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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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건용의 현대음악강의 - 현대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냈는가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이건용 지음
- 출판사한길사
- 출판일2014-10-08
작곡가 이건용의 현대음악강의 - 이건용 지음한길인문학문고 생각하는사람 시리즈 9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교수 이건용이 현대음악에 대한 그의 오랜 고민과 음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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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공병호 지음
- 출판사21세기북스(북이십일)
- 출판일2014-10-08
공병호의 성경 공부 - 공병호 지음이 시대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 공병호 박사가 성경을 통해 얻게 된 삶에 대한 해답을 그의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그는 끊임없는 자기계발..
전자책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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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금 우리가 바꾼다 - 독일 에코 힙스터의 16가지 생태적 일상 제안
- 일로나 코글린.마렉 로데 지음, 하리타 옮김
- 슬로비
- 2024-02-19
※ 이 책은 친환경 용지를 사용했으며 자원순환을 위해 비닐 코팅을 하지 않았습니다.기후 위기, 대기와 토양 오염, 생물종 멸종, 코로나 팬데믹, 전쟁과 빈곤 문제… 갈수록 인간은 자연환경에서 멀어지고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오늘날의 이런 위기에서 더 늦기 전에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고 나선 두 사람. 무력한 개인으로 분노와 좌절감에 빠졌던 그들은 걷잡을 수 없이 파괴되어가는 환경, 이와 연결된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들의 행위를 낱낱이 관찰하며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삶의 기술임을. 책에는 개인의 태도부터 의식주 ‧ 정치 ‧ 사회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욕망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문제 인식을 넘어 가치관과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는 생태적 삶의 실천법이 담겨 있다.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그 기쁨을 만끽하며 더 큰 변화를 향해 연대해 나아갈 것, 바로 이것이 고도화된 소비중심사회에서 길을 잃은 우리에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지구를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다면?에코 힙스터가 제안하는 에코 라이프스타일 레시피자본주의 사회는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삶을 부추긴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소비의 파도에 휩쓸려 버린다. 매년 10억 벌이 넘는 멀쩡한 옷이 수거함으로 들어가고,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로 전 세계 담수의 4분의 1이 오염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재화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오는지 모른 채 살고 있다.우리의 사고 체계나 문제 해결 방식은 대개 정형화되어 있어서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한쪽으로는 자원을 절약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낭비해 버리는 모순적인 행동도 잘 저지른다. 생태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걸림돌은 삶의 태도 문제부터 일상과 일, 정치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두루 퍼져 있지만 서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책에 담긴 열여섯 가지 주제에 각기 얽혀있는 기후와 인간과 동물의 이야기가 그래서 중요하다. 가령 ‘먹을거리’ 주제에서는, 산업화된 생산 ‧ 유통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오는 유기농 상품이 과연 온전한가 하는 물음으로 시작해, 그 이면에 누군가의 희생이 있고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이런 행태는 세계 어디서나 어느 상품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소비자로서 이런 문제적 시스템의 일부가 되지 않을 방법을 알려준다. 전 인류에 돌아갈 만큼 충분한 식량이 있음에도 불공정한 분배로 인해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이 있는 이유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육류를 과다 섭취해 건강을 해치고, 다른 누군가는 고기가 필요해도 구하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점점 늘어나 지구 대기는 더 뜨거워지고 생물종이 감소한다. 이렇듯 우리가 지구에 만연해 있는 문제에 목소리를 낼 때 전체를 보는 관점과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행동 중 무엇도 배제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전체를 보려 하지 않으면 자칫 문제를 작은 영역에만 담아두고 만족해 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유기농 제품을 소비하면서 세상을 구하고 있다고 자족하는 것처럼 말이다. 모두 두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생활 밀착형 이야기다. 이런 정보는 소비 행동에 바로 영향을 준다.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누구나 더 나은 쪽을 선택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난이도별로 깨알 같은 실천법(전환을 위한 행동)을 소개하면서 모든 사람이 흥미롭게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끈다. 그동안 소비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그로 인해 자연환경은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과제와 행동을 무겁지 않게 담았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실제로도 바꿀 수 없다우리는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다!소비에 저항하기, 의식하고 장보기, 가치 만들기, 새로운 물질주의자 되기, 비건 지향… 저자들의 일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힙’한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비’(제로 웨이스트+비건 줄임말) 활동도 대표적인 예다. 제비들은 친환경 물품과 채식 식당을 이용하고 중고 옷 가게와 제로 웨이스트 상점을 즐겨 찾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세상을 바꾸는 활동에 참여한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함께 실천하고 그것을 SNS로 알리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한국어판 부록에는 자발적으로 ‘즐거운 불편’에 동참한 제비들의 목소리와, 함께 행동할 수 있는 단체의 정보를 담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결국 세상을 바꾸어간다는 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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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지금 이 순간에 읽으면 좋은 삼삼한 그림일기 -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삼삼한 일기
- 이옥연
- 퍼스트클래스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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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지금, 역사란 무엇인가 - 새로운 시대가 과거에 던지는 질문들
- 헬렌 카.수재너 립스컴 엮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24-02-19
현재와 과거의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역사의 최전선에 선 20명의 전문가가 역사의 공백을 향해 던지는 질문들『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E. H. 카는 역사란 역사가의 해석에 따라 재해석되는 구성물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의 역사를 반성하며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포함하고자 하는 오늘날, 역사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어떤 어려움들이 있을까? E. H. 카의 증손녀이자 역사가인 헬렌 카와 로햄프턴 대학교의 명예교수 수재너 립스컴은 역사학계 안팎 20명의 전문가들을 모아 오늘날 역사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질문하며 E. H. 카가 말한 과거와의 대화를 새롭게 꾀한다. 이들은 역사 다시 쓰기가 “깨어 있음”만을 의식하며 역사를 왜곡한다는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백인-남성-이성애자-서구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존 역사의 빈틈을 채우고, 가족사, 종교사, 환경사, 감정의 역사 등 기존에 역사학의 한 갈래로 인정받지 못했던 분야들이 역사를 풍요롭게 하는 데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탐구한다. 또한 문학과 영화, 드라마, 박물관 등 다른 매체가 역사와 관계 맺는 방식을 살피고 이러한 매체들이 대중을 역사로 이끄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논증한다. 다양한 분야의 최전선에서 역사를 고민하며 현재와 과거의 대화를 도모하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오늘날 역사를 둘러싼 가장 뜨거운 화두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누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주변화된 목소리, 역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제국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를 기리는 동상들이 훼손되거나 철거되는 한편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일어나는 등 그동안 역사학계의 주류에서 배제되었던 다양한 목소리들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역사 다시 쓰기에 따른 역사 왜곡과 선동의 위험을 비판하는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역사는 다시 쓸 수 없는 고정된 것일까? 만일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면, 역사 왜곡과 선동의 가능성은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현재의 관점을 과거에 적용하는 방식에는 어떤 함정이 숨어 있을까?샬럿 리디아 라일리에 따르면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며, 역사 다시 쓰기는 지금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중요한 척도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여성과 성 소수자, 장애인, 원주민과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역사에 기입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먼저 저스틴 벵그리는 오늘날 성 소수자를 가리키는 표현들이 과거의 인물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우리의 틀에 맞지 않는 그들의 퀴어함(이상함)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질문을 제기한다고 말한다. 자이프리트 비르디는 역사 속에서 장애가 다루어진 방식을 살펴보며, 자긍심, 힘, 발명, 독립성, 공동체로 향할 가능성으로서의 장애사를 모색한다. 오니에카 누비아는 튜더 왕조의 역사에서 그간 누락되거나 생략되었던 유색인종의 역사가 가진 중요성을 강조한다. 각각 원주민 정체성을 가진 연구자와 원주민을 연구하는 백인 연구자로서 이 책에서 유일하게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레일라 K. 블랙버드와 캐럴라인 도즈 페넉은, 두 사람의 글을 하나로 엮음으로써 폭력의 역사를 다룰 때의 당사자성 문제와 연구자 윤리를 생각해보게 한다. 더욱 거시적인 시선으로, 서로의 얽히고설킴을 고려하며 바라보는 전 세계의 역사전통적으로 주류 역사는 각 국가 혹은 지역의 역사에 집중해왔으며, 세계적으로는 서구권과 제국의 역사가 중심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역사는 각 국가에 편향되고 불균형적인 이해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피터 프랭코판은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지리적 광대함으로 인한 과도한 단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역사가는 상이한 종류의 자료를 독해하는 능력을 함양하고, 미시사적인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야 재서노프는 21세기가 고대 이래로 공식적 제국이 존재하지 않는 첫 세기임을 지적하면서, 식민지 사람들의 경험과 저항 방식, 본국과 식민지 사이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복원할 때의 어려움과 두 국가 사이의 연결성을 고려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역사상 다양한 제국들 사이의 비교사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래너 미터는 영국을 비롯한 서구권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역사에 특히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적시하며 오늘날 중국과 일본이 가진 경제적, 지정학적 중요성 및 동아시아에 내재한 긴장을 고려하여 동아시아의 역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문서고의 “침묵”을 메우는 역사가의 상상력역사의 공백을 메울 때 역사가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는 문서고의 편향, 혹은 “침묵” 문제이다. 고고학자 댄 힉스가 지적하듯이, 사료와 문서고는 결코 객관적이지 않으며 그 자체로 가치 판단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역사가는 어떻게 기록되지 않은 공백을 응시할 수 있을까? 수재너 립스컴과 세라 처치웰, 베터니 휴즈는 감정 이입 및 시점 바꾸기 등의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거나(수재너 립스컴), 민담과 신화를 통해서 역사의 일면을 엿보거나(세라 처치웰), 역사의 시초인 선사나 고대사, 어원으로 돌아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맥락을 찾아내는 방법(베터니 휴즈)을 제안한다. 수재너 립스컴이 말하듯, 이러한 방식은 역사를 둘러싼 상상의 가능성을 창조한다. 감정의 역사에서부터 가족사, 종교사, 환경사에 이르기까지,역사의 한 갈래로 자리 잡은 또다른 역사들상류층의 정치, 경제, 문화 주로 다루었던 기존의 역사를 넘어 그간 부차적으로 치부되었던 감정의 역사, 가족사, 종교사, 환경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헬렌 카는 이전 시대의 감정이 오늘날 우리의 감정과 같을지 질문하며 감정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을 살펴본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과거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기록에 남아 있는 언어의 형식과 행동을 통해서 과거의 감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 에밀리 브랜드는 DNA를 토대로 자신의 뿌리를 찾는 최근의 유행이 단순한 대중적 취미가 아니라 대중을 역사로 끌어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한 가족의 렌즈를 통해서 역사적 사건을 이해할 경우 역사에 대한 대중의 흥미와 이해는 깊어질 수 있다. 미리 루빈은 이전까지 성직자의 작업으로 여겨졌던 종교사 연구가 어떻게 역사가의 업무로 변화해왔는지 탐구하며, 종교의 역사가 동일한 이념을 지향하기보다는 문화 체계와 여성, 감정을 탐구하는 등 다양성을 포괄하는 장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환경사를 다룬 사이먼 샤마의 글은 최근 가장 큰 화두로 대두되는 환경 문제와 역사의 연관성을 살펴보면서, 환경이 인간 역사의 주변화된 일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역사의 주체임을 논증한다. 역사는 책의 지면을 뛰어넘는다학계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 문학을 통해 대중에게로 향하는 역사역사는 영화나 드라마, 문학 작품, 박물관 전시를 통해서 대중화되고, 오락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이는 역사의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때로 작품 속 허구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역사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알렉스 폰 턴즐만은 영화 「JFK」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과 그 파급력을 꼼꼼하게 톺아보면서 미디어 콘텐츠로 인한 역사 왜곡은 세간의 우려에 비해 흔하지 않으며,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허구인지를 구분하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문학가 이슬람 이사는 역사를 읽고 해석하는 역사가의 작업을 문학 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독자의 힘”에 비유하면서, 적극적인 독해가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를 향한 문학적 해석이 종종 역사의 이미지를 구성하며 대중의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역사가이자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이스트 박물관의 관장인 거스 케이슬리-헤이퍼드는 박물관이 대중과 역사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을 강조하며, 특히 신기술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를 위해 박물관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이용자의 경험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이 책은 역사를 둘러싼 논쟁과 역사 다시 쓰기를 향한 의심스러운 시선과 백래시를 검토하면서 역사가 왜 다시 쓰여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며, 역사를 향한 질문들은 오늘날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에 따라 이 책의 저자들은 역사 다시 쓰기가 꼭 필요한 작업이며, 그것이 왜곡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역사가가 고려해야 할 부분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또한 역사의 대중화의 흐름에 맞추어 역사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상이한 분야와 경력을 가진 저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역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 책은 독자들을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의 장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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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내게 던지는 인생의 질문들
- 김혜민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4-02-19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가진‘좋은 어른’이 될 수 있기를…”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살 것인가21년 차 어른, YTN라디오 김혜민 피디의염치없는 세상에서 좋은 어른으로 살아남기어른다운 어른이 없다고들 한다. 갓 어른이 된 새싹 어른들의 “믿을 만한 어른이 없다, 닮고 싶은 어른이 없다”는 푸념에 어른으로서 응답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어른답다는 건 무엇일까?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 생각이 깊어지는 질문이다. 어른다운 어른, 좋은 어른, 부끄러움을 아는 어른, 염치 있는 어른, 밥값 하는 어른… YTN라디오 피디로 일하고 있는 저자 김혜민은 책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부끄러운 시대를 사는 지금, ‘어른의 태도’에 대해 말한다. 단절과 혐오가 깊어지는 시대에 어른으로서 자신과 타인, 공동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내가 속한 이 나라와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질문을 던진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이 책은 시작됐다.어른이 가져야 하는 여러 태도에 대해 생각한다. 누군가 내게 “그래서 어른이 가져야 하는 태도가 뭔데?” 물으며 단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나는 ‘염치’라고 대답할 것 같다. -144쪽 염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염치가 있는 사람에게는 불편하지 않았던 사실이 불편해지고, 보이지 않았던 사람과 몰랐던 진실이 보이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곳에 연대와 환대라는 오지랖이 펼쳐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단 한 가지도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깨닫는 것이 어른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태도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당신은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어른 #좋은어른 #태도 #염치 #부끄러움 #함께우리는 정말 괜찮은 어른이 되었을까?나의 염치를 돌아본다40대인 저자는 여느 어른들이 그랬듯 20대에는 먹고살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 정신없었고, 30대는 결혼, 출산, 육아를 하느라 정신없었다. 어느새 ‘불혹’이라 불리는 40대가 됐지만 여전히 어른이 어떤 사람인지, 어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알 수 없었다. 우리는 과연 우리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었을까? 저자는 어른으로 살아온 20여 년을 돌이켜보니,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문제들의 답을 찾고, 내가 사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어른이 되어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른’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의 단어이며, 나이가 주는 자격이 아니라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갔는지가 주는 자격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이다.저자 김혜민은 17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일하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질문과 의문을 던지고 받고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졌다. 좋은 생활인에 대해, 불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어른다움에 대해, 불평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모멸감을 이기는 태도에 대해, 나의 본질을 지키는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보고 듣고 말하고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불편하지 않았던 사실이 불편해지고, 보이지 않았던 사람과 몰랐던 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고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곳들이 하나둘 보이고, 이해되고, 공감하고, 나아가 함께 하게 되는 것을 어른이 돼가는 과정, ‘어른ing’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혜민은 책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어른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그는 사회에 대해 집중하고, 고민하고, 연대하기 위하여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애쓴다. 청년 문제를 비롯하여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등과 함께하는 자살 예방 활동, 자살자 가족들을 위한 활동도 그것이다. 고민 상담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20대 어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롤 모델 대신 페이스메이커가 되고자 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을 사는 지금의 20대 어른들에게 희망을 가지란 말은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취업의 결과는 합/불 단 두 가지 밖에 없을지라도 취업의 과정은 여러 답이 있음을 얘기해 주려 한다. 서로를 격려하고 일으켜 세우는 것 역시 어른의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염치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부족하지만 내가 만드는 방송과 글과 대화 속에서 나보다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언젠가 어떤 이는 이런 주제들은 청취자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며, 내게 땅에 발을 붙이고 방송을 하라고 조언을 가장한 비난을 했다. 가난, 차별, 폭력, 혐오가 땅의 주제가 아니면 무엇이던가. 나는 부끄러움 없는 그 사람의 말이 저 먼 하늘처럼 멀리 느껴졌다. -145쪽방송에서 20대 청년의 상황과 현실에 대해 공감하자고 얘기하면 빠지지 않고 오는 내용의 문자가 있다. “요즘 애들은 너무 나약해요. 철도 씹어먹을 수 있는 나이에 말이죠.” 아니다. 철 씹어먹으면 나이 들어서 임플란트 해야 한다. 아마 20대 때 철 씹어 드신 그분, 지금쯤 후회하고 계실 거다.“밥도 못 먹는 사람도 있는데 여행 못 간다고 투덜대는 20대 애들 보면 기도 안 차요.” 아니다. 요즘 20대 어른에게 여행은 밥과 같다. 여윳돈으로 외식하는 것처럼, 이들은 조금 남는 돈으로 여행을 간다. -165쪽누군가를 위해 넉넉한 어른이되는 것도 멋진 일 아닌가!박용만, 정재찬, 김지수, 박상규, 박준, 이슬아 추천“우리가 지키지 못한 약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는 모든 것을 걸고 지킬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강물처럼 출렁인다.”- 이슬아(작가)“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 정말 알고 싶다면 오직 바라보는 것이다.” 저자는 영화 〈원더〉의 대사를 떠올리며 친절을 대하는 어른의 태도를 말한다. 어른이 될수록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실감하고 있는데 그것은 좋은 선택이 좋은 인생을 끌고 오기 때문이라며, ‘친절함’을 선택하기를 권한다. 직업이 피디인 저자는 방송국에서 새로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어쩌면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이지만, 그는 할 수 있는 한 친절하고자 노력한다. 누군가에게 ‘능력 있는 피디’보다 ‘친절한 사람’이라고 기억되는 편이 훨씬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여러 번 체험했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내용과 거친 말로 항의 전화를 거는 청취자에게도 친절하면 성난 날이 금방 죽는다. 그 순간 친절을 선택하면 피곤한 일이 반으로 줄어든다.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행동이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가 더 우선이라는 말이기도 한데, 친절은 지혜로운 사람이 할 수 있는 인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생각해보면 숨이 턱 막히던 코로나 시절에 우리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 것들은 대부분 친절한 누군가의 모습이었다. 요양병원에 혼자 있는 어르신 환자를 위해 무거운 방역복을 입고 고스톱을 쳐주던 의료인,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남긴 메모 한 장, 많은 민원전화를 친절하게 받는 보건소 직원들, 어려움을 겪는 동네 가게를 찾아주던 손님들. 그 친절이 우리를 견디게 했다. -38쪽친절하기 위해서는 경청하고 공감해야 하고, 너그러움을 가지고 참아주고, 마침내 도와줘야 한다. 친절은 이 모든 과정 이후에 얻을 수 있는 내면의 성과다. 살면서 생기는 모든 갈등은 경청, 공감, 너그러움을 행하지 못했거나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친절한 행동 한 가지로 인해 사람들은 경청, 공감, 도움, 너그러움, 끈기를 온전히 느끼게 된다. 책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은 말한다. 누군가를 위해 넉넉한 어른이 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나친 경쟁과 반목, 냉소와 이기심 속에서 내가 선택한 친절함과 넉넉함이 우리를 함께 견디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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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지금은 나를 위해서만 - 단단한 나로 살아가는 소중한 일상 챙김
- 오디너리스쿨 지음
- 오도스(odos)
- 2024-02-19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 것”소소하지만 나만을 위해 하는 작은 일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한다 영상 뒤에 이어지는 에필로그로 매주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브이로거 ‘오디너리스쿨’의 첫 책 브이로거 ‘오디너리스쿨’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은 사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기록하고 싶어서였다. 오랜 시간 시험을 준비하며 매일 걱정과 불안으로 힘들게 보내다가 자기만의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채우면서 삶이 단단해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담고 싶었다. 꾸준히 새벽 기상을 하고, 감사 일기를 쓰고, 책을 읽는 일상을 말이다. 그동안 공부한다고 마냥 버려두었던 마음도 보살피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에게 관심을 두니 내 삶을 살아가는 건 결국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이 아니라, 내 기준과 생각으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계속 들여다보니,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내던 사소한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내가 살아가는 오늘 이 하루를 정성 가득하게 살고 싶어졌다. 내 삶의 주인으로, 하루하루를 챙기고 보살피는 마음으로. 오디너리스쿨은 2년이 넘게 매주 일요일 저녁, 브이로그로 구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당시의 생각과 고민을 나누고 싶어 영상 끝에 에필로그를 넣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글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다. 이 책에는 그동안 유튜브 영상으로 전해왔던 오디너리스쿨의 마음과 진심이 온전히 담겨 있다. 직접 촬영한 사진은 물론 우울할 때 나를 다독이는 방법, 위로 앨범 만들기, 나의 행복 리스트 찾기,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법 등 오디너리스쿨이 찾아낸 ‘나를 위한 일상 루틴’도 만날 수 있다. 오디너리스쿨이 보여주는 단단한 일상과 함께하며 우리는 알게 된다. 작고 소박한 날들이 그 어떤 특별한 하루보다도 삶을 강하게 지탱해준다는 것을.‘오늘도 아무것도 안 했네’라는 불안함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평범한 하루하루를 믿으며 매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비슷한 하루지만 그 하루를 애써 꼬박 살아내는 모습이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고 내 하루도 잘 살아내고 싶어져요. _구독자 댓글에서브이로거 ‘오디너리스쿨’에게도 불안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였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매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정신을 차려 보니 서른을 코앞에 둔 이십 대 끝자락이 되어 있었다. 그동안 시험 준비한다는 핑계로 그 흔한 토익 점수 하나, 그럴듯한 스펙 한 줄 없이 무방비한 상태로 서른을 맞이하게 된 자신을 돌아보니 삶이 그저 막막하게 느껴졌다.하지만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일상을 영상에 담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넓고 답이 하나로 정해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도전을 하고, 기회를 얻고,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면서 나에게 맞는 답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까. 여전히 불쑥불쑥 찾아오는 불안함과 열등감, 무기력함에 시달리며 우울함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날도 있지만,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걱정하는 마음보다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고 있다. 특별하지 않다고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오디너리스쿨’은 자신이 주위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시험에 연이어 떨어졌고, 공부하느라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했고, 모아놓은 돈도 많이 없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 하지만 특별하진 않을지라도 내가 살아가는 이 삶이 행복하길 바라고 즐거운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 내 삶에서 나만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래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 평범한 일상에서 ‘나를 위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들의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과 그 하루하루를 힘껏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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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4-02-19
무의식의 충동과 격투, 숭고한 사명이 빚어낸 스물아홉 개의 목소리!문학평론가 장석주가 뽑은 현대 시인 29인의시편에서 삶의 깊이와 방향을 다시 살펴본다. 이 시대에 시는 왜 필요한가.시는 한 시대의 삭막함과 불행에 맞서며동시에 그것을 뛰어넘는 힘과 용기를 준다.시는 문명을 이룩하는 상상력의 원천이다.시는 미래의 언어다.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은 시작된다. 시대가 삭막할수록, 그리고 미래가 암울할수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좋은 시는 외롭고 허기진 우리를 살게 하면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가르쳐주는 이정표와 같다. 시는 먹을 수도 쓸 수도 없는 것이라지만, 그 어떤 것보다 집요한 관찰과 무수한 고뇌, 통찰로 한 글자 한 글자가 빚어지기에 지층을 뚫고 올라와 찰나를 증언한다.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이 멋진 안내자는 우리에게 해갈할 물을 주고, 여행의 목적과 방향을 알려준다. 자본주의에 밀려 시의 효용을 불신하는 이 시대에 우리의 정신은 더 가난해지고 심지어 퇴보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세기 인류 문명을 이룩하고 발전시켜 온 시를 외면한 탓이 크다 하겠다. 이에 장석주의 시평론집 《지금은 시가 필요할 때》는 시의 효용을 다시 전면에 들고 나와 시가 이 시대와 개인을 어떻게 보살피고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지 말한다. 저자인 장석주 시인도 책에서 “인간은 상상하고, 숙고하고, 꿈꾸는 능력으로 얻은 상징 능력으로 이전에는 알지 못하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지의 지평으로 들어선다. 상징의 이해와 세계의 심연을 여는 키를 갖게 된 인간은 그만큼 더 유능해졌다.”라고 말하며 시의 유용함을 거듭 강조한다. 세계의 심연을 여는 키를 가진 인간이 얼마나 유능했는지는 역사가 증언해 주고 있다. 시는 하나에서 하나를 얻는 산수식이 아니다. 상징과 은유를 총동원해 인간의 정신을 깨우고 하나에서 열을 만들어내는 상상으로 세상을 확장하고 생동하는 기운을 가득 불어넣는다. 세계를 바라보는 천 개의 눈:시는 미래의 언어다참여 시인의 대가 김수영은 시를 “세계의 개진”이라고 말하였다. 시가 세계를 쪼개고 그 안을 펼쳐 보여주는 것이란 뜻이다. 지금 이 시대, 길을 잃은 우리에게 시가 왜 필요한지를, 그리고 시인의 소명이 무엇인지 다시 일깨워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낯익은 것에서 낯선 것을 보는 능력, 의외성을 가진 이미지들, 무의식에서 솟는 돌연한 감정들, 다양한 울림을 가진 목소리들, 이제까지 없던 음악, 어디서 오는지 모를 에너지, 순진무구한 주문, 기다림과 숙고와 완전한 몰입, 이런 것이 없이는 시도 없다. 이런 성분 없이 나왔다면 시란 언어의 무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시는 불행과 격투를 마다하지 않는 시, 낡은 사물이나 생각을 바꾸는 상상력으로 가득 찬 시, 청춘의 착란 속에서 빛나는 미래 비전을 담은 시다.”(들어가기〈시가 나를 찾아왔다〉중에서)시인은 세계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다. 움직임이 없는 것들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소멸하고 굳어가는 세상에 생명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볼품없는 것들에 노래와 향기를 심는 존재가 바로 그들이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에 수록된 김승희, 이기성, 이병일, 유진목, 이원, 유계영, 오은 등 스물아홉 분의 시편에서도 우리는 시인들의 상상과 고뇌, 그리고 창조자와 같은 놀라운 헌신과 능력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는 가벼운 평론이라 해도 좋고, 시담, 시 에세이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이 다양한 목소리에서 우리 독자들이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열린 세계’로 용기 있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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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도 끝의 모험 - 지구의 마지막 야생에서 보낸 35년
- 릭 리지웨이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4-02-19
2022 내셔널 아웃도어 북 어워드 수상작!파타고니아 지속가능경영 부사장 릭 리지웨이가 35년간 지구 끝 미지의 땅을 탐험하며 깨달은 것들세상의 가장 외딴 곳 작은 텐트에서 보내온 인간과 야생, 공존의 철학미국인 최초 K2 무산소 등정, 보르네오 최장 코스 횡단, 남극 대벽 최초 등반 등 수많은 신기록을 보유한 전설적 모험가, 파타고니아 지속가능경영 부사장 릭 리지웨이의 35년간의 모험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통찰을 담은 책.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 환경 캠페인이 있다. 야생동물 이동 통로 보호 운동 ‘배회의 자유’, 무제한 의류수선 서비스 ‘원웨어’, ‘이 재킷을 사지 말라’는 뉴욕타임스 광고. 이 모든 캠페인의 실무를 이끈 사람이 바로 이 책 《지도 끝의 모험》의 저자 릭 리지웨이다. 1976년 미국 200주년 에베레스트 원정부터 2015년 파타고니아 마젤란 해협 탐험까지 40년 여정을 기록한 《지도 끝의 모험》은 아웃도어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적극적 환경운동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담겨 있다. 특히 4조 원이 넘는 회사 지분을 통째로 환경재단에 기부한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와 수백만 에이커의 토지를 기증해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거대한 국립공원을 만든 노스페이스 창립자 더그 톰킨스 그리고 릭 리지웨이가 각자의 방식으로 환경 운동에 헌신하는 이야기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독자들의 영혼에 새기며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 준다. “인생을 원하는 삶으로 꽉꽉 채우고 싶은 모든 분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_ 한비야 (국제구호전문가 ․ 오지여행가) 추천“나는 항상 릭의 삶을 경외심과 감탄, 경이로움으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한 사람이 한 생애에 이렇게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까! 인생을 온전히 사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에 그 답이 있다.”_지미 친 (아카데미상 수상작 <프리 솔로> 감독) 추천■ 에베레스트부터 아마존, 남극까지 전 세계를 탐험한 모험가, 파타고니아 지속가능경영 부사장 릭 리지웨이의 세상을 바꾼 모험 25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파타고니아의 광고 “이 재킷을 사지 마시오(Don\'t buy this jacket)”는 파타고니아라는 기업의 철학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최고의 문구로 손꼽힌다. 이 캠페인을 기획한 사람이 바로 《지도 끝의 모험》의 저자 릭 리지웨이다. 릭 리지웨이의 삶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최초의 일들로 가득하다. 미국인 최초로 K2를 무산소 등정했고 보르네오섬을 가장 긴 코스로 횡단했으며 외부인이 한 번도 간 적 없는 티베트 고원을 무동력으로 횡단했다.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동아프리카 해안까지 야생동물의 생태를 추적하며 483킬로미터를 도보로 횡단하기도 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탐험과 모험의 의미를 정의하는 사람’이라고 평할 정도로 전설적인 모험 이력을 가진 그는 파타고니아에서 지속가능경영 총책임자로 일하는 15년 동안 야생동물 이동권 보호 운동 ‘배회의 자유 캠페인’, 자원재활용 운동 ‘원웨어 캠페인’, 제작 과정 전체에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풋프린트 크로니클 프로그램’ 등 수많은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월마트를 설득해 지속 가능한 의류 연합(SAC)을 설립하고 나이키, 아마존, 자라 등 글로벌 섬유 브랜드 40%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비영리기구로 발전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 전설적 산악인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잘 활용하는 환경운동가가 되기까지릭 리지웨이는 이 모든 성과가 야생의 자연에서 이뤄진 스포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10대 시절 보호 장비는커녕 크램폰과 아이스 액스도 없이 3천 미터 정상의 빙벽을 오른 이후 고산 등반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미국 200주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참여하기 위해 UC버클리 박사과정 진학을 포기한 후 35년간 아마존, 남극, 아프리카, 북극으로 모험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야생에서의 경험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가장 높은 곳을 오르겠다는 열정은 파타고니아의 초원이 관광 도시로 바뀌고, 킬리만자로의 빙하가 사라지고,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점차 자연과 야생동물을 구하는 일로 옮겨갔다. 특히 인생의 멘토가 된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와 노스페이스 창업자 더그 톰킨스와의 만남은 그를 환경운동의 최전선으로 이끌었다. ■ 환경운동가가 된 괴짜 기업가들, 세상을 바꾸다!“중요한 건 도전,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이본 쉬나드이본 쉬나드와 더그 톰킨스는 모두 성공한 기업가였지만 사업을 환경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이본은 매출의 1%를 매년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그리고 인간을 자연이라는 옷감 속의 실 하나로, 다른 종을 지배할 도덕적 권리가 없는 종으로 보는 심층 생태주의자였던 더그는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아름다운 원시림을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전 재산과 인생을 걸었다. 두 사람의 헌신을 지켜보며 릭 리지웨이는 자신의 모험 노하우를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을 구하는 데 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아프리카 평원, 얼어붙은 툰드라, 울창한 정글, 메마른 고원을 가로지르며 코끼리, 치루, 긴수염고래, 벨루가고래 같은 멸종 위기종의 생태를 글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에베레스트를 담은 그의 다큐멘터리는 에미상을 수상했고, 치루의 산란 루트를 따라 티베트 창탕고원을 횡단한 기록은 중국 정부로 하여금 4억 평의 자연보호구역을 만들도록 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 책에는 릭 리지웨이가 50여 년간 야생의 세계에서 동료들과 함께한 모험과 환경운동의 역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본 쉬나드, 더그 톰킨스, 릭 리지웨이가 주축이 된 모험가 클럽 ‘두 보이즈(Do boys)’는 낮에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즐기고 밤에는 환경 위기의 해법을 토론하는 괴짜 기업가들의 환경 운동으로 진화했다. 50년 넘게 이어진 이들의 우정은 워너브라더스 사장 프랭크 웰스와 NBC <투데이쇼> 앵커 톰 브로코우를 훌륭한 산악인이자 진취적 환경운동가로 만들었고, 더그 톰킨스 부부가 온갖 역경을 딛고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을 완성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언젠가 이 나무, 이 숲, 이 모든 건물, 트레일, 야영장을 칠레에 돌려줄 생각이야. 그렇게 되면 이 나라의 국립공원 시스템이 커지겠지.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렇게 해서 공원에 대한 기준이 더 높아지고 사람들이 공원에 대해 가지는 자부심이 강해지는 거야. 자부심이 강해지면 공원을 더 잘 보호하고 싶어지겠지?”_ 23장 <세계 최고의 국립공원을 꿈꾸다>■ 두려운 것을 시도할 용기를 일깨우는 진정한 모험의 책《지도 끝의 모험》이 이룬 가장 중요한 성과는 자연과 긴밀한 접촉을 체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25개의 에피소드를 다채롭게 채운 신성한 산, 광활한 사막, 울창한 숲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사진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연약함, 위력을 동시에 보여 주며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야생동물, 원주민 문화, 생태계의 섬세한 균형에 대한 릭 리지웨이의 성찰은 자연에 속한 모든 생명체의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다. 밀렵과 개발로 황폐화된 자연을 지켜보며 릭 리지웨이가 내린 결론은 “기술과 기회가 있을 때 인간의 기본적인 반응은 야생동물이 사라질 때까지 사냥하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인간에게도 먹고, 먹히지 않고, 종족을 번식할 세 가지 책무가 있으므로 자연의 파괴는 필연적이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에게 ‘네 번째 책무’를 제안한다. ‘아름다움을 느끼고 우주와 어우러질 방법,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거미줄에 어우러질 방법을 찾는 선량한 본성’ 말이다. 그의 말대로 희망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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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지도 만드는 사람 - 국토·역사·정체성을 만든 근대국가의 기획자들
-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02-19
1. 만들어진 공간의 이미지―우리는 언제부터 국토를 ‘공통의 역사적 공간’으로 인식했을까?우리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라도 그곳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매체가 보여주는 시각 정보뿐 아니라, 다른 이에게 들은 이야기, 노래 가사, 평양냉면과 전주비빔밥 같은 지역 이름이 붙은 음식 등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다. 그런데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가 아닌 ‘찬란한 백제 얼이 살아 숨 쉬는 ○○시,’ ‘다산의 얼이 깃든 실학의 고장 ○○시’ 같이 역사와 장소를 접목해 의도적으로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입하는 사례도 있다. 이 책은 이런 특정 공간에 대한 개념 혹은 이미지는 누가, 언제, 무엇을 근거로 만들었는가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사람들은 언제부터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공통의 역사적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을까?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국토’라는 공간과 그 이미지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그것을 밝히기 위해 영국사가 설혜심 교수는 16세기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토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영국에서 유럽 최초로 근대 국민국가의 원형이 탄생한 시점과 일치한다. 16세기 초 영국은 로마 교황청과 단절하고 국교회를 수립, 수도원을 해산하는 등 전례 없는 변화 속에 놓여 있었다. 영국 국왕과 정치 엘리트 집단은 유럽대륙의 휴머니즘을 적극 받아들이며 자국의 역사를 새로이 쓰고 사람들을 통합할 새로운 대상으로 ‘국민’과 ‘국토’라는 개념을 만들어갔다.이 책에서는 근대 국민국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관련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국토’라는 개념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지도’가 수행한 중요한 역할에 주목한다. 국민통합을 다룬 한 연구는 국민을 문화적으로 통합하는 전제와 요소로 다양한 국민적 상징, 국가, 국기, 역(曆), 국어, 역사 편찬 등과 더불어 지리지 편찬을 꼽고 있다. 즉, 국민을 만드는 과정에 서는 시간, 습속, 신체, 언어와 사고의 국민화에 선행하는 공간의 국민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국가는 국경선으로 구별된 영토, 즉 정치적・경제적・문화적 공간으로 사람을 회수함으로써 과거의 백성을 새로운 국민으로 만든다. 이 맥락에서 지리지는 국토라는 공간에 사람을 연결시켜 국민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작업을 맡는다. ―〈들어가며〉 중에서(20쪽)‘국토’라는 개념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역사지지서 와 지도였다.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영향 속에서 고대 지지서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이것이 연대기적 전통과 결합하여 역사지지서라는 독특한 장르가 발달하게 되었다. 지도의 발달 또한 르네상스적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서 지도는 실제 공간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것이기보다 국토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매개체로, 의도를 투영하며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역사지지서와 지도를 통해 인식하게 된 국토는 철저히 관념적인 산물이다. 영국이라는 지리적 공간이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영국성은 ‘국토’라는 장소와 연결되기 시작했다. ―〈나가며〉 중에서(252, 253쪽)2. 근대국가 기획에 앞장선 ‘지도를 만든 사람들’―읽고, 보고, 듣는 지도로 살펴본 역사, 국토, 정체성의 형성 과정이 책은 〈읽는 지도〉, 〈보는 지도〉, 〈듣는 지도〉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에서는 역사지지서를 쓴 지식인들, 국토를 지도로 그려낸 지도제작자들, 영국 정체성의 담론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내세운다. 이 책의 제목인 ‘지도 만드는 사람’으로 통칭한 이들은 국경 안의 사람들을 동질적인 문화권으로 편입하려는 근대국가의 기획에 앞장선 사람들이었다.〈읽는 지도〉에서는 근대 초 영국에서 국가라는 공간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킨 기초적인 작업으로 ‘역사지지서’와 그 저자들에 주목한다. 가장 먼저 헨리 8세의 명을 받아 전국을 돌며 상세한 기록을 남긴 존 릴런드가 국토에 어떻게 역사를 접목했는지 살펴본다. 또 유럽대륙의 휴머니즘의 영향 아래 윌리엄 해리슨, 존 스토, 윌리엄 캠든 등 영국 지식인들이 어떻게 국가를 인식하고 자국사를 강화하며, 역사지지 분야와 지도 제작을 함께 발전시켜 갔는지, 그들의 대표 저서를 통해 톺아본다. 〈보는 지도〉의 중심인물은 최초로 ‘영국 전도’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색스턴이다. 지도를 국가기밀로 취급했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영국에서 지도는 인쇄와 출판을 통해 국민에게 보급되었다. 색스턴의 지도를 포함해 강력한 왕권의 후원을 받아 제작된 지도들을 살펴보며, 지도가 어떻게 바람직한 국민의 상을 만들고, 국토를 시각화해 보여주었으며, 바깥 다른 세계에 대한 개념과 이미지를 전달했는지 분석한다. 〈듣는 지도〉는 영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들려주는 영국 인상을 통해 영국의 국가·국민 정체성 형성 과정을 살핀다. 국가나 국민 정체성은 보통 18세기 이후 근대국가의 산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여러 외국인의 여행기를 통해 16세기 집단 정체성의 조형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밝힌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점은 외국인들이 남긴 인상 상당 부분이 영국의 역사지지서, 곧 영국인 스스로 생산한 담론에 기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영국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서 드러나는 모호한 타자와 주체와의 관계를 밝히고, 그 역학관계와 담론의 진화를 추적한다.헨리 8세의 명을 받고 이루어진 릴런드의 답사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국왕의 의지에 다름이 없다. … 더욱이 《답사기》는 국가의 공간인 영토 그 자체를 주목하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가져온 선구적 작업이었다. 또한 이 작업은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지지를 동원하는 것이 아닌, 지지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심거나 되살리는 시각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릴런드의 《답사기》는 로마와의 단절 이후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야 했던 튜더 왕조의 ‘국가’와 ‘국민’ 만들기 기획의 두드러진 예가 될 수 있다. ―〈1장 릴런드가 세운 초석〉 중에서(63쪽) 영국 역사에서 영국의 국민정체성 창출에 기여한 가장 중요한 지도로 크리스토퍼 색스턴의 《잉글랜드와 웨일스 주들을 망라한 대 아틀라스》(1579)가 꼽힌다. 빅터 모건은 이 지도를 “새로운 차원의 지도학적 성과이자 잉글랜드의 시각적 이미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리처드 헬거슨은 이 지도가 인쇄를 통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었던 측면을 강조하며 “영국인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물리적 왕국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고 관념화한 소유물을 처음으로 갖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5장 근대 초 영국의 지도〉 중에서(178쪽)정체성이라는 것이 대화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본 영국인의 특성은 온전히 외국인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만 볼 수 없다. 때로는 영국인들이 주었던 인상과 정보가 외국인들에게 영국적 정체성을 인식하게 하는 기초로 작용하기도 하고, 거꾸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영국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고하는 단계로 진입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국적 정체성의 형성 과정을 정교하게 고찰하려면 영국인과 이방인이 어떤 방식으로 대화적 관계를 맺었는가 하는 문제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8장 17세기 후반 ‘영국성’의 형성 과정〉 중에서(295, 296쪽)3. 현실을 모방한 지도, 지도를 따라가는 현실―지도가 ‘객관적’이라는 믿음을 뒤흔들다이 책에서는 지도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지도가 나타내는 공간은 실제 공간과 그것을 담아내는 도면, 나아가 지도를 보는 사람과 제작하는 사람의 역학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산물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지도에 그린 국경선으로 영토가 정해지는, 현실을 모방해 만들어진 지도에 의해 거꾸로 현실이 지도를 따라가는 일이 벌어졌다. 저자는 이렇게 국가의 영토를 만들어내는 지도 덕분에 지리학이 근대 학문의 총아로 떠오르게 되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지도 제작 사업은 국가나 국민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고, 지리 교육은 이데올로기 학습의 성격을 지니게 됨을 지적한다.더불어 지도에 그려진 그림이나 다양한 이미지로 나타난 지도의 사례를 파헤치며 지도가 인종, 계층, 성별 등 ‘타자’를 드러내고 자국의 이미지를 포장함으로써 더욱 경계가 분명한 ‘국가’라는 공간을 인식시키려 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 50여 컷의 16~17세기에 제작된 지도들, 지도첩의 표지, 지도가 그려진 국왕의 초상화 등의 도판을 통해 지도가 말하고자 하는, 혹은 지도제작자가 지도에 담으려 했던 의미를 독자들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지도는 같은 공간에 대해서도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지며, 읽는 사람 역시 자신이 가진 세계관을 통해서 지도의 기호를 해독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지도는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포착된 세계의 개념이며 상(image)일 뿐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지도나 지도학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들어가며〉 중에서(22, 23쪽)르네상스 이후 지도는 과학적인 시선이라는 포장 속에서 더 큰 권위를 발휘하게 되었다. … 이렇게 관념화된 공간은 지리적이거나 물리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어떤 것이 되어 국토에 대한 정서적 감정이 배양될 수 있게 만든다. ‘아버지의 땅(fatherland)’이나 ‘모국(motherland)’과 같은 단어들이 국토에 접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국토가 감정적 영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토에 대한 침범은 자신이나 가족에 대한 침해와 동일시되게 된다. 이제 영역 국가는 정서적인 차원에서 국가에 대한 충성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가며〉 중에서(353, 354쪽)당시 인종은 신체적 특성이 아니라 사회적 특성과 연관된 개념으로, 계보・문명・종교・국가나 민족과 관련되어 표상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도에 지구상의 공간을 표현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그려 넣음으로써 이제 인종은 사회적 특성뿐만 아니라 지리적인 요소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나아가 이러한 인종의 시각화는 인종 간 구분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지도에 인종이 그려지는 것은 인종에 대한 지식이 공간화되는 것으로, 유럽인들은 이제 인종을 이해할 때 그들이 살고 있는 장소적 특성이나 얼마나 먼 곳에 살고 있는가와 같은 지리적 요소들을 고려의 대상으로 포함하게 된 것이다. ―〈5장 근대 초 영국의 지도〉 중에서(213쪽)16세기 초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지도는 국가정체성을 창출하는 프로파간다의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도는 전쟁의 승리를 표시하는 상징물이고, 정치적 단위로서 각국의 지리적 위치를 분명히 해주며, 자국의 독립적 정체와 특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매체였다. 유럽의 많은 왕실은 다른 나라에 자국의 지도를 선물함으로써 우호적 관계를 표현하기도 했고, 거꾸로 다른 나라의 지도를 제작함으로써 그 나라에 대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6장 지도와 국가정체성〉 중에서(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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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지리로 읽는 세계사 지식 55 - 로마 제국의 탄생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세계지리로 이해하는 역사적 사건들
- 세키 신코 지음, 곽범신 옮김
- 반니
- 2024-02-19
“왜, 그때, 그 장소에서 사건이 일어났을까?”문명과 제국, 혁명과 전쟁, 현대의 국제문제까지지리와 지형을 이해하면 세계사의 법칙이 보인다▌ 핵심만 담은 55가지 질문으로 만나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 지식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까? 두 가지 지리적 이유가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나토 가입을 추진했는데, 나토는 러시아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된 국가 연합이다. 한때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적대 국가 연합과 국경을 맞대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크림반도에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크림반도는 지중해로 통하는 역사적으로 귀중한 부동항이고, 부동항이 절실한 러시아는 이 땅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조건으로 크림반도의 안정적 지배를 내걸고 있다.이처럼 지리와 지형은 세계사를 좌우하는 지배적인 요인이었다. 그래서 지리를 이해하면 세계사가 작동하는 원리가 보인다. 이 책, 《지리로 읽는 세계사 지식 55》가 지리와 지형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정리한 이유도 그것이다. 이 책의 저자 세키 신코는 누구나 세계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역사연구가다. 저자는 이 책을 세계사의 핵심을 담은 55가지의 질문으로 구성했다. 지중해 주변에서 왜 폴리스가 발전했을까, 바이킹은 왜 지중해로 나가야만 했을까, 대항해시대는 왜 포르투갈에서 시작했을까,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에 집착할까 등 인류사의 큰 흐름을 짚는 질문으로 역사적 사건을 쉽게 설명하고 그 이면에 있는 지리적 요인을 조명한다.학창 시절 수업에서 만난 세계사는 암기의 영역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세계사는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이자 가장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많은 사람이 세상을 경험하면서 한때 지루했던 세계사 지식의 필요를 절감한다. 그렇게 다시 세계사가 필요해진 독자들은 방대한 세계사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한다. 《지리로 읽는 세계사 지식 55》은 그 시작이 되기에 가장 적절한 책이다. 세계사의 모든 흐름을 빽빽하게 설명하는 방식이 아닌 핵심적 사건만을 짧게 정리하면서도 지리와 지형이라는 세계사의 근본 원인을 활용해서, 세계사 지식에 입문하는 독자가 역사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 속의 모든 장에는 당시의 역사적 사건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지도가 들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이 제시하는 55가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사가 막 궁금해진 누구나 세계사 흐름을 그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역사는 지리 위에서 완성되었다 지리와 지형으로 이해하는 역사적 사건들저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지리에서 발견한다. 몇 가지 질문을 살펴보자. 지중에 주변에서는 왜 폴리스가 발전했을까? 발칸반도나 이탈리아반도에는 큰 하천이 없고 경작지가 적었기 때문이다. 토지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폴리스의 인구는 수백 명에서 많아도 수천 명 정도였다. 여기에 지중해 주변은 온화한 기후에 해안선이 복잡해 해상교역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작은 도시 국가인 폴리스가 번성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한 제국과 로마 제국이 비슷한 시기에 멸망한 이유도 흥미롭다. 3~4세기의 지구는 ‘소빙하기’였고 이것이 대제국을 혼란에 빠뜨린 중요한 방아쇠였다는 것이다. 한랭화로 곡물이나 사료용 목초가 자라지 못하게 되면서 식량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이는 굶주린 농민이 궐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을 멸망으로 몰아넣은 황건의 난도 이러한 연유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이후 북방 유목민이 농경지대인 중국 땅으로 들이닥친 이유도 마찬가지다. 훈족이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사막화가 된 중앙아시아를 버리고 유럽으로 향한 이유도 같다. 훈족에 유럽 땅을 빼앗긴 게르만족은 로마 제국령으로 침입하고 이를 계기로 서로마 제국은 멸망의 길을 걷는다.바이킹이 지중해로 내려온 이유 이면에도 지리적 이유가 있다. 바이킹은 본래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화를 지키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인구가 급격히 늘고 한랭화가 들이닥치면서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더 이상 밀을 재배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이들은 결국 굶지 않기 위해 거친 북해를 뚫고 남쪽으로 진출한 것이다.대항해시대는 왜 포르투갈에서 시작했을까? 여기에도 포르투갈의 지리적 위치가 영향을 미쳤다. 이베리아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을 축출한 레콩키스타가 성공한 후 포르투갈도 영토를 확립했지만 영토가 작고 경제적 여유도 없었기에 레콩키스타에서 공적을 세운 귀족에서 보상을 하려면 바다 저편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유럽 최서단에 자리했기에 바다로 진출하기에도 가장 유리했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에 더해 기독교를 세계로 전파하겠다는 신앙심과 아시아와 직접 무역을 하겠다는 경제적 욕망이 어우러져 포르투갈에서 대행의시대의 닻이 올라갔다.미국의 남북전쟁의 이면에도 지리적 요인은 있었다. 미 대륙의 남부는 강수량이 적고 평지가 많아 목화를 재배하기 적합했는데, 이 목화 산업을 지탱하는 것이 노예제였다. 아울러 영국에서는 면공업이 발달하면서 영국으로 목화 수출량이 늘고 있었기에 남부 지역 사람들은 자유무역을 지지했다. 반면 북부에서는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상공업이 발전했고 북부 지역 사람들은 영국의 공업제품이 수입되는 것을 막으려 보호무역을 지지했다. 여기에 해방된 흑인을 공장의 노동력으로 삼기 위해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던 것이다. 이들은 4년간의 격렬한 내전 끝에 북부의 승리로 미국 자본주의의 물꼬를 텄다.이 책은 마지막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도 다룬다. 대만은 1894년 벌어진 청일전쟁 이후 50년에 걸쳐 일본이 점유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 중화민국에 반환된다. 이때 중국은 중국국민당이 정권을 쥐고 있었기에 4년 후 중국공산당과의 내정에서 패한 국민당이 도피처로 대만을 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중국 내전으로 떨어져 나온 집단이 대만 땅을 채웠지만 이제는 대만 내에서만 나고 자란 본성인들이 대만 독립을 주장하고 있기에 대만과 중국의 대립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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