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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어라, 샤일록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웃어라, 샤일록
    • 나카야마 시치리 (지은이), 민현주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2009년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의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웃어라, 샤일록』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역대급 금융 미스터리로 색다른 재미를 자아낸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을 비롯해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나가우라 교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웃어라, 샤일록』은 나카야마 시치리가 야심 차게 선보인 금융 미스터리다. 전설의 채권 회수맨과 신입 행원 콤비. 그러던 어느 날, 회수맨이 사체로 발견된다. 은행의 비밀을 많이 알았던 탓에 살해당한 것일까? 신입 행원 유키는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는데…… 전설의 회수맨 VS 최강의 악덕 채무자“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야. 반론은 거절한다.” 『웃어라, 샤일록』은 2008년 리먼 쇼크 이후를 배경으로, 은행의 세계를 조명한다. 역대급 최신 금융 미스터리로 채권 회수 업무에 종사하는 주인공 유키의 눈을 통해 일본 경제의 어둠을 묘사하고 있다. 신입 행원 때부터 출세 가도에 오른 듯하던 유키는 어느 날 느닷없이 섭외부로 발령을 받는다. 왜인지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모인 것 같은 섭외부. 그곳에서 유키는 채권 회수로 유명한 회수맨 야마가 과장과 만나게 된다. 야마가와 함께 채권 회수를 하러 현장을 발로 뛰며 유키는 회수맨으로서, 또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한층 성장한다. 그러다 갑자기 야마가가 사체로 발견되고, 이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경험하며 유키는 더더욱 성숙해진다. 아직 젊은 행원이 훌륭한 상사를 만나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게 되는 사회초년생의 이야기는 꼭 금융업계 종사가 아니더라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독자라면 공감하기 쉬울 것이다. 『웃어라, 샤일록』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주인공 유키는 각기 다른 다양한 채무자와 만나게 된다. 1장에서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자칭 데이 트레이더를, 2장에서는 고급 스피커 유닛을 생산하는 작은 공장의 경영자를, 3장에서는 신도 확보에 실패한 종교 단체를, 4장에서는 선거에서 참패한 전직 의원을,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리먼 쇼크의 여파로 건설 계획이 엎어진 프론트 기업을 만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채무자들은 동시에 살인 사건의 용의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금융이라는 테마에 살인 사건을 접목한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한층 가미하고 있는데,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금융과 살인 사건을 접목한 것은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이며 자신은 출판사가 백을 의뢰하면 백이십으로 돌려주려 한다고 말한다. 마치 작가라기보다는 장인 같은데, 자신은 그게 더 좋다고까지 말한다. 시치리의 성실성이 여실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자본으로, 자본에서 신용으로 점점 그 모습을 진화해 우리네 삶을 지배한다. 시치리는 이러한 돈, 더 나아가 신용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악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이러한 돈을 비판적인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에서도 접근하지 않는다. 중립적으로 열어놓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긴다. 열린 마음으로 시치리의 금융 미스터리를 흠뻑 느껴보기를 바란다. “상대를 너무 몰아넣지 말고 가끔은 상대 쪽에서 움직이기를 기다린다. 그것도 사냥의 일부다. 기억해둬.”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마음으로 집필에 임하는 것일까? 나카야마 시치리는 한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그는 이를 위해 이야기의 맨 처음 대사 다섯줄의 길이라든지 ‘!’, ‘?’ 등 문장 부호의 양도 조절해 독자의 호흡에 맞도록 쓴다고 한다. 첫 페이지를 펼치면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흡입력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만의 세심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음악, 범죄, 의학 등 다양한 테마의 미스터리를 쓰면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는지도 궁금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취재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가령 수술 장면도 예전에 TV에서 본 심장 이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고 있어 의학적인 묘사에서 오류가 있는지 걱정이었다고도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읽어줘서 실수는 없었다. 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언제까지나 쇼팽』을 집필할 때도 폴란드 여행 비디오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 수집 루트, 그리고 자신만의 작법으로 소재와 반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세계를 한번 여행해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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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경; 조선을 만든 여자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경; 조선을 만든 여자 1
    • 서자영
    • 낭추
    • 2021-03-03

    * 책 속으로“서로 인사합시다. 여기는 이성계 장군님의 넷째와 다섯째 아드님이신 이방간, 이방원. 이쪽은 사부님들의 제자들입니다.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것입니다.”“처음 뵙겠습니다. 김한로요.”“반갑소, 나는 이직이오.”인사를 하는 사이, 사내들 사이에선 으레 그러하듯 상대를 훑어보며 가늠하는 시선들이 빠르게 오갔다. 웃으며 서로 손을 마주잡은 채 입으로는 반갑네 어쩌네 지껄이고 있지만, 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심각하고 긴장되는 순간이 바로 이때였다.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오가느라 긴장감이 극에 달했을 때였다.“이게 뭐야,”숨이 넘어가게 깔깔거리는 자경의 발랄한 웃음소리 덕분에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긴장감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자경은 방간의 옷을 손가락질 하며 웃어댔고, 무질이 무안한 얼굴로 옆에서 제 누이를 열심히 말렸다.“어디 산에서 방금 내려왔나?”어찌나 웃었는지 눈꼬리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매단 자경이 방간의 가까이 다가와 그의 옷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방간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저 위에선 이리 입고 다녀?”우연히 스치듯 지나쳤어도 돌아봤을 법한, 눈에 확 띌 정도로 예쁜 계집애가 저를 대놓고 놀리는데 어느 사내가 부끄럽지 않으랴. 거기다 더 큰 문제는 자경 때문에 애써 참고 있던 다른 녀석들까지도 피식피식 웃기 시작한다는 거였다. 이 위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평생 놀림감이 될 게 분명했다. 방간은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써가면서 애를 썼지만 마음이 급해서인지, 원래 잘 쓰지 않던 머리라서인지 쉽지 않았다.“위에선 이리 입습니다. 함주는 개경과 달리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추우니까요.”그때 뒤에 서 있던 방원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앞에 나서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함주처럼 척박한 곳에서 의복은 사치스럽게 몸을 꾸미기 위해 입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해주기 위해 입는 것입니다. 그러니 짐승의 가죽과 짐승의 털을 이리 이용할 밖에요.”낮고 조용했지만 날카로웠다. 자경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방원을 보다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어렸을 때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구나.”예상치 못한 반응에 방원이 움찔했다.“내가 기억나지 않아?”저를 보며 빙긋 웃는 얼굴이 낯설지 않았다. 어렸을 적 말을 태워주랴, 물었던 당돌하면서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예뻤던 계집애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기에 지금의 자경에게서 그 어린 여자애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허나, 그 이야기를 즐거이 나누기엔 상황이 적절치 못했다.“왜 하대하십니까?”“뭐?”“처음 보는데, 서로 통성명도 안하고 인사도 안했는데, 어찌 아랫사람 대하듯 하대를 하시냔 말입니다. 무례하지 않습니까.”“방원아!”미간을 찌푸린 채 다다다다 쏘아대는 어투에 놀란 방간이 방원의 팔을 다급히 붙잡았다. 낯선 모습이었다. 형제간의 서열관계가 확실해서 감히 형들에게 덤빌 수 없는 분위기임에도 방간이 때로 형들에게 뻗대기도 하고 대거리하기도 하는 반면, 방원은 제법 억울한 일이 있어도 아주 분한 얼굴로 돌아서거나 서러워서 울지언정 이리 따박따박 따진 적은 없었다. 공부를 가르치던 스승들이 방원의 입이 제법 맵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제가 아는 방원은 처음 보는 상대에게 심지어 여자에게 이럴 성격은 아니었다. 거기다 낯가림이 있어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방원이 아니었던가.“나는 이 집 셋째 딸 민자경이다. 너는 이성계 장군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 아니냐? 우린 몇 해 전 어렸을 때 만난 적이 있어 반가워서 아는 체를 한 건데 그게 그리 기분이 나빠? 그리고 내가 너보다 두 살이 많으니 하대를 하는 게 당연하지, 그럼 두 살이나 어린 동생에게 존대를 하랴?”“두 살이 어린 제게만 하대를 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제 형님에게도 처음 보자마자 하대를 하지 않았습니까?”“아니, 나는 괜찮다.”방간이 급히 나서서 손을 내저었다.“보아하니 또래인 거 같은데, 서로 하대하는 게 편하지, 뭐.”“형님!”발끈한 방원이 원망스럽게 방간을 노려보았다.“그렇잖냐. 앞으로 계속 볼 사이인데 불편하게 뭔 존대야.”방간을 노려보다 이를 악문 방원이 몸을 돌렸다.“형님은 그렇다 해도 저는 싫습니다.”우습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공부를 하러 온 것이지 시답잖게 어울리며 쓸데없는 짓을 하러 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어울리지 못한다고 해서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눈앞에 서 있는 이 계집애에겐 더더욱 그리 보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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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경; 조선을 만든 여자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경; 조선을 만든 여자 2
    • 서자영
    • 낭추
    • 2021-03-03

    * 책 속으로“서로 인사합시다. 여기는 이성계 장군님의 넷째와 다섯째 아드님이신 이방간, 이방원. 이쪽은 사부님들의 제자들입니다.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것입니다.”“처음 뵙겠습니다. 김한로요.”“반갑소, 나는 이직이오.”인사를 하는 사이, 사내들 사이에선 으레 그러하듯 상대를 훑어보며 가늠하는 시선들이 빠르게 오갔다. 웃으며 서로 손을 마주잡은 채 입으로는 반갑네 어쩌네 지껄이고 있지만, 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심각하고 긴장되는 순간이 바로 이때였다.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오가느라 긴장감이 극에 달했을 때였다.“이게 뭐야,”숨이 넘어가게 깔깔거리는 자경의 발랄한 웃음소리 덕분에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긴장감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자경은 방간의 옷을 손가락질 하며 웃어댔고, 무질이 무안한 얼굴로 옆에서 제 누이를 열심히 말렸다.“어디 산에서 방금 내려왔나?”어찌나 웃었는지 눈꼬리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매단 자경이 방간의 가까이 다가와 그의 옷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방간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저 위에선 이리 입고 다녀?”우연히 스치듯 지나쳤어도 돌아봤을 법한, 눈에 확 띌 정도로 예쁜 계집애가 저를 대놓고 놀리는데 어느 사내가 부끄럽지 않으랴. 거기다 더 큰 문제는 자경 때문에 애써 참고 있던 다른 녀석들까지도 피식피식 웃기 시작한다는 거였다. 이 위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평생 놀림감이 될 게 분명했다. 방간은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써가면서 애를 썼지만 마음이 급해서인지, 원래 잘 쓰지 않던 머리라서인지 쉽지 않았다.“위에선 이리 입습니다. 함주는 개경과 달리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추우니까요.”그때 뒤에 서 있던 방원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앞에 나서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함주처럼 척박한 곳에서 의복은 사치스럽게 몸을 꾸미기 위해 입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해주기 위해 입는 것입니다. 그러니 짐승의 가죽과 짐승의 털을 이리 이용할 밖에요.”낮고 조용했지만 날카로웠다. 자경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방원을 보다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어렸을 때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구나.”예상치 못한 반응에 방원이 움찔했다.“내가 기억나지 않아?”저를 보며 빙긋 웃는 얼굴이 낯설지 않았다. 어렸을 적 말을 태워주랴, 물었던 당돌하면서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예뻤던 계집애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기에 지금의 자경에게서 그 어린 여자애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허나, 그 이야기를 즐거이 나누기엔 상황이 적절치 못했다.“왜 하대하십니까?”“뭐?”“처음 보는데, 서로 통성명도 안하고 인사도 안했는데, 어찌 아랫사람 대하듯 하대를 하시냔 말입니다. 무례하지 않습니까.”“방원아!”미간을 찌푸린 채 다다다다 쏘아대는 어투에 놀란 방간이 방원의 팔을 다급히 붙잡았다. 낯선 모습이었다. 형제간의 서열관계가 확실해서 감히 형들에게 덤빌 수 없는 분위기임에도 방간이 때로 형들에게 뻗대기도 하고 대거리하기도 하는 반면, 방원은 제법 억울한 일이 있어도 아주 분한 얼굴로 돌아서거나 서러워서 울지언정 이리 따박따박 따진 적은 없었다. 공부를 가르치던 스승들이 방원의 입이 제법 맵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제가 아는 방원은 처음 보는 상대에게 심지어 여자에게 이럴 성격은 아니었다. 거기다 낯가림이 있어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방원이 아니었던가.“나는 이 집 셋째 딸 민자경이다. 너는 이성계 장군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 아니냐? 우린 몇 해 전 어렸을 때 만난 적이 있어 반가워서 아는 체를 한 건데 그게 그리 기분이 나빠? 그리고 내가 너보다 두 살이 많으니 하대를 하는 게 당연하지, 그럼 두 살이나 어린 동생에게 존대를 하랴?”“두 살이 어린 제게만 하대를 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제 형님에게도 처음 보자마자 하대를 하지 않았습니까?”“아니, 나는 괜찮다.”방간이 급히 나서서 손을 내저었다.“보아하니 또래인 거 같은데, 서로 하대하는 게 편하지, 뭐.”“형님!”발끈한 방원이 원망스럽게 방간을 노려보았다.“그렇잖냐. 앞으로 계속 볼 사이인데 불편하게 뭔 존대야.”방간을 노려보다 이를 악문 방원이 몸을 돌렸다.“형님은 그렇다 해도 저는 싫습니다.”우습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공부를 하러 온 것이지 시답잖게 어울리며 쓸데없는 짓을 하러 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어울리지 못한다고 해서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눈앞에 서 있는 이 계집애에겐 더더욱 그리 보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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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경왕후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경왕후 1
    • 서자영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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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경왕후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경왕후 2
    • 서자영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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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경왕후 3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경왕후 3
    • 서자영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원경왕후 4 (완결)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경왕후 4 (완결)
    • 서자영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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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석 치유 길라잡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원석 치유 길라잡이
    • 스타크
    • 스타크북스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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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위그드라실의 여신들
    • 해도연 지음
    • 안전가옥
    • 2023-12-27

    간명한 각주의 안내를 따라 논리적으로 구축된 22세기로과학 이론을 기둥으로 삼는 정통 SF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책장을 몇 번 넘기고 난 뒤 바로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다. 수시로 나타나는 각주가 눈에 띄기 때문일 텐데, 50여 개에 이르는 본문 각주는 대체로 작중에 쓰인 과학적 개념을 안내하는 데 쓰였다. 이 작품집이 ‘science fiction’이라는 장르명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으며 학술 연구 내용에 탄탄하게 뿌리박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주석들이다.《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각주가 지닌 또 다른 미덕은 간결하고 명확하다는 점이다. 각주들은 우주 생활이 익숙한 22세기의 사람들과 지구 안팎의 생명체를 오랫동안 조사한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용어를 빠르게 해설한다. 본문의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설명을 하고는 다시 본문에게 배턴을 넘기는 것이다. 덕분에 작중의 미래가 현대 과학의 어느 지점과 논리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연결을 열망하는 존재, 인간연결은 비단 각주와 본문 사이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연결’이다. 〈위대한 침묵〉에 등장하는 초거대 기업 인텍은 외계로부터 중력파 메시지가 수신되자 중력파 발신 기술을 개발해 우주 어딘가의 다른 문명과 소통하려 한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주인공인 세 연구원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을 만나고, 그중 일부와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주고받기에 이르며, 태블릿에 탑재된 인공지능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세 연구원이 본편과는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의 모음이니 그 자체가 ‘연결되는 이야기’인 셈이다. 표제작의 제목에 등장하는 위그드라실은 북유럽신화 속의 거대한 물푸레나무다. 지하 세계, 인간 세계, 신들의 세계를 잇는다. 서로 다른 세계가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개념은 고대 신화에 등장할 정도로 인류에게 익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부족한 신체 능력을 사회적 기술로 메꾸며 번성한 생물이다. 다양한 존재가 소통함으로써 만들어 내는 힘을 이용해 고도의 문명을 이끌었다. 연결을 생존 수단이자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온 인간은 홀로 존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근원적인 고독에서 벗어나려는 여정《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주인공들은 본의 아니게 혼자가 된다. 〈위대한 침묵〉의 주인공 미후는 이혼 여성으로, 위험한 임무에 몸을 던진 대가로 유명세를 얻고 나면 양육권을 되찾아 아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미후의 비밀 임무 파트너인 지아는 ‘플루토늄 5년’이라고 불리는 재앙 때문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 안전하다고 알려졌던 플루토늄-갈륨 합금에서 갑자기 핵분열 반응이 나타나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폭발이 일어난 사건이다. 이는 지아가 목숨을 걸고 움직이는 중요한 동기로 작용한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세 연구원은 서로를 단순한 동료 이상으로 아끼는 각별한 사이인데, 예상 밖의 사고가 일어나 멀리 떨어지게 되고 만다. 이들은 극한 상황에 놓였으면서도 상대방을 구하려 고군분투하고, 함께하기 위해 가혹한 수준의 희생을 감당한다.아직 다가오지 않은 22세기, 팩 밖으로 새어 나온 커피 한 방울을 공중에 띄우고야 마는 저중력의 우주 공간을 결국 받아들이게 하는 요소는 작품 전반에 스민 애틋한 정서다. 연결에 대한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단절을 다루게 되는 것이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인물의 내면을 일일이 묘사하는 대신 떠나간 이를 회상하는 한마디, 밀크티를 조용히 마시는 모습으로 깊은 그리움을 전한다. 그에 더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우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통해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종 전체로서도 고독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비춘다. 아득한 신들의 세상과 사람들을 잇는 세계수(世界樹)처럼, 광막한 우주를 바라보는 SF는 그렇게 우리가 품고 있는 근원적 슬픔을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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