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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의 왕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어둠의 왕관
    • 사라 제이 마스 (지은이), 공보경 (옮긴이)
    • 아테나
    • 2022-02-24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USA 투데이 베스트셀러사라 제이 마스의 유리왕좌 시리즈 2권 ‘어둠의 왕관’ 출간!<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라 제이 마스의 ‘유리왕좌 Throne of Glass 시리즈’ 중 2권, ‘어둠의 왕관’이 출간되었다. 사라 제이 마스는 이번에 출간된 ‘유리왕좌’ 시리즈(총8권)을 비롯해 ‘가시와 장미의 정원 A Court of Thorns and Roses’, ‘초승달 도시Crescent City’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하나의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는 작가다. 그녀의 작품들은 세계 37개 언어로 번역되어 900만 부 이상 팔렸다. 이 책 <어둠의 왕관>은 사라 제이 마스의 ‘유리왕좌’ 시리즈 8권 중 2권으로 왕의 전사가 되어 암살 임무를 수행하는 셀레이나 사르도시엔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사랑과 이별, 우정과 배신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고대 마법의 부활과 현실 정치의 반란이 교차한다. 현실보다 현실적이고, 환상보다 환상적이 에렐리아 세계관의 정수가 펼쳐진다. 거대한 서사와 섬세한 감성,판타지 소설의 문법을 바꾼 여성 서사의 등장판타지 소설은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었다. 판타지의 세계에서도 여전히 남자 주인공과 남자 악역이 펼치는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판타지 소설에서 여성은 영웅적 남자 주인공의 전리품 혹은 영웅의 행로를 방해하는 유혹녀의 역할로만 한정되었다. 간혹 여성이 비중 있는 역할을 하더라도 언제나 남성 주인공의 보조 역할뿐이었다. 사라 제이 마스는 기본적으로 판타지 소설 특유의 거대한 세계관과 예측하지 못한 전개에 충실한 작가다. 하지만 영웅과 악당, 투쟁과 살육의 거친 세계를 과감하게 묘사하면서도 섬세한 문장, 여성만이 알 수 있는 세밀한 감정 표현 등 남성 작가는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저자는 남성 위주의 판타지 소설에서 여성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힘의 원천을 찾아라그것이 네 운명이고네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다격렬한 투쟁의 승리로 마침내 왕의 전사가 된 셀레이나 사르도시엔. 그 왕은 바로 가족을 죽이고 나라를 무너뜨린 원수, 하지만 자유를 얻기 위해 그의 명령에 따라 암살 임무를 수행하고 충성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왕의 암살 명령은 자객 시절 알고 지낸 사람을 향하고, 셀레이나는 갈등한다. 강요된 충성심과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셀레이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비열한 암투의 한가운데 자리하게 된다.한편, 금지된 마법이 왕실 한가운데서 힘을 발휘하며 왕자를 위협하고, 왕자와 셀레이나는 자신의 비밀을 숨기려 하지만, 마녀 종족의 우두머리는 그 비밀을 알고 있다. 근위대장과의 뜨거운 사랑은 완성과 동시에 무너지고, 네히미아와의 우정도 영원의 강을 건넌다. 어둠에 감춰진 진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셀레이나는 오랫동안 숨겨온 힘의 원천을 찾기로 한다.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환상보다 더 환상적인 이야기 마법과 정치가 대결하며, 어둠과 진실이 화해한다!왕의 폭정이 심해질수록 반란 세력은 점점 더 커지고, 이들은 사라진 테라센의 왕녀 에일린 갈라시니어스를 새로운 구심점으로 삼아 힘을 모은다. 귀족부터 평민까지 반란 세력은 곳곳에 숨어 있다. 이들은 셀레이나마저 끌어들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그녀는 끝내 모든 것을 잃는다. 절대적인 악도, 절대적인 선도 없는 정치의 소용돌이. 반란 세력은 아달렌의 왕에게 감춰진 비밀의 힘을 파헤치기 위해 왕실에 잠입한다.이일웨이의 공주 네히미아가 꿈꾸는 해방, 셀레이나가 꿈꾸는 복수와 자유, 에일린 갈라시니어스가 꿈꾸는 반란과 부활. 세 여인의 꿈을 이용하려는 왕과 반란 세력의 암투가 이어진다. 현실과 환상이 뒤엉킨 사라 제이 마스의 세계관은 때로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환상보다 더 환상적이다.왕의 자객과 강철 같은 근위대장의 사랑숨겨진 힘에 눈을 뜨는 왕자와 모든 것을 아는 마녀왕의 폭정이 더해질수록 반란 세력은 단단히 모이고셀레이나를 둘러싼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진다《유리왕좌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력의 범위를 뛰어넘는 놀라운 세계관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서양의 중세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시대는 고대와 연결되어 있고, 현대만큼 자유롭다. 폭력과 살상이 난무하지만 우정과 사랑도 소박하게 꽃피운다. 천년의 시간을 넘나들고, 치열한 정치적 음모와 암투가 펼쳐진다.이 책은 미지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판타지소설이자, 시련 속에서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스소설이며, “시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나에게 주어진 운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셀레이나가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 순간, 두꺼운 갑옷을 벗어던지듯 독자들도 그녀와 함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다.□ 등장인물셀레이나 사르도시엔‘왕의 전사’가 된 에렐리아 대륙 최고의 암살자이다. 아달렌 왕국의 정복 전쟁과 압제에 대한 반감을 숨긴 채 아달렌 왕의 명령을 받아 암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왕실 근위대장인 케이올 웨스트폴과 사랑을 키우지만 끔찍한 사고 이후 관계가 멀어졌다. 왕실의 비밀을 캐내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숨겨진 또 다른 운명과 힘을 발견한다.케이올 웨스트폴아달렌의 왕실 근위대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셀레이나와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셀레이나와 매일 훈련을 하며 사랑을 키워나가던 중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그녀와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이후 웬들린 왕족 암살을 위해 왕에게 셀레이나를 에렐리아로 보내도록 제안한다.도리언 하빌리아드아달렌의 왕세자로, 셀레이나가 왕의 전사가 된 이후 관계가 소원해졌다. 부왕의 정복 전쟁과 압제에 반발하지만, 아직은 아무런 힘이 없다. 왕자라는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못한 채 고뇌하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금지되었던 마법의 비밀을 풀어낼 열쇠를 쥐게 된다.네히미아 예트거이일웨이 왕국의 공주이다. 셀레이나의 유일한 친구지만 왕을 위해 암살 임무를 수행하는 셀레이나와 갈등을 겪는다. 아달렌의 왕에게 학살당하는 이일웨이의 백성들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인다. 아달렌의 왕도리언의 아버지이자 아달렌의 왕. 테라센과 펜헤로우를 멸망시켰고, 이일웨이마저 노리고 있다. 에렐리아 정복이라는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왕이다. 자신에게 반기를 들려는 세력을 해체하기 위해 셀레이나에게 암살 임무를 부여했다. 아처 핀빼어난 외모와 언변으로 수많은 고객을 거느린, 에렐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남창이다. 오래전 자객들의 요새에서 셀레이나와 함께 훈련을 받은 인연이 있다. 왕에 의해 반역 세력의 하나로 지목된 이후 셀레이나의 위협을 받는다. 리나 골드스미스붉은빛이 도는 금발을 소유한 에렐리아 최고의 가수이다. 아달렌 왕실의 연회에 초대되어 공연 중에 금지된 고대 전설과 마법에 관한 노래를 부른다. 이후 지하감옥에서 아달렌의 왕과 마주하게 된다.바바 옐로레그스유랑극단과 함께 다니며 거울을 이용해 미래를 알아봐주는 점술사다. 스스로 마지막 마녀라고 하며 도리언과 셀레이나를 상담하면서 그들의 비밀을 알아차리게 된다.에일린 갈라시니어스아달렌에 의해 무너진 테라센의 왕녀이다. 10년 전 테라센이 멸망한 뒤 테라센의 자객에 의해 사망했지만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어딘가에 살아남아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세력을 모으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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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리석은 자의 독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어리석은 자의 독
    • 우사미 마코토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 수상작!미스터리 여제 등극! 우사미 마코토의 대표작!어리석은 자의 독 “그 순간 우리는 공범이 되었다.”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을 수상한 우사미 마코토의 『어리석은 자의 독』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반전의 제왕! 이야기의 힘!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과 오승호(고 가쓰히로), 아사쿠라 아키나리, 하야사카 야부사카, 이시모치 아사미, 시즈쿠이 슈스케, 저우둥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미스터리를 출간해온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미스터리 여제 우사미 마코토의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인다. 『어리석은 자의 독』은 숲속 저택과 폐광 마을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로, 시대의 풍파에 휩쓸린 인간의 절망과 내면을 농밀하고 묵직하게 담아낸 충격적인 걸작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인간의 죄와 업보, 비극과 운명은 독자들의 손을 떨리게 할 만큼의 전율을 선사한다. 이에 걸맞은 반전도 함께 기다리고 있으니 꼭 즐겨보시기를 바란다. 소름 끼칠 정도로 무시무시하다!미스터리의 여제! 우사미 마코토의 충격의 걸작!“빈곤보다, 굶주림보다 무서운 것이 이곳에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절망이었다.” 『어리석은 자의 독』은 녹음 짙은 무사시노의 숲속 저택과 잿빛 폐광 마을에서 연이어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다. 범죄 소설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미스터리로, 장르의 범주를 뛰어넘어 인간 보편의 내면과 절망, 어두움과 괴이함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고급 요양원 ‘유즈키’에 있는 할머니의 회상에서 시작해 총 3장의 구성으로 복선 형식으로 전개된다. 1장에서는 2015년과 1985년의 두 이야기가 오고 가며 우연히 생년월일이 같은 두 여성, 기미와 요코의 만남을 그린다. 동생 부부가 자살을 하자 어린 조카 다쓰야를 떠맡아 키우게 된 요코는 1985년 우에노의 직업소개소에서 기미를 만나게 된다. 그 후 기미와 요코는 부담 없이 수다를 떠는 친구 사이로까지 발전해 요코는 기미의 소개로 거대 저택에 입주 가정부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집의 아들 유키오를 남몰래 동경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의 당주가 의심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고, 순식간에 과거의 업보가 그들을 집어삼킨다. 2장에서는 기미의 처절하고 강렬한 과거를 다룬다. 이제는 폐쇄된 탄광 마을인 지쿠호 지방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절망과 무력감, 고도 성장기의 이면에 존재하는 나약한 이들의 비극을 농밀하게 묘사한다. 기미와 유키오의 영혼을 집어삼킨 과거의 업보 역시 이 장에서 등장한다. 시대의 어둠에 몰려범죄를 선택하게 된 자들, 그래서 그 죄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자들의 절망이 꽤 묵직하게 그려진다. 어딘가 뒤틀려 버린 그들의 운명은 전부 1965년 지쿠호 지방의 폐광 마을에서 벌어진 음산한 살인사건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3장에서는 어떠한 계기로 유키오가 자신의 업보에서 해방되며 앞서 등장한 모든 복선이 회수된다. 이 험난한 여정을 굳건히 견뎌온, 또 받아들여온 이들의 최후는 무엇일까.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졌을 때 느껴지는 전율과 그 무시무시함에 탄식을 내지를 정도다. 이처럼 『어리석은 자의 독』은 범죄 소설의 형식을 빌린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한 편의 인간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시대의 이면에 드리워진 어둠을 피하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를 깊은 호흡으로 한번 마주해 보시기를 권한다. 읽을수록 숨 막히는 흡인력! 전율의 반전!“‘인간을 향한 관심’에서 작품을 쓰는 힘이 나옵니다.” 미스터리의 여제 우사미 마코토는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1957년 일본 에히메현에서 태어났다. 2006년 『룸비니의 아이』로 제1회 ‘유幽’ 괴담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방 도시에서 전업주부로 살아온 경험을 살려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괴담으로 끌어내는 작풍이 특징이다. 특히 인간에게 잠재된 어두운 감정을 묘사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또한 언제나 일상에 도사리고 있는 괴이함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을 교묘하게 드러내는 재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이러한 작가가 환상소설이나 괴기소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 된 것은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이며, 그 외에 레이 브레드베리, 스티븐 킹, 토머스 쿡 등의 작품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작가는 데뷔 이후, 『일곱 색의 동화』, 『들어가지 않는 숲』 등 호러 색이 짙은 작품을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다가 2009년 돌연 작가로서의 활동을 멈춘다. 그러다 2016년 다시 등장해 이전까지 썼던 작풍과는 다른 분위기의 호러와 심리 서스펜스, 미스터리와 휴먼 드라마를 융합한 작품을 쏟아 놓기 시작한다. 특히 2017년 『어리석은 자의 독』으로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복귀탄을 쏘아 올린다. 『어리석은 자의 독』은 인간의 절망과 내면을 농밀하고 묵직하게 담아낸 충격적인 걸작으로 범죄 소설과 미스터리, 호러의 경계를 자유분방하게 활보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처절한 심리와 업보, 비극을 담아낸 한 편의 휴먼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우사미 마코토는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의 질문을 받는다. 일상을 초월한 괴이를 소재로 공포 작품을 써 오다가, 『어리석은 자의 독』 이후부터 기이한 사건보다는 현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그리고 있는데,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이다. 이에 그녀는 사실 자신 안에서 그만큼의 변화는 없다고 말한다. 애초에 괴이함을 그린 이유는 두려움을 느낀 인간 존재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 따르면 일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괴이를 눈앞에 둔 사람들은 제각각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이는 겁먹은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허세를 부리는가 하면, 공포에서 벗어나려 하다가 당황하는 자도 있다. 그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이 있고, 그녀는 그런 인간의 모습에 흥미를 느껴 작품을 써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관심은 괴이함이 나타나지 않는 작품에서도 변함없다. 가령 범죄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의 경우에도 그녀의 관심은 범죄에 이르는 인간의 존재인 것이다. 즉 인간을 그린다는 점에서 호러나 미스터리나 다르지 않다는 게 그녀의 기본적인 태도인 것이다. 이렇게 작가는 작품을 대하는 자신의 일관적인 태도를 관철함으로써 2019년 출간된 『전망탑의 라푼젤』은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며 현재 일본에서 미스터리 여제로 등극한 듯하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로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는 우사미 마코토. 그녀가 자아내는 농밀한 내면의 깊이와 처절함, 비애와 비극을, 또 시대의 풍파와 운명 앞에 무력한 인간과 그러한 인간의 강인한 의지를 『어리석은 자의 독』을 통해 총체적으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서 밀려오는 그 무게감을 오롯이 감당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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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의 시간 -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여름의 시간 -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편
    • 김재희, 류성희, 사마란, 황세연, 홍선주, 홍성호, 한새마 (지은이)
    • 나비클럽
    • 2022-02-24

    ●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얼음으로 만든 칼로 심장을 찌르는 것 같은 차가운 아픔이 느껴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쓰라린 아픔이 좋다. 이 아픔이 반갑기까지 하다.”_정여울(작가, 문학평론가)섬세한 감각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 7인한새마, 김재희, 류성희, 홍선주, 사마란, 황세연, 홍성호가죽음보다 더 미스터리한 사랑을 그리다!“우리는 아프지만 스릴 넘치는 이 풍요로운 미스터리의 숲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랑은 원래 이렇게 시리도록 아프고 두렵고 무서운 것임을, 사랑과 죽음은 이토록 늘 소름 끼치게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이었음을. 알고 보면 사랑이라는 거대한 감정의 우주가 숨겨놓은 미스터리는 무궁무진하다. 이렇듯 사랑이 감추고 있는 수많은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작가 7인이 ‘따로 또 같이’ 만들어나가는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의 보물창고를 열어젖힌다. 사랑의 빛을 추격하느라 사랑의 그림자를 놓쳐버린 현대인을 위한 첫 번째 미스터리. 그것은 아무리 사랑해도 결코 닿을 수 없는 당신의 영혼에 얽힌 미스터리다. 사랑의 미스터리, 사랑의 공포, 사랑의 고통을 남김없이 파헤치기를 꿈꾸는 이 오색찬란한 미스터리의 성찬 앞에서 우리는 공포뿐만이 아니라 스릴과 서스펜스,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비좁은 상상력으로는 결코 내가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의 마음조차 알 수 없기에, 사랑은 못 견디게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 서늘하고도 오싹한 사랑의 눈부신 진실이, 바로 여기 이 멋진 일곱 편의 소설에 무르녹아 있다.”-정여울 작가 추천사장르 탄생 시초부터 죽음이란 주제를 천착해 왔던 미스터리란 필터로 사랑의 여러 모양을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 사랑에 미쳐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까? 사회가 그어놓는 모든 상식과 금기를 넘어서는 사랑을 위하여 당신은 무엇까지 할 수 있는가? 이 책은 그동안 애써 눌러왔던 무의식과 낯선 감정에 두려움을 느끼면서 멈출 수 없는 그 감정을 좇는 일곱 편의 사랑 이야기를 엮었다. 섬세한 감각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 7인이 사랑이야말로 사람의 수많은 욕망 중 가장 불가해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당신이 눌러왔던 무의식이 해제되는 7편의 러브 미스터리<여름의 시간>_한새마“그렇게 비루하고 어리석은 섹스는 또 없을 것 같습니다. 어둠과 어둠이 달려들어 서로를 끌어안고 뒤엉켜도 어둠은 비밀처럼 나눌 수 없는 것인데, 그때는 그걸 몰랐습니다.”2012년의 어느 날, 집에서 연기처럼 사라진 부부가 있다. 그리고 7년 뒤, 실종된 남편의 내연녀가 귀국해 참고인 조사를 받는다. 어떤 사건 하나로 세 남녀의 운명에 돌이킬 수 없는 물무늬가 일었다. 7년 전 그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얽히고설킨 세 남녀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거역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비극적 치정. <웨딩 증후군>_김재희“정말 미안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만약 나의 기이한 성향을 못 참겠다면 지금 떠나요. 나를 버려줘요. 제발.”아도니스 남신 외모의 심윤복은 연봉 1억의 재무설계사로 나르시시즘 성향이 있다. 어느 날 여자 친구 주희가 남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희열에 찬 듯 눈물을 흘리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그 이후에 참석한 친구의 결혼식에서도 똑같이 격하게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 윤복에게 주희의 고등학교 동창이 그녀의 특이한 기벽에 관해 전한다. <튤립과 꽃삽, 접힌 우산>_류성희“그때… 머리에서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나 사랑해? 나는 엄마 사랑해.”중학교 미술교사로 일하는 주인공은 신학기 첫수업 때 아이들에게 선을 떼지 말고 무의식이 흐르는 대로 그림을 그리라고 주문한다. 그런데 한 학생의 그림에서 ‘튤립과 꽃삽, 그리고 접힌 우산’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 그림의 담긴 비밀이 잊고 싶었던 그녀의 과거를 소환한다. <능소화가 피는 집>_홍선주“…정 원한다면 네가 잠깐 만날 순 있을지도 몰라. 근데… 오래가긴 힘들어. 그동안 덤벼들었던 남자들 대부분이 감당 못했어.”"와이프가 바람을 피고 있어. 이번엔 진짜야!”남자는 곧 환갑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아내가 외도를 한다는 의심으로 괴로워한다. 하지만 30대에 이미 의처증으로 진단을 받은 그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하나뿐인 여동생만이 그를 도와 아내의 뒤를 캔다. <망자의 함>_사마란“음. <캐리비안의 해적〉이란 영화를 보면 말이야, 어떤 나쁜 괴물이 여자한테 버림받고 자기 심장을 도려내서 망자의 함에 넣어버려. 그리고 그걸 아무도 못 찾는 곳에다 꽁꽁 숨겨. 다시는 상처받지 않으려고. 이건… 내 망자의 함이야.”어느 날 갑자기 수정의 집에 들어와 자고 있는 한 아이. 아이는 오래 전 헤어진 옛 연인의 쪽지 한 장을 들고 있을 뿐 사는 곳도 부모의 이름도 모른다. 사방으로 예전 연인이었던 우진을 찾아 헤매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외국에서 살고 있었다. 점점 아이의 정체는 모호해지고, 아이와의 동거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환상의 목소리>_황세연“어쩌면, 제 눈에만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보니까요. 눈앞에 있는 사람도 관심이 없으면 투명 인간이 되고 마니까요”회사에서는 미성으로 고객 상담을, 퇴근 후 집에서는 가성으로 성인 오디오북 녹음 알바를 하는 조은황. 계약직 회사생활은 최악이지만 잘생긴 팀장이 한줄기 빛이다. 어느 날 술주정으로 팀장에게 전화하여 삶의 불만을 털어놓은 뒤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녹음작업을 방해하던 옆집 개가 죽고 갑질하던 직원과 성희롱을 일삼던 사장이 원인 모를 사고를 당한다.<언제나 당신 곁에>_홍성호“나를 둘러싼 불운과 연속되는 주변의 악의에 관해 말했다. 민준은 이야기를 듣고는 나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그의 가슴은 따뜻했고, 체취는 향기로웠다. 나를 안은 채 앞으로 자신이 힘껏 돕겠다고 하는 중저음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나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그날 그와 처음 섹스를 했다.”반복되는 불행들, 사랑하는 사람까지 자살로 세상을 떠나버리자 더이상 삶에 미련이 없어 자살을 결심한 수민은 생의 마지막 장소로 택한 폐허가 된 모텔에서 뜻하지 않게 현복이라는 남자를 만나고,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한 유튜버로 공포체험을 촬영하기 위해 왔다가 수민을 구하게 되고 둘은 큰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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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도의 임무 - Star Light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온도의 임무 - Star Light
    • 할 클레멘트 (지은이), 최세진 (옮긴이)
    • 아작
    • 2022-02-24

    하드 SF의 위대한 고전 《중력의 임무》를 잇는 놀라운 속편!거대행성에서 펼쳐지는 메스클린인들의 또 다른 모험!반지름 6만 킬로미터, 질량은 지구의 3천4백 배가 넘은 드라운 행성. 크기는 목성보다 조금 작지만 목성의 10배가 넘는 질량을 가진 행성을 탐험하기 위해 외계생명체와 지구인이 다시 한 번 뭉쳤다. 탐사의 목적 중 하나는 드라운이 행성인지 항성인지 밝혀내는 것. 기단의 온도가 급변하고 지구보다 큰 태풍이 몰아치는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인간과 외계생명체의 크고 장대한 모험이 펼쳐지는데…. 전혀 다른 물리적 환경에서 진화해 전혀 다른 생물학적 조건을 가진 두 종이 펼치는 긴장감 넘치는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하드 SF의 대가가 그려내는 ‘별이 되지 못한 별’에 관한 이야기이런 경험을 이 작품이 아니면 어디서 할 수 있을까?기묘한 행성 메스클린의 탐험가이자 상선 브리호의 선장 발리넌과, 그의 일등항해사 돈그래그머가 돌아왔다. 그들의 모험은 메스클린에서 10광년 떨어진 초거대행성 드라운까지 이르렀고 발리넌은 메스클린 정착지의 사령관이, 돈그래그머는 드라운 탐사선 크웸블리호의 선장이 되었다. 메스클린의 남극에서 ‘중력의 임무’를 수행한 이후 반세기가 지난 시점이다. 아쉽게도 그 위대한 임무에 함께 했던 지구인들은 대부분 이미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새로운 인간들이 그들을 대신해 메스클린인과 함께 ‘온도의 임무’를 수행한다.《온도의 임무》의 배경인 행성 드라운의 중력은 지구의 40배 정도로 메스클린의 극지방에 비하면 가볍기 그지없다. 물론 인간을 팬케이크로 만들어놓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직접적인 탐사는 메스클린인들이 대행한다. 인간들은 이번에도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모니터와 무전기를 붙잡고 회의하기 바쁘다. 《중력의 임무》와 비슷한 구도로 보이지만 이번 이야기는 메스클린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릴 넘치는 모험이라기보다는 조난당한 탐사선을 두고 벌어지는 권모술수의 정치극에 가깝다. 전작에서 결정적 순간에 인간들이 과학과 기술을 가르치도록 하는 데 성공한 발리넌은 이번엔 더 체계적이고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돈그래그머는 발리넌의 계획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하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인간들 역시 메스클린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견 차이가 분분하다. 그 와중에 일부 탐사선이 실종되고 돈그래그머 선장의 크웸블리호는 뜻밖의 사건을 통해 표류하다가 좌초된다.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인간과 메스클린인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무언가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는 흥미를 증폭시켜 나간다. 인간과 메스클린의 이런 불투명한 관계는 드라운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전혀 다른 물리적 환경에서 진화해 전혀 다른 생물학적 조건을 가진 두 종이 벌이는 세계관과 가치관의 크고 작은 충돌은 《중력의 임무》에 이어 이번에도 재치있게 펼쳐진다. 메스클린인이 인간을 볼 때의 심정은 우리가 항성간 워프 기술을 가진 문어를 볼 때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수명이 길어도 5년에 불과한 초월적 문어와 우주여행을 떠나서 무언가를 얻고 배우려면 우리도 발리넌이 될 수밖에.권모술수의 정치극도 두 문명의 협력과 충돌도 좋지만 할 클레멘트의 하드 SF 역작 《중력의 임무》의 속편이라면 작품 속 그려지는 놀라운 세계 속에 숨겨진 과학과 허구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할 클레멘트가 스스로 말하는 ‘재밋거리’니까. 할 클레멘트의 작품을 읽을 때 필요한 건 거창한 철학도 깊은 감수성도 아니다. 과학과 허구를 오가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이다.할 클레멘트는 이번에도 극단적이기 그지없는 세상을 창조했다. 행성 드라운은 반지름이 6만 킬로미터에 이르고 질량은 지구의 3천4백 배가 넘는다. 목성과 비교해보자. 목성은 반지름이 약 7만 킬로미터이고 질량은 지구의 317배 정도이다. 드라운은 목성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질량은 오히려 목성의 10배가 넘는다는 얘기다. 고속자전으로 짜부라진 행성 메스클린만큼이나 황당한 설정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드라운은 메스클린보다 훨씬 현실적인 행성이다.작품 속 드라운 탐사의 목적 중 하나는 드라운이 행성인지 항성(별)인지 밝혀내는 것이다. 현대천문학에는 이처럼 행성과 항성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천체 갈색왜성이 있다. 갈색왜성은 흔히 ‘별이 되는 데 실패한 별’이라고도 불린다. 별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수소핵융합이 일어나야 하는데 수소핵융합에는 경수소 핵융합과 중수소 핵융합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두 핵융합이 어떻게 다른지는 그냥 넘어가자. 중요한 건 경수소 핵융합은 아주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고 한 번 시작되면 오랫동안 지속되며, 중수소 핵융합은 비교적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 시작되고 아주 잠깐 동안만 지속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별 또는 항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경수소 핵융합으로 빛을 내는 천체를 말한다. 태양이 바로 그것이다. 행성은 온도와 압력이 너무 낮아 어떤 핵융합도 일으키지 못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천체다. 목성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중심부 압력과 온도가 가장 높지만 어떤 핵융합도 일으키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행성으로 남았다. 그리고 그 사이, 경수소 핵융합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중수소 핵융합은 일으킬 수 있는 만큼의 온도와 압력을 가진 천체가 바로 ‘갈색왜성’이다. 중수소 핵융합은 아주 잠깐 동안만 일어나기 때문에 갈색왜성은 그 순간만 밝게 빛나다가 그다음부터는 점차 식어가며 어두워진다.갈색왜성과 행성의 경계는 목성 질량의 10배에서 14배 정도이다. 질량이 이보다 크면 중수소 핵융합이 일어나 갈색왜성이 되고 이보다 낮으면 행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질량 외에도 여러 가지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경계가 분명하지는 않다. 게다가 갈색왜성은 크기도 목성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큰 수준이다. 내부에서 충분한 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질량이 커도 중력 때문에 가스가 수축하기 때문이다. 드라운도 목성과 비슷한 크기인 데다 질량은 목성의 11배로 갈색왜성과 행성의 경계에 있으니 작품 속 주인공들이 혼란스러워할 만도 하다.갈색왜성의 존재는 1960년대에 이론적으로 등장했지만(그때는 흑색왜성이라는 멋들어진 이름이었다) 본격적으로 연구가 진행된 건 1970년대 이후이고 실제로 발견된 건 1994년의 일이다. 그래서 1971년에 출간된 이 작품의 집필 당시에는 작가가 갈색왜성의 개념을 알았을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자고로 과학적 모험이란 모르는 것을 탐구하며 통찰을 얻는 것이다. 하드 SF의 대가 할 클레멘트가 갈색왜성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려내는 갈색왜성(일지도 모르는 곳)을 들여다본다니, 이런 경험을 이 작품이 아니면 어디서 할 수 있을까?물론 드라운의 다른 디테일은 갈색왜성이나 거대행성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드라운에는 얼음과 화성암으로 된 표면이 존재하지만 갈색왜성은 가스천체이며 행성 역시 질량이 어느 정도 커지면 목성처럼 표면이 없는 가스행성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드 SF에서 중요한 것은 사소한 설정의 사실성이 아니라 낯선 환경에서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펼쳐지는 사고실험이다. 거울을 들고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슈퍼맨이 자기 얼굴을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빛의 등속성과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하버드에서 천문학을 전공한 할 클레멘트가 이 사실을 몰랐을 리도 없다. 작가는 드라운에 어떻게 단단한 표면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대신 그 위로 얼음 호수와 암모니아 안개, 그리고 극단적인 기상기후를 가져와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살핀다.드라운은 기압이 아주 높기 때문에 약간의 고도 차이만 나도 기단의 온도가 급변한다. 그곳의 태양에 가까울 때와 멀 때의 거리 차이가 두 배에 이르고 공전주기는 6년이나 되기 때문에 방문자들이 드라운의 계절 변화를 예상하기란 어렵다. 또 앞에서 말한 것처럼 드라운은 목성 규모의 세상이다. 표면적으로 따지면 지구의 80배가 넘는다. 이런 곳에서는 태풍 하나가 지구보다 커도 이상할 게 없다. 그래서 날씨 예측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지구인과 메스클린인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앞을 내다볼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형태를 바꾸며 열을 운반하는 순환계가 두 종류나 존재한다. 물과 암모니아다. 지구에서는 당장 물의 순환만 고려해도 날씨 예측에 슈퍼컴퓨터가 필요한 정도인데 드라운에서는 암모니아마저 고체와 액체, 기체를 넘나들며 환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물과 암모니아가 섞이기도 한다. 이쯤 되면 지구의 일기예보는 애들 장난처럼 보인다(물론 정말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돈드래그머 선장의 크웸블리호를 곤경에 빠뜨린 건 얼음 상태의 물과 암모니아 안개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기체는 물에 녹을 때 열(용해열)을 만들어내는데 고압의 암모니아 증기가 얼음 상태의 물에 녹아들었고, 이때 발생한 용해열이 얼음을 녹여버린 것이다. 게다가 물과 암모니아가 섞인 암모니아수는 녹는점이 얼음보다 낮다. 구체적인 온도는 압력과 물-암모니아의 비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순수한 물로 된 얼음보다는 훨씬 낮은 온도에서 녹아버린다(1기압에서 암모니아수 얼음은 영하 91.5도에서 녹아버린다!). 이렇게 얼음이 녹아 일어난 홍수가 강을 만들고 크웸블리호를 표류시켰다. 그런데 크웸블리호의 난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암모니아 안개가 사라진 뒤에는 암모니아가 다시 빠져나가면서 강물의 어는점이 올라가 다시 얼어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드라운이 온도와 압력으로 만들어낸 이 위기를 메스클린인과 인간은 역시 온도와 압력을 이용해 이겨내야 한다.드라운의 이런 독특한 물-암모니아 시스템은 스스로 얼어붙으며 거대한 댐을 만들고는 옆으로 빠져나가 다시 흐르는 강물이라는 진귀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인간 벤저민이 상상한 것처럼 마치 촛농이 굳었다가 흐르기를 반복하며 양초의 표면을 내려가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 촛농을 닮은 강은 액체와 고체, 곤죽 같은 상태를 오가며 드라운의 표면에 우리는 결코 볼 수 없는 크고 복잡한 그림을 그려낸다. 그 모습이 장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부족한 상상력을 탓할 수밖에 없으리라. 지구의 좁디좁은 표면에서도 물과 바람, 암석이 만들어내는 경이롭고 다양한 풍경들을 볼 수 있는데, 지구보다 80배가 넓은 드라운에서는 물과 암모니아, 얼음과 바람이 얼마나 다양한 경관을 그려낼까? 촛농 강물의 캔버스는 일부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앞에서 드라운처럼 무거운 천체는 고체로 된 표면을 가질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드라운의 단단한 표면을 거울을 들고 날아가는 슈퍼맨에 비유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우주에 대해 잘 모른다. 지금까지 4천 개가 넘는 외계행성이 발견되었고 그중 많은 행성들이 천문학자들을 경악하게 만들 만큼 놀라운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행성은 실시간으로 증발하고 있고 또 어떤 행성은 별보다 뜨겁다. 그래서 드라운 같은 행성이 존재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확답을 할 수 없다. 그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형성이론으로는 드라운과 같은 초거대고체행성을 만들어낼 방법이 없다고만 할 수 있다.그런데 최근 놀라운 발견이 하나가 있다. 지구에서 730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TOI 849b라는 행성은 밀도가 지구와 비슷하고 가스는 거의 없는 암석행성이었는데 놀랍게도 크기는 해왕성 수준이었다. 즉, 표면을 가진 고체행성이다. 보통 행성의 질량이 지구의 10배를 넘으면 주변의 가스를 빠르게 흡수해서 목성이나 토성, 천왕성, 해왕성처럼 두꺼운 가스로 뒤덮인 행성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TOI 849b는 단단한 표면을 가진 고체행성이면서도 질량은 지구의 40배에 이른다! 이 행성은 천문학자들을 행복한 난관에 빠뜨렸다(과학자들은 이렇게 모순적인 존재들이다). 천문학자들은 현재 이 행성이 원래는 거대한 가스행성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가스를 모두 잃어버리고 단단한 핵만 남은 것이거나, 역시 모종의 이유로 가스를 흡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린 행성들끼리 충돌하며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아니면 둘 다 틀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건 드라운처럼 단단한 표면을 가진 거대한 행성이 정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TOI 849b은 비록 드라운에 비하면 여전히 너무나도 가볍고 표면 중력은 지구의 3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 발견을 통해 우리 우주는 할 클레멘트의 우주를 조금 더 닮게 된 셈이다. 현실의 우주와 SF의 우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벌이는 치열한 경이로움의 경쟁. 이것이 우리가 SF를 읽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부디 TOI 849b의 표면에 물과 암모니아가 존재하기를 빌어본다. 별명은 ‘미니 드라운’이 어떨까?- 해도연(천문학 박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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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 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지은이)
    • 허블
    • 2022-02-24

    1908년, 2019년, 2021년….시공간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여성 작가들은 강렬하고 불온한 바깥 세계를 상상한다1908년 3월 8일, 미국의 한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가 일어난다. 화재로 숨진 여성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의 노동자들은 궐기한다. 1975년, UN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하여 UN에서는 당시 화재가 일어났던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한다. 그 이후로도 여성들은 줄곧 투쟁하고, 쓰고, 사랑하고, 살아가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2019년 두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들만 참여하는 우주 유영에 성공한다. 또한 두크리스티나 코크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최장 기간 우주 유영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쓰고, 투쟁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제 지구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 거대한 흐름에, 한국 SF의 가장 뜨거운 여성 작가 다섯 명이 동참하기로 했다.2021년 3월 8일, 5명의 작가, 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과 행성을 주제로 담은 앤솔러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를 출간한다.시공간을 넘어 공명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자신의 영역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나아가며 외연을 확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한국의 여성 SF 작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게 된다. 그리하여 다섯 명의 여성 작가들은 지구를 넘어선 ‘여성만의 우주, 여성만의 행성, 여성만의 이야기’를 다룬 앤솔러지를 기획하게 된다. 아마도 그들의 상상력을 모두 담기에는 이 지구가 너무나 좁을 테다.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지금의 한국 SF계에서 가장 결정적인 이름을 호명하자면 바로 이들일 것이다. 『천 개의 파랑』과 『기파』로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천선란과 박해울, 마찬가지로 한국과학문학상 출신의 오정연과 이루카, 『사마귀의 나라』와 『지상의 여자들』로 각각 SF 어워드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박문영. 지금의 한국 SF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들은 모두 여성이다.2021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나오는 앤솔러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는 이 여성 SF 작가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고 있다.지구 바깥으로 용기 있게 한 걸음을 뗀 여자들그들은 우리가 머물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선다2019년 10월 19일, 두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가 여자들로만 이뤄진 팀을 꾸려 우주 유영에 성공했듯이 5명의 여성 작가들 또한 ‘상상력’이라는 재료를 통해 만들어진 ‘소설’이라는 우주복을 입고 끝없는 우주 항행을 시작한다. 3월 8일 여성의 날에 맞춰 출간된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는 지구 바깥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치열하게 상상해낸 이 작가들의 결과물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행성, 혹은 자신만의 우주, 자신만의 외계 생물체 등을 상상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지구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전쟁, 폭력과 혐오, 환경오염, 다자관계, 초고령사회 등 지금 이곳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외계행성, 외계신호, 외계생물체, 테라포밍과 같은 외계의 상상력과 결합하며 그 외연을 확장한다. 이들은 지구와 인류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외계 행성과 생명체를 상상하고, 양성 기준 ‘정상’ 프레임이 아닌, 다자관계, 인공지능, 외계행성, 외계생명체, 외계신호와의 소통과 관계를 기본형으로 제시한다.천선란의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는 지구에 침략한 외계 생물체와의 전쟁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의 고독함을 그린다. 박해울의 「요람 행성」은 환경오염으로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인류가, 제2의 지구 ‘요람 행성’을 개척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박문영의 「무주지」는 다자관계와 공동양육을 중심으로 이뤄진 새로운 관계의 상을 제시하고, 오정연의 「남십자자리」는 초고령사회, 노년의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양로행성에서의 일상을 따뜻한 문체로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루카의 「2번 출구에서 만나요」는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연대한 인공지능 ‘유니’와 외계물질 연구원 ‘알리’가 지구에 산재한 혐오와 폭력의 데이터를 정화해나가는 이야기를 몽환적인 문체로 그리고 있다.지구에서 출발한 우리의 상상력이‘소설’이라는 하나의 행성이 된다★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109일간 계속된 외계생명체와의 전투, 눈앞에서 사라진 전우, 이인은 전우를 애도하기 위해 전우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장소로 향하고 그곳에서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외계 생명체를 목격한다. 이인은 그 외계생명체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외계신호 분석가인 엄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외계신호 연구원을 꿈꾸게 된 주인공 ‘알리’. 그러나 사춘기 시절 엄마와의 갈등을 빚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엄마가 죽은 후 그녀의 행적을 뒤쫓던 알리는 외계행성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알아본 인공지능 ‘유니’와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만난다. ‘알리’는 그동안 엄마가 지구에 산재한 폭력과 혐오의 데이터를 정화해왔음을 알게 되는데….아득히 머나먼 저 다른 행성에서도우리의 문장은 이어질 거라는 믿음★박해울 「요람 행성」지구를 대신할 요람행성을 테라포밍하러 홀로 떠난 개척자 ‘리진’, 리진은 그곳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지구인들이 테라포밍을 통해 생명체를 무참히 죽이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택의 순간 앞에서 리진은 고뇌하는데….★박문영 「무주지」다자연애, 폴리아모리, 공동 양육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사랑의 땅 ‘무주지’. 자신만의 아이를 갖는 것이 금지된 두 클론 연음과 기정은 알파 센타우리 행성을 탐사하는 조건으로 아이 도영을 키울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구를 떠난다. 그들은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려다, 문득 자신들이 전혀 다른 행성에 불시착했음을 알게 된다.★오정연 「남십자자리」양로행성에서 휴머노이드들과 함께 ‘유사 일상’을 살아가는 노인 ‘해리’와 양로행성 휴머노이드 유지보수 관리 팀장인 ‘미아’의 이야기. 휴머노이드 유지 보수를 위해 노인들이 살아가는 양로행성에 출장을 온 미아는, 할머니 해리에게 마지막으로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을 결심한다. 한편 미아가 몸담고 있는 ‘워킹메모리’사에서는 양로행성의 노인들에게 치매 치료 신기술을 임상실험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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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2009년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의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웃어라, 샤일록』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역대급 금융 미스터리로 색다른 재미를 자아낸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을 비롯해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나가우라 교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웃어라, 샤일록』은 나카야마 시치리가 야심 차게 선보인 금융 미스터리다. 전설의 채권 회수맨과 신입 행원 콤비. 그러던 어느 날, 회수맨이 사체로 발견된다. 은행의 비밀을 많이 알았던 탓에 살해당한 것일까? 신입 행원 유키는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는데…… 전설의 회수맨 VS 최강의 악덕 채무자“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야. 반론은 거절한다.” 『웃어라, 샤일록』은 2008년 리먼 쇼크 이후를 배경으로, 은행의 세계를 조명한다. 역대급 최신 금융 미스터리로 채권 회수 업무에 종사하는 주인공 유키의 눈을 통해 일본 경제의 어둠을 묘사하고 있다. 신입 행원 때부터 출세 가도에 오른 듯하던 유키는 어느 날 느닷없이 섭외부로 발령을 받는다. 왜인지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모인 것 같은 섭외부. 그곳에서 유키는 채권 회수로 유명한 회수맨 야마가 과장과 만나게 된다. 야마가와 함께 채권 회수를 하러 현장을 발로 뛰며 유키는 회수맨으로서, 또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한층 성장한다. 그러다 갑자기 야마가가 사체로 발견되고, 이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경험하며 유키는 더더욱 성숙해진다. 아직 젊은 행원이 훌륭한 상사를 만나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게 되는 사회초년생의 이야기는 꼭 금융업계 종사가 아니더라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독자라면 공감하기 쉬울 것이다. 『웃어라, 샤일록』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주인공 유키는 각기 다른 다양한 채무자와 만나게 된다. 1장에서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자칭 데이 트레이더를, 2장에서는 고급 스피커 유닛을 생산하는 작은 공장의 경영자를, 3장에서는 신도 확보에 실패한 종교 단체를, 4장에서는 선거에서 참패한 전직 의원을,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리먼 쇼크의 여파로 건설 계획이 엎어진 프론트 기업을 만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채무자들은 동시에 살인 사건의 용의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금융이라는 테마에 살인 사건을 접목한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한층 가미하고 있는데,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금융과 살인 사건을 접목한 것은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이며 자신은 출판사가 백을 의뢰하면 백이십으로 돌려주려 한다고 말한다. 마치 작가라기보다는 장인 같은데, 자신은 그게 더 좋다고까지 말한다. 시치리의 성실성이 여실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자본으로, 자본에서 신용으로 점점 그 모습을 진화해 우리네 삶을 지배한다. 시치리는 이러한 돈, 더 나아가 신용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악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이러한 돈을 비판적인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에서도 접근하지 않는다. 중립적으로 열어놓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긴다. 열린 마음으로 시치리의 금융 미스터리를 흠뻑 느껴보기를 바란다. “상대를 너무 몰아넣지 말고 가끔은 상대 쪽에서 움직이기를 기다린다. 그것도 사냥의 일부다. 기억해둬.”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마음으로 집필에 임하는 것일까? 나카야마 시치리는 한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그는 이를 위해 이야기의 맨 처음 대사 다섯줄의 길이라든지 ‘!’, ‘?’ 등 문장 부호의 양도 조절해 독자의 호흡에 맞도록 쓴다고 한다. 첫 페이지를 펼치면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흡입력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만의 세심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음악, 범죄, 의학 등 다양한 테마의 미스터리를 쓰면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는지도 궁금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취재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가령 수술 장면도 예전에 TV에서 본 심장 이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고 있어 의학적인 묘사에서 오류가 있는지 걱정이었다고도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읽어줘서 실수는 없었다. 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언제까지나 쇼팽』을 집필할 때도 폴란드 여행 비디오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 수집 루트, 그리고 자신만의 작법으로 소재와 반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세계를 한번 여행해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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