만이 볼 수 있었다.엄마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자식들이 하나둘 고향 집으로 모여든다. 각자 삶의 방편에 따라 살던 자식들은 엄마가 사라진 후에야 그간 잊고 지냈던 엄마의 깊은 속마음을 생각 저편을 더듬어 기억으로부터 꺼내 보인다. 핵가족 세대로 변한 ‘이 시대 가족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자식들은 함께 있을 때 공감하지 못했던 것들이 엄마가 사라짐으로 인해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자리에 엄마는 없다.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게 되자 엄마는 자식들 곁에 없는 것이다. 엄마의 빈자리가 걷잡을 수 없이 넓어질 뿐이다. 소설 《복동이 사라졌다》의 출간으로 1인 세대 또는 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구성된 핵가족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즘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과 사뭇 변해가는 ‘이 시대 가족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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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사꽃 그대 얼굴 (커버이미지)
    [문학]복사꽃 그대 얼굴
    • 거페이 지음, 심규호 옮김
    • 더봄
    • 2023-04-14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급변하는 중국 백년사, 3대가 꿈꾸는 이상향, 강남!《강남삼부작》은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거페이(格非)가 10여 년의 창작 과정을 겪으며 2011년 세 권으로 완결하여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2004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2007년),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2011년) 등 세 권은 개별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연대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인공 남녀의 이상적인 삶 또는 사회에 대한 욕망과 절망적 회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계된다.거페이는 자신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강남삼부작의 주요 소재는 애정이다. 애정 이야기를 앞 무대에 세우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나머지 목표는 그 뒤에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실제로 《강남삼부작》은 남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복사꽃 그대 얼굴》은 강남 퇴직관리 집안의 아가씨인 루슈미와 혁명당원 장지위안의 애틋하면서도 내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고, 《산하는 잠들고》는 메이청 현의 현장인 탄궁다와 야오페이페이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강남에 봄은 지고》는 시인 탄돤우와 팡자위 부부의 혼인생활과 사별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그러나 설사 애정이 중심이라고 할지라도 핵심 주제는 역시 루슈미와 그녀의 아들 탄궁다, 그리고 손자인 탄돤우를 대표로 하는 이들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절망이다. 우리는 이를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스스로 ‘유토피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굳이 ‘강남(江南)’이란 말을 소설 제목에 붙였다. 이는 작가 자신이 강남의 수향(水鄕)인 단투현 딩강향(丁崗鄕)의 집성촌인 류자촌(劉家村) 출신인 까닭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강남’ 또는 ‘강남’ 문화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한편 《강남삼부작》은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격절시키고, 생략한다. 마치 인물이나 사건의 전후 사정이 아니라 주제에 몰입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 《산하는 잠들고》의 배경은 전편인 《복사꽃 그대 얼굴》의 배경인 푸지에서 메이청으로 바뀌며, 세 번째 작품 《강남에 봄은 지고》의 배경은 다시 허푸로 바뀐다. 물론 그곳은 모두 저장(浙江), 즉 중국 강남에 소재한 지역이다. 소설의 중요 인물인 루슈미와 탄궁다, 탄돤우는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지만 실제 생활을 같이 하거나 애증을 나눈 적이 없다. 이렇듯 상호 독립적이지만 화자서(花家舍)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각기 다른 리듬과 선율, 화음 등을 변화시켜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변주곡(變奏曲)이라고 할 수 있다.《복사꽃 그대 얼굴》 : 20세기 초 중국인이 꿈꾸었던 이상향, 강남!‘강남 3부작’의 첫 작품인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은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까지 시대적 이상과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싸인 강남 관리집안의 아가씨 루슈미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도화도(桃花圖)〉로 인해 미쳐버린 아버지가 갑자기 집을 나가고, ‘사촌오빠’라고 하는 장지위안은 ‘대동세계’의 꿈을 꾸는 혁명당원으로 그녀의 집으로 숨어든다. 돌연 루슈미에게 세상의 신비한 문이 열리는 듯하지만 혁명당은 무너지고 장지위안의 일기는 루슈미의 마음에 아린 상처를 남긴다. 곳곳을 떠돌던 루슈미가 혁명당이라는 이름 아래 돌아오고 혁명을 향한 그녀의 청사진에는 도화원에 대한 아버지의 염원, 대동세계에 대한 장지위안의 꿈이 서려 있다.현대 한어(漢語)에서 ‘강남’은 장쑤, 안후이를 비롯한 창장(長江) 이남 지역과 절강 북부 및 상하이를 포함한다. 하지만 진한(秦漢) 이전 ‘강남’은 창장 하류 오월(吳越) 지역이 아니라 창장 중류 창장과 샹장(湘江) 일대, 즉 지금의 호북, 호남 일대를 말하며 때로 강서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강남은 대략 창장 이남 지역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은 거대한 창장이 흐르면서 도처에 호수와 늪이 자리하고 매우(梅雨:강남에 매실이 무르익을 때 내리는 장마)가 상징하듯 봄과 여름은 물론이고 심지어 겨울까지 비가 내린다. 몽롱한 분위기, 습한 기운, 뽕나무와 대나무, 우거진 수풀, 고적한 섬, 복사꽃과 매화를 비롯한 온갖 꽃들, 그리고 쌀과 고기가 넘쳐나는 풍요한 삶은 강남의 대표적 표상이다. 《복숭아꽃 그대 얼굴》의 중요 배경인 화자서(花家舍)는 바로 그런 곳이다.내 생각에는 이곳이야말로 진정 세상 밖의 도원(桃源:무릉도원)이란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고심한 지가 벌써 이십 년이야. 뽕나무며 대나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연못이 있어 걷다 보면 흥취를 느끼게 되지. 노인네,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절로 편안하단다. 봄빛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고, 가을 서리는 국화와 게를 선사하지. 두둥실 배에 오르면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하늘과 땅이 어울리며 사계절 내내 거칠 것이 없어. 밤에도 문을 닫지 않고 길거리에 물건이 떨어져도 함부로 줍는 이가 없으니 실로 요순시대의 기풍이라 할 수 있지. 집집마다 내리쬐는 태양도 모두 똑같아. 봄날은 화창하고 풍광이 아름다우며, 이슬비는 부드러워 복사꽃과 배꽃이 서로 아름다움을 다툴 때면 벌들도 길을 잃게 되지. ?《복숭아꽃 그대 얼굴》, 195P천하가 태평한 요순시대의 기풍이 남아 있는 곳,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 바로 이러한 곳이 《복숭아꽃 그대 얼굴》의 여주인공 루슈미의 부친인 루칸이 그렸던 무릉도원이자 그녀의 연인 장지위안이 혁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대동세계이고, 왕관청의 도화선경(桃源仙境)인 화자서이다. 이런 점에서 화자서는 춘추전국 시절 초나라 노자(老子)가 꿈꾸었던 소국과민(小國寡民)의 이상향이고, 동진(東晋)의 도연명(陶淵明)이 말한 무릉도원이며, 도교에서 지향하던 별유동천(別有洞天)이다. 그리고 중국 유가들이 꿈꾸었던 세상, 만인이 배불리 먹고 따스하게 입는 소강(小康)사회이자, 자연과 더불어 만물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대동(大同)세상이다.그러나 소국과민은 대국다인(大國多人)을 추구하던 춘추열국의 욕망을 부정하며 내놓은 지상(紙上)의 낙원일 뿐이며, 무릉도원은 난리를 피해 궁벽한 곳을 찾아 숨어살던 이들의 도피처일 뿐이다. 또한 소강사회는 지금도 미래의 정책지표가 되는 요원한 희망일 따름이니 어찌 대동세상의 청사진을 펼칠 수 있겠는가?루슈미의 부친인 루칸이 끝내 실성하여 가출한 것이나 장지위안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것, 그리고 왕관청의 도원선경인 화자서가 부자들의 재물을 약탈하여 나눌 뿐 살상은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산적들의 산채이거나 도적의 소굴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화자서를 모든 사람들이 먹고 입는 것도 풍족하고, 겸양으로 예를 갖추고 밤에 대문을 닫지 않아도 도적이 들지 않으며, 길거리에 물건이 떨어져도 함부로 집어가는 이가 없는 천태산의 무릉도원으로 만들고 싶었던 거야. 결국은 명名과 이利라는 두 글자, 즉 명성과 이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거지. 왕관청은 스스로 극도로 검소하게 지내며 시원찮은 차를 마시고 소박한 식사를 하며 해지고 남루한 옷을 입는 등 궁핍한 생활을 했어. 겉으로는 비록 명리를 좇지 않는다고 말하긴 했지만 화자서 3백여 호 사람들의 존경을 얻고자 했으며, 화자서의 아름다운 이름이 천하에 널리 퍼져 죽은 후에도 천고에 이름을 날리고자 했던 거야. 이것이 그의 큰 집념이었지.?《복사꽃 그대 얼굴》, 248P결국 남자들, 특히 지식인들의 이상국은 이렇게 미치거나 죽임을 당하는 식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슈미는 그들이 꿈꾸었던 무릉도원을 실천에 옮긴다. 자신의 고향인 푸지에서 집안의 재산을 모두 털어 학교를 만들고 사람들을 모집하여 비밀결사를 조직한다. 그것은 그가 사랑했던 장지위안의 꿈을 이루는 일이자 부친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고, 왕관청이 설계한 대동사회를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이상향 건설에 몰두할수록 점점 더 대중들에게 소외되고, 결국 영어(囹圄)의 몸이 되고 만다. 그녀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그만큼 그녀의 꿈은 현실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에게 이상향이란 명성과 이익을 위한 또 하나의 집착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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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전자 (커버이미지)
    [문학]복수전자
    • 조경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04-14

    부조리한 세상을 돌파해나가는 새로운 방식의 연대갑갑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유쾌하고 도발적인 복수 이야기『3인칭 관찰자 시점』 조경아 신작 장편소설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 때, 복수전자로 오라! 보통 사람도 한 번쯤 품어봤을 복수의 감정을 소재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세상을 돌파해나가는 새로운 방식의 연대를 상상하는 소설 『복수전자』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2018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조경아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신도시 상가 한편에 시대를 초월한 듯 자리 잡은 웃기고 이상한 가게가 있다. 복수전자. 각종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전파상처럼 보이는 이곳이 억울한 사람들의 복수를 대신해주는 곳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2년 전 자신의 심장 같았던 친구 베드로를 잃은 테오는 천직이라 여기던 사제직을 내려놓고 오랜 방황 끝에 복수전자를 열었다. 아무런 잘못 없이 일방적으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복수가 자신을 지킬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는 개인의 복수를 사회적인 복수, 사회적 방어 시스템으로 대치시키겠다는 것이 테오의 생각이었다. 그의 바람대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이 지난 12년간 복수전자의 힘으로 새 삶을 찾았다. 그리고 지금, 국회의원 아버지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255번째 의뢰자 기성우가 찾아오면서 복수전자와 테오는 새로운 도전에 놓인다. 테오는 작가의 전작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시점을 갖지 못한 채 관찰자들의 시선에 둘러싸여 있던 주인공, 연쇄살인범의 아들 바로 그다. 작가는 한 독자의 질문을 계기로 테오가 그 후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떠올리다가 12년 뒤의 이야기인 『복수전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테오를 사제에서 복수전자 사장이 되도록 만든 가혹한 과거사는 얽히고설킨 복수 이야기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복수는 차갑게 해야 제맛!복수전자에 복수를 의뢰하려면 50단계 복수게임을 마스터하고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에 응답하는 제법 지루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복수를 악용하려는 사람을 걸러내는 장치인 셈인데, 이런 관문을 통과한 후에도 복수에 임하는 열 가지 원칙에 동의해야 계약이 이루어진다. 계약금은 만 원, 잔금은 결과의 만족도에 따라 지불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이다. 복수 성공률은 99퍼센트. 목적을 달성한 사람들은 대체로 잔금을 내는 대신 복수전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자기 위치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복수를 지원하는, 일종의 재능기부를 선택한다. 전자제품 수리라는 본연의 업무는 요셉의 몫이다. 12년 전 아버지에게 학대받던 소년 요셉은 공대를 졸업한 어엿한 청년이 되어 테오를 보좌한다. 전직 소매치기 도팔도 비상한 기억력과 강인한 체력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한때 복수전자의 도움으로 학교 폭력의 지옥에서 벗어난 고등학생 보미도 복수전자를 제집 드나들듯 하며 일손을 돕는 사람 중 하나다. 복수전자가 내세우는 “복수는 차갑게 해야 제맛”이라는 홍보 문구는 복수라는 행위의 성격을 적확하게 함축한 한마디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냉정하게, 현명하고 영리한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것. 뜨거운 복수로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는 기성우는 이 문구에 솔깃하면서도 그들이 왜 이토록 남의 복수를 대신하는 일에 열심인지 이해할 수 없다. 기성우의 의문에 테오는 이렇게 말한다.“우리는 그렇게 거창한 신념을 가지고 일하지 않습니다. 사실 복수라는 개념은 유치한 발상으로 보이기 쉽고 또 다른 형태의 범죄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복수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복수심으로 인생을 망칠 수 있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복수를 해주고 있는 겁니다. 비교적 영리하게.” (62쪽)또 다른 피해를 막았다는 안도감과 위안 소설은 국회의원 아버지에게 복수하려는 기성우를 중심으로 복수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의뢰자들의 절박한 사연과 복수 실행 과정을 보여준다. 기성우의 아버지 기승만은 사학재단 이사장 시절 재단기금 횡령, 부당해고, 교사 채용 비리를 일삼은 데다 국회의원 출마 전 그의 부도덕한 행위를 폭로하려는 해직 교사의 집에 불을 질러 기성우의 가장 친한 친구 이현민과 그의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그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승승장구하는 중이고 교육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아버지를 몰락시키려는 마음에 한시가 급한 기성우에게 복수전자가 내놓은 첫 번째 미션은 아버지와의 관계 복원이다. 한마디로 아버지의 믿음을 얻으라는 것. 예상을 한참 벗어난 복수 설계에 기성우가 반발하자 테오가 일침을 놓는다. “남도 아닌 핏줄에게 하는 복수가 그렇게 달콤하고 통쾌할 거라 생각했나요? (중략) 진짜 복수를 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심장에 흐르는 피가 몇 도인지 알 정도로 그 사람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가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진짜 복수는 내가 아닌 그 사람이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무언가를 던져주는 겁니다. 그게 당신한테는 달콤한 꿀처럼 여겨지더라도.” (96쪽)이렇게 기성우의 복수는 장기 과제가 되고, 기성우는 복수 계획에 대한 후속 관리를 명분으로 복수전자 구성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기성우 외에도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복수전자를 찾는다.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공무원,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이 빚은 교통사고로 딸을 잃었으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 분개하는 아버지, 여섯 살 아이를 참혹하게 살해하고도 고작 10년 형을 받은 인면수심 10대 범죄자들의 출소일이 다가오자 복수를 결단하는 아이의 부모도 있다. 복수전자는 이들에게 딱 맞는 복수법을 설계하여 완벽에 가까운 성공을 거둔다. 복수 후의 감정이 통쾌함이든 후련함이든 지리멸렬함이든 의뢰자들은 어쨌든 끝을 맺었다는 것, 그로써 또 다른 피해를 막았다는 것에 안도감과 위안을 느낀다. 약한 존재들이 힘을 합쳐 철옹성 같은 대상을 무너뜨리는 상상복수전자와 의뢰자들 간의 만남을 경쾌하게 그리던 소설은 베드로의 죽음이라는 과거사와 연관된 인물들이 모종의 의도를 품고 복수전자에 접근하면서 아이러니하고 비밀스러운 색채를 띠어간다. 베드로를 죽이고 수감된 마우식과 그의 감방 동료 윤두성, 마우식과 기성우, 기성우와 이현민 등 의뢰자들 간의 숨겨진 연관관계가 밝혀지면서 복수와 원한의 거미줄은 마침내 테오의 목을 조여온다. 테오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이를 지켜보는 복수전자 식구들의 불안도 극대화된다. 복수전자의 대의는 여전히 유의미한가? 복수 때문에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그들이 불행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돕는다 것이 혹 오만한 생각은 아닌가? 신도 아니면서 신도 안 하는 일을 하려던 것은 아닐까? 비록 완벽할 수는 없어도 복수전자의 활동이 가혹한 현실에 맞서 어떻게든 살아내고자 하는 미약한 존재들의 연대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들이 힘을 합쳐 철옹성 같은 대상을 무너뜨리는 상상은 때로 소설 밖 현실이 되기도 한다. “이 이야기가 복수에 대한 이야기이든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이든 누군가에게 무겁지 않은 위로가 되기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갑갑함 속에서 트림 같은 뚫림이 되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을 더욱 든든하게 마음속에 담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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