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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현세자 독살사건 - 조선이 숨긴 마지막 진실을 파헤치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소현세자 독살사건 - 조선이 숨긴 마지막 진실을 파헤치다
    • 이수광 지음
    • 더스토리
    • 2023-04-14

    인조는 왜 그렇게 세자를 못 미더워했을까?군주가 되었어야 할 개혁가, 소현세자의 기이한 죽음의 전말이제 역사가 그 물음에 답하라! 누가 소현세자를 독살했는가? 풀리지 않은 조선왕조 최고의 미스터리▶ 역사 속 인물 ; 소현세자 (1612~1645) 《조선왕조실록》에는 소현을 인조의 장자, 어머니는 한준겸의 딸 인열왕후(仁烈王后), 효종의 형, 1625년에 세자로 책봉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소현은 아우인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 이후 9년간을 심양의 세자관에 머물렀다. 단조로운 고국에서의 생활과 달리 무척 바쁜 심양 생활을 하며 소현세자는 조선과 청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그 나라의 고관들과 친분을 맺었다. 또 뇌물 외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청과의 무역이나 둔전(屯田) 경영에 참여하여 재력을 비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조선인 포로를 구출해냈다. 부인인 세자빈 강씨는 영리하고 사업 수완이 좋았다. 그래서 외교 문제는 소현세자가, 경제 문제는 세자빈 강씨가 주도했다. 청은 몽고 각지의 행사에도 세자 부부를 초대했고 정기적인 연회에도 참석시켰다. 그러나 그 이면에 조선에서 지원병 물자를 받으려는 속셈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를 조선에 보고해야 하는 소현세자는 항상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1644년, 마침내 청은 북경을 차지했고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자살했다. 더 이상 청은 조선의 왕세자를 인질로 묶어 둘 이유가 없었고, 소현세자는 조선으로 귀국했다. 오랫동안 인질 생활을 마치고 조선에 귀국했지만, 인조는 소현세자를 반기지 않았다. 중원을 차지한 청의 힘을 지켜 본 소현세자는 인조와 다른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현세자는 같이 볼모로 잡혀갔던 동생 봉림대군에 비해 청나라의 정세를 정확하게 파악했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그리하여 두 아들에 대한 인조의 대우는 극명하게 달랐다. 청나라에서 돌아온 봉림대군은 청 세조를 멸시했고 볼모로 잡혀간 조선인을 데리고 왔다고 고했다. 하지만 소현세자는 청 세조는 도량이 넓은 군주이며 새로운 문물을 내보이며 그가 아끼던 벼루를 얻어 왔다고 했다. 이에 인조는 그 벼루를 소현세자 얼굴에 집어던졌다고 한다. 광해군의 외교정책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킨 인조와 서인세력은 소현세자의 태도에 불만을 품었다. 차차 인조에게 있어, 소현세자 내외는 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대상이 되었다. 더군다나 소현세자 내외가 귀국하기 전부터 청나라를 부추겨 부친인 인조를 심양으로 보내려는 공작을 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인조는 청이 왕위를 세자에게 양위하라고 할까 봐 불안해했다. 이처럼 인조의 냉대를 받던 소현세자는 결국 병을 얻어 급사했다.▶ 내용 소개 미르북컴퍼니에서 베스트셀러 역사소설가 이수광의 《소현세자 독살사건》을 펴냈다. 조선 인조 시대, 권력 때문에 아들과 손자를 죽이는 비정한 국왕 인조, 남편과 자식을 잃고 통곡하는 세자빈 강씨, 권력의 화신 조소용과 김자점 등 실존 인물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소설을 더욱 다채롭고 생동감 있게 장식한다. 현재까지도 전대미문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우리의 역사, 소현세자 독살사건. 숨은 진실을 추적하는 강호들의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임금이 수라를 들면 시종하던 궁녀들은 독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은채로 먼저 음식을 조심스럽게 찔러본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전복구이를 찌른 상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은채가 검게 변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조선 역사의 기록과 달리 소현세자가 독살되었다는 정설이 있다. 당시 조선의 정계에서 청나라를 배척하는 분위기와 인조가 불안해한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인조가 후궁 조씨와 김자점을 시켜 소현세자를 독살한 것은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인조 실록은 소현세자의 주검은 까맣게 변해 있었고 7군데 혈(穴)에서 출혈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보통 사약을 마시고 사망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세자가 사망하면 치료를 맡은 어의가 문책을 받게 되는데 인조는 오히려 그를 두둔했다고 전해진다. 소현세자가 죽은 뒤 인조는 왕권 강화 차원에서 세손(世孫, 소현세자의 장자)을 폐위하고 봉림대군(효종)을 세자로 책봉했다. 인조는 소현세자의 부인인 강빈에게도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 역시 임금의 수라상에 독을 넣었다는 혐의를 받고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리 정설이 존재한다고 해도 진실은 알 수 없다. 역사는 소현세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밝히지 못했다. 그렇기에 소설에서 작가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들춰내고, 진실을 추적하는 강호들을 만들어낸 까닭이 분명해진다. 현재, 현실에서 맞닥트리는 갖가지 사건 속에 감춰진 숨은 진실도 마치 소현세자의 죽음과 같다는 주제 의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진실과 거짓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엉켜 있는 듯한 수많은 사건을 겪는다. 진실인 줄 알았는데 거짓이고, 거짓인 줄 알았는데 진실인 상황과 마주할 때마다 수많은 이가 희생당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살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치밀하고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역사와 상상이 결합된 퓨전 역사극의 결정판! 빠르고 긴박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주옥같이 아름다운 한시가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동양화처럼 서정적인 풍취를 돋운다. 독자들은 역동성과 서정성을 겸비한 이 소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실화와 픽션의 절묘한 조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구성, 책장을 펼치는 그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문체와 이야기 전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개성 강한 주인공. 베스트셀러 역사 소설가 이수광이 또 한 편의 역작을 만들어냈다. 많은 독자가 박수를 보낼 퓨전 역사극의 결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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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수상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1
    • 문라이트
    • 화이트홀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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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수상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2
    • 문라이트
    • 화이트홀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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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백의 비명 - 정이담 장편소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순백의 비명 - 정이담 장편소설
    • 정이담 지음
    • 아작
    • 2023-04-14

    “내가 네 엄마였으면 좋겠다. 아니면 네가 내 엄마 하든가.”데뷔작 퀴어 로맨스 《괴물 장미》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정이담 작가의 성장 사변 소설엄마에게 상처받고 버려진 두 소녀의 모성 콤플렉스 극복기거리 곳곳에 얼굴 없는 여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만 어떤 기계에도 촬영은 되지 않는 기묘한 존재들. 처음에는 괴담 취급을 받았지만 이제 얼굴 없는 여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 도시는 공포에 휩싸인다. 만질 수도 없고, 대화를 할 수도 없는 이 존재들을 두고 사람들은 “유령이다” “반물질이다” 설왕설래하지만, 얼굴 없는 여자들은 사실 태어난 곳이 따로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선우원’이라는 보육원의 양곡창고. 평화롭기만 해야 할 보육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로맨스릴러 공모전에서 《괴물 장미》로 우수상을 받으며 데뷔한 정이담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 이제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아주 오랫동안 ‘보호종료아동’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웠던, 두 소녀의 모성 콤플렉스 극복 이야기. 엄마로부터 칼로 찔리거나, 물에 빠뜨림을 당해 죽을 뻔했던 두 소녀는 엄마라는 존재를 늘 부정하면서도 또 꿈꾼다. 부재가 남긴 치유할 길 없는 이 콤플렉스를 극복하려 애쓰는 두 소녀는 보육원이 존폐를 위협받고 보육교사들마저 해고당하며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두 소녀는 과연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내가 네 엄마였으면 좋겠다.”“징그러운 소리.”“아니면 네가 내 엄마 하든가.”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이렇게 숨도 못 쉬고, 숨죽여 읽은 소설은 오랜만이다. 게다가 ‘엄마’라는 단어가 이처럼 많이 나오는 작품을 근래 또 읽었는가도 싶다. 리뷰를 위해 파일로 작품을 먼저 받은 터라 검색해보니 이 소설에는 ‘엄마’라는 단어가 184번 나온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때로는 그리움의 대상이고, 때로는 애증의 대상이며, 때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인 엄마. 하지만 정이담 작가의 소설 속에서 이 ‘엄마’는 자식을 죽이려 했고 끝내 버린 엄마다. 2019년, 정이담 작가는 가부장의 폭력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삶을 지탱하고 성장해 나가는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퀴어 ‘로맨스릴러’ 《괴물 장미》로 데뷔했다. 그리고 불과 한 해 만에, 사고로 가족을 잃은 두 주인공이 서로의 상실을 치유하는 감각적인 SF 《불온한 파랑》으로 독자를 놀라게 하는가 싶더니, 자신의 진짜 삶을 기록하려는 욕망 속에서 성장한 소녀 선과, 인어증후군을 가진 동갑내기 룸메이트 율의 이야기를 다룬 SF 《순백의 비명》으로 돌아왔다. 《순백의 비명》을 SF라고 소개했지만, 여기서 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이라기보다는 사변소설(Speculative Fiction)의 약어에 가깝다. 하지만 작가가 말한 대로 과학소설이면 어떻고 사변소설이면 무슨 상관이며 하다못해 소설이 아니면 또 어떻겠는가. “버림받았다”는 공통의 기억 속에서 성장한 두 소녀의 이야기는, 순백색의 심상 속에서 지독하게 맵고 쓴 맛을 낸다.금빛 장미, 불온한 파랑, 그리고 순백의 이팝나무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선은 갓난아기 때 베이비 박스에 담겨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선우원에서자랐다. 보호 종료를 1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의 봄을 맞이한 선은, 보육교사 이모 두 사람과 로봇 이모 세 대가 분주하게 아이들을 돌보는 선우원에서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을 통솔하고, 선천적인 장애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동갑내기 룸메이트 율의 일상을 돌봐야 한다. 그런 선우원에서의 일상이 그려지는 도입부는 마치 《키다리 아저씨》의 도입부, 우울한 수요일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선과 율에게는 나이 든 아이를 입양해 가겠다는 양부모도, 웃는 얼굴이 더 예쁘다고 말해주는 동산 위의 왕자님도, 부유한 키다리 아저씨도, 갑자기 대학에 가게 되는 기적도 없다. 그나마 율은 공부를 잘해서 대학 졸업 때까지 기한을 미룰 수 있지만, 선은 지금까지 다른 언니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선우원을 떠나야 한다. 선은 선우원을 떠날 날에 대비해 다섯 번이나 은행에 방문해 겨우 통장을 만들고, 어렵게 독립 자금을 모은다. 선은 갓난아기 때 엄마가 옆구리를 칼로 찔러서 자상을 입은 채 발견되었고, 장애를 안고 태어난 율은 이곳에 오기 전 엄마가 물에 빠뜨려 죽이려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옛 가족을 잊고 새로운 사람들과 가족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자라난 아이들, “무엇을 가족이라 부를지 재설정”해야 하는 이 아이들에게 있어, 가족이란 혈연이 아니라 눈물로 이어진 인연이고, “열 명의 이모와 사십 명의 친구들, 로봇 이모, 그리고 이팝나무”다. 선우원에 와서,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지나 더 이상 가족들이 자신을 찾지 않음을 인정할 무렵, 아이들은 화단 구석에 제 이름을 단 식물, 주로 이팝나무 가지를 하나씩 심어 키우며 이곳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괴물 장미》를 지배하는 심상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화려한 금빛 장미고, 《불온한 파랑》을 지배하는 심상이 지구의, 바다의, 혹등고래의 푸른 빛이라면, 《순백의 비명》을 지배하는 심상은 선우원 마당에 뿌리를 내린 커다란 이팝나무 같은 흰 빛이다. 아이들이 엄마처럼 의지하는 이팝나무의 하얀 꽃, 마치 베이비박스처럼 하얀 양곡 창고와, 쌀알처럼 매끈한 얼굴을 한, 얼굴 없는 여자들의 새하얀 유령들까지. 얼굴 없는 여자들은 어디에서 왔는가고단한 삶 속에서 아이를 버린 엄마들, 계약직으로 들어와 고된 노동을 감당하는 보육사들, 나이가 들어 이곳을 떠난 뒤 힘들고 가난하게 살다가 보증금 사기를 당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언니, 그리고 이곳의 아이들. 그들은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했지만, 이곳의 남성들은 그렇지 않았다. 과거 어떤 남자직원은 아이들을 성추행하다가 쫓겨나기도 했고, 지금 있는 남자직원은 재단 측과 손을 잡은 채 자신이 노조 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선다. 아이들을 학대하고 보호사들에게 횡포를 부렸던 원장은 임기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선우원에 눌러앉아 권력을 휘두른다. 그리고 국가는 권력을 쥔 쪽의 폭력을 방임하고, 여성과 약자 그리고 미성년자의 생존 투쟁을 아주 손쉽게 죄로 규정한다. 권력과 손잡은 국가가 미성년자인 선과 율에게도 거침없이 폭력을 휘두르던 날, 양곡 창고에 떨어진 선은 마치 자신의 관념 속 어머니처럼 칼을 든, 얼굴 없는 여자를 본다. 그리고 그날 이후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만 어떤 기계에도 찍히지 않는, 얼굴 없는 여자들이 세상에 나타난다. 정이담 작가는 《괴물 장미》에서 뱀파이어 바네사의 입을 빌려 말했다. “백 명의 여자가 죽으면 한 명의 괴물이 탄생해. 천 명의 여자가 살면 한 명의 삶이 돌아온단다.”그리고 이 책 《순백의 비명》에서 ‘얼굴 없는 여자들’은 기억되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밀려난 여자들의 다른 이름이다. 그들은 이모들이 끌려가고 아이들이 방치된 선우원의 흰 양곡 창고 안, “부서진 로봇 이모와 쌀, 꽃, 이모들의 빈자리, 우리의 비명 속”에서 태어났다. 선우원의 아이들과 이모들, 봉사자, 후원자, 선우원 졸업생, 도배 아저씨와 떡볶이집 아주머니 같은 사람들의 연대가 선우원을 지탱하고, 돈과 권력으로 그들을 찢어놓으려는 세상에 균열을 내듯이, 얼굴 없는 여자들은 연대자들의 표정을 비추고, 산 사람들에게 여자들이 본래 가졌어야 할 얼굴과 역사를 떠올리게 하며 세상에 균열을 낸다. 유령으로도, 반물질로도 불리는 그들은 살아 있는 이들의 거울이다. 마치 선과 율이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듯이.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람그 시간 속에서, 선의 역할은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람이다. 종교적으로 말하자면 복음의 기록자와 같다. 정이담 작가는 기독교적 모티브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뱀파이어 퀴어 로맨스였던 《괴물 장미》에서는 뱀파이어 바네사에 예수의 심상을 덧입혔다. 《불온한 파랑》의 푸른빛은 성모 마리아의 푸른빛을 연상하게 한다. 이는 《순백의 비명》에서 인어증후군을 앓고 있는 율이 유일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인 물속과도 연결된다.또한 《순백의 비명》에서 선이 기록하는 것은 이모들의 이야기다. 선은 이모들의 부재는 존재적 재앙이라고 말한다. “지옥은 신의 부재”라는 말이 이 이야기에 적용된다면, 이곳의 이모들은 신, 혹은 신의 대리자다. 그리고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고 키우고 보호하는 신의 사랑을 받는 아이인 선은, 자신의 옆구리에 남은 흉터와 인어의 꼬리처럼 붙어 있는 율의 다리에서, 희생에 대한 두 모티프를 떠올린다. 선에게 있어 자신을 찌른 엄마의 날붙이는 제 아이를 제물로 바치려던 아브라함의 칼이요, 인간이 되려면 왕자를 죽여야 한다는 말과 함께 언니들이 인어공주에게 쥐여 준 칼이다. 그리고 선의 앞에 나타난 얼굴 없는 여자는, 마치 이팝나무 꽃 같은 쌀들이 들어 있는 양곡 창고에서 자신의 일부를 깎아 다른 여자들을 만드는 그 거대한 아키타이프는, 선이 상상하던 엄마의 형상처럼 칼을 들고 있다. 아브라함이 거대한 가부장인 신의 명령에 따라 자식에게 칼을 겨눴듯이, 어떤 세상은 제물의 희생으로 굴러간다. 내가 네 엄마였으면 좋겠다. 아니면 네가 내 엄마 하든가.희생자인 여자의 운명은 다시 어린 딸의 희생으로 이어진다. 질곡 같은 운명의 유전이다. 선의 엄마가 자신의 출산을 없었던 일로 되돌리려는 듯 갓 태어난 아기를 죽이려 했듯이, 율의 엄마가 장애를 안고 태어난 딸을 물에 빠뜨려 죽이려 했듯이. 하지만 제물들의 행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던 선은, 율을 통해 그 질곡에서 벗어난다. 신과 운명의 명령에 순종하며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어공주는 자신이 구원받기 위해 왕자를 찌르지 않는다. 환상 속에서 엄마를 만났던 선도 마찬가지다. 선이 절대적인 운명처럼 느껴졌던 칼을 버리고 아이를 안아 들었을 때, 그 고통과 희생의 대물림을 끊기로 했을 때, 엄마는 그가 두려워한 얼굴 없는 여자가 아닌, 선우원의 앞마당에서 아이들을 품어주던 커다란 이팝나무 고목이 된다. 용서하고 극복하며, 선은 실체 없는 존재에 대한 애증으로 괴로워하는 대신, 율과 함께하기로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다른 이의 고통을 위해 울고, 용기를 내어 연대하며, 아이를 찌르지 않고도 믿음을 증명하는 길을 찾는다. 기댈 곳 없고, 갈 곳 없는 두 소녀는 끝내 자신을 버린 엄마를 갈망하는 대신, 자신이 상대를 버리지 않는 누군가가 되기를 선택한다. “내가 네 엄마였으면 좋겠다.”“징그러운 소리.”“아니면 네가 내 엄마 하든가.”― P. 104태어나자마자 옆구리의 상처로 엄마에게서 처절하게 분리되었던 선은, 이제 성인이 되어 선우원을 다시 나서게 된다. 선이 이팝나무 가지에 손가락을 베이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그가 정말로 어머니의 집을 나와 탯줄을 끊고 터뜨리는 첫울음이다. 아마도 선은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엄마도, 이모들도 부재한 삶을,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밀고, 용기를 주고, 그리고 율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을. 가끔씩, 요즘은 전보다 더 자주,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탯줄을 질질 끌고 다니는 것 같은 사람들을 본다. 그런 이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선과 율은 이제 엄마를 버리고, 또 엄마에 대한 상실감과 부재마저 지워나가며 진짜 어른이 될 것이다. 그들은 엄마를, 혹은 엄마의 대체를 찾기보다는 서로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며 유년으로부터 아주 떨어져 나가 온전히 서로를 보게 될 것이다. 결혼을 한다는 건 여섯 명이 한 침대에 눕는 거라는 끔찍한 이야기가 농담처럼 오가는 세상에서, 이보다 온전하게 단 둘만이 함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전혜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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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쉐도우 머니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쉐도우 머니
    • 맥 레이놀즈 지음
    • 위즈덤커넥트
    • 2018-09-21

    미리 보기그와 비슷한 연봉을 받으며 그가 사는 지역의 사람들 중 로렌스 울포드의 연령대에 속하는 비즈니스맨들은 트위드 자켓를 입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트위드 자켓를 입지 않는 사람들은 뭔가 괴짜라는 평판을 얻기 마련이었다.집을 나서는 로렌스 울포드 역시 트위드를 입고 있었다. 오늘 아침이 그의 트위드가 처음 바깥 빛을 본 날이었다. 로렌스 울포드가 속한 소득층의 잘 나가는 젊은 비즈니스맨들이 선호하는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가 만든 핸드 메이드 자켓이었다. 영국이나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나 의류 브랜드는 잊혀진 지 오래였다.로렌스는 자신의 집에서 느긋하게 걸어 내려오며 도로변에 세워 둔 자신의 스포츠카를 바라보았다. 연식도, 모델도 구식인 차였다. 새 모델로 바꿀 시기가 지난 지 오래였다. 그가 속한 계층으로서는 창피한 일이었지만, 그는 그 차를 좋아했다. 하지만 동료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괴짜라는 평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지난 번 캐리 맥카터 국회의원이 뭐라고 했던가? \"괴짜는 2등 시민이 되기 위해 첫 발을 뗀 자이다.\"로렌스가 스포츠카 앞 좌석에 미끄러지듯 앉으며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고 부드럽게 엑셀을 밟았다. \'더 나은 워싱턴\' 시내가 그의 행선지였다. 이론적으로 그에게는 4일의 휴가가 더 남아 있어야 했다. 휴가 중인 그를 갑자기 불러들인 국장이 뭘 원하는지가 궁금했다. 문제가 생기면 항상 불려 다니는 것은, 국장이 애호하는 \'문제 해결사\' 중 한 명으로서 겪는 어려움이었다. 로렌스 울포드는 현장 업무를 그만 두고 내근 업무로 옮겨 승진도 하고 급여도 더 받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주차창에 차를 넣어둔 후 로렌스는 자신의 격에 맞게 2등급 직원 전용 입구로 들어갔다. 내년에는 그 옆의 1등급 문으로 들어가리라 자신에게 말하며.국장의 사무실에 로렌스가 들어서자 비서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로렌스 씨. 안녕하세요. 휴가가 줄었다고 들었어요, 유감이에요.\"라베른 포크는 귀여운 외모를 가졌지만,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재였다. 마치 나폴레옹과 그의 군대처럼 정확하게 일할 수 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부서 내 모든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괴짜였다. 예를 들어, 스타일은 유행을 타기 마련인데 라베른은 편안한 복장만 입고 다니면서 자기만의 머리 스타일을 고집했으며, 직장에서 굽이 낮은 워킹화를 신었다. 사실, 그녀는 상대가 친절하거나 말거나 언제든지 누군가를 향해 으르렁댈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녀가 그 유별난 성격 때문에 승진의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울포드가 인사를 건넸다. \"라베른양, 안녕하세요. 국장님이 저를 기다리고 계신 것 같군요?\" \"네, 맞아요. 바로 들어가세요 로렌스 씨.\"그녀는 그가 국장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쳐다 보았다. 로렌스 울포드는 30대 총각 치고는 괜찮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책상 위의 보고서들을 보며 눈을 찡그리던 국장이 그의 현장 요원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로렌스.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게나. 기다리면서 이것 좀 보게.\"국장이 로렌스에게 지폐 한 장을 건네주었다.로렌스가 지폐을 건네 받고서 편안한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앞뒤로 지폐를 훑어보았다.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50달러짜리 지폐였다.국장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보고서들을 책상 서랍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가 울포드에게 말했다. \"휴가를 단축시켜서 미안하네, 로렌스. 월트 포스터에게 업무를 넘길까도 생각했지만, 그 친구는 자네만한 실력이 없어.\"로렌스는 약간의 일상적인 칭찬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가장 가까운 라이벌에 대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월트는 좋은 사람입니다, 국장님. 그런데, 어떤 문제가 발생한 건가요?\"\"그 50달러 지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국장의 문제 해결사는 지폐를 내려다보았다. \"생각할 게 뭐가 있죠?\"국장은 끙끙거리며 책상 서랍을 열어 지폐 한 장을 더 꺼냈다. \"여기, 이것도 좀 봐 주게.\"다른 50달러 지폐였다. 로렌스 울포드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눈살을 찌푸렸다.\"일련번호를 살펴 보게.\"국장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일련번호가 같았다.로렌스가 국장을 놀란 눈으로 국장을 올려 보았다.\"위조군요. 어떤 게 가짜죠?\"\"그게 바로 내가 알고 싶은 거야.\" 국장이 말했다.로렌스 울포드가 자신의 상사를 쳐다보고, 눈을 한 번 깜박이고는 지폐를 다시 보았다.\"훌륭한 작품이지.\" 국장이 말했다.\"하지만 이것이 저희와 무슨 상관이죠. 국장님? 위조에 관한 문제는 재무부 특수 수사과 관할 아닌가요?\"\"맞아. 관할 건 때문에 오히려 그쪽에서 우리에게 요청을 했네. 국제적 파문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듯 해.\"이제 이야기가 좀 진전 되었다. 로렌스 울포드는 지폐 두 장을 책상에 내려놓고 의자에 기대어 국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국장이 말했다.\"2차 대전 때 나치들이 미국과 영국 지폐를 발행했던 거 기억하나?\"\"그때 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죠.\"\"그 일에 관해 읽어봤을 거라 생각했네. 어쨌든 당시 나치 정부가 가진 자원으로는 세계 어떤 화폐라도 완벽하게 위조할 수 있었지. 기술, 장비, 자금까지 모두 갖추고 있었으니까. 독일에서는 동맹국들의 재정 기반을 흔들어놓을 생각으로 달러와 파운드를 수억 장씩 발행하기도 했지.\"\"왜 성공하지 못했죠?\"\"첫 번째는 보급이 잘 안되었다는 점 때문이지. 하지만 상당히 대량의 위조 지폐가 유통되기는 했어. 한때는 정부의 경각심이 매우 높아져서, 독일이 복제할 가치도 두지 않았던 2달러 지폐를 제외하고는 멕시코를 통해서 들어 오는 모든 지폐를 사용 금지한 적도 있었지.\"울포드는 그 말을 들으면서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근데, 그것이 지금 상황과 무슨 상관이죠?\"국장이 말했다. \"추측일 뿐인데, 둘 중 하나는 위조 지폐이지만 복제 기술이, 알려진 어떤 위조 기술자도 흉내내지 못할 수작이야. 재무부 쪽에서는 이 지폐가 해외에서 들어온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어디에서 들어 왔는지 궁금해 하더군. 만약 이것이 외국 정부의 사업, 특히 러시아나 다른 적성국의 사업이었다면 그들의 우려를 이해할 만하지.\"\"네, 국장님.\" 울포드가 말했다. 그는 똑바로 앉아 다시 지폐 두 장을 관찰했다.\"재무부에서 한 장이 위조 지폐라는 건 어떻게 발견한 거죠?\"\"순전히 운이야. 가진 거라곤 직관적 기억력 밖에 없는 은행원이 50달러 지폐 다발을 하나씩 확인하다가 알아낸 거야. 50달러 지폐가 흔히 쓰이는 지폐는 아니지 않나. 일련번호가 같으니 복제된 지폐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된 거야.\"\"그리고는요?\"\"복제가 너무 완벽하게 되어서 재무부에서도 한 바탕 난리가 났었어. 위조한 쪽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부족했다면 이런 완벽한 위조는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 그쪽 판단이야. 사용된 각인이나 종이, 문양 등이 모두 완벽하게 동일해. 위조 전문가들도 위조 지폐를 보급하기 전에 인공 제지 같은 것을 혼용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기 마련이라는데 이것은 그런 흔적조차 없이 완벽하지.\"\"이건 제 선에서 해결될 일이 아니네요. 더 조사한 내용은 있나요? 위조지폐를 얼마나 더 발견했죠?\" 로렌스 울포드가 말했다.\"IBM 쪽에서 최신 장비와 그쪽 전문가들을 통해서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재무부 특수 수사과에서 이 지역 모든 은행과 정부 기관의 모든 50달러짜리 지폐를 확인했는데 지금까지는 10장밖에 찾지 못했네.\"\"그리고 다른 도시들은요?\"\"전혀. 워싱턴에서만 돌았어. 이 사실만으로도 의심스럽지. 이 위조 지폐들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겨우 한 뭉치 정도만 유통한다는 것은 말이 안 돼지. 아마 더 있을 거야. 로렌스, 이 정도 제조 기술이면 위조 지폐를 가지고 당당하게 은행에 들어가서 바꿔 달라고 요구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네.\"\"와우!\" 로렌스가 휘파람을 불었다.\"정말일세.\"\"그럼 지금 국장님 말씀은, 러시아나 다른 적성국이 우리를 대상으로 악의적인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추측 때문에 제가 재무부 관료들과 함께 일하길 원하신다는 거죠?\"\"그래, 로렌스. 바로 그거야. 이 일을 맡아주고 내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보고해 주게. 지원이 필요할 때마다 월터 포스터나 다른 요원들을 보내 주겠네. 이 일은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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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뢰딩거의 아이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슈뢰딩거의 아이들
    • 최의택 (지은이)
    • 아작
    • 2022-02-24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작100편 넘는 SF 장편소설 응모작 중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 선정!선천성 근위축증으로 평생을 휠체어에 앉아 세상을 바라본 작가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소외된 존재들을 위해 세상에 던지는 질문!“그런데 왜 유령이어야 하죠?” 선천성 근위축증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휠체어를 타고 학교를 다녀야 했던 최의택 작가는 고등학교 때 큰 수술을 받고 후유증으로 학교를 중퇴해야 했다. 그리고 종일 누워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학교에 다닐 때도 싫어했던 국어 시간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하루에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서너 시간을 꼬박 글 쓰는 데 매달려 1년을 꼬박 써서 습작 장편을 완성했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10년이 되었고, 스티븐 킹과 정유정을 좋아하던 최의택 작가는 2019년 정보라의 글을 읽고 SF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에서 100편이 넘는 응모작 가운데 대상을 수상하며 마침내 세상에 나섰다. 대상 수상작인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취급을 받는 소수자들을 위해 쓴, 그리고 소수자의 목소리를 최의택 작가가 옮겨 쓴 “지금, 여기, 우리”들의 이야기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김초엽 작가, 민규동 영화감독, 이다혜 기자로부터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며,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2050년대 근미래 대한민국, 세계 최초의 완전몰입형 가상현실 중고등학교 ‘학당’이 문을 열고 이제 학생들은 모두 자신만의 ‘아바타’의 모습으로 실제 학교와 똑같은 모습의 ‘학당’에 등교한다. 그런데 학생들 사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 같은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그 유령의 정체는 ‘학당’의 두 번째 입학식 날 놀라운 사건과 함께 밝혀지게 되지만, 작가가 ‘청소년 범죄소설’이라고도 부른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달리 바라보게 만드는 성공적 SF!”— 김초엽, 소설가“섬세하게 세공된 소설의 맛과 SF가 그려주는 새로운 세계의 묘한 멋, 모두 만족”— 민규동, 영화감독“기술이 발전해도 해결되지 않는 소수자 배제라는 이슈와 그에 맞서려는 학생들의 이야기”— 이다혜, <씨네21> 기자<출판사 서평>현실의 문제를 다루는 소설만의 방식한국 최초의 장편 SF 《완전사회》를 쓴 문윤성 작가를 기리는 ‘문윤성 SF 문학상’ 공모전, 그 첫 회에 무려 100편이 넘는 장편 소설이 투고되었다. 특정한 경향성을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다채로운 작품이 접수되었고, 특히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각각의 개성과 다양성이 두드러졌다. 심사위원들이 본심에 올린 작품들을 살피면서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이 작품들이 동시대의 독자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가,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있고 서사가 잘 짜였는가, 그리고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 나눌 만한 의미 있는 이야기인가 하는 것이었다. 현대 SF가 다루는 이야기는 소재와 서사, 주제 등 그 범위가 놀라울 정도로 확장되어가는 추세다. 따라서 작품을 폭넓은 의미에서 SF로 읽을 수 있다면 이 작품이 ‘더’ 장르적인지를 판별하기보다는 작품이 지닌 이야기로서의 매력을 중점적으로 살폈다.본심작들은 각각 고유한 개성을 가진 좋은 작품들이었지만, 대상작으로 선정하기에는 한두 가지의 치명적인 단점이 눈에 띄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심사위원 모두가 “아, 이 작품은 당선이 되어도 정말 아쉬움 없이 좋겠다.” 하고 동의하는 작품이 있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슈뢰딩거의 아이들》이다.《슈뢰딩거의 아이들》은 ‘학당’이라는 가상현실 교육 시스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10대 인물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경쾌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재미를 짧은 한두 줄로 소개하기는 어려운데, 그것은 이 소설의 특징이 언뜻 흔해 보이는 소재와 배경 설정을 채택하면서 동시에 독자의 이 설정에 대한 기대, 혹은 편견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작품의 초반부를 읽기 시작했을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임, 가상현실, 학원물,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는 동아리 등은 서브컬처에서 이미 흔히 다루어져 온, 인기 있는 클리셰이기 때문에 과연 그것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으며 읽어나갔다. 그러나 그 의구심은 초반부를 지나며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보편적인 소재들을 새롭게 조합하여, 기존 이야기들에서 좀처럼 다루어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이야기 중심에 데려오는 방식으로 독자의 기대와 편견을 비껴나간다.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다.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이 단지 그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고, 뚜렷한 개성과 매력을 드러내며 살아있는 듯 움직인다. 특히 인물의 장애와 질병이 대상화되거나 낭만화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삶과 내러티브, 정체성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혼입되어 있다. 근래 다양성을 추구하는 여러 이야기 매체에 남는 아쉬움이 바로 인물의 장애와 질병을 다루는 방식이었는데, 많은 창작자와 함께 읽고 고민하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캐릭터 조형이었다. 인물들의 고민과 내적 결핍과 세계와의 갈등을 충분히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과감하게 드러내는 그 방식 덕분에,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소설 속 인물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정말로 한때 노아와 수리 선배와 함께 동아리를 했던 것처럼, 하랑 누나와 아주 가깝게 지냈던 것처럼 생생한 느낌이 남는다. 이야기는 끝나도 이 세계 속의 인물들은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을 것 같은 그 생동감이, 《슈뢰딩거의 아이들》을 대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슈뢰딩거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독자는 분명히 아직 실현되지 않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의 어떤 부분들이 우리의 현실과 분명하게 겹쳐진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이를테면 장애인 통합교육과 탈시설 같은 사안들이 그렇다. 그런데 이 작품의 장점 중 하나는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소재를 동원하는 대신 이야기 자체의 매력이라는 중심을 지킨다는 점이다. 게임, 가상현실, 학원 미스터리와 같은 장르적 소재들이 개성 있는 인물들과 결합하여 흥미로운 서사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소설 바깥 현실의 가려진 문제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소설이 잡혀 먹히는 대신, 그 자체로 잘 짜인 매력적인 이야기가 우리 세계를 비스듬히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하고 있다. 덕분에 이 소설은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현실의 문제들을 다룬다. 그 방식은 선명하거나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세계의 폭만큼이나 포용적이다.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아름다운 결말을 읽으며 또 한 번 감탄했다. 이 소설은 게임의 승리자들을 가장 외로운 위치에 서게 하고, 그럼으로써 그 외로운 이들이 경험하는 어떤 현상을 증언하게 만드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소설의 주제의식이나 메시지를 단지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에 한정하지 않는, 다양한 해석으로 열어주는 결말이라고 느꼈다. 무엇보다 그 장면에서 느껴지는, 허를 찌르는 듯한 서늘함이 정말 좋았다.《슈뢰딩거의 아이들》을 대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문제의식뿐만 아니라 이 작품의 매력적인 인물들과 아름다운 장면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디 이 소설이 많은 독자를 만나기를, 작가에게도 이 수상이 다음 작품을 꾸준히 집필해나갈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멋진 동료 작가를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 김초엽, 소설가<최의택 작가 대상 수상 인터뷰>“얼떨떨하고 당황했어요. 이사하고 짐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수상 소식을 들어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처음엔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 이젠 제 삶, 제 인생이 됐죠.”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최의택 작가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상 선정을 듣던 순간을 떠올렸고, 10여 년 전 처음 글쓰기 시작한 시절을 회상했다. 국어 시간을 싫어하던 자신이 글을 쓰고 있다며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1991년생으로 선천성 근육위축증을 앓는 최 작가는 초등학교 때부터 휠체어에 앉아 세상을 바라봤고,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둬야 했다. 어느 날 바깥에 돌아다니는 장애인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상 수상작 ‘지금, 여기, 우리, 에코’는 이런 고민을 하며 많은 공부를 한 끝에 나온 결실이다. 2050년을 전후한 가까운 미래, 완전몰입형 가상현실 중학교 ‘학당’이 문을 열지만 뜻밖에 유령이 출몰하면서 긴장이 고조된다. 가상현실 학교 설계자와 10대 학생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과정에서 유령의 비밀이 풀리고, 완벽할 것 같았던 가상현실 기술조차 ‘차별과 배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제기된다. 최 작가는 “한국 SF는 기승전결 중 ‘전’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빛을 발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작가의 천안 자택에서 수상 소감과 작품 창작 과정, 좋아하는 작가, 글쓰기의 의미, SF를 쓰는 이유 등을 들어봤다.  —대상 연락 받았을 때 어땠나.‣ 휴대폰이 내 것이 아니다. 엄마가 받았는데 ‘아작 출판사요?’ 하는 말을 들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라고 생각했다. 공모전 정보사이트를 보고 글을 기계적으로 응모했다. 나중에는 어디 냈는지 잊어버릴 정도였다. 출판사와 통화하고 대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얼떨떨했다. 진짜에요? 이렇게 물었다. 3월 22일 새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24일 전화를 받았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전화를 받아 당황했던 것 같다. —작품을 어떻게 썼나.‣ 반 농담식으로 이야기하면 ‘청소년 범죄소설’이다. 또래 아이들이 사고 치다가 한 건 하는 느낌이다. 깊게 보면 다르긴 하지만, 깊게 볼 것까지는 없다. 소설은 재밌고 가벼운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우리나라 거리에서 장애인 보기 힘들다는 기사를 봤다. 나도 휠체어 타고 밖에 나갔을 때 ‘나 이외 장애인 본 적 있나?’ 이런 의문이 들었다. 이런 걸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가제만 만들어뒀다. 1년 묵히면서 학교, 가상현실 이런 걸 계속 붙였다. 지난해 8월 문학상 공고 보고 9월 집필을 시작했다. 다 쓰는 데 두 달 걸렸다. 원래 가제는 ‘슈뢰딩거의 아이들’이었다.(슈뢰딩거의 고양이, 살았거나 죽었거나 확률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 그러나 장애인이 있거나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안 보는 거다. 소설에서 등장인물이 이 점을 지적한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을 그대로 소설에 넣었다. 글 쓰면서 공부 많이 하고 생각도 바꿨다. 집필 초기에는 일부러 장애를 피했다. 김초엽 작가 작품 읽으면서 피하고만 볼 일은 아니라고 봤다. 그래서 단편에 넣었고, 장편에 본격 넣기 시작했다. ‘왜 피해왔나’ 싶을 정도로 할 말은 많았다. —광화문 광장에서 증강현실 장치를 쓰고 ‘수인과 정령’이라는 게임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인물들이 이 게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 존재를 세상에 한 번 더 외치고 알리자는 것이다. 이건 나의 의도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관성대로 움직인 것 아닌가.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기 존재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야 한다. 내가 소설 쓰는 이유도 내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려는 것이다. 자아를 충족하는 행위다. —영향 받은 작가는.‣ 스티븐 킹과 정유정 작가 좋아한다. 정유정 작가의 ‘종의기원’ 나왔을 때는 사인회에 가기도 했다.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가 올해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다. 소설로는 윤이형 작가 ‘설랑’이 좋았다. 김금희 작가 에세이 읽고 큰 힘을 냈다. 작년 100권 정도 읽었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샐리 루니 ‘노멀 피플’ 크리스 버니스크&잭 타터 ‘크립토애셋, 암호자산 시대가 온다’ 어슐러 르 귄 ‘세상의 생일’에 별점 4.5점 이상 매겼다. —최의택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첨엔 ‘뭐라도 해봐야지’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 나중에 진지해졌다. 2012년 무렵부터다. 사람들한테 평가도 받고 하니 이런 게 소설가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형식 갖추고 공부해서 제대로 해보려고 했다.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집에 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봤다. 주식투자, 포토숍 등. 그러다 드라마를 보고 작가라는 직업을 인식했다. 나도 물리적으로 가능하겠다고 봤다. 무턱대고 조금씩 썼다. 1년 쓰고 보니 판타지 장편소설 하나가 나왔다. 당시 ‘혼불문학상’ 홍보를 보고 장르 제한이 없기에 거기에 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일이다. 온라인 연재사이트 발견해서 거기에도 글을 올렸다. 10년 정도 썼다. 이쯤 되면 글쓰기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 너무 멀리 왔다. 너무 당연한 내 삶, 내 인생이 됐다. 이사 올 때 컴퓨터 며칠 못하니까 ‘너무 오래 안 쓰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학교 다닐 때는 글 쓰는 걸 싫어했다. 선생님이 글을 써보라고 권유했으나 국어 시간이 너무 싫었다. 주제가 어떻고 소재가 어떻고, 작가 이력 받아 적고……. 공부는 안 하고 학기 시작하자마자 국어책만 읽었다. 국어 성적도 안 좋았다. 그런데 내가 글을 쓰고 있다. 이상하긴 하다. 하루 네 시간 정도 쓰면 머리가 멍해져서 더 못 쓰겠더라.—왜 SF를 쓰는가.‣ ‘왜’가 오랜 습관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부터 ‘왜’라는 질문으로 어른들을 고통 받게 한 전력이 있다. 애매모호한 것보다는 분명한 것,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것이 마음 편하다. 처음에는 SF가 단순한 장르에 불과했지만 알고 보니 나와 인연이 꽤 깊다. 어렸을 때 뭔가를 무서워해 트라우마에 가깝게 남아 있는 것들은 하나같이 SF다. 인공지능, 로봇, 에일리언, 좀비 등등. 어렸을 땐 SF가 주는 경이감을 몰랐다. 그 떨림을 꺼려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 때문에 SF를 사랑한다. SF는 새로운 시각도 선물했다. 그중 하나가 장애다. 고백하자면, 나는 장애인이면서 장애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글을 쓰면서도 되도록이면 장애를 피했다. 그러나 SF를 통해 장애를 다시 보자 그 의미가 새로이 다가왔다. 지금은 SF를 통해 장애를 다시 보고 제대로 보려고 공들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내게 SF란 실험용 도구, 만능 도구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SF는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기 힘들 정도로 좋아 보인다.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 ‘기승전결’ 중 ‘전’을 향해 가는 것 같다. 물을 탔다. ‘K’를 붙이는 한국형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현재 K—SF는 어떤 고유의 성질을 체득한 것 같다. 물론 그것이 뜻하는 바는 아픈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SF를 쓰시는 분들은 그 아픔을 문자 그대로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지구적인 관점에서 과연 그것이 빛을 발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앞으로 계획은.‣ 아직도 수상이 와 닿지는 않는다.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없다. 해왔던 대로 쓸 거고, 공모전도 낼 거다. 대상 전화 받고 앞으로 뭐 달라질까 생각은 했는데, 딱히 떠오르는 건 없다. 그냥 이대로 갈 것 같다. 못 읽은 책들 읽고 싶고,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쓰고 싶어질 것 같다. 내 글은 계획한다고 되지는 않는다. 그런 생각 안 하고 쓰고 싶다.— <전자신문> 2021년 4월 23일 자,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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