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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 심청 - 사랑으로 죽다 (커버이미지)
    [문학]연인 심청 - 사랑으로 죽다
    • 방민호 지음
    • 다산책방
    • 2015-12-01

    최고의 고전 <심청전> 현대소설로 다시 태어나다!서울대 국문과 방민호 교수 첫 장편소설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 국문과 방민호 교수의 첫 장편소설 『연인 심청』(다산책방)이 출간됐다. “이 소설의 시작점은 지금부터 1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심청전> 경판본 24장본을 읽고 다른 판본들도 살펴봤다. “작고하신 성현경 선생의 글들도 읽었다. 채만식이 <심청전>을 『심봉사』로 세 번이나 다시 썼음도 알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기억하는 <심청전>의 주인공은 ‘효녀 심청’이었다. 하지만 심청을 단순히 효의 상징으로만 수 있을까. 이 오랜 의문에서 작가의 소설은 시작되었다. 작가는 <심청전> 여러 판본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가리켜 저를 위하는 욕망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지만 이는 사랑의 시작이요 끝”이 아니며, “험한 세상을 그나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실은 사랑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166쪽)이라는 것을 읽어냈고, 그 속에 깃든 심청의 사랑을 마음에 담았다. 그래서 누군가의 연인이자 딸이며, 사랑과 삶과 운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인 심청’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작가란 단순히 “황무지에 자기만의 꽃을 심는 존재”가 아니라 “길고 깊은 문학의 전통 속에서 나타나 그것에 한 줌 흙을 더하고 사라지는 존재”임을 작 “뒤늦게나마 깨달았고, 그것이 이 긴 여행의 출발점”이 되었다.(작가의 말) 오랫동안 이 한 편의 소설을 가슴속에 품어왔던 작가가 문자메시지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13년 6월 2일이었다. 작가는 스마트폰 장문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2백 수십 회를 쓴 끝에 비로소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작가 “혼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었다. 문자메시지를 받아줄 사람이 꼭 필요한데, 그분이 바로 설악 무산 큰스님이었다.” 『연인 심청』은 2013년 8월 27일까지 스마트폰으로 오로지 한 사람에게 연재되었다.(작가의 말) 이 시대를 울린 사랑과 운명의 대서사시!새로운 국민문학의 출현!작가는 오랜 시간 소설을 구상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우리 현대인의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했다. 그 또한 “그럴 법한 일들로 소설을 써야 한다고 믿었던 소설론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은 바뀌었다. “상상적인 것, 환상적인 것, 마음속에만 작용하는 것, 이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우리들의 선인들의 이야기책 속에 그득히 담겨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들에 우리들 현대인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지혜로워질 수 있다.” 작가는 그러한 이야기의 하나인 “<심청전>을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흐려지고 잊힌 본뜻”을 살리고 ”채만식이 『심봉사』에서 삭제하고 싶어 했던 초월적인 힘의 작용까지 아울러 그림으로써“ 독자들을 상대해보고자 했다.(작가의 말)그 이야기들에 잠시라도 다시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옛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로워질지도 모른다고.그리하여 그 이야기의 하나를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흐려지고 잊힌 본 뜻을 살려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잠시 이 슬픈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라. _7p 사랑으로 운명을 바꾼 한 여인의 이야기!“심청만큼 아름다운 여인이 없다.나는 이 여인을 만인의 연인으로 만들고 싶었다.”『연인 심청』은 널리 알려진 <심청전>에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전에서 읽을 수 없었던 인물들과 이야기는 현대인들의 감정들을 기존 인물들과 함께 대변하며 <심청전>이 갖고 있는 현대적 의의를 되살리고 있다. 『연인 심청』에서 ‘심청’ 만큼 중요한 인물은 ‘심봉사’이다. 작가는 『연인 심청』에 “채만식의 소설 『심봉사』에서 착상을 얻은 만큼 이야기 속에 그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해놓기도 할 정도로 ‘심봉사’라는 인물에 공을 들였다. “인간은 자기가 처한 상황보다 항상 더 큰 것을 욕망하며, 현대는 그 극심한 욕망이 충돌하는 아비규환의 쟁투장이다.” 『연인 심청』에 나오는 ‘심봉사’는 눈 뜨길 소망하며 백팔 배를 올리는 자리에서도 “건성건성 절은 올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게 다 무슨 짓이냐”며 “고역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하고 온갖 궁리”(196쪽)를 하는 인물이다. 딸이 보기에도 “밥상을 앞에 두고도 품격”조차 잃어버린(38쪽) 심봉사는 “바로 우리 현대인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작가는 누군가 “『연인 심청』은 어떤 소설이냐?” 묻는다면 이렇게 되묻겠다고 한다. “사람은 어떻게 하여 이 세상에 왔나. 왜 이렇게 춥고 배고프고 외롭게 살아야 하나. 이 고통과 슬픔의 수렁에서 어떻게 해야 헤어날 수 있나.” “<심청전>에는 사랑에 더하여 인간과 인생을 둘러싼 근원적 물음이 있다”는 작가는 “이 여인을 만인의 연인으로 만들고 싶었다.” “자신의 죄를 씻어내고도 홀로 구원받음에 기뻐하지 않는 여인. 사랑의 힘으로 모든 절망을 초극할 수 있는 여인.” “인간의 원죄와 고통과 구원”의 과정이 담긴 “심청은 과거가 아니라 차라리 미래의 여인”이며, “우리가 그리워하여 마지않는 우리의 인간상”이 깃들어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다.“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자기를 버리고 남을 위할 줄 아는 이타적 사랑밖에 없다.” “지극히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심청이 욕망에 눈이 먼 심봉사를 구원하고, 심청을 사랑하는 청년 ‘윤상’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심청’을 지켜내는『연인 심청』은 “이타적 사랑의 이야기”이며 “심청이 자기 운명을 바꾸어가며, 그것을 실현해가는 운명 개척의 이야기다.”(작가의 말) “심청 이야기는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 곳에 굽이쳐 흐르는 물소리다. 그림자 없는 나무 밑에 앉아 듣는 이야기다. 읽을수록 별천지다. 지금까지 못 보던 세상을 구경하고 있다. 깊은 골 바위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_설악 무산 조오현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겉에 보이는 대로, 사랑을 희롱하고 이용하는 이들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줄 안다. 하지만 이 험한 세상을 그나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실은 사랑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초능력자들인 것을, 그네들의 진정한 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다. _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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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감한 친구들 1 (커버이미지)
    [문학]용감한 친구들 1
    • 줄리언 반스 지음, 한유주 옮김
    • 다산책방
    • 2015-12-01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이야기!맨부커상 수상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작가줄리언 반스의 최고 걸작! 독자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작품._인디펜던트 온 선데이뛰어난 완성도. 눈이 부시다._선데이 타임스탁월하다. 매력적이고 사색적인 작품._선데이 텔레그래프줄리언 반스의 모든 소설 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책._뉴욕 옵서버맨부커상 후보작!영문학의 대가 줄리언 반스가 완성한 아서 코난 도일의 놀라운 일대기“첫 문단을 읽는 순간부터 우리가 거장의 손 안에 들어 있음을 예감케 한다.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이야기. 평전과 사회학과 실생활에 기반한 탐정소설을 동시에 읽는 만족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반스의 최고 걸작이다.”_P. D. 제임스(소설가)사랑과 죄의식, 정체성, 명예를 그려낸 뛰어난 이야기의 승리!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의 세 번째 맨부커상 후보작이기도 했던 『용감한 친구들』(원제: 아서와 조지)은 2005년 맨부커상의 시상식장에서 가디언 지의 클레어 아미스테드가 ‘내가 보기에 그날의 시상식장에서 줄리언 반스만큼 긴장한 사람은 없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고 또 만족했던 야심작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영국사회를 배경으로, 셜록 홈스의 창시자인 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과 조지 에들지라는 두 실존인물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낸 『용감한 친구들』은 치밀한 자료조사와 섬세한 상상력으로 당시 영국사회의 정치와 종교, 사법체계, 인종의 문제를 우아하게 해부하고 있다. 실제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과 줄리언 반스 특유의 섬세하고 세련된 문장과 심리적 깊이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우리의 믿음과 앎, 그리고 진정한 명예와 용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감동적인 소설 『용감한 친구들』은 영문학의 대가 줄리언 반스가 완성한 심리적이고 도덕적인 걸작이자 혁신적인 역사소설이다.플로베르에게 오마주를 바쳤던 줄리언 반스가 이번에는 아서 코난 도일 경의 목소리와 교신하여 자신의 가장 야심차고 만족스러운 작품 속에 그를 되살려냈다. 작가는 서로 매우 다른 두 인물 아서와 조지를 동등하게 강렬한 개인으로 그려냈으며, 그들을 통해 질서와 합리를 역전시킨다. 심리학적이고 문화적인 통찰력으로 무장한 그는 편견과 악의, 광기가 명예와 극기, 창의성과 한판을 벌이는 실화를 재창조했다. 작품 속에 등장한 아서 코난 도일의 초상은 전례 없이 감동적이며, 실제로 영국 사법 시스템에 상고법원을 만들어내기에 이른 인물인 조지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_북리스트“그는 무엇을 보는가. 그는 무엇을 보았는가. 그는 무엇을 볼 것인가” 19세기 후반의 영국, 아서와 조지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성장한다. 아서는 에든버러의 남루하지만 고상한 가정에서, 조지는 스태퍼드셔 촌구석의 목사관에서. 늘 ‘무언가’를 보고 싶어하고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진리’와는 다른 ‘무언가’를 상상하기를 좋아했던 아서는 당대 가장 유명한 소설가가 되지만, 목사인 아버지의 말씀만을 진리로 믿고 산 “수줍고 성실한 소년이며, 타인의 기대를 예민하게 감지”하지만 “상상력이 부족”했던 조지는 이름 없는 사무변호사로 살아간다. 하지만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당시 신문들마다 ‘그레이트 웨얼리 잔학행위’라는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된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고, 아서와 조지 두 남자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전체 4부로 구성된 소설의 1부와 2부에서는 아서와 조지를 번갈아 등장시키며 그들의 유년시절과 성장과정, 가족관계, 성인이 되어 소설가와 사무변호사로 살아가기까지 각자의 삶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남을 갖는 3부로 들어서면서 소설은 빠르게 분위기가 전환된다. 마치 코난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스 시리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긴장감 넘치는 수사과정과 사건의 이면을 찾아들어가는 심리묘사는 탐정소설을 읽는 듯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갈등하고 주저하는’ 조지와 ‘결단하고 행동하는’ 아서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갈등은 두 남자가 그간 얼마나 다른 세계에 속해 있었는지를 상상하게 하고, 앞서 묘사된 1부와 2부를 다시 찾아 읽을 수밖에 없게끔 한다. 이렇듯 빨려들 듯 전개되던 9개월 동안의 수사는 불완전하게나마 일단락이 되고, 아서와 조지는 다시 전혀 다른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23년 후, 저명한 소설가로의 삶을 이어가던 아서는 조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여전히 미혼인 사무변호사로 생활하던 조지는 신문에서 아서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를 보고 장례식에 참석한다. 장례식을 지켜보면서 조지는 크게 흔들린다. 그리고 마침내, 조지는 ‘본다’. 지난 54년간 그가 보지 못했던, 하지만 아서는 이미 오래 전에 보았던 그 ‘무엇’을. 영국사회의 가치를 성실히 따르며 가장 영국인답게 살아온 인도계 혼혈인 조지와 그가 겪는 사회적 편견과 부조리에 맞서 자신의 불익과 희생을 감내하고 나섰던 시대의 지식인 아서의 용기 있는 행동을 특유의 우아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낸 『용감한 친구들』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읽는 이를 사로잡으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재판과 수사의 과정, 셜록 홈스를 능가하는 아서 코난 도일의 활약, 전혀 다른 두 남자의 사랑과 정체성까지 치밀하게 묘사해낸 줄리언 반스는 심리학과 탐정소설, 문학 스릴러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걸작 『용감한 친구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정한 소설의 힘과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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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감한 친구들 2 (커버이미지)
    [문학]용감한 친구들 2
    • 줄리언 반스 지음, 한유주 옮김
    • 다산책방
    • 2015-12-01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이야기!맨부커상 수상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작가줄리언 반스의 최고 걸작! 독자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작품._인디펜던트 온 선데이뛰어난 완성도. 눈이 부시다._선데이 타임스탁월하다. 매력적이고 사색적인 작품._선데이 텔레그래프줄리언 반스의 모든 소설 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책._뉴욕 옵서버맨부커상 후보작!영문학의 대가 줄리언 반스가 완성한 아서 코난 도일의 놀라운 일대기“첫 문단을 읽는 순간부터 우리가 거장의 손 안에 들어 있음을 예감케 한다.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이야기. 평전과 사회학과 실생활에 기반한 탐정소설을 동시에 읽는 만족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반스의 최고 걸작이다.”_P. D. 제임스(소설가)사랑과 죄의식, 정체성, 명예를 그려낸 뛰어난 이야기의 승리!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의 세 번째 맨부커상 후보작이기도 했던 『용감한 친구들』(원제: 아서와 조지)은 2005년 맨부커상의 시상식장에서 가디언 지의 클레어 아미스테드가 ‘내가 보기에 그날의 시상식장에서 줄리언 반스만큼 긴장한 사람은 없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고 또 만족했던 야심작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영국사회를 배경으로, 셜록 홈스의 창시자인 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과 조지 에들지라는 두 실존인물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낸 『용감한 친구들』은 치밀한 자료조사와 섬세한 상상력으로 당시 영국사회의 정치와 종교, 사법체계, 인종의 문제를 우아하게 해부하고 있다. 실제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과 줄리언 반스 특유의 섬세하고 세련된 문장과 심리적 깊이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우리의 믿음과 앎, 그리고 진정한 명예와 용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감동적인 소설 『용감한 친구들』은 영문학의 대가 줄리언 반스가 완성한 심리적이고 도덕적인 걸작이자 혁신적인 역사소설이다.플로베르에게 오마주를 바쳤던 줄리언 반스가 이번에는 아서 코난 도일 경의 목소리와 교신하여 자신의 가장 야심차고 만족스러운 작품 속에 그를 되살려냈다. 작가는 서로 매우 다른 두 인물 아서와 조지를 동등하게 강렬한 개인으로 그려냈으며, 그들을 통해 질서와 합리를 역전시킨다. 심리학적이고 문화적인 통찰력으로 무장한 그는 편견과 악의, 광기가 명예와 극기, 창의성과 한판을 벌이는 실화를 재창조했다. 작품 속에 등장한 아서 코난 도일의 초상은 전례 없이 감동적이며, 실제로 영국 사법 시스템에 상고법원을 만들어내기에 이른 인물인 조지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_북리스트“그는 무엇을 보는가. 그는 무엇을 보았는가. 그는 무엇을 볼 것인가” 19세기 후반의 영국, 아서와 조지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성장한다. 아서는 에든버러의 남루하지만 고상한 가정에서, 조지는 스태퍼드셔 촌구석의 목사관에서. 늘 ‘무언가’를 보고 싶어하고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진리’와는 다른 ‘무언가’를 상상하기를 좋아했던 아서는 당대 가장 유명한 소설가가 되지만, 목사인 아버지의 말씀만을 진리로 믿고 산 “수줍고 성실한 소년이며, 타인의 기대를 예민하게 감지”하지만 “상상력이 부족”했던 조지는 이름 없는 사무변호사로 살아간다. 하지만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당시 신문들마다 ‘그레이트 웨얼리 잔학행위’라는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된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고, 아서와 조지 두 남자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전체 4부로 구성된 소설의 1부와 2부에서는 아서와 조지를 번갈아 등장시키며 그들의 유년시절과 성장과정, 가족관계, 성인이 되어 소설가와 사무변호사로 살아가기까지 각자의 삶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남을 갖는 3부로 들어서면서 소설은 빠르게 분위기가 전환된다. 마치 코난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스 시리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긴장감 넘치는 수사과정과 사건의 이면을 찾아들어가는 심리묘사는 탐정소설을 읽는 듯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갈등하고 주저하는’ 조지와 ‘결단하고 행동하는’ 아서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갈등은 두 남자가 그간 얼마나 다른 세계에 속해 있었는지를 상상하게 하고, 앞서 묘사된 1부와 2부를 다시 찾아 읽을 수밖에 없게끔 한다. 이렇듯 빨려들 듯 전개되던 9개월 동안의 수사는 불완전하게나마 일단락이 되고, 아서와 조지는 다시 전혀 다른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23년 후, 저명한 소설가로의 삶을 이어가던 아서는 조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여전히 미혼인 사무변호사로 생활하던 조지는 신문에서 아서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를 보고 장례식에 참석한다. 장례식을 지켜보면서 조지는 크게 흔들린다. 그리고 마침내, 조지는 ‘본다’. 지난 54년간 그가 보지 못했던, 하지만 아서는 이미 오래 전에 보았던 그 ‘무엇’을. 영국사회의 가치를 성실히 따르며 가장 영국인답게 살아온 인도계 혼혈인 조지와 그가 겪는 사회적 편견과 부조리에 맞서 자신의 불익과 희생을 감내하고 나섰던 시대의 지식인 아서의 용기 있는 행동을 특유의 우아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낸 『용감한 친구들』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읽는 이를 사로잡으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재판과 수사의 과정, 셜록 홈스를 능가하는 아서 코난 도일의 활약, 전혀 다른 두 남자의 사랑과 정체성까지 치밀하게 묘사해낸 줄리언 반스는 심리학과 탐정소설, 문학 스릴러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걸작 『용감한 친구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정한 소설의 힘과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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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 (커버이미지)
    [문학]유산
    • 사하르 칼리파 지음, 송경숙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12-01

    팔레스타인, 그리고 아랍 여성의 운명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안팎으로 이중의 점령 하에서 살게 되었다”온갖 종류의 패배를 다 맛본 민족의 이야기혁명 과정에서 지도자의 패배, 가정에서 아버지의 패배, 조상의 땅에서 당하는 자손들의 패배… 『유산』은 아랍 여성의 억압을 온몸으로 헤쳐온 팔레스타인 대표작가 사하르 칼리파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하고 정직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사하르 칼리파는 여성이자, 팔레스타인이다. 팔레스타인은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아랍 문명권에 속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여성 작가로 작품을 발표하는 사하르 칼리파의 문학세계는 대단히 복잡하고 문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딸만 넷 있는 집에 다섯 번째로 태어난 딸이었으니 아이를 맞이한 것은 눈물과 한숨뿐이었다. 그 뒤로도 딸이 셋 더 추가된다. 대를 잇고 재산을 물려받을 아들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는 딸의 출생이라는 반갑지 않은 사건에 크게 상심했다. 아랍 사회에서 딸은 가문의 대를 잇지 못할 뿐 아니라, 아버지는 5공주의 아비라는 사실만으로도 남자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오명의 굴레를 영원히 벗지 못하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어머니의 반응은 더욱 심각했다. 자신이 저주받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라고 여긴 나머지 며칠을 그저 울기만 했다. 이런 암담한 분위기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차려야 했다. 나는 내 자신이 쓸모없고 가치도 없는 성(性)에 속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_사하르 칼리파 「나, 내 삶, 내 글」『유산』도 그렇거니와 사하르 칼리파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여성적 자아가 강한 글쓰기를 하면서도 민족문제를 집요하게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산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1987년 1월, 인티파다가 시작되었다. … 인티파다는 우리의 힘을 소진시켰고 우리의 인티파다를 소진시켰다. 우리는 회의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배였다. … 해결이나 평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멀어졌다. 그 결과 우리는 해결책도 혁명도 모두 잃었다. 목표가 없는 양떼가 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나는 유산을 썼다. 따라서 유산은 당시 현실의 반영이라 하겠다. 늘어만 가는 비애와 온갖 종류의 패배를 다 맛본 민족의 이야기이다. 혁명 과정에서 지도자의 패배, 가정에서 아버지의 패배, 조상의 땅에서 당하는 자손들의 패배 등등. _사하르 칼리파 「나, 내 삶, 내 글」중에서, ASIA 73쪽이러한 정서를 반영하듯, 『유산』에는 많은 자식들을 거느렸지만 자식들이 가진 하나하나의 문제에 대해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며 무능력한 아버지, 똑똑하고 사려 깊은 성격의 소유자로 민족해방 조직 활동을 했지만 패배감에 휩싸여 무기력한 생활을 영위하는 아들 마진 등 민족의 상황을 대변하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또한 사하르 칼리파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아랍인으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도 매우 적극적이다. 아버지의 고향은 요르단 강 서안의 와디 알 리한이었다. 나는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그러니까 자이나는 두 언어와 두 문화 사이에 끼어 있었다. 브루클린과 요르단 강 서안 사이, 외할머니와 아버지 사이. 그러다가 급기야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문화적 진공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들, 쿠란의 구절들, 선지자에 대한 찬양 등. 그것들이 미국 문화의 영향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어야만 했지만 실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낱말들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고 노랫가락의 맛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_『유산』17쪽팔레스타인 문학의 버지니아 울프나기브 마푸즈 문학상 수상 작가이스라엘, 미국, 영국, 한국, 말레이시아… 17개국에 번역아랍 문학을 대표하는 목소리무엇보다 강한 사하르 칼리파는 정체성은 바로 페미니스트이다. 민족적 감수성과 더불어 아랍 세계의 여성으로서 자아야 말로 사하르 칼리파로 하여금 글쓰기를 멈출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에서 다섯째 딸로 태어난 사하르 칼리파는 성(性)적으로 가치와 쓸모가 없는 부류에 속한다는 사실을 익히 배웠다. 작품에는 그러한 굴레에서 탈출하기 위해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등에 몰두하는 두려움 많고 아웃사이더적인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하고, 남성중심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연민이 가득한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잔고도 없이 수표만 써 제껴서 그거 막아주는 게 평생 내 일이라니까. 평생 오냐오냐하며 길러주고 빚 막아 주고 하면서 그래도 나는 그랬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언젠가 내가 필요할 때, 병이 들거나 몸을 못 쓰게 되거나 노망이 들거나 내가 아주 늙었을 때 걔들이 그래도 나를 모른 척은 안하겠지 했어. 여기 내가 이러고 있어도 내 걱정해 주고 한 번이라도 안부라도 물어주는 놈이 없다니까. 그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야. 나도 빌어먹을 인간이고 그것들도 빌어먹어 싸지. 나나 그것들이나 다 죽어 없어져야 돼. 결국 이런 거였냐고? 평생 희생하고 고생 고생해서 길렀더니 나흘라 하고 불러주는 인간도 없다니까. _『유산』81쪽줄거리에 관하여...『유산』에서 ‘유산’이란 두 가지의 상징을 지닌다. 첫째는 이야기의 축이 되는 주인공 자이나가 아버지에게 받을 유산이다. 팔레스타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자이나는 미국에서 성공한 여성이 되지만, 언제나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은 욕망과 갈등을 겪는다. 어느 날 아버지의 고향 ‘와부 알 리한’에서 아버지가 임종을 맞으려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또한 자신에게 남겨질 유산이 일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참에 아버지의 고향으로 간다. 아버지는 생각보다 부를 많이 축적하였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유산과 관련된 인물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자신의 뿌리를 찾은 기쁨도 잠시, 자이나는 혼란에 휩싸인다. 유산의 둘째 의미는 형태는 없지만 자신이 아랍인, 팔레스타인이기 물려받은 정체성이다. 미국에서 상당히 부유하고 높은 지위의 삶을 살던 자이나이지만 언제나 무언가 목마름을 느끼는데, 이러한 자이나는 아버지의 고향 와디 알 리한에서 자신이 몰랐던 아버지에 대한 친척들,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간다. 그러나 물질적 유산을 둘러싼 사람들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인 사이의 내부적 고민을 체험적으로 깨달으며 자이나는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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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난나 - 사랑의 여신 (커버이미지)
    [문학]이난나 - 사랑의 여신
    • 무라트 툰젤 지음, 오은경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12-01

    세계를 호령한 오스만 제국의 쇠락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삶과 사랑“많은 나라들이 역사를 잊어버립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오스만 제국이라는 사라진 역사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편향된 역사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고통을 통해 역사를 배우는 것, 그것이 역사를 제대로 배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난나』는 그 결과물입니다.” _무라트 툰젤최근 터키에서는 역사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과 2007년에는 수메르와 히타이트 인들이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무라트 툰젤의 소설 『이난나』 또한 소수민족 문학의 색채 위에 이스탄불 문학의 영향을 가미한 좋은 본보기다. 작가는 이 두 민족이 지닌 고대 문화를 적절하고도 독특하게 잘 녹여냈다. _지트카 잠라질로바-자크미르 번역가(스웨덴)아시아의 서쪽 끝에 자리한 터키는 아나톨리아와 비잔틴, 오스만 등 거대한 제국의 숨결이 살아 있는 땅이다. 15세기경 십자군을 물리치고 동로마 제국을 점령하며 중앙유럽과 북아프리카로 영역을 확장한 오스만 제국은 그 넓은 영토만큼이나 다채롭고 화려한 문화를 뽐냈다. 하지만 16세기 이후 계속된 전쟁과 18세기 프랑스 대혁명의 여파로 오스만 제국은 쇠퇴기에 접어든다. 소설 『이난나』는 바로 이 시기, 제국의 끝에서 출발하는 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이난나’는 수메르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풍요의 여신이다. 신화 속 이난나는 자신의 남편을 구하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살아난 남편은 자신을 사랑하는 누이 때문에 일 년 중 절반만을 지상에 머무르기로 한다. 목숨을 걸고 저승길에 나선 수메르 여신 이난나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프로디테의 전신이다. 그리고 로마 시대에는 비너스로 불렸다. 이난나 이야기는 수메르 신화가 전승된 경로를 따라 메소포타미아와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전해졌고 사랑과 전쟁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로 태어났다.『이난나』를 쓴 무라트 툰젤은 번성한 문명을 가진 오스만 왕조에 대한 호기심과 존경심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수메르족의 신화에서 가장 강열한 힘을 가진 전쟁의 여신이자, 사랑의 여신의 이름이며 터키인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 말하는 소설 『이난나』를 완성하게 된다. 사랑의 여신을 제목으로 쓴 만큼 이 소설에서 인물, 즉 인간은 끊임없이 사랑을 함으로써 존재를 확인하고 존엄을 이어간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터키 작가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 터키의 국민 작가로 불리는 야샤르 케말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터키 소설 중에 오스만 제국을 소재로 삼은 소설은 많지 않다. 오스만 제국은 그 영토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와 삶을 지니고 있어 터키 사람들조차 제대로 된 취재나 고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설 『이난나』는 오스만 제국 말기의 내밀한 사회변화와 인간적 투쟁을 세밀하게 포착해 그 안에 생동하는 투쟁과 사랑의 모습들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교도 여인을 사랑한 성주의 아들장군의 여자를 사랑한 병사전통과 사랑, 금기와 욕망의 경계를 뛰어넘다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걸친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음에도 권위가 흔들리는 19세기 격변의 시대를 배경으로, 두 남성과 여인들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보여 주는 소설 『이난나』는 거대한 역사 속에서 신분과 전통을 뛰어넘어 피어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_오은경 옮긴이『이난나』는 자신을 찾아 떠나는 두 남자의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밀은 야르오스만(Yarosman)의 시파히(Sipahi)이다. 시파히는 봉건 기사와 유사한 지방 영주를 말한다. 이들은 전장에서 공훈을 세운 대가로 봉토를 받았다. 그리고 그 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여 세입에 따라 일정 수의 군사를 양성할 수 있었다. 비록 봉토 안의 소작인들을 마음대로 추방하지 못하고, 술탄의 명령이 떨어지면 그 즉시 출병해야 했음에도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오스만 제국의 지방 호족이었다. 궁성학교 출신들이 술탄의 노예라고 불린 것에 비해 이들 시파히는 자유인에 속했던 것이다. 기혼남인 제밀은 이교도인 아르메니아 호족의 딸과 사랑에 빠진다. 그는 이교도를 받아들이지 않는 가문의 전통과 자신의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두 부인과 수하를 거느리고 아버지의 영토를 떠난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과 매서운 눈바람이 몰아치는 산과 강을 건너면서 제도와 개인의 문제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빌랄은 예니체리다. 예니체리는 16세기에 완비된 오스만 제국의 핵심 부대로 기독교도 소년을 강제징집해 무슬림으로 개종시킨 후 술탄의 노예로 훈련시켰다. 빌랄의 어머니는 불을 숭배하는 이교도라는 이유로 아들 빌랄을 군대에 빼앗긴다. 하지만 빌랄은 정식 예니체리가 되기도 전에 시야부쉬 장군의 집으로 보내져 삼엄한 감시 속에 살아간다. 그곳에서 빌랄은 뜻밖에도 장군의 첩인 누르하얄에게서 꿈에 그리던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장군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곧 금기와 규율의 세계를 타파하는 모험을 시작한다.수메르 여인들의 인내와 지혜로 재현되는 사랑의 여신 이난나“모든 삶은 그 자체로 볼 때 하나의 철학이 있다. 세상의 모든 곳에는 사랑이 존재한다. 어떤 연인들에게는 사랑하는 슬픔이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사랑받는 슬픔이 있다.” _153쪽제국의 말기,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시파히의 권위는 땅으로 떨어지고, 제국의 방파제이던 예니체리 부대에서는 반란이 일어난다. 빌랄은 방랑을 시작하고, 제밀은 사랑을 선택한다.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들의 삶은 더욱 위태롭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감내해야만 한다. 제밀의 어머니는 이교도를 사랑한 아들이 성 밖으로 추방되는 것을 묵묵히 바라만 봤다. 빌랄의 어머니는 이교도라는 이유로 아들을 빼앗겼다. 제밀의 두 부인 술타나와 쉬메이는 그들이 호족의 딸임에도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누르하얄, 그녀는 시야부쉬 장군의 집으로 노예로 팔려와 첩으로 살아갔다. 그리고 노예시장에서 노인의 둘째 부인으로 팔려가는 에신티…….이 소설에 나오는 많은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 살아가며 둘째 부인, 혹은 첩의 신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런 자신의 지위 때문에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남자를 보살피고 그들이 내적 성장을 겪을 때 묵묵히 곁을 지켜 준다. 이러한 여성들의 모습은 답답해 보이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불안했던 시기에 그녀들이 보여 준 그러한 모습들은 오래 전 여신 이난나가 자신의 남편을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내려가던 모습을 상상하게끔 한다. 그녀들의 초인적인 인내와 지혜는 사랑의 여신 이난나의 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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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커버이미지)
    [문학]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5-12-01

    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인생을 다시 산다면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고통스럽고 실패로 얼룩진 삶을 살았다. 사소한 실수로 학교를 중퇴하고, 군사학교에서 퇴학당했으며, 숙모의 유산을 도박으로 날렸다. 망설이다가 사랑에도 실패한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집을 나섰다가 마법사를 만난다. 그리고 말한다. 다시 산다면 결코 똑같은 삶을 살지 않을 것이라고. 모든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결코 잘못된 선택들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국 그는 마법사의 도움으로 다시 학생 시절로 돌아가는데……. 인간이 자신의 미래를 안다면 어디까지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시간을 되돌려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 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그때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젊은 시절 인생의 진리를 찾아 인도와 아랍 등지를 여행한 신비주의 저자 페테르 우스펜스키의 대표 소설이 우리를 보편적인 의문으로 인도한다. 시간을 되돌려 두 번째의 삶을 산 주인공은 다시 마법사를 찾아오는데…….러시아의 신비주의자 우스펜스키의 우화 소설우스펜스키의 이 특이하고 인상적인 소설은 빌 머레이와 앤디 맥도웰 주연의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에 영감을 주었다. 봄을 대표하는 2월 2일인 성촉절(경칩) 취재차 시골 마을로 간 기상캐스터가 자신에게만 동일한 날이 계속 반복되는 마법에 걸려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2월 2일이 반복되는 것을 안 그는 어떤 일이 앞으로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매번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 간다. 가족치료사이며 내면아이 치료 전문가인 존 브래드쇼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저서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에서 우스펜스키의 이 소설을 인용해 다음의 우화를 들려준다. “옛날에 루디 레볼빈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살았다. 그는 매우 괴롭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 어느 날 그는 생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죽어서 어둠의 공간으로 갔다. 어둠의 지배자는 루디가 성인아이인 것을 알아차렸고, 그에게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어둠의 세계에 보탬이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어둠의 지배자는 어둠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더 어둡게 만들려고 한다.어둠의 지배자는 루디에게, 원한다면 세상을 한 번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거라고 말하면서, 다만 자신이 확신하건대 루디가 다시 인생을 살게 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 뻔하고 이전과 똑같은 불행한 경험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그는 루디에게 일주일간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루디는 오랫동안 심각하게 이 문제를 놓고 고민했다. 어둠의 지배자가 그를 이용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당연히 그는 같은 실수를 하게 될 것이 뻔했다. 왜냐하면 이전의 자신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전혀 기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똑같은 짓을 반복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이전의 삶에 대한 기억이 없이는 그가 저질렀던 실수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 결국 어둠의 지배자 앞에 섰을 때, 루디는 그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그러자 어둠의 지배자는 보통의 규칙과는 다르게 특별히 루디가 지나간 인생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어둠의 지배자는 비록 그가 그 기억을 가지고 있더라도 여전히 똑같은 실수를 할 것이고, 또다시 괴롭고 불행한 삶을 반복하며 고통받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루디 자신 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에 대해 어둠의 지배자는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루디는 혼자 속으로 웃으면서 생각했다. ‘좋았어! 드디어 됐어. 나는 자신이 있어! 내 마음먹은 대로 정말 멋지게 새로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거야!’루디 자신은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비록 그가 예전에 저질렀던 실수들과 그로 인한 불행에 대해서 미리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없게도 또다시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인생을 반복하고 말았다. 어둠의 지배자는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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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보다 높은 향기 (커버이미지)
    [문학]이상보다 높은 향기
    •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12-01

    선택할 수 있는 미래를 얻기 위해 지새웠던 밤이 몇 백 번이었던가…사랑, 그것은 불가능한 노력을 멈추지 않게 하는 가장 강력한 마약이다.국비유학으로 일본 나고야대학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공과대학 박사 출신인 신인 소설작가 김재형의 처녀작 <이상보다 높은 향기>. 저자는 누구나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꿈’과 ‘사랑’을 주제로 불가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주인공 ‘브든’이라는 남자의 17년 인생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직선적인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단짝과 꿈을 동시에 잃어버린 15세 소년 ‘브든’. 우주비행사라는 새로운 꿈을 꾸며 그는 결국 공학자로서 최정상에 오르게 된다. 경이로운 집중력으로 한 발짝씩 성장하는 주인공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 원동력이 되는 두 여인과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가 이 소설의 플랫폼을 이룬다.공감대 형성이 쉬운 현실적인 에피소드와 탄탄한 구성력, 섬세하고 가독성이 좋은 문체, 각양각색의 지역 묘사로 책을 내려놓기 힘든 가독성을 부과함과 동시에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흩어져 있는 진정한 꿈과 사랑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작품이다.꿈과 사랑이것들이 지닌 보편성만큼이나 그 의미는 누구에게나 값질 것이다. ‘우주비행사’라는 어쩌면 유치할지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꿈을 작가 김재형은 자신의 공학적 배경과 경험을 토대로 담백하면서도 절절하게 담아냈다.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일본의 나고야, 도쿄, 홋카이도, 미국의 캐임브리지와 휴스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발리섬까지. 무려 15개 이상의 도시를 넘나드는 주인공 ‘브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TV에서 우연히 마주친 영상미 있는 멜로 영화 한 편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해 준 고마운 소설인생의 다음 스테이지를 만난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 책- 네티즌 리뷰 중에서출간 1년 만에 한국 대중문학 역사상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는 <이상보다 높은 향기>는 치밀한 마술 같은 표현체라기보다는 마치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과 결말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고찰에서 얻어진 것이 아닐까.Good과 Perfect의 차이는 Good과 Bad의 차이보다 크다.난해하지 않은 이런 소설 속의 문구는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되짚어 보게 한다. 마치 잘 짜인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인물과 구성에 군더더기가 없고 순수한 등장인물의 심리와 행동도 이 소설의 매력이다. 그러면서도 섬세하면서도 초연한 표현력과 문장력은 여자들의 가슴을 울리기에도 충분하다.얼핏 교육적인 글이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이력이 주는 편견은 불과 몇 페이지만에 무너질 것이다. <이상보다 높은 향기>는 인간의 감성을 절절하게 긁어 주는 사랑 이야기이다. 잘난 주인공의 내면은 철저할 정도로 연약하며, 그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가슴으로 읽으면 독자들은 마지막에 반드시 자신의 눈물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로맨스소설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는 작가가 많은 인문학적인 요소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꿈이라는 것은 결코 개인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꿈을 이루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꿈을 이루고, 자신만큼 남을 사랑하는 것에서 진정한 꿈이 완성되고 행복이 찾아온다는 진실. 이 단순한 진리를 새삼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꿈과 사랑’보다 ‘취업과 연애’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목표 그리고 행복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단순한 연애소설 이상의 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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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구두 (커버이미지)
    [문학]이탈리아 구두
    • 헤닝 만켈 지음, 전은경 옮김
    • 뮤진트리
    • 2015-12-01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발란더 시리즈로 유명한 헤닝만켈의 소설!“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동안 내내 이곳으로 오는 중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숲의 오솔길이나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 안에서도 길을 잃기 쉬운 법이라오.”스웨덴과 아프리카의 모잠비크를 오가며 작가 및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헤닝 만켈이 오랜만에 아프리카를 벗어나 스웨덴의 다도해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인정받는 외과의사였던 프레드리크 벨린은 12년 전의 실수로 인해 스웨덴 다도해지역에 있는 한 섬에 스스로를 가두고 지극히 단조로운 삶을 살아간다. 어느 겨울날 아침, 프레드리크는 두꺼운 얼음 위에서 그를 향해 힘겹게 다가오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40년 전의 과거가 프레드리크의 삶을 뒤흔드는 순간이다. 얼음위로 다가오는 사람은 그가 사랑했으나 배신했던 여자, 하리에트다. 그녀는 프레드리크가 오래 전에 했던 약속을 지켜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온 것이다. 4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못해 떠난 여행에서 프레드리크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그의 배신 때문에 뒤에 남겨졌던 하리에트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프레드리크는 하리에트가 더 큰 비밀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헤닝 만켈이이전의 추리소설과는 전혀 다른 언어로 빚어낸 순문학 소설!발란더 시리즈로 대표되는, 특유의 단문과 긴박감 넘치는 구성으로 전 세계에 수많은 추리소설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헤닝 만켈의 전작들과는 달리, 외로움과 쓸쓸함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소설이다. 그러나 추리소설의 대가답게, 시종일관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장기는 여전하다. 스웨덴 다도해 지역의 섬에 홀로 사는 괴팍한 주인공 프레드리크를 통해, 만켈은 아주 섬세하고 예리하게 늙음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얘기한다. 책을 읽고 나면 얼음만큼이나 두꺼운 외로움에 감정이입이 되어버릴 만큼,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 특히 이들이 외로움과 죽음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감성적이고 능숙하게 묘사하고 있다. 12년 동안의 면역에서 깨어나는 순간 직면하게 된 고통스러운 기억외과의사였던 주인공 프레드리크 벨린은 12년 전의 어두운 비밀, 끔찍한 실수로 인해 스스로를 섬에 가두고 지극히 단조로운 삶을 살아간다. 찾아오는 사람은 집배원뿐이다.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행위는 매일 아침 얼음을 깨고 그 구멍으로 들어가 얼음물 속에서 수영하는 것. 12년에 걸친 이런 생활은 40년 전의 연인이 갑자기 찾아와, 옛날에 했던 약속을 지키라고 부탁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내가 이유도 없이 사라진 지 정확하게 37년 만이다. 내가 예순여섯이니 그녀는 예순아홉, 이제 곧 칠순일 터였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 문을 닫고 싶었다. 다시 계단으로 나오면 그녀가 사라졌기를 바랐다. 그녀가 저편 얼음장 위에 절대 없었던 것처럼’ - 34p언젠가 함께 가기로 했던 숲 속 연못을 찾아 가는 여정에서 프레드리크는 소외된 사람들을 만난다. ‘자기 시대의 발판은 상실하고 새로운 것들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타의로 그룹 홈에서 살아야 하는 소녀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앙네스, 소란이 싫어 스스로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을 보며 프레드리크는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깊은 숲속이나 섬처럼 외딴 곳에 격리’시키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는다. 외로움과 버림받음과 죽음, 그리고 도망칠 수 없는 과거4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난 여행얼음과 폭풍과 비에 시달리는 외로운 섬에서 도망칠 수 없는 과거 때문에 마음에 얼음만큼이나 두껍고 차가운 벽을 치고 살았던 세월. 죽음을 앞둔 옛 연인과의 재회를 시작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프레드리크는 외로움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정말 ‘죽음이 삶의 은신처는 하나도 남기지 않는 초토화’인지, 구체적인 육체의 통증 앞에서 추상적인 두려움은 사라지는지 알 수 없지만, 프레드리크는 ‘내가 왜 살다 가는지 죽기 전에 알아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아직 그럴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동안 내내 이곳으로 오는 중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숲의 오솔길이나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 안에서도 길을 잃기 쉬운 법이라오.” - 167p4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못해 떠난 여행은, 결과적으로 주인공을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출구였다. 주인공이 온갖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죽은 옛 연인이 남긴 글이 옳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왔다.90세가 넘은 이탈리아 구두공, 그리고 섬에 사는 십여 년 동안 프레드리크가 유일하게 교류했던 집배원을 포함한 모든 주인공은 아주 독특하고 비사교적인 사람들이다. 특히, 온갖 단점과 괴팍함을 지닌 등장인물들의 특성과 세밀한 분위기의 응축은 이 소설의 장점이다. 만켈은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바다 속 심연만큼이나 깊은 외로움에 빨려 들어갈 정도로, 얼음의 두께와 기온과 바람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중 하나인 모잠비크와 스웨덴을 오가며, 작가 스스로의 표현대로 “한쪽 발은 모래에, 다른 쪽 발은 눈에” 묻고 살면서, ‘잊힌 대륙’ 아프리카의 특수성과 아름다움에 서구 여론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집중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헤닝 만켈. 그가 전작 추리소설과는 전혀 다른 언어로 빚어낸 ‘이탈리아 구두’는, 얼어붙은 만(灣)의 얼음을 치는 것 같은 단순하고 명확한 언어를 통해 죽음과 고통뿐만 아니라 행복과 \'삶의 즐거움\'을 깊이 있게 아우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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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G를 찾아서 (커버이미지)
    [문학]잃어버린 G를 찾아서
    • 김경현 지음
    • 서울셀렉션
    • 2015-12-01

    글로벌 시대의 한민족 디아스포라 한 집 걸러 조기유학생이 양산된 듯한 요즘 분위기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불굴의 영웅 신화에 가까운 엄친아 일화들이나 마약, 폭력으로 얼룩진 실패담 등 양극단의 이야기들뿐이다. 그렇지만 유학을 간 아이들 역시 우리 옆에 있는 어느 아이와 다른 것 없는, 더러는 쾌활하고 또 우울하고, 작은 고민을 잔뜩 부풀리는가 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사고를 치기도 하는 그냥 아이일 뿐이다. 지훈 역시 그런 아이다. 어른이 되는 것 하나만으로 버거운 나이에, 문화도 언어도 다른 곳에서 지훈이 겪는 청소년기는 어떤 것일까? 한국에서 났지만 미국에서 성장한 수많은 평범한 조기유학생들의 정체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모두의 성장소설 이 소설은 열일곱 지훈의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성장하는 것은 지훈 만이 아니다. 모두에게, 여행은 짐을 덜어내는 과정이다. 미국으로 나서려던 영미는 우선 하이힐과 캐리어를 포기한다. 애리조나로 떠나려던 쥐(지훈)는 지금까지 떨어뜨려놓은 적이 없는 닌텐도 오락기와 휴대폰을 둘 다 두고 나선다. 토마스는 가족으로 여기는 트럭 샐리를 내버려둔 채, 20년 넘게 지켜온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맹세마저 내려놓아야 한다. 페이지는 어떻게든 스스로 알아서 해보겠다던 소녀다운 결벽과 자존심을 접는다. 길 위에서 거침없이 달리다 보면, 크든 작든 확고한 일상의 일부였던 것들이 언제 그랬냐 싶게 떨어져나간다. 치열한 여정의 끝에, 영미는 드디어 아들의 삶을 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 욕심임을 깨닫는다. 적어도 아들의 인생은 더 이상 엄마의 실수들을 만회하기 위한 두 번째 기회는 아닌 것이다. 칡덩굴처럼 얽히고설켰던 영미와 쥐의 인생은 각자의 것이 된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집착에서 스스로 풀려나면서, 영미는 비로소 주변의 평판과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진다. 관찰자도, 여행객도 아닌 주인공으로 바라본 미국의 기숙학교 한국독자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부터 호그와트까지 서구 사립 기숙사 학교의 특수함에 매료돼 왔다.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들이 한국에도 다수 번역 출간되었지만 『잃어버린 G를 찾아서』의 학교 묘사가 유달리 실감나게 느껴지는 것은 이제 쥐라는 별칭이 더 익숙해진 지훈이라는 평범한 한국 소년이 그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기숙학교를 다룬 영화에도 책에도 동양인은 하나의 배경이고 주변인이다. 그렇지만 지훈은 때로 답답함이나 한계에 부딪칠지언정 언제나 관찰자가 아닌 주인공이다. 혼자된 어머니를 생각하며 미래에 대한 부담으로 마음이 무거운 와중에도 친구를 돕겠다며 한밤 중 양호실에 침입하고 단풍나무즙을 증류기에 가득 채워 넣는 기숙사 사역을 마치면 괜스레 뿌듯해하는 지훈의 구김살 없는 모습으로 인해 우리에게도 그 낯선 서구적 풍경은 독자들에게 친숙함으로 다가온다. 지훈의 눈을 통해, 노스필드 기숙학교는 독특한 전통의 단면들의 나열이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장소가 된다. 한국 소설, 새로운 문화코드를 읽다 <잃어버린 G를 찾아서>는 강남지역 문화나 미국 각계각층의 이야기 같이 그간 한국 문학에서 잘 다뤄지지 않던 문화코드들을 담고 있다. 무심하게 사고를 치고 다니는 나바호족 친구 윌리, 경찰도 기죽일 정도로 거친 농담을 서슴지 않지만 요령 있고 동정심 많은 흑인 웨이트리스 나오미, 사막에서 중국음식 체인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추 장로,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도 영어가 모국어라고 생각하는 압구정 치과의사의 딸 애린 등 익숙하지만 생소한 인물들이다. 독특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과 함께, <잃어버린 G를 찾아서>의 적재적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놀라운 폭의 문화사적 지식들은 소설의 서사에 힘을 더한다. 이중 언어로 말하다 <잃어버린 G를 찾아서>는 간혹 서걱대며 씹히는 듯한 생경한 영어 단어들이 한국어와 태연하게 섞여 있다. 토종 한국어 사용자라면 어리둥절할 만한 미국식 유머코드와 표현도 심심찮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어의 파괴라기보다는 실제로 존재하는 또 다른 한국어의 사실적인 재현이다. 압구정 길거리를 걸으면서 들을 수 있고, 삼백만이 넘는 재미교포 커뮤니티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런 한국어는 단지 시정되어야 할 오용일까, 아니면 한국어의 확장일까? 인물소개 영미 배신감에 멍하다. 믿는 아들 지훈이, 정학이라니! 내가 저를 그 비싼 학교에 보내느라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데. 하룻밤 사이 미국 사는 사촌동생 켱킴까지 동원해 압구정동에서 매사추세츠 주 교외의 사립고등학교 노스필드까지 달려왔다. 그런데 그 아들, 학교에도 없다. 아니, 어느새 백인 여자 친구까지 만들어 같이 사라졌단다. 얘가 내 아들 지훈이 맞나? 일요일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퇴학이란다. 아빠 없이 키워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미국의사 만들어보자는 꿈이 이렇게 사라지는 걸까? 일단, 애부터 찾고 보자. 켱킴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또 누구인가? 좀 전까지 풀러튼 한인목욕탕에 늘어져서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던 중이었는데, 어느새 사촌누나와 미국 반대편 끝의 모교에 와 있다. 어라? 이제는 또 도망간 조카의 여자친구 할아버지가 모는 빨간 화물트럭 옆 좌석이다. 교수직이 걸려있는 논문표절심사, 대비해야 하는데……. 이혼 서류, 처리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같이 가고 보자. 토마스 손녀딸 페이지는 똑똑한 애다. 미혼모로 저를 낳은 제 엄마가 사라지고 나서도 알아서 잘해 왔다. 며칠간 화물운송일로 집을 비워도 걱정할 것 없었다. 나는 도로에만 집중해도 괜찮았다. 그런데 슬슬 트럭 운전도 정리하려는 이 때, 갑작스레 나타난 한국인 두 사람이 페이지가 임신 중이라고 알려왔다. 지금까지 나는 내 손녀의 자유를 존중한 걸까, 방치한 걸까. 나는 왜 이 여자, 영미만큼의 위기감도 긴장감도 못 느끼는 걸까. 하지만 뭔지 모를 아드레날린이 솟는다. 젊은 한국인 여자의 열정에 감염된 듯하다. 오랜만에 제대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쥐(지훈) 난 왜 이렇게 덩치가 작을 까. 난 왜 아직도 영어 단어가 헷갈리는 걸까. 이래 가지고,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학교, 갈 수 있을까? 뭐, 신나게 지내긴 하지만, 속으로는 걱정투성이다. 실수하는지도 모르고 실수하는 건 정말 자존심이 망가지는 일이다. 뽀샤시하고 어마어마하게 똑똑한 페이지가 이런 날 사랑하는 건 정말 기적 같다. 그런 페이지가 내 아이를 가졌단다. 그렇지만 난 열일곱인데? 아니 그렇지만, 우리 아이잖아? 그리고 그럼 나, 군대 안가도 되는 건가? 페이지 내 성적이 좀 높다고 대학이 무슨 반짝거리는 미래인양 들먹이는 선생님들도, 또래 아이들의 유치한 짓거리도 버거울 때가 있다. 지금 내게 찾아온 아기 ‘씨드’에게 어떻게든 생명을 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 그런데 아이를 갖는다는 건 정말 힘들어. 내 몸이 전혀 내 맘대로 되질 않아. 이러다가 들킬 것만 같아. 애기 아빠, 쥐, 너도 날 좀 도와줘. 우리 애리조나로 가자. 아이는 둘이 힘을 합하면 키울 수 있을 거야. 대학은 나중에도 갈 수 있잖아? 영어 SAT는 내가 가르쳐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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