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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초월자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시간초월자
    • 태라 전난영
    • 기억의 창고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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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그니처 - 저주를 부르는 사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시그니처 - 저주를 부르는 사인
    •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4-02-19

    # 기호 살인마와 시그니처의 비밀 # 장르소설의 대가 정명섭 작가의 신작 추리소설 # 2022 콘텐츠 IP 사업화 상담회 피칭 공식 선정작 시그니처의 비밀에 가까울수록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장르소설의 대가인 정명섭 작가가 추리소설 신작인 《시그니처: 저주를 부르는 사인》을 펴냈다. 이 작품은 시그니처에 매혹되어 기호 살인마의 정체와 시그니처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려 집요하게 파고드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장편소설이다. 서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감쪽같이 사라진 연쇄살인범 임동주, 그리고 그가 남긴 시그니처! 임동주의 시신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아파트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임승미와 그의 가족들. 서부 교도소 독방에서 처음 시그니처를 발견한 남기준은 계속 눈앞에 나타나는 시그니처에 호기심을 느끼고 임동주의 딸 임승미를 만나 시그니처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선다. ‘저주를 부르는 시그니처!’시그니처를 본 사람은 시그니처에 매혹되거나 지배당하고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되는데… 시그니처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과 암투! 그 한가운데서 시그니처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기준. 그는 과연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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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
    • 나카야마 시치리 (지은이), 민현주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2009년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의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가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의 다음 작품으로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을 비롯해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나가우라 교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는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사법연수원의 교수로 임명되어 도쿄로 돌아온 시즈카. 시즈카의 옛 동료들이 연달아 사망한다. 전직 판사인 시즈카를 노리는 자가 있는 것일까. 시즈카는 휠체어 폭주 노인 겐타로와 함께 이에 맞서는데……최강의 실버 콤비가 선사하는 유쾌 통쾌 코지 미스터리!“시즈카도 시즈카지만 겐타로도 겐타로다!”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는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일본에서는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됨)으로 전직 판사 고엔지 시즈카와 휠체어 폭주 노인 고즈키 겐타로의 실버 콤비가 쿵짝을 이룬다. 전작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에서는 나고야에서 휠체어 탐정인 겐타로를 중심으로 대활약을 했다면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에서는 도쿄에서 사건을 파헤친다. 대장암 수술 때문에 도쿄에 오게 된 겐타로는 도쿄는 왠지 싫다며 투덜거리지만 뛰어난 입과 머리로 도쿄의 수족들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몫을 해낸다. 한편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병원에서 우연히 겐타로를 만난 시즈카 역시 사건을 함께 해결하자는 겐타로의 제안에 결국은 늘 응하고 만다. 이야기는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장암 명의의 의료 과실을 둘러싼 사건, 구조계산서 위조와 일급건축사의 의문사, 전직 경찰이었던 한 노인이 일으킨 교통사고, 전직 판사이자 옛 동료 다지마의 고독사, 현직 판사이자 후배인 마키세의 살해 사건이다. ‘말할 수 없는 증인’ ‘상은 잊지 않는다’ ‘철제 관’ ‘장례를 마치고’ ‘복수의 여신’인 각 챕터의 제목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단편 제목들의 오마주이기도 해 애거서 크리스티를 흥미롭게 읽은 팬이 있다면 이러한 요소도 함께 음미하며 작품을 잃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안하무인 휠체어 탐정과 결벽이 극에 달한 법조계 레전드 할머니가 티격태격 주거니 받거니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을 바라기만 해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전작과 비교해 대비되는 점은 이제까지는 주로 겐타로가 일당백을 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시즈카가 겐타로의 영향을 받아 과감하게 나선다는 것이다. 현직 경찰들도 시즈카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하나둘 시즈카를 찾아올 정도다. 물론 겐타로 역시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극과 극처럼 보이기만 했던 이 콤비가 점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아 통하는 듯함도 느껴진다. 작품 속 캐릭터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변해가는지 관찰하면서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셨으면 좋겠다. 이야기의 제왕 반전의 달인의 작품인 만큼 각 이야기에 숨어 있는 반전을 예측해 보는 것도 이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제안한다. 나고야에서 도쿄로!!! “성격은 안 맞아도 마음은 맞았어.”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엄청난 집필량을 자랑하며 다작을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늘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그는 2020년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1년 동안 한 달에 한 권씩 12개월 연속 타이틀을 출판사 12개 사에서 간행하는 대담한 기획에 도전했으며 성실히 완수해냈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먼저 설계도를 그려놓고 조립만 하면 되는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렇다면 그는 음악, 범죄, 의학 등 다양한 테마의 미스터리를 쓰면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할까. 그는 한 인터뷰에서 취재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가령 수술 장면도 예전에 TV에서 본 심장 이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고 있어 의학적인 묘사에서 오류가 있는지 걱정이었다고도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읽어줘서 실수는 없었다. 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언제까지나 쇼팽』을 집필할 때도 폴란드 여행 비디오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 수집 루트, 그리고 자신만의 작법으로 소재와 반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세계 속으로 독자 여러분들도 빠져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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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체 찾는 아이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시체 찾는 아이들
    • 시모무라 아쓰시 (지은이), 최재호 (옮긴이)
    • 북플라자
    • 2021-03-03

    어느 연쇄살인범의 충격 고백! “내가 숨긴 시체를 찾아라!”“나는 추억의 장소에 진범의 시신을 숨겼다. 자, 이제 시체 찾기의 시작이다!”곱상한 외모의 엽기 살인범 아사누마 쇼고! 그가 사형 판결을 받은 직후 내뱉은 충격적인 이 고백에 세간은 떠들썩하다. 쇼고가 한 말이 진실인지 파헤치던 여형사 노조미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단독으로 수사에 나선다. 한편, 은둔형 외톨이인 중학생 소타는 존경하는 유튜버 니시얀의 제안으로 또 한 명의 인기 유튜버 세이와 함께 시체 찾기에 나서는데….최근 핫이슈라 할 수 있는 유튜버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등장인물 두 명의 시점을 오가며 빠르게 전개되어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복선 또한 치밀하여 등장인물의 사소한 말 한마디도 허투루 읽을 수 없다. 그런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외에도 범죄 행위가 범죄자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결과물인지 아니면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부산물인지와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미스테리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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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스웨이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식스웨이크
    • 무르 래퍼티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23-04-14

    지금 전 세계를 강타 중인, 가장 압도적인 미스터리 SF! 외로운 밀실 우주선, 승무원은 여섯 명의 클론. 그 모두가 살해당했다!2018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 딕상, 로커스상 최종 노미네이트!2019 일본 성운상 최종 후보 선정! 독일, 터키, 중국, 대만, 일본 등 전 세계는 지금 식스 웨이크 열풍! 서기 2493년, 4백 년 항해 예정의 항성 간 이민 우주선 승무원인 마리아 아레나는 마른 피로 얼룩진 클론 재생 탱크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이런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곧 마리아는 새로 깨어난 클론이 자기뿐만 아니라 여섯 명 승무원 전원임을 깨닫게 되고, 클론 재생실에는 칼에 찔려 죽은 승무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외로운 밀실 우주선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게다가 모든 승무원이 죽었다면 살인자는 누구란 말인가….항성 간 이민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게임,SF와 미스터리, 스릴러를 엮은 전 세계 화제작!항성 간을 항해하는 대형 우주선의 이야기는 SF가 사랑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주로 지구를 닮은 별에 도착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이민자들을 수송하는 이야기죠. 항성 간 이동은 보통 수백 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폐쇄된 공간에서 몇 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 리 없다는 심리적 편향 혹은 불안이 ‘우주 이민선’이라는 소재의 꾸준한 인기 비결입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는 우주선 안에서 그냥 대를 이어가며 살아가는 방식이 있죠. 그렇게 몇 대를 거듭하다 보니 자신들이 본래 출발했던 목적을 잊어버리고 문명이 거의 중세 수준으로 퇴보해버렸다는 이야기는 수많은 ‘우주 이민선’ 시리즈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이후로(마치 그 소설이 실제 실패 사례였던 것처럼) 이 여행에는 냉동 인간이 필수적인 요소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좁은 곳에서 평생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럼 배는 누가 조종할까? 물론 AI가 발명된 세계라면, 혹은 그에 가까운 고도의 항법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세계라면 컴퓨터에 모든 걸 맡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에 모든 걸 맡길 수 있을까요. 적어도 그와 토의할 실제 인간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선장이라는 존재 말입니다. 그리고 유지관리를 할 다른 몇 명의 인간도 말이죠.여기, 최신식 우주 이민선 이야기인 《식스웨이크》가 있습니다. 잠시 하나의 기준을 생각해보죠. SF는 동종 업계의 선배들이 남긴 과업을 이어받아 더 나은 발상을(외삽을) 해냈을 때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그에 따르면 《식스웨이크》는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한 작품입니다. 이민 우주선의 유지 관리를 맡는 6인의 승무원은 클론 인간입니다. 클론이라고 해서 인간을 막 찍어내듯 대량생산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인간의 ‘클로닝’을 진행하는 이유는 딱 하나뿐입니다. 클론의 이전 육체가 사망하는 것이죠. 그러면 가장 최근에 백업된 그의 기억을 새 육체(DNA가 이전 육체와 완벽히 일치하는, 즉 똑같은 인간의 더욱 젊은 육체)로 이식해 되살려 냅니다. 사이버펑크가 애호하는 방식의 불멸이죠. 기억과 지식과 성격이 육신을 갈아타면서 영영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미 이런 식으로 수백 년을 살아온 클론 인간들은 장기간에 걸친 우주 비행도 상대적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노쇠화가 올 경우 ‘사망’하고 새로 태어나면 됩니다. 새 육신은 언제나 건강하며, 마인드 백업은 마지막으로 정신이 건강했던 시절로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확실히 합리적인 방식처럼 보입니다. 좋은 설정에 플러스 1점. 그리고 그 설정을 완전히 배신하는 도입부에 플러스 1점. 소설은 시작하자마자 엉망진창입니다. 시체가 가득한 클론 재생실에서 새 클론들이 동시에 태어나고,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이전의 나’가 피투성이로 죽어 있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왜 죽었을까? 기억이 없습니다. 백업된 기억은 지구를 출발할 때 즈음에서 멈춰 있었으니까요. 누가 최신 백업 데이터를 지운 겁니다. AI와 연결된 이 데이터를 지운 범인은 AI의 감시를 어떻게 피했을까요? 기술적으로는 어렵지만, 논리적으로는 간단한 방식이었습니다. 감시자를 꺼 버렸죠. 그러니까 《식스웨이크》는 제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는 우주선에서 막 새로 태어난 여섯 명의 승무원들이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 중의 누군가가 과거에 동료들을 죽였고, 기억 백업을 삭제했고, AI까지 다운시켰습니다.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요.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기억이 우주선이 출발할 무렵이었으니, 그보다 수십 년이 뒤에 벌어진 이 난장판의 범인이 누구였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겁니다. 범인 자신마저도요. 새로 태어난 여섯 명의 승무원들은 서로를 의심하는 동시에 자신이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합니다. 비록 기억이 없더라도, 자기가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할 만한 사람은 세상에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 배의 승무원들은 각자 비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낮은 단계의 비밀은, 이들이 모두 전과자라는 사실입니다.이 기묘한 설정 속에서 살인극(일종의 밀실 살인이죠)의 범인을 찾는 과정은 곧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과거를 탐색하는 일로 이어집니다. 《식스웨이크》에는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플래시백들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단 최신 기억이 없는 승무원들이 범행 동기를 찾기 위해 자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행위 자체가 자연스럽습니다. 이 플래시백들은 클론 인간의 발전 과정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의 배경 설명을 완수하고, 이와 동시에 우주선 내의 학살극에 대한 퍼즐 조각을 하나씩 제공합니다.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동기’를 제공합니다. 여섯 명의 승무원 중 다수가 동료들을(혹은 그들 중 일부를) 죽일 만한(혹은 그래야만 했을 법한) 이유가 있습니다. 배경과 인물 설정이 잘 연결돼 있고, 인물 설정이 살인 미스터리에 꾸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설정과 스토리가 긴밀하게 조직된 작품을 만나본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뭐 굳이 구구절절 옛날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이 설정들이 다 회수되면서 이야기 진행에 쓰이는 걸 보면 아주 깔끔합니다. 마술 같은 정리정돈 솜씨를 보여주는 작가의 역량에 플러스 1점.그리고 이 퍼즐이 다 조합되면서 완성되는 그림이 퍽 멋있습니다. 범인은 너야! 하고 신나게 끝내는 일본 신본격 스타일의 초현실적인 전개도 아니고, ‘그 사람도 한때는 악인이 아니었다…’는 식의 흔한 드라마도 아닙니다. 딜레마와 윤리의 문제가 작동하며, 이 문제는 곧 《식스웨이크》의 가장 중요한 설정과 직결돼 있습니다. 소설이 쌓아올린 드라마가 소설의 주요 장치에 질문을 던지는 거죠. 좋은 의미에서, 무척 모범적인 전개입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여러분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없어서 아쉬울 나름입니다. 플러스 1점.확실히 《식스웨이크》는 발상 자체가 기발하거나 특별히 철학적인 함의를 지닌 작품은 아닙니다. 위대함을 추구하는 SF와는 다르죠. 하지만 이 소설은 마치 잘 만들어진 공예품 디자인을 보는 것 같습니다. 깔끔하고 실용적이며, 목적에 걸맞게 설계되어 군더더기가 없는 물건 말이죠. 21세기의 SF 팬 여러분, 자기가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는 똑똑한 작품, 항성 간 이민 우주선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게임 《식스웨이크》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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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덕왕후 - 조선 건국의 어머니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덕왕후 - 조선 건국의 어머니
    • 박영목 지음
    • 시간의물레
    • 2023-04-14

    때로는 파묻혔다 세상에 다시 드러나는 것이 역사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여 즉위할 때 강씨(康氏)는 유일한 왕비다.1371(공민왕 19)년 열다섯에 이성계를 만나 1392년 조선을 건국할 때까지 고려 말의 격변기를 헤쳐 나가거나 대처하는 지혜와 결단력이 뛰어난 철의 여인이다.원(元)나라에서 귀화한 변방의 별 볼일 없는 장수가 벌열이 즐비한 중앙에서 어찌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을까? 강씨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아무리 출중한 무장이라도 이성계는 한낱 변방을 지키던 원나라 만호의 아들에 불과했다. 이런 이성계 앞에 강씨가 혜성같이 나타난 것이다. 신천강씨(信川康氏)가 전성기에서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여도 고려의 명문거족이다. 남달리 지혜로운 강씨는 자신의 가문과 결탁하여 이성계의 무재를 더욱 빛나게 했다. 이성계를 통하여 자신의 꿈과 가문의 옛 영광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이성계는 강씨를 통하여 원나라에서 돌아왔다는 주위의 차가운 시선을 떨치고 어떻게든 권토중래하리라 결심한다. 강씨와 이성계의 의중이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면서 이성계는 자신이 몰랐던 고려 거가대족의 실상을 알아간다. 관직에서 물러나 쉬는 동안 강씨는 남편에게 서책을 가까이 하도록 권하는가 하면, 한편으로 친정의 친척들과 어울리게 하여 인간관계의 외연을 넓히게 하였다.이런 과정을 통하여 동북면의 거친 무장이 송도의 세련된 장군이 된다. 강씨를 빼고는 이성계를 말할 수 없다.조야에서는 이성계보다 젊고 정치적 안목이 뛰어난 강씨를 더 어려워했다. 한 치의 허점을 보이지 않는 언행과 상대를 편안하게 대하는 마력에 모두가 붙좇았다.강씨는 사람 보는 안목이 높았다. 인재를 모으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권의 실세와 인척(姻戚)을 맺음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수완을 보였다.불자로 대덕고승과 친분을 맺어 이성계의 막강한 후원자를 만들었다. 정계와 불교계를 넘나들며 조정에서 일어나는 일과 시속의 사정에 정통했다. 이성계가 결단하는 일은 조야를 꿰뚫어보는 강씨의 조언으로 이루어졌다. 조정은 친정과 인척, 시속은 스님을 통했다. 조야에 망라한 정보망을 항상 가동하고 있었다.당시 풍속에는 정실이니 부실이니 하는 개념이 없었다. 향처(鄕妻)와 경처(京妻)가 다 적처다. 이를 당시에는 병처(竝妻)라고 하였다. 강씨는 첩이 아니다.조선을 건국한 최초의 왕비다. 강씨와 이방원은 서로 다툴만한 관계가 아니다. 이방원은 강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신덕왕후 생전에는『조선왕조실록』어디에도 이방원과 대화한 기록이 없다.이방원은 신덕왕후(神德王后)가 무서워 서책이나 사냥으로 소일했다. 1396(태조 5)년 신덕왕후가 죽고 난 2년 뒤 이방원이 난을 일으켜 아버지를 왕위에서 끌어내리고 조선 최초의 세자 방석과 그의 형 방번 그리고 매형 이제를 죽인다.그리고 형 방과(芳果)를 허수아비 왕으로 앉힌다. 명나라에서 정종에게 고명(誥命:임명장)과 인장(印章:국새)을 내릴 것이라는 정보에 형마저 왕위에서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왕위에 오른다.태종은 자신의 입지를 위해 신덕왕후를 첩으로 만들었다. 첩의 아들 방석은 세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통성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신덕왕후의 행적을『조선왕조실록』에서 아예 통째로 없앴다.신덕왕후에 대한 책이 한 권도 없다. 신덕왕후가 건국하는 것을 보지도 못한 한씨 신의왕후(神懿王后)에게 쫓겨난 것이다.『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는 몇 줄 안 되는 기록과 여기저기 흩어진 사료를 모아 신덕왕후를 되살려 보았다. 그러나 ‘조선건국의 어머니 신덕왕후’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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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 봉우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들의 봉우리
    •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이기웅 옮김, 김동수 감수
    • 리리
    • 2023-04-14

    숨쉬기조차 힘든 표고 8,000미터,하늘과 맞닿은 ‘신들의 봉우리’를 걷고 있듯 생생하게 그려낸 산악 소설의 마스터피스!히말라야 등반 역사상 최대 미스터리 사건이라 불리는 맬러리와 어빈의 에베레스트 초등정 여부를 모티프로 풀어낸 산악 소설. 일본에서 720만 부가 판매된 ‘음양사’ 시리즈의 작가 유메마쿠라 바쿠가 구상부터 집필까지 20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해냈다. 수차례의 취재를 통해 표고 8,000미터 고공을 압도적 스케일로 생생히 그려내면서 산에 모든 것을 내던진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정상을 향한 인간의 열망과 산악인의 정신을 농밀하게 담아냈다. 새로운 한국판은 등반기술과 이론에 기반한 한국 전문 산악인의 감수를 거쳐 리얼리즘에 만전을 기했다.“산악 소설의 새로운 고전이 탄생했다!”제11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제16회 일본모험소설협회 대상 수상!“산이 거기에 있으니까.” 조지 맬러리가 남긴 이 말은 우리가 산을 오르는 이유에 가장 명확한 대답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맬러리는 1924년 영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일원으로 에베레스트 북릉을 오르던 중 등반 파트너 앤드류 어빈과 함께 사라졌는데, 이들이 실종된 시점이 정상에 오른 뒤였는지, 오르기 전이였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고, 이는 히말라야 등반사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최대의 미스터리를 모티브로 구상에서 집필까지 20년에 걸친 시간을 들여 세상에 나온 소설이 바로《신들의 봉우리》(리리刊)다. 전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유메마쿠라 바쿠의 대표작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완성한 극한의 리얼리즘소설가 지망생이던 20대부터 ‘언젠가 산에 관해 쓰고 싶다’ 말했던 유메마쿠라 바쿠. 어느 때보다 완벽을 도모하기 위해 책을 집필하기 전 그는 히말라야에 직접 올랐고 삼장법사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기도 했으며, 알래스카 고원 기행 등의 거친 모험에 도전하기도 했다. 집필을 마친 후 유메마쿠라 바쿠는 ‘이 책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며 더 남은 말은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 저자가 실제로 몸을 갈아 넣으면서 얻어낸 극한의 리얼리즘으로 표현한 《신들의 봉우리》는 출간 이후 산악 소설의 새로운 고전이 탄생했다는 평을 얻었고 제11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제16회 일본모험소설협회 대상을 수상했다.이제 다 쓰고 몸 안에 남아 있는 건, 없다.전부 썼다. 전부 토해냈다.역부족이었다 싶은 데도 없다. 구석구석 온 힘을 다 기울였다.몸 안에 쌓아둔 걸 전부 다 꺼내고 말았다. 이 이야기에 변화구는 없다. 직구, 온 힘을 다 쏟아 부은 스트레이트.이제 산에 대한 이야기는 두 번 다시 쓸 수 없으리라.이게 최초이자 최후이다.그런 이야기를 쓰고 말았다.이만한 산악 소설은 아마 더 이상 나오기 힘들겠지.그리고 아무나 쓸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이제 항복할 텐가.참나._808p“최초로 정상을 정복한 자, 누구인가?”에베레스트 등반사 최대의 미스터리를 둘러싼 모험!주인공 후카마치 마코토는 카메라맨으로 일본 에베레스트 원정대에서 촬영을 담당했다. 등반에 실패한 후 우연히 들른 카트만두의 한 등산용품점에서 맬러리가 1924년 등반에서 촬영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코닥 카메라를 얻게 되면서 조지 맬러리의 행적을 좇기 시작한다. 과연 1924년 조지 맬러리와 앤드류 어빈은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것일까? 전 세계 산악계를 뒤흔들 최대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바로 그 카메라에 담겨 있다. 하지만 누군가 카메라를 훔쳐가고 후카마치는 그 행방을 좇는 중 한때 일본 산악계의 전설로 불리던 하부 조지를 만나게 된다. 일본으로 돌아가 하부에 관해 조사하면서 점점 산에 대한 하부의 집념에 빠져든 후카마치는 다시 네팔로 그를 찾아간다. 하부 조지, 전설의 등반가이자 자신이 죽게 한 파트너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자. 그가 목표로 삼은 것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에베레스트 남서벽 동계 무산소 단독 등정이었다. 영원한 물음 ‘왜 사람은 산에 오르는가?’ 어떤 생물의 생존도 불허하는 8,000미터 고공에서 지금 그 답을 토해낸다.산이 거기에 있어서가 아냐.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산에 오르는 거야._5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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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의 망치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의 망치
    •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아작
    • 2023-04-14

    냉소적인 영웅들의 세계영화 를 떠올리며아서 클라크의 《신의 망치》를 읽다 보면 영화 가 자꾸 떠오릅니다. 자연 재난이라는 스펙터클을 인간 군상의 드라마로 치환하는 솜씨가 뛰어난 영화였죠. 을 비롯해 TV 드라마 연출에 일가견이 있었던 미미 레더 감독의 특기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개봉 당시에 꽤 흥행했고 수익도 괜찮았습니다만, 똑같이 소행성 지구 충돌을 다루면서 거의 동시에 개봉한 경쟁작 과의 비교에서 밀리고 말았습니다. 이 모든 면에서 이겼습니다. 돈도 더 많이 벌었고,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도 더 많이 됐고(는 0개였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도 나왔고, 과학적인 오류도 훨씬 많고 다양했습니다. 확실히 은 더 보기 편한 영화였습니다. 따로 이해할 필요가 없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였죠.반면에 는 조금 낯설고 복잡합니다. 주요 이야기는 세 가지로 분리돼 있으며, 이 이야기들은 나중에 특별히 합쳐진다거나 하는 반전도 보여주지 않고 각자 나아갈 뿐입니다. 세 개의 드라마 에피소드를 합친 뒤 시간순으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 같죠. 게다가 이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전형적인 영웅과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다들 숭고한 선택을 하기는 하는데, 감독은 그 숭고한 순간들을 감정적으로 증폭시키기를 주저하는 듯합니다. 마치 할리우드 말고 진짜 인생에 대해(혹은 장래에 전성기가 도래할 ‘미드’풍으로) 얘기해보자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에 나오는 영웅들은 모든 시련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그 밖의 운명은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고대 비극의 흔적이 묻어 있죠(그리스풍 비극의 최고조를 보여준 《미스트》의 결말이 얼마나 많은 비난을 받았는지 생각해보면 고대 영웅 서사와 비극 사이의 커다란 간격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는 어쨌든 할리우드 산 재난 스펙터클 영화였습니다. 여름에 극장에 가는 사람들이 기대한 건 더 간략하고 집중된 한방이었고, 이후 만들어진 재난 블록버스터들은 모두 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의 원작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신의 망치》아서 클라크의 《신의 망치》는 의 원작이기도 하고, 또 아니기도 합니다. 《신의 망치》의 영화 제작 권리를 획득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소설을 토대로 제작한 영화가 니까 《신의 망치》는 원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영화의 크레딧에는 응당 있어야 할 원작 소설에 대한 표기가 없습니다. ‘Based on\'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점이 더 많은, 사실상 독립된 작품으로 여겨진다고 해서 협의 하에 크레딧에서는 빠졌다고 하는군요.《신의 망치》가 먼 미래를 다루었다는 점만 빼면, 확실히 두 작품의 기본적인 설정은 비슷합니다.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의 크기도 비슷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한 최종 해결책도 비슷하고, 그 결과도 비슷하죠.그러나 두 작품이 가장 닮은 부분은 일종의 겸허함일 것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할 일을 인간 스스로가 나누어야 할 때 필요한 덕목이겠죠. 스스로를 향한 냉소를 겸비한 덕목이랄까요. 이는 아서 클라크의 소설들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우주는 넓고 운명은 이해하기 어렵고 인간은 너무 작지요. 천재적인 업적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보여준 《낙원의 샘》은 아서 클라크가 성경의 코헬렛(전도서)에 대한 응답으로 쓴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는 ‘궤도 엘리베이터’처럼 유사 이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런 걸 만든 인간은 다른 모든 인간이 겪는 허무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입니다. 그 대단한 일을 해낸 순간은 쏟아지는 세월에 휩쓸려 꿈처럼 밀려나고, 세상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골라 가져가지요. 아서 클라크의 세계에서 과학은 발전해가는 원리로서 역사와 보조를 맞추지만, 그 위대한 과학의 여정에 뛰어들었던 각각의 인간은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그래서 적절한 영웅 서사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아서 클라크는 이상하게 시시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보입니다. 이 ‘그랜드마스터’는 보통 소설 작법이 권장하는 캐릭터 메이킹에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하죠. 《신의 망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물들은 자기 할 일을 하고 나면 다들 흘러가고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버트 싱 선장은 젊은 시절 짧게 누린 영예가 얼마나 멋졌는지,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영예가 얼마나 덧없는지도 잘 이해하는 인물이며, 인류의 존망을 결정하게 될 우주선의 선장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순순히 구별합니다. 그는 영웅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사람이며, 또한 영웅은 자신이 아니라 운명이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지난 삶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을 눈앞에 두고서도 좀처럼 흥분하지 않습니다. 운명에 대해 겸허함과 순종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성직자 또는 철학자들처럼 보일 정도입니다(그러고 보니 《우주로부터의 귀환》 같은 책을 보면 우주를 경험한 인간은 많이들 그렇게 변한다고도 하네요). 클라크와 닮은 사람들이죠. 특히 백 살 생일을 소행성 위에서 맞은 늙은 지질학자는 묘하게 클라크와 닮은 유머 감각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의외의 결론 같지만) 《신의 망치》는 아서 클라크 입문용으로 추천합니다앞서 이야기한 특유의 세계관을 포함해, 아서 클라크의 말년 작품인 《신의 망치》는 그간 작가가 이야기했던 주제들(특히 종교)을 집약한 요약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소설은 그 작가의 팬에게 먼저 어필하게 마련이죠. 《신의 망치》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아서 클라크의 팬이라면 이 소설 속에서 그의 지난 대표작들이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을 수 있겠죠.그런데 저는 거꾸로 《신의 망치》를 오히려 이 작가에 대한 입문 작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서 클라크가 관심을 둔 분야들을 골고루 조금씩 맛볼 수 있으면서도 기존의 대표작들에 비해 훨씬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때문이죠. 그의 대표작들은 메인 스토리나 등장인물에 힘을 몰아주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지루해하는 독자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분량이 적은 《신의 망치》는 그만큼 주 스토리 라인을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요 인물들을 더 자주 비춰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신의 망치》는 아서 클라크 특유의 세계관에 연착륙하기 유리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아서 클라크 특유의 허무하면서도 희망찬 (그래서 역설적이고 기묘한) 휴머니즘은 전혀 작법이 다른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를 떠올리게 하는 바가 있습니다. 보네거트는 아직도 사랑받는데 클라크는 왜 거기에 미치지 못할까요.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잘 읽지는 않는… 그런 건 사랑받는 게 아니니까요. 만약 이 작가가 궁금하지만 그의 대표작들이 너무 낯설게 느껴진다면 《신의 망치》로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구의 멸망을 둘러싼 긴박한 이야기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고 스펙터클하며, 심적 건강을 유지할 만큼만 냉소적인 영웅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익숙한 방식으로, 아서 클라크의 매력적인 세계가 당신을 맞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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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체 조각 미술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체 조각 미술관
    • 이스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02-19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일어나는섬찟하고 기묘한 여덟 가지 이야기“모두 이렇게 새 생명을 얻었으니, 저희는 더 이상 슬프지 않습니다.”2019년, 첫 소설집 《기요틴》 펀딩 사이트에서 1260% 성공률을 기록한 이스안 작가가 어느덧 세 번째 소설집 《신체 조각 미술관》을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1인 출판사 토이필북스와 강북구 소재의 장난감 박물관의 대표, 두 편의 소설집과 다수의 단편 및 에세이를 출간한 작가 겸 아마추어 포토그래퍼, 공포영화 마니아 등등 작가의 이름 앞에 붙는 수많은 수식어들의 공통점은 바로 모두 ‘기묘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이스안 작가의 기담을 관통하는 소재는 바로 ‘꿈’과 ‘죽음’이다. 죽음과 삶, 꿈과 현실의 그 경계선에서 줄 타기를 하는 인간의 삶에는 늘 기묘한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죽고 나서도 영원할 수 있도록 스스로 조각이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신체 조각 미술관〉, 지옥 그 자체를 담은 놀이기구에 방문한 다섯 사람 〈한밤중의 어트랙션〉, 금기를 깨고 푸른 인어를 보러 간 젊은 어부 〈푸른 인어〉, 결혼과 출산 후 완전히 달라져 버린 아내와 마지막을 고하는 남편에게 벌어진 일 〈어떤 부부〉 등 환상적이면서 동시에 섬뜩해 소름이 돋는 여덟 가지 기담을 엮었다. 그중에는 호러 마니아인 작가가 직접 겪은 가위눌림 경험담을 재구성한 〈꿈에 관한 이야기들〉도 있어서, 현실과 꿈의 경계선을 희미하게 만든다.작가가 준비한 기담들은 독자에게 도무지 자신의 의지로는 깨어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악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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