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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란 무엇인가 (커버이미지)
    [인문]공부란 무엇인가
    • 김영민 (지은이)
    • 어크로스
    • 2021-03-03

    “이 수업은 여러분들의 지적 변화를 목표로 합니다”《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 김영민 교수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리드미컬한 조언들추석이란 무엇인가. 서울대 김영민 교수는 근본을 꿰뚫는 질문 하나로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정체성을 따지는 질문은 대개 위기 상황에서 제기된다”고 말하는 그는 ‘추석이란 무엇인가’란 물음 이외에도 성장이란 무엇인가, 위력이란 무엇인가, 한국이란 무엇인가 등을 질문하며, 꾸준히 대한민국 사회에 화두를 던졌다.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교수가 새로운 질문을 가지고 돌아왔다. 공부에 관한 논의가 입시 ‘제도’에 대한 토론으로 축소된 오늘날,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김영민 교수가 신작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이야기한다. “이 사회를 무의미한 진창으로부터 건져 낼 청사진이 부재한 시기에, 어떤 공부도 오늘날 우리가 처한 지옥을 순식간에 천국으로 바꾸어 주지는 않겠지만, 탁월함이라는 별빛을 바라볼 수 있게는 해 줄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더 나은 것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주고, 나아가 보다 나은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할 것이다.” (14쪽, 프롤로그)《공부란 무엇인가》에서 김영민 교수는 공부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리드미컬한 공부 조언을 펼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쓰기, 읽기, 생각하기, 질문하기 등을 중심으로 공부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자기 자신의 견해를 만들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사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로 문을 연 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진지한 생각거리를 유머와 해학으로 포장해 제시하는 김영민 글쓰기는 독자를 차원 높은 사유의 영역으로 이끌어줄 것이다.“우리가 탄 급행열차의 종착지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지금 한국에서 ‘공부란 무엇인가’ 질문하는 이유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묻는다. 우리가 타고 있는, 입시 혹은 공부라는 이름의 급행열차의 종착역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느냐고. 그에 따르면 한국은 청소년기부터 입시에 정열을 바치는 것으로 유명한 교육열의 나라이지만, 누구도 진정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묻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교육에 지극히 냉담한 나라다.“낙화암에서 떨어진다고 모두가 꽃은 아니며, 학교에 다닌다고 다 공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입시생으로 혹은 취업 준비생으로 이제 학생들은, 삶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노력보다는 삶을 그저 살아내기 위한 노력에 익숙해져야 한다.” (11쪽, 프롤로그)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은 그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자체가 삶이라는 점을 망각하게 된다. 김영민 교수는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하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은 별빛을 바라볼 줄 안다”고 말한 오스카 와일드를 인용하며 우리의 시선을 시궁창 아래가 아니라 위로 향할 것을 권한다. 그리하여 우린 다른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탁월함이라는 목표를 가진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공부란, 무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열정인 동시에모호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책 전반부(1, 2부)에서 김영민 교수는 공부라는 여정에 올라서기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평생 공부와 함께 살아가는 삶은 어떤 것인지 철학적이고 성찰적인 에세이를 펼친다. 공부하는 삶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공부란 지적 변화를 위한 것인 동시에 무용한 것에 대한 열정을 펼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호기심에서 출발한 지식 탐구를 통해 어제의 나보다 나아진 나를 체험할 것을 기대한다. 공부를 통해 무지했던 과거의 나로부터 도망치는 재미를 기대한다. 남보다 나아지는 것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 어차피 남이 아닌가.” (82쪽, 정신의 척추 기립근을 세우기 위해서) 한편, 공부란 모호함을 벗어나 명료함으로 향하는 과정이다. 그는 이제 막 공부의 길에 오르는 이들에게 공부의 정확한 단어 사용법, 개념 정의의 필요성, 모순 없는 글쓰기의 방법 등 지적 성숙의 과정으로서 기초에 대해 논한다. 공부란, 세상에 대한 논설문을 쓰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기에, 우리에게 당연해보이는 문제부터 ‘의식적으로’ 경계하자고 이끈다. 장애우라는 신조어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착하다’라는 말은 어떻게 의미가 변화해왔는지 질문해보자는 것이다거창한 주장을 할 때 사용하는 국가, 정부, 사회, 공동체 등의 단어들, 또는 민족, 겨레, 종족 등의 단어들 역시 유사하지만 다른 단어라며 정교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단어들의 뜻을 제대로 판별하여 맥락에 맞게 활용할 필요가 크다고 말한다. “정신의 날 선 도끼를 찾기 위해서”공부의 기초와 심화를 익히다책 후반부에서는 지식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것인지(읽기, 듣기, 질문하기 등 배움으로서의 공부/3부 ‘공부의 기초’), 나의 공부를 어떻게 남에게 전달할 것인지(쓰기, 말하기, 논쟁하기 등 표현으로서의 공부/4부 ‘공부의 심화’)를 알려준다. 김영민 교수는 묻는다. 당신이 공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그럭저럭 그러모아 늘어놓은 뒤, 이 사회에서 기꺼이 허용하는 수준의 비판의식을 첨가하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타자에 대한 공감 의식을 고명처럼 살짝 얹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신중한 제언을 첨부하는, 크게 흠잡을 데는 없으나 어떤 강렬한 인상도 남기지 않는 말과 글에 대해서 우리는 요구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 되라고 ”(131쪽, 모범생의 자세로만은 부족하다) 그는 공부란, 정교화한 자기 질문을 만드는 것이며, 또한 이를 가지고 논쟁의 영역으로 뛰어들 용기를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그는 공부에 관한 책이라면 으레 담길 법한 공부에 관한 자기계발적 방법론보다는 어떤 관점과 태도로 자신만의 질문과 맥락을 만들지, 생각을 심화하기 위해 무엇을 점검해봐야 하는지를 점검할 실용적인 질문지를 내민다. 지식을 직접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진리를 깨우치기를 유도하는 소크라테스식 문답은 여기서도 반복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독서란 무엇인가? “사회로부터 도망하기 위해 책을 읽다가 거꾸로 소통을 위한 언어가 풍부해지는 역설을 가져다주는 행위. 언어가 풍부해지면, 사회에 나가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더라도 작은 축제와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된다.” 멍청한 비판을 하지 않으려면? “상대 주장의 약점보다는 강점과 마주하여 비판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상대의 핵심 주장에 강점이 있음에도 상대가 보인 약점에 탐닉한 나머지 그것을 상대의 ‘본질’이라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그 외에도 주제 설정의 기술, 문체를 갖는다는 것의 읨, 자료를 정리하는 법 등에 관한 물음을 스스로 던져봄으로써 우리의 생각 근육을 단련할 구체적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하지 않는다”코로나 0년, 공부의 본질에 다가가는 방법코로나 0년, 초유의 온라인 강의로 공부란 무엇인가, 학교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는 지금. 좋은 수업이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정보를 꿰뚫는 안목·시야·관점을 부여해야 한다는 게 다시금 명확해지고 있다.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교수가 펼쳐놓은 강의실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배움의 경험을 나누기를 바란다. 그의 말처럼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하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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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커버이미지)
    [인문]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5-11-30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배우고 때로 읽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공자가 『논어』에서 한 말씀이다. 공자의 말씀이 아니라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학습을 하지 않으면 온전한 삶을 살기 어렵다는 사실은 모두 익히 안다. 서양에 이런 공자의 말씀을 따라 한평생을 공부하는 즐거움으로 산 사람이 있다. 한국 독자에게는 낯설 이름일 프랑스의 수도사 세르티양주는 『신학대전』으로 가톨릭 신앙을 집대성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연구한 권위자이다. 『공부하는 삶』은 그가 쓴 책 가운데 현재까지도 널리 읽히고 가장 유명한 책이다. 1920년에 초판이 발간된 이 책은 프랑스는 물론이고 영미권에서도 지금까지 읽힌다. 지금까지도 이 책을 공부의 길잡이로 삼아 귀중한 영감과 통찰력,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하는 독자가 적지 않다. 세르티양주는 지성인을 ‘지적인 일’이라는 소명에 따라 ‘성별’(聖別)된 존재, 신성한 일에 쓰이도록 선택받은 존재라고 본다. 세르티양주는 “지적 소명은 다른 모든 소명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본능과 능력에, 이성으로 판단해야 하는 일종의 내적 충동에 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지성인에게 공부는 삶의 중심이라는 말이다. 운동선수가 운동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농민이 농사일에 맞추어 자신의 삶을 조율하듯이 지성인은 공부를 위해 삶 자체를 규율한다는 뜻이다. 그렇다 하여 그가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먹고사는 일을 도외시하고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하루에 두 시간을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가? 그 두 시간을 온전히 열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면 자신감을 가져라. 아니, 고요한 확실성 안에서 편히 쉬어라.”그러나 저자가 “공부하는 사람들은 궁핍과 오랜 훈련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더러는 인간을 넘어서는 끈기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하듯 공부하는 삶은 무척이나 고된 삶이기도 할 것이다. 역자가 정리한 것처럼 소명을 따르는 공부는 명성이나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외적 성공을 추구하는 공부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는 무관한 절대적 척도에 따라 자신의 완성을 추구하는 공부다. 이렇듯 공부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맛보고자 하는 예비 지성인에게 이 책은 곁에 가까이 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으며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북돋아주는 잠언서이다. 이 책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실제로 자신의 삶에 적용한 한 지성인의 글을 아래 전재한다. 『공부하는 삶』의 영문판 앞에 실린 조지타운대학교 정치철학 담당 교수 제임스 샬의 글이다.사유의 기쁨과 고통에 관하여우리 대다수는 나이가 들어서 누군가 우리가 젊었을 때 어떤 것에 관해, 대개는 훗날 돌이켜보았을 때 우리의 삶이라는 기획에서 크나큰 도움이 되었을 만한 어떤 책들에 관해, 특히 우리가 사태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도왔을 만한 책들에 관해 우리에게 말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런 책들 가운데 일부는 진실, 현실, 이치에 대한 책이지만, 상당수는 오히려 ‘나는 어떻게 알기 위해 애쓰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책이다. 사실 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다른 종류의 배움』(Another Sort of Learning)이라는 책을 직접 썼다. 그 책에서 나는 진지하게 배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출발점이 될 만한 책들 가운데 하나로 ‘지적인 삶’에 관한 세르티양주의 책을 언급했다. 그러나 세르티양주의 책은 좋은 출발점 그 이상을 제시한다. 그는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어떻게 읽고 쓸 것인지, 어떻게 시간을 규율할 것인지, 더 나아가 어떻게 우리의 영혼을 규율할 것인지에 관해 분명하게 말한다. 또한 그는 진정으로 지적인 삶이라면 반드시 따르기 마련인 정신의 삶에 주의를 기울인다.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며 관조적 삶은 인간이 열망해야 하는 무언가라고 들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도 우리에게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것이 우리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 것은 아닌지에 관해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지적인 삶이 고귀한 것임을 모호하게나마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삶을 달성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 것인지에 관해서는 별로 들은 바가 없다. 아무도 그러한 조건에 관해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어렸을 적에 짐작했던 것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야 지혜가 찾아온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알기만 했던 것들을 달성하도록 도왔을 방법들이 과연 있었을까 하고 의심한다. 위대한 프랑스 도미니크회 수도사 세르티양주(1863~1948)는 1920년에 『공부하는 삶』(La Vie Intellectuelle)이라 이름 붙인 책을 썼다. 이 책은 즉시 성공을 거두어 판을 거듭했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최근에 나는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는 젊은 장교에게 이 책을 추천했는데, 그는 앞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가르칠 예정이었다. 그는 미국가톨릭대학교 출판부에 이 책을 주문했지만 당시 절판된 상태였다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마침 이 출판부 마케팅 책임자에게 편지 쓸 일이 있었던 나는 이 책이 절판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맙게도 그는 출판부에서 개정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나는 이 책에는 새로운 서문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거의 모든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컴퓨터 사용자들이 파일 카드에 메모를 적어두라는 세르티양주의 조언을 읽고 이 책을 덮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했다. 나는 어떤 컴퓨터 사용자는 나의 도움 없이도 세르티양주의 조언을 컴퓨터에 맞추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컴퓨터가 표준적 도구가 되기 전에 쓰였다는 이유로 이 영원한 책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여기지는 않을지 우려되었다. 아무튼 다행히 그 훌륭한 출판부 책임자는 나에게 새로운 서문을 써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기꺼이 쓰고말고! 어떤 의미에서 이 간략한 서문은 이 탁월하고 쓸모 있는 책이 계속 출간되어야 하는 이유와 대학교와 대학원의 젊은 학생, 노인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계속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나의 의견이다. 나는 대개 성 토마스에 관한 수업에서 이 책을 사용했는데, 그 밖에도 내가 이 책을 수업에서 사용할 때마다 대학교 학생들은 나중에 이 책이 기억에 남았다고 말하곤 했다. 이 책이 그들에게 대학에서뿐 아니라 삶 전체에 걸쳐서 실천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지적 호기심을 지속하는 방법에 관해 아주 많이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내가 넌지시 말했듯이, 이 책의 첫인상은 예스럽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인상은 독자에게 아주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세르티양주는 어떻게 메모를 하는지,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하고 어떻게 출간하는지, 어떻게 메모를 정리하는지, 나아가 어떻게 사유를 조직하는지에 관해 부지런히 말한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가 세르티양주가 사용했던 펜과 초기 타자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그가 보았다면 눈이 휘둥그레졌을 정교한 컴퓨터와 출력장치를 사용한다는 이유 때문에 예스럽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세르티양주가 탁월하게 쓴 바 있고, 이 책을 쓰도록 영감을 준 토마스 아퀴나스가 13세기에 단 25년 동안만 생산적으로 활동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퀴나스는 1920년대의 세르티양주조차 가지고 있던 장치들을 전혀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아퀴나스는 놀랄 만큼 많은 양의 찬란하고 심오한 작품들을 남겼다. 아퀴나스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최신 컴퓨터가 있었다면 과연 아퀴나스는 더 많이 혹은 더 잘 쓸 수 있었을까? 그랬을 가능성은 아주 적어 보인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컴퓨터는 아퀴나스에게 방해가 되었을 것이다. 성 토마스는 성서를 포함하여 그 이전의 위대한 저자들의 모든 지식에 정통하기 위해 엄청난 기억력과 신비로운 역량을 계발했기 때문이다. 물론 성 토마스도 이 지혜를 깨닫기 위해서는 여러 책을 읽어야 했지만, 이를 통해 그는 어떻게 기억력과 역량을 계발하는지를 배웠다. 세르티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정직함과 기도, 근면한 노동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는 기쁨으로 충만한 진정으로 지적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관해 중세 도미니크회의 위대한 수도사에게서 찾을 수 있는 교훈들을 어떻게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본받을 것인가이다. 세르티양주의 책을 읽으면, 그가 우리에게 아퀴나스의 막대한 생산성과 통찰력의 비밀 일부를 누설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하루, 한 주, 한 달은 아주 긴 시간이다. 세르티양주는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성 토마스가 했던 것처럼 모든 시간을 지적인 삶에 바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르티양주는 가능하다면 우리가 젊을 때 삶을 조직함으로써 단단한 토대를 다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남은 인생을 이 단단한 토대 위에 무언가를 쌓아나가는 데 쓰라고 가르친다. 요컨대 세르티양주는 습관, 규율, 생산성과 진리에 관해 가르쳐준다. 그는 만일 우리가 꾸준히 하루에 한두 시간 동안 더 높은 것들을 진지하게 추구한다면 진정으로 지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그는 완고하거나 비현실적이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시간을 따지면서 세르티양주가 의도한 바를 놓치곤 한다. 어떤 종류의 배움이든 처음에는 고역이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노동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우리는 배움에서 기쁨을 느끼기 시작하는 지점, 어떤 주제에 관해 다시 고찰하거나 쓰거나 사유하고 싶어 못 견디는 지점까지 도달해야 한다. 존재하는 모든 주제는 매혹적이다. 우리 시대의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활발한 지적인 삶을 살았던 체스터턴(Chesterton)은 언젠가 흥미롭지 않은 사람들만 있을 뿐 흥미롭지 않은 주제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흥미롭지 않음’의 상당 부분은 바로 우리가 존재하는 주제를 어떻게 혹은 왜 살펴보아야 하는지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세르티양주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라고 가르친다. 그는 심각한 것이건 사소한 것이건 간에 도덕적 결함들이 우리가 우리 자신이 아닌 것을 보는 자유, 있는 그대로를 보는 자유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지적인 삶을 원하는가?” 세르티양주는 저자 후기에서 이렇게 묻는다. “당신 안에 고요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라.” 우리는 낮이나 밤이나 소음과 일종의 불안에 둘러싸인 채 살아간다. 때로는 배울 만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세르티양주는 우리에게 그럴 시간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는 우리의 삶이 바쁘고 꽉 찬 듯이 보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앎을 열망함으로써가 아니라 관심을 가짐으로써 처음으로 그 시간을 발견한다. 세르티양주는 우리의 죄와 우리의 시간 사용 둘 다에 관해 양심을 되돌아볼 것을 요구한다. 지적인 삶, 관조하는 삶은 그 자체가 활동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 활동이란 알고자 하는, 진리를 알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활동이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성인’은 세르티양주가 ‘지적인 삶’에 관해 말할 때 염두에 두었던 것과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폴 존슨(Paul Johnson)이 『지식인』(The Intellectuals)에서 말했듯이, 계급으로서의 지식인은 그들 자신의 내적인 도덕적 혼란의 산물로서 이론과 설명을 발전시킬 것이다. 우리는 지적인 삶이란 위험한 삶일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이, 가장 나쁜 악은 육체가 아니라 정신에서 생겨난다. 천사 중 가장 빛나는 천사는 타락한 천사였다. 이 냉정한 고찰은 내가 세르티양주의 이 얇은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밝혀준다. 그는 우리가 진리를 아는 것과 우리의 영혼을 선(善)으로 이끌지 않는 것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적인 삶은 위험천만한 삶이 될 수 있으며, 흔히 그렇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지적인 삶의 영광을 거부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세르티양주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러한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줄 때 매우 조심스러워하는데, 그것들이 우리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우리에게 세상과 신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은 틀림없이 그 실용성에 놀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처음에는 무엇을 하고 그다음에는 무엇을 할지를 차례로 알려주는 안내서이다. 지적인 삶이란 면도를 하거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어느 날 아침에 우리에게 찾아오는 막대한 통찰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세르티양주는 어떤 통찰력은 그런 방식으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통의 과정은 진리를 추구하고, 알고자 하고, 실체를 궁금해하는 습관적인 관심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이 책은 학구적 교수들(그들이 이 책을 읽는다 해도 조금도 해를 입지는 않겠지만)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이 모두―정육점 주인, 은행가, 촛대 제작자―를 위해 쓰였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 책은 아주 많은 사람을 위한 책이며, 물리학이나 형이상학에 대한 고등 학위를 가진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알 수 있으며, 우리의 시야를 지배하곤 하는 미디어나 이데올로기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정확하게 무엇을 알라고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어떻게 알려고 애쓰고 어떻게 앎을 계속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어떻게 꾸준히, 끈기 있게 그리고 비판적으로 알 수 있고, 그렇게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르침으로써 내적으로 생동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쓰였다. 나는 『공부하는 삶』을 모든 진지한 학생들의 책상뿐 아니라 대부분의 진지하지 않은 학생들의 책상에도 올려놓을 것이다. 플라톤은 우리 인간의 삶은 신의 삶에 비하면 “진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앎으로부터, 알고자 함으로부터 비롯되는 느긋한 한가로움, 자유롭다는 감각 같은 것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영혼으로 흘러들어온다. 이 책을 책상이나 선반에 놓아두면 끊임없는 자극을 받을 수 있으며, 지적인 삶이 어떤 낯선 것, 우리가 배워가는 과정에서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아님을 상기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독해야 하고, 이 책의 가르침을 우리 자신의 방식에 따라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르티양주가 제안하는 것을 우리의 컴퓨터에, 우리의 책에, 우리의 시간에 적합하도록 바꾸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책은 우리의 삶에 계속해서 실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이 책의 지침을 따른다면, 이 책의 격조 높은 제목 ‘공부하는 삶’이 암시하듯이 내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즐거운 방식으로 생동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마지못해 받아들여야 하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위대한 프랑스 수도사는 여전히 우리에게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다. 그가 우리를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자유롭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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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 후회, 자책, 걱정, 초조를 멈추는 심리학
    • 김아라 지음
    • 유노북스
    • 2024-02-19

    “어제와 비교하지 말고내일을 짐작하지 마세요”★ 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 추천!“우울하면 과거에 사는 것이고, 불안하면 미래에 사는 것이고, 편안하면 이 순간에 사는 것이다.” - 노자“정신 질환이란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고, 정작 지금 이 순간의 현실에 살지 않는 것이다.” - 섀넌 L. 알더최근 버클리대에서는 인간의 기본 감정이 27가지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많은 감정 중 우울과 불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울과 불안이 우리가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일상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제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문제로 우울과 불안을 꼽는다. 다행히도 우울과 불안은 다스릴 수 있는 감정이다. 원인과 찾아오는 모양을 알면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은 우울은 바꿀 수 없는 과거를 후회할 때, 불안은 통제할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할 때 찾아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에 집중할 때 우울과 불안을 관리할 수 있으며, 현재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우울과 불안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우울인지 불안인지 살피는 것이다. 여기서는 불안과 우울의 다양한 증상을 실제 내담 사례를 들어 안내한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정리한우울과 불안의 다양한 모양우울과 불안은 작동하는 메커니즘과 증상이 다르고 따라서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다. 우울과 불안 관리의 첫걸음은 바로 내 증상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울을 원인으로 불안이 나타났을 때 우울을 더 다루어야지 불안과 동등하게 다루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임상심리학자이자 심리 상담가인 저자는 실제 상담에서 내담자들이 호소했던 우울과 불안의 다양한 모양을 소개한다. 물론 우울과 불안 모두에 나타나는 동일한 증상도 있지만, 우울하면 주로 후회를 많이 하고 무기력해지고 자책을 많이 하며 자기 비난이 늘어난다. 식욕과 체중이 변화하고 잠에 들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자는 모습도 보인다. 멍해지고 말이 느려지는 인지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안하면 주로 걱정을 많이 하고, 몸이 긴장 상태가 되어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어려워지는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타인의 평가에 민감해지고 죽을 것 같은 공황을 느끼기도 하며, 완벽주의와 강박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제 내담자들이 묘사한 증상을 통해 혹시 나도 이와 비슷하지 않은지 살펴보기 바란다. 만약 증상이 나타났다면 각각에 맞는 관리법을 적용하고, 우울과 불안을 완전히 끊어 내기 위한 마음 근육을 길러야 할 것이다.지금 바로 해 볼 수 있는 관리법과기초를 다지는 16단계 마음 근육 단련법만약 갑자기 우울과 불안이 찾아오거나 심해졌다면 바로 해 볼 수 있는 우울과 불안 관리법이 있다. 이 책은 우울의 대표적인 증상인 무기력감과 좌절감, 자책을 멈추는 5가지 관리법을 정리하고, 이어서 불안의 주 증상인 몸의 긴장을 완화하고 걱정을 줄이는 4가지 관리법을 안내한다. 하지만 우울과 불안은 한 번에 끊어 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더 나아가 우울과 불안 관리에 꼭 필요한 능력인 마음 근육을 키우는 16단계 과정을 제시한다. 마음 근육이란 사람에게 주어진 가장 강한 근육으로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고민해 해결법을 찾도록 돕는 능력이다. 마음 근육을 기르면 나쁜 일을 겪더라도 회복 탄력성이 높아져 우울과 불안을 쉽게 떨칠 수 있다. 16단계 과정은 지금까지 나를 괴롭혔던 생각과 행동을 유연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핵심은 3가지다. 첫째, 나를 돌보아야 한다. 즉 나에게 보상을 주어야 한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수면의 질을 높이고, 하루에 한 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몸을 움직이면 된다. 몸의 건강이 마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어떤 사건이 벌어졌다면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살다 보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도 생긴다. 특히 부정적인 상황에 놓였다면 사건이 발생한 이유를 생각하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습관을 길러야 중심을 세울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관계를 정돈해야 한다. 좋은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온다. 나와 상대방의 경계를 알고 서로가 불편한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때 건강한 관계가 형성된다. 더 나아가 서로를 배려하며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을 때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온전한 내가 될 것이다. 마음 근육은 어제의 나와 비교하지 않고 최악의 미래를 짐작하지 않도록 돕는다. 마음 근육을 단단히 키운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우울과 불안에서 벗어나 변화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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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와 미래 사이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연습 (커버이미지)
    [인문]과거와 미래 사이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연습
    • 한나 아렌트 지음, 서유경 옮김
    • 한길사
    • 2023-12-27

    “논리가 건전해지기 위해서는 자아가 현전해야 하듯,판단이 타당해지기 위해서는 타인들이 현전해야 한다.”『과거와 미래 사이』는 역사·전통·권위·자유 등의 전통적인 정치 개념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사유가 담긴 여덟 편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한나 아렌트 탄생 100주년 펭귄 기념판으로 약 20년 만에 복간되면서 아렌트 제자 제롬 콘의 서문과 2023년에 발맞춘 옮긴이의 해제와 후기가 추가되었다.이 책은 ‘전체주의’ ‘사유’ ‘행위’ ‘상투어’ ‘탄생성’ ‘다수성’ 등 아렌트 정치사상의 핵심 용어를 상세하고도 집약적으로 설명한다. ‘아렌트 개념어 사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아렌트 사상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자 그의 사상의 발전을 예견하는 중요한 문헌이다.나아가 서구철학의 이분법에 대한 아렌트의 해체주의적 연구 방법론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저작이기도 하다. 아렌트는 이 책에서 플라톤에서부터 마르크스에 이르는 이분법적 서구철학 전체에 대한 통렬한 해체주의적 비판을 통해 세계를 독해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지워진 개념들을 발굴해 새로운 현재의 용도를 발명해낸다.“자멸(自滅), 이것이 19세기에 일어난 전통에 대한 세 가지 반란의 결과 가운데 키르케고르·마르크스·니체가 공유하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피상적인 특징일 것이다”(124쪽).■ 인간다움을 재정의하다역사와 전통, 권위와 자유 등 전통적인 정치 개념에 대한 논의 속에서 아렌트는 인간실존의 존재론적 이분법을 문제 삼는다. 즉, 그동안 분리되어온 다수 인간의 ‘정치적 삶’과 단독자 인간의 ‘철학적 삶’의 불가분의 관계에 주목한 것이다. 아렌트에게 인간실존은 ‘철학적 삶’이 나타내는 사유와 ‘정치적 삶’이 나타내는 다수성의 복합체였다. 아렌트가 단독자로서의 인간만을 다루는 철학자로 불리길 스스로 거부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다운 삶, 그것은 ‘각자’의 정신 안에서 ‘서로’를 전제하고 ‘행위’하는 삶이다.“심지어 성자들의 삶조차도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삶이다”(Socialis est vita sanctorum, 182쪽).“누군가가 사유 활동을 개시하는 순간 세계를 직면해야 한다”(34쪽)는 아렌트의 주장에서처럼, “인간은 고독한 사유함에서조차 결코 혼자일 수 없다”(36쪽). 아렌트에게 사유란 인간이 세계와 타인을 상대로 행위하는 것과 똑같은 구조가 다만 인간 정신 내부에서 펼쳐지는 것이었다.이 책에 포함된 여덟 편의 에세이는 아렌트가 말한 바로 이러한 바로서의 “사유하는 방법상의 경험을 얻는 것을 목적”(94쪽)으로 한다. 아렌트는 섣부르게 사유의 대상을 규정하거나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그의 목적은 우리가 이 세계에서 “어떻게 운신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94쪽).■ ‘시간’ 개념과 인간실존왜 책 제목이 ‘과거와 미래 사이’인가. 스스로 정치사상가임을 자처한 아렌트이기에 ‘과거’와 ‘미래’라는 형이상학적 시간 개념은 언뜻 어색한 주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제목에서 주목해야 하는 단어는 ‘사이’다. 과거와 미래의 사이, 즉 ‘현재’에 대한 이야기 속에 이 책의 핵심이 들어 있다.인간은 ‘현재’를 인식하는 유일한 존재다. 플로티누스는 “과거는 지금 끝나는 시간이고, 미래는 지금 시작하는 시간”(18쪽)이라는 표현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점’으로서 ‘지금’을 말했다. 즉 통일체 또는 연속체로 인식될 수 있는 시간에 하나의 지점, 즉 ‘공간’을 만들어내며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하나의 공간으로서 ‘현재’는 이제 물리적으로 점유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이로써 인간은 현재를 인식해 세계에 자신의 ‘좌표’를 찍는다. 좌표 찍기는 그 사람이 태어날 때 시작되고, 죽을 때 종결된다. 이 ‘역사적 과정’은 철저하게 개인화된 여정으로 교환가치로 평가받을 수 없는 “독특한 비매품”(490쪽)이다. 인간은 자신을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 틈입시키면서 자신의 현재를 창조하고 확장해간다. 이 과정이 사유이며, 인간실존의 조건이다. 즉, 인간의 실존과 시간의 발생은 동시다발적인 사건이다.“오직 사람만이 시간 속 틈입이 허용되기 때문에, 오직 사람이 자신의 위치에 서 있는 한에서만 무심한 시간의 흐름이[과거·현재·미래의] 시제로 나뉜다”(88-89쪽).■ 한나 아렌트의 ‘호모 데우스’(Homo Deus)이러한 인간의 틈입으로 현재가 시작되는 순간, 즉 탄생(태어남)의 순간은 곧 한 인간실존의 시작이기도 하다. 무수히 태어나는 다수의 인간은 탄생과 동시에 자신만의 좌표 찍기를 ‘시작’하게 된다. 일차적인 생물학적 탄생 이후에도 인간은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이차적 탄생, 즉 ‘정치적 탄생성’(political natality)을 갖는다.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이 새로운 시작(선택)의 능력, 즉 행위 능력 또한 바로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의 조건’이다. 아렌트의 실존에 사유와 행위가 분리될 수 없는 이유다.모든 개별 인간은 아렌트의 이러한 인간실존적 조건들, 즉 최초의 탄생에서 비롯된 행위와 사유의 능력을 갖는다. 모든 행위는 새로운 시작을 내포하므로 무수한 예측 불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사유는 무수한 변수들 ‘사이’를 또다시 부유하고 횡단한다. 각자의 좌표를 찍어가는 이곳에 ‘절대적 진실’이 없음은 당연하다. 아렌트에게 인간사의 영역은 다양한 ‘상대적 진실들’로 넘쳐나는 공간이며 이 영역의 본질은 ‘증명’이 아닌 ‘설득’에 있다.“그리스인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법—서로를 개별적인 사람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같은 세계를 서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 즉 동일한 것을 아주 다르게,그리고 대개는 상반된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149-150쪽).넘쳐나는 ‘상대적 진실들’ 사이에서 불멸성을 획득하는 방법은 바로 ‘기억과 전승’에 있다. 아렌트가 여덟 편의 에세이에서 말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전승할 것인가. 인간의 사명이란 바로 끊임없이 탄생하는 개별 인간에게 회자되고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공통의 세계, 공통의 기억을 ‘창조’하는 것이다. 서로를 전제한 우리 각자가 모여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그렇게 ‘과거와 미래 사이’에 공통의 좌표를 찍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의 창조자인 동시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자, 한나 아렌트가 말한 ‘호모 데우스’(Homo Deus), 그는 바로 공론장의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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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 종교 권력 -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섯 번째 도약 (커버이미지)
    [인문]과학 종교 권력 -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섯 번째 도약
    • 어재혁 지음
    • 북랩
    • 2024-02-19

    인류는 다가올 미래에공존과 조화가 바탕이 된 세계를 건설할 수 있을까?이 책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명쾌한 통찰을 제공한다!공존과 조화를 추구할 것인가갈등과 환경 파괴의 대가를 치를 것인가다섯 번째 도약을 앞두고과학, 종교, 권력의 패러다임으로 통찰한인류의 현재와 미래소위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도 드넓은 우주의 변방에서 우연히 탄생한 지구라는 행성에 우연히 등장한 생물 종이다. 다른 종과는 달리 독특하게 진화하며 지구를 지배하는 지적 생명체가 되었다. 그런데 현대 인류 사회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띠게 되었을까? 앞으로 인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과학과 종교와 권력이야말로 인류사를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라는 점이다.지금의 인간 사회가 만들어지기까지 인류는 몇 번의 도약기를 맞았다. 첫 번째는 불의 사용이다. 이로써 인간은 스스로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종교의 탄생이다. 종교는 인간의 집단적 능력을 고도화시켰으며 다른 종과 확연히 구별되는 인간의 특징을 만들었다. 세 번째는 철학의 탄생이다. 이때부터 인간은 성찰과 사유를 통해 독보적인 지적 생명체가 되었다. 네 번째는 르네상스다. 이를 통해 인간은 내면의 자율성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산업사회를 만들었으며 현대의 물질적 풍요를 일구었다.현재 인류는 다섯 번째로 도약하는 중이다. 그 도약은 바로 공존과 조화를 위한 정신적, 도덕적 각성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갈등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인류는 반드시 이 다섯 번째 도약에 성공해야 한다. 다가올 미래에 인류는 공존과 조화가 바탕이 된 세계를 건설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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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역사로 풀어본 진짜 식품이야기 (커버이미지)
    [인문]과학과 역사로 풀어본 진짜 식품이야기
    • 하상도.김태민 지음
    • 좋은땅
    • 2018-09-21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추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짜’ 식품이야기/당신도 식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미식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공간을 찾아다니며 길고 긴 대기 시간마저 불사한다. 오히려 줄을 서는 그 자체를 즐기기까지 한다. 주말 아침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제는 여러 요리 예능, 미식 예능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음식이 우리 문화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중 그들이 즐기는 음식의 재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여기 그간 잘못된 온라인 식품정보를 감시하며 소비자의 오해를 해소하고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는 해결사 역할을 해 온 하상도 교수와 김태민 변호사가 의기투합하여 ‘진짜’ 식품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문화와 식품의 역사에서부터 라면, 술, 햄, 소시지, 아이스크림 등 22가지 가공식품과 물, 설탕, 소금, 지방, 계란, 육류 등 20가지 주 식재료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그에 관련한 안전성 논란, 소송사례들과 같은 사건사고들을 수록하여 더 깊고 넓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했다.식품 전공자나 식품 산업 종사자들이 알면 좋을 전문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식품과 음식산업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도와주는 기초적인 내용도 담겨 있어 식품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모두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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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재식의 역설 사전 - 마음을 지배하고 돈을 주무르고 숫자를 갖고 노는 역설의 세계 (커버이미지)
    [인문]곽재식의 역설 사전 - 마음을 지배하고 돈을 주무르고 숫자를 갖고 노는 역설의 세계
    •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4-02-19

    마음, 돈, 숫자에홀리고 혹하는 요지경 세상사알쏭달쏭한 15가지 역설과 함께좌우 앞뒤로 비틀고 뒤집어 보는 세상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매일 반복되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주치는 사람과 사물에 대해 같은 면만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익숙하고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 세상의 이면과 양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역설이라는 렌즈를 끼고 낯선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것이다.역설은 부정하기 힘든 추론 과정을 거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에 도달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과 새로운 통찰을 선사한다. 또한 필연적으로 의문과 질문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사람, 사물, 현상에 물음표를 던져 답을 찾게 만든다.그뿐이 아니다. 역설은 경제학, 정치외교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로 존재해 왔으며, 지금도 많은 연구 분야에서 하나둘 새롭게 탄생하고 있기 때문에 역설을 풀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더 넓은 지식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5가지 역설의 법칙은 일종의 사고 도구가 되어 마음, 돈, 숫자로 가득 찬 복잡다단한 세상의 이면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거짓의 거짓은 진실일까, 거짓일까?새 도로를 뚫었는데 오히려 교통 체증이 심해진다면?역설의 얼굴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이율배반이 등장하는 경우로, 모든 역설의 원형인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대표적 예이다. 이 역설은 하나가 진실이면 다른 하나는 진실일 수 없는 두 가지 주장이 동시에 진실이거나, 동시에 진실이 아니라는 결론에 닿는 논리의 모순을 품고 있다. 어느 날, 한 크레타인이 나타나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라고 외친다. 만약 그의 말이 참이라면 그 자신도 크레타인이기에 그가 하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 자체가 거짓말이라면, 모든 크레타인은 정직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이 밖에도 “여기는 아무도, 아무 말도 믿으면 안 돼. 이런 말을 하는 나조차도 믿으면 안 돼”라는 영화 대사 속 역설과 “모든 법칙 중 항상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라는 저자가 고등학생 때 직접 겪은 역설에 관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한편 논리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상식이나 고정관념으로 널리 퍼져 있는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역설도 있다. 이를테면 ‘새 도로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오히려 교통 체증이 더 악화되거나, 반대로 교통량이 많았던 길을 없앴는데 교통 체증이 완화되는 경우다.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이 상황에는 과연 어떤 역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브라에스의 역설’이 그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다.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상식과 통념을 뒤엎는 시원한 반전을 선사한다. 또한 역설의 기원과 정의에 대해 알려 줄 뿐 아니라, 역설이 얼마나 다채로운 얼굴을 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꿈틀대는지를 친절하고 쉬운 예시를 통해 보여 준다.역설적인,너무도 역설적인 세계1장 ‘마음의 역설’에서는 애빌린의 역설, 우정의 역설, 이스털린의 역설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감정, 권위, 가치와 관련된 역설을 들여다본다. 왜 회의에서 모두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결정이 되는지, 왜 나는 내 친구보다 친구 수가 항상 적은 것만 같은지, 왜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해질 수 없는지 등 우리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역설을 파헤친다.2장 ‘돈의 역설’에서는 루커스의 역설, 가치의 역설, 이카루스의 역설 등을 통해 자본, 성공, 경제의 이면에 담긴 역설을 조명한다. 보통 자본이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흐르는 것과 달리,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흐르는 ‘자본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소중한 물이 사용가치가 떨어지는 다이아몬드보다 저렴한 이유, 성공의 원인이 오히려 실패로 귀결되는 이유 등 돈을 부르고 돈을 내쫓는 역설을 다룬다.3장 ‘숫자의 역설’에서는 브라에스의 역설, 점검의 역설, 콩도르세의 역설 등을 통해 수학, 투표, 통계와 연관된 역설을 소개한다. 새 도로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교통 체증이 더 심각해진 비밀, 내가 기다리는 버스만 항상 늦게 오는 비밀,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었는데도 탈락하게 된 비밀 등 숫자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역설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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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용어의 세계 - 이야기와 뉘앙스로 배우는 (커버이미지)
    [인문]관용어의 세계 - 이야기와 뉘앙스로 배우는
    • 고이즈미 마키오 지음, 곽범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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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9

    Welcome to the Idiom World읽기만 해도 영어 감성과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영어 교양서-관용어를 중심으로 생활상과 인생관, 역사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tie the knot, a piece of cake, red-handed, forty winks……매듭을 묶다, 케이크 한 조각, 빨간 손으로, 마흔 번의 윙크…… 이게 무슨 말일까? 알쏭달쏭 수수께끼도 아니고? 순서대로 살펴보자면 ‘결혼하다’, ‘식은 죽 먹기’, ‘현행범으로’, ‘잠깐의 낮잠’이라는 뜻이다. 뜻을 듣고 보니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관용어의 세계가 그렇다. 문 밖에서 보면 무슨 말인지 영 감을 잡기 어렵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서면 찰떡처럼 상황에 들어맞아 자꾸만 쓰고 싶어지는 표현. 우리말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발이 넓다’거나 ‘얼굴이 두껍다’는 말은 외국인이 들으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짓겠지만 우리에겐 익숙하고 그 말만이 전달할 수 있는 뉘앙스가 있다. 《관용어의 세계》는 영어를 더 가깝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영어를 사랑하는 자칭 영어 ‘덕후’이자 영어표현 연구가 그리고 긴 시간 영어 텍스트를 다뤄온 편집자다. 그런 그가 신기하고 재미있고 때로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관용어를 수십 년간 수집했고 왜 그런 표현이 생겨났는지를 톺아보고 정리한 책이 바로 《관용어의 세계》이다. 인생, 업무, 식물, 동물, 인체, 색깔, 숫자 등의 11개 주제에 156개의 관용어를 표제어로 다루는데, 156개에 그치지 않고 유사한 표현이나 정반대 상황에서 쓸 만한 표현, 사용된 단어가 쓰인 짚고 넘어갈 만한 다른 표현까지 갖가지 관용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흥미롭게 이어진다. 옆에 앉아 옛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굳이 외우지 않아도 머릿속에 관용표현이 자연스레 각인된다는 것은 다른 책은 흉내 낼 수 없는 이 책만의 장점이다. 관용어란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굳어진 표현이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역사와 문화가 바탕이 된다. 그 시작점을 되짚어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냈기에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레 교양이 쌓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책은 영어 학습자에게는 영어 공부에 재미를 붙여주는 다정한 초대장 같은 역할을, 관심사가 다양한 호기심 많은 독자에게는 해당 지식을 풍부하게 전달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술술 읽기만 했는데 영어 감각이 생겨나고 영어 표현이 입에 붙고 교양까지 쌓이는 즐거운 경험을 해보기 바란다.왜 그렇게 표현하지?더 실감 나고, 더 재치 있고, 더 멋들어진 표현이 가득관용어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가 특정한 뜻으로 굳어진 표현이기에 특히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그 표현이 왜,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살펴보면 자연스레 뉘앙스가 스며들고 한번 스며든 이후에는 해당 표현이 잘 잊히지 않는다. 단어와 숙어를 외우느라 고역이었다면 영어 공부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예를 보면 어떤 관용어는 보자마자 그 연원이 짐작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그 뜻을 봐도 고개가 갸웃거려질 것이다. 해석만 봐서는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는다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책 속에 답이 있다). 그리고 읽다 보면 영어 문화권의 생활상과 인생관, 역사가 한 발짝 더 가까이 느껴질 것이다.* have butterflies in one’s stomach [위장에 나비가 있다? ⇢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rubberneck bus [고무 목 버스 ⇢ 관광버스]* eat crow [까마귀를 먹다 ⇢ 굴욕을 달게 받다]* a dog’s age [개의 시기 ⇢ 긴 세월]* have a green thumb [엄지가 초록색이다 ⇢ 식물을 잘 키운다]그 외에도 변화하는 세태에 맞춰 생겨난 Disneyland daddy(이혼한 후 정해진 날짜에만 아이를 만나는 아빠로 이전에는 zoo daddy라는 표현을 썼다)나 요즘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때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moonlight(본업 외에 부업을 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등 눈여겨볼 만한 표현이 가득하다. 책에서 다양한 표현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동안 a whale of a time(놀라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교양과 영어 감각이 저절로 쌓이는재미있는 관용어의 세계한번 읽으면 잊히지 않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11장으로 구성된 책은 156개의 표제어로 이뤄져 있는데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궁금한 표현을 골라서 먼저 읽어도 된다. 인생, 업무, 재치, 공포, 동물, 인체, 식물, 색깔, 인명, 지명, 숫자를 주제로 한 가지 표현이 한두 페이지에 걸쳐 간명하게 정리되어 있어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갈뿐더러 해당 표현이 기억에 잘 남도록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다.책에는 영어에 푹 빠진 저자가 수십 년간 수집한 관용표현과 그 어원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데, 쉽게 읽히지만 읽다 보면 수많은 문헌을 두루 살펴 정리한 저자의 집요함이 느껴진다. 영어의 어원을 알아내려면 인도 · 유럽어족, 그리스어, 라틴어, 켈트어, 게르만어, 고대 영어까지 시간적으로는 6,000년 전으로까지, 공간적으로는 영국,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 등 세계로 범위를 넓혀야 하기 때문이다. 시공간적으로 방대한 자료를 간략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정리한다는 게 쉬울 리 없다. 그렇기에 한 가지 표현에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할 때는 하나의 설로 압축하고자 욕심내지 않고 여러 문헌에 남아 있는 가설을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어원 하나하나가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 당시의 상황을 배워나가는 재미가 있다.고르고 고른 다양한 관용어와 방대한 자료를 섭렵해 소화하기 쉽게 풀어낸 이야기를 읽다 보면 분명 영어 지식과 교양을 한꺼번에 얻었다는 충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책을 읽기 전에는 궁금증을 유발하고 다 읽은 후에는 인덱스 역할까지 하는 차례를 알차게 활용한다면 책 읽는 재미가 한층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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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한 걱정 (커버이미지)
    [인문]괜한 걱정
    • 조지 월턴 지음, 류재춘 옮김
    • 이다북스
    • 2018-09-21

    도서출판 이다에서 걱정 때문에 힘들고 지친 이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 《괜한 걱정》을 출간했다. 하면 쓸데없지만 안 하면 허전한 걱정. 하지만 그 때문에 늘 불안하고 두려운 이들이 적지 않다. 걱정이 앞서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한다. 걱정할수록 삶은 더 힘들어진다. 이 책은 그런 이들을 위한 안내서이자 심리 치유서이다.하면 쓸데없고 안 하면 허전한 것 걱정을 없애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힘들다. 그러나 일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길을 알면 걷는 것은 그다지 힘들지 않다. 사전에는 걱정을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우는 것’, ‘지나치게 고민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그렇다. 걱정은 고민이 많거나 심한 것이 아니라 잘못될 것을 미리 염려해 불안해하며 지나치게 고민하는 탓이다. 걱정이 어느 정도여야 병인지 따지기보다는 누구나 하는 걱정을 유독 지나치게 짊어지느냐를 따져야 한다. 걱정의 8할은 쓸데없다고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면 허전하고 더 불안해진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걱정하느라 힘들어하고 있지는 않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불안한가? 걱정들에서 벗어나려고 애쓸수록 피곤하고 지치는가? 걱정한다고 걱정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그만 걱정은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은가? 걱정으로 힘겨운 이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문제는 막연하게 그리고 극단적으로 매달리고 애타하는 걱정 때문에 일어날 일들이다. 지나친 걱정은 자신을 지치게 한다. 누구나 걱정을 안고 살지만 모두가 걱정에 매달려 살지는 않는다. 걱정은 하지 않으면 허전하겠지만 할수록 쓸데없다. 더구나 걱정은 할수록 삶은 그만큼 더 힘들어질 뿐이다. 누구나 잘못한 과거를 후회하지만 그렇다고 그 때문에 앞날을 미리 후회하지 않는다. 더구나 어제 때문에 오늘 힘들지만, 내일은 어떤 새로운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불안해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마음을 놓지 못하지만, 걱정한다고 회복이 빨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애써 걱정하고, 그 걱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조차 힘겨워하곤 한다. 나중에 돌아보면 결코 일어나지 않은 괜한 걱정 때문에 자신을 지치고 힘들게 하기도 한다. 남들은 괜찮다지만 불안해서 걱정만 앞서고, 끊임없이 걱정하고, 그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운 이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 《괜한 걱정》.걱정을 덜어내는 마음의 습관들, 《괜한 걱정》《괜한 걱정》은 말한다. 걱정을 완전히 없애려 하지 말라고. 남의 걱정을 없애주려고 안달하지도 말라고. 그것은 걱정을 병으로 보는 탓이라고. 걱정은 병도, 혐오스러운 것도 아니다. 다만, 걱정이 많은 것이 문제다. 걱정은 누구나 하지만 모두가 걱정 때문에 힘든 것은 아니다. 걱정 자체를 들먹이기보다는 무엇을 걱정하는지 들여다보고 어떻게 다루느냐가 최선이다. 아울러 이 책은 걱정이 어떻게 우리 몸과 마음을 지치고 병들게 하는지 살펴보는 한편, 걱정을 덜어내는 마음의 습관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특히 불안과 신경증을 비롯해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지나친 불안과 의심, 두려움, 비합리적인 상상에서 비롯되며,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걱정부터 덜어내야 한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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