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목록
-
[장르문학]그림자 인간 - 오야부 하루히코 문학상 수상작
- 츠지도 유메 지음, 장하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12-27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니까!”잊혀진 자들의 공동체 ‘유토피아’의 감춰진 진실,그 앞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오야부 하루히코 문학상 수상작★★★★★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 우수상 수상작가★★★★★요시카와 에이지문학 신인상 후보작가★★★★★일본 최대 독서 커뮤니티의 꼭 읽고 싶은 책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추리소설가 츠지도 유메의 역작!살인 미수 사건의 용의자가 무호적자인 가운데과거 일본을 들썩이게 한 ‘새장 사건’과의 공통점이 드러나는데…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우수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츠지도 유메. 그녀가 호적에 이름이 없는 사람, 즉 ‘무호적자’라는 사회문제를 추리소설에 절묘하게 녹여낸 작품으로 찾아왔다. 문학상은 물론 일본 최대 독서 커뮤니티에서 가장 읽고 싶은 책 주간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출간되자마자 화제에 올랐다. 헤어지자는 남자친구를 뒤에서 칼로 찔러 현행범으로 체포된 가냘픈 여성 하나는 범죄를 인정하다가 검찰로 넘겨진 뒤 자백을 번복한다. 어린 딸이 있는 가마타경찰서 강력계 여형사 리호코는 하나가 이름도 주민번호도 없는 무호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민을 느낀 리호코는 하나의 뒤를 쫓다가 수상쩍은 집단공동체 ‘유토피아’를 발견하는데 그들의 리더는 료, 하나의 오빠였다. 리호코는 문득 오래전 일본 사회 전체를 뒤흔든 ‘새장 사건’의 피해 아동이 그들 남매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사건은 또 한 번 소용돌이를 맞고 반전을 거듭한다. 살인 미수 사건과 오래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새장 사건이 서로 얽히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무호적자를 비롯한 여러 사회문제와 현실을 잘 반영해 사실감을 더욱 끌어올려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안타까우면서도 끔찍한 미스터리와 한 편의 휴먼드라마가 섞인 화제작.22년간 묻혀 있던 미제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드러난 잔혹한 범죄!국가와 사회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자들의 안타까운 유리성,그들만의 유토피아를 당신은 과연 깨트릴 수 있는가흩어진 새의 사체들과 함께 발견된 3세 남자아이와 1세 여자아이. 이상한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이웃들의 제보로 구출된 그들은 인간의 말을 하지 못하고 새의 날갯짓을 따라 하며 걸을 때도 새처럼 총총거렸다. 남매의 엄마 나토리는 자녀를 집에 방치해 두고 새모이만 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동 보호시설에 살던 ‘새장 사건’의 피해자 남매는 다시 누군가에게 유괴되어 실종되고 말았다.국가와 사회, 심지어 혈연에게서도 버림받은 무호적자들이 모인 공동체 ‘유토피아’는 그들만의 국가, 안식처를 꿈꾼다. 살인미수 사건을 추적하는 여형사 리호코는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의 단서를 쫓다가 ‘유토피아’의 존재를 발견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건이 서로 얽히면서 수수께끼 같던 사건의 실마리가 조금씩 풀려나가고 어두운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여 더욱 안타까운 마음과 끔찍함을 자아내는 이야기가 시종일관 감정을 건드리며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떳떳하게 거주지를 구할 수도, 병원을 갈 수도, 직장을 구할 수도 없는 무호적자들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 섞여 살고 있다. 살아 있는 유령처럼 그 어떤 곳에도 정착하기 힘든 이들의 문제를 미스터리와 절묘하게 버무려 새로운 맛의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치밀한 얼개로 추리소설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독자를 쉴 틈 없이 몰아세우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는다. 막바지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 한 편의 휴먼드라마를 본 듯 훈훈한 마음으로 바뀐다. ‘아하 그렇구나!’ 하며 무릎을 치게 하는 사건의 해결은 페이지를 다시 뒤로 넘겨 책을 되짚어가며 내가 놓친 사실이 없는지 자꾸 확인하게 한다. 많은 독자가 일본 추리소설계의 떠오르는 신성인 츠지도 유메가 그려내는 미로 같은 추리의 세계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맛보기 바란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그분이 오신다
-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04-14
쇼-트 시리즈 15 《푸르게 빛나는》과 원형으로 연결되는 이야기익숙한 일상과 우주적 공포를 결합한 한국형 코즈믹 호러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열여섯 번째 책 《그분이 오신다》 출간에 즈음하여, 이제 정확하게 안내하고자 한다. 이 작품집의 마지막 수록작 〈그분이 오신다〉는 쇼-트 시리즈의 열다섯 번째 책 《푸르게 빛나는》의 첫 번째 수록작 〈열린 문〉과 연결된다. 두 작품집의 전체 작품이 원형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모든 수록작은 배경과 세계관을 공유하며, 각각의 이야기는 그중 일부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개별 수록작은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었으되 긴 이야기의 한 부분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지닌다. 이른바 ‘픽스업(Fix-up)’ 방식의 구성이다.두 작품집의 장르는 우주적 존재가 일으키는 거대한 재앙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지는 인간을 그리는 코즈믹 호러(cosmic horror)다. 인간은 우주적 존재의 의도를 파악하기는커녕 형태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니 그 존재의 모든 것이 사람들에게는 수수께끼다. 정체불명의 존재와 불가사의한 사건에 맞닥뜨린 인물들이 각 작품에서 풀고자 하는 수수께끼는, 두 작품집을 전부 읽고 난 뒤 비로소 하나의 거대한 수수께끼로 맞물린다. 이는 초대형 괴물의 일부만 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눈 끝에 괴물의 전체 형상을 그리게 되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장르와 구성과 내용의 절묘한 일치다.친근한 소재와 거대한 공포를 결합한 한국형 코즈믹 호러 《그분이 오신다》에는 두 작품이 실려 있다. 첫 번째 수록작 〈런〉은 밤길을 걷던 청년이 잃어버린 아이팟 한 짝을 찾으려다 기묘한 소리를 듣게 되는 사건을 통해 ‘읽음으로써 듣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며, 두 번째 수록작 〈그분이 오신다〉는 몰락할 위기에 처한 인기 유튜버가 괴생명체 목격 사건으로 부활을 꾀하려는 과정을 그리면서 인간의 시각이 일으키는 비극을 짚어 낸다. 소설, 영화, 게임, 만화… 무수히 변주되어 온 코즈믹 호러개미는 아마 인간의 전체 생김새를 잘 모를 것이다. 어떤 개미는 인간을 손가락으로, 다른 개미는 신발 밑바닥으로 인식할 터다. 사람들은 고의로 혹은 실수로 개미를 죽이는데 개미가 사람의 의도를 알아챘으리라 보기는 어렵다. 《그분이 오신다》 수록작의 장르인 코즈믹 호러 속에서 인간이 겪는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 외계의 존재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지만 상대의 의도를 간파하지는 못한다. 상대가 인간을 미물로 여긴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따름이다. 미국의 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가 구축한 코즈믹 호러 장르는 공포문학의 대가 스티븐 킹을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H. P. 러브크래프트의 대표적 세계관인 ‘크툴루 신화’에 등장하는 개념과 캐릭터 등은 각종 소설, 영화, 게임, 만화에서 다양하게 차용되고 변주되었다.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편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분이 오신다》는 코즈믹 호러의 핵심을 구조와 내용, 두 가지 차원에서 구현해 장르의 매력을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괜찮다, 비극의 바다에서 나약하게 표류해도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작가의 또 다른 단편집 《푸르게 빛나는》을 언급해야 한다. 이 작품집의 수록작들은 《그분이 오신다》와 ‘픽스업’ 방식으로 연결된다. 픽스업이란 짧은 이야기들 속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커다란 서사, 긴 이야기를 만들게 되는 구성을 뜻한다.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기묘한 존재와 기이한 사건들은 이를테면 개미가 보는 인간의 한 부분과 같다. 개미 입장에서는 손가락 사이에 잡혔던 일과 신발 아래 깔릴 뻔했던 일이 별개의 사건이겠지만 실상은 양쪽 모두 한 사람의 행위였을 수 있다. 《푸르게 빛나는》과 《그분이 오신다》에 등장하는 요소들의 연결 원리가 이와 비슷하다. 각 수록작의 주인공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재앙에 휩쓸리지만, 독자는 책장을 넘길수록 사건의 전말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한 작품 속의 의문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다른 작품에서 슬쩍 드러나기 때문이다. 두 작품집을 모두 읽고 나면 한 작품집 전체에 숨겨져 있던 비밀이 다른 작품집에서 밝혀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독자는 주인공들에 비해 많은 정보를 얻지만, 양쪽의 마음에 찾아드는 감정은 동일하다. 절대적 존재에 대한 공포, 대응할 수 없기에 드는 허무함, 너무나 작은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 더 많이 안다고 해도 불행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코즈믹 호러 속 세계와 닮았다. 경험을 쌓고 또 쌓아도 우리가 사는 곳을 속속들이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많은 불행은 전조를 숨기고, 상당수의 고통이 기습을 즐긴다. 숱한 대비와 노력은 종종 수포로 돌아간다. 비극의 가능성이 이토록 넘실대는 세상에서 평생을 살아가야만 한다. 강해져야 한다고, 용기를 내라고, 할 수 있다고 외치는 이들에게 코즈믹 호러 소설은 묻는다. 실상이 이러하다면 우리가 나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편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냐고. 어쩌면 우리의 기본값일 실의와 좌절이 그토록 나쁜 것이냐고. 괜찮다, 거대한 세계 앞에서 한없이 작아져도《그분이 오신다》에 수록된 두 작품의 주인공은 스스로를 두고 ‘보잘것없다’, ‘하잘것없다’라는 표현을 쓴다. 〈런〉의 지우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갖는 의미란 그저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뿐’이라며 자신이 ‘평균의 목표, 평균의 욕망, 평균의 고난 속에서 지지고 볶다 끝을 맞이하고 말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분이 오신다〉의 종찬은 어렸을 때부터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 그는 동창생인 인기 아이돌이 왕따 가해자라고 저격한 유튜브 동영상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보잘것없었던 내가 누군가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그 사실이 주는 희열’을 만끽했다. 종찬이 행사한 커다란 영향력은 훗날 부메랑처럼 돌아와 그를 작은 존재로 되돌려 놓는다.이 넓은 세상에서 주인공이 되기엔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은 코즈믹 호러 특유의 공포감과 직결된다. 이 장르가 일으키는 두려움은 거대한 우주와 왜소한 인간 사이의 괴리에서 온다. 우주 차원에서 인간의 분투는 무의미한 일인데, 그 사실을 직시하기는 쉽지 않다. 초등학생 시절 같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만 해도 평생 남을 트라우마가 생긴다. 온 우주에게 무시당하는 상황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광기든 절망이든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성인이 될 무렵 일종의 코즈믹 호러를 경험한다. 스스로를 향했던 시선을 바깥으로 옮기면서 세상과 자신의 크기를 다시 가늠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우, 종찬과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세계에 비해 나는 매우 작은 존재라고. 이 씁쓸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다. 그릇된 희망은 현실과 나 사이의 간격을 더 벌리고 만다. 실망한 마음을 안은 채로 살아도 된다는 말이야말로 위로다. ‘우리의 보잘것없음이, 하찮음이, 무력함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손바닥만 한 지옥을, 이유 없이 끔찍하기만 한 도피처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분이 오신다》를 썼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기담 룸
- 하야미네 가오루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모모
- 2022-02-24
“기담이 재미없으면 그 즉시 널 죽일 거야.”“자, 이제부터 너희를 한 명씩 죽일 거야.”연쇄살인마의 예고 살인 속에서 살아남을 자는 누구인가?VR 기술로 접속하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SNS인 ‘룸’. 이 SNS 커뮤니티에 어느 날 10명의 게스트가 초대되었다. 누가 초대했는지 알 수 없는 채로, 호기심에 이끌려 들어온 10명의 게스트. 인형 아바타의 모습에 소년, 만화가, 히어로, 인형술사, 신문기자, 한량, 선생, 아이돌, 탐정이란 대화명을 쓰는 9명의 사람과 나. 그들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기담을 좋아한다는 것뿐.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이 룸의 호스트인 ‘머더러’가 대화의 포문을 연다.“나는 기담 룸의 호스트 ‘머더러’. 이제부터 너희를 한 명씩 죽일 거야.”뜬금없는 소리에 처음에는 모두 콧방귀를 뀌지만, 게스트 중 한 명이 죽었다는 기사, 머더러가 게스트 손등에 새긴 X자 표시, 머더러에 의해 팔이 꺾인 한 게스트의 비명, 한 사람씩 차례로 룸에서 사라지는 등 실제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하나씩 쌓이며 거짓말 같던 연쇄살인을 더 이상 장난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게 된다.도대체 왜 머더러는 이들을 죽이려는 걸까. 이 10명이 선택된 기준은 무엇일까. 이 방에서 살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게스트들의 뒷덜미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질수록 다음번엔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인 사람들은 머더러의 정체를 밝히려고, 이 방에서 살아 나가기 위해 공조를 하기도, 서로를 의심하기도 한다. 과연 이 미치광이 연쇄살인마의 예고 살인 속에서 살아남을 자는 누구일까.전 세대가 사랑하는 현대 추리소설의 대가 하야미네 가오루,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를 전격 소환하다!‘룸’이라는 밀실에서 연쇄살인마의 정체를 추적해나가는《기담 룸》은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 탄생 120주년과 사후 50주년을 기념해 쓰인 작품이다. ‘만약 그가 살아 있다면 지금 어떤 소설을 남겼을까?’란 질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란포의 소설에서 쓰인 밀실 트릭인 고서점과 같은 낡은 일본식 주택을 현대에 맞게 SNS 커뮤니티 ‘룸’으로 새롭게 창조해냈고, 탐정을 주축으로 살인자의 정체를 추적하는 전개 방식을 살려 “마치 란포가 살아 돌아와 쓴 것처럼 멋지게 그를 소환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일본 현대 추리소설의 대가라 불리는 하야미네 가오루의 필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하다. 하야미네 가오루는 생동감 넘치고 긴박한 이야기, 촘촘한 트릭 설정 등 매력적인 작품으로 데뷔 이후 30년이 넘도록 전 세대에게 사랑받아온 현대 추리소설 작가로,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 SNS상에 ‘가오루’ 붐을 일으킬 정도로 팬덤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평소 내놓는 작품마다 “커서도 계속 생각이 나 읽고 싶다”,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에 눈을 떴다”, “추리소설 입문자라면 단연코 그의 소설을 가장 먼저 읽어보길 추천한다”라고 칭송받고 있는데, 《기담 룸》을 통해 또 한 번 수많은 그의 소설 가운데서도 명실상부 마스터피스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대화, 치밀한 복선,현실과 분간할 수 없는 섬뜩함까지이 책을 집어든 순간 덮을 수도, 도망칠 수도 없을 것이다!기담 룸에 초대받은 게스트 10명은 각자 자신의 대화명과 어울리는 섬뜩한 기담을 한 가지씩 준비해 약속된 시간에 모인 다음, 한 사람씩 발표한다. 그것이 호스트이자 연쇄살인마 ‘머더러’의 요구 조건이었기 때문. 기담이 재미있거나 머더러의 정체를 밝히는 사람은 살려주겠다는 요구가 터무니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 게스트의 죽음을 보고서는 도망칠 수도,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기담을 이야기하는 회차가 늘어나지만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머더러를 만족시키지 못해 죽게 되면서 의심과 공포는 더해지고, 그러다가 마침내 살인자 머더러의 정체를 밝혀냈다고 확신한 순간, 사건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물론 나 자신조차도 철저히 의심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룸 안의 사람들이 나눈 대화 한마디, 각각의 기담 속에 감춰진 의미심장한 단서들을 조합하다 보면 살인자의 정체에 관한 깜짝 놀랄 만한 반전과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범인의 정체는 물론, 왜 이 10명이 선택되었고,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작가가 깔아둔 치밀한 복선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밝혀진다. 무엇을 추리하든 속단할 수 없는 결과, 그 결과가 말해주는 재미에 무릎을 탁 치며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기만의 살의
-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04-14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의 대표작! 문장 한 줄, 단어 하나, 심지어 문체와 형식까지 모든 것이 트릭이다! 블루홀식스가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작가 미키 아키코! 후루타 덴의 『거짓의 봄』과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 우사미 마코토의 『어리석은 자의 독』, 나가우라 교의 『머더스』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작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미키 아키코의 『기만의 살의』를 출간한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속죄의 소나타』(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를 비롯해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레이미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많은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것이다. 『기만의 살의』는 호화 저택을 무대로 한 독살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정통파 본격 미스터리다. 노련한 작가가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품으로 출간 후 연말 미스터리 랭킹 상위권을 휩쓸었고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에도 오르며 추리의 정밀기계의 명성에 맞는 작가의 역량을 증명했다.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줄 도피처가 바로 본격 미스터리다.” 『기만의 살의』는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의 대표작으로 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2020년에 출간한 이 작품에는 미키 아키코의 미스터리관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가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정통 본격 미스터리를 고수한다는 점에서 본격 미스터리팬들의 환영을 받을 만하다. 주목할 만한 특징은 서간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성과 호화 저택에서 벌어진 독살 사건이라는 설정, 등장인물 사이에서 등장하는 논리적 가설과 트릭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반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기만의 살의』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호화 저택에서 사람이 독살로 죽어 나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저택에 있던 사람 중 한 남자는 무죄인데도 범행을 자백해 무기 징역형을 살게 된다. 남자는 전략적으로 감옥 생활을 해 비로소 가석방된다. 그 후 그는 그 사건의 피해자인 여자에게 편지를 보내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이 시작도며 이것이 42년 전 독살 사건의 전말을 뒤집는 방아쇠가 된다. 42년이 흐른 뒤에야 편지를 교환함으로써 펼쳐지는 두 사람의 추리 대결로 사건의 진실은 점점 상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남자는 왜 범행을 자백해 옥살이까지 하게 된 것인가? 그렇다면 독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인가? 작가는 종국에는 충격적인 진실에 다다르게 되는 이 기나긴 여정을 아주 꼼꼼하고 촘촘히 펼쳐 보인다. 사소한 장면이나 요소 하나까지 남김없이 마지막에 가서 한꺼번에 꿰어진다. 복선이 회수될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마치 어느 사소한 것 하나 낭비가 없도록 철저히 계산해 마술을 부리는 것과 같다. 굉장한 집념을 가지고 사건을 추리하는 주인공들 사이에 묘하게 오가는 애증 또한 전달력 있게 다가온다. 이런 매력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인 『기사라기 가의 일족』과 『나선의 밑바닥』은 각각 제13회, 제14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번 겨울 국내 최초로 상륙한 미키 아키코의 본격 미스터리를 맘껏 즐기시기를 바란다. “저는 범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그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는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후 1973년부터 줄곧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60세를 기점으로 은퇴 후 평소 즐겨 읽던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격 데뷔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리 작가가 자신의 본업이 아니었음에도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받는 치열한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2021년 현재까지 열두 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것은 가히 주목할 만하다. 데뷔작인 『귀축의 집』은 2010년 제3회 ‘바라노마치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신본격 미스터리의 아버지’ 시마다 소지는 심사평에서 “도저히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 볼 수 없다. 희귀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추리의 정밀기계가 쓴 것 같은 작품”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미키 아키코는 미스터리의 세부 장르 안에서도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논리를 중시하는 이른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이 유독 남다른 작가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동서양의 추리 소설을 섭렵한 열렬한 애독자였고 여가 시간에는 꼭 소설에 나오는 트릭 풀이를 게임처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 관’은 잡지 인터뷰에 실린 한마디로도 알 수 있다. “매일 뉴스를 보다 보면 현실 그 자체가 사회파 미스터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소설 안에서만이라도 현실과 분리되어 즐겨야 하지 않을까.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줄 도피처가 바로 본격 미스터리다.” 위 인터뷰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작가의 집념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소설을 현실과 분리된 공간, 처참한 현실을 망각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보며 그러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작가의 신념인 것이다. 실제로 작가는 데뷔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본격 미스터리 외에는 쓸 생각이 없다”라고 단호히 선언한 바 있다. 작가의 횡보를 보면 이러한 선언은 아직까지 관철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작가가 자신의 미스터리관을 굳건히 지켜나가기를 기대하며 동시에 멋진 본격 미스터리를 선보여주기도 기대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기억의 저편
- 김세화 (지은이)
- 몽실북스
- 2022-02-24
‘대구 MBC’의 전직 기자 김세화 작가자신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주인공 김환을 내세워지극히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며 묵직한 이야기를 선보인다.멈춰진 것은 기억만이 아니었다.방송 기자 출신의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을 배경으로 자신과 같은 방송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한다. 전문성 있는 단어들의 적절한 활용은 이 사건들을 보다 더 현실성 있게 만들어주며 그로 인해 이야기를 탄탄하게 뒷받침 해준다. 김환이라는 기자를 중심으로 위로는 부장들과의 갈등 상황이 그려지며 아래로는 후배들과의 어울림이 인상적이다. 사건과 사건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그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된다.비교당하는 쌍둥이쌍둥이인 인영이는 언제나 비교당하는 게 싫다. 한창 그런 게 싫은 초등학교 6학년이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되는 인영이는 비교당하는 게 싫어서 차라리 자신이 조금 더 멀리 가더라도 다른 중학교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점들이 그대로 자신의 일기장에 드러나 있다. 가족도 헷갈려 할 만큼 똑같이 닮은 점도 인영이에게는 스트레스다. 그렇게 일기를 썼다. 그리고 다음날 아이는 사라졌다. 자신이 좋아했던 친구와 또 다른 쌍둥이와 함께 사라졌다. 아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나와 모든 게 똑같이 생겼는데 어쩌면 그렇게 다를까?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DNA가 다른 걸까? _본문 중에서10년 전세 명의 아이들이 사라졌다쌍둥이 자매인 인영과 소영 그리고 그들의 친구 동구까지 한 마을에서 친하게 지내던 아이 세 명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그들이 어디 다른 곳을 간 것도 아니다. 단지 매일같이 놀던 산에서 놀았을 뿐인데 없어진 것이다. 당연히 가족들은 아이들을 찾아 나섰으며 경찰에도 신고를 했다. 경찰은 유괴나 납치를 의심했지만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고 온 동네와 산을 수색해도 아이들이 나오지 않자 수사는 지지부진해졌다. 10년 후세 명의 아이들이 나타났다그렇게 찾아도 나오지 않던 아이들이 유골로 발견되었다. 그것도 그렇게 찾아도 발견되지 않았던 그 장소에서 말이다. 등산객에 의해서 발견된 아이들. 경찰은 저체온증 같은 증상을 주장하며 자연사나 사고사를 강조하려 하지만 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제 사건은 전국적으로 방송이 된다.사건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것은 경찰이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기자들도 따라온다. 기자들은 가장 먼저 그리고 정확하게 사건을 취재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알릴 임무가 있는 것이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기자 김환. 그는 이 사건의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이었다.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는 그 사건을 맡아서 취재했었다. 아이들을 찾으려 가장 많이 노력도 했다. 당시 형사과장과 함께 시간이 날 때마다 용무산 그곳을 둘러봤었다. 아이들이 나타난 지금 그는 의문점이 든다. 왜 그때는 그렇게 찾아도 없던 아이들이 지금에서야 바로 이곳에서 나타난 것일까.어제부터 나를 혼란스럽게 한 의문이기도 하다. 지금 그 의문은 하나의 명제로 명료하게 정리됐다. 왜, 어제, 그 소나무 아래에서, 실종된 세 아이의 유골이 발견됐을까? _본문 중에서한 남자의 죽음또 다른 사건의 시작사건은 연달아서 일어난다. 세 어린이 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한 남자의 죽음이 경찰에게 알려진다.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이 사건은 분명 세 어린이 사건과도 연관성이 있다. 이 남자는 이 사건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10년 전 세 어린이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이 해결되지 않자 각종 제보들이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한 교수가 주장한 가설이 있었고 그것을 경찰이 뒷받침하면서 허락을 했고 그 결과 그가 의뢰를 받아서 일을 했던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이 한 가정을 엉망으로 만든 것을 본 그는 나중에서야 성금을 기부했었다. 그런 남자였다. 그는 왜 이제 와서 이렇게 시체로 발견된 것일까. 그것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말이다. 그를 죽인 사람은 무슨 이유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이학진 씨는 거구였기 때문에 사장은 상대적으로 왜소하게 보였다. 사진 하단에는 ‘실종 어린이 가족에 2천만 원 기부’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당시 기부 내용을 기사로 작성한 기자가 바로 나였다. 5년 전이었다. _본문 중에서합리적 의심사건은 계속된다세 명의 어린이들이 사라졌고 그 모든 과정을 취재한 김환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증거는 없었다. 경찰들도 형사들도 아이들을 찾지 못한 마당에 기자인 그가 아이들을 찾을 가망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최대한 많은 자료들을 모아왔다. 아이들의 가족들을 인터뷰하고 아이들이 갈 만한 곳을 수소문 했고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형사들에게 진행 상황을 확인했었다.이제 아이들이 나타났다. 그의 취재는 계속된다. 비록 이 사건을 맡아서 리포팅을 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러하기 때문에 그는 최선을 다해서 발로 뛰며 조사한다. 그로 인해 자신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한다.고도로 예민해진 나의 감각이 내 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을 포착했다. 발을 딛는 소리였다. 그다음에는 숨소리가 목덜미까지 다가왔다. _본문 중에서알 권리와 알릴 권리그 극간의 딜레마기자들은 사건을 취재한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그들이다. 그들이 알아낸 모든 사건들이 방송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도 걸러지게 된다. 때로는 빠르게 알려야 한다는 것에만 주력한 나머지 잘못된 오보를 알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키고자 자극적인 내용만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모든 방송의 내용은 달라진다. 평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자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박수정 기자가 그처럼 강하게 감정적으로 항의하는 모습 또한 그날 처음 보았다. _본문 중에서딜레마에 사로잡히는 것은 기자들뿐만 아니다. 경찰들 또한 밀려드는 제보로 인해서 어떤 것이 제대로 된 진짜 정보인지 구별하기 어렵게 되었다. 모든 제보를 다 확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들어오는 제보들을 무시할 수도 없다. 그로 인해서 사건의 해결은 더욱 더디게 이루어지게 된다. 사건은 해결되었지만취재는 계속된다김환의 활약으로 인해서 사건은 모두 해결되었다. 자신의 신상을 둘러싼 일들도 모두 해소되었다. 미지의 인물은 여전히 미스터리하게 남아있다. 이 인물들이 또 다른 이야기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다른 변수를 기대하는 것도 김환의 이야기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얼굴을 콕콕 찌르는 찬바람을 물리치려는 듯 내 심장이 열을 내며 빨라졌다. 뺨이 화끈거렸다. 맥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때부터는 새 출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_본문 중에서기자 출신의 작가는 자신의 페르소나 김환을 내세워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만큼 사건을 둘러싼 배경들이나 조건들, 등장인물들은 현실적이고 사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그같은 사실은 픽션을 허구의 이야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이야기처럼 만든다. 언젠가 어디선가 일어난 일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만큼 현실적이다. 다음에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기척
- 레이철 호킨스 지음, 천화영 옮김
- 모모
- 2023-04-14
〈CNN〉, 〈뉴스위크〉, ‘굿리즈’ 선정 올해 가장 기대되는 책,‘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이달의 도서,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및 〈USA투데이〉 베스트셀러에 오른영미 소설 최고 화제작 《기척》출간 즉시 해외 각종 매체에서 앞다퉈 찬사를 보낸 레이철 호킨스의 《기척》이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다. 《기척》은 가난한 여성이 고급 주택단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잘생기고 부유한 남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외형을 띤 소설이다. 그러나 완벽한 줄로 알았던 남자에게 아내가 있었으며, 그 아내가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위협과 긴장이 가득한 스릴러의 모습으로 전개를 바꿔간다.고전 명작 《제인에어》를 현대적 이야기로 재해석한 《기척》은 영민하면서도 욕망으로 가득 찬 여성 인물의 활약에 목마른 독자들을 만족시킬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다. 독자는 냉소와 재치를 오가는 레이철 호킨스의 날카로운 문장과 수준 높은 완급 조절로 치밀하게 설계된 구성, 비밀을 감춘 인물들의 밀고 당기는 지적 싸움을 감상하면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충격과 쾌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을 것이다.두 사람의 저택, 세 사람의 숨소리……죽은 그녀가 아직 이곳에 있다고급 주택단지 ‘손필드’에서 부잣집 개를 산책시키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제인’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과거에 일어난 어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불행한 과거와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인은 여느 날과 같이 부자들의 개를 산책시키다 잘생기고 부유한 손필드 주민 ‘에디’를 만나고 빠르게 호감을 느낀다. 처음에는 에디의 재력과 에디가 사는 으리으리한 저택에 매력을 느꼈지만, 데이트가 반복될수록 제인은 진심으로 에디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딱 하나 신경 쓰이는 것은 에디가 의문의 사고로 아내를 잃었다는 점이다. 몇 달 전 친구와 함께 보트를 탔다가 호수에 빠져 실종되었다는 에디의 아내 ‘베’. 제인은 에디의 전처 베의 정보를 모으며 흠잡을 데 없는 ‘베’의 모습을 상상하고 열등감을 느낀다.여자 친구라는 신분으로는 고급 주택단지의 일원이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던 제인은 에디의 새로운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마침내 에디와 동거를 시작하고 프러포즈까지 얻어낸 제인. 그러나 함께 살게 된 에디의 저택에는 죽은 아내 베의 흔적이 너무나 짙게 남아 있는 데다, 아무리 베의 망령을 쫓아내려 해도 베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제인의 주변을 집요하게 떠돌아다닌다. 설상가상으로 에디가 집에 없을 때만 들려오는 수상한 기척에 제인은 베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에디와 깊게 연관된 ‘사건’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고, 안전하다고 믿은 에디의 곁에서 불안감을 느끼는데…….죽은 아내가 존재하는 저택, 그 화려하고 섬뜩한 공간에서 제인은 무사히 살아남아 원하던 인생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반짝이는 것을 언제나 가장 조심하라두 여자가 밝혀내는 ‘완벽한 삶’의 실체《기척》은 파트가 바뀔 때마다 제인과 베라는 두 화자가 번갈아 등장하며 고급 주택단지 ‘손필드’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의 내막에 다가간다. 첫 번째 주인공 제인은 고급 주택단지의 외부인으로, 상류 사회의 질서에 속하고자 자신의 본성을 철저히 숨기면서도 새로운 삶의 무대가 자신에게 정말 안전한 공간인지 확인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정보의 퍼즐을 모은다. 실종 사건의 당사자이자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베는 모든 퍼즐을 손에 쥔 인물로, 세간에는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제인과 에디가 함께 사는 저택 밀실에 감금되어 있었다. 베는 밀실에서 탈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동시에 완성된 그림의 각도를 조금씩 달리하여 조명하듯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남편이 자신을 위층에 감금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제인이 주어진 단서를 손에 쥐고 과정에서 결과로 천천히 나아간다면 베는 결과를 먼저 보여주고 과정을 풀이하는 셈이다. 에디를 사이에 둔, 역할도 성격도 상반된 두 여성 인물이 마침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제인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건 당일의 진실이 세 사람의 저택을 뒤흔든다. 아름다운 동네와 아름다운 남자, 아름다운 새 삶…… 제인이 발 들여놓은 매혹적인 세계. 그러나 반짝이는 것을 언제나 가장 조심해야 한다. 화려한 보석함 속 장신구의 광채가 방심하는 사이 날붙이의 번뜩임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모두가 가명을 쓰는 진창의 삼각관계 속에서두려움을 극복하고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이야기‘평온한 주택단지에서 두 여성이 실종되었고, 어쩌면 그 범인은 나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스릴러의 정석적인 전개 속에서 독자를 진정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사건을 맞닥뜨리는 제인의 심리이다. ‘제인’은 제인의 진짜 이름이 아니다. 과거에 알던 여자아이에게서 따온 이름이다.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발목 잡혀 ‘제인’으로서의 삶을 빼앗기고 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고상하고 정돈된 손필드라는 질서에 녹아들기 위해 진짜 나를 숨기고 다른 사람을 연기해야 한다는 피로감. 평범한 자신이 독보적인 베의 존재감을 지워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모처럼 잡은 일생의 단 한 번뿐인 기회가 한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그리고 기회라고 생각했던 새 삶이 어쩌면 목숨까지 위협할 덫일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이 모든 심리적 압박을 짊어지고 행복을 손에 넣기 위해 어떻게든 위기를 헤쳐 나가는 제인의 조용한 사투가 독자의 심장을 불안으로 물들이다 끝내 차가운 공포로 몰아넣는다.그러나 에디 역시 에드워드라는 본명 대신 애칭을 쓰고 있었다. 베에게도 어떻게든 감추고 싶은 진짜 이름이 있다. 삼각관계 꼭짓점에 서 있는 모두가 보잘것없는 과거를 숨긴 채 얽히고설키며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연출해낸다. 하지만 살면서 한 번쯤 자신이 창조한 각본 속 인물을 연기하며 도금이 벗겨질까 전전긍긍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인을 믿고 따라가보자. 이 숨 막히는 난장의 끝에서 진정한 자신과 만나는 순간 절망 대신 거대한 해방감이 당신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19세기 여성 성장 소설 《제인에어》가20세기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지나21세기, 마침내 《기척》으로 우리에게 다시 오다“《제인에어》를 유쾌하되 서스펜스가 넘치도록 비튼 놀라운 작품”(〈뉴스위크〉)이라는 찬사를 받은 《기척》은 해외 독자들 사이에서 ‘미래 세대가 샬럿 브론테의 《제인에어》,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와 나란히 놓고 읽을 걸작’으로 인정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19세기 여성의 주체적인 자아 성립과 성장을 다룬 소설 《제인에어》가 레이철 호킨스의 《기척》에 전체적인 모티브가 되었다면, 《제인에어》 속 미치광이 아내 버사 메이슨을 제국 남성과 식민지 여성이라는 지배-피지배 관계 속 착취 구도 안에서 재해석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기척》 속 버사, 즉 베의 입체성과 존재감에 영감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 제인은 더 이상 사랑스럽고 선량한 여주인공이 아니다. 다만 그런 사람을 연기할 뿐인 영리한 속물이며 부자들의 소지품을 습관적으로 슬쩍하는 좀도둑으로, 두 눈을 번득이며 신세를 역전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제인에어》에서 제인과 에드워드 로체스터의 사랑을 방해하는 걸림돌에 불과했던 버사는 더 이상 잠자코 남편의 관리하에 나날이 미쳐가다 파국을 맞이하는 여자가 아니다. 능력 있고 야망 넘치는 자수성가 사업가로, 저택 위층에서 숨죽인 채 이 모든 관계를 전복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두 소설을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레이철 호킨스가 새롭게 탄생시킨 《제인에어》 속 등장인물과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와 더불어 촘촘히 배치해놓은 장치에서 원작과의 유사점 및 차이점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길고 빛나는 강
- 리즈 무어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23-04-14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추천 도서!〈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닷컴 선정 ‘최고의 책’‘굿모닝아메리카 북클럽’ 선정 도서 망가진 도시의 무너진 심장으로 흐르는,떠나간 영혼들의 강물에 바치는 애도가미국이 직면한 마약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리즈 무어의 장편소설 《길고 빛나는 강》이 출간됐다. 《길고 빛나는 강》은 필라델피아의 거리를 순찰하는 한 경찰관이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도시에 만연한 마약중독으로 인해 자신의 가족이 겪은 고통의 내력을 탐색하는 과정을 그렸다. 출간 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은 《길고 빛나는 강》은 발표 후 “마약과 도시 그리고 가족에 관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라는 호평을 받으며 각종 언론이 앞 다퉈 소개한 것은 물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강력히 추천하면서 근래 가장 뜨거운 화제작 중 하나가 되었다. 필라델피아 경찰관 미키 피츠패트릭은 24구역, 켄징턴애비뉴의 순찰을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그 거리의 민낯에 누구보다 익숙하다. 마약중독자들과, 마약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의 모습에. 그리고 그녀의 여동생 케이시 또한 같은 거리에서 일하고 있다. 마약에 중독된 매춘부로. 미키는 거리에서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그것이 동생이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시가 사라지고, 거리의 성 노동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미키는 실종된 여동생을 찾는 데 위험할 정도로 몰두하면서 자신의 삶까지 서서히 무너뜨리는데…….《길고 빛나는 강》은 두 번째 소설 《무게》로 로마 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후 차기작 《보이지 않는 세계》로 각국에 열렬한 팬을 확보한 작가 리즈 무어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일찍이 작품 내에 스릴러 등 장르적 요소를 꾸준히 도입하고 실험해온 그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본격 범죄소설이다. 특유의 세밀한 인물 묘사와 시적인 문체, 그리고 리듬감 있는 구성과 형식이 강렬한 소재와 어우러져 격조 높은 작품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길고 빛나는 강》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마약에 대한 무거운 경각심을 불러일으킴과 더불어, 과거의 고통과 슬픔을 이겨내는 감동의 가족 드라마로서 커다란 정서적 울림을 던져줄 것이다.마약으로 신음하는 필라델피아의 거리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한 경관이가족에 드리운 어둠의 근원을 추적하다미키 피츠패트릭은 필라델피아 24구역의 순찰을 담당하는 경찰관이다. 그녀는 어린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다. 미키에게는 케이시라는 여동생이 있는데, 그녀와는 연을 끊고 산 지 오래다. 케이시가 그들의 부모처럼 마약중독자가 되어 거리에서 성매매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까닭이다.직장에서는 오랜 시간을 같이해온 동료 경관 트루먼이 부상으로 휴직하며 새로운 순찰 파트너를 맞는다. 하지만 미키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새 파트너가 영 마뜩찮다. 최근 거리 순찰 시에 케이시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그녀는 못내 불안하다. 혹여나 여동생이 얼마 전부터 거리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성 노동자 여성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것은 아닐까 싶어 노심초사하는 것이다.실종된 케이시의 행적을 추적하던 미키는 마약에 얼룩진 자기 가족의 내력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자신과 케이시의 출생에 얽힌 진실에 조금씩 다가간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매춘부로부터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온다. 그것은 성매매 여성 연쇄 살인의 범인이, 그들에게 무료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비위 경찰관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가 거리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불법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사람들을 해친다는 것이다. 미키는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만 철저히 무시당한다. 그리고 얼마 뒤, 미키에게 제보한 여성이 무참히 살해된다. 사건의 심각성을 절감하면서도 자신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제보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녀는 휴직 중인 옛 순찰 파트너 트루먼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의기투합한 그들은 마침내 다시 한번 파트너가 되어 거리의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은밀한 수사’에 나선다.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와 약자들 병든 거리를 따라 긴 강물처럼 흐르는험난한 폭로의 여정, 희망의 고해《길고 빛나는 강》은 마치 일선 경찰관들과 동행해 취재한 다큐멘터리처럼 놀라운 현장감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여느 범죄소설처럼 거대한 사건과 그것에 휘말릴 주인공의 운명을 짐작하게 만들고는, 독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껴가며 신선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가 한순간 소설의 중심을 가져가버리는 듯한 전개 덕분이다. 이는 범죄 수사 이야기와 고르게 병치되어 흘러가며, 주인공의 어두운 과거와 가족 내력을 탐색하는 계기로 교묘히 작동한다.공권력의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오로지 사적인 계기로 시작되었고 그렇기에 위험천만할 수밖에 없는 범죄 수사 과정을 그린 연쇄살인범 추적기, 그리고 마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 가족의 어두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자매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가족 미스터리. 이 두 줄기의 서사는 어느 한쪽으로도 과하게 치우치지 않은 채 나란히, 때로는 교차해가고 때로는 자리를 바꿔가면서 자매간의 우애와 갈등, 직장 내 부조리, 복잡하게 얽힌 가족 관계, 익숙한 거리의 쇠락과 낯선 것들의 침투, 사회 비판, 출생과 죽음의 비밀, 살인 사건 등을 차례로 훑는다. 하나의 범죄 사건에 대한 의문과 추적이, 끝내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에 깊숙이 뿌리 내린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종으로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적 야심의 실현을 위해 리즈 무어는 경찰 소설, 스릴러소설, 추리소설, 르포, 가족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서술 방식을 동원한다. 그럼에도 이것이 절대 산만한 구성으로 서사를 흩지 않는 채 묵직한 강줄기처럼 이야기를 단단히 붙잡아둘 수 있는 것은 단연 오늘날의 필라델피아, 아니 미국의 현실에 대한 폭로라는 무게감 덕분일 테다. 두 줄기의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마침내 결말에 이르러 절묘한 방식으로 합쳐지며 작품의 진정한 주제를 담보한다. 흡사 두 지류의 강물이 하나의 길고 거대한 강줄기로 합쳐지며, 수면에 무수히 반짝이는 진실의 빛을 띄우는 것처럼.“망가진 도시에 관한 강렬하고 우수 어린 소설.”_〈워싱턴포스트〉연쇄살인에 대한 추적으로 시작하여, 긴 강줄기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거리를 따라 흐르는 것은 결국 험난한 폭로의 여정이자, 궁극적으로는 희망의 고해다. 《길고 빛나는 강》의 주인공 미키 피츠패트릭은 마약으로 인해 처참하게 망가진 도시와, 그 거리의 ‘밝은 그림자’ 속에서 소외된 채 마약으로 죽어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연민과 애증의 모순된 시각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그것은 작가가 필라델피아라는 도시에 가진 사랑만큼이나 큰 현실에의 안타까움이 절절히 투영된 결과일 것이다. 소설의 집필 계기로 추정되는 그러한 애증은 곧 필라델피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 그리고 도시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하는 가족들의 서사로 확장돼 도시의 운명과 궤를 같이하는 하나의 거대 우화가 된다. 그리하여 소설은 다만 현실의 고발이나 폭로에 그치지 않고, 치유와 회복을 위한 힘겹지만 희망찬 한걸음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길고 빛나는 강》은 의문과 서스펜스로 가득한 범죄소설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필라델피아를 진정한 주인공으로 하여 그것에 속한 인간들이 망가뜨린 도시의 이야기를 도시 스스로 들려주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자기 고백처럼 보이기도 한다. 치부의 폭로는 곧 회복과 치료의 단초가 되는 법이다. 그렇기에 작중 성 노동자 여성의 용기 있는 고발과 미키의 폭로는, 그것이 비록 희생이라는 고통을 수반하기는 했으나 끝내는 죽어가는 도시의 회생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지는 것일 테다.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강렬한 감정적 파장을 일으키는 범죄소설소설 속에서 주인공 미키는, 망가진 필라델피아를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마을에 비유한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데리고 간 아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이 사라진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작가는 《길고 빛나는 강》을 통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마약에 중독되어 사회적 약자로서 범죄의 피해자로 손쉽게 전락할 수 있는 중독자들에 대한 관심을 아울러 촉구하고 있다. 망가진 도시의 환부가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은 채 외부의 유행이 침투해 도시의 표면만을 봉합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대목은, 오늘날의 한국 사회 또한 생각해보고 곱씹어보아야 할 문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까만 눈동자
- 은샘물 지음
- 맑은나루
- 2023-04-14
“비밀스러운 하숙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기억 속 아이들의 세계”“무너져 내린 현실의 기억 저편,그곳엔 우리의 삶을 지탱시켜주는 소중한 헌신과 사랑이 있었다.”걷히고 있는 은빛 먹구름, 군데군데 고인 하늘을 담은 물웅덩이.바람이 불어와 삐걱대는 옥상의 철문과 축축하게 젖은 나의 옷.초록색 옥상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투명우산.나의 기억은, 이렇게 시작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장르문학]깨끗한 살인
- 이지유 지음
- 안전가옥
- 2023-12-27
꿈과 기억을 넘나들며 드러나는 그날의 진실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작, 세상 모든 스릴러 ‘노크’ 시리즈‘장르 전문 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이 선보이는 새로운 라인업 ‘노크’의 세 번째 작품.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안전가옥의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작이자, 이지유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다. 《깨끗한 살인》은 평범해 보이는 한 교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우리가 정상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의 이면에는 추악한 진실이 숨어 있음을 가감 없이 보여 주며 맹신과 맹종의 위험성을 역설한다. 뒤틀린 믿음으로 눈과 귀가 먼 자들이 조금의 자각도 없이 가정과 사회를 파멸시키는 모습은 우리에게 강력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공감각자의 눈에 보이는 깨끗한 교회의 이면한 교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드러나는 검은 목소리의 정체이야기는 경기도 선주시 빛나는 교회 한 목사의 설교 장면에서 시작된다. 벼락이 내리치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빗줄기가 쏟아지는 어느 날. 교회 지하에 내려간 경비원은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녀를 발견한다. 남녀는 남매 사이다. 오빠 허재우는 성기가 잘린 채 숨이 끊어진 상태. 동생 연서는 깨어나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충격으로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 신성한 장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살인 사건.공감각자인 로사는 생명체의 소리를 색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소리의 색으로 감정과 진실을 읽어 낼 수 있다. 위선의 빨강과 진실의 하양. 두려움의 파랑과 우울함의 네이비블루. 절망의 회색과 악의의 검은색. 빛나는 교회 살인 사건 수사에 참여하게 된 로사는 우연히 교회 사람들의 무리에서 검은색 목소리를 본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빛나는 교회 새 신자 순에 가입하고, 교회 수련회에 참석한 로사는 범상치 않은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지나치게 깨끗한 허재우의 집과 교회. 곳곳에 걸린 비둘기 모형. 청결과 순결에 대한 그들의 병적인 집착. 그리고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 누가 봐도 깨끗하고 세련된 교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보통의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괴이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깨끗한 살인》에서는 상반된 속성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신성한 교회에서 일어난 신성하지 않은 살인 사건, 진실의 하얀색과 악의의 검은색, 외면의 깨끗함과 이면의 추악함이 계속해서 대비된다. 그리고 이 대비로 깨끗한 교회 내부의 악의가 더 섬뜩하게 드러난다. 인간은 좋은 것만 보고 싶어하고 듣고 싶어하기에 작가가 대면시킨 추악한 이면은 불편하게만 다가온다. 그럼에도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현실의 이면을 직시해야 비로소 진실이 보인다는 메시지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작 범죄, SF, 판타지, 하이틴 스릴러까지,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는 세상 모든 스릴러를 만난다?노크 시리즈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안전가옥은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을 통해 총 여덟 명의 신인 작가를 선정했다. 단독으로 소설 단행본을 출간한 적이 없는 작가가 대상이었으며, 무엇보다 참신한 스릴러 작품들만을 선별했다. 스릴러 장르의 대가 서미애 작가의 특강과 안전가옥 스토리PD들과의 멘토링, 현직 작가들의 스릴러 작법 특강 등이 이어졌다.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 품고 있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신선한 플롯은 이 과정을 통해 좀 더 짜임새 있고 선명한 스토리라인으로 발전되었다. 노크 시리즈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티프를 가장 공포스럽고 위협적인 분위기로 확장하는 스릴러 소설들이다. 대리운전, 학교 폭력, 바다, 식물, 지하철, 기후위기, 초파리, 휴가와 같이 평범한 소재가 한순간에 우리 일상을 위험에 빠트리는 요소로 뒤바뀌면서 독자들을 한층 더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범죄 스릴러, SF 스릴러, 판타지 스릴러, 하이틴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신인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스토리텔링이 장르 소설 독자들의 서가를 ‘노크’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