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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멸종 (커버이미지)
    [문학]대멸종
    • 시아란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04-14

    한 세계의 끝을 향해 달리는 다섯 가지 이야기2018 겨울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수상 작품집이승과 저승, 지구와 그 바깥, 지금 여기의 세계와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세계의 ‘대멸종’독특한 주제에 따라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선보이는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대멸종』은 지난 2018년 가을 공모전의 수상 작품집인 『냉면』에 이은 두 번째 수상 작품집이다. ‘한 세계의 종말’을 공통분모로 둔 이야기들은 판타지?SF?미스터리 등의 문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우리나라 고유의 저승 신화가 우주과학과 어우러지고, 빈민가에서 펼쳐지는 인간 드라마가 동화적인 판타지를 품는다. 멀지 않은 미래의 우주를 그리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미스터리 스릴러의 색채를 띠기도 한다.이 흥미로운 결합이 지향하는 바는 이야기 본연의 ‘재미’다. 저마다 또렷한 인상을 남기는 다섯 편의 수록작들은, 더없이 극적인 사건인 대멸종이 재미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기에 제격이라는 점을 훌륭하게 증명한다. 피하지 못할 어둠의 도래야말로 가장 빛나는 이야기의 시작인 것이다.이 주제의 또 다른 미덕은 임박한 재앙 앞의 고군분투를 보여 줌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유한한 삶을 돌아보게 해 준다는 점이다. 각 작품의 주인공인 저승 세계의 차사, 게임 회사의 개발자, 리조트에서 일하는 아이, 우주탐사선의 선원, 거대 제국의 현자와 마법사가 맞닥뜨린 상황은 결국 우리가 처한 운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정된 끝을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쉬이 그치지 못할 질문이다.다양한 장르의 가능성을 품은 주제, 대멸종재난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어 대중의 이목을 끈다. 뜻밖의 사건이 일으키는 감정의 파고가 커다란 쾌감을 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인인 우리가 명확하게 그릴 수 있는 최대 재난은 전 지구적인 재난일 텐데, 이러한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다. 지금까지 다섯 번 일어났다고 알려진 ‘대멸종’이 그 사건의 이름이다.6천 6백만 년 전에 일어난 가장 최근의 대멸종 당시, 공룡을 비롯한 육상 생물종의 75%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대멸종의 원인으로는 화산과 소행성이 주로 지목되지만 때로 외계인이 언급되기도 한다. 세계 유수의 학자들은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인간이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양한 장르의 가능성이 대멸종이라는 주제 안에 잠들어 있는 셈이다.반드시 행동해야 하는 저주거대한 재앙을 만난 『대멸종』 수록작의 인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대멸종 너머의 시간을 준비하기도 하고, 대멸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대멸종의 방향을 선택할 권리를 손에 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살아남은 소수가 되어 과거를 되짚는 이들도 있다.저마다 달리 행동하지만 이들에게는 같은 저주가 걸려 있다. 반드시 어떻게든 행동해야만 하는 저주다. 거대한 종말을 마주하면 체념이 오히려 어렵다. 미루어 왔던 일들과 생각만 해 왔던 일들이 가능한 일들로 바뀐다. 그리하여 『대멸종』의 작품 전체는 강렬한 에너지를 담고 있으며,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 준다.거대한 끝을 통해 건네는 위로‘대멸종’ 공모전의 심사 기준은 앤솔로지에 포함되었을 때에도 빛나는 작품이 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함께 수록될 여러 작품들 속에서 고유의 매력을 잃지 않는가, 다른 작품들과 어우러져 앤솔로지의 주제를 명확하게 가리키는가를 살폈다.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했기 때문에, 수록 순서 또한 심사표상 순위와 무관하게 독자가 가장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배치를 적용했다.정성스레 마련한 꽃다발 같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 것은 다름 아닌 위로다. 거대한 세계는 작품 속에서 끝을 맞지만, 우리가 꾸려 가는 나만의 세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멸종을 읽으며 삶을 고민하는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 인간에게 문학이, 극적인 이야기가 필요한 까닭은 어쩌면 바로 이러한 지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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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심문관의 비망록 -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소설 (커버이미지)
    [문학]대심문관의 비망록 -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소설
    •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23-04-14

    <불안의 서>의 나라 포르투갈의 대작가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의 소설 <대심문관의 비망록>이, 번역가 배수아의 손끝에서 환하게 피어나다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의 작품들은 거의 예외 없이 포르투갈의 과거와 현재를 다루고 있다. 그의 소설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나라 포르투갈은 기괴하고, 비틀렸으며, 음울하고, 전근대적이고, 슬프고, 풍자 속에 갇혔으며, 파국과 재앙을 향해 치닫는 꿈의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가 그리는 포르투갈은 불행의 모든 초현실적 얼굴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포르투갈을 묘사하는 방식에 매혹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한 디테일에 기대며 독자를 괴롭히듯이 기나긴 문장의 파편을 펼쳐놓는 그의 스타일이지만, 그 너머에서 우리를 응시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인간 운명의 보편성이라는 바탕을 결코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소설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 포르투갈에 매혹되어버리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리스본에 사로잡혀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안투네스의 이 소설에는 근사한 영웅도, 낭만적인 사랑도, 존경하고 감탄할 만할 매혹적인 주인공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일까. 나는 리스본을 여행하면서, 그곳이 내가 가본 그 어떤 도시보다도 여성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색채, 공기, 풍경,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와 몸짓과 태도. 이 소설 <대심문관의 비망록>에서도 특히 나를 사로잡은 것은 여성 화자들의 모놀로그였다. 안투네스의 여주인공들의 목소리는 다른 남성 작가들의 그것보다 더욱 섬세하고 내밀하게 울린다는 느낌이다. 종종 그 목소리들은, 오직 신만이 귀 기울이는 어두운 고해실 안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배수아(옮긴이)이 책은 파시즘과, 사람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1“폭력, 억압, 공포, 불안 등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50년 이상 포르투갈 국민의 일상을 변화시킨 권력의 모습에 대한 책”팔멜라에 대토지를 소유한 프란시스쿠는 독재자 살라자르의 오른팔이었으며, 그 누구 앞에서도 모자를 벗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할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인물이었다. 그는 농장과 대저택을 소유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는 하녀들의 몸을 유린하는 소유주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요양병원의 침상에 누워 있다.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하고, 이빨도 없고, 물론 벗을 모자도 없다. 그와 침상 몇 개를 사이에 둔 자리에는 그의 공범자이자 한때 무시무시한 악명을 떨친 비밀경찰 피데의 대장이었던 소령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프란시스쿠의 아내 이자벨은 살라자르 독재 시절, 프란시스쿠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총애를 받던 다른 남자 때문에 그를 떠나갔다. 소령은 프란시스쿠의 친구였음에도 그를 위해 이자벨의 정부에게 복수해주려고 하지 않았다. 프란시스쿠는 이별의 충격에서 일생 동안 회복되지 못한다. 일흔이 넘은 나이로 한 소녀를 만나게 된 프란시스쿠는 소녀에게 전 아내 이자벨의 낡은 옷을 입히고 보석을 주렁주렁 달게 하고 온갖 옛날식 애정 표현을 강요하여 웃음거리가 된다. 프란시스쿠가 임종이 임박해서야 자신의 혈육으로 인정한 하나뿐인 아들은 상류층 집안의 딸과 결혼했으나 불행한 이혼을 하고, 결국 무위도식하는 인생으로 전락한다. 2“몰락하는 시대와 인물에 대한 거대한 파노라마”이 책 <대심문관의 비망록>은 프란시스쿠의 아들인 무기력한 주앙의 첫 번째 진술, 주앙에 대한 연정을 품고 있는 가정부 티티나의 두 번째 진술, 프란시스쿠의 혼외자인 파울라의 세 번째 진술, 프란시스쿠의 정부인 밀라의 네 번째 진술, 그리고 부인에게 버림받고, 가정부 티티나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로부터도 애정의 대상이 된 적 없이 쓸쓸히 알발라드의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프란시스쿠의 다섯 번째 ‘진술’과 열네 개의 ‘추가 진술’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속에서 모두 열아홉 명의 인물이 각자의 목소리로 과거를 이야기한다. 이들의 진술은 몰락해간 시대에 대한 거대한 파노라마를 이룬다. 역사의 격랑기를 살아온 각 증인들의 목소리는 저마다의 기억을 되살리고, 청산하고, 새로운 쇄신을, 혹은 구원을 간구한다. 그 과정은 곧 가부장적인 독재자인 프란시스쿠 개인과 그 가족의 몰락, 나아가 독재정권의 몰락과 궤를 같이한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다른 진술, 어떤 때는 앞의 얘기를 부인하고 어떤 때는 보완하며 자신의 시선에 따른 진술을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시선으로 평행되는 이야기를 하는 다양한 목소리는 다성적으로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과거와 현재의 삶은 해체되고 분석되고 새롭게 구성되어 포르투갈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당시의 권력 담론이 해체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은 이렇게 무너져가는 권력과 권력 앞에서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권력의 허망함까지 강하게 전달해준다. 이러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한 진실 읽기는 과거의 기억에서 스며 나오는 사실을 각 인물들의 현재 시선을 통해 보여주며 권력에 의해 강제된 질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이야기로, 때로는 씁쓸하고, 때로는 웃기며, 때로는 빈정거리고, 때로는 폭력적인 증언을 통해 파시즘을, 살라자르 독재시대뿐만 아니라 74혁명 이후의 무기력한 사회를 고발하는 한 편의 우화로 다가온다. 3“그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음표를 활용하여 시적 산문이라는 다성(多聲)의 멜로디를 작곡한다.”첫 문단부터 펼쳐지는 안투네스 특유의 문체는 그저 당혹스럽다. 불완전한 형태로 끊임없이 이어지며, 처음 한두 개이던 구두점은 어느새 영영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불완전한 형체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장들,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단락 내부에서 뒤섞이는 목소리와 시점들, 마치 하나의 문장처럼 보이는 기나긴 모놀로그 안에 혼재하는 과거와 현재, 아니 더욱 정확히 말해서, 현실의 독백 중간중간에, 예고나 설명 없이 불쑥 끼어들어 떠돌다가 다시 사라져버리는 과거의 그림자들.책 전체가 오묘한 대위법의 복합 화음으로 넘쳐흐르는데다, 거의 모든 문장이 불완전한 형태로 계속 이어진다. 여러 층위의 현재와 과거들의 중첩, 감정과 감정, 목소리와 목소리들이 혼재된 이러한 진술은 마치 합창단원들이 서로 다른 가사의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듯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한편, 원근이 철저하게 배재된 평면적인 풍경화, 시간의 여러 층위를 이루는 사건들을 동시에, 시제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병렬시키는 방식으로, 비현실적으로 고요하며 비극적인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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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독도민국 - 한일 독도전쟁 소설 (커버이미지)
    [문학]대한독도민국 - 한일 독도전쟁 소설
    • 유성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3-04-14

    “독도가 곧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대한독도민국이다”독도를 소재로 쓴 사이버전쟁 소설일본의 한 극우 의원이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독도를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 땅이라고 우긴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극우 세력이 집권할 때마다 더 노골적으로 드러냈을 뿐이다. 이런 일본을 완패시킨 전쟁소설이 나왔다. 비록 소설 속에서지만 독자들은 짜릿함을 넘어 통쾌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IT 전문가가 쓴 독보적인 사이버 상상력《대한독도민국》은 독도를 소재로 쓴 사이버전쟁 소설이다. 독도는 곧 대한민국이니, 독도에서 촉발된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리라는 건 장르소설 애독자들이라면 짐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 형식은 진부하지 않다. 치고받는 전투 위주의 전쟁이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더 많은 일이 벌어지는 사이버전쟁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주인공도 한일 양국에서 첫손으로 꼽히는 해커다. 이런 소설적 환경이 가능했던 건 저자가 IT 전문가여서다. 해박한 IT 지식을 토대로 쓰인 장르소설이 국내에선 거의 없다시피 한다. 이 소설이 장르소설 분야에서 독보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저자는 부산에서 IT 기업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컴퓨터 용어와 원리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 위축될 필요는 없다. 주인공의 설명을 따라가면 누구라도 쉽게 전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주로 인터넷상에서 사건이 벌어지지만 전쟁소설인 만큼 다양한 무기도 등장한다. 대부분 실재하는 무기여서 독자들은 더 실감나게 소설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쓰다어떤 독자는 흥미진진한 게임을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이 게임하듯이 전쟁을 벌이고 마침내 한국이 승리하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단선적인 스토리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왜 독도가 우리 땅인지,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주장하는 일본 주장의 허점이 무엇인지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대며 반박하기도 한다. 14장 <독도 논쟁>에 이런 내용이 잘 정리돼 있다.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장만 따로 보아도 유용할 것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40년 통한의 역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역사의 땅입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병탄되었던 우리 땅입니다.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독도는 완전한 주권회복의 상징입니다. 독도는 한국인의 영혼이며 얼이며 역사이자 미래입니다.”고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 문제에 관한 <특별담화문> 일부다. 독도가 곧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대한독도민국이다. 《대한독도민국》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독도 등의 역사 왜곡 문제로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마다 우리 마음을 다잡게 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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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클럽 (커버이미지)
    [문학]더 클럽
    • 타키스 뷔르거 지음, 유영미 옮김
    • 황소자리
    • 2023-04-14

    슈피겔.아마존독일 베스트셀러!“연애소설, 페미니즘 소설, 범죄소설이 맞물려 연금술처럼 빚어진 걸작!” 샬로테의 팔에 난 상처를 생각했다. 나는 이 범죄를 허락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비들은 계속할 것이므로.전도유망한 저널리스트로 승승장구하던 한 청년이 사상사를 공부하겠다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로 들어갔다. 몇 해 후 그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베스트셀러 작가로 돌아왔다. 명료하고 미스터리한 문장으로 엘리트 귀족문화의 눅눅한 속살을 파고든 소설 《더 클럽(원제: Der Club)》의 작가 타키스 뷔르거다. 얼핏 한 편의 동화처럼 시작되는 이 작품 《더 클럽》은 가슴 저린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이며 페미니즘 소설이다. 작품의 주요 무대는 세계적인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교 캠퍼스. 이 대학 비밀 클럽 안에서 ‘나비’라 불리는 귀족 청년들이 대를 이어 즐겨온 위험천만한 놀이와 그로 인해 생겨난 피해자들의 속울음을 이야기한다. 위조한 신분증으로 케임브리지대 복싱 클럽에 들어간 독일 청년 한스는 극소수 명망가 자제들로 이루어진 비밀 모임에 초대되지만, 그곳에서 오랜 세월 자행된 죄악의 실체와 맞닥뜨리고 마는데…. 섬뜩할 만큼 간결한 문체로 케임브리지 멤버들의 다양한 욕망을 담아낸 이 작품은 계급과 젠더, 사랑과 폭력에 대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케임브리지 유서 깊은 석조건물 안에서 이어진 그들만의 위험한 놀이한스는 태어날 때부터 가냘프고 수줍음 많았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놀림을 받던 열두 살 한스에게 아버지는 복싱글로브를 사주었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은 대부분 모호하지만 옳고 그름이 분명할 때도 있다’는 말과 함께. 숲을 사랑하던 엄마와 아빠는 한스가 열다섯 살 나던 해에 세상을 떴다.홀로 기숙학교에 들어간 한스에게 케임브리지 대학교 미술사 교수였던 이모 알렉스가 편지를 보낸다. 장학금을 받도록 주선할 테니 케임브리지대에 입학하라고. 조건이 하나 붙었다. 알렉스는 한스에게 대학 내 복싱 클럽에 가입해 모종의 범죄를 밝혀야 한다고 말한다. 그 범죄란 게 무엇인지 한스는 한동안 알지 못했다. 치밀한 전략과 행운이 맞물려 그는 복싱 클럽 내 소수 귀족들로만 구성된 피트 클럽 멤버가 되고, 자신이 스노브 문화에 입문하게끔 도와주는 샬로테와 사랑에 빠진다. 외로움을 갑옷처럼 두르고 살던 한스는 케임브리지가 차츰 좋아졌다. 수백 년에 걸쳐 인간의 천재성이 꽃피운 공간,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듯 품격 있게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들. 생각해보면 이런 삶을 얼마나 오래 선망했던가?하지만 케임브리지의 유서 깊은 석조건물 내부,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체스터필드 소파가 놓인 곳에서 통과의례란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끔찍한 놀이와 마주한 순간, 한스는 물러설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범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눈앞의 여성을 구하는 대신 다른 피해자들이 눈물 쏟으며 벼린 복수의 칼날을 내팽개쳐야 하는가? 케임브리지라는 특정 공간을 무대로 민감한 이슈를 소설화한 이 작품 《더 클럽》은 스토리 자체의 파괴력을 넘어 정의와 진실 탐색이라는 문제까지 건드리며 출간되자마자 서점가를 뒤흔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고장난 수도관처럼 여기저기서 터지는 #Me Too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젠더 감수성에 관한 한 여전히 한 걸음도 못 뗀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또 어떻게 읽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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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블 - 두 구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커버이미지)
    [문학]더블 - 두 구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 정해연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04-14

    K-스릴러 대표작가 정해연이 선보이는 극강의 서스펜스드라마 시리즈 제작!중국과 대만에서 번역 출간!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K-스릴러 대표작가K-스릴러 대표작가 정해연의 데뷔작이자, 중국과 대만 등에서 번역 출간된 《더블: 두 구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가 서슬 퍼런 광기의 현장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 소설은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이 확정된 2023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다.사이코패스VS사이코패스의 대결이라는 과감한 설정으로 장르소설 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 소설은, 정해연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엄청난 흡인력으로 마치 작중 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살인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웠다고 확신한 순간,그가 설계한 완벽한 함정에 빠져 살인자가 되었다!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어오던 재희를 순간의 충동에 죽였다. 형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범행 현장에 남아 있을 흔적을 완벽히 지웠다. 재희의 시체는 오랜 시간 후 발견될 것이고, 사건은 미궁에 빠질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알리바이도 만들 겸 휴가를 내 여행을 떠났다. 숙소에 짐을 풀고 오랜만의 여유를 즐겼다. 오전에 내린 비 때문인지 비릿한 냄새가 났지만,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여행가방 안에 든 물과 식료품 등을 정리하기 위해 싱크대 문을 여는 순간.시체다!비릿한 냄새의 정체였다. 싱크대 안에 쓰레기처럼 구겨져 박힌 사람의 시체가 있었다. 완벽하게 계획된 함정에 그를 몰아넣었다고 확신한 순간,범인의 흔적이 완벽히 사라진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오랫동안 지켜봤다. 그는 능력 있는 형사이자, 주변에게는 좋은 이웃이다. 늘 반듯한 차림새에 일에도 빈틈이 없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건 그저 겉모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안에는 지독하고 잔인한 악마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순간의 충동을 참지 못하고 사람을 죽였다. 엄청난 두려움이 뒤따를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의 희열이 몸을 감쌌다. 그리고 생각했다.이건 기회다!트렁크에 시신을 구겨 넣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비가 내렸다. 살인의 흔적은 빗물과 함께 자연스레 쓸려 내려가고,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미리 알아둔 장소에 시신을 숨겼다. 그리고 그가 이 방으로 걸어 들어오는 상상을 하자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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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미안을 찾아서 (커버이미지)
    [문학]데미안을 찾아서
    • 남민우 지음
    • 바른북스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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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미안을 찾아서 2 (커버이미지)
    [문학]데미안을 찾아서 2
    • 남민우 지음
    • 바른북스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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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공 서란 - 천년의 빛깔 청자를 빚은 소녀 (커버이미지)
    [문학]도공 서란 - 천년의 빛깔 청자를 빚은 소녀
    • 손정미 지음
    • 마음서재
    • 2023-04-14

    “고려청자는 어떻게 시대정신이 응축된 명기(名器)가 되었나?” 신라-고구려-고려로 이어지는 손정미 작가의 역사 3부작치밀한 고증으로 그려낸 가장 입체적인 고려를 만나다!착실한 취재와 꼼꼼한 자료 조사,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답사를 통해 우리 역사를 소설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온 손정미 작가가 2년여 만에 신작을 펴냈다. 일간지 기자에서 소설가로 전향한 그는 삼국통일 직전의 신라를 무대로 한 첫 역사소설 《왕경(王京)》에 이어 고구려의 위대한 영웅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그린 《광개토태왕》을 펴냈고, 역사 3부작으로 신작 《도공 서란》을 출간한다. 《도공 서란》은 고려 전기를 배경으로 소녀 도공 서란의 성장을 통해 고려청자를 탄생시킨 장인들의 예술혼과 고려청자의 뛰어난 예술세계를 소설로 구현해 보여준다. 또한 주인공 서란이 역사의 격랑에 휘말리면서 조우하게 되는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과 외교의 귀재 서희 등 외세의 위협에 지략으로 맞섰던 이들의 눈부신 활약을 그려낸다. 다른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고려시대를 생동감 넘치는 역사 드라마로 재현해 찬란한 중세를 펼쳤던 고려의 기상과 활력을 오롯이 담아낸 소설이다. 책의 앞쪽에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유물 7점을 화보로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고구려의 자랑스런 후예임을 표방한 고려는 기상이 하늘에 닿을 듯했고, 하늘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다. 개경의 가장 번화한 곳에 죽을 끓여놓고 배고픈 사람들이 먹게 할 정도로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 주린 자를 배려할 줄 알고 염치를 알았던 아름다운 민족이었다. 고려청자는 그러한 시대정신이 응축된 명기(名器)였다.”_‘작가의 말’ 중에서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빚어낸 고려청자그 신비로운 매력이 숨 쉬는 소설고려청자는 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빚어낸 예술작품이다. 귀하고 비싼 옥을 대신하여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당시 청자를 빚을 수 있는 나라는 고려와 송, 단 두 나라뿐이었다. 하지만 고려의 도공들이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 송나라 청자를 능가하는 걸출한 고려청자를 완성함으로써 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손정미 작가는 《도공 서란》에서 이 매혹적인 고려청자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덕분에 독자는 그동안 사진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고려청자의 모든 것을 소설로 만나게 된다. 손정미 작가는 주인공 서란의 시선을 따라가며 청자 도요지의 활기 넘치는 풍경과 도공들의 장인정신, 고려청자 제작 과정을 마치 눈앞에서 보듯 섬세하게 묘사한다. 청자 빚는 일을 하늘이 내린 업이라 생각하고 신명을 바쳤던 도공들의 숨결까지 느껴진다. 당시 동아시아에서 고려청자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할 수 있으며, 고려청자에 녹아든 시대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는 그런 굴욕을 당하지 않으리라”거란의 침략에 지략으로 맞선 영웅들의 분투《도공 서란》의 시대적 배경은 고려 현종 대다. 호시탐탐 고려를 넘보는 거란족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침략해 대외적으로 불안했던 시기다. 이러한 난세에 고려를 구한 영웅이 바로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운 서희 장군과 강감찬 장군이다. 서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외교 담판을 통해 지략으로써 거란의 야심을 꺾었고, 강감찬은 거란의 십만 대군을 물리친 귀주대첩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손정미 작가는 소녀 도공과 영웅들의 눈부신 활약을 통해 고려가 어떻게 외침을 물리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는지 보여준다. 2019년은 귀주대첩이 꼭 1,000년을 맞이하는 해다. 동북아의 정세가 심상찮은 오늘날, 당시 고려가 처한 시대적 상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밖에도 소설에는 고려 전기의 다채로운 문화와 당시의 풍습, 생활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적 축제였던 팔관회, 귀족들의 취미였던 사냥과 격구 등 당대의 풍속도를 세밀하게 그려 마치 한 편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또한 소설의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수도 개경, 외국과의 무역이 이루어진 벽란도, 탐진의 자기소, 더 나아가 요나라 수도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고증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당대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하다. 청자 빚는 도공부터 귀주대첩의 강감찬까지 화려하나 위태로웠던 고려를 지킨 사람들 이야기주인공 서란은 고려청자 도요지로 이름난 탐진(지금의 강진)에서 나고 자란 열여섯 살 소녀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에 집을 나가 행방을 알 수 없고, 청자 장인인 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청자 기물들로 화려하게 꾸민 개경의 다점을 지키던 서란은 청자를 탐내는 이들의 위협에 시달린다. 그중에는 왕의 총애를 받는 궁인 김 씨도 있다. 청자베개의 신묘한 기운에 반한 김 씨는 물건을 가져오지 않으면 교방에 기녀로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 무렵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들이 다점에 난입해 청자를 모조리 털어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서란은 도난당한 물건 대신 다른 청자베개를 구해 김 씨에게 갖다 바치지만 웬일인지 그 베개는 신묘한 기운을 발하지 못하고 김 씨의 분노만 사게 된다. 결국 교방 기녀로 끌려가게 된 서란은 최후의 기회를 얻어 탐진에서 진짜 청자베개를 구해다 바친다. 그런데 궁인 김 씨를 만족시킨 그 물건은 놀랍게도 아버지 인청이 아닌, 오래전 집을 나간 어머니가 구운 청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서란은 때마침 궁인 김 씨를 찾아온 강감찬 장군의 눈에 띄어 그에게 발탁된다. 강감찬은 서란이 명기를 만들 도공의 자질이 있음을 한눈에 알아보고 산중 수련장으로 데려간다. 서란은 거기서 신라 귀족 출신인 무애를 만나고 차츰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시대의 격랑은 두 사람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애를 위해 그에게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서란은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 고려청자의 제조 비법을 유출할 뻔한 위기를 겪고 천신만고 끝에 탈출에 성공한다. 그 무렵 고려에는 거란의 3차 침략이라는 암운이 드리우고, 돌아온 서란은 강감찬의 특명을 받아 위기에 빠진 고려를 구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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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 2020년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 2020년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오수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04-14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 환상적인 카탈로그!2020년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오수완의 장편소설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세계문학상은 2005년 첫 수상작 『미실』(김별아)을 필두로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스타일』(백영옥),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보헤미안 랩소디』(정재민), 『저스티스맨』(도선우), 『로야』(다이앤 리) 등 작가적 개성과 동시대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을 배출하며 매년 화제를 모았다. 올해 수상작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는 가상의 도서관에 소장된 가상의 희귀본을 소개하는 카탈로그 형식의 소설이다. “세상에 없는 책을 상상하고 목록화”한다는 점에서 보르헤스를 떠올리게 되지만 “사가본 도서에 대한 나름의 소개문 혹은 감상문이 이어지는 사이사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는 이 독특한 카탈로그의 디테일 앞에서는” 작가 오수완에 대한 감탄만이 남는다. 오수완은 2010년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로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받은 기성 작가로 이후 장편소설 『탐정은 어디에』를 발표하기도 했다. 책을 소재로 가상과 현실을 뒤섞으며 지적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하는 글쓰기가 그의 특장인 셈인데, 이번 수상작은 지식뿐 아니라 책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사유가 더욱 깊어 보인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최원식, 은희경, 방현석, 정홍수, 하성란, 강영숙, 박혜진)은 “지식으로 가득하지만 지식이 앞서지 않고 정점을 향해 나아가지 않지만 멈추게 되는 곳곳이 정점이었던 이 소설은 친절하고 따스하며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책과 연결된 세계에 신뢰를 보낸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책과 함께하는 인간이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며 그의 작품을 이견 없이 당선작으로 선택했다. 가상의 도서관에 소장된 가상의 희귀본, 지적 탐험과 상상력의 모험으로 탄생한 ‘당신이 읽을 수 없는 책’ 32권호펜타운 반디멘 재단 도서관의 다른 이름은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 도서관’이다. 이름 때문인지 어느 날부터 사람들은 직접 쓴 원고로 책을 만들어 도서관에 기증하기 시작했고 재정난과 장서 부족에 시달린 도서관은 기증받은 사가본으로 운영돼왔다. 시 의회와의 협상 결렬로 재단은 도서관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도서관 이용자들이 기증한 사가본은 가치가 없는 책으로 분류돼 모두 폐기될 운명이다. 도서관의 유일한 사서이며 도서관장 대리인 에드워드 머레이는 책들을 원래의 기증자들에게 돌려주는 일에 몰두한다. 그런데 가장 열정적이고 유별난 기증자였고 자칭 작가이며 책도둑인 빈센트 쿠프만(VK)은 책을 찾아가지 않는다. 그가 기증한 책들은 모두 인터넷으로만 겨우 서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희귀본들이다. 에드워드 머레이는 조력자인 레나 문과 상의해 VK와 그의 책들을 기념하기 위해 카탈로그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게 바로 이 책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서른두 권의 쿠프만 컬렉션이 현실에 존재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한 권 한 권의 이야기가 너무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다.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이 가상의 책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보기 위해 독자는 저자 이름과 도서명을 몇 번이고 검색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물론 어떤 인명도 책 제목도 검색되지 않는다. 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은 소설에서 역사서, 예술서, 과학서, 종교사상서, 일기 및 회고록, 각종 테마를 다룬 에세이, 요리책, 수학책, 게임 안내서, 그래픽 노블, 퍼즐책,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기이한 책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예컨대, 보르헤스의 소설로 만든 발레극을 상연하기 위한 무대와 의상 스케치, 16세기부터 19세기 이후까지의 장서표를 소개한 책, 야외에서 사랑을 나누려는 연인들을 위한 안내서, 수학 개념을 풀어 쓴 소설, 열여섯 장의 그림을 조합하여 20조 개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책갑, 가정용 공구로 기타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반원형에 글씨라고는 한 줄도 없고 부서지기 쉬운 특수한 종이로 만들어져 밀봉된 책, 갖가지 문신 기법을 소개하는 문신가의 회고록, 자칭 ‘도서관 이용 전문가’의 도서관 이용기, 아프리카 민족회의 조직원이 쓴 모노폴리 게임 책, 한 가지 이야기를 아홉 가지로 변주한 단편소설집, SF, 판타지, 로맨스 소설들, 주석으로만 이루어진 수학책,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각색한 그래픽노블,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시체 처리법, 아모르 문디, 즉 세계수(世界樹)의 경이로움이 담긴 여행기 등이다. 이 책들은 기증자 VK가 세계 곳곳에서 여러 경로로 수집한 희귀본들로 알려져 있지만 카탈로그를 만들던 사서 에드워드 머레이는 이 모든 책을 쿠프만 자신이 직접 쓰고 그림을 그리고 제본하여 만든 것임을 알게 된다. 분야도 주제도 형태도 천차만별인 이 별난 사가본에는 책과 세계에 대한 한 사람의 꿈과 환상, 지식과 욕망이 총체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리 말하면 VK의 기이한 열정은 작가 오수완의 지적 탐험과 상상력의 모험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손수 그린 섬세한 책 일러스트에도 그러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커뮤니티책과 삶이 가장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곳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을 소개하는 카탈로그 사이사이에는 그의 책들에 저마다의 사연으로 얽혀 있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이야기가 끼어들어 흥미를 더한다. 한 일본인 여자는 건강한 에로티즘을 찬미하는 일본인 사진작가의 작품집 수서를 검토하던 에드워드 머레이를 혐오스럽게 바라보지만 그가 그녀의 딸을 사회복지사로부터 보호한 후로는 태도가 달라진다. 비 오는 날이면 도서관에 찾아와 사가본 서가 앞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던 노숙자는 알고 보니 왕년의 유명한 라디오 디제이다. 처음에 그를 질색하던 도서관 관리인 부부는 그에게 옷을 나눠주고 화장실에서 샤워를 할 수 있게 한다. 킬러 같은 차림을 하고 VK의 요리책을 빌리려던 남자는 사실은 도서관을 인수해 식당으로 개조할 생각을 품고 있는 요리사고, 희곡과 소네트를 즐겨 읽는 멋쟁이 노인은 알고 보니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호펜타운을 떠났다가 돌아온 에드워드 머레이의 고등학교 동창은 조용하고 음울한,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소녀처럼 쾌활하고 분방한 시인이 돼 있다. 어느 날 마약 상인처럼 보이는 청년이 VK의 책을 훔쳐 가자 레나 문은 그를 쫓아가 책을 받아 온다. 청년은 랩 가사를 쓰기 위해 그런 짓을 했다며 사과한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고요한 가운데 자유분방하며 고독한 몰입 속에서 지적 쾌락을 향유한다. 그 속에서 그들은 안전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끼기도 한다.도서관이 문을 닫기 전 도서관 이용자들이 모여 폐관식을 여는 모습은 책과 삶이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장면으로 기억될 만하다. 도서관이 없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떤 이는 도서관 출입문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동안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편지를 남기고, 누군가는 그 아래 꽃다발을 놓아두고 초에 불을 밝힌다. 폐관식이 열리는 날 공교롭게도 재단에서 나온 사람들이 재단 소유의 장서를 모두 회수해 가는 바람에 책들이 떠난 텅 빈 도서관에서 식이 진행된다. 책들이 사라져서 슬픈 날이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기쁜 날이라며 서로를 위로하던 그들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남아 있는 VK의 책들로 모의 경매를 하기로 한다. 낙찰받은 책을 소유할 수는 없지만 참가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관심과 취향에 어울리는 책들에 일정 금액을 걸고 책을 낙찰받는다. 경매액은 도서관에 기부되어 VK 컬렉션 카탈로그를 만드는 데 쓰기로 한다. 사람들은 낙찰받은 책을 서로 나눠 보며 그에 얽힌 추억을 나눈다. 그런데 에드워드 머레이와 레나 문이 휴가를 다녀온 사이 VK의 책들이 모두 사라진다. 고장난 문을 뜯고 누군가 훔쳐갔지만 범인은 찾을 수 없다. 에드워드 머레이는 덕분에 VK의 책들이 사라지지 않고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있게 된다면 그 이상 반가운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 후 레나 문과 그는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는데, 이삿짐 속에서 책 두 권이 든 봉투를 발견한다. 그 책이 무엇인지 독자는 알 것이다. 자신만의 도서목록을 상상하는 모든 애서가들의 꿈이 깃든 이야기가상의 책들의 카탈로그라는 일종의 “포스트모던적 농담”이라 할 이 소설에 대해 작가 오수완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당신이 읽을 수 없는 100권의 책』에서 슬쩍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VK가 마지막으로 기증한 이 책은 세상에서 사라진 책 100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사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책들이다. 저자는 오로지 자신의 상상에 의지해 100권의 목록을 만들고 각각의 책의 표지를 그린 다음 간략한 설명까지 붙여놓았다. 에드워드 머레이는 VK 컬렉션 카탈로그가 이 책의 방식을 참고한 것이라고 밝히며 책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적는다. “아마 그는 자신이 상상한 책들을 함께 상상하고 그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즐거워할 누군가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어쩌면 한 발 더 나아가, 독자가 자신만의 환상적이며 사실적인 책들의 목록을 만들기를, 그리고 그 책들을 찾아 나서기를, 즉 그것을 직접 쓰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이 말을 작가 오수완이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를 쓴 이유로 가져다 놓아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도 비슷한 뜻을 전한다. “이 이야기가 당신에게 뭔가 속삭이는 기분이 든다면 그건 아마 이런 말일 것이다. 당신이 어떤 책을 찾고 있는데 그 책이 세상에 없다면 그 책을 써야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는 것.” 세상에 없는 책들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도서관을 상상하는 많은 애서가들, 이름 없는 작가들의 꿈이 이곳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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