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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버무어 두 번째 이야기 원더스미스 2 - 모리건 크로우와 원더의 소집자 (커버이미지)
    [문학]네버무어 두 번째 이야기 원더스미스 2 - 모리건 크로우와 원더의 소집자
    •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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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비 종친회 (커버이미지)
    [문학]노비 종친회
    •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04-14

    속보! 전국민의 95%, ‘자신은 양반의 후손’이라고 밝혀조선 초기 전체 인구의 10%도 되지 않던 양반의 비율이 후기에 들어서자 그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져, 21세기인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95%가 자신이 양반 가문이라고 밝혀 화제다. 이로써 당시 중인과 노비였던 많은 이들의 후손은 그 행방이 오리무중이 되고 만 것이다. 핏줄의 진실에 대해 모두가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못 들은 체한다. 더러는 시골에서 가져왔다는 족보가 뜬금없이 올컬러에 양장본이라 당혹감이 이만저만이 아닌 가운데, 여기 진짜 노비의 후손들이 나타났다.“우리 가문이 세상에 노비래요, 노비! 모르셨어요?”헌봉달. 대한민국에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성씨를 가진 한 남자가 어느 날 종친회를 설립한다. 희귀 성씨인만큼 찾는 이가 뜸할 줄 알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곳곳에서 헌씨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웬걸? 이혼 위기의 전업주부, 탈북자, 어딘지 음흉해 보이는 노 교수, 전직 깡패,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청년, 엄마 성씨를 따른 문제아까지. 그야말로 좌충우돌 오합지졸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나름 뿌리를 찾겠다는 의지 하나만은 강력하다. 종친회에서 감투 하나씩 맡은 이 많은 뱃사공들 틈에서 회장 헌봉달은 은밀한 계략을 진행시키는데... 과연 노비 종친회의 미래는?뛰어난 상상력과 흡입력을 인정받아 이미 드라마로 제작 중인 전작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에 이은 또 하나의 화제작.이번에는 한껏 더 유쾌 발랄하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돌아왔다. ‘고호’ 작가가 야심 차게 들려주는 현대판 ‘뿌리 찾기’ 프로젝트!뿌리 깊은 족보 문화에 던지는 발칙한 의문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대박을 꿈꾸던 사업이 실패하면서 인생의 막다른 길에 내몰린 주인공 헌봉달. 노모가 전답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준 덕에 가까스로 목숨은 부지했건만. 편의점을 전전하며 재기를 꿈꾸던 그가 마지막 카드로 꺼내든 카드는 다름 아닌 종친회. 희귀 성씨이기에 친족들을 제외하고는 만나본 적도 없는 그가,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던 ‘진주 헌씨 종친회’를 발족하기에 이른다. 헌봉달과 오합지졸 헌 씨들의 기상천외, 고군분투 종친회 설립 프로젝트! 수백 개의 성씨 중, 눈을 씻고도 찾기 힘든 ‘헌’씨“우리는 노비 가문인가요?”희귀 성씨인 ‘헌’씨. 녹록지 않은 각자의 현실에서 지지고 볶으며 살아오던 헌 씨들 - 사업 실패자, 이혼 위기의 전업주부, 탈북자, 정년퇴직 후 노년이 심심한 노교수, 전직 깡패, 미국 입양 청년, 엄마 성씨를 따른 문제아 - 이 모여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물론 그들의 여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자신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던 중 헌 씨가 과거에 노비였다는 문서가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발칙한 상상.“우리 가문이 세상에 노비래요, 노비! 모르셨어요?” - 본문 중에서반전에 반전. ‘노비 종친회’는 예측하지 못한 일들에 휩싸이고. 그들이 노비 가문일지언정 뿌리를 찾아가고자 애쓰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진한 우정과 혈육의 정. 헌 씨들의 우스꽝스러운 휴먼 스토리에 독자들이 한참 웃다 책장을 덮을 때쯤 되면, 가히 가볍지만은 않은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어쩐지 사랑스러운 헌 씨들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과연 ‘노비 종친회’는 숨겨진 헌씨 가문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 것인가?이런 탄탄한 스토리 전개의 힘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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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도시 (커버이미지)
    [문학]녹색도시
    • 은기에 지음
    • B&P Art&Culture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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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커버이미지)
    [문학]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 안나 가발다 지음, 김민정 옮김
    • 북레시피
    • 2023-04-14

    프랑스 서점가에 기적을 일으킨 안나 가발다의 데뷔작!초판 999부, 하지만 프랑스 서적상과 대중들의 입소문으로프랑스에서만 190만 부 판매, 전 세계 40개국 번역 출판!프랑스 서점가에 기적을 일으킨안나 가발다의 데뷔작!스냅사진 같은 매력적인 이야기들, 맑은 보석 같은 소설!서점가에도 가끔 작은 기적이 일어나지만 그런 일은 아주 드물다. 그러나 소규모 독립출판사에서 출간한 무명작가의 작품집에 대한 소문이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르 수아르초판 999부, 대중들의 입소문으로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다!안나 가발다의 데뷔작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1999년)의 초판 발행 부수는 고작 999부였다. 이름 없는 작은 출판사에서 나온 무명 신인 작가의 단편집에 언론이 주목할 리도 없었다. 그러나 소박한 대중은 자기들을 닮은 이 책을 놓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 책을 집기 시작했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번져갔다. 책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가 책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고백했다. 장편소설만을 우대하고 단편은 그저 습작이나 장편의 일부분 정도로 여기는 프랑스의 문학 풍토에서 단편집이 70만 부 이상 팔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 안에 머물렀으며, RTL 방송과 월간 문학지 《리르》가 독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RTL-리르 문학 대상’을 받았다. 프랑스 서점가에 기적을 일으킨 안나 가발다의 첫 소설집은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190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전 세계 4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안나 가발다는 치마를 입은 상뻬다. 첫 번째 작품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놀라운 소설집. - 르 피가로마음을 끄는 제목. 기발하고도 신랄한 안나 가발다의 소설들은 웃기면서 슬픈 묘한 매력을 가진다. - 마리프랑스밑줄을 그어야 할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 - 프랑스 수아르지금, 당신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요?당신, ‘하룻밤의 불장난’이니 뭐니 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죠? 혼자이면서 왠지 불행해 보이는 남자와 뭔가 이루어질 것 같은……. 당신이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거 다 알아요. 당연하죠. 그래도 생제르맹데프레 거리의 그 멋진 식당이나 카페 ? 브라스리 리프나 카페 되마고 ? 에 앉아 삼류 연애소설이나 뒤적이고 있을 순 없을 거 아녜요. 물론 그럴 순 없죠. 그러니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p. 12)안나 가발다의 글에는 계단을 오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기분이나, 잘 열리지 않는 편지봉투를 찢으며 애를 먹는 심정, 또는 연주하기 어려운 악보를 대하며 무심히 찡그리게 되는 느낌이 한꺼번에 녹아 있다. 그녀는 마음속에 숨겨놓았던 내밀한 이야기들을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에 마치 익숙한 노래를 읊조리듯 무심한 어조로 풀어놓았다. 작가는 파리 사람들의 세련된 일상과 지방의 단조로운 생활, 신랄함과 유머, 궤변과 익살을 동시에 표현해냈다. 전체 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집은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 남녀들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경쾌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닿을 듯 말 듯 스치는 남녀 간의 사랑을 바라보는 한편으로, 그로테스크한 면을 들추며 인간 내면의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기도 한다. 카르티에라탱을 쏘다니다가 만난 두 남녀, 첫눈에 반해 이어진 로맨틱한 저녁식사까지는 좋았는데 무례하게 흘끔거리는 시선과 걸려오는 휴대전화 때문에 분위기가 자꾸 깨진다…… 결혼식에 참석하려는 임산부가 방금 배 속의 태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행복한 척하며 진실을 부정하는 이야기, 아버지의 재규어 자동차를 빌린 십대 두 명이 잔뜩 흥분한 멧돼지를 들이받는다는 이야기……. 그녀의 소설은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시각적인 묘사가 워낙 뛰어나기에 다 읽고 나서도 이야기 속의 장면들이 자꾸만 떠오른다.모든 세대의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작가, 아름다운 금발의 작가가 바라본 사소한 일상의 빛깔안나 가발다는 등장인물들의 우스꽝스럽고 하찮은 면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작가이다.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그녀의 재치 있는 표현들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그녀의 소설을 읽고 나면 여러 가지 모순된 감정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문체는 가볍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기복은 아주 심한 편이다. 그래서일까, 분명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누군가가 옆에서 큰 소리로 읽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도 날카로운 외침에서 속삭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량의 목소리를 구사해가며. 바로 이런 느낌들 때문에 안나 가발다의 소설이 더욱 매력적이고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안나 가발다의 이야기 솜씨가 탁월한 것은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덧없이 스쳐가는 사람들까지도 자세히 관찰할 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자신만의 상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표시한 작가는, 행복하게도 그녀의 또 다른 작품을 기다리는 수많은 독자들과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언론의 막강한 후광도 없이,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만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밝고 섬세한 눈과 깔끔하고도 감칠맛 나는 작가의 문체 때문이다. 그녀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요란스럽게 글을 쓰지 않는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흔히 겪을 만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군더더기 없이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쓴다.“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을 탐험해보고자 했다. 사실 나는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다. 그래서 되도록 쉽게 쓰려고 한다. 내겐 나 자신보다 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더 중요하다. 또, 나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이들을 위해 글을 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그런 독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 안나 가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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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에의 난 (커버이미지)
    [문학]누에의 난
    • 김도연 지음
    • 문학의숲
    • 2023-04-14

    깊은 밤 / 누에 한 마리 / 사각사각 뽕잎을 갉아먹는다 / 잠도 잊은 채 / 누에 한 마리 / 가늘고 고운 비단실을 토해내며 / 멀고 먼 길을 가고 있다 / 비단길이다 / 누에 한 마리 / 엄마, 아버지, 동생들 찾아 /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을 날아간다. -작가의 말과거 현재 미래로 연결된 운명을 깨닫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소설가 김도연은 중앙신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무영문학상, 강원문화예술인상을 수상하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4권의 소설집, 2권의 산문집, 5권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누에의 난』은 김도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전 작품들에서 삶의 구슬픔과 애잔함, 인간성의 모순 등을 그려왔던 작가는 『누에의 난』에 가족의 사랑과 따스함을 오롯이 담았다. 모든 사건의 원인이며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는 누에. 그 성장과정을 따라가며 주인공은 누에를 통해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닥쳐온 불행에 대한 상처를 대면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누에의 삶에는 약간 특징적인 데가 있어. 사람처럼 매일 자는 게 아니라 한 달 반 동안 딱 네 번만 잠을 자. 한잠, 두잠, 석잠, 넉잠. 잠에서 깨어나면 허물을 벗어. 뱀처럼. 그 나머지 시간은 오직 뽕을 먹는 일만 하고. …… 그렇게 줄기차게 뽕을 먹다가 때가 되면 먹기를 멈추고 고개를 쳐든 채 두리번거려. 고치 지을 장소를 찾는 거지. 저 누에들처럼. 변신할 때가 됐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는 걸 거야.”직장에서 해고된 건식은 시장에서 누에애벌레를 만난다. 쪄서 말리면 약이 된다는 장사꾼 할머니의 수완에 넘어가 누에애벌레를 사게 된 건식은 어이없어 하는 아내, 호기심을 보이는 아들의 시선을 받으며 누에들을 위한 잠실을 준비한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엄마가 빚보증을 서서 남의 빚을 갚아야 하는 건식의 가족이 등장한다. 아버지는 술 마시고 술주정으로 화를 풀고 엄마는 가족들이 사용하는 방까지 잠실로 만들며 누에를 키워 빚을 갚으려 한다. 중학교에 다니는 건식뿐만 아니라 건식의 여동생 예식이, 남동생 하식이, 농사철이 되면서 성실한 농사꾼으로 돌아온 아버지 모두 누에 키우는 일에 동원된다. 하루하루 뽕잎을 따서 누에들에게 먹이고 잠실을 따뜻하게 덥히며 정성껏 돌본다.뽕잎 따러 갔던 가족들이 누에가 되어버렸다!소년 건식은 가족들을 대신해 혼자서 누에를 돌봐야 한다이것은 꿈일까 현실일까어느 날 건식이 학교에서 돌아오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녁설거지하고 가족을 기다리지만 밤이 깊어가도 소식이 없다. 등짝에 붙은 서늘함을 없애기 위해 따뜻하게 데운 잠실 안으로 들어가 눈을 감았는데, 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엄마,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많은 누에들 속에서 뽕잎을 갉아먹지 않고 고개를 들고 있는 네 마리의 누에. 엄마, 아버지, 여동생 예식이 남동생 하식이.뽕잎 따러 산에 갔던 가족들은 왜, 어떻게 누에로 변해서 건식에게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이제 잠실 안의 수많은 누에를 돌보는 일은 오롯이 건식의 몫이 되었다. 누에가 된 엄마 아버지의 지도에 따라 산에 가서 뽕잎을 따고 그것을 누에들에게 먹이고, 찾아온 이웃 아줌마 아저씨도 상대해야 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나도…… 누에가 되고 싶다.”고.현재의 누에와 가족들 모습, 기억 속 누에와 가족들 모습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기억 속 꿈, 꿈속의 기억, 현재의 꿈, 그리고 현실. 어떤 게 진짜 있었던 일이고 그렇지 않은지 모르게 연결되는 장면들을 통해 상처가 너무 커서 외면했던 가족들과 누에에 대한 기억들을 꺼내 올린다. 건식의 아내는 말한다. “누에와 얽힌 어떤 기억들을 잘 정리했으면 싶어.”“솜사탕 같은, 안개 같은 실이 솔잎 사이에서 둥그렇게 피어났다. 한없이 가느다란 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었다. 그 가운데에 누에가 있었다. 누에는 입에서 토해내는 가느다란 실로 처음에는 성기게,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촘촘하게, 마치 천을 짜듯 둥근 집을 지었다. 집 밖에서가 아닌 집 안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먹었던 뽕잎을 실로 만들어서 문도 없는 집을, 한동안 스스로를 가둬버리는 집을 줄기차게, 맹렬하게 짓고 있었다. 번데기로 변해 또 다른 잠을 자기 위한 준비였다. 잠을 자는 동안 다른 천적들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집이니만큼 튼튼해야 했다.”“이렇게 다시 누에를 만난 게 기뻐, 나는.”돌이킬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새로 만들어가는 희망어린 시절 엄마는 뽕잎을 썰면서 세 남매에게 누에에 관한 옛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줬다. 저녁에는 엄마가 차려준 냉이된장국 밥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었다. 이제 성인이 된 건식은 누에가 고치 지을 잠박을 만들면서 아들에게 누에 이야기를 들려준다.그러는 동안 아내가 차린 냉잇국 밥상이 들어온다. 아스라이 잃어버린 슬픈 가족의 따스한 기억과 현재 건식이 만들어가고 있는 가족의 따스함이 대비된다.우리는 누구에게나 그리운 시절이 있다. 설령 가족들이 누에로 변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의 보살핌과 보호를 받던 시절.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고치를 만들고 자신을 유폐시키던 시절. 그러나 언젠가는 고치를 뚫고 나방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성장해 가는 인간의 삶과 누에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누에의 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누에나방처럼 날개를 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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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속의 겨울 (커버이미지)
    [문학]눈속의 겨울
    • 문진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23-04-14

    방황과 유예의 시절이 거쳐 간 낮선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문진영의 소설집 『눈속의 겨울』 에 실린 10편의 소설을 편의상 아래의 세 종류로 분류해 볼 수 있겠다. 1. 젊은 세대의 일상과 꿈 이야기 젊은 세대의 일상과 꿈을 다룬 작품들, 즉 「내일의 날씨」, 「눈 속의 겨울」, 「일인용 소파」, 「남쪽의 남쪽」, 「두 개의 방」은 작가의 첫 작품에서부터 견지되어 온 문제 의식을 담은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 젊은 세대의 불안한 삶을 그렸던 김미월 작가처럼 문진영 작가 또한 그러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진영 작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작중 인물들의 ‘방황’과 ‘유예’적 상황을 더욱더 끌고 나온다. 예를 들어, 「눈 속의 겨울」이나 「일인용 소파」처럼 젊은 세대가 처한 고단한 일상만이 아니라, 타지(호주)에 서 살아간다는 상황을 설정함으로서 작중 인물들의 앞으로의 삶에 어떠한 이정표를 암시하지 않고 여백으로써 비워두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들에게 주어진 방황과 유예는 단지 젊은 세대로서 경험하는 것으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존재로서 피할 수 없는 문제이자 ‘정답 없는 정답’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일인용 소파」는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 가운데 유일하게 ‘액자식 구성’을 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도 호주에 여행을 온 주인공 “나”가 등장하여 이 책의 제목인 「눈 속의 겨울」과 연작소설이 아닌가 할 정도로 유사하다. 두 소설의 주인공 나는 유사한 나이에 유사한 이유로 유사한 남자 친구와 헤어져 호주의 시드니로 떠난다. 전자는 ‘어학 연수생’으로 후 ‘오 페어’로 시드니에 머무르면서 일어난 이야기다. 작가의 체험이 느껴지기도 하는 이 두 작품을 읽자면, 연작소설로 한 권의 작품집을 완성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한편으론 한 욜로족의 무책임하고 대책 없는 도피처럼 보여지기도 하는 호주 행(行)이지만, 그녀들에게는 이 여행이나 체류가 그동안 지금껏 자신에게 무수히 강요되어 왔던 어떠한 지위나 역할로부터의 완전한 자유를 도모하기 위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싶다. 「남쪽의 남쪽」도 방황과 유예에 관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어봤다면, 당신 또한 “네로”라는 인물이 벌이는 기이한 “장례식”에 잠시나마 눈길이 머물렀을 것이다. 주인공인 “나”의 외사촌 형인 “네로”가 치루는 장례식이란 것은 사망한 작가의 책을 불태우는 일이다. “죽은 작가의 책들을 책꽂이에서 꺼내고 나면, 거기에는 적당히 네모난 구멍이 생”기게 되는데, 그 ‘구멍’은 작가의 죽음에 따라 비워지고 메워지는 것을 반복했던 것이다. “네로”의 서재라는 작은 세계조차도 마치 자연의 섭리처럼 운행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질서는 생과 사의 끊임없는 순환과도 같으며, “네로”는 그에 따라 동일한 의식을 진행하는 일종의 사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촉망받던 그의 이런 변신은 어머니(한 가족)의 상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며, 결국에는 고단한 일상과 “쓸쓸한 기분”을 해소할 수 있는 나름의 의식이다 싶다. 또 다른 보통의 인간형을 벗어나는 등장 인물인 “연”의 문신도 이러한 섭리로써 본다면 납득할 수 있다. 마치 겨울을 견디는 나무처럼 앙상한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문신은 어쩌면 “연”의 감춰진 내면의 황량함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작품 말미에서 “네로”는 “연”에게 “잎도 그려. 꽃도 그리고.” “향기 좋잖아.”라고 제안한 것은 밝은 미래가 열려있음을 암시하고 있다.2. 보통 아닌 가족의 이야기 작가의 작품들에서 공통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가족’이다. 유독 문진영 작가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흔히 여기는 일종의 ‘보통 가족’이 드물다. 어떤 가족은 부모가 이혼을 했고, 아니면 이혼을 해서 혼자 살고 있거나, 또는 방금 살펴본 「남쪽의 남쪽」의 “네로”처럼 가족과 사별한 경우도 있다. 지금은 흔히 있는 1인 가구의 생활도 다루고 있다. 이렇게 가족을 등장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가족’이라는 기존 질서에 대한 회의(懷疑)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앞서 다룬 「엄마에게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도 그러하고, 「방공호」에서 엿볼 수 있는 1인 가구의 세태, 그리고 「딸기맛」에서 자매 중에 막내인 주인공 “나”의 시선을 보면 ‘가족’이라는 문제가 자연스레 떠오를 수밖에 없게 된다. 가족에 관한 문제 의식을 담은 「방공호」나 「딸기맛」은 작가의 또 다른 문제 의식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흔히 ‘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작품들도 있어 왔으나, 문진영 작가의 시선은 ‘가족’이란 무엇인지 직시함과 동시에, 또 다른 가족(「방공호」)을 상상하는 작업의 일환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과 같이 아무리 ‘1인 가구’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족’은 젊은 세대와 중년 세대 간의 갈등을 내포하는 문제이기도 하니까. 「방공호」는 화자의 친구인 X와 그녀의 동생 Y의 자매 관계가 보통의 가족 관계와는 이질적인 관계라 이곳에 분류했지만, 이 소설은 ‘방황’과 ‘유예’라는 젊은이의 일상과 꿈이라는 분류에 넣어도 될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베게트의 희곡인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케 하기도 하며, 이 작품의 마지막 문장인 “그때 삑삑삑삑,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는 장면은 여운이 깊고 울림이 크다. 과연 그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며 등장할 사람은 그 방의 주인인 X일지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인물의 등장일지 독자의 호기심을 놓아주지 않는다. 창밖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노을은 라라의 코처럼 연한 분홍색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더 붉어지기 시작했다. 취해서인지, 아름다웠다. 우리는 한참을 말없이 북한산 능선 위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는 맞은편 의자에 앉아함께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X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때 삑삑삑삑,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3. 중년의 삶 이야기 ‘청춘’을 누리는 젊은 세대들은 장밋빛과도 같은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앞만을 보고 달리지, 정작 자신들에게도 언젠가 찾아올 중년 또는 노년에 대해서는 다소 무지한 감이 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면 그들 또한 어느덧 중년, 더 이후에는 노년이 될 것이고 그때가 온다면 그들도 그 시절을 단지 추억으로써만 음미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청춘’의 아름다움이란,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수록 세월의 무게가 더욱더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일 테다. 한층 성숙한 작가는 이 문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어둡게만 칠하지는 않는다.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 가운데 등장하는 중년의 인물들은 여전히 자신들에게도 아직 ‘청춘’다운 면모가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확인하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 바로 「엄마에게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에서 등장한 “아빠”나, 「나비야」의 주인공인 “미희”라고 볼 수 있다. 「엄마에게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의 주인공 부모는 이혼을 한 상태이고, 그녀는 이미 아빠에게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가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난 “아빠”의 새로운 삶이다. “연애”를 하면서도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다는 주인공과는 달리, “아빠”는 청년 못지않게 불같은 연애를 시작했고, 또 자신이 예전부터 꿈꾸었던 자유로운 상을 누리기 시작한다. “그냥 식당 아줌마”가 된 “엄마”와는 완전히 다르다. 공장을 정리한 “아빠”는 “지금은 모 초등학교서 학교 보안관” 일을 하면서 “따뜻한 손”을 가진 “동거녀”와 함께 행복한 노후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아빠”의 제2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보는 주인공의 시선에서는 처자식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거부감이라든지, 아니면 새 인생을 축복해준다든지 하는 감정은 배제되고 그저 기계처럼 건조할 뿐이다. 「나비야」는 중년이지만 아직 미혼인 미희는 “간호사로 20년을 일했”고, “나머지 20년은보건소에서 일했고 보건소장”까지도 지냈다. 그런 그녀에게 “현장”은 오로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장소였다.‘결혼’은 다른 무엇보다 “훨씬 더 미지의 일”에 가까웠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그녀는 적어도 ‘가족 내 역할’이라는 굴레로부터는 조금 자유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내면에 깃든 불안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아 보인다 「골든 슬럼버」는 삼십 년의 지하철 기관사로 봉직하며 어머니와 사별했고 동료의 자살도 목격하여 정신건강과 약까지 복용했던 아버지가 직장을 은퇴하자마자 커다란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홀로 인도로 귀환이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버린 아버지가 그때그때 보내주는 “보아라~” 로 시작하는 엽서를 통해 이야기의 한 축을 날로 엮어가고 다른 한 축은 주인공이 승주라는 동기생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로 씨줄로 엮어간다. 인도를 여행하는 아버지는 길 위의 수행자 같아 보이고, 주인공과 승주는 썸타는 사람처럼 미래가 불확실하고 모호하다. 특별히 이 작품과 「남쪽의 남쪽」 만 화자가 남자다. 편의상 위의 세 종류로 여기 실린 10편의 소설들을 분류해 보았지만, 젊은 세대 소설이든 중년 세대 소설이든 평범하고 화목한 ‘보통의 가족’ 관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들을 편의상 이러이러한 부류로 나눈다는 것은 처음부터 단추를 잘 못 낀 것인지도 모른다. 하여 이 소설집에서 「방공호」, 「남쪽의 남쪽」, 「일인용 소파」, 「골든 슬럼버」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독자들이 직접 읽고 스스로 음미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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