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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커버이미지)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전준형
    • 출판사피시스북
    • 출판일2014-10-08

    프로야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회인 야구 - 전준형

  • 푸드백신 - 일상의 음식이 최고의 의사다 (커버이미지)

    푸드백신 - 일상의 음식이 최고의 의사다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박태균 지음
    • 출판사21세기북스(북이십일)
    • 출판일2014-10-08

    푸드백신 - 박태균 지음저자 박태균 기자는 국내 유일의 식품의약전문기자로, 사람들이 ‘좋은 식품’에 가지는 맹신과 고정관념, 편견을 깨고 식품의 영양소와 질병 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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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 방콕, 하노이부터 치앙라이, 덴파사르까지 13개 도시로 떠나는 역사기행 (커버이미지)
    [역사]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 방콕, 하노이부터 치앙라이, 덴파사르까지 13개 도시로 떠나는 역사기행
    • 신윤환 외 지음
    • 사우
    • 2024-02-19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깊이 있게 알기 위한 최고의 입문서! 각 지역 전문가와 함께 도시를 거닐며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젊은 인구가 많아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 동남아시아는 우리에게 매우 인기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가가 싸고 자연환경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도 여행자에겐 큰 매력이다.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공장은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정치·경제에 대해 잘 모른다. 동남아시아 관련 책도 드물다. 우리에게 동남아시아는 그저 야자수 나무 우거진 휴양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동남아시아 연구자가 별로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일반인이 동남아시아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얼마 안 되는 연구자들이 마침내 동남아시아의 주요 도시를 둘러보며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도시를 통해 그 나라의 역사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동남아시아는 11개 나라로 이루어져 있지만, 영역은 매우 넓고 수백 수천의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땅은 넓은데 인구는 적어서 도시가 중심이 되어 발달했다.“동남아시아 각국의 오랜 역사 동안 거점이 되는 도시가 사실상 나라의 명운을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역사가 오래된 도시는 오늘날까지 중요한 관광 명소가 되거나 교통의 요충지가 되어 다른 관광지로 연결해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동남아시아 도시가 중요한 이유다.”_‘프롤로그’ 중에서저자들은 7개 나라에서 고른 13개 도시 이야기를 다채롭게 들려준다. 모든 도시를 다루지는 못했지만 동남아시아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들이다. 각 지역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여행가이드가 되어 도시의 주요 거리를 훑으며 건축물과 풍경에 담긴 사연과 의미를 들려준다. 현지를 잘 아는 저자들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가볍지만 알차게 풀어낸 이 책은 동남아시아의 진면모를 알려주는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독자는 유능한 가이드와 함께 “시내를 관광하며 현장에서 역사를 체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동양의 베니스” 믈라카부터 “저항의 도시” 하노이까지도시라는 창문을 통해 압축적으로 풀어낸 동남아시아사 동남아시아 불교미술 연구에 매진해온 강희정은 “동양의 베니스” 믈라카와 “아시아의 진주” 페낭의 건축물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식민지 쟁탈전의 역사를 들려준다. 발리의 전통과 문화를 연구하는 문화인류학자 정정훈은 인도네시아의 세 도시 족자카르타, 덴파사르, 수라바야의 공원과 묘지, 기념탑, 건축물을 돌아보며 깊이 있게 해설해준다. 동남아시아 화교의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 김종호는 싱가포르, 양곤, 쿠칭(말레이시아) 세 도시에서 차이나타운이 형성되고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도시의 역사를 기술한다. 태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 현시내는 방콕, 치앙라이, 폰사완(라오스)을 통해 20세기 후반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겪은 정치적 갈등과 비극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준다. 베트남 정치경제를 전공한 정치학자 이한우는 하노이와 호찌민시의 거리와 건축물에 새겨진 베트남의 저항, 독립, 통일, 발전의 역사를 그려낸다. 저자들은 도시라는 창문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11개 나라에 수백 수천의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복잡하고 생소한 동남아시아의 역사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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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커버이미지)
    [사회]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 티모시 비틀리 지음, 김숲 옮김
    • 원더박스
    • 2024-02-19

    “새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점검하도록 하며나아가 도시를 아름답게 변모시키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줍니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관리연구실장 추천 ★★ 새가 있으면 뭐가 좋은데?새가 주는 놀라운 선물‘새’ 하면 최근에는 도시 속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비둘기를 먼저 떠올리지만, 하늘을 나는 새는 오래도록 경이의 대상이었다(심지어 비둘기의 유해성 역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여 날개를 만들어 하늘로 날아오른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 이야기부터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종달새에게」, 현대 작가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까지, 사람들은 새의 아름다움을 오랜 기간 노래해 왔다. 도시 계획 전문가이자 어린 시절부터 탐조 활동을 즐겨 온 탐조가인 저자 티모시 비틀리는 새와 함께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의 이점을 이야기하는 중간중간 새를 향해 찬사를 보내곤 한다. 그는 물리 법칙을 무시하듯 나무를 거꾸로 걸어 올라가는 동고비, 두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비행 기술을 보여 주는 콘도르, 하늘을 날며 잠을 자는 검은등칼새, 도구를 이용하는 영리한 까마귀 등 놀라움으로 가득한 새의 세계를 소개하며, 새를 가리켜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칭송한다. 날개 달린 마법 같은 이 생명체는 우리의 생각을 확장하고 고양시키며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누구나 한 번쯤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얼마간 마음이 평안해진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나무가 우거지고 새소리가 들리는 곳에 사는 사람은 우울감과 긴장감을 나타내는 지표가 매우 낮다고 한다. 버드피더(새 모이대)를 설치하고 새를 관찰하는 버드피딩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안정감이 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세계 여러 도시에서 탐조 활동을 비롯한 에코 투어의 규모가 커지면서 엄청난 수입으로 세수를 확보하고 고용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새는 꽃가루받이를 하고 씨앗을 퍼트리며 양분을 순환시키는 등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하루 수십만, 한 해 수억 마리,인간의 무지 때문에 생명을 잃는 새의 수하지만 도시에 사는 새는 건물을 뒤덮은 유리창, 빛 공해, 자동차, 기후 변화,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같은 온갖 위험에 처해 있다. 그 가운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를 살펴보자.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새의 수는 미국에서만 10억 마리, 우리나라에서는 800만 마리에 달한다. 이를 두고 미국 건축가협회장을 지낸 칼 엘레판테는 ‘건물을 디자인할 때 그 누구도 새를 더 많이 죽여야겠다고 생각하며 디자인하지 않지만, 우리가 만든 건물 때문에 매년 수백만 마리의 새가 생명을 잃는다’고 이야기하며 ‘이 모든 게 인간의 무지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계절에 따라 이주하는 철새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하늘 위에서 땅을 내려다보면 쉴 만한 장소는 거의 보이지 않고, 도로나 건물 혹은 피해야 할 송전선만 눈에 띈다. 게다가 지난해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머물렀던 해안 습지나 도시 교외의 숲이 이제는 없을 수도 있다.다행히 우리의 노력으로 새를 살릴 수 있다. 유리창에 무늬를 넣거나 유리 외벽에 낙하산 줄을 매달아 두면 새들의 유리창 충돌 문제를 막을 수 있다. 무늬를 넣어 새에게 안전한 유리창은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해 기후 위기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도시를 더욱 푸르게,더욱 다채롭게,공생의 장으로!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 전문가인 저자 티모시 비틀리는 “인간을 포함해 모든 생명체가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도시를 자연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새를 위한 도시’가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 준다.새와 새의 서식지를 지키는 활동은 탄소 배출 저감, 기후 변화 완화 등 다양한 방면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새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으면,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이 새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비 행태를 바로잡는 노력을 하게 된다. 도시 속 공원과 정원에 새들이 좋아하는 자생종 나무를 심어 종 다양성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이러한 노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새를 보전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고층 빌딩은 수직 숲이 되었고,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는 토종 새를 위한 2.5제곱킬로미터 넓이의 야생 보호구역이 조성되었다. 급수 시설이 있던 런던의 공업용지는 새들이 날아드는 람사르 습지로, 가동을 멈춘 토론토의 벽돌 공장은 새와 사람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공원으로 변모했으며, 뉴욕과 밴쿠버의 거대한 컨벤션센터 옥상은 친환경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도시를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새를 고려한다면 자연이 도시로 들어오게 된다.“새들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도시가 탄생하기 전에도 왔기 때문이에요.”자연과의 공생을 고민하는 도시생활자를 위한 안내서새 보전 활동을 펼치는 오듀본 협회의 짐 보너는 “새들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도시가 탄생하기 전에도 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우리 인간이 길을 닦고 건물을 올려 도시를 건설하기 이전부터 새들이 터를 잡고 살아왔음을 의미한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오늘날(한국도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도시에 거주한다), 우리는 도시를 인간만의 것이 아닌 다양한 생명 종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여섯 번째 대멸종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기후 위기 시대, 새의 서식지를 보전하고, 새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자생종 나무를 심어 정원과 공원을 조성하고, 새에게 안전한 건물을 짓는 ‘새를 위한 도시’는 다양한 생명체와 함께 공존하는 도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여러 사례는 도시를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영감이 되어 주는 것은 물론 도시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올바르고 참신한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새는 자연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새는 제한적인 감각으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의 세계와 그 너머에 있는 자연을 이어 주는 사절단이다. 우리는 자연 속 생명 공동체의 일부다. 새는 우리를 자연의 세계로 이끌며 힘차게 손짓하고 있다.”자, 이제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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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마지막 여름 (커버이미지)
    [문학]도시의 마지막 여름
    • 지안프랑코 칼리가리치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4-02-19

    1973년 첫 출간 후 50년이 지난 지금,세상이 잊고 있던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을 다시 만나다.‘잃어버린 세대’가 낳은 혼란을 대변하는 한 남자 레오 가짜라와 로마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의 환멸적 관계를 통한 군중 속의 고독, 그리고 잔인하리만큼 냉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랑의 모순을 탐구한 소설 《도시의 마지막 여름》은 전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독특한 출판 사례를 가지고 있다. 당시 스물여섯 살이던 작가는 밀라노에 본사를 둔 신문사의 특파원으로 로마에 파견되고, 취재를 마친 후 밀라노에 돌아가는 대신 로마에 남아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완성된 원고는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하고, 우연히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인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단 하룻밤 만에 소설에 매료된 그녀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1973년 가르잔티에서 첫 출간된다. 같은 해 이네디토상을 수상하고 한여름 동안에만 17,000부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돌연 출판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이후 이 책은 문학을 연구하는 박사과정의 학생들과 책 애호가들의 탐구 대상이 되면서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지게 되고, 다시 세상에 알려진다. 그렇게 아라그노에서 재출간된 후, 첫 출간 당시 이 소설을 소홀히 여겼던 많은 매체 및 비평가들의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고도로 정교하고 진지한 소설’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번째 판이 소진된 후 책은 또다시 모습을 감추게 되고, 독자들의 간절한 요청에 의해 2016년 봄피아니에서 다시 한번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2021년 작가의 소설 중 처음으로 미국의 출판사 파라, 스트라우스 앤 지루에서 영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같은 해 피츠제럴드상과 마르코폴로상을 수상하고, 유럽문학상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다. 현재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아 전 세계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잃어버린 로마의 여름, 그 황량함 속 고독과 위태로운 사랑!1970년대 초, 달콤한 사랑에 중독된 도시 로마에서 그저 하루하루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레오 가짜라.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결혼을 하고 돈을 벌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서른 살이 된 그에게는 그런 전망이 혐오스럽게 느껴진다. 신문사에서 용돈 벌이를 하며 나보나광장을 서성이거나 여자 친구들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커녕 야망조차 없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삶의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이기적이고 일시적이며 고루한 인간관계 사이에서 환멸을 느끼면서 표류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초대를 받고 찾아간 TV 방송국 관계자 렌조의 집에서 아리아나를 만난다. 두 사람은 밤새도록 도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늦은 봄 새벽 바다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서로에 대해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이 아니기를 바라며, 그는 위태로운 마음과 허영심으로 가득 찬 그녀와 함께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로마에서의 여름을 맞이하는데…….2021년 피츠제럴드상, 마르코폴로상 수상작2021년 유럽문학상 최종 후보작1973년 이네디토상 수상작내게 주어진 운명이 있고 그것을 따라 살았을 뿐이다. 그게 전부다.—본문 중에서1973년에 첫 출간된 《도시의 마지막 여름》이 오랜 시간에 걸쳐 시대를 관통하는 컬트 소설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감정을 탐구했다는 점이다. 소설은 1970년대 초,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의 서문에 거트루드 스타인의 말을 인용한 데서 유명해진 ‘잃어버린 세대’가 낳은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로마는 현재 우리가 아는 유명한 유적 관광지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소설 후반부에 나오는 “아틀리에의 장인들은 항상 무엇인가를 수리하고 있었다”라는 표현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번화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월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낙후되고 황폐한 모순된 장소로 대변된다. 주인공 레오 역시 밀라노를 떠나 로마에 살고 있지만, 어떻게든 그곳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 실패해 다시 떠나거나 결승점에 닿더라도 불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게 되는 온갖 부류를 보면서 방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그렇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날 내리던 비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잊고 있던 깜짝 선물처럼 도시에 갑자기 내린 봄비는 그 어떤 향수보다 더 향긋한 냄새로 도시를 채우고 있었고, 내 인생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 날만큼 향기 가득한 날은 다시없을 것이다.—본문 중에서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낭비적인 인간관계에서 환멸을 느끼며 표류하고 있던 레오는 이런저런 불운들이 한꺼번에 겹친 어느 날, 무작정 빗속을 걷기 시작한다. 우연히 단골 술집에서 평상시 친분이 있는 성공한 TV 프로듀서 렌조를 만나고, 그는 그날 저녁 자신의 아파트에서 있을 칵테일파티에 레오를 초대한다. 레오를 맞은 것은 렌조의 아내 비올라 부인이었고, 그녀는 비에 홀딱 젖은 레오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린다. 렌조 또한 레오를 초대한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듯하다. 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부유해 보이는 삶을 쫓는 부류였고, 레오는 그들과 어울리는 것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 그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오직 허기진 배를 채울 무언가를 찾는 것뿐이었다. 바로 그때 하얀 벨벳 소파에 앉아 혼자서 하는 카드 게임을 하고 있던 아리아나를 만나게 된다. 결코 속할 수 없는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등에 지고도 삶을 포기하지 않을 유일한 이유를 만나게 된 것이다.사실 세상은 최선을 다하긴 했다. 며칠간 날씨는 따뜻했고 하늘도 푸르고 잔잔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바로 그 멋진 날씨가 내 고통을 더할 뿐이었다. 내게 가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아 집 안을 서성였고, 발코니에 앉아 책을 읽거나 담배를 피우면서도 내가 왜 이러는지를 몰라 당황스러웠다.—본문 중에서그날 새벽 레오와 아리아나 두 사람은 함께 도시를 표류하면서 서로가 느끼는 그 묘한 감정이 사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애써 부인한다.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이 아니기를 바라는 씁쓸하고도 위태로운 역설이다. 아리아나를 만나 이후 레오는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기 위해 모진 말로 상처를 주고 차갑게 외면하면서도, 동시에 그녀를 너무나 강하게 원하는 모순과 마주한다. 그의 인생에서 그 무엇보다 가장 원했을 그 약간의 온기를 느끼고자 그녀의 알몸 옆에 몸을 뉘여 작고 단단한 배 위에 손을 올린다. 하지만 자신을 더 만져달라는 그녀의 속삭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는 자신이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무엇보다 가장 원했을 그 약간의 온기, 그녀의 배에 닿은 내 손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가 결국 그녀에게 돌려줄 수 있게 만드는 그 따스한 온기가 그에게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세상에 자네의 일부라고 느껴지는 게 하나라도 있나? 아니, 없을 거야. 왜 그런지 알아? 그건 우리가 멸종된 종에 속하기 때문이지. 우린 그저 우연히 살아남은 사람들인 거야. 그뿐이지.” 그가 시가에 불을 붙이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내가 몰랐다면 그것은 오랜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유럽이 아주 명료하고 신중하며 단호하게 자살 시도를 하고 있을 때 태어났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누구였던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고향의 전선에서 서로를 학살하던 사람들, 바로 그들이었다. 우리는 바로 그 시기에 태어났고, 우리 어머니들의 허리를 끌어안은 그들의 손은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본문 중에서레오의 외로움과 불안을 진정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친구 그라지아노뿐이다. 백만장자인 아내를 둔 그였지만 항상 술집을 전전하며 취해 있는, 레오처럼 ‘남은 음식(avanzo)’에 만족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남은 것, 잔재,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서 원치 않고 버려진 잔해 또는 불필요한 인간을 의미하는 ‘남은 음식’은 이 소설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바로 레오의 삶의 본질을 꿰뚫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레오는 사는 아파트, 파티에서 허기를 채워 준 견과류나 냉장고의 음식, 애인이 생긴 남편을 둔 여자에 대한 끌림,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누군가가 타던 고물 자동차까지 모두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남은 것들이다. 그라지아노는 레오에게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처음으로 두 사람은 영화 대본을 쓰기 위해 ‘남은 음식’, 즉 다른 사람들에 의한 선택이 아닌 자신들의 의지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 제작은 결국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그러던 중 그라지아노는 아리아나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이를 레오에게 털어놓고, 레오 또한 아리아나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세상에 그들을 위한 온전한 것이라고는, 그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죽음 외에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이상하게 슬프지도 않았다. 적어도 너무 많이 슬프지는 않았다. 조금 지친 것은 맞다. 확실히 그랬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전차를 타고 있었다. 운이 좀 좋으면 역 가판대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고 기차도 너무 붐비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 책은 재미있었고 기차는 거의 비어 있었다.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나서야 슬픔이 밀려왔다. 기차가 다른 방향, 그 어떤 방향으로 향해도 내게는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본문 중에서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렌조의 집을 찾은 레오는 그곳에서 깊은 환멸을 느끼고 그동안 의미 없는 삶을 살던 자신을 품어 주었던 로마에서 완전히 단절되고 고립되었다는 기분을 느낀다. 그는 지친 마음으로 향수(鄕愁)를 안고 밀라노행 기차에 오른다. 하지만 밀라노에 도착한 그는 자신이 자란 거리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 많은 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의 부모 또한 이미 자신이 없는 삶에 익숙하고 충실한 모습이었다. 레오는 이제와 그들의 안정된 삶에 자신이 끼어들어 가족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그는 깜짝 등장을 그만두기로 하고 어릴 적 향수를 달래줄 수 있는 무언가를 위해 소시지 가게를 찾아 돌아다니다 괜찮은 곳을 찾아낸다. 따끈한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를 넣은 샌드위치에 소금에 절인 양배추와 머스터드를 조금 추가해 먹으며 역 쪽으로 걸으면서 생각한다. 이것만으로도 밀라노에 올 가치가 있다고. 다시 로마행 기차에 오른 레오는 슬픔을 느끼지 않는다. 로마든 밀라노든 애초에 자신이 있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레오, 내 친구.” 그라지아노가 분수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두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리 중 하나라는 느낌이 든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야.”—본문 중에서우리를 둘러싼 군중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상 한 사람이 느끼는 고독과 그곳에서 이는 모순을 모른 채 피할 방법은 없다. 더욱이 미디어로 넘쳐나는 세상이 발전하면 할수록, 단절된 세대를 거듭하면 할수록 그 고독과 모순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도시의 마지막 여름》이 오랜 시간 동안 출간과 절판을 거듭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컬트 소설로 자리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곁에 실재하는 감정이며 현상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가 느끼는 고독은 어쩌면 우리만의 것이 아니며, 모순된 세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모두 시간과 장소가 낳은 환상일 뿐일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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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02-19

    1943년 12월. 어느 조선인 남자에게 생긴 일.자신의 할아버지가 태평양전쟁의 강제동원희생자라고 알고 있던 손자인 준기는 우연한 기회에 기밀 해제된 외무부의 문건을 접한다. 그 안엔 일본 홋카이도에 끌려갔다는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의 비밀이 담겨 있었고, 준기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그것은 바로 일본 왕실의 유일한 적통인 아이코 공주를 납치하는 것. 전 세계 언론을 집중시켜 문제를 해결하려던 당초의 계획은 갑작스레 날아온 익명의 메시지 한 통으로 제동이 걸리고 만다.[네 조부의 유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홋카이도엔 없어.알고 싶으면 지금부터 나와 타깃 체인지를 하는 거야.]상대가 원하는 것은 서로가 찾아야 할 타깃을 바꾸자는 것!그렇게 해서 마주하게 된 1986년 7월에 벌어진 어느 납치 사건의 전말과 놀라운 반전.한국, 일본, 북한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제국주의와 냉전 시기에 동북아에 만연했던 첩보와 납치, 실종을 실감 나게 다룬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굴곡진 역사의 격랑을 겪으며 가족을 잃어야 했던 이들의 아픔을 국적과 이념을 초월하여 그려냈다. 1943년 12월. 돌아오지 못한 조선인.생매장 되었다는 할아버지의 유골을 찾아라 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포착해 탄탄한 스토리로 풀어내는 고호 작가의 작품은 우리의 역사, 특히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근현대사의 중요 사건의 장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껏 발표한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악플러 수용소』, 『노비 종친회』 등의 작품도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에서 시작해 그간 묻혀있던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호 작가가 이번에는 태평양전쟁 강제동원희생자 문제와 납북 일본인 문제를 화려한 미스터리로 포장하여 가지고 돌아왔다.『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는 태평양전쟁 강제동원희생자인 할아버지의 유골을 찾아 떠나는 손자 준기. 그가 할아버지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차츰 드러나는 불행한 과거사. 하지만 막상 찾아간 곳에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고 그때 받은 뜻밖의 문자. - 할아버지의 유골을 찾고 싶다면 먼저 1986년에 실종된 유리코를 찾아내야만 한다. 할아버지의 유골을 찾는 것과 실종된 유리코를 찾는 것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상상할 수조차 없던 ‘그곳’에서 메시지를 보낸 상대를 마침내 마주한 순간 깨닫고 만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두 사건의 접점을. 탄탄한 구성력으로 이미 인정받은 고호 작가의 신작. 작가가 숨겨놓은 반전에 독자들은 숨죽이다 놀라고 감탄하며 읽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반성과 용서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화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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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4-02-19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그래, 내가 지금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 청춘을 해외에서 보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용기가 필요한 도시,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도시, 부족함이 없는 도시. 변덕스러운 섬나라 날씨가 마음을 흔들고 벚꽃과 함께 내리는 눈은 꿈처럼 몽환적이다. 옛 아날로그 감성에 그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가 하면 세계를 선도하는 트렌디함은 도심 속 모험을 떠나게 한다. 개성 뚜렷한 도시들을 한데 모아 놓은 거대 도시 같으면서도 곳곳에 아기자기함이 묻어있는 감성 도시다. 내가 아무리 나를 보여주고 드러내고 싶어도 조연밖에 할 수 없는 무대라면 주연이 될 무대를 찾아 떠나는 건 어쩌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작가의 찬란한 청춘의 무대가 되었던 그곳, 도쿄를 소개한다. 도쿄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하얀 도화지 같으면서도 찬란한 빛이 가득한 하얀 하늘을 닮아있었다. 도쿄에서 학생과 직장인으로 살며 젊은 날을 마음껏 그렸고 매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벅찼다. 도쿄 하면 떠오르는 장소인 시부야, 기치죠지, 마루노우치, 신주쿠, 긴자, 롯폰기, 오다이바, 아사쿠사에 관한 감성 에세이와 네즈 미술관, 신주쿠 교엔, 요요기 공원, 이노카시라 공원 같은 도심에서 즐기는 자연을 만나는 이야기, 일본 현지인들에게도 최고 인기인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하야마, 아타미 여행 이야기도 흥미롭다. 절대 실패 없는 미슐랭, 타베로그 맛집 정보와 디저트와 커피 왕국 도쿄의 최고 인기 가게 정보도 이 한 권이면 충분하다. 저자의 도쿄 생활이 녹아 있는 도쿄 노트에서는 실전에 강한 알짜 일본 생활 정보도 알려준다. 5년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도쿄는 치열한 삶의 현장인 동시에 추억 가득한 여행과 맛집과 핫플레이스로 가득한 생각만 해도 즐겁고 신나는 곳이다.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찐 도쿄 라이프를 즐기고 체험해 보자. 도쿄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꿈, 사랑, 성장, 청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도쿄에 무심했던 사람에게는 도쿄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는 기쁨을 주고, 도쿄를 이미 경험한 사람에게는 오래된 추억의 조각을 다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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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로의 초대 (커버이미지)
    [경제/비즈니스]독서로의 초대
    • 배종경 지음
    • 바른북스
    • 2024-02-19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봄으로써, 독자들에게 책 읽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독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독서를 어떻게 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그 활용법을 제시한다. 독서를 의식적으로 내 자신과 연결시킴으로써 삶을 개선시키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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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모임 그리고 베스트셀러 책 출간 이야기 - 갑옷 속 소녀, 그녀들의 인생을 바꾼 (커버이미지)
    [경제/비즈니스]독서모임 그리고 베스트셀러 책 출간 이야기 - 갑옷 속 소녀, 그녀들의 인생을 바꾼
    • 박혜정 외 지음
    • 와일드북
    • 2024-02-19

    우리가 찍은 점은 점이 아니라 별이었다.우리 각자가 찍은 점들이 별이 되고 우주가 되었다!이 책의 저자들은 책의 언덕에 오르며 각자의 자리에서 독서모임의 리더로, 글을 쓰는 작가로,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강연자로, 상처받은 사람을 안아주는 상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2회 모임부터 ‘딜레땅뜨’를 자처한 그녀들은 비록 작가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아마추어의 최고봉, 독자로서의 최고봉이 되어보자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제 그들은 큰 산 하나를 넘으려 한다. 책이 이룬 산을 넘으며 그 산꼭대기에 이 책 한 권을 보태려 한다. 그들은 말한다. “산을 넘은 후 뒤돌아보면, 우리가 넘은 산은 작은 언덕에 불과할지 모른다. 우리 앞에는 더 높은 산들이 있고, 우리는 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지 모르나 그 산 또한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우리에겐 ‘딜레땅뜨’가 있으니까.”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대하는 순간 ‘나도 빨리 글을 써서 책을 내야겠다.’라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힐 것이다. 왜, 독서모임을 하는가독서모임은 어떻게 하는가책 출간과 베스트셀러이 책에서 답을 찾다!!!◆ 먼지인 줄 알았는데, 점이었다. 점인 줄 알았는데, 별이었다.교보문고 점장님의 제안으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130회를 넘어가고 있다.교보문고가 비교적 한가로운 평일 오전에 독서모임을 하나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선뜻 “그러마.”라고 받아들인 이유는 두 가지다.‘교보문고’라는 네임 밸류와 ‘평일 오전’이었다.‘평일 오전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주부’겠지?’1회 독서모임의 책은 가볍게 ‘점’ 하나 찍는다는 생각으로 고른 피터 레이놀즈 『점』이었다. 그림책에 대한 편견을 바꿔준 책이다. 그림책은 어린이만의 책이 아님을 엄마들에게 알리고픈 마음도 있고, 피터 레이놀즈의 『점』처럼 우리만의 ‘점’을 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첫 독서모임에 온 사람들을 보며, 평일 오전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주부’라고 생각한 시대착오적인 나의 발상이 부끄러웠다.오전에 시간이 많은 사람은 주부만이 아니었다. 휴직 중인 회사원, 글을 쓰는 작가, 자영업을 하는 대표님 등등.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교보문고의 독서모임은 그 사람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으는 역할을 할 뿐이었다.책으로 의기투합한 우리는 30년 가는 독서모임을 하자며 ‘팽조의 삶’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들이 쌓여 산을 이루고 있다.작가 후기‘기적’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생의 높은 고도에 깃발을 꽂은 그들만의 전유물인 것만 같아서. 살기 위해 책을 읽었다. 나를 알고 싶고, 세상이 궁금해 펼친 책이었건만, 책은 언제나 세상으로 돌아가라 등 떠민다. 글과 거리를 두고서야 눈뜬장님으로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다.이제는 잘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기적’을 짓는 사람이 되자 말한다.춤추는 별 하나를 탄생시켜 보려 한다. 삶을 글로 꽃 피워보려 한다.책은 또다시 내 삶을 어루만진다.-박혜정머릿속을 떠도는 단어 중 하나를 붙잡으니, 뻔뻔함이다.뻔뻔함에 당황해 또 하나를 낚아채니, 부끄럼이다.부끄러운 글을 뻔뻔하게 내놓으니, 그 뻔뻔함이 부끄럽다.부끄러움을 피하려 도리어 뻔뻔스러운 얼굴을 한다.부끄러움과 뻔뻔함을 넘나들며 쓴 글들이 거름이 되어, 좀 덜 부끄러운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면, 난 좀 덜 뻔뻔스러울 수 있으리라.그리하여 어느 날, 나의 글이 나의 자부심이 되기를.-강주혜‘풋-’은 ‘처음 나온’ 또는 ‘덜 익은’의 뜻으로 사용하는 접두사이다. ‘미숙한’, ‘깊지 않은’의 뜻도 있다. 몇 번을 봐도 풋내가 나는 글을 진열대에 살포시 올렸다. 다가오는 걸음마다 멈추고 길게 들여다봐 주기를.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단내가 나는 글이기를 바라본다.어느 우연이 인생의 방향을 틀게 할지 모른다. 내게는 책이 시작이었다. 미세한 방향의 전환이 세월의 나이테로 쌓이고 있다.‘지금의 나’는 언젠가 읽은 책 한 구절일 것이다. 이제 ‘미래의 나’를 위해 또 다른 우연을 만나러 책 속으로 들어간다. 독서로 우연을 만나고 이를 필연으로 만들어 나가길 감히 제안한다.-김선황독서가 중요하다 하지만 책을 띄엄띄엄 읽으며 살아왔다. 독서의 효과를 알 수 없었다.운동을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비타민도 꾸준히 먹어야 한다. 하물며 독서는 어떻겠는가? 한두 권으로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꾸준한 읽기를 하지 못했다. 운동도 하는 방법이 있고 비타민도 잘 먹어야 하듯 책도 마찬가지다.독서를 잘하는 방법이 나에게는 독서모임이다. 재미가 있어야 오래간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처럼 독서에서 ‘같이’의 위력은 크다.난감한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 한 단어 ‘독서’가 씨앗이었다면 ‘독서모임’은 나를 성장시키는 거름이 되어 준다.-빈경애한 번도 책과 친해지지 못했던 사람, 친해졌다 멀어진 사람, 책 어귀에서 서성이는 사람 모두 『딜레땅뜨 독서』를 읽으며 책과 친해졌으면 좋겠다.글을 쓰며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는지 느낀다. 아무 생각 없이 읽기만 한 책부터 밑줄 긋고 필사하며 반복해서 읽은 책까지. 독서는 삶이고 나 자신이었다. 온전히 나로 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본업에 충실하며 책 읽어내기가 만만치 않다. 기꺼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글이 주는 에너지와 멤버들과 말로 풀어내는 힐링이 있기 때문이다.-윤정애영원한 것인가? 올바른 것인가?삶에서 만나게 되는 크고 작은 고민 앞에서 질문을 던진다. 인생의 수많은 난제가 단 두 개의 질문으로 정리된다.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미궁에 갇힌 미노타우로스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독서를 통해 인식과 분별이라는 나만의 실타래를 가질 수 있었다.든든한 병기가 되고 휴식이 되어준 책. 이쯤 하면 책이 삶을 구했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책으로 삶을 구했듯 독자들 역시 자신만의 병기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이 출간은 내 삶의 여정에서 지속될 나와의 서약이 될 것임을 조심스레 밝힌다. 행동을 덜어낸, 그저 소비를 위한 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독서인이 될 것을 다짐한다.-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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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키호테, 햄릿, 파우스트 - 인간 의식 진화의 세 단계 (커버이미지)
    [인문]돈키호테, 햄릿, 파우스트 - 인간 의식 진화의 세 단계
    • 로버트 A. 존슨 지음, 이주엽 옮김
    • 동연출판사
    • 2024-02-19

    2차원, 3차원, 4차원으로 진화하는 인간의 의식“의식의 중심에 누가 있는지에 따라 우리는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해석한다.”인간에게 세 가지 의식 수준이 있다는 건 사실 융이 처음 한 얘기는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간 의식이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에서 에고의 통제를 받는 것으로 진화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상위의 우월한 의식에 내맡기는 방식과 같은 세 수준의 실재를 인정하고 있다. 또 이것은 동양의 선가 격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내가 젊고 자유로울 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고, 하늘은 하늘이었다. 그런데 길을 잃자 산이 더는 산이 아니고, 강도 강이 아니었으며, 하늘도 하늘이 아니었다. 견성을 얻자 산은 다시 산이고, 물은 다시 물이고, 하늘은 다시 하늘이었다. -본문 14쪽융 심리학의 대가 로버트 존슨은 에서 이런 인간 의식 진화의 세 단계를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문학의 등장인물을 데려와 명료하면서도 재치 있게 설명한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전형적인 2차원 인물이다. 단순한 의식을 지닌 채 풍성한 내면세계에서 행복을 찾지만, 현실을 희생한 결과 외부 세계의 실패자로 전락하고 마는 경우이다.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전형적인 3차원 인물이다. 분열된 의식을 지닌 채 늘 불확실함에 시달리며 사는 그의 모습은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어떤 이슈에 대해 혐오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며 그저 말만 할 뿐인 햄릿의 모습은 복잡한 3차원 인간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마비된 채로 사는 3차원 의식에서 깨달음의 4차원 의식으로 나아가는 여정의 대변인이 바로 괴테의 파우스트이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벗어나 4차원 의식을 얻는 법여기 중년의 한 남성 혹은 여성이 있다. 잃어버린 젊음을 붙잡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젊은이들이 즐겨입는 옷을 입고, 주름을 없애는 수술을 하고, 온갖 운동기구를 사들이며 탄탄한 몸매에 집착한다. 이런 중년에게 우리가 사는 물질 사회는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로버트 존슨이 융 심리학에 비춰 볼 때 이 사람은 햄릿처럼 고뇌하던 젊은 날을 지나 파우스트 1부의 파우스트 박사처럼 불행과 고통을 향해 가는 중이다. 물론 본인은 비극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말이다. 저자는 이미 지나가 버려 손에 넣을 수 없는 시공간을 움켜쥐려 한다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한다. 실제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것에 매달리지만 결국 우울과 비참함을 느낄 뿐이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갈망은 뭔가를 채우거나 고치는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의식으로 작동해야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궁극의 목적지, 파우스트 2부의 깨달은 인간인 4차원 파우스트처럼 나아갈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자신이 처한 단계를 제대로 의식화할 수만 있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발판은 마련된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때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법과 질서, 정의 같은 남성성을 은총과 사랑 같은 여성성으로 대치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복잡한 갈망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3차원 인간도 파우스트 박사처럼 사랑과 은총의 힘으로 무의식을 의식에 통합하여 천국(마음의 평화, 일상의 행복)에 연착륙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여기서 사랑과 은총은 외면이 아닌 내면에 집중할 때 발견할 수 있다.융이 말년에 전념한 4차원 의식 진화는 ‘개인’과 ‘시대’의 당면 과제의 저자 로버트 존슨은 융이 얘기하는 4차원 의식은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새로운 능력이라고 얘기한다. 그렇기에 4차원 의식은 매우 드물고, 나타나더라도 약하며, 쉽게 잃을 수 있다. 지금 물질 세상에서 4차원 의식을 지녔다는 건 신화에나 나올 법한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면 그 4차원의 심리적 공간에 들어갈 능력으로 입증된다고 얘기한다. 더불어 3차원 의식을 지닌 대다수 사람이 4차원으로 의식을 이행하는 건 무척이나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한 의식 진화는 필수라고도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개인사적으로든, 문명사적으로든 변곡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오로지 행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성취하는 데 전념하는 물질 문명이 쏟아내는 온갖 위기를 넘겨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우리 문명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자 융 박사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내면에서 필요한 진화를 이뤄내는 사람의 수가 충분하다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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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커버이미지)
    [사회]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 김창엽 외 지음, 다른몸들 기획
    • 동아시아
    • 2024-02-19

    경쟁에서 연대로, 독립에서 의존으로, 성장에서 돌봄으로!한국 사회를 전환할 새로운 물결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는 인류의 문명화 또는 시민됨(civilization)의 첫 번째 증거로 1만 5,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부러졌다 다시 붙은 대퇴’를 꼽았다고 한다. 그 시기 부러진 대퇴골이 다시 붙었다는 사실은 뼈가 부러진 사람이 회복될 때까지 돌봐준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흔히 이를 근거로, 누군가를 보살피는 것에서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 연구팀이 75년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을 정말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공동체와의 ‘연결’이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돌봄과 상호의존이 부와 명성보다도 삶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요컨대 인간은 돌봄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성장 및 개발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돌봄은 일찍이 생산성이 없고 가치 없는 행위로 저평가되었고, 특히 ‘여성성’과 결부되어 집 안에서 여자들이 도맡아야 할 성역할로 축소되었다. 이후 국가가 돌봄을 일정 정도 책임지는 돌봄의 사회화가 진행되었지만, 그마저도 저임금 노동이 되어 시장에 내맡겨져 왔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에는 “청소 유니폼의 비밀이 뭔지 알아? 우리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준다는 거야”라는 대사와 함께 샐러리맨들이 청소 노동자들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존중받지 못하고 투명하게 지워지는 다양한 돌봄 노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이후, 한국에서도 돌봄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호트격리 중심의 방역대책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과 환자들은 시설에 격리된 채 감염을 넘어 생존권을 위협받았고, 어린이집과 노인주간보호소가 연달아 폐쇄되며 수많은 시민이 일상의 재난을 경험했다. 의료진을 비롯한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또한 조명되며,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여성민우회의 조사(2020년 2월부터 8월까지 16개 주요 언론사의 기사에 코로나 단일 단어 언급 기사는 7만 8,667건이었으나, 그중 돌봄 위기를 심층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기사는 1.05%에 불과했다)가 말해주듯, 이러한 문제들은 간헐적으로 기사화됐을 뿐, 돌봄의 가치를 성찰하는 사회적 담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는 지금까지 분절적으로 등장했던 돌봄을 둘러싼 문제들을 연결하여 돌봄에 얽힌 다층적인 현실을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다. 사회학자, 보건학자, 여성학자, 문화인류학자, 노동 운동 활동가, 장애인 운동 활동가, 질병권 운동 활동가, 동료상담가, 질병 당사자가 모여 각자의 주제에서 돌봄이 취급되어 온 방식과 경로를 검토하고, 돌봄에 새겨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조명한다. 자본·성장·경쟁 중심 사회가 초래한 팬데믹과 기후 위기의 시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새로운 사회적·정치적 패러다임으로서 ‘돌봄’의 가능성과 가치를 선명하게 그려나간다.시설과 서비스를 넘어, 가치와 질서를 향하여“돌봄은 혁명이 되어야 한다” 책에서 말하는 돌봄은 ‘사회 서비스’의 개념을 넘어선다. 집 안에서 ‘고통’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돌봄을 사회가 ‘처리’해 주는 대안 모색이 핵심도 아니다. (…)우리는 묻고 싶었다. 돌봄이 다른 질서를 상상하고 사회적 전환을 이끌어 내는 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는 글 중에서 책은 제도와 복지의 관점에서 돌봄을 다루기 시작해, 가치와 관념으로서의 돌봄으로 확장한다. 책의 초반부는 ‘몸’의 돌봄을 다룬다. 염윤선과 박목우의 글은 질병 당사자로서의 경험을 경유해 장애등급제와 정신의학 시스템의 한계를 짚는다. 장애인 운동 활동가 전근배의 글은 자가격리 및 코호트격리로 대표되는 ‘K-방역’이 장애인 돌봄에 실패한 이유를 밝히고, 조한진희의 글은 특정한 ‘의존’만이 쓸모없는 행위로 여겨지고 약자화되는 배경을 살핀다. 아픈 몸과 장애를 중심으로 돌봄을 사유하는 네 개의 글은, 의존과 돌봄 안에도 치열한 권력관계가 작용하기에 오랫동안 돌봄을 받아 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봄’에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책의 중반부는 제도(노동, 교육, 의료)로서의 돌봄을 다룬다. 대표적 돌봄 노동자인 요양보호사를 중심으로 돌봄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조건을 세세하게 살펴보며 그 개선방향을 진단하는 한편, 아이와 환자를 보살피고 돌보는 일과 분리될 수 없는 교육과 의료 안에서 어떻게 돌봄이 저평가되고 자본화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해 간다. 후반부는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중대한 가치이자 사회 질서로서의 돌봄을 조명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은 ‘보살핌 윤리’를 중심으로, 독립과 자율성, 모성의 개념을 검토하며 보살핌의 가치를 젠더를 넘어선 인간의 조건으로 확장한다. 사회학자 백영경의 글은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탈성장’ 개념이 돌봄 문제와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며, 성장·기후·식민의 문제를 사유하는 하나의 장(場)으로서 돌봄을 조명한다.국가를 넘어 지구를 가로지르는 돌봄의 연대!모두의 좋은 삶을 위한 ‘돌봄이 돌보는 세계’ 그간 돌봄은 ‘여성적’인 일로 여겨지며 여성 노동자에게 저임금으로 외주화되었다는 점에서, 주로 젠더적인 관점에서 성찰되어 왔다. 문화인류학자 김현미의 글은 돌봄의 여성화 문제를 지구의 차원으로 확대하여, 돌봄 노동자들의 전 지구적 이주 속 인종·계급 불평등을 탐색한다. 최근 40년간 북반구 국가 및 제1세계는 부족한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반구 혹은 제3세계 노동자를 ‘수입’하고 있다. 오랜 기간 재중동포를 비롯한 이주민이 간병과 돌봄 노동을 도맡아 온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김현미는 “돌봄 노동을 ‘여성’의 일로 간주하는 가부장적 각본은 새로운 형태의 성차별주의-인종주의를 낳는다”고 설명한다.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며 외국으로 이주한 여성 노동자는 성차별적이고 오리엔탈리즘적인 이미지로 착취되며 또다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다. 김현미는 전 지구적 소득 불평등의 증가가 이주하는 여성 돌봄 노동자를 “글로벌 하인 계층”으로 전락시키며 새로운 계급 분화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한다. 한국인 여성들을 돌봄 노동에서 해방하고 사회로 진출하게끔 돕는다는 돌봄 노동의 외주화 정책에는 여전히 돌봄 노동을 ‘어딘가의 여성’에게 전가하는 시각이 남아 있다. 김현미의 글은 돌봄 불평등 문제를 인종과 계급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그 자격과 권리를 다시 물으며 돌봄 정의를 세운다. 돌봄이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안숙영의 글은 독일에서 활발하게 논의 중인 ‘돌봄 혁명’(한 사회의 무게중심을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인간의 필요와 돌봄으로 옮기고자 하는 논의)의 핵심 쟁점들을 소개하며, 이윤을 위한 삶이 아닌, ‘좋은 삶’으로 전환해 가는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을 모든 시민들과 평등하게 나누어 가기 위해서는 경제의 중심에 재생산이 자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에는 이렇듯 한 사회를 넘어 전 세계에 돌봄의 가치를 회복하고, 인종과 계급, 젠더를 초월해 모든 시민에게 돌봄의 권리를 분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상상력이 담겨 있다. 기후위기와 체제 전환이라는 숙제 앞에 놓인 한국 사회가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 모든 시민을 행복하게 만들 유일한 희망이 ‘돌봄이 돌보는 세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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