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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먹어도 괜찮아 - 눈치 보느라 웅크린 당신에게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욕먹어도 괜찮아 - 눈치 보느라 웅크린 당신에게
    • 박영실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11-30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법‘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야!’, ‘대체 누굴 위해 살고 있는 거지?’ 살다 보면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끼워 맞추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 큐레이터이자 서비스&이미지 전문가인 박영실 저자는 억지웃음을 짓고 있는 피에로의 얼굴에서 이러한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피에로가 슬픈 이유는 삶의 초점이 나의 행복이 아니라 타인의 웃음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가면 뒤에 숨어 진짜 얼굴을 감추고,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을 흉내 내는 인생은 피곤할 뿐이다. 착각, 핑계, 가식, 비교, 콤플렉스는 이러한 삶을 강요하는 부정적인 습관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다섯 가지 마음 장애 중 하나 이상을 앓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요인들이 삶의 굴레가 되면 불행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요긴한 처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섯 가지 마음 장애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면 이것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연습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왜 나만 불행할까?사람들은 흔히 ‘나’만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나의 불행을 더 크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자기중심적 편파는 나와 남을 비교하기 때문에 생긴다. 꽉 막힌 도로에서는 옆 차선이 더 잘 빠지는 거 같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 나보다 클럽을 전전하는 친구의 학점이 더 높게 나온다. 프로젝트 진행부터 운영까지 도맡아 한 건 나인데 프레젠테이션 한번으로 모든 공이 동료에게 돌아가는 것을 보며 씁쓸했던 경험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내가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를 누군가는 매우 쉽게 얻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 사람들은 불행해진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타인이 평가하는 나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는 많아졌지만 반대로 그 깊이는 얕고 피상적이다. 이런 관계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나를 포장하고 꾸미게 되는 것이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하고, 남보다 잘나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를 어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에 나를 맞추려 할 때, 가면 뒤에 숨어 진짜 얼굴을 숨기고 살아갈 때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다섯 가지 마음 장애와 이별하라 행복은 매우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을 정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돈, 건강한 몸, 화려한 스펙, 잘생긴 외모를 모두 갖춘 사람과 이중 한 가지만 가진 사람 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 비교의 잣대로 보면 당연히 전자일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정형화된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불행해’라는 생각은 한쪽 면만 보고 갖게 된 일종의 착각이다. 결국 행복은 자기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억눌려 있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뜬금없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복을 가로막는 요소가 바로 착각, 핑계, 가식, 비교, 콤플렉스의 다섯 가지 마음 장애다. 누구나 이 다섯 가지 마음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고 인생의 유용한 팁으로 바꿀 수는 있다. 이것들과 이별할 때 진정한 행복과 맞닥뜨릴 수 있다. [착각] 자기 과대평가 VS 긍정착각파리 우에스트 낭테르대학의 패트릭 고슬링 교수가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교사들이 학생의 성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그 학생의 가정환경을 꼽는 반면, 성적이 우수한 경우에는 교사 자신의 뛰어난 강의 실력을 원인으로 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기 과대평가는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반면 착각을 긍정적으로 역이용하면 정신 건강에 이롭다. 하버드대학의 질볼트 테일러 박사가 말한 ‘긍정착각’은 현실을 낱낱이 분석하지 않고, 자기가 보고 싶은 부분만 확대해서 생각하고 믿는 것이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다 잘 될 거야’라는 믿음을 갖게 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결과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끈다. [핑계] 자기 합리화 VS 인지행동 전략핑계는 불리한 결과가 나올 걸 대비해 미리 자신을 방어하는 셀프 핸디캐핑이다. 이것이 과하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다. 이런 핑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국의 인지행동치료의 대가인 앨버트 앨리스가 개발한 ABCDE 과정이 있다. 인지행동코칭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일상생활에서 불쑥 올라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든다. 대개 우리의 마음을 헤집어놓는 괴로움의 원인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왜곡된 신념인데, 핑계 역시 그중의 하나라고 본다. 사건(Accident), 사건에 대한 생각(Belief), 사건을 겪고 난 결과(Consequence), 생각에 대한 반박(Dispute), 실행(Energization)을 통해 왜곡된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가식] 거짓된 태도 VS 자기감정을 통제하는 힘 가식은 ‘그럴 듯하게 꾸미는’ 거짓된 태도다. 프랑스의 팬터마임 배우 에티엔 드크루는 ‘가면을 쓰는 순간, 우리는 곧 가면의 주인공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내 진짜 모습과 가면 사이의 괴리감이 커질수록 행복은 점점 멀어질 뿐이다. 가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기감정을 통제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 자신의 상황을 통제하는 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스트레스가 27%나 낮았다. 결국 자신이 무엇을 하든 스스로의 결정에 의한 선택이라면 그만큼 스트레스를 약화시킬 수 있다. [비교] 자기중심적 편파 VS 진짜 비교대상은 ‘나’우리는 흔히 남들은 나보다 뭔가는 더 쉽게 얻는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과 노력은 실제보다 힘들다고 과대평가하면서 타인의 노력과 일은 과소평가하는 ‘자기중심적 편파’ 때문이다. 비교만큼 자신의 행복을 해치는 감정은 없다. 우리가 진짜 처절하게 비교해야 할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자신이 되어야 한다. [콤플렉스] 열등감 VS 인생의 동력콤플렉스의 다른 이름은 ‘열등감’이다. 이 열등감은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때문에 생긴다.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보완할 다른 장점을 키워야 한다. 런던 카스 비즈니스스쿨의 줄리 로건에 의하면 성공한 기업인들의 삼분의 일이 난독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들 중 상당수가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비결을 주의력결핍장애로 꼽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장애 덕분에 집중력이나 상황 대처력 같은 다른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콤플렉스를 인정하고, 반대로 그것을 인생의 동력으로 끌어올리는 재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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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있는 지혜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용기있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 경영자료사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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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의 나라 - 성폭력 생존자와 가해자가 함께 써내려간 기적의 대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용서의 나라 - 성폭력 생존자와 가해자가 함께 써내려간 기적의 대화
    • 토르디스 엘바.톰 스트레인저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8-09-21

    ★★★ 테드 강연 415만 뷰 ★★★★★★ 22개 언어로 강연 번역 ★★★ ★★★ 2017 런던 도서전 화제작 ★★★★★★ 전 세계 11개국 계약 ★★★성폭력 생존자와 가해자가 함께 16년 전 강간의 진실을 증언하다!“강한 사람만이 용서할 수 있고, 용서해야만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2016년 10월, 샌프란시스코 테드 강연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열띠면서도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성폭력 생존자 여성과 가해자 남성이 함께 단상에 오른 유례없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강연 주제는 ‘강간과 화해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Our story of rape and reconciliation’였다. 두 사람은 차분한 어조로 16년간 그들 사이에 벌어진 사건, 즉 강간부터 회피와 부인, 참회와 용서까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연을 고백하면서 전 세계에서 매일, 매시간 벌어지는 성범죄의 위험성을 알렸다. 나아가 성폭력을 여성의 이슈로만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대다수 성폭력의 당사자인 ‘남성’이 함께 참여할 때라고 호소했다. 아이슬란드 작가 토르디스 엘바와 호주의 청소년지도사 톰 스트레인저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들 이야기는 지난 1년간 415만이라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22개 언어로 전파되었고 올봄 ≪용서의 나라South of Forgiveness≫라는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른다.전 세계인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준 그들 이야기는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96년 겨울, 열여섯 소녀가 교환학생 자격으로 아이슬란드에 유학 온 열여덟 살 호주 소년에게 강간당하고 버림받는다. 사건 후 9년 동안 섭식 장애, 알코올 의존, 자해 등 삶의 벼랑에서 몸부림치던 여자는 마지막 절규인 양 고국으로 돌아간 가해자에게 편지를 보낸다. 놀랍게도 절절한 후회와 진솔한 참회로 가득한 답장이 도착한다. 여자와 남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기 위해 이후 8년간 300통의 서신을 주고받는다. 그렇게 상호 이해에 도달한 그들은 지난 삶을 욱죄어온 사건의 매듭을 풀고, 어둡고 아픈 시간의 감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직접 대면하기로 결심한다. 2013년 봄, 각자 살고 있던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중간 지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일주일간 재회하게 된 그들은 역설적이게도 성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폭력과 증오, 수치와 혐오로 점철된 과거의 삶을 하나씩 벗겨내며 용서와 화해의 길로 다가선다.≪용서의 나라≫는 성폭력 생존자와 가해자가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히며, 폭력과 증오의 기억을 용서와 치유의 시간으로 변모시킨 여정을 기록한 실화 논픽션이다. 성범죄 역사에서 생존자와 가해자가 자발적 의지와 노력으로 16년에 걸쳐 소통하고 대화한 사례는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진정한 참회’와 ‘생존자의 온전한 용서’가 함께 이루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용서의 나라≫는 성범죄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대처 방법과 성폭력 담론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과도 같은 작품이다(물론 두 주인공은 그들의 사례가 결코 ‘공식’이 될 수 없다며 겸양의 태도를 보인다). 본문에도 인용된 성범죄 전문가의 말처럼 성추행, 성폭력, 강간은 그 끔찍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매일, 매시간, 매분 일어나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다. 낯모르는 습격자가 아니라 가족, 친척, 지인 등 익숙한 얼굴로 도처에서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고 있기에 더 위험하다. ≪용서의 나라≫는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하고도 영구적인 폭력으로서 강간이 일상화된 오늘의 현실을 아프게 일깨우면서, 남녀 모두가 깨어 있는 의식으로 이 문제에 동참할 것을 뜨거운 체험의 언어로 호소한다.성폭력 생존자, 자기보호의 방편으로 용서를 선택하다“용서가 유일한 길이야. 그가 용서를 받을 자격이 있든 없든 나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으니까.”성폭력 생존자인 토르디스는 어떻게 가해자 톰을 용서할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그녀의 애정과 신뢰를 한순간에 저버리고 자신의 욕망과 이기심을 채우고 떠나버린 그를 말이다. 그에게 강간당하던 두 시간이 7200초로 이루어져 있음을 뚜렷이 기억할 만큼 몸과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무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사건 이후 9년간 어느 누구와도 안정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자기부정, 자기살해의 길로 치달았다. 그러다 마침내 삶이 절벽에 부딪혔을 때, 놀랍게도 ‘용서’라는 단어가 그녀를 찾아온다.[ 그가 나에게 저지른 폭력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나는 용서하고 싶어’라는 문장이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이 나왔을까? 용서라니, 내가 전혀 생각해본 말이 아니었다. 그에게 만남을 제안한 이유는 그를 한껏 움츠러들게 할 말을 그의 뇌리에 콕 박히도록 퍼부어서, 남은 평생 자나 깨나 그 말에서 그가 벗어날 수 없게 만들어놓고 싶어서였다. 그 남자로 인해 나도 그런 현실에 처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용서’라고? 그 단어가 내 펜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동시에 위안도 느꼈다. 정말이지 쓰라린 상처에 연고를 바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잠시 어리둥절하던 나는, 나를 가두고 있던 새장의 열쇠를 마침내 찾아냈다는 걸 깨달았다. 엄청난 발견이었다. 그것도 막 단념하려던 차에. ]글쓰기와 강연 등 작가로서 주목받는 성취에도 불구하고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파행의 삶으로 치닫던 그녀에게 용서는 바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였던 셈이다. “내가 하려는 용서는 숫돌에서 나온 서슬 퍼런 것이고 속박을 끊기 위한 것”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토르디스의 용서는 무조건적이며 사심 없는 종교적 용서가 아니다. 오히려 성폭력 트라우마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이자 자구책에 가깝다. 그래서 그녀의 용서는 여전히 날이 서 있다(그녀의 이름 토르디스는 신들 가운데 가장 힘이 센 천둥의 신 토르의 여신을 뜻한다). 세계에서 성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보호자 없이 홀로 가해자 톰을 대면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톰과 재회한 케이프타운에서 끔찍한 폭력에도 꿋꿋이 살아남아 다음 행보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방문한다. 넬슨 만델라를 비롯해 남아공 인종차별정책에 항거하던 사람들을 가두었던 로벤 섬을 톰과 함께 방문하는가 하면, 케이프타운 강간위기센터를 찾아가 성폭력 피해자들의 현주소를 확인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가부장제의 극단적 형태로서 아파르트헤이트와 강간의 교집합을 논하다 톰과 갈등을 일으켜 대화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성범죄와 관련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데는 ‘세계 제일의 강간 도시’야말로 최상의 시험장이 될 것이다. 게다가 용서를 실현하기에 사회 제도 전체를 진실과 화해로 다시 세운 남아공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남아공은 민족 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27년이나 되는 수감 생활을 하고도 보다 나은 사회를 세우자는 의미에서 자신을 박해한 자들을 용서하고 그들과 화해한 곳이 아니던가?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폭력이 내 인생을 망가뜨릴 수 없고 내 선택을 제한할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기에 이보다 나은 곳은 없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기보호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토르디스는 결과적으로 종교적 용서에 버금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서를 성취한다. 자신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사람에게 이해가 곧 용서라고 말하며 오랫동안 소통의 의지를 보여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기연민과 자기부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톰으로 하여금 과거의 사건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도록 돕는다. 그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범죄 그 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면서, 오랜 죄의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꽃피울 수 있도록 격려한다. 여전히 몸은 고통을 기억하고 마음은 분노의 불길에 휩싸일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용서를 선택함으로써 토르디스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해자 톰도 평정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이끈다. 이 대목에서 토르디스는 치유자의 면모를 보이며, 성폭력 당사자들이 이 문제의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구부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영혼의 실례實例”라는 찬사가 결코 지나치지 않는 인물이다. [ 16년의 세월이 지난 성폭행 사건의 뒷수습이 이렇게 유례없이 지순해지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성폭행이 일어난 후 토르디스와 톰이 이메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8년의 세월 동안 톰은 강간을 부인하거나 회피했다. 토르디스 역시 피 흘리고 멍투성이가 된 상태에서조차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무슨 일인지 몰랐다. 지구 반 바퀴의 거리, 16년이라는 세월만큼의 어마어마한 간극이 강간과 용서 사이에 있었고 그 간극을 메운 도구는 다름 아닌 소통이었다. 무려 300통에 이르는 이메일 편지와 일주일의 맞대면으로 토르디스와 톰은 궁극의 용서와 화해를 얻어냈다. ≪용서의 나라≫는 치열했던 그 소통의 기록이며 두 저자가 십 대 시절의 폭력으로 시작된 굴곡진 세월을 끝내 건강하게 이겨낸 생생한 성장담이다. _옮긴이의 말에서 ]성폭력 가해자, 전례 없는 방식으로 용서를 구하다“나도 일원이 되고 싶어. 나도 문제의 한 축이 아니라 해결의 한 축이라는 느낌을 갖고 싶어.”열여덟 살 때 저지른 일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힌 채 부인하며 살아가던 톰은 9년 후 토르디스가 보낸 메일을 받고 얼음처럼 굳어버린다. 그녀가 톰이 한 일을 ‘강간’이라고 명확하게 지칭하고 언어화하자 톰은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고, 자신의 무의식 속 기억의 공백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기억의 틈새를 진실이 밀물처럼 밀려와 메워주기를 소망한다. 성폭력 사건을 부인하고 회피하던 때가 있었다는 점에서 여느 가해자와 다를 바 없지만, 옛 연인이자 피해자인 토르디스의 요구에 응하며 8년간 300통의 메일을 주고받고 일주일간 맞대면하는 용기를 보여준 그는, 가해자가 취해야 할 가장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토르디스와 만나 과거의 사건을 퍼즐 조각 맞추듯 정확하게 파악한 후로는 진심을 다해 토르디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청한다.[ “미안해.” 그가 속삭였다.“그게 정말 네가 하고 싶은 말이야?” 나도 속삭였다.“아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용서해달라는 말이야. 토르디스, 너를 강제로 범한 나를 용서해줘.”나는 열대 폭풍 한가운데 호텔방에서 흐느끼는 남자가 내가 반평생 동안 듣고 싶어 했던 말을 토해내는 걸 듣고 있었다. 치유, 버팀목, 해독제라고 생각하며 갈망하던 말이었다. ]모든 성폭력 피해자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이 두 마디를 톰은 필요한 순간 정확하게 토르디스에게 전달한다. 상대의 몸과 마음에 영구적인 폭력을 가한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하며 사죄를 구하는 순간 톰은 역설적으로 스스로를 파렴치범 무리에서 구원하게 된다. 그에게 두 번째 인생, 두 번째 기회가 열리는 순간이다. 토르디스가 자신의 분노와 상처를 열어 보일 때면 ‘부디 아무것도 숨기지 말고 전부 말해달라’고 용기 있게 청함으로써 그는 회피하고 부인하던 가해자 포지션에서 벗어난다. [ “자기 행동을 진심으로 후회하면서 최선을 다해 보상하려고 애쓰는 사람들 이야기를 읽으면 넌 어떻게 해? 가만 앉아서 그들을 비판해? ‘와, 저런 쓰레기 같은 인간이 있나’라고 생각해?”“아니, 그러지는 않아.” “바로 그거야. 반대로 말해보자. 실수를 진심으로 후회하는 사람이라면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그래, 그렇게 생각해.” “그럼 네가 그 사람이 되어봐.”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 그리고 다시는 같은 범죄를 되풀이하지 않기. 나아가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신의 과오를 공개하고 세상의 비난을 견디며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 협력하기. 톰은 토르디스와 용기 있게 대면함으로써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하며, 스스로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성공한다. ≪용서의 나라≫가 바로 그 결과이자 증거이다. [ “난……이번 주에 정말 많이 배웠어. 강간의 정체에 대해서, 나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너한테 행한 내 행동의 영향에 대해서도. 혼자서 판사, 배심원, 검사가 되어 스스로에게 형을 선고해도 득 될 게 전혀 없다는 것 또한 확실히 알게 됐어. 난 이걸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느껴……자기가 초래할 수 있는 해악, 그리고 그런 짓을 하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한 이 깨달음을 공유해야 해. 내가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포괄적인’ 답을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만 유별나고 독특해서 그랬던 건 아니라고 ‘확신’하니까. 난 수많은 경우 가운데 하나였어.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다들 아무 말을 안 해. 아마 더 깊이 들어가는 게 무섭겠지. 나는 ‘뭔가’ 말을 하고 싶어. 네가 책으로 했듯이 말이야. 토르디스, 나도 목청 높여 세상에 알려서 우리 같은 사연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줄이고 싶어. 그리고 우리가 편지만 계속 주고받을 뿐 이렇게 일대일로 대면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세상에 공개적으로 나서겠다는 말도 안 했을 거고. 그리고 분명,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나 자신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과정도 밟지 못하고 있었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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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Art로 연결되다 - #7가지감정 #비주얼저널 #미술치료 #감정표현워크북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Art로 연결되다 - #7가지감정 #비주얼저널 #미술치료 #감정표현워크북
    • 성미애 외 지음
    • 좋은땅
    • 2024-02-19

    미술 치료, 그림을 그리며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하다우리가 바라는 것은 행복, 당신의 감정은 어떤가요?흔히 미술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숨겨져 있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 중 그림은 탁월하다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위로를 받고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다. 대학원 수업에서 만난 6명의 저자들은 각자의 감정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으로 하나가 되는 배경을 설명하는 글을 책에 담았다.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감정을 만나는 시간’에서는 폴 에크먼 박사가 정의한 인간의 기본 일곱 가지 감정인 화부터 슬픔, 공포, 불안, 우울, 기쁨, 사랑 등의 감정을 주제로 그린 저자들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들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사랑으로 연결되며 치유받는 경험을 했다. 그림을 그린 배경, 당시의 감정 등 강렬했던 기억을 기반으로 한 그들의 그림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2부 Self 감정 표현 미술치료’에서는 감정을 미술로 만나는 방법과 재료 등을 서술하고 있다. 각 감정마다 6명의 미술치료사가 제안한 방법을 적용하고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의 감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눈을 감고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깊게 호흡합니다. 내가 느끼기에 가장 편안한 장소, 안전한 사람, 사랑스런 동물, 행복했던 상황들을 떠올리며 호흡합니다. 만약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상상을 해도 좋습니다. 오감으로 충분히 느끼며 호흡을 3분 정도 더 한 뒤 마치겠습니다. 어떤 감정들은 이미지가 ‘딱!’ 하고 떠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감정들은 아무리 생각하고 고심해도 ‘모르겠다.’ 하실 수도 있습니다. 느끼고 생각한 대로 표현이 안 되어 답답하고 속상하고 내 작품을 버리고 싶기도 할 겁니다. 또 어떤 작업은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 괜찮습니다. 우리도 그랬으니까요.- ‘2부 Self 감정 표현 미술치료’ 중에서 -저자는 여행을 할 때 목적지를 알아야 하듯 인생을 살 때에는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흐르는 강을 억지로 막으면 자연이 망가지듯이 사람도 감정을 참고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에 병이 난다. 책에 서술된 감정과 아픔을 마주하는 방법을 직접 해 보면서 독자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공감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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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 한달 간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 한달 간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 김주용 지음
    • 대경북스
    • 2023-12-27

    한 달 동안 글과 그림으로 그려나간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특수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주용 저자는 일 중독으로 인한 번 아웃에 직면한 후 아내, 그리고 어린 두 딸과 함께 말레이시아(랑카위 → 페낭 → 쿠알라룸푸르 → 말라카 → 조호르바루) → 싱가포르에 이르는 한 달 동안의 배낭여행을 떠났다.바람처럼 순리 있게 흘러가자는 의미에서 여행의 명칭은 ‘바람길 여행’으로 정했다. ‘안전, 배려, 배움, 사랑’을 모토로 네 명의 가족이 함께 기획한 말레이지아 최북단에서 싱가포르 최남단까지 이어지는 장장 900km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랑카위 체낭 해변에서의 추억, 맹그로브 투어를 하면서 새롭고 신기한 것을 보는 것보다 그곳에서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이 여행의 본질임을 깨닫는다.불교, 이슬람교, 힌두교가 공존하고 있는 올드 시티 페낭에서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경험하며, 아이들이 여러 종교와 문화에 익숙해지고 존중하는 방법을 스스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이다.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쿠알라룸프르는 현대적인 도시이며, 쇼핑의 도시이다. 그러면서도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이 공간에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살아가는 모습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문화에 배타적인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식민지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말라카에는 유럽식 건물과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네덜란드 광장을 비롯하여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교회, 성 바울 교회, 산티아고 성문 등 유럽 식민지 시대의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곳이다. 조호르바루(Johor Baharu)는 말레이시아 최남단에 있는 곳으로 싱가포르 국경과 맞닿아 있다. 조호르바루는 해상 무역이 발달하고 외국인들의 잦은 왕래로 활기찬 곳이다. 쇼핑, 공부, 놀이 등 모든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도시로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한 달 여행의 마지막 여정인 싱가포르다. 길쭉한 말레이시아 바로 밑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부산보다 작은 도시 국가이다. 싱가포르도 말레이시아처럼 다양한 민족이 사는 나라이다. 대개의 다민족 국가가 무슬림계, 인도계, 중국계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지만, 싱가포르는 이와는 다르게 국가 주도하에 아랍 스트리트, 리틀 인디아를 개발하였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싱가포르에 어우러져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한 달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흘러갔다. 말레이시아 최북단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긴 여정 동안 저자는 번 아웃되었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었다. 온 가족이 24시간 한 달 내내 함께 있었던 적은 처음이다. 여행의 시작 무렵에는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달라 다투기도 했고, 고단한 여정에서는 날이 서기도 했지만, 여행이 계속되면서 서로를 존중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가족 구성원 모두 모두 성장해가는 것을 느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선물은 가족이었다.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길을 걷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는 순간이 행복했다. 두 딸과 매일 장난치고 가족만의 규칙을 정해 게임을 하고 손을 잡고 걸어가는 그 길이 소중했다. 내 존재의 이유가 바로 우리 가족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가족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그 삶이 내가 사는 이유이다.이제는 직장에서의 삶보다 가정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퇴근하면 온전히 가족과 함께하려고 한다. 요즘도 여행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면서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 가족의 대화 주제이다.자 이번엔 어디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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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4-02-19

    “우리 사이에 적당한 빈틈이 있을 수 있다면…”-늘 멀어서 아쉽고 가까워서 힘든 나와 당신의 이야기-★《젊은 ADHD의 슬픔》의 정지음 작가 신작 에세이★ 우리를 미치게 하는 관계가끔 우리는 누군가의 멱살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 참다 참다 핀트가 나간 순간, 욕을 한 바가지 하고 싶고 주먹다짐을 하고 싶지만, 그나마 이성이 발동해 내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하고 만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타인일 때도 있지만 결국 자기 자신일 때도 있다. 지금 타인 때문에 미치겠는 건지 나 자신 때문에 미치겠는 건지 잘 모를 때 말이다. 서로의 미침을 인정하는 순간, 이해할 여지가 살짝 생긴다. 그러니 우리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절망을 위트 있게 들려주는 작가, 정지음의 두 번째 책첫 책 《젊은 ADHD의 슬픔》으로 에세이 분야에서 단숨에 열렬한 팬들의 지지를 얻은 정지음 작가가 두 번째 신작을 펴냈다. 《젊은 ADHD의 슬픔》은 우리 모두 정상이 아닌 지점을 갖고 있음을 깊이 공감하게 하면서, 한편으로 그 절망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지들을 위트 있게 들려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두 번째 책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에서는 좀 더 ‘관계’에 포커싱해,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그래서 미칠 듯한 우리 사이의 감정들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이러니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밖에요내가 뭘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게 많은 회사 생활,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전략으로 버티던 작가. 그는 어느 날 남들이 먹은 배달 음식 뒷정리까지 하게 되자, 쓰레기를 회의실 바닥에 냅다 패대기쳤다고 한다. 사람들이 달려와 도와주긴커녕 호들갑만 떨자 그도 수선만 피우며 이렇게 말했다. “너무너무 죄송해요, 실수로 그만…….” “나는 결백해 보이려고 어금니까지 입을 찢고 웃었는데, 어쩐지 다음 날부터는 애 성격 또라이 같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데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아낌없이 주는 나무(절망 편)’ 중에서)남친이 아니라 제우스라도 되는 듯 “넌 너무 과해” “넌 내가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 백 마디를 해. 제발 고분고분할 수 없어?”라는 헛소리를 시전하는 전 애인 이야기를 예로 들며 ‘왜 내 연애는 항상 이럴까’ 생각하기도 한 작가. 그럴 때 그는 차라리 비행기 속 프로페셔널한 승무원 흉내를 내보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비상구를 안내하듯이, 우리에겐 헤어지는 방법이 있으며, 사실 그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일러주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는 밀물 시간인지 모르다 파도에 철썩 얻어터진 꽃게처럼 거품을 물었다. 나는 그 입에 칫솔만 꽂으면 양치질 같겠거니 상상하면서, 대충 화해하거나 진짜로 헤어지거나 때에 맞는 결정을 내렸다.”(‘쌍방과실’ 중에서) 서로에게 유연해지기 위해서는사실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늘 상대가 혹은 나 자신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힘들까? 작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스스로의 미침을 허용하는 인간만이 타인의 광기에도 조금쯤 유연할 수 있었다. 자기가 미쳤듯이 저 사람도 미쳤음을 이해하고, 그가 미칠 힘이 떨어져 제정신이 되기를 기다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 이제는 미쳤다는 소리를 착한 일 스티커처럼 모으고 있다. 모쪼록 이해받지 못할수록 즐거운 삶이라 생각하면서, 즐거움은 고단함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면서.”(‘이상한 사람의 못된 행복’ 중에서) 그리고 관계에서 ‘성급한 과몰입의 실패’로 자신을 스스로 괴롭힐 때가 있지 않은가.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하며 쿨하다 여기지만 실상은 불가능해 보이는 타인들을 배제하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작가는 그 반대인 ‘느긋한 방치의 성공’을 목표로 노력해본 경험담을 풀어놓는다. “느긋하게 생각한다고 모두를 내 인연으로 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내를 들인 만큼 관계의 종결이 와도 편안하게 납득할 수는 있었다. (…) 나중에는 끝이라 확정지었던 인연들이 새로워지기도 했다. 완연한 끝이 아니라 휴식이 필요했던 관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놓기 위해 맹목을 발휘해야 했던 사람들이 우수수 떠올랐다. 그러자 머릿속을 헤엄치는 사람들 모두에게 장문의 안부 인사를 보내고 싶어졌다.”당신과 나 사이, 빈틈에서 발견하는 기쁨들작가는 이밖에도 우리 사이 거리감의 변화, 서로에게 필요한 질문들, 연대와 혐오 사이, 한 뼘 가까워짐으로 충분한 순간들 등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의 결들을 담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사랑한 실망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게 되고, 작가가 들려주는 ‘세계와 세계가 부딪치는 소리’들을 들으며 자신 또한 같은 소리를 경험했음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먼 나랑 이웃 너랑’ 사이에 느낀 소소한 기쁨의 순간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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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희나 - 내 안의 다정함을 깨우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희나 - 내 안의 다정함을 깨우다
    • 오한숙희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3-12-27

    그토록 바라 왔던 평화가 일상이 된 딸과 엄마의 하루가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박혜란(《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저자, 이적 엄마)“장애를 다룬 이야기가 꼭 슬프지만은 않잖아요.”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딸, 희나와의 30년 동행기2023년 에세이 부문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사는 게 참 좋다》 《딸들에게 희망을》 《그래, 수다로 풀자》 《부부? 살어? 말어?》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오랫동안 대한민국 여성들의 멘토로 활동하던 오한숙희 작가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딸과의 30년 동행기 《우리, 희나》로 돌아왔다.여성학자로 방송인으로 전국을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작가는, 10년 전 돌연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제주로 터전을 옮겼다. 네 살 때 1급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딸 희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마지막 기회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딸을 돌보는 육아의 길은 험난 그 자체였다. 아이는 아이대로 상처받고, 자신의 삶마저도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한 것이다. 결국 교육과 치료라는 이름으로 했던 육아는 아이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엄마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우리, 희나》는 지난 세월 동안 저자가 겪은 무수한 시행착오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시선은 암울한 현실만을 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도처에서 모녀를 다정하게 끌어안아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외롭지 않게 세상의 일부로 살 수 있었음을 밝힌다.작가는 장애를 가진 자식을 키우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부모들에게 육아는 걱정한다고,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며, 무엇보다 아이는 너무나 빨리 훌쩍 커 가므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즐기라고 말한다. 모든 아이가 자신의 기질과 적성에 따라 살 권리가 있듯이, 장애를 가진 아이도 자신만의 달란트를 가진 인격체로 살아갈 주체임을 상기시킨다.《우리, 희나》는 발달장애를 가진 자식을 돌보는 한 가정의 이야기에서 다양한 존재 양식을 가진 인간을 이해하는 범주로 생각의 차원을 넓힌다. 또한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아이를 키우는 양육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개성존중의 시대라는데 자폐도 개성이 될 수 있을까?얼마 전 청년 화가 정은혜 씨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역할로 드라마에 출연했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비록 드라마 속에서였지만, 장애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90년대 중반, 희나의 자폐를 처음 알았을 때만 해도 자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너무도 초보적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정상인도 일정 정도 자폐 스펙트럼 안에 속한다는 인식과 함께, 정신 영역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진행되면서 실제 자폐 판정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줄지어 각을 세우고, 늘 가던 길로만 다니려 하거나, 음성적 언어 정보보다 시각적 이미지 정보에 의존하는 희나의 행동들이 예전에는 장애로 인한 병증으로 규정되면서 고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되어 강박적으로 못 하게 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집안 정리를 하는 데 아주 유용한 정리의 기술이 되고, 한 번 경험한 것은 잊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화법이 될 수도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상이라는 한정된 범주로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을 버리게 되자 희나라는 한 사람이 가진 개성과 장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작가는 딸 희나가 원시에서 왔거나 미래에서 온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가진 기쁨, 두려움과 같은 본연의 감정을 순수하게 드러낸다는 면에서 원[原]인류라고 볼 수 있고, 보통의 현[現]인류를 뛰어넘는 시각적 감각을 보인다는 면에서 신[新]인류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지식정보들, “나는 왜 이 책을 썼는가?”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다. 하물며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자폐아를 키우는 일은 더더욱 힘들다. 일단 자식이 자폐 판정을 받으면, 부모는 좌절하게 되고, 내 아이를 정상의 범주로 만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불나방의 시기를 거치게 된다.‘치료’ 자 붙는 건 다한다. 돈도 많이 들지만 부모도 아이도 압사할 지경이다. 그래도 치료를 그만둘 수 없다. 아이의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작가도 그런 고통의 터널을 걸었고, 만신창이가 되었다.이 책을 통해 작가는 자폐를 포함하여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실제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자폐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으면 합니다전문가의 의견은 중요하다. 그러나 시대에 따른 한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미국의 정신과 의사 레오 카너가 자폐의 원인을 냉장고 엄마라고 규정한 때가 있었다. 최초의 사회적 접촉인 엄마가 냉장고처럼 차가워서 아이가 자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1년 후 레오 카너는 이를 잘못된 판단으로 인정했지만, 지금까지도 학계의 정설인 듯 냉장고 엄마 이론이 정보로 둔갑되어 소비되고 있다.자폐아의 어머니라 불리는 로라 윙은 “자폐증은 희귀병도 난치병도 아니며, … 단지 진단의 문제일 뿐, 이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자폐 스펙트럼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작가는 전문가의 한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일련의 경험을 한 이후, 자폐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1911년에 이미 자폐를 병이라기보다 개성으로 보고 접근한 시각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지 말라, 태교는 완벽했다“임신했을 때 뭘 잘못 먹었기 때문일까?”, “혹시 이혼할 때 첫돌도 안 된 희나가 고열이 나고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 충격으로 아이가 이렇게 되었을까?” 등등 저자 또한 근거 없는 죄책감에 빠질 때가 많았다. 이제 그런 엄마들이 보이면 “과일도 이쁜 것만 골라 먹었고” “태교는 완벽했다”고 외치도록 격려한다. 조금만 약해 보여도 무시하고 겁주는 세상에서 아이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아이의 사소한 행동에도 수백 번 심장을 떨구면서 희망고문으로 (자신의) 삶을 덮어쓰기 할 부모들에게 꼭 이 책이 닿기를, 결코 짧지 않을 시간을 견뎌야 할 부모들에게 이 책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먼저 아이가 가진 스타일을 이해해 주세요희나는 물건을 배치하는 데 자기만의 순서가 있다. 48색의 크레파스도 자기가 정한 고정석에 배치했다. 색깔을 칠할 때도 하늘색, 분홍색, 노랑색, 주황색 등의 순서를 지켰다. 이러한 희나의 스타일은 같은 계열의 색이 연한 색에서 진한 색 순서로 나타나는 그러데이션 화법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모태가 되었다.아이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 병증이나 강박적 행동으로만 보지 않으면 어떨까. 희나의 색에 대한 고집이 독특한 화법을 가진 화가로 만들었듯, 자녀가 보이는 특정 스타일이 고유의 개성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니 아이가 가진 스타일을 억지로 깨려고 애쓰거나 고치려 하지 말고, 관찰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다’는 것을 무조건 ‘장애’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기를 당부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무엇보다 작가는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언어 치료실을 너무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희나를 위해 언어 치료 중단을 선언했을 때 당시 언어치료사가 이런 말을 했다. “생활연령이라는 것이 있어요. 나이가 먹으면 그만큼 경험이 쌓이기 때문에 말이나 행동의 능력이 커지거든요.” 실제로 10년 전에 비해 희나와 함께 사는 일이 훨씬 편해졌다. 왜? 희나와 일상의 일거리를 나누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증장애를 가진 희나도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언어가 늘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희나의 언어를 배워 나갔다. 이제 서른을 넘긴 희나가 그 증거다. 그러니 안심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즐겨라.■ 다정함이 답이다장애를 가지고 세상을 사는 일은 서러움과 분노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불안감을 표출하는 아이를 향해 “그러게, 왜 병신을 데리고 버스를 타!”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아이의 돌출행동에 제 자식이 피해를 입을까 미리 피하는 사람도 만난다. 작가는 우리 사회 안에는 여전히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용기를 내어 자꾸자꾸 밖으로 나아가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일이 무서워서 외출을 피한다면 ‘진짜 자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게 밖으로 나가서 날개 없는 천사를 만났고, 희나 맞춤형 공동체를 실험할 수 있었고, 쓴맛 단맛이 어우러져 삶이 재미있어졌다고 작가는 말한다.아무리 노력해도 엄마는 완벽해질 수 없고, 가정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에, 결국 공동체가 함께 장애 가족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다정함을 깨우는 것이다.저자가 생각하는 다정함은 ‘존중’이다. 우리의 속도에 희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희나의 느린 속도를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것, 장애에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방점을 찍는 것, 희나를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여 그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 상대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다정함이라는 절대적 무기를 가진 공동체에 장애와 편견이 설 자리는 없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장희나서른두 살의 희나 씨는 청소기나 쓰레기 처리기와 같은 기계를 좋아해서 청소와 쓰레기 버리기를 도맡아 하고, 각 잡고 줄 세우는 정리 정돈을 즐겨 한다. 한번 기억에 들어온 것은 잊지 않고 그대로 재생하고, 특히 시각에 대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불안과 공포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생물 무생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한다.퍼즐을 맞출 때 마지막 조각을 제 위치에 놓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는 버릇과 고양이처럼 귀를 손등으로 쓱 스치고 지나가는 버릇이 있다.쇠끼리 부딪치며 내는 소리를 싫어해서 유리와 도자기를 선호하고, 하나밖에 없는 언니가 낮에 자신에게 잘못한 일이 있으면, 자다가도 깨어서 언니의 등짝을 한 대 때리고 잠자리에 드는 뒤끝 작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셔틀 버스가 코앞에서 기다려도 자신만의 일상 매뉴얼을 지켜서 엄마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절대 내공의 소유자다.여섯 살 때부터 신문지와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를 칠하고 또 칠하던 희나 씨는 특유의 색채를 쌓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서 2020년 제주에서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우리, 희나》에는 희나 씨의 개성 넘치는 작품 9점이 수록되어 있다.특수학교 고등 과정을 마쳤고, 현재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활동센터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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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04-14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도망가지 않았다”인생 자체가 명함인 6070 큰언니들 인터뷰집일하는 나를 돌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법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창간76주년 경향대상, 텀블벅 1422% 초고속 달성 화제작! 세상이 ‘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일하는 자부심으로 당당하게 살아온 고령 여성들의 삶을 일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담은 인터뷰집이다.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는 집안일과 바깥일을 오가며 평생을 ‘N잡러’로 살았던 여성들.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나 불린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자 시작되었다.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은 수십 명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이들의 삶을 기록했다. 그저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니다.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 이들의 노동이 저평가된 구조적 맥락을 짚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며 당시 한국의 현대사적 사건들도 살펴본다. 기사 연재 당시는 물론, 소셜 펀딩 1442%를 초고속 달성하며 많은 사랑과 추가 출간 요청을 받았고, 드디어 단행본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기사와 독립출판물에 담긴 모든 이야기를 모아 단행본에 맞는 편집 구성과 디자인, 미수록된 사진까지 새로이 선보인다. 굴곡진 현대사, 파도처럼 밀려오는 나쁜 일 속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삶을 개척해온 멋진 큰언니들에게서 일하는 나를 돌볼 힌트와 자부심을 얻어보자.수상내역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2022년 2월), 한국기자협회 제 378회 이달의 기자상, 창간76주년 경향대상“세상이 몰라도 나는 알지, 당신이 얼마나 큰일을 했는지”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이 책에는 평생 일했지만 ‘명함’은 없는 6070여성- 큰언니들의 삶을 일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들이 일하며 삶을 일궈온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자신의 이름보단 늘 누군가의 엄마, 아내로 불려왔죠. 그러나 이들은 IMF 외환위기, 남존여비의 굴곡진 시대 속에서도 평생 일하며,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당당히 살아왔습니다. 집안일부터 바깥일까지 집안의 진짜 가장 역할을 하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N잡러로 활약하고 있죠. 이들이 없다면 사회는 무너져내릴 것을 데이터와 통계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일의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곤 했습니다. 조명을 비춘 적이 없고, 너무나 흔하고 당연히 여겨왔기에요. \"우리가 만난 여성들은 명함이 없다고 했다. 일을 쉰 적은 없다. 사회가 그들의 노동을 ‘일’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4쪽) 이 책은 명함은 없지만 인생 자체가 명함인 큰언니들에게 조명을 비춰 그 일의 가치와 삶의 태도를 담은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5개의 출근길로큰언니들의 일하는 삶을 따라가다책은 5개의 ‘출근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출근길에서는 새벽 4시에 출근하며 한 자리에서 20년 넘게 국숫집을 운영한 1954년생 손정애 씨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파도처럼 몰아치는 나쁜 일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온 정애 씨의 이야기로 큰언니들이 일하는 삶, 시대로 통하는 문을 엽니다. 두 번째 출근길에서는 결혼 후 집안일을 도맡아온 사람들, ‘전업주부’, ‘집사람’이라 불리는 여성들이 정말 ‘집에서 놀았는지’ 편견을 깨며, 돈 버는 일부터 손자돌봄까지 다양한 노동을 맡아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세 번째 출근길에서는 엄마와 딸이 서로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연결되는지를 살펴봅니다. 남존여비 시대에서의 일과 페미니즘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노동의 면면을 들여다봅니다. 네 번째 출근길에서는 도시와는 또 다른 가부장제 그늘에서 농촌 지역의 여성들이 어떻게 삶을 개척해왔는지 따라갑니다. 다섯 번째 출근길에서는 꾸준한 자기계발, 탈혼 등 오늘도 새로운 미래에 도전하는 큰언니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5개의 출근길에 담긴 11개 ‘인터뷰’는 1문1답, 독백 등 각 인물의 삶의 현장에 맞춘 다양한 형식으로 생생히 펼쳐집니다. 수 개월간의 취재, 인물마다 5~6번의 만남부터 때로는 1박 2일까지 이어진 인터뷰 덕분에 담을 수 있는 인터뷰의 깊이입니다. 그저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닙니다. ‘인사이트’ 코너에서는 통계와 데이터 분석으로 큰언니들의 삶의 궤적을 쫓습니다. 1963년 경제기획원 한국통계연감부터 2021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까지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각종 데이터,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여성 일자리와 관련한 법적인 변화들도 조사했어요. 데이터와 숫자, 그래프가 이들의 삶과 업의 가치를 뜨겁게 뒷받침합니다.일하는 자부심, 당당하고 따스한 삶의 태도큰언니들이 전하는 응원과 연대“재밌게 살고, 힘들게 살지 마. 살아보니까 인생이 그렇게 길지가 않아”책 속에는 일의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과 따스한 응원도 가득합니다. 큰언니들 중에는 인터뷰를 요청을 부담스러워하던 분들도 계셨다고 해요. 하지만 자신의 일과 삶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나 좀 멋있네.” 라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발견하며, 일하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데요. 문장마다 그 마음이 듬뿍 묻어납니다. 우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일하는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힌트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잖아. 그래도 좋아하는 걸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아요. 애들한테도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그냥 쉬라고 해요.”(37쪽), “누구나 목표를 세우고 과한 욕심만 안 부리면 하고자 하는 걸 이룰 수 있어요. ‘하겠다’는 생각에 빠져서 자꾸자꾸 키워가면 돼요.”(169쪽), “새로운 것을 하는 걸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진 않아요. 모르면 배우면 되겠지.”(262쪽) 파도처럼 몰아치는 나쁜 일 속에서도 굳건히 삶을 개척해온 큰언니들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와 응원을 느껴보세요.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일’에 대한 책누구나 삶의 관찰자, 기록자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취재기자, 사진기자, 교열기자, 영상PD, 데이터저널리즘 등 한 신문사에서 유례없이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모여 길어 올린 이야기입니다. 신문 기사로 처음 선을 보였으며, 소셜 펀딩으로 진행된 독립출판물은 1442% 초고속 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죠. 추가 출간 요청이 이어졌고 단행본으로 새 옷을 입고 정식 출간된 것이 바로 이 책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입니다. 다양한 직군이 모여 만든 이야기인 만큼, 책의 내용과 구성도 풍성합니다. 글 인터뷰, 데이터 분석, 큰언니들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은 사진은 물론, 생생한 현장을 담은 영상 인터뷰도 QR코드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모아 단행본에 맞는 새로운 편집 구성과 디자인, 추가 사진을 넣어 새로이 묶었습니다. ‘누구나 삶의 관찰자, 기록자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그야말로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쏟아 만든 책입니다. 이야기를 읽어 나가며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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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
    • 김연지 지음
    • 처음북스(구 빅슨북스)
    • 2015-11-30

    소개팅 어플에서 만난 남자를 사랑하게 된 거까지는 좋았다.문제는 그가 11000킬로미터나 떨어져 살고 있는 남자라는 것!일 년 반 동안 연락만 주고받다가, 그를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뉴욕까지 날아 왔다. 이쯤 되면 정성이 갸륵해서라도 영화 같은 만남이 주어질 법 한데, 뉴욕하늘 아래,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내가 날아온 시간과 거리만큼 그 역시 날아갔으니까.한편의 소설 같은 실화를 담은 독특한 여행 에세이!어느 날 해프닝처럼 찾아온 사랑을 만나러 간 뉴욕!그곳에서 과연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너와 나의 거리, 11000킬로미터연애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그 중 가장 힘든 것은 장거리 연애가 아닐까?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나지 못하고, 얼굴 보는 것도 사진이나 영상 통화로만 만족해야 한다. 연인이 외국에 있다면 시차 때문에 연락도 편하게 할 수 없다.그런데 실제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미국에 사는 남자와 소개팅 어플에서 만나 대화만으로 사랑에 빠져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고, 그 기세를 몰아 그 남자를 만나려고 일도 그만두고 뉴욕까지 날아갔다 온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의 저자 김연지 씨다.한국에서 뉴욕까지는 11000킬로미터, 비행기로 14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다. 여행비용도 만만치 않다.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과의 장거리 연애. 그리고 그를 만나러 떠난 뉴욕 여행. 듣기만 해도 흥미진진해지고,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는지가 궁금해진다. 이 소재만으로도 이 책은 기존의 여행 에세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매력을 뿜어낸다.그래서 우리는 만났을까요?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온갖 사람들의 뉴욕 여행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보통 사람들의 흔한 그것과는 다른 여행을 했다. 뉴욕행 티켓을 끊은 날 남자의 출장 소식을 듣는 여행. 숙소에 꾸역꾸역 지하철을 타고 가서 그 다음날 아침에 조깅을 세 시간이나 하는 여행. 의 캐리를 꿈꿨지만 현실은 지하철에서 쥐를 보고 기겁하는 여행. 우연히 들어간 스타벅스에서 인생을 배우고, IS 테러 때문에 일정을 급하게 바꾸고, 서울에서도 잃어버리면 찾기 힘든 핸드폰을 뉴욕에서 기적처럼 찾는, 그런 여행.이외에도 남들이 평생 살면서 한 번도 겪지 않을 법한 일을 그녀는 뉴욕에 있던 두 달간 많이도 겪었다. 이러한 흔치 않은 경험들 또한 이 책의 독특한 점이다. 저자는 전직 드라마 작가답게 \'별 일이 다 있네\'하며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이 경험들을 상큼하고 경쾌한 문체로 풀어나간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 속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뉴욕으로 오게 만든 그를 떠올리곤 한다.평범한 여행 에세이는 이미 시중에 너무 많다. 이제는 흔하디 흔한 여행 에세이들 사이에서 혼자톡톡 튀는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를 만나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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