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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마음 - 정채봉 산문집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첫 마음 - 정채봉 산문집
    • 정채봉 (지은이)
    • 샘터사
    • 2022-02-24

    정채봉 20주기 기념 산문집  삶을 비추는 투명한 언어, 정채봉 그리운 정채봉의 글과 마음을 다시 만나다 “그의 동화를 읽고 사랑하는 독자들이 있는 한 그는 영원히 존재한다. 덴마크에 안데르센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정채봉이 있다.” -정호승(시인) 2021년은 작가 정채봉이 짧은 생을 마감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평생 소년의 마음으로 순수를 잃지 않고 살다 2001년 1월 9일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정채봉. 샘터사는 정채봉 20주기를 맞아 그의 산문집 네 권(《그대 뒷모습》,《스무 살 어머니》,《눈을 감고 보는 길》,《좋은 예감》) 중 여전히 아름다운 글을 한 권으로 엮어《첫 마음》을 출간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뿌리내리며 한국 문학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그는, 동화라는 장르적 틀을 넘어 놀라운 창작열로 소설,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동화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에세이스트로서 손색이 없었던 그의 작품 세계를 이번 산문집을 통해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소설가 조정래는 정채봉을 일컬어 ‘그 누구도 따르기 어렵게 뛰어난 작품을 쓰는 탁월한 작가’이며 그의 문장들을 ‘아름다움을 넘어선 샛별처럼 빛나는 보석’이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장영희 교수, 피천득 수필가, 정호승 시인 등 당대 많은 문인과 호흡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세상에 대한 통찰력, 담백하고 간결한 언어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다독였던 정채봉. 그는 늘 자신이 발견한 삶의 순수를 이야기하고, 자분자분한 걸음걸이와 말투에서는 자신을 낮추는 겸양이 드러났다. 그가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마음이 시리고 답답한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와 위안을 그의 글에서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구도 무엇이 옳은지 당신에게 말해 주지 못할 때, 해답도 없고 출구도 없고 길도 보이지 않을 때, 돌아가야 하겠지. 늦기 전에. 처음의 마음으로.” 정채봉 산문의 정수를 담은 도서 ≪첫 마음≫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았던정채봉의 맑은 순간정채봉은 각박하고 고된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본래의 마음,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혀 고통 속에 빠지게 된다고 여겼다. 그는 자신의 글로써 삶에 그을린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고 위로하고 싶어 했다.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것들을 소박한 문장 속에 끌어와, 설교하거나 계몽하지 않고 독자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랐다. 이해인 수녀는 “동심이란 단순히 철없고 어린 것을 뛰어넘는 순수함, 순결함, 진실함과 직결되는 기도의 모체”이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되찾고 싶은 그리움의 가치”라고 말했다. 동심의 세계를 파고들던 정채봉의 의지가 ‘성인 동화’라는 문학적 성취를 이루어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20주기 기념 산문집 《첫 마음》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를 동화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비춰 보고자 한다.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네 가지 테마, 마음(‘슬픔 없는 사람 없듯’), 생의 의지(‘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 사람(‘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 자연(‘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을 선정하고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청명한 글, 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만한 글을 선별했다. 첫 번째 챕터 ‘슬픔 없는 사람 없듯’에서는 살면서 얻게 되는 마음의 생채기를 보듬으며, 단단하면서도 겸허한 마음을 가꾸는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두 번째 챕터 ‘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에서는 간암 판정을 받은 후 병상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여전히 형형한 필체로 삶을 반추하는 자기 성찰적인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챕터 ‘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피천득 수필가 등 당대 거목들과의 교감에서 얻은 인생의 지혜를 섬세하게 붙들어 놓는다. 더불어 유년 시절을 지켜주었던 할머니, 그리고 곰보 영감님, 문경의 농바윗골 사람들 등 주변 사람들의 평범한 순간에도 감동하는 인간 정채봉의 마음이 실려 있다. 마지막 챕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에서는 자연 앞에 한낱 인간으로서 겸양과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그의 태도가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의 어떤 페이지를 들춰 보더라도 정채봉의 단정한 문체와 특유의 감성으로 마음 깊숙이 채워지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맑고 투명한 언어 속에 단단한 슬픔 한 조각을 삼키고 “해 질 무렵 살구나무 위에 올라가서 노을을 바라보면 왠지 슬퍼져서 눈물을 글썽이며 내다보던 골목길. 고향의 그 골목길이야말로 기다림의 씨앗을, 그리움의 씨앗을, 아득함의 씨앗을 내 여백의 마음에 파종시켰던 첫 작물 밭이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 (16쪽)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정서가 있다면, ‘애(哀)’일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마저 소식이 끊겨 할머니의 손에서 성장했다. 내면으로 침잠하는 조용한 성격, 유년 시절의 결핍으로 그는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조금씩 벼려 냈다. “외로웠던 환경이 오히려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게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대신 자연을 관찰하고 벗할 수 있어서 정서적으로 부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내가 쓰는 글의 많은 부분을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에 빚지고 있는 거죠.” (《엄마 품으로 돌아간 동심》 본문 중) 그가 남긴 40여 권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 엄마, 바다, 고향은 그의 언어가 결국 가닿는 창작의 뿌리 같은 것이었다. “나는 태중에서 엄마의 귀를 통하여 파도와 갈매기들 노랫소리를 들었으며 엄마의 코를 통하여 바다 내음을 마셨고, 엄마의 눈을 통하여 해가 뜨고 지는 바다와 비 오는 바다와 눈 오는 바다를 보았을 테지. 그리하여 눈물 없던 엄마의 방에서 눈물 있는 바깥세상으로 나와서 인생이라는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는 실제의 바다가 알게 모르게 나를 따라다녔다.” (74쪽) “바닷가 마을에 살 때는 저 바다처럼 부족함을 몰랐다. 넘치지도 않았다. 그날의 슬픔은 그날로 끝났고 그날의 즐거움도 그날로 끝났다. 가슴에는 늘 파도 소리 같은 노래가 차 있었고 설혹 슬픔이 들어왔다가도 이내 개미끼리 박치기하는, 별것 아닌 웃음거리 한 번에 사라져 버리곤 했다.” (75쪽) 누구나 겪게 되는 삶의 비탈진 순간마다 인생의 소박한 진실을 편안한 말로 조곤조곤 들려주는 작가의 언어에서 잠시 쉬어 가는 것은 어떨까. “그날의 슬픔은 그날의 슬픔으로 끝나고, 즐거움도 그날로 끝나”는 바다의 단순함을 경애했던 정채봉의 소박한 마음이 독자에게 진진한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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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집 연대기 -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첫 집 연대기 -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 박찬용 (지은이)
    • 웨일북
    • 2022-02-24

    “집에 서툰, 어쩌면 삶에 서툰 에디터의 허술하면서도 완고한 독립 라이프”제자리걸음만 하던 삶이 바뀌기 시작하다공간을 채우면서 찾은 삶의 스위트 스폿어쩌다 좋은 것을 찾는 직업을 얻어 좋은 물건을 알아볼 수 있지만 그 모든 걸 좋아하지 않는 확고한 취향. 하지만 갖고 싶은 것만은 정확한 사람. 작가는 서울에서의 다양한 임대 형태 앞에서 독립은 취향처럼 선택의 범위가 아닌 예산의 한계에서 협의를 이루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정원은 있지만 호화롭지 않은, 대학가 수준 임차료의 오래된 단독주택 2층을 얻고 종종 “돈을 주고 벌칙을 산 기분”을 느끼지만, 공간을 채우는 모든 선택에 난생처음 주도성을 부여받는다. 화장실에 이탈리아 피안드레의 타일을 깔고 스위스에서 온 의자를 빈방에 두는 것, 종이 박스 위에서 원고 작업을 하는 난처함 속에서도 의자가 “예뻐서”라고 기쁨을 표현하는 것. 집을 고치며 종종 헤매고 남다른 집주인 앞에서 작아지는 궁상은 있지만 우아하지 않으면 어떠하랴. 첫 집이라는 낭만의 맨얼굴은 위로처럼 찾아온다.이 책은 집뿐만 아니라 삶에도 서툰 한 사람이 자신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집을 고르고 고치는 고됨은 제 삶의 변화에도 연결된다. 결국 자기의 단단한 기준이 세워지는 생경한 변화 속에서 “제자리걸음만 하던 삶의 어딘가가 바뀌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그럼으로써 처음으로 삶의 스위트 스폿을 찾게 되는 여정이다.독립 과정에서 뜻밖의 나를 만나다현실과 취향 사이, 고단함과 안온함 사이의 고군분투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브랜드를 읽고, 도시의 보통 사람을 위해 감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사유를 쓴 박찬용 에디터. 그의 새로운 책《첫 집 연대기》는 오롯이 자신의 독립으로 채워져 있다. 삶의 변화를 위해 생에 첫 독립을 다짐하지만, ‘마감-출간’이라는 급급함으로 인터넷으로 해결하게 된 서울의 임대 정보는 일상의 피로함에 “괜찮은 집들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되는 과정”을 더할 뿐이었다. 심지어 독립해 살 지역조차 발 딛고 있는 일과 작업에서 떨어질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나는 내가 원하는 게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독립하는 내내 배웠다”라고 고백한다. 작가의 독립 판타지는 현실을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자 “몸을 쓰고 돈을 쓰고 소소한 손해를 입어가”는 과정이었다. 오래된 월셋집에 시간과 돈을 들이며 집을 고치고 채우는 과정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거나 황당해하며 다양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고작 독립 판타지에 대한 성공과 희망, 남다른 특별한 취향을 채운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에 있는 실패와 고됨, 곤궁한 현실 앞에서 한발 물러서는 취향에 있다. 이 책의 저변에는 작가 자신의 고집스러운 삶의 변화를 복기하는 일이 담겼다. 이 책을 결코 제 자신의 독립 이야기만으로 정의할 수 없는 이유다. 작가의 처음 다짐은 책의 말미에서 더 선명해진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내 어쭙잖은 기호와 취향이 아닌 내 태도와 행동과 그 이유였다. 내가 무슨 의자를 골랐는데 그게 누가 어디서 만든 물건인지, 내가 무슨 타일을 골랐는데 그게 얼마나 훌륭한지, 그런 건 이 책에 나오긴 하지만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는 아니다. 나는 선언하거나 제안하는 대신 대응하고 적응하려 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 이런 것들을 적어두고 싶었다.”그럴듯하게 살아보기 위해 애를 쓰며 삶을 배우다지금 여기 우리가 만나야 할 집의 기쁨과 슬픔요즘 집이 주는 의미는 과거의 것과 무척 다르다. 안락한 공간 자체와 휴식의 의미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타인의 것보다 더 넓고 더 많이 비싸야만 값어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부의 경쟁 한가운데 서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와 반대로 새로운 것을 제 공간에 담기 위해 치열해진다. 결코 세속적인 ‘수단으로서의 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집의 기쁨과 슬픔의 차이는 여기에서 온다.“이건 2010년대 후반 서울에 혼자 살게 된 어느 평범한 30대 남자가 어떻게든 그럴듯하게 살아보겠다고 애를 써보는 이야기다. 눈은 높아졌지만 돈은 모자라고, 해보고 싶은 건 많지만 모든 조건이 제한되어서, 알면서도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어떤 걸 하고 나서 바보처럼 기뻐하기도 하는, 그렇게 첫 집을 조금씩 채워 나가는 과정이다.”이 책은 작가가 얹혀살고 있는 부모님의 집에서 ‘나가기’(1부)부터 시작한다. 고정된 삶의 바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작가는 집을 고치고(2부 고치기) 채우면서(3부 채우기) 느리지만 소소하게, 그렇지만 확실하게 온 내면의 변화를 발견한다. 작가는 동선을 바꾸며 택시를 덜 타게 되고 책을 더 읽게 되었다. 또한 오래된 집에서는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파트에서 살던 편안함이 아닌 관리해야만 하는 낡은 집에서, 바람이 불면 삐걱거리는 구석을 살피고 봄이 오면 천장에 낀 거미줄을 걷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마당이 있는 낡은 집에서 느끼는 생명의 대단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작가는 주변 환경으로 인한 행동의 변화뿐만 아니라, 한 지붕을 공유하는 특이한 건물주와의 어려운 관계 속 의사소통 기술도 배운다.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벽과 집주인과 임차인 간의 건널 수 없는 틈은 있다 해도 삶의 허들이 될 수 없다는 것조차 집이 알려준 것들이다. 2년 계약한 집에서 2년 더 연장해 사는 이유도 집에서 배운 삶을 대하게 된 태도 때문 아닐까. 라이프스타일 잡지 에디터가 쓴 집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책에는 당신의 인테리어 안목을 기르는 노하우가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당신의 독립을 가로막을 장애물이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덮을 때쯤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집의 세계가 결코 숫자나 취향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 집은 당신의 세계를 무한히 확장하거나 삶을 덤덤하게 배우는 데 있다는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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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빌리의 비참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카빌리의 비참
    • 알베르 카뮈 (지은이), 김진오, 서정완 (옮긴이)
    • 메디치미디어
    • 2022-02-24

    《카빌리의 비참》은 1939년 6월 5일부터 15일까지 열흘에 걸쳐 《알제 레퓌블리캥》에 실린 기획 기사 모음집이다. 5월 말, 취재를 위해 카빌리에 도착한 기자 카뮈는 현지의 가난에 큰 충격을 받는다. 취재 기간 그는 식민지 알제리가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위해 노력한다. 카뮈는 이 르포에서 알제리 카빌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말하지 않는다. 풍광을 묘사하는 것은 단 몇 마디 문장에 그칠 뿐이다. 카뮈는 기사에서 “문제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전부 말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수천 명이 극빈층으로 분류되고 2, 3일씩 굶는 일이 비일비재한 카빌리 지역민들의 실태를 고발하며, 수많은 사람이 알제리의 진실을 깨닫게 한다. 이 르포에서 카뮈는 비참한 현실에 대한 묘사와 비판은 물론, 현실적인 경제적, 사회적 방안을 제시하며 거의 필사적으로 카빌리의 보다 나은 미래를 제시한다.독자들은 《카빌리의 비참》을 통해 언론인 카뮈의 날카로운 문장은 물론, 젊은 시절 그의 실천하는 지성을 엿볼 수 있다. 불그스레 타오르는 빈곤의 불꽃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금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카뮈는 독자들이 기사를 읽고 분노하기를 바란다. 그는 카빌리의 마을에서 만난 13명의 아이들이 해진 소매 밖으로 여윈 손을 내밀어 그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 카빌리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배고픔에 시달리며 그들 중 4분의 3이 행정 지원에 의존해 살고 있다. 카빌인 중 절반이 실업자이고, 4분의 3이 영양실조다. 과거에는 본토 프랑스보다 훨씬 민주적인 체제를 누렸던 카빌리는 노예조차 겪지 않을 물질적 결핍 속에서 아우성친다. 카빌리의 빈곤은 유입 자금의 급격한 감소 탓이다. 카빌리인은 비싼 밀값을 감당하지 못한다. 경제공황으로 본토인 프랑스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카빌리인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 프랑스로 향하는 절차마저 복잡해지면서, 카빌리는 점점 더 고립되어 간다. 카뮈는 상황의 심각성과 불합리함을 정확한 단어로 써 내려 간다. 《카빌리의 비참》에서 카뮈는 카빌리의 유일한 문제가 빈곤이라고 진단한다. “모든 것이 빈곤에서 비롯되었고, 모든 것이 빈곤으로 귀결된다.” 그것은 다른 수많은 작은 문제의 근원이다. 그 연관성을 잘 이해해야만 프랑스 정부의 식민지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와 자선 활동에 대한 의존을 멈출 수 있다. 과도한 인구 밀집, 모욕적인 저임금, 비참한 주거 환경, 물과 도로와 위생 시설의 부재, 부족한 지원, 인색한 교육 등 카빌리인의 절망을 키우는 모든 문제를 젊은 기자는 낱낱이 파헤친다. 카빌인의 ‘정신 상태’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편견에 대하여‘안일한 정신 상태’와 ‘게으름’. 한 사회가 사회적 약자층과 빈곤층에 흔히 찍는 낙인이다. 카뮈는 이 편견을 바로 잡으려 한다. 카빌인의 급여는 모욕적일 수준으로 충분하지 않다. 노동시간은 법정 상한선을 무려 두 배 가까이 초과한다. 굶주려 죽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노동이지만, 실업자가 아닌 사람도 노동으로 충분히 먹고살 수 없다는 게 카빌리의 진실이다. 카뮈는 카빌리의 모든 노동자가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받는 이면에 용서할 수 없는 이해관계가 숨겨져 있다고 고발한다. 콜롱(프랑스계 지주)과 카빌리 지주들은 만연한 실업으로 일자리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일부 행정관들은 콜롱과 카빌리 지주들이 불만을 품을까 봐 코뮌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꺼린다. 콜롱들은 카빌리 노동자들이 이동이 잦다는 구실로 그들에게 낮은 임금을 지급한다. 다만 노동 현장에서 곡괭이조차 들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인부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굶주림 때문이다. 카뮈는 먹지 못한 사람은 힘이 없고, 힘이 없는 사람은 적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역겨운 논리라고 지적한다. 그는 오로지 실업률을 낮추고 임금을 조절해야만 카빌리를 굶주림에서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난이 명하는 과업은 밝히지 않은 채가난을 묘사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카빌리의 비참》은 단순히 카빌리 지역의 가난을 고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카뮈는 이 지역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해결책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것이 아닌,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현실에 기반한 실현 가능한 개선책들이다. 또한 카빌인의 운명을 개선할 수 있는 자는 그 누구보다도 카빌인 자신이라는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 개선이다. 두아르-코뮌이라는 카빌리의 행정체계 내에서 한층 더 완성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그 기반을 비례대표제에 두는 것이다. 마을 내 선거를 비례대표제로 치러 각 마을에서 주민 8백 명당 1명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마을의 내부적인 대립을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흩어진 예산,분할된 보조금, 낭비되는 자선사업 기금을 넓은 관점에서 한데 모아야 한다. 이를 통해 카빌인은 스스로 카빌리를 개발하고,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아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카뮈는 식민지 알제리의 카빌리 사람들을 프랑스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채 프랑스를 위해 희생할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자금은 카빌리인의 직업교육을 위해 쓰여야 한다. 직업학교를 확충하고, 공업과 농업 전반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소설가가 아닌 저널리스트로서의 카뮈의 면모가 드러나다“처참한 가난에 대해 말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었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가난은 우리가 말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카뮈가 밝힌 연재 기획 기사의 주된 의미다. 그는 프랑스의 식민지 정책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최소한 정복당한 민족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도록 도와야 한다고 본다. 프랑스 시민들이 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카빌리인들이 그들 자신과 그들의 미래를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80년 만에 국내 번역 출간된 《카빌리의 비참》을 통해 우리는 식민지 알제리의 지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북아프리카 지중해의 중심’이라는 알제리의 아름다움 혹은 프랑스 식민지 정책의 미화가 아닌 현실에 대해 직시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세계 도처에서 가난과 전쟁 등으로 인한 비참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박제된 알제리의 식민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또한 이 르포를 통해 우리는 문학가로서 카뮈가 아닌, 젊은 지식인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카뮈의 실천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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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 일본인 친구 네모의 본격 식탁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 일본인 친구 네모의 본격 식탁 에세이
    • 네모 tokyo_nemo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22-02-24

    “지금 주문하신 일본 음식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데,들려드려도 괜찮을까요?”도쿄 토박이 일본인 친구 ‘네모’가 한국어로 들려주는 리얼 일본 음식 이야기!이 책울 쓴 네모는 도쿄에서 태어나 지금도 도쿄에 살고 있는 일본인 30대 직장인입니다. (네모의 할아버지는 도쿄항의 어부였다고 해요.) 취미는 맛집 찾아다니기. 주말은 물론이고 퇴근 후에도 도쿄의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글을 한국어로 써서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요. 이 책도 한국어로 집필했답니다.일본인 친구 ‘네모’가 옆 테이블에서 말을 걸어온다면?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드려요! 하나, 일본 음식의 (잔잔한) 사연과 (소소한) 비밀을 알려드립니다.일본 가정식집에 갔는데 국물 요리에 뚜껑이 덮여 나온다거나, 가츠동을 먹으러 갔는데, “돈부리는 비벼 먹지 말고, 그대로 떠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같은 메모가 붙어 있을 때, ‘왜지?’라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속 고로상이 시킨 음식은 어떤 맛일지, 일본 사람들이 평상시 먹는 집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적은요? 사소하지만 한 번쯤 생각해봤던 것들,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던 사연과 비밀, 네모가 총정리해드립니다. 일본 음식의 배경과 식문화, 그리고 제대로 먹는 방법까지! 그야말로 현지인 친구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해요. 그중 정말 신기해서 (편집자가) 요새 매일같이 떠들고 다니는 이야기는 바로 ‘요칸(양갱)’입니다. 일본에는 거래처에 사과를 할 때 양갱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해요. 양갱은 액체를 굳혀서 탱글탱글하게 만드는데, 그게 일을 굳히다(=사태를 수습하다)의 뜻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죠. 또 양갱은 작은 사이즈에 비해 무게가 나가는데, ‘이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도 전할 수 있다고 해요. 흥미롭지 않나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을 읽고 나면 식탁 앞에서 말이 점점 많아지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둘. 일본 음식의 거의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기본 중의 기본인 밥 이야기부터 시작해 돈부리와 라멘, 그리고 일본식 중국요리까지, 총 97가지의 일본 음식을 준비했어요. 우리가 사랑하는 스시와 우동은 물론, 일본의 남쪽 섬 오키나와에서만 먹는 등갈비 국수인 ‘소키소바’, 일본인이 집 반찬으로 즐겨 먹는 생선튀김 ‘아지후라이’ 등 한국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저자가 꼭 추천하는 메뉴까지 두루 다루고 있어요. 궁금했던 (거의 모든) 일본 음식 이야기가 들어 있으니 목차를 살펴보며 그때그때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읽어도 좋을 거예요. 먹는 것에 진심인 당신에게 최고의 반찬이자 안주가 되어주는 책입니다!셋, 닮은 듯 서로 다른, 한국과 일본의 맛을 알려드립니다.한국의 고기구이와 일본의 야키니쿠, 한국의 메밀국수와 일본의 소바… 옆 나라 일본과 우리는 비슷하게 닮은 음식들이 참 많아요. 같은 음식이어도 한국에서 먹는 것과 일본에서 먹는 것은 다르고요. 한국에 머물 때 한국 음식에 푹 빠져버린 저자는 서울은 물론 지방의 맛집까지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양국을 모두 경험한 덕에 그 차이에 대해 쓸 수 있었던 것이지요. (부록으로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국 음식 이야기까지 준비했어요.)넷, 음식마다 네모가 추천하는 맛집을 알려드립니다. 저자가 가장 맛있게 먹었던 맛집들을 엄선하여 음식마다 소개해두었어요. “전통을 지키는 도쿄 긴자의 노포 톤카츠집” “도쿄 최고 수준의 붓카케 우동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맛집” “일본 드라마 <고독한 마식가>에 나온 면이 살아 있는 탄탄멘 가게” “최근 야키니쿠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문난 도쿄 맛집”…현지인이 엄선하여 추천하는 진짜 맛집 정보를 가득 담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nemo_음식명 (예 : #nemo:톤코츠라멘 #nemo:카이센동 #네모:마제소바)를 검색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답니다.맛있는 음식 한입에 행복이 있다고 믿는다면?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일본 음식을 먹는 것으로 참고 있다면?일본인 친구 ‘네모’가 들려주는맛있는 식탁 에세이를 만나보세요.분명 당신의 다음 일본 음식은 더욱더 맛있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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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 김경호 (지은이)
    • 허밍버드
    • 2022-02-24

    한 번에 잘되지 않는 나에게오래 걸리는 만큼, 더 넓고 깊어질 나에게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MBC 앵커 김경호의 \'내가 나를 믿고 기다린다는 것\'뭘 해도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사람이 있다. 대학을 입학하는 속도도,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도, 직장을 구하는 과정도, 조직 안에서 적응하고 성과를 내는 일조차 쉽지 않은,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들\'. 이 책을 쓴 김경호 앵커도 그렇다. 학창 시절 축구를 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하물며 고스톱을 배울 때도 아등바등 오만 정성을 다 쏟아야 겨우 따라잡을 만큼,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사람. 조직 안에서도 낯가리는 성격에 튀지 않는 모습으로 묵묵히 주어진 일에만 집중하던 기자였지만, 입사 15년 만에 \'앵커\'의 꿈을 이룬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을 \'한 번에 되지 않는 것\'에서 찾으며,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한 번에 되지 않았기에 한 번 더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은 남들은 쉽게 이루는 성취도 한 번에 잘되지 않아 삶이 지치고 버거운 이들을 위한 책이다.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로 꿈을 포기해야 할지 갈등하는 청년, 취업에 합격한 \'절친\'의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해 속상한 취준생, 서른을 앞두고 이룬 게 없어 우울한 스물아홉,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야 업무를 끝내는 직장인 등 사회가 정한 기준과 속도에 못 미쳐 스스로를 함량 미달처럼 느껴본 적 있는 보통의 우리에게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간다"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세상의 기준과 달라 위축되어 있을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꽃 피는 시기가 저마다 다를 뿐, 우리 모두 꽃봉오리라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말하는 그의 모든 글은 세상의 편견과 편협한 잣대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글이자, 희망의 노래다."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결심한 뒤에야 원하던 것이 주어졌다."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MBC 김경호 앵커의 \'내가 나를 믿고 기다린다는 것\'남들보다 앞서야 부러움을 사고, 빠르게 자리를 잡아야 인정받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꿈을 이룬 한 사람이 있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 김경호 앵커의 이야기다. "속도의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패배자"라고 말하는 그는 실제로 대학 입학도, 취업 준비도, 앵커 오디션도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결심한 뒤에야 겨우 원하던 것이 주어졌다. 몇 번씩 넘어지고 난 뒤에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기에 남들보다 늘 늦었지만, 남몰래 간직해 온 앵커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 또한 \'한 번에 되지 않았던\' 실패의 경험과 기다림의 시간 안에서 찾는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이 알아봐주지 않더라도 나 자신을 믿고 기다렸던 저자의 경험을 통해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져 불안하고 초조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기다림을 위해 필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하며 주변의 시선이나 세상이 정한 정답이 아닌, 나 자신을 믿고 나아가기를 초대한다. 뿐만 아니라 쉽게 얻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일의 기쁨과 쉽게 얻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마음에 대해 나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은 더 성숙하고 단단해진다"는 그의 메시지는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더 가치 있고 힘 있게 다가온다. 숨 가쁜 속도전으로 끝 모를 긴장과 불안의 나날 가운데 지친 이들에게 이 책은 그늘을 만들고 손짓한다. "오래 걸리는 만큼, 더 넓고 깊어질 나 자신을 믿으라"고."내가 꿈에 선을 그을 필요는 없으니까"일터에서, 일상에서 고군분투하며자신을 의심하는 보통의 우리에게 건네는 응원《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 담고 있는 38가지 이야기는 "내가 스스로 꿈에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는 문장으로 수렴된다. "만약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섣불리 꿈을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바뀐 세상에서도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 고백하는 저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며 꿈을 힘겹게 붙잡고 있는 이들에게 꿈을 간직하기를 초대한다. 무엇보다 "내 개성과 재능을 꽃피울 때는 반드시 온다"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난 메시지는 막연한 꿈과 녹록치 않은 현실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힘 있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남들보다 느리지만, 그만큼 섬세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발견한 일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살뜰히 조언한다. 일터에서 늘 주목받는 동료가 부러운 이에게 "꼭 4번 타자가 아니어도 괜찮다"며 "각자 재능에 맞는 역할이 있고 모두가 의미 있는 플레이어"라고 다독이고, 요령 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이를 위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갖추어야 할 태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도록 이끈다. 또 소극적이고 낯가리는 성격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낯가림이 단점이 아닌 개성인 이유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조언한다. 능숙하고 화려한 사회생활의 테크닉과는 다른, 투명함과 솔직함으로 있는 그대로의 경험을 진정성 있게 풀어낸다. 달달한 위안의 메시지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나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렸던, 먼저 걸어온 이의 조언은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있을 독자들에게 다사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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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해지려는 관성 -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행복해지려는 관성 -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
    • 김지영 (지은이)
    • 필름(Feelm)
    • 2022-02-24

    행복은 노력을 통해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연습을 통해 발견하고 단련을 통해 유지하는 일누구나 살아가며 한 번쯤 ‘행복’에 대해 사유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무수히 많은 질문을 통해 고뇌해도 결국 우리가 깨닫는 건, 행복은 그 무엇으로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현재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와 방향을 찾고 그곳을 향해 나아가는 일일 것이다. 저자는 행복은 성취가 아니라, 그저 꾸준히 발견하고 단련을 통해 유지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저자가 행복에 이토록이나 진심이게 된 데에는 가까운 가족의 사고를 경험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와 칼럼을 연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를 통해 “오늘 살아있음에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고,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룰 이유는 더더욱 없어졌다”고 말하며, 더 쉽게 행복해지고 더 적극적으로 행복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고 한다. 즉,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 위해 내일이 아닌 오늘을, 나중이 아닌 지금을 살며 순간순간 마음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우연한 행복은 무르다. 타의에 의해 쉽게 망가지고, 스스로도 확실하게 손에 쥘 수 없다. 때문에 나는 보다 적극적이고 단단하게 행복하려 한다. 삶의 디폴트값으로 불행을 이해하고, 오늘 나의 최종 기분으로 행복을 선택하는 것. 이러한 날들이 쌓이면 마침내 행복은 ‘관성’이 된다. 종래에는 반드시 돌아가고야 마는 최종적 감정 상태.”“바로 지금 여기서, 우리는 고작 ______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장기화된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는 지극히 당연하기만 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고, 의도치 않게 많은 이들과 거리두기를 시작하며, 그 바운더리 안에서 묵묵히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시기, 나를 살피고 나에게 질문하며 조금씩 자신의 취향을 발견해 나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행복해지려는 관성』의 저자 역시 그렇다. 저자는 대체로 불행하더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마지막 마음, 단락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문장임을 강조하며, 불행이 많은 날에는 좋아하는 일을 해 행복의 영점을 맞춘다고 한다. 아끼는 차와 함께 읽고 싶었던 책 읽기, 내일이 없을 것처럼 실컷 뛰기, 집 앞 곰탕집에 혼자 슬리퍼를 끌고 나가 소주 곁들이기 등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해 버릇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에 실패할 것을 알기에, 저자는 스스로를 기쁘게 만드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굳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지 않아도, 멀리 떠나지 않아도, 바로 지금 여기서, 우리는 고작 _______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의 따뜻한 문장을 통해 다시금 깨닫고 만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서 행복을 찾고,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내 식대로의 행복’을 발견해 나갈 수 있기를, 스스로를 기쁘게 만드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기를, 결국 마지막에는 우연한 행복이 아닌 단단한 행복을 유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자주 울더라도 결국 웃을 것입니다. 대체로 불행하더라도 결국 행복할 것입니다. 고작 _______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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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맨다고 모두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헤맨다고 모두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 김달 (지은이)
    • 빅피시
    • 2022-02-24

    어제의 나보다 더 좋을 내일의 나를 위하여70만 독자가 공감한 김달 작가의 신작 에세이고백하건대, 나는 위로의 힘을 믿는다. 그럼에도 이번만큼은 다정한 위로보다는, 냉정하지만 당신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그렇게 순간의 위안을 넘어, 지칠 때 떠올리면 기운 나게 하는 말들을 전하고 싶다. _본문 중에서위로의 말들이 범람하는 요즘이다. 지금 그대로도 괜찮고, 좀 더 쉬어도 좋고, 있는 그 자체로 당신은 소중하다는 말들. 지친 순간 들으면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고 안도하게 하는 이 말들은, 한편으론 듣고 돌아서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현실에 도리어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막연한 “힘내”라는 한마디보다, 아프도록 날카롭게 들리지만 내 삶에 꼭 맞아 와닿는 조언이 결국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주는 게 아닐까.여기, 위로의 힘을 알면서도 ‘냉정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그러나 가슴 뛰게 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 바로 두 권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작가이자, 크리에이터로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달 작가다. 그가 앞으로의 날들이 걱정될 때마다 한순간의 위안을 넘어, ‘나 자신의 삶’을 더 잘 살아내야 함을 이야기한 책 『헤맨다고 모두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와 함께 독자들을 찾아왔다.“바로 지금, 내게 꼭 필요했던 모든 말이 여기 있다”단 하루도 쉬운 날이 없었던 나를 위한 문장들주로 사랑과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다루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책에서는 한층 더 주제를 확장하여 살아가면서 꼭 겪게 되는 삶의 고민을 다룬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한밤부터 새벽까지 길게는 7시간여 동안 이어지는 독자와의 만남 속에서 김달 작가에게 가장 진지하게 청해졌던 상담 주제는, 뜻밖에도 ‘인생’에 대한 고민이었다.꿈도 없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미래가 불안할 때, 주변인의 연봉이 부러울 때, 인간관계에서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을 때, 인맥 관리가 고민일 때, 삶이 공허하고 버거울 때… 이 책은 이처럼 저자가 직접 소통하고 이야기 나눈 독자 수만 명의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꿈, 취업, 인간관계 등 현재 직면한 문제부터 타인과의 비교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낮은 자존감, 번아웃 등 심리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마치 내 이야기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일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변함없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함께 고민을 나누고, 반드시 현실적인 해답을 찾아 전하려는 그의 열정과 진정성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지금, 내게 꼭 필요했던 모든 말이 여기 있다”라는 어느 독자의 리뷰처럼, 그의 글을 읽노라면 단 하루도 쉬운 날이 없었던 나를 알아주는 것만 같아, 어딘가 마음 깊은 속에서 ‘아직 아무것도 늦지 않았으니까 다시 한 번 해보자’ ‘나도 할 수 있어’ 하는 용기의 감정들이 울컥 하고 솟아난다. 이것 또한, 그의 문장 하나하나에 독자를 생각하는 진심과 다정함이 담뿍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헤맨다고 모두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어떤 순간에도 해답은 늘 당신 안에 있기에 가만히 돌이켜보면, 힘들다는 말은 간절히 나아가고 싶을 때 터져 나오곤 했다. 안 될 거란 생각은 꼭 해내고 싶을 때 솟아오르곤 했다. 만약 지금 힘들다면, 그만큼 애쓰고 노력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부담감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될지라도, 그게 현재의 행복을 갉아먹을지라도, 결코 지금이 의미 없는 순간은 아닐 거라 믿는다. 그렇게 때때로의 헛발질 속에서 내 인생의 길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라는 저자의 말처럼, 헤맨다고 결코 길을 잃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복잡하고 힘든 세상, 편하게 살자라는 말이 유행어인 시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의 삶까지 방치할 수는 없다는 당신에게, 지금의 나보다 더 괜찮은 내일의 나를 꿈꾸는 당신에게 이 책은 명확한 표지판이자 각별한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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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 - 혐오와 착취는 취급 안 하는 여성 전용 섹스토이숍 유포리아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 - 혐오와 착취는 취급 안 하는 여성 전용 섹스토이숍 유포리아 이야기
    • 안진영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22-02-24

    성적 대상화는 거.부.한.다!국내 최초 페미니즘 × 섹스토이 에세이혐오와 착취는 취급 안 하는 여성 전용 섹스토이숍 유포리아의예능보다 버라이어티하고, 영화보다 스펙터클한 포복절도 우당탕탕 분투기오르가슴 메마른 이 땅에서 숨죽여온 이천오백만 자매들이여,‘반려가전’으로 단결하라!음침한 뒷골목 어딘가 기분 나쁜 분홍색 간판의 ‘성.인.용.품.점’은 이제 그만! 성적 대상화를 단호히 거부하며 성생활용품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100% 여성 구성원 섹스토이숍 유포리아의 ‘토이 스토리’가 펼쳐진다. 단칸방 바이브레이터 포장으로 시작한 짠 내 나는 사업 번창기부터 ‘섹스돌’로 대표되는 성인용품 업계의 여성혐오와 부조리 실태, 잘해봐야 더치페이도 못 되는 헤테로 섹스의 불평등한 현실과 건강하고 안전한 섹스토이 사용 가이드까지, 몹시 궁금했지만 차마 알아보지는 못했던 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 반려가전의 신세계가 열린다.‘내 보지’를 몰라도 너무 몰라왔던 유교걸들에게 필요한 건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 4차 산업혁명 오르가슴이다! 국내 최초 섹스토이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섹스토이’라는 단어에 황급히 뒤돌아보며 누가 지나가지는 않는지 주위를 살피게 되는 이 시대의 유교걸이라면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섹스토이숍 ‘유포리아’ 안진영 대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대한민국의 유교걸로 나고 자라 일찍이 성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을 배우며 두 다리 사이 ‘그곳’은 감춰야 하는 곳으로만 알았던 20대 여성으로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섹스토이계의 전설의 레전드 ‘히타치 매직 완드’를 만나 천재지변 같은 천둥 번개 오르가슴을 맛보고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셀프 케어로서 자위에 눈뜨게 되고, 그날부로 섹스토이와 반려 관계를 맺기로 한다!갑작스러운 신속 퀵 강력 오르가슴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런 게 가능하다고? 이런 오르가슴이 실존한단 말이야? BL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던 ‘신음이 절로 나고 허리가 휘고 몸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폭발적인 오르가슴’이 실제로 존재한다니…. 손가락과 손목만을 사용하던 원시적인 가내 수공업 오르가슴이 갑자기 산업혁명을 거쳐 폭주하는 증기기관차 오르가슴으로 진화하는 순간이었다. …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의 ‘반려’는 토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반려가전은 파트너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자기주도적 쾌락을 찾아가는 여정의 든든한 동무가 되어준다.―〈섹스토이로 번창할 줄은 나도 몰랐습니다〉 중에서“오르가슴은 사치재가 아니다!”좋아하는 일을 옳은 방식으로 해나가며 커리어를 쌓아온 20대-여성-CEO의 희귀하고도 버라이어티한 포복절도 번창기‘이렇게 좋은 신문물을 나만 알 수는 없지!’라는 마음에 친구들에게 반려가전의 신세계를 전파하고자 국내외 성생활용품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한 저자는 곧장 한국 섹스토이 시장의 세 가지 중대 결함을 발견한다. 1) 너무 비쌌고 2)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극심했으며 3)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 없었다. 이 순간 뇌리에 스친 한 문장. ‘내가 해도 이거보단 낫겠다!’ 이렇게 월세 30만 원짜리 하숙방에서 출발한 유포리아가 연 매출 15억 원을 달성하며 오늘날 여성들이 가장 신뢰하는 섹스토이숍, 고객들이 알아서 입소문을 내는 반려가전 브랜드로 자리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5년에 불과했다.《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는 유포리아가 헤쳐왔던 지난 5년간의 포복절도 분투기이자 우당탕탕 번창기다. 1평짜리 단칸방에서 글로벌 섹스토이 기업들에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고, 엄마와 함께 바이브레이터를 포장하고, 취급하는 모든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국제공항에서 예기치 못한 전국 딜도 자랑의 순간을 겪고, 얼떨결에 고객들의 성생활 상담까지 해온 유포리아의 예능보다 버라이어티하고 영화보다 스펙터클한 역사를 촘촘하고 유쾌하게 담아냈다. 약 2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에게 수시로 수천 회에 달하는 리트윗을 받고, 2만 5,000여 명의 뉴스레터 구독자들을 매번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저자의 필력 내공은 독자들의 입꼬리가 내려갈 틈을 주지 않는다.다이나믹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 나날을 보내면서도 1) 합리적인 가격에 2) 성적 대상화 없고 3) 믿을 만한 안전한 제품만 판매한다는 신념을 잃지 않은 유포리아의 생생한 체험담은 독립적이고 안전한 성생활을 추구하는 여성들은 물론, 좋아하는 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나가며 커리어를 쌓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실천적으로 제안한다.발주도 통관도 CS도 나 혼자, 포장도 하숙방 한구석에서 나 혼자 하고 있었다. 자료 조사, 내용 정리, PPT 발표 모두 내 이름만 적힌 끔찍한 조별 과제를 하는 기분이었다. 이런 처지에 무작정 제품을 공급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는 나도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새티스파이어는 이미 대기업이었다. 돈만 준다고 해서 이메일 하나만 읽고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 회사에 소중한 브랜드와 제품의 유통을 맡길 리가….그러던 중 이메일이 왔다. “4월에 상하이 산업박람회에서 만날래?”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치킨! 곧장 달려가고말고요! … 기성 업체와의 차별점을 정면으로 부각하며 유포리아와 거래하라는 제안은 당돌한 도전이었다. 특히 남성 중심적 업계 질서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은 도박이었다.―〈베스트셀러 토이! 국내 최초 새티스파이어 공식 수입기〉 중에서“섹스토이 팝니다만, 섹스돌은 반대합니다”성인용품 산업에 깃든 여성혐오와 착취의 그늘을 저격하는 통렬한 내부 고발!음침한 골목길 꺼질 듯 말듯 불안하게 번쩍대는 분홍빛의 ‘성인용품점’ 간판과 낯뜨거운 문구들, 여성의 나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놓은 포스터, 삼류 인터넷 언론사 광고로 나오는 기분 나쁜 움짤배너 등은 성인용품 산업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해 남성 고객의 시각적 만족과 충동적 소비를 이끌어내던 전형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바뀐’ 지금은 번화가 곳곳에 섹스토이숍이 반짝반짝 화려하고 밝은 모습으로 커플 및 여성 고객 들을 끌어당기며 편안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온라인에서는 ‘여성 친화’ 간판을 내건 숍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 성인용품 산업도 여성혐오에서 벗어나 양성화된 것 아닐까?저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오히려 여성의 성을 극도로 대상화하고 유린하는 성인용품 업계의 뿌리 깊은 남성 중심적 폐습이 악화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쾌적한 오프라인 숍들 한구석에 자리한 어두운 커튼 뒤 ‘남성만 입장 가능’ 구역에는 여성의 신체를 조각조각 파편 내어 성기를 덧댄 오나홀이 가득하고, 남성용 자위 기구의 포장지에는 어린아이, 친동생, 옆집 누나, 간호사 등의 이미지를 선정적으로 그려놓고서 이들을 성적으로 정복하는 상상을 해보라며 비뚤어진 욕망을 자극한다. 여성을 향한 강간욕과 폭력욕의 대리 해소 도구인 섹스돌은 그 시장이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섹스돌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자위가 아니다. 여성을 향한 강간욕과 폭력욕의 대리 해소다. 환상 속 여성과 아주 유사하지만 최소한의 방어도 하지 못하는 인형을 향해 얼마나 과격한 가학성과 폭력성이 튀어나올 것인가? 인간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위들을 얼마나 반복할 것인가? 인형에게 쏟아내는 것으로 폭력적인 욕구가 모두 해소되어 여성 대상 범죄가 예방된다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결코 없다. 폭력은 반복할수록 무디어지고, 이내 실제 여성을 향해 동일한 행위를 재현해보고 싶은 마음만 커질 뿐이다. 인형에게 연습하며 누적시킨 그 가학성과 폭력성은 결국 언젠가 실제 여성을 향해 쏘아질 테다. … 동의 없는 섹스는 강간이다. 섹스돌은 이러한 동의 과정을 건너뛰고 절제 없이 성욕을 분출하려는 폭력성의 표상이다.―〈섹스토이 팝니다만, 섹스돌은 반대합니다〉 중에서저자는 남성 소비자와 섹스토이 산업계가 여성의 성을 섹슈얼리티화하고 왜곡하여 소비하는 방식을 업계 내부인으로서 통렬하게 고발한다. 왜 섹스토이가 맥락과 캐릭터를 뒤집어쓰고서 여성의 존재성을 모방해선 안 되는지, 어째서 섹스돌에 대한 강력하고 전면적인 규제가 필요한지에 관해 실제 성생활용품 판매자만이 알 수 있는 적나라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명징하게 비판한다. 나아가 ‘20대-여성-동양인’이라는 업계 내 소수자로서 겪은 부당한 사례들을 폭로하고, 신체와 긴밀히 접촉하는 여성용 제품이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실정과 이를 수수방관만 하는 당국의 태도를 규탄한다. 근본적으로 모두의 성이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 건강한 토이 산업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선 소비 단계뿐 아니라 유통과 제조까지 포괄한 여성들의 제반적인 참여가 필수적임을 호소한다.자위 기구를 만드는 회사가 제품에 특정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은 그 자체로 롤리타콤플렉스를 부추기고, 옆집 대학생과 헬스트레이너를 사람이 아닌 ‘딸감’으로 보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어두운 커튼 뒤 ‘남성만 입장 가능’의 비밀〉 중에서인체에 직접 닿는 제품이므로 최소한의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섹스토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조차 없는 지금으로서는 섹스토이 성분에 대한 규제 또한 전무하다. 환경호르몬 물질이자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사용한 PVC 소재 제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무책임한 국가, 무방비한 안전〉 중에서그렇게 돈 잘 번다는 틈새시장에 왜 여성은 이토록 찾아보기 어려운 걸까? 나는 섹스토이 업계에서 더 많은 여성을 만나고 싶다. 소비자로서뿐 아니라 동료이자 경쟁자인 소매사 대표님으로, 도매업체 대표님으로, 파트너인 제조사 대표님으로 여성들을 더 많이, 더 자주 그리고 마침내는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기며 뵙고 싶다.―〈여성과 섹스토이 산업, 그 불편한 관계의 역사〉 중에서스텔싱, 비동의 강간, 독박 피임…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부당하고 젠더 편향된 섹스 경험담부터안전하고 즐거운 셀프 케어를 위한 섹스토이 입문 가이드까지섹스토이 업계의 기울어진 젠더 운동장은 사실 헤테로 섹스(heterosex, 이성 남녀 간에 행해지는 성관계)의 불평등함에서 기인한다. 성관계 도중에 상대방이 동의를 구하지 않고 피임 도구를 제거하는 스텔싱,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자 친구에게 당한 강간, 콘돔 착용을 기피하는 남성들 때문에 겪어야 했던 피임과 성병의 고통까지, 저자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라는 테제에 입각해 자신이 겪은 불평등한 헤테로 섹스의 실제 경험을 하나하나 읊조린다. 이는 곧 나의 아픔이 우리 모두의 아픔임을 안다는 공감의 목소리이며,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상처의 기억들을 솔직히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용감한 시도다.섹스에 대한 책임을 나누기 위해 남성의 ‘선의’에 의존해야 하는 이상, 여성에게 섹스는 더치페이조차 되지 못한다. … 이게 나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헤테로 섹스는 심각하게 불평등하다. 대부분의 섹스가 남성의 오르가슴으로 끝나고, 그 과정에서 여성의 쾌락과 안전은 배제된다. 남성 위주로 흘러가는 섹스에서 여성은 질염, 방광염, 요도염 등의 염증 질환과 헤르페스, 매독과 같은 성병에 일상적으로 노출된다. 많은 남성이 위생을 고려하지 않은 채 손가락과 성기를 쑤셔 넣으니 여성에게 남는 것은 허무함과 염증 그리고 여성 병원 영수증뿐이다.너무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것 아니냐고? 그럴지도 모른다. 부디 그렇다면 좋겠다. 나도 내가 지나치게 운이 없었던 것뿐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나는 나의 사례가 ‘아웃라이어(outlier,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예외적인 표본)’가 아님을 알고 있다. 내 친구들이, 수많은 자매가 나와 같은 고통을 공유하고 있음을 안다.―〈스텔싱: 책임도 안전도 쾌락도 더치페이 안 되는 헤테로 섹스〉 중에서저자는 공감과 위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 개인의 성적 주체성을 존중하면서 여성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때로는 이기적으로 쾌락을 누리고 발화할 수 있는 대안 문화로서의 자위를 제안한다. 더불어 자신에게 딱 맞는 섹스토이를 고르고, 섹스토이에 흔히 사용되는 소재와 그중 안전한 소재를 알아보는 팁까지 셀프 케어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정리했다.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왜 섹스토이라는 단어에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주위를 살펴야 했을까? 어쩌다 우리는 얼굴 비대칭, 짝짝이 가슴, 힙딥(Hip Dip)같이 내 몸의 사소한 디테일들은 낱낱이 꿰고 샅샅이 뒤져 흠결을 찾아내면서, 두 다리 사이의 성기는 ‘그곳’, ‘아래’라며 이름조차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사람이 된 것일까?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도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하고 챙겨줄 자기주도적 쾌락은 과연 가능한 걸까? 《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에 그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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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가들의 정원 - 명화를 탄생시킨 비밀의 공간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화가들의 정원 - 명화를 탄생시킨 비밀의 공간
    • 재키 베넷 (지은이), 김다은 (옮긴이)
    • 샘터사
    • 2022-02-24

    모네, 르누아르, 세잔, 살바도르 달리, 프리다 칼로를 비롯한 전 세계 위대한 화가들이 탐닉한 정원화가들이 그려낸 계절의 얼굴, 정원그 고요하고 빛나는 순간을 찾아서 아름답고 조용한 자연의 한 귀퉁이에서 영원히 살고자 한, 예술가이자 노련한 정원사들이었던 위대한 화가들의 여정이 시작된다이 책에는 르누아르와 세잔, 살바도르 달리, 프리다 칼로를 비롯한 전 세계의 위대한 화가들이 직접 가꾼 정원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에 등장하는 장소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누구나 둘러볼 수 있다. 화가들은 꽃과 채소, 과일을 기르는 소박하고 단순한 행위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들의 손길이 닿은 화단과 텃밭, 올리브나무 숲, 포도밭을 살펴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것 이상으로 화가의 삶과 예술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중반, 화가이자 정원사로서의 삶은 수많은 화가가 선망하는 것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정원은 정물화의 소재와 달리 매번 새로운 시선과 느낌으로 담아낼 수 있는 소재다. 화가들은 정원이라는 모티프를 반복해서 그리면서 화법을 다듬고 완성해나갔다. 지베르니(Giverny)에 있는 정원에서 모네는 수백 점의 걸작을 탄생시켰으며, 정신병원에 입원한 고흐는 프로방스의 작은 정원에서 한 해 동안에만 150점이 넘는 작품을 완성했다. 정원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화가들의 정치적 위기나 고난의 시기에 휴식과 성장,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 멕시코시티에서 살아간 프리다 칼로에게 ‘푸른집’ 정원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그녀의 삶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추방당한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에게도 푸른집의 정원은 피난처가 되었다. 잉글랜드의 평온한 마을 서식스 찰스턴의 정원은 예술가들에게 또 다른 삶의 터전이었을 뿐만 아니라 제1차 세계대전의 징집을 피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원은 예술 사조와 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화가에게 영원히 시들지 않는 뮤즈가 되어왔다. 정원을 들여다보면 화가들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굴곡진 그들의 삶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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