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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커버이미지)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전준형
    • 출판사피시스북
    • 출판일2014-10-08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 전준형

  • 푸드백신 - 일상의 음식이 최고의 의사다 (커버이미지)

    푸드백신 - 일상의 음식이 최고의 의사다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박태균 지음
    • 출판사21세기북스(북이십일)
    • 출판일2014-10-08

    푸드백신 - 박태균 지음저자 박태균 기자는 국내 유일의 식품의약전문기자로, 사람들이 ‘좋은 식품’에 가지는 맹신과 고정관념, 편견을 깨고 식품의 영양소와 질병 간의 관계..

전자책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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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감각 -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 입문, 개정판 (커버이미지)
    [인문]12감각 -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 입문, 개정판
    • 알베르트 수스만 지음, 서유경 옮김
    • 푸른씨앗
    • 2024-02-19

    인간에 본질에 대한 이해, 루돌프 슈타이너의「감각론」을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한 최고의 강연록네델란드 헤이그 출신 의사 알베르트 수스만은 <인간의 12감각에 대한 6일간의 강연>이라는 제목으로 “인간에게 다섯 개의 감각기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열두 개의 감각기관이 있다”는 루돌르 슈타이너의 이해하기 어려운 감각론을 설명하는 강연과 세미나를 가졌다. 인지학이라는 정신과학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자극을 주었고, 정신과학의 입문과정으로 손꼽히는 강연이 되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일상 생활에서 알 수 없는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으로 인간의 감각기관 미성숙 또는 심각한 감각 손상이 주목받으며, 이 책을 찾는 독자들이 더욱 많아지고있다. 감각이란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인간의 문\'육체감각, 영혼감각, 정신감각으로 나뉘는 인간의 12감각인지학을 창시한 루돌프 슈타이너는 인간의 감각기관을 12개로 분류하고 있다. 이 12개의 감각기관은 인간 존재의 삼원적 구조를 토대로 구분된다. 촉각, 생명감각, 고유운동감각, 균형감각 이라는 <육체감각기관>을 통하여 자신의 육체를 의식하게 되고, 후각, 미각, 시각, 열감각 이라는 <영혼감각기관>을 통하여 외부 세계와 소통함으로써 외부 세계에 대한 의식을 갖게 된다. 또한 청각, 언어감각, 사고감각, 자아감각 이라는 <정신감각기관>을 통하여 인간은 사고하며 인식하는 존재로 발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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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표준 감정사전 - 다시 쓰는 마음의 언어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비표준 감정사전 - 다시 쓰는 마음의 언어들
    • 김정은 지음
    • 마인드빌딩
    • 2024-02-19

    “자기 자신이 되려면 나를 알아야 했다”표준화된 감정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마음 처방전사전처럼 정직하고 에세이처럼 부드러운 용기를 주는 책그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분명 무언가를 느꼈는데, 감정의 소용돌이로 가슴이 답답한데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설명할 수 없는 순간. 모순되고 상반된 감정들이 마음 곳곳에서 피어나 혼란스러운 순간. 그럴 때면 한두 줄의 문장으로 명료하게 정의된 감정들이 낯설어진다. 명료하지 못한 내 상태에 더 불안하기도 하다. 고마움, 미움, 분노, 불편. 사랑, 후회…. 쫓기듯이 급하게 꿰맞춘 감정들, 그것들엔 정작 내가 없었다.『비표준 감정사전』은 ‘내’가 없는 기존의 뻔한 감정에서 벗어나 감정의 의미를 다시 쓴 책이다. 지은이는 이 특별한 사전에 자신만의 언어로 재정의한 43가지 감정들과, 그 감정의 의미에 가닿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 감정에 의문을 가지다: 내가 없던 나날들지은이 또한 감정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던 시간이 있었다. 한 가족의 딸, 누군가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이십 년간 특수 학교 교사로 살아온 그녀였다. ‘나’보다는 ‘타인’이 먼저였기에 삶의 선택과 행동에서 ‘나’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녀에게 불쑥 찾아온 아픔들은 그녀가 감정을 마주하는 걸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감춰 둔 아픔은 응어리가 되어 몸집을 키웠고, 예고 없이 그녀를 괴롭혔다. 그런 그녀가 감정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닫힌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고민하고 집에서는 두 아들의 질문 세례에 답한 덕분이었다. 그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켜켜이 쌓아 둔 질문의 답을 찾기 시작한다. 온갖 물음표들이 가을 낙엽처럼 그녀 마음속에서 흩날린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 나다움이란 무엇인지. 오롯이 나를 위한 물음들에 답하기로 마음먹는다. 그것이 ‘나’를 알고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음에 답하고자 지나간 기억을 되짚고 그림책을 펼친다. ‘자기 자신’이 되려면 나를 알아야 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고, 어디를 향해 가고 싶은지 물어야 했다.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하며 조금씩 나를 알아간다. 그림책을 만나며 품은 질문들로 새로운 세상과 마주한다. 기억들을 헤집어 감춘 줄도 몰랐던 감정을 찾아내고 진심을 알아챈다. 이른 새벽, 낯선 나와 만나는 시간이 산소 호흡기처럼 새로운 숨을 불어 넣는다. ___「궁금함」 중에서▣ 감정을 다시 쓰다: 지나간 기억과 그림책에서 만난 질문들지은이는 지나치고 외면했던 기억들을 천천히 되짚는다.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을 곱씹어 본다. 아프고 괴로운 순간들도 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림책을 펼친다. 그림책 속 순수하고 한계 없는 이야기들, 현실을 비틀고 규칙을 뒤집는 이야기들을 만나며 많은 질문을 얻는다. 주기만 하면서도 고마울 수 있는지, 미움은 정말 나쁜 감정인지,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그림책에서 만난 질문들은 과거와 마주 선 그녀에게 작은 힌트가 되어 다가간다. 그녀는 차근차근 질문에 답해 가며 비로소 자신을 이해한다. 나쁘거나 착한 감정 같은 건 없음을, 그때 느꼈던 감정들과 앞으로 느낄 감정들이 나를 이루며 그 모든 것들은 오로지 나만의 고유한 감정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제 그녀는 삶의 중심에 ‘나’를 두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진짜 감정의 의미를 쓴다. 낯설지만 따뜻하게, 굳어 있던 감정들이 그녀만의 색으로 생생해진다.소심함이라 쓰고, ‘용기를 장전하는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마음’이라고 쓴다. 어른이 된 내가 진정 바라는 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다. 남들 보기에 번듯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아니다. 소심해도 괜찮다. 가끔은 겁쟁이로 보여도 상관없다. 다만 잠시 주춤거려도 가고자 하는 방향을 놓치지 않고 기어이 그 길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___「소심함」 중에서▣ 알 수 없는 삶의 여정에서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감정은 대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그렇기에 감정을 다시 쓰는 일은 감정을 빚어낸 관계를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한때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에게 손 내밀었던 관계들을 떠올리고 그림책에서 특별한 인물들을 만나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타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자랐다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여전히 감정을 다루는 게 어렵고 서툴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간절히 바란다. 감정을 마주하고 의미를 다시 쓰며 찾아온 변화가 다른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감정에 힘겨워하는 누군가의 삶의 여정에서 작은 디딤돌이 되고, 나아가 당신만의 고유한 감정의 의미를 쓸 수 있기를. 그렇게 독자의 수만큼 각각의 『비표준 감정사전』이 만들어지기를 꿈꾼다.언젠가 나의 이야기가 씨앗처럼 훨훨 날아 후회의 한가운데 주저앉은 누군가에게 가닿으면 좋겠다. 영영 일어설 수 없노라 절망하는 단 한 사람에게만 닿아도 더 바랄 게 없겠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그러하길. 실수의 페이지에 머무는 당신을 새로운 장면으로 이끌어줄 작은 희망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___「후회」 중에서『비표준 감정사전』은 사전처럼 정직하고 에세이처럼 부드러운 위로와 용기를 독자들에게 건넨다. 내 감정의 의미를 아는 것은 때로 어렵고 버겁지만,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선 내 마음의 언어를 듣고 또 들어야 한다고. 당신에겐 분명 당신만의 감정의 의미가 있다고. 삶을 돌아보고 그림책에서 힌트를 얻으며 정성스레 덧붙인 그녀만의 정의는 잔잔한 온기가 되어 당신 곁을 지킬 것이다. 알 수 없는 감정에 지치고 나를 놓치는 것만 같아 외로울 때 당신의 자리를 따스하게 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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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믿음은 고양이가 있다는 것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의 믿음은 고양이가 있다는 것
    • 주부의벗사 지음, 양수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4-02-19

    고양이를 만나고 나는 나를 얻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살아있기에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우중충한 날씨, 고달픈 밥벌이, 이유 모를 외로움과 불안함.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지만, 왜 이렇게 희박하게만 느껴지는 것인지.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불운하게 느껴지는 일상 가운데 조금씩 혼란스러워지는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지켜봐 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다, 저렇다’ 가치판단을 넘어 그저 나의 ‘나’됨을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면, 조금이나마 덜 외로울 수 있지 않을까? ‘고양이’라서 가능한 존재의 위로 고양이들은 귀엽고 따뜻하고 복슬복슬하다. 게다가 약간 까칠하기까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이런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깜찍함에 열광한다. ‘집사’를 자처하고, 츄르를 가지고 다니며 환대하는 것이다. 왜 우리는 이토록 고양이를 좋아하는가? 인간에 비추어봤을 때, 어쩌면 고양이의 특성을 갖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귀엽고 따뜻하고 복슬복슬하고, 때로는 까칠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아닐까? 어쩌면 고양이의 조용하고 그윽한 몸짓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저렇게도 살아갈 수 있다, 괜찮다, 생각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함께하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있는 그대로의 ‘나’토라지로와 지내고 나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지요. 너무 애쓰지 않고 적당히 한다는 게 나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직도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무리하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그래야 부정적인 기분을 떨쳐낼 수 있을 테니까요. - 본문 중에서이 책은 고양이와 함께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양이와 함께 걸었던 집 앞마당, 함께 보냈던 가을, 기쁨과 슬픔의 순간들. 중요한 것은 ‘함께’였다는 것이다. 입을 열어 말을 꺼내야만 지속되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뛰어넘어 인간과 고양이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고양이는 눈 맞춤으로 인사하지 않는가. 그렇게 고양이의 시선 속에 머무르다 보면 인간은 점차 그저 ‘존재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솔직해진다. 반려묘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다. 고양이를 보살피는 ‘나’에 익숙해지고, ‘나’와 ‘너’의 다름을 구분하지 않는 고양이에게 익숙해지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건 고양이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당신에게 고양이는 어떤 존재입니까?’ 하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 건가요? 가족이라고 대답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족이라면 내 아이 같은 느낌일까요? 아니면 위로해 주는 부모 같은 존재? 혹은 사이좋은 형제자매? 본인의 상태나 심경에 따라 그때그때 대답이 바뀔 수도 있겠지요. 고양이와 지낸 뒤로 자기 자신이 변했다고 생각하는 주인도 있습니다. 반려묘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라는 생명을 책임지고 돌보면서 성장하는 사람 또한 많을 것입니다.“고양이를 위해 이렇게나 열심히 했어.”“내가 이렇게 잘 우는 사람이었나?”고양이의 존재 덕분에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 본문 중에서결국 ‘고양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라는 물음은 ‘나’를 관통한다. 당신은 당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고양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주듯, 내가 나를 챙기고 보살핀 적이 있나요? 우리는 타자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동시에, 내가 가장 ‘나’를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나요? 고양이들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나’의 감정을 잊고 산 지 오래되었다면, 이 책이 있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해박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고양이를 통해 ‘나’를 얻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이 하나의 믿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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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을 찍는 공방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꿈을 찍는 공방
    • 한성우 지음
    • 파롤앤(PAROLE&)
    • 2024-02-19

    옛날이야기 혹은 꿈에서 나타나는 도깨비들. 실상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른다. 도깨비는 하나의 이야기, 부스럭거리는 소리, 두런거리는 말이 아닐까. 나무를 좋아하는 국어학자가 숲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말을 모아 이야기를 지어냈다. 보물 나와라, 뚝딱! 하며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리니 나무 숲속에서 말이 나오고, 음악이 나왔다. ‘드라이 소울 혹은 드라이쏠’이라는 닉네임처럼 일상의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나무와 음악에 대한 꿈을 꾸고, 함께하는 과정에서 현실과 꿈을 한데 모아 말로 엮으니 드라이한 영혼과 메마른 세상을 촉촉이 적셔 줄 것 같은 봄비 같은 이야기들이 탄생한 것이다.“매일매일 내 바이올린 소리가 하늘로 올라갔고, 달은 평온하게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단다.” 미셸 트랑블레의 소설 『옆집 뚱보 아줌마가 임신했대요』의 한 인물인 조사파 르 비올롱(Violon)은 매일 밤 바이올린 연주로 달을 밝힌다. 마치 타고난 이야기꾼인 비올롱이 달 띄우는 이야기로 듣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처럼,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인 작가는 나무의 수액 같은 이야기를 풀어놓아 또 듣는 이가 촉촉한 세계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이 이야기들엔 진실과 거짓, 평범한 일상과 꿈과 환상에 대한 열망이 아주 긴밀히 섞여 있어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나무를 볼 때마다, 나무로 무엇인가를 만들 때마다, 나무로 만들어 낸 가장 멋진 피조물인 악기를 볼 때마다, 그리고 그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생겨나 어둑시니처럼 커져” 풀어 낼 수밖에 없었던 그 이야기들은 재미있고, 정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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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로 마이 보이스 (커버이미지)
    [문학]헬로 마이 보이스
    • 데라치 하루나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4-02-19

    나는 되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말함으로써미온으로 남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이야기★★★ 독서미터 선정 ‘읽고 싶은 책 1위’ ★★★“당신 마음의 목소리는 제대로 닿았는가?” 몰이해의 시선을 꿰뚫는 단 한 편의 소설“나는 되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씀으로써.” 35살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데라치 하루나는 왜 소설을 쓰기 시작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무엇을 어떻게 되찾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지 몰라도, 타인과의 무수한 관계 속에서 점점 잊어가고 잃어가는 것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데라치 하루나의 『헬로 마이 보이스』는 오랫동안 자기 안에서 반복되어 온 내면의 목소리를 비춘다. 돌봄센터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은 어쩐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주인공인 키와의 눈앞에 이미 일어났어야 했을 일들을 재조명하는 느낌이다. 괴로워 잊고자 했으나 그럼에도 잊을 수 없는 나의 잃어버린 목소리는 무엇일까. 어디를 향해 있는 걸까. 이 소설은 아득한 도착의 지점을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이용료를 내지 않은 아이들도 들어갈 수 있는 돌봄센터 역 앞 가나토(鐘音)빌딩 2층에 ‘애프터스쿨 가네(鐘)’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목요일 정오였다.- 본문 중에서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인 키와는 어느 날 동네에 돌봄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센터의 이름은 ‘애프터스쿨 가네’로, 대대로 의사직을 물려받았던 가나토 집안의 둘째 아들이 운영을 맡았다고 한다.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돌봄센터 설립을 선택한 둘째 아들 ‘가나메’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괴짜라고 일컫는다. 얼마 후 소문의 중심에 있던 ‘애프터스쿨 가네’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붙고, 키와는 우연처럼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어쩐지 이곳은 이상하다. 이용료를 내지 않은 아이들도 들어갈 수 있단다. 센터장 가나메에게 그래도 되는 거냐고 물어보자 들려오는 답변은 “뭐,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많아야 더 재밌잖아요.”라는 말뿐이다. 어쨌든 키와는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어려운 숙제를 함께 고민해주고, 같이 간식을 만든다. 부모가 제대로 신경 써주지 않는 것 같아 유독 눈에 밟히는 아이도 있다.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제껏 마음을 죽이고 살았던 키와는, 점점 자신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할 수 있는 일도 있음을 깨닫는다. ▣ 어디까지 말할 수 있으며, 어디부터 말할 수 없을까몇 년 전 ‘모든 여성이 활약하는 사회’란 말을 보았을 때 느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 지긋지긋한 기분. 공부며 일이며, 결혼과 출산과 육아와 가사와 그 외 기타 등등. 이것저것 죄다 짊어진 것도 모자라 ‘활약’까지 목표해야 하나 싶어 망연자실했었다.“대단해, 대단해, 치켜세우면서 여자한테 뭐든 다 짊어지우려는 느낌이야.”- 본문 중에서키와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밥을 차리고 빨래를 널고 아들의 등하교를 챙긴다. 학부모들과의 인맥 관리도 놓칠 수 없다. 다른 사람 눈에 ‘아이에게 무관심한 부모’로 비쳐지는 것도 싫다. 그렇다고 일을 쉬면 살림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일, 가정, 육아 모두 놓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키와는 입을 꾹 다문다. 엄마의 희생을 당연시하지만 돌봄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여성은 무언가를 요구할 수도 보상받을 수도 없다. 이 소설은 노력이나 수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의 현실을 그리는 동시에, 그 인물 역시 생각해보지 못했던 타인의 삶을 비추는 데 앞장선다. ADHD인 아이를 기르는 쓰츠미 씨 부부, 이혼 후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된 유키노,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두머리’로 군림하지만 결국 소설의 끝자락에서 예상치 못한 종국을 맞게 되는 오카노 씨까지.이해라는 선 안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고 또 어디부터 말할 수 없을까. 『헬로 마이 보이스』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유기적으로 엮여 인물이 어느 한 지점에서 감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따라서 답답해하고 막막해하는 과정 자체에서 독자들은 이 소설이 줄 수 있는 유일한 진실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셈이다. ▣ 비로소 용기의 목소리가 모일 때 ‘돌봄’은 완성된다4월이 되면 ‘애프터스쿨 가네’는 1주년을 맞는다.얼마나 가겠느냐며 심술궂은 소문이 나돈 ‘애프터스쿨 가네’가, 되도록 오래오래 존재하기를. 새해 첫 참배 때 키와는 그렇게 빌었다. 험담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심도 있지만 그런 마음뿐이지는 않다.집도 학교도 아닌 장소, 아이들과 관계된 어른은 많은 편이 좋다. 사람 수가 아닌 사람의 종류가 많아야 한다.그래야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깨달을 수 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적어도 키와는 하루키가 그 사실을 알았으면 했다. 그리고 그건 키와 혼자서 가르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결국 이 소설은 두 가지를 제공한다. 첫째는 자기 목소리를 실재의 형체로 만드는 용기. 둘째는 타인에게도 목소리가 되지 못한 마음이 있음을 헤아리게 하는 이해의 상상력. 내가 가진 용기를 바탕으로 누군가를 위하는 목소리를 낼 때 이 세계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돌봄센터 ‘애프터스쿨 가네’가 오래 존재하기를 비는 키와의 기도 역시 아이와 어른 모두를 향한다.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며, 그렇게 될 수 있게 어른은 협조해달라는 것이다. 키와는 그러한 유토피아의 실현을 위해서는 어른 역시 ‘내가 나인 채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그녀의 희망은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계가 조금 더 다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렴된다.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던 키와가 ‘애프터스쿨 가네’를 통해 변화했듯이, 비로소 용기의 목소리가 모일 때 내 자신을 향한 돌봄과 남을 향한 돌봄은 합일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돌봄’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헬로 마이 보이스』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도로 남아 이 모든 것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당신 내면의 안녕을 살피는 세심한 책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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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국의 계보학 -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든 서사들 (커버이미지)
    [역사]애국의 계보학 -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든 서사들
    • 실라 미요시 야거 지음, 조고은 옮김, 정희진 시리즈기획.감수
    • 나무연필
    • 2024-02-19

    한국 근현대사의 순간들을 엮어젠더화된 민족주의의 계보를 해부한 독창적 몽타주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는 한국 사회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오랫동안 회자되어온 레토릭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인가? 이는 곧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최근 불거진 ‘국가 정통성’ 논란은 이 질문에 대한 익숙한 변주일 터. 반일 대 친일, 진보 대 보수와 같은 통상적 관점에 일말의 의구심을 품었던 이라면, 실라 미요시 야거가 펼쳐 보이는 애국의 계보도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야거는 개화기부터 현대까지의 특정 텍스트를 골라낸 뒤 그것이 어떤 서사로 구축되었는지 살펴봄으로써 새롭게 한국 근현대사의 내적 논리를 읽어낸다. 그녀는 이 작업을 위한 방법론으로 발터 벤야민의 이론을 채택한다. “수수께끼 같은 형식을 활용하여 충격을 주고 이를 통해 생각을 움직이게 만드는 그림 퍼즐”이라 할 수 있는 몽타주처럼, 여러 텍스트들을 찾아내 그것들을 병치함으로써 그들 간의 연관성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는 “작은 개별적 순간의 분석 속에서 전체 사건의 결정체를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통 역사학과는 사뭇 다른 방법론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강렬한 통찰을 이끌어낸다.야거는 흔히 적대적 이분법으로 나뉘었던 관점들의 내적 논리가 기실 얼마나 유사한지를 섬세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젠더’라는 필터로 한국사를 바라볼 때 새로이 조명할 수 있는 지점을 보여준다. 가령 대표적인 항일 인사 중 한 사람인 신채호가 바라 마지않으며 구축하려 했던 것은 한껏 ‘무력’을 갖춘 국가였으며 그가 되살리려 했던 전통은 영웅들이 강하게 칼을 들던 과거였다. 일제강점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야거는 이순신을 강력하게 내세운 박정희가 바로 신채호의 계승자임을 넌지시 지적한 뒤 그의 서사를 되짚어본다. 사상적으로는 대척된 듯 보이지만 이들의 서사가 닮은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명분은 여성 또한 빗겨가지 않는다. 야거는 이광수의 작품들을 분석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열녀’와 ‘효녀’가 근대로 넘어오면서 ‘애국부인’으로 창조적으로 대체되었음을 논증한다. 과거와 견주어보면 마음을 바치는 대상이 바뀌었을 뿐 신여성조차 다시 이데올로기의 도구가 되곤 했던 것이다. 저자의 시선은 1980년대의 운동권,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 그리고 김대중에게까지 가닿으면서, 대한민국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주창하며 만들어낸 서사의 논리들을 하나하나 파헤친다.이 독특한 저작은 야거가 샤머니즘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6월항쟁을 목도한 뒤 자신의 연구 방향을 틀면서 태동되었다. ‘외부자’이자 ‘연구자’로서 한국 근현대사를 바라볼 때 불거져 나온 질문들을 해명할 기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녀는 이 저작을 기점으로 인류학에서 역사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한국 전문가로 자리매김한다. 한국에서는 야거가 젊은 시절 버락 오바마의 연인이었던 점이 기사화되면서 처음 알려졌지만, 한국사에 대한 명민한 통찰력을 선보이는 저자로서 다시금 그녀를 소개한다.신채호부터 김대중까지대한민국의 정체성에 관한 서사를 낱낱이 해부하다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한국사 가운데서 저자가 골라낸 두 인물은 신채호와 이광수다. 당대의 지식인들은 ‘조선’을 딛고 넘어서야만 하는 과제로 인식했다. 조선에 문제가 있었기에 중국과 사대관계를 맺었고 이 땅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근대 국가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에 신채호가 선택한 길은, 조선 시대의 양반을 문약함의 상징으로 규정한 뒤 이들의 존재를 지우면서 한국사 가운데서 강한 무력의 시대와 인물을 조명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역사 인식의 일환으로 그는 을지문덕, 이순신, 최영 등의 전기를 집필한다. 이와 같은 과거에 대한 평가와 재해석에 이어 신채호는 동시대의 국민들에게 나약함을 떨쳐내고 강한 군사력을 함양할 것을 요청한다.반면에 이광수가 나아간 길은, 신채호에 비하면 좀더 다층적이다. 신채호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나약한 양반의 모습은, 이광수의 소설에서 식민지 시대의 나약한 지식인 남성의 모습으로 재현된다. 내면이 갈등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결단하지 못하는 남성들과 달리, 이광수가 그려내는 여성들은 고난으로 멍들지만 ‘개화’하여 새로운 국가와 사회를 건설하는 중심에 서기도 한다. 가령 『무정』의 주인공 형식은 자살하려는 자신의 약혼자 영채를 외면하고서 새로운 여성 선형과의 유학을 꿈꾸는 반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기생으로 살아가던 영채는 주변 여성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한 뒤 자기 삶의 의미를 자각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저자는 이를 그저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사랑’이라는 사적인 삶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삶으로 편입되는 것을 포착한 것이다. 즉 이광수의 여성 인물들이 보여주는 선택은, 서구의 근대적 개인주의에 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것에 대한 투신으로 드러나기에 집단주의적이다. 또한 이렇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통합됨으로써 국가와 민족을 위한 삶은 설득력 있는 서사적 힘을 갖게 된다.한편 해방 이후의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필자의 시선이 머문 곳은 박정희와 운동권 학생들, 그리고 전쟁기념관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자는 그 목적은 다를지언정 근대화에 관한 원칙에 있어서는 신채호와 박정희가 서로 닮아 있음을 조명한다. 신채호가 조선의 양반 문화를 의식적으로 폄하했듯이, 박정희 역시 새마을운동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농촌에 내재되어 있던 전통 문화를 지양한다. 그러면서 신채호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이순신이 갖춘 용맹성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북한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이자 박정희에 반하는 민주화 세력에 대항하는 담론으로 자리매김한다. 그렇다면 군부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대항 담론을 만들어냈던 1980년대의 운동권 학생들은 어떠했을까? 저자는 이들이 이광수의 서사에서 엿보였던 유약한 남성성, 그리고 군부독재의 잘못된 아버지를 넘어서려 했다고 본다. 그러면서 만나게 된 주체사상은 급진성을 품고 있는 듯 보임에도 여전히 혈연 중심적이며 가부장적이다. 혁명가의 이상적 모델이 서구에서는 권위적인 부친을 살해하는 아들이라면, 한국에서는 아버지에게 효성을 다하는 아들이 된 것이다. 당대의 운동권 학생들이 강인하면서도 자애롭게 묘사되는 김일성에게 왜 끌렸는지, 그러면서도 서구로부터의 ‘오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여성들을 이에 저항하는 주체로 만들려 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논리이다. 또한 이들의 서사 속에서 남북 분단은 남녀의 이별로 표현되는바, 이는 북한을 남한의 적으로 묘사해온 오랜 냉전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였으나 이광수의 여성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사적인 사랑을 국가의 문제로 환치한 것이기도 했다.한편 군부독재가 물러간 시대에 대한민국 정부가 자신의 과거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집약적으로 엿볼 수 있는 공식 기념물로, 야거는 1994년에 개관한 전쟁기념관을 살펴본다. 전쟁과 애국 전사에 관한 전시에서 그녀는 이 계보의 불안정성을 읽어낸다. 달리 말하면 이 불안정성이 잠재되어 있기에 기념물에서는 더더욱 과거사를 영웅적으로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군대와 국민을 단단히 묶어 설명함으로써 무력의 증대와 국가의 부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는 북한에 대한 남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서사로 이어지는데, 약해 보이는 아우는 북한으로, 그러한 아우를 끌어안은 형은 남한으로 묘사한 조각상을 통해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남한이 영광스러운 ‘남성적’ 과거를 정당하게 계승했음을 드러낸다고 평한다. 이때 야거는 질문한다. “군사력에 대한 기념비는 과거 군사정권의 폭력적 통치를 상기시키는 대상으로 읽힐까, 아니면 민주주의를 향한 평화로운 이행과 포용의 상징으로 보일까?” 그녀는 에서 상징적으로 엿볼 수 있듯, 화해의 제안조차도 결국 전쟁에 대한 기념을 통해 표현되는 아이러니를 말하고 싶은 듯하다.이와 같이 한국 근현대사의 국면들을 살펴본 뒤, 에필로그에서는 간략하게 김대중의 남성성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이 분석은 상당히 독특한데, 야거는 과거 한국의 남성성이 무력을 숭상하는 남성성(신채호)이거나 무력한 남성성(이광수) 등이었다면, 김대중의 남성성은 ‘기독교적 용서’에 기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을 용서하기 위해 몇 번이고 일어나는 김대중의 남성성, 이것은 과거 한국이 경유해온 남성성의 계보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차이는 과거 남성성을 부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를 참조하고 변용하여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분석에서 단적으로 엿보이는 것은, 저자가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오직 이행의 개념으로만 이해하려는 역사 이론에 반기를 든다는 점이다. 즉 역사 진보의 신화를 넘어서, 이에 대한 비판적 전통을 되살림으로써 그녀는 더욱 풍요로우면서도 자유롭게 역사를 해석해낸다. “역사가의 과제는 텍스트, 사건, 이미지의 병치로 드러나는 여러 겹의 의미의 층위를 벗겨내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하고 예상치 못하거나 숨어 있는 연결을 (재)포착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실라 미요시 야거는 스스로가 한국어판 서문에 밝혔듯이 과거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까지 연구하는 존재다. 이 독특한 역사학자의 시선을 책을 통해 만나보자.메두사의 시선Medusa’s Perspective 아름다운 소녀였으나 저주를 받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괴물이 된 여인, 메두사. 인간을 돌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그러나 그 자신도 운명에 갇혀 있던 존재. 그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떠했을까. 이 시리즈는 주류의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다층적 시선으로 동시대를 구성하는 견고한 토대들을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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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를 배반한 근대 - 화려한 허울을 벗겨낸 근대의 속살 (커버이미지)
    [사회]우리를 배반한 근대 - 화려한 허울을 벗겨낸 근대의 속살
    • 엄창호 지음
    • 여문책
    • 2024-02-19

    자유, 민주, 법치는 왜 항상 흔들리는가?‘근대’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일 수 있다는 의심에서 이 책은 구상되었다. 세상은 30여 년 전에 이미 거대 서사의 붕괴니 주체의 죽음이니 이종교배니 하는 포스트모더니즘 담론들로 한차례 들썩거렸고, 얼마 전부터는 빅데이터니 인공지능이니 사물인터넷이니 가상현실이니 하며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의제들로 떠들썩하다. 겉으로만 보면 세상은 그렇게 ‘포스트모던’, 즉 ‘탈근대’ 또는 ‘근대 이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21세기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는 이 시점에도 세상은 여전히 근대의 프레임에 갇혀 있을 뿐만 아니라 압축적인 근대화를 겪는 과정에서 전근대적 제도와 의식을 털어내지 못한 실정이다. 문제는 역사의 발전과 인류 전체의 행복well-being에 기여하리라 믿었던 근대의 가치들이 수시로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의 가치인 자유‧민주‧법치‧소비‧시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갖가지 퇴행의 모습을 우리는 날마다 지켜보고 있다. 그러니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가 농업혁명을 대사기극이라고 평가한 것처럼, 어쩌면 근대도 훗날 대사기극으로 평가받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런 의심을 안고서 기존의 통념을 뒤틀어보고 보편화된 상식을 거꾸로 보고 고정관념을 뒤집어보며 근대적 가치들의 참모습을 찾아 떠난 여행의 기록이다. 주로 책을 그 여행의 가이드로 삼았으나 때로는 영화, 드라마, 광고, 대중가요, 코미디 프로그램, 유튜브 영상과 동행하기도 했다. 역사의 발전을 의심하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신봉해온 근대의 가치들이 기존의 통념과 어떻게 다르며, 왜 수시로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볼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우리가 아는 근대는 거대한 사기극일 수도 있다 우리는 흔히 시대착오적인 현상에 ‘전근대’라는 딱지를 붙인다. 전근대는 근대 이전을 가리키고 근대의 가치들과 대척점에 놓여 있으므로 ‘근대’는 전근대에 비해 바람직한 발전 상태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근대적 가치들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자유‧민주‧법치‧소비‧시장을 꼽을 수 있으며, 이와 연동된 계몽주의와 자본주의 등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된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동력이 바로 계몽주의였으며, 프랑스 혁명을 이끈 주요 주체 중 하나는 부르주아 계층이었다. 그런데 그 부르주아들은 다수의 민중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한 새 세상을 열기를 희망하기보다 자신들의 이권을 철저히 지키며 스스로 새로운 귀족이 되기를 꿈꾸었다. 어쩌면 ‘부르주아의 배반’이 근대의 비극을 잉태한 씨앗인지도 모른다. 부르주아의 배반뿐이랴. 현재 우리는 자유‧민주‧법치 등의 퇴행을 날마다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유발 하라리가 농업혁명을 인류사의 대사기극이라고 모질게 평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근대의 가치들 역시 말만 번지르르한 거대한 사기극은 아닐까? ◆ 흥미로운 이력의 선장과 함께 돌아보는 근대라는 바다이 책의 저자 엄창호는 이런 문제의식과 함께 근대라는 바다로 우리를 이끄는 흥미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신고전파 일변도의 학풍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문학비평에 꽂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후 잘나가는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동안 “자본주의 전위대로서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해야 하는 과업에 늘 부담을 느꼈고, 이를 광고비평이라는 일종의 내부고발 행위로 이겨내려 했”으며, 지금은 근대 이후의 세상을 가늠하는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는데, 캐리커처 실력 또한 발군이다. 오랜 시간 고민해온 자신의 문제의식을 좀 더 넓은 층의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펴낸 이번 신간에서 엄창호는 우리를 배반해온 근대의 가치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자유주의를 시작으로 계몽주의, 자본주의, 부르주아, 소비주의, 민주주의, 법치까지 일곱 개 장에 걸쳐 분석한 후 근대가 무너뜨린 공동체의 복원에 대한 희망을 담은 8장과 한국 근대에 대한 낯선 시각을 다룬 9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각 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도 독립적인 체제를 갖추고 있어 아무 곳이나 눈길을 끄는 꼭지부터 읽어도 무방한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배어 있으며, 저자가 직접 그린 캐리커처를 감상하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부르주아를 바라보는 신선하고 독특한 시각저자는 근대가 내세우는 가치들의 실상을 마주하면서 특히 부르주아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되었는데, 다음과 같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유형에 재미난 꼬리표를 달아준다. 부르주아를 빼놓고 근대를 말할 수는 없다. 문제는 부르주아가 근대의 주역임은 분명하지만, 그 역할과 의미에 대한 해석은 시대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나만 해도 살아오는 동안 다섯 가지 유형의 서로 다른 부르주아를 만났다. 내 삶에서 다섯 가지 얼굴로 나타난 그 부르주아들에 각각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보았다. 만난 순서대로 그 이름은 ‘전교 1등 부르주아’, ‘날라리 부르주아’, ‘피도 눈물도 없는 부르주아’, ‘범생이 부르주아’, ‘허풍선이 부르주아’다. (129~130쪽)저자가 분류한 부르주아의 다섯 가지 유형은 학술적으로 공인된 용어가 아니라고 해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저자는 각 유형에 맞춤한 단짝을 붙여 설명하는데, 한국적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나 읽는 재미를 더한다. “세계사 교과서와 전교 1등 부르주아”, “1980년대 운동권과 날라리 부르주아”, “마르크스주의와 피도 눈물도 없는 부르주아”,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범생이 부르주아”, “유한계급과 허풍선이 부르주아”. 저자의 다음 설명을 들어보자. 부르주아가 근대를 연 주역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 부르주아가 어떤 부류인지가 중요하다. ‘날라리 부르주아’와 ‘피도 눈물도 없는 부르주아’는 속류 마르크스주의나 극좌 이념에 따라 악마화한 부르주아로, 이미 사망선고가 내려진 개념이다. ‘전교 1등 부르주아’와 ‘범생이 부르주아’는 자유주의 세력이 내세우는 부르주아로, 정치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현실적인 권력을 얻고 있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선악이라는 가장 단순한 흑백논리의 양극단에 있는 부르주아들로, 각자의 이념과 정치적 지향에 맞게 가공된 개념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허풍선이 부르주아’가 실체에 가장 근접한 부르주아상像이라는 데에 흔쾌히 한 표를 던진다. (151~152쪽) ◆ 근대 이후는 어떤 세상일까?저자는 근대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며 국내외의 다양한 책들은 물론 얼마 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인기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괜찮아유’라는 오래전 코미디 프로그램,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보일러 광고, 200만 부 이상이나 팔렸다는데 제대로 읽은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이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유명인들의 해설 유튜브 영상,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를 위시한 대중가요와 〈희망의 나라로〉 같은 가곡, 〈처음 만나는 자유〉와 〈국가부도의 날〉 등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각 장의 주제에 맞는 폭넓은 소재를 활용함으로써 자칫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내려앉을 뻔한 시소의 한쪽에 현실감 충만한 이야기보따리를 올려둔 것 같은 균형감을 확보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처럼 다양한 소재를 모두 접한 독자는 많지 않겠지만, 책 전체를 읽어나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것은 일관된 문제의식과 명료한 서술, 마음을 확 사로잡는 공감 포인트 등이 탄탄한 뼈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미건조한 각종 비평에 지친 독자라면 시간을 들여 찬찬히 곱씹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배반당한 근대를 넘어선 이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스스로 그려보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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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슈아 플레처.딘 스탓 지음, 오숙은 옮김
    • 여문책
    • 2024-02-19

    ◆ 유명 개그맨의 ‘공황장애’ 고백 이후10여 년 전에 한 유명 개그맨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털어놓아 세간을 놀라게 한 이후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숨이 잘 안 쉬어지고 곧 죽을 것만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는 그 증상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용기에 힘입어 다른 유명 연예인들도 공황장애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황장애는 한때 ‘연예인의 병’으로 불리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들도 이런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공황장애 환자가 4년 사이에 무려 44.5퍼센트나 증가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가장 강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불안장애는 건강염려증, 사회불안증, 광장공포증, 강박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범주가 있으며, 과호흡이나 호흡곤란, 심장 두근거림과 가슴 통증, 소화계와 수면 문제, 지나친 땀 흘림(발한), 안면홍조, 눈 떨림, 비현실감(이인증) 등의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동반한다.누구나 처음 이런 증상을 겪게 되면 자신에게 큰 문제가 생긴 것만 같아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며, 급격히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대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는 일이 잦아진 데다 변화의 속도 또한 너무 빠른 나머지, 세렝게티 초원에서 맹수들을 피해 살아남아야 했던 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끝없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불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그저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한 결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나와 있지만, 자신이 불안장애인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병원을 찾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는 경우는 제법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불안장애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감기 같은 질병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불안에 관한 책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일반인이 스스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지침으로 삼을 만한 대중서는 많지 않다. 『친절한 불안 상담소 - 불안장애를 극복한 두 심리치료사의 가이드』는 곧바로 정신과나 상담사를 찾아가기 망설이는 사람,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대상을 마주해야 하는 심리상담사나 교사, 자기 상태가 어떤 수준인지 궁금한 사람, 불안과 불안장애에 관해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 주변인이 불안장애로 고통받고 있어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펴낸 책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지금 당신은 불안한가? 세상에서 고립된 느낌이 드는가?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고 손에 흥건히 땀이 나며 호흡이 가빠오는가? 걷잡을 수 없이 몰아치는 온갖 생각에 휘둘리고 있는가?특히 “만약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러붙는가?중요한 일을 앞두고 왠지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에 시달리고 있는가?자신의 판단력이 못 미덥거나 금방이라도 공포감에 잠식당할 것 같은 느낌에 두려운가?불안 수준이 지나쳐 ‘공황장애’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안절부절못하는가?지금 너무 불안해서 미치겠다고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은가?자신의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불쑥불쑥 심리상담사나 의사를 찾아가고 싶어지는가?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임자를 제대로 만난 것이다.이 책이 당신에게 더없이 좋은 지침이 될 것이므로.우선 이 책의 저자들도 오랫동안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다가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위로와 희망을 얻고 완전히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들은 공황장애를 극복하면서 심리치료사 과정을 밟았으며, 인스타그램 공동체 플랫폼도 만들고, 책도 쓰고, 방송도 하고, 실제 상담도 하면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고 있다.그러니 일단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제아무리 심각한 불안장애라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불안 반응이 왜 일어나고 왜 필요한지 알게 되면 한결 마음이 놓이면서 지금 상황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오를 것이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심리 트레이닝병원에 가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뾰족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증에 대부분의 의사가 ‘스트레스’를 지목하는 것을. 그렇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불안’ 또한 마찬가지다. 인류가 처음 직립보행을 시작하며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던 때를 떠올려보자. 사방이 온통 위험하고 무서운 동물들로 가득했다. 동물만 위험했을까. 식물도 마찬가지였다. 아무거나 먹었다간 언제든 목숨이 위태로워졌을 것이다. 이런 엄혹한 진화의 과정에서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불안 반응이다. 그런데 지금은 과도한 불안 반응으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불안 또한 습관이라는 것!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야만 그나마 잠을 잘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에 반발심이 들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말한다. 불안 또한 흡연처럼 습관에 따른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게 대하고, 불안이 휘몰아쳐올 때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라고. 그러면 생각보다 금세 그 사나운 파도가 잦아들기 마련이며 평소 하던 일을 계속 하면 된다고. 불안은 우리 뇌의 아드레날린과 토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편도체(도마뱀의 뇌처럼 가장 오래되고 가장 빨리 작동하지만 별로 똑똑하지는 않은 부위)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생물학적 반응이므로 이 호르몬들과 신경계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만 갖추어도 불안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물론 전쟁이나 극단적인 참사 등을 겪어서 생긴 불안증이라면 심리상담사나 의사를 찾아가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극단적인 예외 상황 이외에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안 관련 증상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스스로 자기 상태를 점검해보고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극복 방법까지 제시한다. 그 모든 방법은 저자들이 이론서에서 보고 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보고 추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예컨대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상황 속에 ‘점진적으로’ 자신을 노출시키거나 아예 ‘홍수’가 덮치듯 한 번에 확 노출시키는 방법 등의 ‘노출법’을 소개하는가 하면, 지금 불안하다/불안하지 않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불안 자체를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살면서 낮은 수준의 불안을 느낄 때도 있고, 매우 심한 불안을 느낄 때도 있다. 일단 불안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매우 유익하며, 그것은 회복에도 정말 도움이 된다고 한다.스스로 자기 마음속에 갇혔다고 느낄 때, 생각이 너무나 빨리 치달릴 때, 마음이 마구 뒤엉켜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질 때, 일단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자가진단표’를 펼쳐서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점검해보자. 그다음 이웃의 친한 형이나 오빠가 들려주는 것 같은 친절한 조언에 귀 기울이며 불안이란 대체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지부터 알아보자. 급할 것 없다. 자가진단표의 점수가 예상보다 너무 높게 나와 더 두려워졌다면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책에서 알려주는 비법들 중 자신이 해볼 만하다 싶은 것을 적어두고 하나씩 실천해보도록 하자. 그래도 미덥지 못하다면 믿을 만한 심리상담사나 의사를 찾아가자. 어쨌든 나만 혼자 겪는 괴로움이 아니라는 것,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 스스로 해낼 수도 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내려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해낸 것이다!저자들은 불안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을 경험하며, 불안에 면역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렇게 보이는 일부 사람도 불안을 아주 능숙하게 감출 뿐이다. 불안은 나약함이 아니며 부끄럽게 여길 일도 분명 아니다. 자기 연민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인 회복에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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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커버이미지)
    [사회]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 제이슨 브레넌 지음, 홍권희 옮김
    • 아라크네
    • 2024-02-19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악마의 옹호자민주주의는 정말 완벽한 체제일까? 누군가는 이러한 질문 자체를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투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수많은 나라가 기어코 쟁취하기 위해 노력해 온, 우리가 아는 가장 평등하고 자유로운 정치체제다. 세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향해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사람들은 보통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이루어야 할 가치로 생각한다.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조차 없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훌륭한 정치체제이기는커녕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하는 정치학자가 있다. 무능한 민주주의를 비판한 제이슨 브레넌은 정치체제를 하나의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라는 도구가 우리를 해롭게 한다면, 그것을 과감히 버리고 우리를 이롭게 할 더 유용한 도구를 손에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유권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브레넌의 분류는 우리나라 정치 뉴스에서도 종종 인용된다.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큰 선거 뒤에 유권자를 호빗이나 훌리건으로 칭하는 정치 뉴스를 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유권자 구분의 원형을 제공한 것이 브레넌이다. 브레넌은 이 책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를 통해서 유권자의 유형을 호빗, 훌리건, 그리고 벌컨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더 나은 세상을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브레넌의 체제 도전적인 주장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다수의 사람이 당연하게 여기는 의견에 반대를 던지며 더 깊이 있는 토론을 끌어내는 사람을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라고 한다. 브레넌은 이 책에서 스스로 악마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수많은 이들이 완벽하다고 여기는 민주주의를 돌아보고 고찰할 수 있게 한다.민주주의를 해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철학적 고찰이 책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는 유권자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을 시작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반대를 시도한다. 먼저 호빗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 속 호빗족에게서 빌려 온 것으로,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 지식도 많지 않은 비투표자를 말한다. 이어서 훌리건은 스포츠의 광적인 팬을 뜻하는 그 훌리건과 동일한 의미다. 다만 이 책에서는 정치의 광적인 팬으로 쓰인다. 이들은 정치에 관해 확고한 신념을 지녔지만, 정치 지식을 편향된 방식으로 소비한다. 꾸준하게 투표하는 대부분의 유권자와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 그리고 정치인 대다수가 바로 훌리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벌컨은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뾰족한 귀의 벌컨족에게서 빌려 온 것으로, 아주 이성적인 유권자를 뜻한다. 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편향적이지 않으며, 증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브레넌에 따르면, 이상적인 민주주의 이론은 시민이 벌컨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브레넌은 대부분의 시민은 호빗 아니면 훌리건이며, 스스로 벌컨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사실은 훌리건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정치 참여는 호빗을 훌리건으로 바꾸고 훌리건을 더 나쁜 훌리건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정치 참여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성적인 유권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사실상 벌컨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는 결국 호빗과 훌리건이 주도하는 규칙이기 때문에 이론처럼 완벽하게 운영될 수 없다. 우리는 평등한 1인 1표를 통해 국가를 운영할 공직자를 공정하게 선출한다고 믿지만, 다수의 유권자가 잘못된 정치 지식이나 편향된 생각을 바탕으로 투표하여 모두에게 해로운 공직자를 선출하게 될 뿐이다.이 책은 민주주의를 혐오하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민에게 당신은 호빗인가 훌리건인가 묻기 위한 것도 아니다. 브레넌 역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대부분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민주주의는 우리 생각처럼 완전무결한 체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브레넌은 민주주의에 관한 수많은 학자의 연구 문헌을 분석하고 가장 최근의 정치 이론을 꼼꼼히 살피면서,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어 나가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문제 제기의 결과물브레넌은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에피스토크라시epistocracy, 즉 ‘지식인에 의한 통치’를 제안한다. 에피스토크라시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참정권 제한제’는 충분한 지식을 갖춘 이들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는 것이다. 혹은 ‘복수 투표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복수 투표제를 시행하면 민주주의처럼 모든 시민이 투표할 수 있지만, 더 유능한 시민에게는 투표권이 추가로 주어진다. ‘선거권 추첨제’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선거권 추첨제에서는 어떤 시민도 투표권이 없으며, 선거 직전에 추첨을 통해 예비 유권자를 선발한다. 물론 이러한 제도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숙의와 합의가 필요하며, 특정한 사람에게 선거권을 주기 위해서는 유권자 능력 시험 등의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민주주의에 반대한다』에는 수많은 정치학자의 문헌이 등장하고, 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문제 제기가 뒤따른다. 브레넌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도 최신의 정치학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 일상적이고 친숙한 인물과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점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파이프 수리에 관한 배관공의 판단력이 더 뛰어나며, 항공기 조종사의 조종 능력이 더 뛰어나듯이,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도 분명 더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판단력을 갖춘 전문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가정이 등장한다.에피스토크라시가 정말 민주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 자체를 반드시 지켜야 할 숭고한 이념으로 여길 이유가 없다는 브레넌의 생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때때로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 자체를 가장 정의로운 일 중 하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역시 시민의 삶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물건을 고를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값어치 있는 물건일수록 고민은 더 깊어진다. 자동차나 집을 사기 위해 장단점을 고려해 보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왜 자동차나 집보다 중요한 정치체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시간이 흐르면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더욱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출시되는 것처럼,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체제는 결코 등장할 수 없는 걸까?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한 정치체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도구를 잘 마련하는 것일지 모른다. 이 책은 모두가 공평하다고 여겨지는 시민사회 속에서 불합리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공감을 불러올 만하다. 또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분열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꼭 한번 숙고해 볼 만한 담론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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