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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
    • 최이수 지음
    • 에디토리얼
    • 2023-04-14

    해양생물의 떼죽음 이후 60년 만에 인류는 최후를 맞이한다가열된 지구를 냉각시키고 전멸한 생명체를 되살릴 수 있을까천문학적 시간의 역사를 저장한 ‘두 번째 달’의 비밀만약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위기가 지구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 아니라면? 이 질문 대신 다음과 같이 가정하는 질문도 던질 수 있다. ‘우리가 지구 가열(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지구온난화 대신 사용을 제안한 용어)을 막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SF의 하위장르 중 하나로 대체역사(alternative history)가 있다. 한국에선 복거일 작가의 《비명을 찾아서》가 원조 작품으로 거론되곤 한다. 실제 역사적 사건의 결과를 바꾸어 이를 가설로 삼고 새로운 ‘가상’의 역사를 쓰는 것이다. 사고실험과 비슷한 면이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비명을 찾아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의 총격에 죽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풀어 가는 장편소설이다. 한국 독자에게 인기가 많은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내》에서는 2차대전의 승전국과 패전국의 운명이 뒤바뀐다. 《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이하 《두 번째 달》)의 장르를 굳이 따져본다면 변형된 대체역사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두 번째 달》이 바꾸는 것은 역사책에 기록된 사실(史實)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두 번째 달》은 현 시점까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지구적 차원의 경각심이 고조되어 있는 사건이 과거에 발생했던 것으로 간주한다. 그 사건은 다름이 아니라 심각한 온난화가 초래한 지구 생태계의 붕괴를 가리킨다.억겁의 시간을 저장한 기록장치작품은 사건의 배경이 다른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적으로 뒤서는 서두의 〈프롤로그〉는 ‘두 번째 달’로 불리는 기이한 인공물의 정체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달’이라고 불리기는 하나 그것은 둥글지도, 빛을 반사하지도 않는다. 마치 물리학에 나오는 ‘흑체’처럼 복사에너지를 완벽하게 흡수하여 순수하게 검을 뿐만 아니라 직육면체 기둥처럼 생겼다. 미국 NASA가 덮어버린 ‘두 번째 달’의 비밀은 전직 국장의 폭로로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에 퍼진다. 미국이 두 번째 달을 독차지해 감추려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프롤로그〉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NASA가 ‘두 번째 달’에서 해독해낸 충격적인 기록이다.바다라는 티핑포인트SF에서 작품 속 인물의 캐릭터, 주요 사건의 개연성, 플롯의 논리적 연결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관이 중요하다. SF의 세계관에서 과학적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SF의 세계관 구축에 도입된 과학적 사실들은 고증을 거치지만 현실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달》이 구축한 세계관에는 현실 과학과 실제 역사, 미래 과학과 가상 역사라는 톱니바퀴들이 설득력 있게 조립되어 있다. “지난 200년 동안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들었고, 녹은 이산화탄소는 탄산으로 변해 바닷물을 약한 산성으로 만들었다. 비록 바닷물의 산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그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 연쇄반응은 상당수의 해양동물이 호흡하는 데 치명적인 문제를 가져왔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날 전 세계의 바다에서 물고기 사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해양생물의 떼죽음이 시작된 것이었다. […] 이후 약 60년이 지나서 인류는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49쪽)인용문에서 보이듯 작품의 세계관은 현실의 여러 과학 분과가 보고하는 기후위기에 관한 사실들에 기반한다. 지구 기후에 영향을 주는 대기, 해양, 빙하, 육지 가운데 해양의 역할은 자못 크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열용량은 대기의 약 1000배에 이른다.(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 참조) 이는 지구 기후와 순환계에서 바다가 감당한 몫이 크다는 의미이며, 또한 바다에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면 그 원인은 수십 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온이 상승하면 이산화탄소을 가두어 둘 수 없어 대기 중으로 배출하게 된다. 탄산음료를 생각하면 된다. 바다가 회복력을 상실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변화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해양 사고로 유출된 기름이 바다를 뒤덮거나, 하천에 대규모 녹조가 발생할 경우 기름이나 녹조 제거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작품에서 대기 가열을 급속하게 심화시킨 중요한 요인은 바다에서 증발하여 대기를 급격히 팽창시킨 수증기였다. 수증기 역시 이산화탄소 못지않은 온실가스이다.8, 10, 12, 14… 손가락 개수가 달랐던 인간의 세계“인류는 네 개의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육체 능력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인종마다 유전적으로 고유한 특성이 있었고, 학습 능력과 사고방식 역시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정신적 능력의 차이를 부정하는 기록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그 차이를 받아들였다.” (65쪽)인류사 혹은 문명사의 차원에서 설정된 세계관은 실제 역사와 허구를 넘나든다. 〈인종차별〉이란 장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근래 심각성을 더하는 인종주의 문제를 초고대라는 시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기입한다. 손가락 개수로 구분되는 네 인종이 존재한다는 플롯은 스토리 전개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더한다. 작품 속 세계의 지배계급은 열두손가락 인종이다. 열두손가락 인종은 사회생물학 같은 사이비과학과 통계 조작을 통해 제도적으로 차별을 합법화하여 자신들의 지위와 힘을 공고히 한다. 초고대 인류는 500년간 지속된 인종차별을 극복했지만,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언제일지 알 수 없는 미래를 기약하고자 한다. 산불로 전소된 숲에서도 생명이 다시 움트듯, 그들은 우주정거장을 비롯한 고성능 기계 건조물을 제작한다. 우주정거장에는 최종적으로 여섯 명의 인간이 남겨져 작은 사회를 이루어 부침을 거듭하다 마침내는 두 명만이 남게 된다. 그들은 아홉 살과 열한 살의 어린 형제였다.작품에서 초고대인은 오늘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기술문명의 건설자로 그려진다. 그들의 문명을 화려하게 발전시킨 것도 과학기술의 힘이었다. 초고대 문명의 역사는 오늘날 우리 인류의 역사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그들은 초지능 인공지능을 제작해 우주에 쏘아 올릴 정도로 고도의 기술을 가졌음에도 지구온난화의 가속을 막지 못했다. 일단 당겨진 방아쇠는 격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건 자명한 이치다.인공지능에 맡겨진 운명《두 번째 달》은 인공지능이 일인칭 화자인 소설이다. 부제가 알려주듯 주인공인 인공지능은 호출명이 ‘기록보관소’이며 그것을 제작한 과학자 루오에스로부터 ‘아에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루오에스는 아에록을 만들고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도록 훈련시켰다. 지상의 관제센터가 멈춘 후(즉 인류의 전멸) 작동을 시작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아에록 외에도 특별한 임무가 부여된 인공지능은 여러 대가 더 있다. 능력면에서 아에록을 훌쩍 능가하는 것은 만능형 인공지능인 AuTX-3463이다. 아에록이 지구 공전 궤도를 돌면서 지구 대기 정보 등을 수집·기록·분석해 AuTX-3463에게 보내주면, 주로 소행성대와 목성 주변에 머무는 AuTX-3463이 더욱 고도의 연산을 수행해 지구 생태계를 어떻게 복원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지상에는 아주 특수한 인공지능들이 동면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환경이 조성된 후 활동을 시작한다. 작가는 한번 망가진 지구를 살려내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지 생생히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지구의 상태를 나타내는 숫자들을 확인하는 가운데 테라포밍(terraforming, 행성개조)은 차근차근 진행된다. 지구 개조아에록이 기록보관소에서 깨어났을 때, 지구는 적도 부근의 온도가 섭씨 80도, 양극지방의 온도가 섭씨 50도, 바닷물의 절반 이상이 증발하며 형성된 두터운 구름층에 뒤덮여 있었다. 대기 중에 증가하는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합작하여 지구의 온도는 더욱 끌어올린다. 인공지능들의 임무는 궁극적으로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조건으로 지구를 테라포밍하는 것이다. 지구가 원시 상태로 돌아간 것처럼 뜨거워지고 있으므로 일차적으로 해야 할 일은 온실가스를 제거해 기온 상승을 저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지구상 최초의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상의 물이 계속 증발하여 대기 중에서 수증기 상태로도 잔존하지 못하고 ‘대기 탈출’(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달아나는 것)을 해버리면, 지구를 냉각시켜 수증기가 강우가 되도록 만들 수도 없다. 소설 속에서 지구 가열은 그런 심각한 단계까지 진행된다. AuTX-3463은 치밀한 계산하에 우주에 존재하는 얼음을 지구로 보냄으로써 만능형 인공지능의 진가를 드러낸다.생체형 인공지능인 ScPA 시리즈는 모두 9대. 아에록을 제외한 인공지능들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데, ScPA 시리즈의 모습은 글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ScPA는 생명체 진화 담당 인공지능이다. 그것은 줄기세포 같은 만능성을 가지고 있어 그것이 진화시키는 생명체의 생김새를 체현한다. 마치 유전자형과 표현형의 관계와 비슷해 보인다. 가령 ScPA가 해양 절지동물을 진화시키고 있다면 그 몸에는 다양한 절지동물의 지체들이 자란다. ScPA는 실패도 하지만 진화의 교본을 참조하고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아이들을 키워낸다. 최후의 환대, 우정, 사랑최후의 인간 공동체에서도 최종적으로 남게 된 두 아이는 트살과 나무흐다. 아에록이 작동을 개시하고 136년 만에 우주정거장에서 통신을 요청하는 전파가 들어온다. 아에록은 최후의 인간이 아이들이며, 아이들이 너무 무섭다고 하는 말에 알고리즘에 의한 연산을 따르지 않고 응답한다. 그후로 아에록은 트살과 나무흐의 양육자이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는 교사이자 친구가 된다. 나무흐는 특이한 유전병 탓에 사십대에 죽고, 트살은 기대보다 오래 생존한다. 하지만 트살의 죽음은 아에록에게 의문을 남긴다. 트살의 시신은 우주정거장과 함께 그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지구의 푸른 바다에 착륙하고 그 지점으로부터 산소를 만들어내는 미생물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희박한 가능성이었지만 트살이 생명의 씨앗을 적기에 ‘파종’했다는 사실이 차차 드러난다. 우주공간은 춥고 광막한 곳이다. 이곳에서 인간의 정신능력을 모사한 기계들과 최후의 두 인간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전파 신호로 연결된 운명공동체가 된다. 인간과 기계의 구분은 이처럼 삭막한 조건에선 무의미하다. 인간다운 아에록, 쌀쌀맞은 AuTX-3463, 수다스럽고 정겨운 ScPA 클론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트살과 나무흐의 든든한 반려가 되었다.비로소 살리는 ‘바이오’-테크놀로지코로나 원년을 지내고 올해로 2년차를 맞이한 지구인의 하루하루가 안녕하길 기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최이수 작가는 코로나 시대에 관통하는 목적의식이나 주제의식으로 무장하고 집필한 소설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하간 《두 번째 달》은 코로나 한복판을 지나는 동안 집필(연재)되고 완결되었다. 올해까지 이어지는 아노말리 상황에서는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 소설이 읽히리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글과 말에서 마주치곤 했던 ‘문명의 이기’란 관용어구는 기술 긍정과 예찬을 함의하고 있었다. 기술은 좋고 필요한 것을 만들었고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은 불요불급한 것들도 만들었다. 후자의 것으로 최악의 예는 전쟁무기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아주 많은 생명이 일거에 죽어가는 순간에 로봇 태권 브이처럼 등장하는 구원의 기술이 없을 때 매번 의아해지곤 했다. ‘대체로 돈 먹는 하마급 기술은 죽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이런 경험이 지나치게 반복된다면 기술 회의주의를 막을 수 없지 않을까. 한 번이라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이 작품에서 인간의 프로그래밍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인공지능들이 대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낯설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비록 소설 속이긴 하지만, 또한 하필 종말 이후이긴 하지만, 아주 먼 과거의 인류가 복원과 재생을 위한 방향으로 기술을 전향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안도감을 선사한다. 망해버린 세상, 즉 디스토피아를 마음껏 상상하는 것은 SF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현실 속 지구인들은 디스토피아를 관람하며 유토피아를 염원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하루 속히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우주를 가득 채운 가운데 《두 번째 달》이 휘영청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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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틀린 집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뒤틀린 집
    • 전건우 (지은이)
    • 안전가옥
    • 2022-02-24

    | “아이들은 어디 있니?”가장 편안해야 할 곳, 집이 그 어디보다 두려운 곳이라면피할 수 없는 공포로 가득한 곳이라면 과연 얼마나 무서울까?새하얀 외벽과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2층 양옥. 아무렇게나 파헤쳐 붉게 드러난 산등성이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그래서 더 아름답고 그래서 더 섬뜩하기도 한 집. 서울 아파트에 살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골까지 ‘밀려난’ 한 가족이 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저 도망치기에만 급급했던 아빠 현민은 앞으로는 잘될 거라며 희희낙락하지만, 엄마 명혜는 한없이 우울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모아 놓은 돈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이들 교육비는 어떻게 할 건지, 아니 그보다도 앞으로 몇 달 뒤엔 무슨 돈으로 다섯 식구가 먹고살 셈인지 막막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전례 없이 무더운 5월인데도 헐벗은 땅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 집은 한없이 춥고 어두컴컴하다. 더 불길한 건, 온 집을 감싸고 있는 무섭고 섬뜩한 기운이다. 우리 가족 외의 어떤 존재가 자꾸만 기분 나쁜 흔적을 드러내고, 편히 쉬지도 잠들지도 못하게 자꾸만 명혜를 괴롭힌다. 게다가 전에 이 집에 살던 가족이 2년 전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는 이야기도 찜찜하다. 이웃과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아이 셋을 키우며 살았다는 부부. 여기저기 다치고 아픈 일이 많아 유난히 병원 출입이 잦았다는 아이들. 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뒤틀린 집》은 2019년 안전가옥 원천 스토리 ‘하우스 호러’ 공모전 수상을 통해 탄생한 소설이다. 이 작품을 쓴 전건우 작가는 하나의 거짓말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귀신 들린 집에 사연 많은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리고 그 뼈대 위에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거듭 불거져 나온 끔찍한 사건들이 작가의 마음에 또 다른 불을 지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 안에서 일어난, 거짓말이라고 해도 믿기 힘든 무서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라 현실 속에 무수히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 앞에서 순간적으로 좌절에 빠진 작가를 건져 올려 준 것은 바로 스티븐 킹의 이 말이었다. “거짓말로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드러내는 것.” 발버둥을 치는 심정으로, 몸부림을 치는 심정으로 작가가 처절하게 써 내려간 작품이 바로 《뒤틀린 집》이다.| 공포소설의 대가 전건우 신작출간 전 트리트먼트 단계에서 영화화 확정!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영화 〈뒤틀린 집〉 원작《뒤틀린 집》은 호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오가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공포소설의 대가 전건우 작가가 호기롭게 내놓은 사회파 호러다. 배경은 말 그대로 ‘뒤틀린 집’. 일명 오귀택. 대문과 안방 등의 방향 배치가 뒤틀려 있어 생긴 틈 사이로 나쁜 기운이 흘러나와 온갖 귀신을 불러 모으고 산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집이다. 도시 근교 주택지구 계획의 일부였으나 건설사의 부도로 을씨년스럽게 띄엄띄엄 몇 채만 남은 집들 가운데 하나라는 설정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한국에서 집은 욕망의 최상단에 위치하는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낡긴 했어도 서울 아파트에 살고 있던 가족이 모종의 이유로 뒤틀린 집까지 밀려났다. 어떻게든 다시 올라가 보겠다는, 어떻게든 다시 ‘즐거운 우리 집’을 만들어 보겠다는 욕망을 품은 채. 각자의 욕망과 결핍과 불안으로 괴로워하는 이 가족들이 오귀택의 귀신과 만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 것인가. 작가는 그 대목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인정사정없이 독자들을 몰아붙인다.이 흥미롭고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디어와 설정에 힘입어 《뒤틀린 집》은 출간 전 트리트먼트 단계에서 영화화가 확정되었고,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의 강동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서영희, 김민재, 박혁권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특히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윤상이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첫 출사표를 던진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최초의 트리트먼트를 토대로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이 각각 쓰였기에 소설 《뒤틀린 집》은 영화와는 미묘하게 다른 매력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악귀를 불러들이는 것은 뒤틀린 집인가, 뒤틀린 사람인가. 이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질문을 품고 우직하게 달려 나가는, 우리의 지근거리에서 펼쳐지는 공포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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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래곤의 시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드래곤의 시간
    •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 페가나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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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래곤플라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드래곤플라이
    •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3-04-14

    “이 세상에 진실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앞뒤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이야기, 그게 진실이다.”단 하나의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건 세 남녀의 엇갈린 비극!“최고의 형사 추리물”, “기발하고 독창적인 작품” 등의 찬사를 받으며 새로운 천재 작가의 탄생을 알린 소설 『데드맨』의 작가 가와이 간지가 내놓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뛰어난 직관과 인류애를 겸비한 가부라기 형사와 동료이자 팀의 분위기 메이커 마사키, 젊은 엘리트 형사 히메노, 과학수사 전문 프로파일러 사와다 등 개성 넘치는 인물이 『데드맨』에 이어 또다시 등장, 종횡무진 사건 현장을 누빈다.흡인력 있는 서사의 힘과 치밀한 구성, 속도감 있는 전개 등으로 일단 책을 손에 쥐면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으레 있을 법한 개발과 건설의 이면에 감추어진 마을의 비밀스러운 역사, 그에 얽힌 세 남녀의 사연이 주된 바탕을 이루나 파편처럼 떨어져 있는 사건들이 퍼즐처럼 맞물려 사건의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끄는 등 끝까지 긴장과 호기심으로 늦출 수 없게 하는 탁월한 추리물이다.숨 막힐 듯 펼쳐지는 긴박한 수사 과정에서도 그 이면에 흐르는 것은 따뜻한 인간애이다. 가부라기 형사와 그의 특수반은 일그러진 욕망과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부조리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지만 그들이 치열하게 세상의 악에 맞서 싸우는 것은 상처받고 처연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 때문이다. 거침없고 대담하고 치밀한 플롯으로 여러 등장인물들이 지닌 저마다의 비밀을 한 겹 한 겹 풀어 제치며 독자들을 사건 현장으로 빠져들게 하는 이 작품은 가와이 간지의 출세작 『데드맨』에 이은 또 하나의 걸작 추리물의 탄생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사라져가는 마을을 지키기 위한 아름답고 불결한 맹목, 유령이 들려주는, 가장 애달픈 거짓에 대한 인간의 진실잠자리의 낙원으로 불리는 군마 현의 산골마을 히류무라. 선천적 맹인 이즈미는 유스케, 겐과 남매 이상의 소중한 사이로, 어린 시절 1미터에 이르는 거대 잠자리를 함께 보았다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즈미가 일곱 살이 되던 해 그녀의 부모가 누군가에게 끔찍하게 살해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사건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어느 날, 니코타마가와 강변에서 불에 새카맣게 그을린 타살 시체가 발견된다. 가부라기 형사가 이끄는 특별수사팀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일한 단서인 은 목걸이를 통해 피살자가 유스케임을 밝혀낸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즈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발신자는 이즈미와 오랜 기간 교유를 지속해온 유스케다. 이즈미는 이미 죽은 유스케의 도움을 받으며 어린 시절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해온 히류무라 촌장 다누마 야스오를 죽일 계획을 세우는데…….산골 마을에서 꿈같이 달콤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세 친구는 서로를 위해 목숨을 바칠 만큼 뜨겁고 순수하지만, 차마 터놓을 수 없는 그들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이들이 자신들의 풍경을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낸 1미터의 거대 잠자리이다. 이 잠자리는 자신들만의 세계를 잃고 싶지 않다는 오랜 열망이 낳은 강한 믿음이다. 이들이 자신의 감정과 열망을 표출해내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한 사람은 일생을 바친 속죄로, 한 사람은 일생을 건 거짓으로, 한 사람은 일생을 눈 감은 기만으로 그것을 표출한다. 이들이 저마다의 사실로 진실을 만들지 못할 때 가장 진실한 허구가 드러난다. 거짓이 만들어낸 진실이라는 모순, 이 모순으로부터 비극은 시작되고 곧 수몰될 히류무라를 둘러싼 두 건의 살인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차마 밝힐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세 남녀, 각기 다른 그들의 욕망이 초래한 끔찍한 비극 “이제 겨우 이즈미를 만날 수 있어! 신종 잠자리를 발견하면 이즈미를 만나자.” ----가와즈 유스케이즈미를 히류무라에서 평생 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잠자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히류댐 건설을 중단시킬 수 있는 무기를, 신종 무카시톤보를 발견했다. 이제 드디어 이즈미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다. 이즈미라면 틀림없이 이해하고 용서해줄 것이다.“나는 이즈미 앞에서는 야마세 겐이 아니라 가와즈 유스케였기 때문이다.” ----- 야마세 겐나는 유스케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어야만 한다. 유스케는 신종 무카시톤보를 발견했다. 그걸 진실로 만들어줘야만 한다. 우리 세 사람의 가장 소중했던 추억이니까. 그건 틀림없이 거대한 잠자리였다. 그게 우리의 진실이다.“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 끔찍한 진실을…….” ----미즈사와 이즈미그렇다. 아무도 죄를 짊어질 필요 없다. 그래서 내가 하는 게 제일 낫다.내 부모는 다누마에게 살해되었다. 그리고 유스케도 다누마가……. 그것이 진짜 진실이다. 나는 다누마를 죽여 끔찍한 진실을, 있어서는 안 될 진실을 진짜로 있어야만 할 진실로 바꿀 것이다.엽기적 살인사건이 보여주는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그러나 그 이면에 깔린 인간의 처연함과 한없는 연민삶의 터전인 마을을 없애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가 있다. 댐 건설이라는 인간의 이기와 문명은 자연 환경을 파괴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으로 하여금 일그러진 욕망을 꿈꾸게 한다. 자신만의 삶과 기억의 풍경을 지키려 하는 이들의 의지는 굴절된 관계를 초래하고 엇갈린 비극을 낳는 씨앗이 된다. 여기에 뛰어드는 가부라기 형사와 그가 이끄는 특수반은 소설을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있게 이끌어 나가는 매개체이다. 이들은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으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으면서 치열하게 수사를 전개해 나간다. 또한 도쿄 경시청과 군마 현경의 수사진들이 보여주는 풋풋한 동료애와 각기 다른 개성, 투철한 직업의식은 독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데뷔작 『데드맨』으로 일본 정통의 신인추리문학상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을 거머쥔 가와이 간지는 이 소설에서 또 한 번 그의 천재적인 감성과 재능을 드러낸다. 좀처럼 밝혀지지 않는 세 남녀의 비밀은 얽히고설킨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내며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물속에 가라앉은 히류무라가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침내 그 실체가 밝혀지는 세 남녀의 애달픈 거짓말은 독자들을 뜨거운 인간애라는 감동으로 이끈다.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얽힌 처연한 각 인물들이 빚어내는 군상은 인간에 대한 한없는 연민을 불러일으키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미스터리 소설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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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곤이 된 남자 7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드레곤이 된 남자 7
    • 라그나칼립스 지음
    • 골드노벨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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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 앤써 The Answer - 고대훈 장편소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디 앤써 The Answer - 고대훈 장편소설
    • 고대훈 지음
    • 북랩
    • 2024-02-19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인류는 어디에서 왔는가지적 생명체가 가진 근원적 질문우주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해답을 얻기 위한 위대한 도전과그 최후의 깨달음을 향한 철학적 고찰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왜 만들어졌을까. 그리고 우리 인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 물음이야말로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오래된 화두일 것이다. 지금까지 이어진 철학과 과학의 발전도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었다.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NASA가 화성에서 인공적 구조물을 발견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화성 문명의 존재에 대한 놀라움도 잠시, 곧이어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에 의해 순식간에 지구가 파괴되고 인류는 멸망한다. 지구인 중 유일하게 생존한 주인공 레스터의 일거수일투족에 의해 이후 이야기가 진행된다.이 소설은 일견 흔한 SF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다른 철학적 깊이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의 존재 이유를 찾는 저자의 상상력에 흠뻑 빠져 읽다 보면, 어느새 독자도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사유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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