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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 - 장편소설 (커버이미지)

    이순신 - 장편소설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이재운 지음
    • 출판사책이있는마을
    • 출판일2014-10-08

    이순신 - 이재운 지음이재운 장편소설. 장수된 자의 충은 백성으로 향해야 한다는 뜻을 펼친 이순신. 그런 그를 소설가 이재운이 '나라를 믿지 말고 백성을 믿어라' 외치며..

  •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커버이미지)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전준형
    • 출판사피시스북
    • 출판일2014-10-08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 전준형

전자책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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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인간적인 미래 (커버이미지)
    [인문]가장 인간적인 미래
    • 윤송이 지음
    • 웨일북
    • 2024-02-19

    ★ “불확실한 AI 시대, 이 책은 당신만의 지적 무기가 될 것이다.” - 하정우 소장(NAVER AI LAB)★ 170만 조회 수를 기록한 지식 교양 콘텐츠 21세기 사피엔스가 직면한 가장 뜨거운 쟁점“왜 지금 세계 지성들은 AI 이슈에 주목하는가?”2021년,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현시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이슈로 다룬 주제는 바로 ‘AI’였다. 왜 일론 머스크는 AI를 북한의 핵보다 훨씬 더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로 꼽았을까? 왜 빌 게이츠는 AI가 자칫 인류의 마지막 기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을까? 그동안 익숙하게 지나쳤던 AI 문제는 어느덧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전 세계적으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을 기점으로 개인 정보 활용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디지털 격차로 벌어지는 사회적 불평등, 통제 불능의 사이버 범죄 문제 등 AI 기술의 ‘편향성’이나 ‘공정성’과 같은 AI 윤리 문제가 뜨거워지고 있다.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맞닥뜨려본 적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대한민국 대표 인공지능 전문가인 윤송이 박사가 세계적 화두인 ‘인간과 AI의 새로운 공존’이라는 주제를 꺼내 들었다. 《가장 인간적인 미래》에서는 AI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철학자, 사회학자, 윤리학자, 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석학들과 함께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이 책에는 세계 지성들이 ‘앞으로 닥칠 변화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세계는 지금 어떻게 지혜를 모으고 있는지’ 등 절박함 속에서 찾아낸 지혜와 통찰이 담겨 있다. AI 기술로 진화될 다음 세대 즉, 우리가 맞이해야 할 새로운 인류는 어떤 모습일지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기술과 휴머니즘이 균형 잡힌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등 현시대 가장 뜨거운 쟁점을 모두 담았다. 지금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해가는지 입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과 해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이 없는 AI 시대,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이 책을 통해 얻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준비하라”과학 너머의 인류 미래를 향한 거대한 질문과 성찰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故)이어령 선생이 삶을 마무리하며 주목한 주제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이었다. 그는 2016년 알파고의 등장 이후 영면에 들기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AI에 대한 원고를 집필하는 데 몰두했다. 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너 어떻게 살래?’라는 질문을 던졌던 그의 통찰은 예상보다 빠르게 적중했다. 실제로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사건 때문에 인공지능의 도입 속도는 빨라졌다. 덕분에 우리의 삶은 편해졌지만, 동시에 인간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윤리 체계를 파괴하고 인간 존엄을 위협하는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효율성 및 통제를 위해 설계된 AI의 감시 및 데이터 시스템은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 AI에 의한 사람들의 일자리 대체는 경제적·디지털 격차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시민들이 통제 불능의 사이버 범죄와 전쟁에 노출될 가능성 등 지금껏 인류가 맞닥뜨려본 적 없는 문제에 답을 찾아야 하는 중대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대표 인공지능 전문가인 윤송이 박사가 세계적 화두인 ‘인간과 AI의 새로운 공존’이라는 주제를 꺼내 들었다. 《가장 인간적인 미래》에서는 AI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철학자, 사회학자, 윤리학자, 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석학들과 함께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대담에 참여한 석학들은 “지금은 AI를 향한 윤리적 관점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단계를 넘어, 새 시대의 AI를 위한 철학을 재정립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며, 새 시대는 모든 학문의 경계를 무너뜨릴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AI는 공학의 갈래’라는 기존의 틀에 박힌 공식을 완벽하게 깨는 이 책은 윤리, 사회, 철학, 교육, 공학 등 종합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전개될 미래를 그려 나간다. “학문의 경계가 무너질 때, AI가 인간을 돕는다”공학을 넘어 철학, 인문, 사회, 교육까지세계 지성들이 학문의 경계를 넘어 그리는 미래 지도《가장 인간적인 미래》는 정치학자, 철학자, 컴퓨터과학자 등 각 분야의 대표 지성들이 모여 AI 기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엔씨소프트의 ‘AI 프레임워크(Framework)’ 시리즈를 엮었다. 총 다섯 번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는 누적 조회 수 170만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주제를 시의적절하게 공론화한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과학 분야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AI를 인간과 사회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또한 AI 미래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콘텐츠는 많았지만 대부분 다가올 미래를 불안하게 조망하거나 경고하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세계 석학들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해법을 나누며 차별화된 사고와 더 넓은 시야를 선사한다. 가령, AI 기술의 발전으로 벌어지는 윤리적 문제의 심각성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학계 그리고 기업의 역할을 묻는 등 이제까지와는 다른 통합적 접근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대담을 이끈 윤송이 박사는 “사회적 규범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게 될 인류는 차별과 혐오, 책임의 부재, 인간성 상실, 윤리 기준의 해체로 갈 수밖에 없다”고 촉구하며, 각각의 대담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세상의 변화에 공헌할 수 있는 인류의 과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지금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해가는지 입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과 해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팬데믹으로 앞당겨진 유례 없는 AI 시대,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이 책을 통해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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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을 구성할 권리 - 혈연과 결혼뿐인 사회에서 새로운 유대를 상상하는 법 (커버이미지)
    [사회]가족을 구성할 권리 - 혈연과 결혼뿐인 사회에서 새로운 유대를 상상하는 법
    • 김순남 지음
    • 오월의봄
    • 2024-02-19

    가족은 어떻게 저항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혈연과 결혼뿐인 사회에서 새로운 유대를 상상하는 법급격한 가족변동의 시대다. 매년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아이들은 점점 더 적게 태어난다. 많은 사람이 더 이상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고, 기존의 가족규범을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는 것 또한 놀라운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성 부부와 두 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의 신화는 과거로 저문 지 오래, 1970년 5.2명이던 평균 가구원수는 매년 꾸준히 감소하며 2021년 2.3명이 되었고(통계청, 〈인구총조사〉, 2021), 취업-연애-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의 ‘정상성’이 허구라는 걸 알아챈 사람들은 더 이상 ‘그 가족’을 중심으로 생애경로를 계획하지 않는다.하지만 한국의 사회제도는 거의 대부분 ‘그 가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한국사회가 상정하는 ‘시민’이란 이성애규범적인 가족중심 시민모델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기본단위가 개인이 아닌 가족으로 상상되고, 그 가족에게 사회적ㆍ경제적 생존이 떠맡겨지는 사회에서 제도는 철저하게 ‘정상가족’만을 보호하고 ‘권장’한다. 이런 사회에서 시민들은 ‘정상가족’을 매개로만 생애안정성을 상상하도록 강요받는다. 당신은 가족을 구성할 수 없다고, 그런 관계는 가족이 아니라고 말하는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이자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인 김순남은 바로 그 지점에서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사유해야 한다고 말한다.“저항의 언어로 가족을 사유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던 존재를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들리게 함으로써, 시민의 삶을 고립화하고 단절해온 이성애규범적인 가족중심 시민모델을 질문하고 해체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기존의 가족규범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개념으로 가족구성권을 사유하는 이 책이 새로운 관계, 돌봄, 연결을 상상하고 조직하는 데 힘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13쪽)가족구성권연구소의 정의에 따르면, 가족구성권은 “다양한 가족의 차별 해소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가족ㆍ공동체를 구성하고, 차별 없는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즉, 단순히 다양한 관계를 가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데서 그치는 논의가 아니라, 가족을 둘러싼 여러 갈래의 복합적인 차별 해소에 대한 접근을 요청하는 문제다. 근본적으로는 정상가족을 매개로 생애안정성을 상상해왔던 여러 축을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는 어떻게 특정 형태의 ‘가족’만을 ‘권장’하는가? ‘정상가족’은 ‘정상시민’과 어떻게 연동되어 있는가? 이 책은 혈연ㆍ결혼중심의 가족주의가 공고한 한국사회에서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삼아 새로운 유대를 상상하자고 청한다.돌아갈 수 없는, 돌아가서도 안 되는 ‘그 가족’한국사회에서 남남이 ‘가족’을 만들 수 있는 방법, 다시 말해 혈연이 아닌 시민과 시민이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뿐이다. 그마저도 이성만이 가능한 현실. 이처럼 시민결합의 방법이 제한되어 있으니 많은 시민은 제도와 불화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가 보기에 1인 가구의 증가는 이러한 불화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즉, 저자는 오늘날 극심한 가족변동의 상황을 말 그대로 ‘변동’이라고 보기보다 근대적 이성결혼/가족에 기반해 가부장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국가ㆍ사회와 이를 거부하는 시민들 사이의 불화로 본다. 국가는 여전히 경제적ㆍ사회적 생존의 책임을 ‘정상가족’에 기반한 가족단위에 전가하고자 하지만, ‘가족’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진 시민들은 점점 더 협소하고 폐쇄적인 유대의 방식과 가족의 책임으로만 전가되는 사회불평등에 의구심을 품고 새로운 생애경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기꺼이 불화하기를 선택한다는 것이다.그러니 아무리 신혼부부 지원정책, ‘저출산’ 지원정책을 펴도 혼인율과 출생률이 오르지 않는다. 시민들은 사회구조적 불평등이 교차하는 장으로서 가족제도와 불화하며 ‘정상가족’ 밖의 생애경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데, 국가는 이를 단순히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한 결혼과 출산의 ‘지연’으로 본다는 게 문제다. 저자는 국가가 여전히 과거 ‘그 가족’으로의 회귀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지금의 가족변동은 단순히 가족형태의 변화가 아니라 가족 안에서 교차하는 각종 불평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접근을 요청하고 있다고 진단한다.무엇이 시민적 유대를 가로막는가?‘가족의 범위’를 규정하는 「민법」 제779조가 박탈하는 것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1인 가구와 비혼의 증가는 ‘고립’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증가가 아니라고 말이다. 통계적으로는 1인 가구라 할지라도, 실질적인 삶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상호돌봄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무수히 많은 시민이 이미 예전부터 법적 가족을 넘어선 다양한 방식의 관계망을 만들며 서로 돌보고 의존하고 신뢰해왔으나, ‘정상가족’에 기반한 제도와 규범이 그러한 유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한다.그러한 가족규범의 핵심으로 저자는 「민법」 제779조에 주목한다. ‘가족의 범위’를 규정하는 이 조항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실질적인 상호돌봄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데 핵심적인 근거로 작용하며, 관계의 위계를 만들고 제도적으로 차별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책에서도 인용하는 해당 조항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민법」 제779조(가족의 범위)① 다음의 자는 가족으로 한다.1.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2.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② 제1항제2호의 경우에는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에 한한다.저자는 이처럼 가족의 범위를 규정하는 법이 실질적인 다양한 상호돌봄관계를 포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개별 법에서 ‘가족’의 범위를 확장할 수 없도록 하는 제약으로도 작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민법」의 가족규정이 한국 현행법 조항 중 ‘가족’을 언급하는 240개 조항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하며, 이 조항을 중심으로 주거, 의료, 돌봄, 연금, 상속, 재난 시 보호 등 삶의 전 영역의 보호 여부가 결정된다고 서술한다. 결국 어떠한 관계가 ‘가족’인지를 그 관계를 맺는 당사자가 정할 수 없는 사회에서 저자는 누군가의 시민권이 계속해서 박탈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원본 없는 가족/친척 만들기새로운 상호의존의 관계망을 ‘발명’해내는 사람들그러나 이처럼 차별적인 가족제도와 ‘그 가족’ 없이는 생존이 불가하다시피 한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속에서도 기꺼이 ‘나’로서 살고 ‘나’로서 연대하는 상호의존의 관계망을 ‘발명’해내며 생애경로를 개척해온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누구보다 가족제도의 불평등을 가장 먼저 체감하고 저항한 이들로서 ‘퀴어한’ 이들의 삶과 실천에 주목하며, ‘뒤처진 관계’이자 ‘뒤처진 삶’으로 여겨진 이들의 이야기에서 사회를 재구성하는 토대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렇게 이 책에는 자신만의 생애경로와 상호의존의 다양한 관계망을 개척하고 나선 13명의 목소리가 함께 담겼다. 장애여성 1인 가구 A, 친구관계 2인 가구 B, 이성커플 동거 가구 D, 동성커플 동거 가구 F, 주거공동체 내 1인 가구 J 등이 그러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이다. 저자는 가구원수도, 가족형태도, 상호의존의 계기도 제각각인 이들의 목소리를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가족은 무엇이다’라는 단일한 정의를 피하고 다양한 관계성 그 자체의 가시화를 시도한다.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사유한다는 것이 새로운 가족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다양한 관계성들의 차이를 발굴하고 확장하며 새로운 관계망을 인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이처럼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말하는 ‘가족’이란 「민법」 제779조에서의 규정처럼 어떠한 형태, 어떠한 관계로 규정되는 명사적 정의가 아니다. 저자는 가족사회학자 데이비드 모건(David Morgan)이 말한 ‘가족실천’의 개념을 참고하여, 동사로서의 ‘가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가족실천은 가족 안에서 현재 누가 무엇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가족 의미의 형성을 포착하는 것이며, 어떤 가족되기를 수행하는지를 가족의 의미로서 가시화하기 위한 개념이다. 즉, 모든 가족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일정한 가족모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따라서, 가족관계를 수행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가족의 의미가 구성되는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55~56쪽)‘연결의 의지’를 권리의 토대로,우리에게는 자유롭게 유대할 권리가 있다!가족구성권의 논의는 결국 가족이 있든 없든 누구나 차별받지 않도록 주거, 교육, 의료 등 모든 면에서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또한 시민이 어떠한 관계로 가족을 꾸리든 동등하게 그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국가는 여전히 ‘시민’의 삶을 취업-연애-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단일한 생애주기의 ‘정상성’ 안에 놓인 가족 안의 것으로 상정하지만, 여러 통계나 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드러나듯 생애주기의 ‘정상성’은 허구에 가깝다. 한때는 정상성 ‘안’에 존재할지 몰라도, 다른 한때는 정상성 ‘밖’으로 이동하는 것이 오늘날 너무나 흔한 시민들의 삶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질문의 방향을 ‘가족’이 아닌 ‘사회’로 돌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무엇이 가족인가’가 아니라, ‘어떠한 사회가 시민적 유대를 가능하게 하는가’로 말이다.우리는 어떠한 가족형태에 속하든 고립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누구나 시민적 유대가 가능하며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맺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는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를 질문해야 한다. 가족구성권은 시민과 시민이 자유롭게 유대할 권리를 기본적인 시민권으로서 보장하라는,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한 요구다. 무엇이 가족이고 가족이 아닌지에서 벗어나 어떤 사회가 시민적 유대를 번성하게 하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돌봄 공백, 사회적 고립의 증가, 그리고 국가가 그토록 혈안이 된 저출생까지도 조금씩 그 해답이 보일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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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이라는 착각 - 얽매이고 상처받은 가족을 치유하는 마음 기술 (커버이미지)
    [인문]가족이라는 착각 - 얽매이고 상처받은 가족을 치유하는 마음 기술
    • 이호선 지음
    • 유노라이프
    • 2024-02-19

    무엇이 진짜 좋은 가족을 만들까?가족관계에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요즘 가족을 위한 책 요즘, 가족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매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스타들의 가족 예능이 주목받기 시작해, 지금은 일반인들이 출연해 가족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특히 양육, 이혼을 주제로 다루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급등하면서, 부부만의 문제로 치부되었던 가족 문제의 민낯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가족이라는 착각》은 요즘 시기에 꼭 필요한 ‘가족’을 주목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 학대, 고민, 갈등을 다루면서 심리적 진단과 해결을 담았다. 자녀에게 벌어지는 일들, 부부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 노부모와의 갈등 등 가족관계의 회복을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마음의 짐, 노력해야 할 것에 대해 다양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다룬다. # 자식은 ‘내 것’이라는 착각내가 낳은 자식이라는 이유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는 이유로, 내 피붙이에게 무의식적으로 상처를 준다면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이 책은 부모가 자식과의 관계를 잘못 설정하고 있을 때 드러나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문제는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서 아이에게 고스란히 폭력의 현장을 보여 주는 것, 일하기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것 등 수없이 많다. 내 속으로 낳은 아이일지라도, 자식은 엄연한 타인이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이유는 부모가 아이에게 상처를 주면 아이는 훗날 자신의 아이에게 똑같이 대물림하기 때문이다. 비교 평가받고, 형제간 경쟁에서 의기소침한 아이로 자란 아이는 사회에서도 건강한 생활을 하지 못한다. # 부부는 ‘하나’라는 착각‘사랑’을 담보로 관계를 맺은 부부 사이를 가장 힘들 게 하는 것은 당연, 사랑의 배신이다. 불륜과 이기심은 부부 사이를 갈라놓게 만든다. 그리고 타인이었던 부부가 만나 가족이 되었으니 더욱 이 사이는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부부 사이에 행해지는 언어폭력, 잘못된 환상으로 인한 잘못된 요구, 하나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심리, 외도처럼 신뢰를 깨는 행동은 부부를 불행하게 만든다. 부부 사이에 허물없이 너무 가까워서 배려가 없다면, 호칭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 있다. “야, 이리 좀 와 봐.” → “○○ 씨, 이리 와 줄래요?”“너, 이게 뭔지 알아?” → “○○ 씨, 이거 어때?” 호칭은 격식과 예의를 포함한다. 가벼운 호칭은 상대방을 가볍게 보도록 만든다. 같은 이치로 정중한 호칭은 상대방을 정중히 대하게 만든다.이 책은 대화법뿐 아니라, 시댁과의 관계, 외도 문제 같이 부부에게 문제가 되는 상황을 제시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각도로 서술했다. # 부모는 ‘어른’이라는 착각나이가 든 부모는 자식이 부양해야 하는 존재가 된다. 가족정신건강에 대한 전문가이자 노인정신건강의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 노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풀었다. 점차 늙어서 우울해 하고, 몸의 병뿐 아니라 치매라는 무서운 병에 걸릴까 늘 노심초사하는 노부모의 마음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은 자식이 노부모를 이해하고, 돌봄의 과정을 받아들여 노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시설생활증후군, 노인 우울, 노화, 부양 등 코로나와 핵가족으로 인해 벌어지는 요즘 시대의 갈등을 예로 들었다. 가족에게는 그리울 만큼의 거리가 필요하다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배려와 존중이 기반이 되는 것처럼, 가족 간에도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에게 시간을 허락하고, 원하는 바를 존중해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 상처 주지 않을 만큼의 적정한 거리 두기가 오히려 가족을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가족 간의 소통이 가장 우선일 것이다. 그러니 가족이라고 해서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라는 착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고, 소통해야 사랑스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족의 개념이 점차 다양해지지만 원가족의 중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라는 개인의 존재는 가족에게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족 문제 해결이 곧 개인의 문제 해결과 같다고 피력한다.얽히고설킨 가족 간의 관계에 회복을 위해, 그 안에서 독립된 나로 어떻게 우뚝 서야 할지, 이 책에서 실마리를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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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 말지니 - 선택에 대한 탄식을 멈추고 오롯이 나아가라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 말지니 - 선택에 대한 탄식을 멈추고 오롯이 나아가라
    • 이규철 지음
    • 북랩
    • 2024-02-19

    인생길 위 수많은 선택지를 지나온 이여,그대의 선택은 분명 그 당시로서는 최선이었다!지금까지 살아온 길은 이미 정해진 길에 따라 시간이 우리를 이곳으로 인도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선택이 새로운 길을 꾸준히 만들어 이곳에 당도하게 된 것일까? 살다보면 운명 같은 순간들도 있겠지만 수많은 선택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고 하는 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이견이 없을 것이다.황금과도 같은 찬란한 선택들도 있었겠으나 삶이라는 것이 녹록지 않은 면이 있기에 때로는 그 선택이 커다란 좌절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후회하고 탄곡하며 그때의 선택을 부정한다. 그러나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이 최악이 아니라고 그 누가 단정할 수 있겠는가. 커다란 시련 앞으로 우리를 인도한 어느 날의 선택이 최악이 아닌 차악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그러니 그만 일어나 나아가야만 한다. 지나간 길은 다시 되돌아 갈 수 없으니 후회를 거두고 눈물을 닦으며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 발걸음이 무겁고 누군가 뒤에서 잡아당기기라도 하듯 힘들겠지만 어느 날에는 그 모든 부정을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면 또다시 마주하게 될 새로운 길을 기쁜 마음으로 계속 정진해 걸어갈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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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커버이미지)
    [인문]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02-19

    ★ tvN <알쓸별잡> 김상욱 교수 강력 추천!★ 《폴리티켄》 《데일리 뵈르센》 등 덴마크 다수 일간지 강력 추천! “4시간만 일해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놓고 왜 8시간이나 일하는가?”우리는 왜 바쁘다고 말할 때 자랑스러워할까?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진짜 노동을 하고 있는 걸까?우리의 노동은 어딘가 잘못되었다!“인간은 여전히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낸다. 절약된 시간과 효율로 얻은 이익을 그저 일을 더 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문제를 다룬다.”_김상욱 교수, tvN <알쓸별잡> 중에서가짜 노동을 말하지 않는 사회 가짜 노동이 진짜가 되는 사회일과 삶에 진짜 혁신을 가져올 근본적인 질문들* “우리가 정말로 가짜 노동이 끝나기를 바란다면, 모든 사람이 책임을 지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 책은 그 목소리를 담고 있다.” 《폴리티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도발적이고 재미있다.” 《데일리 뵈르센》* “일에 대한 우리의 왜곡된 인식을 일깨우는 책.” 《베아링스케》* “이 책은 풍부한 문화・사회・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노동에 대한 철학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저널리스트》***일하지 않는 ‘가짜 노동’의 시대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하는 진짜 이유『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는 우리 사회에 금기시되었던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일, 즉 ‘가짜 노동’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의 두 저자는 가짜 노동이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의 과잉 노동을 불러왔는지에 대해 깊숙이 탐구한다. 실질적인 통계 자료 외에도 노동 전문가와의 대화, 다양한 조직에서 가짜 노동을 깨달은 사람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왜곡돼 있던 노동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덴마크 인류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저작들을 남긴 인류학자 데니스 뇌르마르크와 철학자 아네르스 포그 옌센은 이 책에서 자신들의 노동, 문화, 정치, 역사, 사회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크게 ‘사라진 시간’ ‘사라진 의미’ ‘시간과 의미 되찾기’라는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할 법한 다양한 노동의 문제를 조명한다. 또한 문제를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 진짜 일을 하며 노동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용기 있는 대안들도 제시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노동에 가지고 있었던 왜곡된 인식과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워라밸, 워러블, 덕업일치 이전에 더 근본적인 문제 가짜 노동이 개인, 조직, 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변화노동 시장의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을 자랑하는 나라 덴마크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 환경에 불어닥친 큰 변화에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였다. 일상은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지만 일터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들이 속출했다. 특히 재택 근무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온 사람들은 업무 환경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재택 근무를 할 때 두세 시간만에 끝낼 수 있었던 일들을, 사무실에서는 몇 배의 시간을 더 들여도 끝내지 못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 마음 한구석에서 이런 의문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인가?’ 그러나 일에 대한 이런 의심, 불안과 불만족은 ‘바쁘다’는 핑계에 바로 가려져 쉽사리 드러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출근 후 이유를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지만 그 원인을 알아차린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자기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 실질적인 성과와 관련 없이 그저 바쁜 일, 즉 ‘가짜 노동’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 문제는 정말 중요한 일과 하나도 중요하지 않는 일들이 뒤섞여 노동 시간이 늘어나도, 정작 일하는 사람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할까?’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의 저자들은 우리가 일이라고 믿고 있는 것에 얼마나 많은 부조리가 존재하는지 직접 조사하고 밝혀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가짜 노동(Pseudoarbejde・Pseudowork)’은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 두 저자가 새롭게 고안한 단어다. “이 책은 그들에게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즉 진정한 문제는 조직, 경영, 리더십, 사회 안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이전부터 품고 있던 막연한 감정에 ‘가짜 노동’이라는 용어를 제시했다. 이제 독자들은 사회 전체로 보았을 때,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일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파국적이고 존재론적 낭비인 상황에 대한 개념어를 가지게 되었다.” _서문에서두 저자가 현장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토론한 끝에 밝혀낸 가짜 노동의 원인은 다양했다. 그중 핵심은 현대사회의 합리성, 테크닉과 테크놀러지의 출현이었다. 인류의 발전과 발명을 위한 합리성과 신기술은 더 많은 ‘노동’을 창출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유행에 따라 바뀌는 시스템, 쓸데없이 행해지는 잡무, 시간을 잡아먹을 뿐인 회의, 산더미 같은 참조 이메일의 수렁에 빠져서 엄청나게 바쁘게 일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이상한 노동의 굴레에 갇힌다. 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끊임없이 바쁘기 때문에 휴식하거나, 자기 개발을 하거나, 가족과 보낼 시간이 없다.그렇다면 이러한 악순환에서 탈출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들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뭔가를 하고 있으나 사실은 안 해도 그만인 형식적인 잡무를 하면서 퇴근도 하지 못하는, 이 같은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우리에겐,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반성과 무엇이 가짜 노동이고 무엇이 진짜 노동인지 구별하는 성찰적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는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짜 노동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가짜 노동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토론하며, “탈주하는 무의미한 노동이 우리를 점점 더 깊은 공허로 끌어당기는 문제”를 풀어간다. ***그렇다면 왜 지금 ‘가짜 노동’인가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전 세계에 불어닥쳤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노동 환경에 끼친 영향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유럽 나라들의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나라 노동 환경 역시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재택, 원격 근무 등 근로 제공 방식의 다양화를 시작으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변화의 틈 사이에서 사람들은 일의 본질에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된다. 최근 노동 시장에는 새로 유입된 MZ세대 사이에서 조기 퇴사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인다. 힘들게 취업한 곳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질적인 성과 없이 바쁘고, 소모되는 듯하고,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조직, 경영, 리더십, 사회 안에 있다.” 즉 사람들은 지금뿐 아니라 꽤 오래전부터 가짜 노동의 수렁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가짜 노동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인가?이 책의 저자들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의미 없는 텅 빈 일들로 차 있는 현실로 더 깊숙이 들어가 탐구한다. 가장 먼저 함께 살펴볼 내용은 약 100년 전 존 메이너드 케인스, 버트런드 러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벤저민 프랭클린 등 많은 지식인들이, 미래에는 사람들이 훨씬 적게 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더 많은 시간을 노동에 쏟고 있을까?’ 이 질문에서 촉발된 내용들이 책의 서두를 이끌고 있다. 1부 ‘사라진 시간’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일하는지, 대체 왜 아직도 그렇게 많이 일하는지, 노동 시간에 대해 알아본다. 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노동의 본질과 노동량에 대한 내용부터, 공허하고 쓸모없는 노동에 대한 다양한 연구까지 두루 살핀다. ‘텅 빈 노동’이나 ‘빈둥거리기’ 대신 왜 ‘가짜 노동’이라고 부르는지 개념어에 대한 설명과 가짜 노동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직장 안에서 작동하는 기제가 무엇인지도 자세히 다룬다.2부 ‘사라진 의미’에서는 가짜 노동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주는 다양한 직업의 취재원들을 만난다. 직장인이 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사람들을 직장에 너무 오래 묶어두고 무의미한 행동을 하게 하는 의미 상실과 부조리의 다양한 면모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제 직장에서 무엇이 의미 없는 노동을 더 많이 창조하는지를 밝힌다. 또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이 훨씬 더 많은 일거리를 낳고, 그 결과 너무나 바빠진 직장인들이 오후가 넘어가도록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거의 하지 못하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업무량을 늘리는 또 다른 요인들, 예를 들어 실질적 필요와 상관없이 ‘다른 회사에서 하니까 그냥 우리도 하고 싶어지는’ 것들, 과시적인 말, 중요해 보이는 직함, 조직의 목표 선언과 다양한 꾸밈의 형식,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기나긴 회의로 직장인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훼방 놓는 상황을 설명한다. 2부의 뒷부분에서는 목요일까지만 근무하는 주4일 근무 회사를 직접 방문한 내용을 담았다. 현대사회가 왜 시간을 노동량 측정의 척도로 사용하기를 고집하는지 질문하고, 초과 근무를 발생시키는 직원들에 대한 조직의 불신과 인사팀, 감사팀 등 직원들을 감시하는데 공을 들이는 기업의 감시 욕망에 대해 분석했다.3부 ‘시간과 의미 되찾기’에서는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 시간과 의미를 되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의미를 되찾는 방법에 앞서 노동이란 무엇이고, 일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인간에게 왜 중요한가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한 개인이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 가짜 노동을 벗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리자에 대한 의미 있는 조언도 정리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가짜 노동이라는 금기를 제거하고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지금껏 우리가 했던 가짜 노동을 마주 보고진짜 노동에 대한 나의 결정권 되찾기성과와 상관없는 일, 보여주기 식의 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위한 일, 단지 바빠 보이기 위한 무의미한 일들은 모두 가짜 노동이다. 일이란 그저 단순한 돈벌이와 생존 수단이 아닌 인간의 삶의 근본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가짜 노동은 개인의 자존감에 타격을 주고, 존재를 위태롭게 하며 보어아웃과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게 해 오래 일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왜 오래 일하는가?’ ‘나는 가짜 노동을 하고 있는가 진짜 노동을 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이 우리 삶과 일의 진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기후 변화, 저출산 고령화, 인플레이션, 경제 위기 등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성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가짜 노동이라는 오랜 기만에서 벗어나 진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는 우리가 암묵적으로 숨기고 외면해 왔던 노동의 오랜 문제를 파헤친다. 만약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인지 때때로 의구심이 든다면, 그 실체 없는 불안과 의심이 지속된다면, 이 책에 담긴 여러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우리는 왜 그렇게 일을 많이 할까’라는 자연스럽고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자신의 노동을 주의 깊게 성찰할 것. 가짜 노동에 의한 시간 낭비를 멈추고, 무의미한 업무에 소비하던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쓸 것. 이것은 결국 우리가 마음속으로 바라던 것들을 실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짜 노동에 갇혀있던 시간을 해방시키면 진짜 일을 해야 할 시간에는 일을 하고, 그렇지 않는 시간에는 쉬거나 소중한 사람과 보내거나 자기 개발하는 등 자신이 바라는 일을 할 수 있다.일과 삶의 의미를 되찾는 진정한 방법은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에 있지도, 외부에 있지도 않다. 가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여러 답답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이들에게, 무의미한 일에서 해방되길 바라는 이들에게, 이 책이 제시하는 관점과 방법들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방법을 찾기에 앞서 우선은 이 책의 저자들의 말처럼, 여러분도 현대 노동 생활에 깃들어 있는 부조리와 비이성으로의 여행을 즐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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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 있는 삶 (커버이미지)
    [인문]가치 있는 삶
    • 마리 루티 지음, 이현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루티의 손에서 우리의 불완전한 모습은 절망이 아니라 매력과 가능성의 원천이 된다.”- 린 허퍼, 에머리대 교수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가지를 묻는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쉬는 날에 누구를 만날지, 수많은 책 중 무엇을 집을지. 그렇게 질문하며 하루를 보내고 느지막이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마지막으로 물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인간으로서 끝내 물을 수밖에 없는 질문은 삶에 관한 것일 테다.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로서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금의 삶이 가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자연스레 묻게 된다. 서점에 관련 서적이 넘쳐 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 삶의 가치가 올라갔냐고 묻는다면, 긍정하기 어렵다.한나 아렌트, 자크 라캉, 프리드리히 니체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이론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다이 책의 저자 마리 루티는 자기 계발 전문가들은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따질 때, 단순화된 수준의 지침을 내세울 뿐이라고 비판하면서 한나 아렌트, 자크 라캉, 프리드리히 니체 등 철학자들의 이론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 쓰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자크 라캉의 사상을 빌려 가치 있는 삶에 관해 깊이 있는 관점을 전하고자 했다. 그렇다고 글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머리말에 밝혔듯, 그녀는 이 책에서 ‘까다로운 이론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시도했다. 굳이 그런 시도를 택한 이유는 학계의 개념을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단순한 개념이 난해한 글쓰기에 가려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평소에 싫었다고도 한다. 그 덕분에 이 책은 복잡한 개념과 간단명료함이 함께 담긴 오묘한 글이 되었다.그런데 묘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책을 읽다 보면 루티가 어떤 것의 반대되는 양쪽 면을 모두 언급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상화하면 그의 다양한 모습을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상화에 주의하라고 조언하고는, 곧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이상화하지 않으면 그는 그저 진부한 존재로 전락할 뿐이라며, 사랑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이상화를 제안한다. 이쯤 되면 독자는 혼란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결국 루티는 우리가 이상화의 양면을 충분히 인식해, 문제점은 거르고 이점은 취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면 충돌하는 내용을 함께 언급하는 이유는 그래서다. 비단 이상화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것이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어느 면도 빼놓지 않는다. 이 책의 글쓰기는 그 자체로 사물의 진실을 담으려는 노력이다.고통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고통 ‘덕분에’그렇다면 독특한 글쓰기로 전하려는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앞서 말한 사랑부터 기질, 불안, 창조성, 무아지경 등 중요한 내용이 여럿 있지만, 저자와도 연관이 큰 ‘고통’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루티는 여러 가지 의미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며 삶이 구원받는 느낌을 경험한 이후, 운명은 변하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단호히 거부하며 자신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 학계 밖에서 끊임없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고통을 각별히 다룬다. 머리말에서 가치 있는 삶을 방해하는 우리 문화의 세 가지 통념을 반박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데, 그중 하나가 고통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대개 고통을 나쁘게만 여기고 어떻게든 피하려는 우리의 모습을 비판하며, 고통이야말로 삶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흔들리는 삶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코미디언 김신영은 TV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이사만 60번 다니고, 비닐하우스에서 지낸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는 아빠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감사하다. 환경 탓 안 한다. ‘환경 덕분에’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들이 내 코미디의 자양분이 됐다.” 고통은 물론 괴롭다. 하지만 루티와 김신영 그리고 스스로 강해진 많은 이가 증명하듯, 고통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나는 나답게 잘 살고 있는 걸까?’불안한 현대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외에도 가치 있는 삶을 만드는 방법들이 책에 가득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파편적인 방법들이 아니다. 흩어져 있는 방법들을 하나로 꿰어 내는 루티의 독보적인 관점이야말로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이는 철학, 심리학, 문학, 사회학 등을 모두 섭렵한 독특한 이력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각각의 방법들은 서로가 서로를 참조하고 보충하다,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의 근사한 그림이 된다. 그 그림에는 루티가 독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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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드웨이
    • 2024-02-19

    오직 자신을 믿고, 자기 안의 중심을 잡고,세상에 휩쓸리지 않았던 스무 명의 ‘각별한 당신’고(故) 변희수, 강수돌, 임현정, 이준원, 이동현, 정재민, 윤선애, 홍순관, 달시 파켓….나답게 사는 일의 아름다움, 그들이 들려주는 뚝심과 용기를 듣는다“묵직한 은은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책” ― 이진순(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세상의 압력과 관성에 맞서 나답게 살아가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자신을 단단하게 믿고, 오랫동안 뚝심 있게 살아왔던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3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했던 김종철은 2016년부터 여섯 해 동안 그처럼 ‘나답게 살아왔던’ 백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울림을 줄 수 있는 스무 사람의 기록이 『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이란 한 권의 책에 담겼다.이 책의 ‘각별한 당신’들은 세상의 기준이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에게 충실하면서도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가꿔왔다. 고(故) 변희수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군의 차별과 맞서 싸웠고, 강수돌은 6년이나 빨리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생태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최말자는 50여 년 만에 자신이 당했던 성폭행 피해를 국가에 따져 묻는 중이고, 김수억과 송경동, 신순애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단식을 하거나 감옥에 다녀왔다. 임현정은 “음악은 경쟁이 아니라 자유”라고 외치면서 정말로 그렇게 사는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정재민은 인생은 수학 문제 같은 것이 아니라면서 판사 일을 그만두었으며, 이준원은 8년간 학교 앞에서 홀로 자취하며 ‘좋은 교육’을 실천했다.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각별한 당신’들은 내로남불과 거리가 멀다. 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를 자기 삶 속에 앞장서서 옮겨왔다. 그들은 세상과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가파른 언어를 구사하는 대신, 자신의 자리에서 ‘나부터’ 바뀌고, ‘나부터’ 실천하려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김종철의 말처럼, 비록 눈에 잘 띄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 주위에는 분명 타인의 눈보다 자신의 잣대에 더 엄격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만이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세계의 새로운 전망을 보여줄 수 있다. 『각별한 당신』은 그러한 전망으로 꽉 채워진 ‘사람책’이다.그들은 어떻게 우리들의 ‘각별한 당신’이 되었는가오랫동안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왔던 사람들고(故) 변희수, 이준원, 김정남, 달시 파켓, 임현정, 정재민….묵묵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지켜냈던 스무 권의 ‘사람책’을 읽는다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모두 나답게 살아가기를 열망하면서도, 동시에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여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네가 뭐가 특별하다고 그렇게 잘난 척해? 너 말고 세상 사람들은 바보야?’라는 주위의 압력을 알고 있다. 우리들 모두의 마음 한편에 존재하는 세속적인 성공의 논리, 줄세우기의 잣대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자신을 단단하게 믿고, 어느 누구도 아닌 오직 자신의 내면을 좇으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30여 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던 김종철은 바로 그런 신념을 믿는다. 그는 2016년부터 《한겨레》 토요판의 ‘김종철의 여기’를 담당하며,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왔던 백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그 여섯 해의 인터뷰 중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울림을 줄 수 있는 스무 사람의 기록이 『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이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김종철에게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우리가 곱씹어 읽어야 할 이야기를 지닌, 우리가 앞으로도 곁에 두고 간직해야 하는, 매우 두꺼운 책을 닮은 존재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김종철의 지금 여기 사람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이 책에서 김종철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들은 다만 오래도록 자신에게 충실하기 위하여 분투했을 뿐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군의 차별에 맞서 싸웠고, 누군가는 6년이나 빨리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생태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50여 년 만에 자신이 당했던 성폭행 피해를 국가에 따져 묻고, 또 누군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몇 번씩이나 감옥에 다녀왔다. 그들이 남보다 잘나거나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자기다움’으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온 사람들이다.세상의 압력과 관성에 맞설 수 있던 스무 사람그들의 뚝심과 용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의 첫 페이지를 여는 인물은 고 변희수 하사다. 2019년 11월 소속 부대의 허가와 적법한 절차를 밟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했던 그에게 군 수뇌부는 강제전역 처분을 내렸다. 김종철은 그로부터 석 달 뒤 변희수를 만나 그의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그 기록은 “기갑의 돌파력으로 그런 차별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하하”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겨레》의 지면에 실렸다. 이후 2021년 10월, 법원은 당시 군의 전역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렇지만 그 판결은 변희수가 2021년 2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에야 나온 것이었다. 이 책에 실린 인터뷰는 변희수가 남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언론 인터뷰였다. 김종철은 변희수 하사 사후에도 오랫동안 유족의 법정 투쟁을 보도하는 등 변희수의 곁을 지켰다.김종철은 한번 이야기를 듣기로 한 사람에게서 눈과 귀를 떼지 않고, 그의 현재 모습을 깊은 애정을 담아 응시하며, 그가 겪어온 긴 세월을 폭넓고 입체적인 프리즘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한다. 김종철은 『전태일 평전』의 실제 시다 모델이었던 신순애 전(前) 청계노조 부녀부장이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전태일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왔는지, 그가 왜 『전태일 평전』의 또 다른 주인공인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한평생 교육에 헌신했던 이준원 전 덕양중 교장은 대한민국 학교의 가장 아픈 부분을 정면으로 건드리며, 아이와 학부모, 교사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김종철은 지금, 우리 현실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사회적 쟁점들을 놓치지 않는다. 그는 한평생 억울함과 분노를 가슴속에 묻고 살다가 ‘56년 만에 미투’를 터트린 최말자 씨의 이야기를 우리 곁으로 끌어오고, “불법파견을 일삼았던 재벌 회장들이 처벌 받으면, 나의 중형도 달게 받을 것”이라 말하며 이 사회의 법과 기준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웅변하는 김수억 전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면서 “내겐 시보다 삶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송경동 시인의 삶과 말을 우리 앞에 포개놓는다.『각별한 당신』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매료된 사람들, 그걸 위해 다른 것들은 대담하게 뿌리치는 용기와 패기의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BTS보다도 먼저 빌보드 1위에 올랐던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녀는 2003년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하고 스물여섯에 EMI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할 만큼 성공한 피아니스트다. 그렇지만 임현정은 “음악은 경쟁이 아니라 자유”라고 말하면서, 정말로 그렇게 산다. 그는 22살 때인 2007년 이후 콩쿠르에 발을 끊는가 하면, 벨기에 왕립 뮤직 채플을 박차고 나왔으며, 몇 년 전엔 유명 국제 콩쿠르의 불공정한 심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심사위원직을 사퇴했다. tvN <알쓸범잡>의 고정 출연으로 잘 알려진 정재민 법무심의관도 마찬가지다. 정재민은 남들이 다 말려도 과감하게 판사 일을 그만두고, ‘사는 듯 살기 위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기생충>의 번역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은 어떨까. 그는 한국영화를 향한 놀라운 애정과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면서도 “인생은 원래 예측이 불가능하니,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기회가 생기면 뭐든 해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즉, 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한다. 오직 그것에만 매진한다.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의 삶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세상을 바꾸기 전에 ‘나부터’ 실천하는 사람들그래서, 더불어 사는 세계의 전망을 보여준 사람들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세상을 더 정의롭고 평등하게 바꿔야 한다는 말을 외치면서도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웠던 이들의 위선적 행태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과거의 향수와 영광에 취하여 남 탓, 사회 탓, 진영 탓만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김종철은 말한다. 비록 눈에 잘 띄지 않을지는 몰라도, 우리 주위에는 타인의 눈보다 자신의 잣대에 엄격한 사람들이 있다고. 자신이 믿고 따르는 탈자본주의적인 가치, 지역 공동체와 생태순환적인 삶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강수돌 전 고려대 교수 같은 사람이 있다고.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의 외길을 걸어오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막후’라 불렸던 김정남의 “우리가 ‘운동권 조롱’을 불편해하기 앞서, 민주화 세력이 더 겸손해져야 해요”라는 일갈을 더 똑똑히 들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독립연구자로 살아왔던 정태인이 말하는, “민주화 세대는 기득권이 된 것을 똑똑히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고.김종철의 ‘각별한 당신’들은 내로남불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를 자기 삶 속에 앞장서서 옮겨왔다. ‘농부 과학자’로서 전남 곡성을 지키는 이동현 (주)미실란 대표를 보라.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 2019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모범농민상을 받은 그는 언제나 논에 들어가서 피를 뽑고, 마을에선 꿋꿋하게 공동체 가꾸기에 열심이며, 아이들과 존댓말 가족회의를 하고 번갈아가며 아침, 저녁을 준비한다. 조영학 번역가는 번역과 저술 활동을 계속하면서도 17년 동안 아내와 가족을 위해서 하루 삼시 세끼를 모두 차린다. 조영학은 “가사노동을 자임한 건 기적의 선택”이었다며 “아내 행복을 위해 세끼 밥을 차렸는데, 그 일을 통해 내가 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20여 년간 일선 학교를 지키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고 있는 김선희 교사,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이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학교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제천간디학교를 지키는 이병곤 교장도 마찬가지다.그들은 세상의 규정과 평가에서 자유롭다. 그들 안에선 저마다가 오래도록 지켜낸 자신만의 정체성이 흐르고 있고, 외부의 타인들이나 주류의 목소리가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단단한 자존과 자립의 정서가 깃들어있다. 그래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민중가요의 디바’로 불렸던 가수 윤선애는 자신만의 음악을 찾는 여정을 이어오며, “우리를 위로할 수 있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지금도 맑고 따뜻하게 노래하는 중이다. 2005년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했던 가수 홍순관은 어떤가. 그는 용산 참사 현장에서 스티로폼 넉 장을 포개 만들어준 무대를 자신의 최고 무대라고 손꼽으며,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세상의 그늘을 걷어내는 노래를 계속하고 있다. 김덕수는 60년이 넘는 광대 생활을 회고하고 사물놀이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밝히며 “다시 태어나도 두드리는 예인이 될 것”이라고 털어놓고, ‘명필름’ 공동대표 심재명과 이은은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명필름이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향한 시선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는지를 전해준다.깊고 따뜻하게 그들을 읽어내는 사람, 김종철묵직한 은은함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다『각별한 당신』의 주인공은 이처럼 오랫동안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려 노력하고, 그저 나답게 살려 애썼던 스무 명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과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가파른 언어를 구사하는 대신, 자신의 자리에서 ‘나부터’ 바뀌고, ‘나부터’ 실천하려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이 책의 스무 사람들은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한 뒤 우리에게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는 사람들도 아니고, 남들보다 많이 배웠거나 사회적 지위나 명성이 높은 사람들도 아니다. 오히려 ‘각별한 당신’들은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힘겹게 싸우고 고독을 감내하는 사람들에 가까울 것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소박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단독자들의 합창은 조화롭고 감동적이지만, 여전히 슬프고 아리다.” 그들이라고 왜 다른 사람들처럼 사회의 기대치에 적당히 부응하며 다수와 융화된 채 살아가는 법을 모르겠는가?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른 게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그들은 자기 자신을 향한 책임감이 조금 더 강했을 뿐이고, 그런 자세를 조금 더 오랫동안, 열심히 지키려 노력했을 뿐이다. 어쩌면 그들은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자기 삶을 맞추려는 핑계와 변명거리를 좀 더 부지런히 덜어냈을 뿐인지도 모른다. 강수돌이 책에서 들려주는 말처럼, 세상이 변하는 것도 우리 삶에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회구조 탓만 하는 건 조금은 무책임한 태도일지도 모르니까. 그보다는 자기의 삶에서 먼저 자기가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구현하고, 그런 자신만의 결심과 실천으로 다른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조금씩 증명하는 게 맞는 건 아닐까? 그 작은 가능성을 위하여, 임현정은 외부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으며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진정한 음악가로서 나를 성장시키자”라고 결심했고, 정재민은 “대법관이 되고 검찰총장이 되는 걸로 성이 안 찼다. 남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삶을 산다는 자체가 성에 안 찼으니까”라고 회고한다. 그런 책임감과 자존심은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한다. 어쩌면 그러한 책임감만이 이 사회의 새로운 전망을 보여주고 우리의 인간다운 삶을 지킬 수 있다. 고 변희수의 말처럼, 우리 모두에겐 누구나 소수자적인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의 이 말은 자신을 지키려는 이들, 스스로를 향한 책임감 때문에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들을 우리가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와 직결된다. 우리는 모두 변희수이며, 우린 모두 이 책에 등장하는 각별한 이들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이 책을 쓴 김종철은 2022년 5월 《한겨레》에서 정년을 맞아, 30년이 넘는 기자 생활을 마감했다. 이 사회의 각별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깊이 있게 읽어낸 그의 글은 푸근하고도 묵직하다. 언론학 박사이자 교수 출신의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은 그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잘 알고 있다. 이진순 이사장은 김종철 기자를 가리켜 “치열하게 각축하는 언론계에서 공격적인 예민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신, 낮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화법을 구축해온 매우 독보적인 존재”라면서 “얄팍한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다움’을 지켜온 사람들의 ‘각별함’을 드러내는 인터뷰어로 그보다 나은 적임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종철은 어떻게 사람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을 길어 올리는 적임자가 될 수 있었을까. 김종철은 이 책의 서문에서 “한 인물을 만나서 오래 대화하고 기사를 준비하다 보면 그분들은 저절로 저의 거울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아마도 그에게 모든 타인이란 하나의 거울이며, 한 권의 책이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고마운 존재였을 게 분명하다. 그는 2022년 5월 SNS를 통하여, 퇴직을 앞둔 송별회에서 회사 동료와 후배들에게 ‘너른 품으로 다 안았다’ 상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를 실로 정확히 표현한 상이 아닐 수 없다.[『각별한 당신』 인터뷰이 20인 약력]변희수1998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육군 하사로 복무하던 2019년 11월 소속 부대의 허가를 받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했다. 2020년 1월, 군 수뇌부는 그에게 강제전역 처분을 내렸다. 2021년 10월 법원은 군의 전역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나, 약 반년 전인 2021년 2월 변희수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였다. 이 인터뷰는 그가 성전환 수술 후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언론 인터뷰였다.신순애1954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의 나이부터 평화시장의 봉제공장서 미싱을 시작했고, 1974년 청계피복노동조합에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마흔이 넘어 청소년 상담가로 활약했으며, 쉰세 살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후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까지 썼다. 2021년 대법원에서 국가폭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승소하여 받은 민사 배상금 8,300만 원을 전액 기부했다.이준원1958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고, 36년 동안 경기도의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2012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고양시 덕양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마을 주민이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공동체 만들기’, ‘회복적 생활교육’을 정착시키는 데 전념했다. 2020년 교직을 정년 퇴임한 후 지금은 충북 영동에 ‘교사마음지원센터’를 짓고 있다.임현정1986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났다. 2003년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해서 4년 과정의 피아노과를 3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했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EMI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 이 음반은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유명 국제 콩쿠르의 불공정한 심사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심사위원직을 사퇴해 주목받기도 했다.강수돌196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부터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5년간 마을이장(조치원읍 신안1리)을 맡기도 했다. 친환경적인 귀틀집을 직접 만들어 살면서 텃밭 농사를 짓는 등 생태순환적인 삶을 살고 있다. 2021년 2월, 대학교수 정년보다 6년 일찍 교수를 퇴직했다.최말자1946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1964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자의 혀를 잘랐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예순네 살의 나이에 중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2019년에는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를 졸업했다. 2020년 5월, 사건 이후 56년 만에 부산지법에 재심을 신청했다.달시 파켓197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났다. 1997년 스물다섯 살에 한국으로 와서 한국영화에 매료되었고, 20년 동안 〈기생충〉 자막 번역 등 영화번역을 하고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십여 편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1999년 웹사이트인 ‘코리안필름’(koreanfilm.org)을 열어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했고, 2014년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들꽃영화상’을 만들어 매년 시상하고 있다.김수억1973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다. 전남대 신문방송학과를 중도에 그만두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2003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하청업체에 입사한 뒤 비정규직 노조 결성과 파업 등으로 두 차례 구속됐다. 연대 단체인 ‘비정규직 이제그만’의 공동소집권자를 맡고 있으며, 단식 농성 등 비정규직 철폐 투쟁과 관련해 기소되어 1심에서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2심을 진행 중이다.이동현1969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순천대 농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2000년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규슈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전남 곡성에서 생태농업과 함께 현미 발아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했고, 2019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한 모범농민상을 받았다.김정남1942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 외길을 걸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통해 폭로함으로써 6월항쟁이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데 기여했다. 1988년 《평화신문》 편집국장으로 창간에 참여했고,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정재민197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4년간 판사를 하다가 2017년에는 방위사업청의 4급 일반 공무원으로, 2020년부터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편소설 『보헤미안 랩소디』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소설 이사부』로 제1회 포항국제동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tvN 〈알쓸범잡〉(‘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김선희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한양대 음대를 졸업했다. 1996년 경기도 가평에서 음악 교사를 시작했으며, 경기도의 여러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친 뒤 2020년부터 성남 수내중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 반 동안 《한겨레》 칼럼 ‘김선희의 학교 공감일기’를 연재했다.김덕수195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조치원의 난장 무대에서 광대가 되었고, 이후 남사당패에서 활동하며 ‘장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1978년 꽹과리와 징, 장구, 북 등 네 종류의 타악기로 빚어낸 사물놀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1997년 미국 대학의 교수직을 거절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연희과 교수를 맡았으며, 2017년 말 한예종에서 정년 퇴임한 뒤 명예교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심재명 · 이은심재명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동덕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은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심재명은 상업영화 마케팅·기획 전문가로 일했고, 이은은 대학 시절부터 독립영화를 만들며 영화 운동을 했다. 두 사람은 1994년 결혼한 뒤 1995년 함께 ‘명필름’을 설립했다. ‘명필름’은 설립 후 27년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조영학1960년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났다. 집이 가난해 초등학교 중퇴를 한 뒤 갖은 직업을 전전하다가 검정고시로 한양대 영문과에 들어간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대 초부터 100종에 가까운 책을 번역했으며, 번역 수업을 통해 5백 명이 넘는 번역 지망생과 기성 번역가를 지도했다. 혼자 익힌 야생화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17년 전 다리를 다친 아내를 위해 가사노동을 전담하기로 마음먹은 뒤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윤선애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4년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입학했다. 대학 노래패 ‘메아리’와 노래운동 단체인 ‘새벽’에서 활동했고, 1980년대와 1990년대 대학가와 집회 시위 현장을 지키는 ‘민중가요의 디바’로 널리 알려졌다. 2005년 첫 앨범 「하산」을 내며 가수로 데뷔했고, 2021년에는 과거와 현재를 담은 두 음반 「민주주의의 노래」와 「강은구의 마음의 노래 14」를 발표했다.이병곤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월간 《우리교육》에서 기자로 일한 뒤 런던대학교 교육연구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뒤에는 광명시평생학습원장과 경기도교육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2017년 초부터 제3대 제천간디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송경동196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다. 노동자 출신의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이다. 1992년 구로공단을 찾아 노동자문학회 활동을 시작했고, 1998년 진보 문예지인 《삶이 보이는 창》을 만드는 등 다양한 일을 펼쳐왔다. 2006년 첫 시집 『꿀잠』을 낸 이후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등을 출간했다.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기획했으며, ‘전문시위꾼’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에 앞장서왔다.홍순관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산에서 자랐다. 십 대 시절부터 각종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5년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용산 참사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공연을 이어오는 등 아픔과 고통의 현장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유명하다. 고 이어령은 2019년 홍순관의 노래를 접한 후 “숨과 음악이 하나 된 노래에 감동했다”라고 평했다. 부산대 조소과를 졸업해, 조각과 붓글씨에도 일가견이 있다.정태인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2020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나 학자보다는 실제적인 정책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정책가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해왔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을 잠시 역임한 것을 빼고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등에서 줄곧 독립연구자 생활을 했다. 2021년 7월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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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자도사 사회 (커버이미지)
    [사회]각자도사 사회
    • 송병기 지음
    • 어크로스
    • 2024-02-19

    “존엄한 돌봄과 임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아야 한다그렇게 사람들은 각자도생, 각자도사한다”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한국 사회 생애 말기와 죽음의 현실에 대해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 집은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노인은 국가의 짐인가?- 왜 호스피스는 ‘임종 처리’ 기관이 되었나?- 콧줄 단 채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할까?-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할까?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터부와 혐오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다. 노화·돌봄·죽음을 연구하는 의료인류학자로 생애 말기 현장 연구를 해온 저자는 《각자도사 사회》에서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를 추적한다. 나아가 무연고자, 현충원, 웰다잉 등의 키워드에 질문하며 죽음을 둘러싼 국가와 개인의 관계, 관련 정책,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는 주사위 놀이 같다인류학은 다른 사회과학과 달리, 연구자가 연구의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는 ‘현장’에 들어가 관찰하고, 그들의 삶을 해석하는 방법론을 사용한다. 프랑스·모로코·일본에서 의료 현장 연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저자는 한국 요양시설과 병원, 노인 현실을 마주하며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과 관점들을 만나게 되었다. 모두 죽음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두 각자 알아서 죽음에 맞서고 있었다. 예컨대 생애 말기 돌봄 경험은 보호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들은 노부모를 돌볼 때 무엇을 참고하고 믿고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문제를 ‘알아서’ 했다. 친족 자원을 동원하고 사보험의 도움을 받고 소문과 인터넷 정보를 참고하면서 노부모를 집에서, 응급실에서, 대학병원에서, 요양병원에서, 마지막에는 요양원에서 돌보고 있었다.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집이 아닌 요양원에 모셨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 요양원 노인은 “더러운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어떤 요양보호사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노인을 학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요양병원에서 수년째 어머니의 간병을 하던 아들 내외는 “고령화 시대에 안락사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책을 쓰게 된 저자의 문제 의식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그는 책 서두에서 한국 사회에서 존엄한 노년과 죽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는 마치 주사위 놀이 같다. 먼저 ‘보이지 않는 손’이 노화, 질병, 돌봄, 죽음을 새긴 주사위를 던진다. 그 결과는 ‘우연히’ 누군가의 일상에 들이닥친다. 각자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다른 주사위를 던진다. ‘행운’을 기대하면서 던지는 주사위다.”언제부터 죽음이 개인 능력과 운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오늘날 우리는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최대한 천천히 늙기를, 덜 아프기를, 깔끔하게 죽기를, 착하고 경제력 갖춘 가족이 나를 돌보기를, 다정하고 친절한 의료진을 만날 수 있기를, 말 잘 통하고 헌신적인 간병인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주사위 던지기의 결과가 나쁘거나, 더 이상 던질 주사위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언제부터 죽음은 개인 능력과 운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 우리의 삶과 죽음이 주사위 던지기와 다름없다면 그건 좋은 사회일까? 얼핏 보기에 이 주사위 놀이는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전제를 깔고 있다. 불평등한 삶이다. 저자는 집부터 호스피스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 우리가 거치게 되는 장소와 의료 과정을 보여주고 죽어가고, 돌봄을 받고 돌봄을 행하고, 고통받고 고립되기도 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는 집에서 죽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모든 인간은 의존적인데 왜 노인만 의존적인 존재처럼 딱지를 붙이는지, 정부의 정책은 노년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 취약한 삶에 ‘적응’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연명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살다 죽게 할 것인지 합의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애말기와 안락사 논쟁의 장까지 이끈다. 죽음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전환하는 상상력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죽음은 의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죽음은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내가 사는 일상, 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며,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이야기로 국한할 문제도 아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누구에게나 충분한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명의, 신약, 의료 기술, 자기계발 담론에 귀 기울이는 만큼 왜 사람들이 일하다가 죽고, 가난해서 죽고, 학대로 죽고, 고립으로 죽고, 차별로 죽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사건 사고’가 어떻게 나의 노화, 질병, 돌봄, 죽음과 연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전환해볼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 책 전반부에서 생애 말기 각자도생하고 각자도사하는 현실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밝힌다면 후반부에서 저자는 우리 곁에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죽음’의 키워드들을 하나씩 꺼내 죽음에 대한 당연하지 않은 질문들을 던진다. 일상의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의례가 될 수는 없을까 제사에 관해 묻고, 생전 갈 데 없는 삶과 사후에도 갈 곳 없는 사람들인 무연고자의 죽음을 추적하고 애도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국가가 나서서 기억하려는 ‘공적인’ 죽음은 무엇인지, 그게 아닌 죽음은 어떻게 지워지는지 현충원의 사례를 들어 질문하고,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빚어진 죽음에 대한 관심과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무관심을 대비해 보여주기도 한다. “정부의 방역은 ‘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존하는 ‘불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가리고 더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죽음에 호들갑을 떨고, 다른 쪽에서는 죽음에 침묵하는 이 양극적 현실이 불평등한 삶의 조건과 사회의 생산방식, 그 해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죽음을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이해하는 일죽음은 삶의 끝이 아닌 일부다. 죽음을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지금,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죽음과 삶, 질병과 노화, 돌봄의 윤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존엄한 죽음은 어느 장소에만 있는 것도,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존엄한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 과정에, 그리고 두툼한 생각으로 채워진 해답지를 만드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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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의지나 열정은 필요 없다 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 (커버이미지)
    [경제/비즈니스]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의지나 열정은 필요 없다 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
    •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02-19

    불안할수록 간단하게! 단순하게!베스트셀러 《가진 돈은 몽쌍 써라》호리에 다카후미의 신작!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성공을 위한 공식은 변치 않는다어떤 격변의 흐름에도 올라탈 수 있게 돕는 호리에식 습관 공식!AI가 인류사의 게임체인저로 부상 중이다. 일러스트레이터보다 그림을 잘 그리고 작가보다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영상의 스크립트 제작부터 자막 작업은 물론이고, 이에 맞는 영상을 이미지 생성 AI 툴로 그 자리에서 뽑아낸다. 그런 만큼, 자그마한 아이디어에 의지와 열정만 쏟으면 누구나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격변의 흐름은 더욱 거세질 테고, 의지와 열정만으로 격변의 흐름을 계속 쫓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인생이란 100m 전력 질주가 아니라, ‘끝까지’ 뛰어야 하는 마라톤이니까.일찍이 《가진 돈은 몽땅 써라》로 세간의 소비 상식을 뒤엎은 호리에 다카후미는 《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에서, 격변의 흐름에 올라타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설익은 의지와 열정을 불태워봐야 방향이 불분명하다면 헤매고 지치게 될 따름이다. 격변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단한 한 걸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한 걸음에는 거창하고 대단한 인생의 노하우가 필요치 않다. 그저 아주 간단한 습관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간단한 습관들만이, ‘끝까지’ 가기 위한 인생의 원동력이 된다.이미 접어들게 된 ‘예측불허’의 시대!불안할수록 어설프게 움직이지 말 것설익은 의지와 열정을 불태우지 말 것불과 몇 년 전, 미래예측 전문가들은 ‘AI 시대에도 살아남을 직업’으로 화가, 조각가, 사진사, 작곡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창의적 업무 직군을 꼽았다. 하지만 막상 닥친 격변의 물결은 소위 ‘전문가’들의 예측을 전면에서부터 뒤엎는 중이다.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존속될 것 같던 분야부터 AI에게 ‘정복’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영상 크리에이터들은 직업의 존폐를 걱정 중이고, 일러스트레이터들은 해고 명령을 받고 있는 판이다. 이처럼 거센 격변의 물결은 이제껏 경험한 적 없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확실하게 바꾸는 중이다.충격적인 성능으로 무장한 AI의 등장에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또 어떤 변화가 닥쳐 있을지 너나 할 것 없이 걱정인 동시에, 이런 변화야말로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뭐든 앞다퉈 시도하고 부딪혀 보면 뭐가 되어도 ‘된다’라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그 말처럼 이것저것 해보다가 뭔가 얻어걸리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들어온다. 그러니 우선 뒷발질로라도 쥐를 잡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엇이 됐든 일단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샘솟기도 한다. 끝까지 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움이나 대단함이 아니다단순하면서도 단단한 반복의 습관이 필요할 뿐이다틀렸다. 호리에 다카후미는 말한다. 이런 마음을 두고 주저 없이 틀렸다고. 당장의 불안을 이기려 어설프게 행동하거나, 막연하게 의지와 열정을 불태우는 방식으로는 그 무엇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위기의 순간에도 판단과 행동의 방식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위기의 시대이기에 더더욱 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 위기의 순간일수록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명확한 방향을 향해 단단하게 내딛는 한 걸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행동 _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습관먼저, 자신만의 무기를 찾아야 한다. 꼭 대단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어떤 일이든 시행착오는 필연적인데, 이 시행착오에 낙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도 없이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을 찾아냈다면, 그저 한다. 너무 먼 미래를 상상하거나 지나치게 침착한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 그저 눈앞의 목표를 향해 달려보면 된다. 마라톤을 완주에는 42km를 한 번에 뛰어내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100m 달리기를 여러 번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아이디어 _ 쉽고 간단하게 창출하는 습관‘새로워야 한다’라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가.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란 전에 없던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창의성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아이디어란 다시없던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있던 것들의 분석과 재결합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두 발 앞서면 안 되고 반 발 앞서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않았는가. 현실적인 성공을 위한 아이디어란 다시없던 무언가가 아니라 기존의 것보다 조금 더 개선되거나 조금 더 달라진 것들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기존의 것들을 ‘조금’ 다르게 보고 아이디어를 낳는 습관이 필요할 뿐이다.시간 _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분하는 습관빌 게이츠의 말처럼,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 하지만 유일하게 모두에게 공평한 자원이 하나 있는데, 그렇다. 바로 시간이다. 일류기업의 총수도, 길바닥의 거지도 모두 하루 24시간을 산다. 다시 말해,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쫓아가기 위해서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보다 훌륭한 전략은 드물다는 말이다. 그리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면, 시간을 잘게 쪼개어 쓸 필요가 있다. 혹시 일이란 특정한 시간에 집중해 ‘몰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니다. 이는 시간의 누수를 효율적으로 컨트롤하지 못한다. 시간을 쪼개고 나누어라.스트레스 _ 삶을 좀먹는 관성에서 벗어나는 습관커다란 스트레스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작은 스트레스를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저 관습적인 의미만 남은 예의에 목메느라 에너지를 소비하고, 순간의 어색함을 모면하기 위해 사소한 거짓말을 하며 자기 마음을 좀먹고 있지 않은가. 언뜻 보기에 별것 아닌 이 자그마한 스트레스들이 모여 인생을 좀먹고 균열을 만든다. 잘 보이지도 않는 먼지가 쌓여 먼지 덩이가 되는 것이다. 마음 구석의 먼지를 닦아내자. 자그마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간단한 습관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세상을 쫓느라 허덕이는 삶이 아니라변화하는 흐름에 올라타 즐기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솔직해지자. 정말로 탁월한 한 줌의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간은 타고나길 그 본성이 게으르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게으르기 때문에 무언가를 해낼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대신 타고나길 게으른 ‘당신’을 위한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할 뿐이다.먼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그 방향만 명확하게 한 후 너무 멀리 보지 말고, 그저 행동하자. 눈앞의 자그마한 것들을 해내는 습관을 들인다. 그리고 새롭지는 않되 조금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본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자그마한 스트레스도 관리하는 습관은 필수다. 그리고 이쯤 되면 분명 당신에게만 보이는 ‘무언가’가 있다, 보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당신의 성공을 위한 마중물이다. 그렇게 그저 자신만의 방향으로 또 한 걸음 나아간다.변화하는 세상을 쫓아가느라 허덕이는 인생을 살지,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즐기는 인생을 살지의 갈림길은 바로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단단한 습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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