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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런런 (커버이미지)
    [문학]런런런
    • 임정연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23-04-14

    작가 임정연의 예측불허 엉뚱발랄 청춘 질주 소설 ‘런런런’!취직은 힘들어, 집세는 비싸, 그런데 여친까지 죽인다고?『질러!』에서 고등학교를 탈출한 선우와 미나가 『런런런』으로 돌아왔다!외모 엄친아 선우와, 공부 엄친아 진우, 무뚝뚝한 미나가 그려나가는 스무 살의 이야기들.공부, 취직, 생활비가 어깨를 짓누르지만 연애와 낭만이 살만한 스무 살,아니 행복한 스무 살을 만들어간다.외모 엄친아 선우와 무뚝뚝한 미나의 스무 살 행복 만들기.엄마는 우리 집 서열 1위 유치원 원장 선생님, 아빠는 그 밑에서 주눅 들어 사는 택시 드라이버, 쌍둥이 동생 진우는 무려 한국 최고 대학 법대생, 거기 얹혀 사는 고교 자퇴생 선우는 영락없는 백수. 딱 보기만 해도 견적이 나오는 가족 관계지만 그런 선우에게도 목에 힘 줄 만한 백그라운드가 있으니 다름아닌 예쁘고 당찬 여친 미나다. 그런 선우가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 가라 들볶는 원장님의 등쌀에 과감하게 집을 탈출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런 아들을 놔둘 리 없는 엄마를 피해 다니랴, 독립의 기치 아래 안정적인 일거리 구해 다니느랴, 노란색 머스탱 스포츠카를 모는 친구 앞에서 허세 피우랴 선우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른다. 그중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얼 해도 자신을 믿어 주는 미나와의 앞날. 자신만 보면 노기 등등한 원장님 피해 다니랴, 진상 고객 처리하느라 진땀 빼야 하는 알바 다니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친구들과 놀아주느라 바쁘고 바쁜 선우. 하지만 매사 화끈하고 무심하며 털털한 미나를 생각하면 한없이 시간을 흘러 보낼 수는 없는 법. 선우는 자립을 위한 고군분투의 길로 들어서지만 세상은 참으로 녹록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선우의 자소서에 기록될 이력서를 요약하면 딱 네 줄로 정리될 뿐이니. 1999년 서울 출생.20XX년 XX초등학교 졸업.20XX년 XX중학교 졸업.20XX년 XX고등학교 자퇴.별 희망은 없지만 그럼에도 부지런히 커피숍, 편의점, 마트 등에서 근무 일수를 채우며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던 선우에게도 인생의 기회가 온 듯했다. 무슨 운빨이 먹혔는지 학력불문에 월 150 이상을 보장한다는 물류관리 회사에서 떡하니 정규직 후보로 합격 통지를 보내 온 것이다. 무슨 다단계 같은 걸 한다는데 능력제라 조금만 노력하면 월 300도 번단다. 드디어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 날 신입사원들과 함께 가슴 벅찬 교육을 받는데 선우는 웬지 느낌이 이상하다. 물건만 제대로 팔면 떼돈을 벌 것 같은데 그 전에 목돈이 필요하다는 것. 급한 김에 미나에게 연락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속 태우는 선우 앞에 옛날 커피숖 알바할 때부터 드나들던 형사가 나타난다. 영문도 모른 채 마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긴급체포되는 선우, 이어지는 미나의 실종, 모습을 드러내는 살인자...20살의 나이만큼 밝고 다양하고 엉뚱한 일을 벌이며 ‘독립!’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리던 선우와 미나 앞에 나타난 위기. 재미와 긴장과 감동을 요리조리 버무린 젊은 연인들의 위기 탈출기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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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니와 마고의 백 년 (커버이미지)
    [문학]레니와 마고의 백 년
    • 매리언 크로닌 지음, 조경실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04-14

    “우리 눈에 보이는 가장 선명한 별도 이미 죽은 별이래.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별들을 볼 수 있잖아. 별들은 그렇게 계속 살아있는 거야.”‘알렉스 어워드’ 수상작, 영국 《인디펜던트》, 《엘르》 선정 올해의 책소니 픽쳐스 영화 제작 확정, 전 세계 27개국 번역 출판! 출간과 동시에 엄청난 화제성으로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매리언 크로닌의 첫 번째 장편소설 《레니와 마고의 백 년》이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알렉스 어워드’ 수상에 이어 각종 언론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힌 이 작품은 경이로운 데뷔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 세계 독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또한 27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소니/콜롬비아 픽쳐스에서 영화화 제작이 확정되었다. 시한부 병동에서 만난 열일곱 살 레니와 여든세 살 마고의 우정을 담은 이 소설은, 두 사람 나이를 합친 백 년 동안 기억의 시작점부터 예정된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를 그림으로 그려내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쓰레기통에서 뭔가를 찾던 자그마한 개구쟁이 노부인 마고, 80대를 위한 미술 수업에 성큼성큼 들어온 북유렵 소녀 레니가 서로의 삶에 스며들었듯, 우리도 그들과 함께 그곳에 앉아 눈물짓고 우정을 나눠보면 어떨까. 칠흑 같은 밤이 찾아오고 비로소 별을 볼 수 있듯,내 생에 어둠이 드리우고 나서야 우리의 빛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자주색 옷을 입은 귀여운 악당 노부인 마고가 내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면그녀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 말고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열일곱의 레니. 글래스고 병원 메이 병동에 누워 왜 자신이 죽어가야만 하는지 알고 싶은 그녀에겐 지난 17년이라는 세월이 느슨하게 채워져 있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엄마, 아빠와 함께했던 첫 번째 생일이 그녀의 가장 첫 기억이자,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영국으로 이사를 와, 모든 것에 새롭게 적응해야 했던 건 비단 어린 레니의 몫만은 아니었다. 행복을 잃은 엄마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눈으로 레니 곁에 있었지만 없는 것과 다름없어지게 되고, 아빠는 그런 엄마를 그저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이다. 그렇게 엄마는 결국 레니를 아빠에게 맡겨둔 채 홀로 스웨덴으로 돌아가고, 그렇게 레니의 ‘상실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누군가의 곁에서 겉돌기만 하던 레니는 자신의 삶에서마저 겉돌다가 ‘시한부 환자’ 병동인 메이 병동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메이 병동에서 지내며 만나게 된 신입 간호사, 계약직 직원, 미술실 선생님, 아서 신부님 그리고 마고를 만나며 그녀의 삶에서 어느 때보다 충만한 날들을 보내게 되는데……. 끊임없는 외로움과 상실 속에서 때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때론 누군가를 절절히 사랑했던 레니가 마고를 만나기까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마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점차 자신의 삶이 외롭지만은 않았음을 느끼며, 그동안 숨죽여 감춰왔던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리게 된다. 작고 소중한 마고를 만나 남은 생의 하루하루가 기다려지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그 아이가 내가 앉은 책상으로 걸어왔고, 마지막 순간만 기다리던 내 삶을 미처 헤아릴 수 없이 행복하게 바꿔놓기 시작했다. 여든셋의 마고. 글래스고 병원 병실에 누워 삶의 끝자락에 걸터앉은 그녀에겐 지난 83년이라는 세월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누구보다 든든했던 아버지는 전쟁신경증 환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고, 마치 기침 날 때 먹는 사탕이라도 되는 것처럼 쉽게 사랑을 주겠다고 약속한 조니라는 남자와 결혼을 했지만 이내 마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노란꽃 같은 아들 데이비를 심장 문제로 잃고 만다. 마고의 눈에서 데이비를 볼 수밖에 없는 조니마저 더 이상 그녀 곁에 머물 수 없다며 떠나버린다. 혼자가 된 마고는 막연하게 런던으로 조니를 찾아 떠나지만, 스스로를 해방시키라는 여자를 만나 오롯이 혼자 일어서며, 때론 영혼의 짝꿍과 삶의 진정한 재미를 누리게 되는데……. 나란 사람은 데이비의 곰 인형을 들고 눈물 흘리며 보내야 하는 게 아닐지, 지금의 삶을 누려도 되는 것인지 끊임없는 번뇌와 상실과 관계 속에서 때론 사랑을 누리고 사랑에 아파하는 마고가 레니를 만나기까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레니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까. 마고는 천방지축 레니를 만나 그녀에게 스며들며 죽는 것이 부쩍 재밌어진 나날을 보내게 된다.열일곱, 여든셋의 생이 저무는 무렵의 온기와백 년의 삶의 조각이 모여 뿜어내는 빛과 색으로 가득 채워진 이야기 사랑스러운 두 여성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이 소설은 감정이 켜켜이 쌓이는 구성을 한껏 활용해 독자로 하여금 순식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열일곱 살과 여든세 살이 각자 시선에서 보는 자신들의 지난 생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공간과 배경, 시간대를 담아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 가족, 관계, 상실과 슬픔까지 아우르며 두 주인공의 스토리 속으로 절절하고 생생하게 빠져들게 한다. 때론 고통이었지만 때론 그 고통을 전부 잊을 수 있을 만큼 행복했던 서로의 지난날을 나누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밝게 빛나게 한다. 또한 레니와 마고의 병원 생활에 녹아있는 다양한 캐릭터들 역시 사랑스러움으로 무장되어 따듯함을 건네준다. 독자들은 소설의 시작과 끝을 동행하며 죽음의 어둠은 걷어지고, 그들의 유쾌한 우정과, 따듯한 사랑, 그리고 충만한 행복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 마침내 터뜨려내는 슬픔과 감동, 삶에 대한 경의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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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미니픽션 (커버이미지)
    [문학]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미니픽션
    • 구병모 지음
    • 안온북스
    • 2023-04-14

    거대한 스케일, 세밀한 스케치오직 구병모만이 구현 가능한 소설의 지상화地上畵구병모 미니픽션 《로렘 입숨의 책》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200자 원고지 50장 내외의 작품 열세 편을 모은 이번 책에서 작가는 그간 보여준 심미적인 색채를 더욱 강렬하게 내뱉는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과 의식을 소설화해내는 능력을 여지없이 펼쳐 보인다. 모두 달라 보이는 열세 가지 색감은 소설을 다 읽고서야 도달하게 될 높은 고도에서 내려다보아야만 비로소 그 진면모를 알 수 있다. 마치 나스카의 지상화를 마주한 순간처럼 놀랄 수밖에 없는 작품들은 살필수록 짧은 분량 안에 꼼꼼히 덧칠해 새겨 넣은 메시지(또는 메시지 없음)에 숨죽이게 한다. ‘로렘 입숨’은 뜻 없이 셰이프를 잡기 위해 흘려놓은 무작위 더미 텍스트를 가리키나, 그 뜻 없는 낯섦이 우리를 완벽하고 세련된 작품의 세계로 이끈다. 선악에 대한 관념이든, 언어나 예술에 대한 태도이든, 세대나 시대의 위기 감각이든 작가는 자신의 의도를 쉬이 발설하지 않고 소설화하여 그 구조로서 드러나게 한다. 이런 거대한 사고를 세밀하게 소설화하는 능력의 탁월함은 《로렘 입숨의 책》에 실린 다양한 작품으로 그 빛을 발한다. 이것은 소설과 세계에 대한 작가만의 면밀한 대응이며, 비장한 다짐으로 읽힌다. 애써 소설의 존재 의무를 따져 묻는 일이 소설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여기에 모인 소설들과 함께 그 먼 고도에 가닿기를 기대한다. 구병모 소설의 너른 지평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재밌게 읽고 나서야 그 소설의 규모와 숨겨진 의도를 알고 감탄하게 하는 것은 여느 소설가들도 탐내는 구병모 작가의 장기일 것이다.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은 주제들은 언제나 작가의 몸을 통과해 이야기와 인물을 입고 그 윤곽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로렘 입숨의 책》에 실린 첫 작품 〈화장花粧의 도시〉는 태어나자마자 몸에 심겨진 ‘나노 시드’가 그 사람이 죽은 이후 꽃으로 피어나면서 그 삶을 증명한다는 어느 도시의 장례 정책을 통해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의 양면을 드러내는 듯하지만, 반드시 착하기만 하거나 악하기만 한 사람이 없듯이 선악을 가르는 일에는 또 다른 사회적 모순이 숨겨져 있음을 보여주는 레토릭을 구현한다. 〈신인神人의 유배〉는 나스카 지상화의 탄생에 대한 거대한 상상이다. 신비한 자연 현상에 숨겨진 절대자와 신인의 대척 국면이 한 편의 이야기를 쌓는다. 〈영 원의 꿈〉의 ‘나’는 도서관에서 뜻밖에 매몽買夢을 청하는 이를 만나 별다른 의미가 없는 꿈을 팔게 된다. 생활비로도 쓰고 집세로도 쓰면서 안락을 누릴 즈음 더는 간밤에 꾼 꿈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허탕을 반복하던 중 또 다른 꿈, 자신이 꿈꾸었으나 펼치지 못한 꿈을 말하게 되고, 그 잃어버린 꿈에도 값을 매기는 이야기가 꿈처럼 펼쳐진다. 〈동사를 가질 권리〉는 이 책의 제목 ‘입숨 로렘의 책’의 힌트를 주는 작품이다.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은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말이 되지 않는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는 작가의 말에서 작가의 소설에 대한 도전, 정형화되지 않고 잡히지 않는 소설을 좇는 의지가 엿보인다. 〈날아라, 오딘〉의 ‘나’는 전쟁에 동원될 개를 훈련하며 그들에게 어떤 감정도 갖지 않으려 노력한다. 잔인한 생체 실험용으로 쓰이거나 대전차 폭탄으로 쓰일 녀석들을 굳이 사랑할 필요는 없다는 다짐은 ‘오딘’의 출전을 앞두고 위기를 맞는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전쟁의 참화를 그대로 이입하게 하는 생생한 소설적 전치술이 숨겨져 있다. 〈예술은 닫힌 문〉은 오늘날 미디어를 휩쓴 각종 오디션 예능의 비정함을 극대화시킨 소설이다. 현실의 오디션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의 오디션은 생과 사를 다투는 전장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90초. 게다가 예술적 성취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심사위원들과의 소설적 대치가 인상적이다. 〈입회인〉은 중세 시대의 결투 제도가 부활한 미래를 그린다. 절차가 복잡하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법 집행이 아닌 사적인 처벌을 원하고 행하는 사람들. ‘나’는 그러한 결투의 당사자만큼 중요한 역할을 행하는 ‘입회인’으로 딸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긴다. 〈궁서와 하멜른의 남자〉는 오랫동안 수리하지 않은 24평짜리 구축 아파트를 밀착 묘사한다. 세입자인 ‘나’는 아이가 태어나 육아와 집안일을 온전히 맡게 되었고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내놓은 지 한참 되었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고 한겨울을 맞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집에 찾아와 집에 쥐가 득시글하다고 주장한다. 실재하는 것과 그것을 숨기려 하는 관리는 여느 행정력 이면의 폭력성을 눈앞에 그려낸다.〈롱슬리브〉는 남들보다 눈에 띄게 팔이 길어 놀림감이 되거나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특성을 가진 친구가 ‘나’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이야기다. 잠시잠깐 신의 실수로 태어나게 된 것 같지만 그것은 두 팔로 큰 그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의 현현인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말들〉의 주인공 ‘원’은 “신의 사전을 훔쳐서 나온 천사”다. 원은 거대한 사전에서 어떤 단어를 지워버려 더 나은 세상을 인간에게 주고자 한다. 공격, 고독, 오염과 같은 단어를 신의 사전에서 지워내 그 단어가 없어진다면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더 좋은 공동체가 될까를 생각하게 한다. 〈누더기 얼굴〉은 투명인간이다. 은유로서의 투명이 아닌 물리적 투명인간인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려 하지만 쉽지 않다. 자신의 특성을 활용해 정의와 공익에 보탬이 되려고도 하지만 돌아오는 건 냉대뿐이다. 나는 이제 남들과 같은 얼굴을 갖고 싶다. 하지만 본래 나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세상에 없으므로 가능하지 않다. 〈지당하고도 그럴듯한〉의 ‘나’는 소설가다. 출간 작업을 하며 소설을 고쳐나가는, 픽션이 분명한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작가 구병모가 소설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지당하고 그럴듯하다고 믿는 모든 것에 대한 역설이기도 하다. 〈시간의 벽감壁龕〉은 시간을 통과하여 공간처럼 이동할 수 있는 펜던트가 개발되었고 100년 뒤의 참담을 목격하였지만, 인간은 미래의 절망을 엿보았다고 해서 자신의 현재를 반성하거나 조율하는 존재가 아님을 목도하게 한다. 이렇게 구병모 작가는 미니픽션이라는 한계가 분명해 보이는 규격에도 불구하고 영토와 시간, 인간과 신의 경계를 무참히 가로지르고 단숨에 제압해 소설 한 편의 완성도와 가능성은 규모로 결정할 수 없음을 증명해낸다. 그렇기에 짧은 소설이라고 해서 그 품이 덜 드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거대하고도 세밀한 이야기들과 더불어 이 책에는 작품의 시작점과 쓰고 난 후의 소회 등을 담은 작가 노트가 작품마다 더해져 읽는 묘미를 더한다. 우리는 구병모 작가가 가진 소설적 역량을 이해하면서도 때론 오해했고 지당하고도 그럴듯하다고 믿는 근거로 부당한 요구를 더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작가 구병모의 너른 지평과 진수를 한 권에 담아낸 《로렘 입숨의 책》과 함께 짧음 위로 켜켜이 더해진 구병모만 깊이를 한껏 누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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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트 레이디 (커버이미지)
    [문학]로스트 레이디
    • 윌라 캐더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3-04-14

    투르게네프의 『첫사랑』과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연상시키는, 윌라 캐더의 가장 완벽한 소설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선정 서양의 위대한 저서가디언지 선정 필독 도서 1925년 어느 봄날, 윌라 캐더는 젊은 작가로부터 정중한 편지를 한 통 받는다.“친애하는 미스 캐더, 선생님의 열렬한 팬 중 한 명으로서 저는- 『나의 안토니아』, 『로스트 레이디』, 『폴의 사례』, 『스캔들』이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입니다-의심 많은 사람이 조만간 선생님께 알릴지도 모르는, 표절처럼 보이는 부분을 설명하고자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그는 곧 출간되는 자신의 신작에 『로스트 레이디』의 한 구절과 매우 비슷한 표현이 있으나, 그 아이디어는 자신이 오랫동안 품어 온 아이디어일뿐만 아니라 『로스트 레이디』가 출간되기 전에 이미 썼던 문장이라고 설명하며 자기 소설의 초안을 동봉하였다.젊은 작가에게 보낸 회신에서 캐더는 역사에 걸쳐 수많은 소설가들이 같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으며, “아름다움에 대해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것이 우리를 얼마나 강하게 뒤흔들었는지가 아니냐”며 그를 안심시키고 연륜 있는 작가로서의 기품을 선보였다.이 젊은 작가는 당시 처녀작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으며 문단의 스타로 떠오른 F. 스콧 피츠제럴드였으며, 그가 언급한 신간은 『위대한 개츠비』였다.데이지와 포레스터 부인의 유사한 매력 외에도 『위대한 개츠비』와 『로스트 레이디』는 여러모로 닮았다. 데이지와 포레스터 부인은 사람들의 눈에 아름다운 예술품( objet d’art)으로 존재하며 스스로 그것을 인지하고 역할에 충실하지만, 그로 인해 어딘가가 부서진 ‘결함 있는’ 인물들이다. 과거마저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 개츠비가 아메리칸 드림의 환상을 상징한다면, “가장 절실히 바라는 것은 이미 성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개척자들의 꿈을 이야기하는 포레스터 대령의 몰락은 서부 개척시대의 종말과 뒤를 이은 현대화에 대한 환멸을 대변한다. 또한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제삼자인 닉이 1인칭 화자로서 신비로운 인물인 개츠비의 모습을 독자에게 전한다면, 『로스트 레이디』에서 캐더 역시 닐이라는 소년의 시선을 통해 포레스터 부인의 복합적인 성격을 한 꺼풀씩 드러내는 방법을 택했다.그러나 『로스트 레이디』는 단순히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나 사라진 이상에 대한 안타까움만을 담은 소설이 아니다. 삶을 향한 강한 의지와 생명력을 지녔으며 여성을 억압하는 일종의 도구였던 주변의 시선에 반발하는 메리언 포레스터는 안나 카레니나나 마담 보바리처럼 스스로를 파멸하거나 닐의 바람대로 \'위대한 남자들 모두의 과부를 자처하여 스스로를 제물로 희생하고 자기가 속한 개척시대와 함께 소멸되기를 거부\'하고, 그녀의 재기는 『로스트 레이디』의 페미니즘 리딩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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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트 킹덤 (커버이미지)
    [문학]로스트 킹덤
    • 이정식 지음
    • 좋은땅
    • 2023-04-14

    《로스트 킹덤》은 이정식 작가의 단편을 모은 책이다. 그중 도서 제목과 동명의 소설인 〈로스트 킹덤〉은 후고구려의 건국자인 궁예왕과 궁예왕의 든든한 장수였던 왕건의 모반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왕건의 모반 이후 도망자가 된 궁예왕의 일련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펼쳐진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던 전투를 궁예왕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기술한다. 저자의 상상이 가미된 이 이야기 속의 궁예왕은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인다.〈막국수〉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치 있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이 친구, 저 친구에게 돈을 빌리러 다니는 중년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중심에 있는 이야기는 좋아하는 음식인 막국수를 먹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아니, 그깟 막국수가 대수라고?’ 생각하겠지만 소설의 말을 빌려 보자면, “이런 게 사람 사는 맛 아니겠는가.”그 외의 〈관점의 차이〉, 〈여지〉, 〈함께 사는 법〉 등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경쟁적이며, 몰인정한 사회를 묘사한다. 이 소설들에서 주인공들은 현실에 부딪히고 좌절하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열심히 살아간다. 작가는 그런 주인공을 따듯하게 보듬어 준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마도 우리 모두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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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마인더스 (커버이미지)
    [문학]리마인더스
    • 밸 에미크,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23-04-14

    너무 슬퍼서 흔적마저 지우고 싶었는데…그 사랑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영화 판권 계약.아마존 선정 ‘이 달의 책’!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반스앤노블이 선정한 신인 작가아무것도 잊지 못하는 음악 천재 소녀와, 사랑한 사람과 이별하고 상실감에 빠진 남자가 만났다! 그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어울리지 않는 듀오는 그들만의 모험을 시작한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찾아드는 회한과 의심,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확인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싹트는 우정과 새로운 삶의 희망이 아름답고도 순수한 하모니를 이룬다. 매혹적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이 소설은 상실, 기억, 우정, 극복에 대한 아주 흥미롭고 따뜻한 탐험이다.“처음엔 모든 것을 잊고 싶었지만,지금은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기억에 관한 다양한 변주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서는 음악소설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리마인더를 갖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지 못하는 슬픔과 상실감 앞에 서면 처음에는 모든 것을 잊고 싶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이 간절해진다. 그 사람이 흥얼거리던 노래부터 집 안에 있는 액자 속 사진과 의자 같은 물건들, 둘이서 즐겁게 산책하던 길, 자주 들르던 식당 등에 이르기까지. 무언가를 볼 때면 그 경험을 함께했던 사람이 떠오른다. 고통스럽고 두려운 기억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려면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시킬 만한 특별한 리마인더가 필요하다. 존 레넌과 비틀즈의 노래가 아직도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은 존재이지 않을까. 가족이든 친구든, 혹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작가이자 뮤지션이자 배우인 ‘르네상스 인간’ 밸 에미크의 첫 소설인 <리마인더스>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전개와 독특한 인물 설정,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순수하고 거침없는, 존 레넌의 광팬이자 천재적인 뮤지션인 열 살 소녀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망감에 빠진 남자의 관점이 교차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무척이나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또한 본문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 손 그림과 글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누군가를 기억하기에 따뜻한 세상을 느낄 수 있고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기에 더 기쁘게 맞아들일 수 있어!”음악, 가족, 사랑, 상실, 그리고 삶의 지혜와 교훈이 전해지는 이야기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장례식 이후 절망감에 빠진 개빈 윈터스는 함께한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어서 모든 것을 불태워버린다. 그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뉴스와 가십 쇼에 나오자 그는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시청률도 급상승한다. 하지만 개빈의 슬픔을 헤아려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개빈은 친구의 가족이 살고 있는,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뉴저지로 가고 친구 부부의 딸인 조앤을 만난다.이 소녀는 모든 날을 영화처럼 기억하는 ‘매우 뛰어난 자전적 기억력(HSAM)’을 타고났다. 2년 전의 그날이 무슨 요일이었는지, 엄마가 지난 6개월간 ‘틀림없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스물일곱 번), 어느 6월의 일요일에 할아버지와 낚시를 갔을 때 무엇을 신고 있었는지(여우 양말)를 몇 초 만에 말해줄 수 있다. 그리고 개빈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에 대해 알고 있으며, 그에 관련된 대여섯 가지의 기억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때마침 조앤은 ‘위대한 미래의 작사.작곡가 콘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존 레넌처럼 사람들이 자신을 잊지 못할 멋진 노래로 콘테스트에서 우승하고 싶은 조앤은 곧 문 닫을 아빠의 스튜디오에서 개빈과 함께 출품 준비를 한다. 자신의 기억을 들려주는 조앤과 곡 작업을 도와주는 개빈,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듀오는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헤아려가고, 소중한 사람들이 늘 가까이서 함께할 수 있고 그들을 기억의 상자에 담아둘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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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아 가족 (커버이미지)
    [문학]리아 가족
    • 양수련 지음
    • 책과나무
    • 2023-04-14

    “가족과 살인, 복수와 희망, 어울리지 않을 듯한 단어의 조합!범죄로 탄생한 리아 가족의 희망 분투기”범죄로 탄생한 한 가족의 길고도 짧은 이야기다. 휠체어를 탄 불운의 리아는 복수하기 위해 불편한 과거를 현재로 불러내고야 만다.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잇따른 젊은 남자. 리아는 자신을 죽여 달라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다. 그리고 과거를 헤집고 그 비밀을 알게 된다. 과거에 리아가 버렸던 아이, 이제는 청년이 된, 아니 살인자가 되어 찾아온 자라지 않은 아이로 인해 리아의 삶은 또 한 차례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만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니, 그런 일은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으로 엮인 그들은 서로의 존재로 위안을 얻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갈 수 있을까?‘가족’과 ‘살인’, ‘복수’와 ‘희망’, 이 어울리지 않을 듯한 단어의 조합이 한자리에 어우러져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족으로 엮인 이 불행한 이들의 기구한 삶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까? 불행한 이들의 희망 분투기를 그린 이 미스터리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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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리 이야기 - 집고양이 릴리, 길고양이가 되다 (커버이미지)
    [문학]릴리 이야기 - 집고양이 릴리, 길고양이가 되다
    • 윤성은 지음
    • 북스토리
    • 2023-04-14

    고양이의 시선으로 쓰인, 순도 100퍼센트 고양이 소설차가운 겨울이 오면 길고양이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먹이를 얻을 수 있는지, 추운 몸을 녹일 수 있는 곳이 있는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지……. 딱히 캣맘이나 캣대디가 아니더라도 주인 없는 고양이가 지나가면 애잔하게 느껴지고, 덜컥 다가오기라도 하면 이 아이를 집에 데려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행복하게 거실에서 고롱고롱 소리를 내는 집고양이를 보면서 행복에 잠기다가도, 칼바람을 맞고 서 있는 길고양이를 보고 짠하게 느껴지던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다.영화 평론가이자 컨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는 저자 윤성은은 문득 만난 늠름한 길고양이에 깊은 인상을 받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릴리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릴리 이야기』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쓰인 순도 100퍼센트 고양이 소설로, 시크하고 도도한 집고양이 ‘릴리’가 늠름하고 자상한 길고양이 ‘꼬짤이’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고양이에 빙의한 듯 유머러스하고 따듯한 필치로 고양이 릴리의 특별한 모험을 써내려간다. 소소한 웃음과 따듯한 감동이 있는, 릴리의 특별한 모험빨간 리본을 단 흰 고양이 릴리는 재개발이 예정된 낡은 아파트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고급 사료가 아니면 거부하고, 맛난 간식은 마다하지 않으면서 평온하고 심심하게 살아가던 릴리는 어느 날 사소한 계기로 단지 길고양이의 우두머리격인 꼬짤이와 대화를 하게 되고 그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된다. 꼬짤이와 친해지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릴리, 그러나 재개발이 다가오면서 길고양이들이 아파트 단지를 떠나야 하자 릴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꼬짤이와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꼬짤이를 따라 길고양이가 될 것인가. 『릴리 이야기』는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귀여운 로맨스를 그리면서도, 재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과 고양이들, 사람과 고양이의 바람직한 관계, 가족의 의미, 주체적인 선택 등 다양한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지는 다층적인 소설이다. 시크한 고양이 릴리의 시선으로 소소한 웃음이 가득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듯해지는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릴리 이야기』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귀엽고 따듯한, 그러니까 고양이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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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녀는 꿈을 지킨다 (커버이미지)
    [문학]마녀는 꿈을 지킨다
    • 무라야마 사키 지음, 한성례 옮김
    • 씨큐브
    • 2023-04-14

    이 세상의 밤과 꿈을 지키는 것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녀들이었다. 1.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녀들이 바라본 세상과 사람들 이야기! -《마녀는 꿈을 지킨다》 출간《마녀는 꿈을 지킨다》는 마녀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일곱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녀, 요괴, 요정, 천사, 인어, 반수반인, 늑대인간 등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어렸을 때 대했던 책이나 세계 여러 나라의 민담과 전설, 할머니들이 머리맡에서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속에서 흔히 대했던 적이 있기에 그리 낯설지 않다. 《마녀는 꿈을 지킨다》에 나오는 마녀들은 신비한 마법을 사용하고, 인간보다 열 배쯤 수명이 긴 존재로 되어 있을 뿐 정서, 생각, 사고방식, 감정, 언어습관 등이 같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친근하게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이 소설에 나오는 마녀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할 만큼 따스한 마음과 약자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갖고 있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고 달려가 구해주는 정의롭고 착한 존재들이어서 책을 읽다보면 은연중 깊은 신뢰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항상 선의를 위해 마법을 사용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너그러운 마음씨로 살아있는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 넓은 포용력을 갖추고 있어 고양된 품격을 갖춘 아름다운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마녀가 등장하는 판타지이긴 해도 마법이나 기적보다는 세상과 인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사람들이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신념과 긍지를 잃지 않고 간절한 꿈을 이루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들을 그린 일곱 편의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 무라야마 사키는 한때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던 당시 마녀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많이 다루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친구처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마녀, 인간들과 거의 다르지 않는 습관과 사고 체계를 갖춘 새로운 개념의 마녀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한 방울의 눈물보다 따스하고 맑고 투명한 감동을 담고 있다. 마녀들이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보다는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상공 위에서 넉넉한 시선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보이지 않는 손으로 주인공들의 염원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해준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골을 넣어 승부를 결정짓는 골잡이가 아니라 어시스트를 주로 하는 도우미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하겠다. 이 소설에서 주로 등장하는 마녀는 둘이다. 짧은 은발의 소유자인 니콜라는 오랫동안 세상을 떠돌며 위기에 직면한 사람들을 무수히 구해낸 전력이 있고, 이제는 은퇴할 나이가 되어 아름다운 항구 도시에 정착해 마녀들이 편안하게 쉬었다갈 수 있는 숙소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 마녀이다. 오랜 세월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아본 경험이 있어 재료만 주어지면 그 어떤 음식도 척척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니콜라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져주고, 언제나 약자들의 염원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심성을 갖춘 마녀이기도 하다. 니콜라가 운영하는 카페에 길을 잘못 들어 찾아온 인간 손님이나 고양이의 방문을 배척하거나 쫓아내지 않고 적극 환영하고, 간절히 원하는 소망을 들어주고,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자면 손자들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며 자애롭게 보살펴주는 인자한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나세는 세상을 살아온 날들이 그리 길지는 않은 젊은 마녀로 외양만 보자면 인간의 17세에 해당하는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언제나 매력적인 빨간 머리를 휘날리며 다니고, 패션 감각도 뛰어나고, 귀엽고 발랄한 성격의 소유자다. 검은 고양이가 언제나 나나세 옆에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다. 나나세 역시 사람들을 비롯한 생명체에 대한 존중심이 강하고, 어려움에 처한 약자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앞에서 주도적으로 끌어당기기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에 충실하고, 무엇보다 약속을 소중하게 여긴다. 나나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떠돌다가 언젠가 스치듯 잠시 머문 적이 있는 항구 도시로 돌아왔다. 마녀는 신분을 철저하게 숨기고 인간들이 사는 마을에 섞여 살면서 도시를 수호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나나세는 다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니콜라가 운영하는 마녀의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마녀들은 무한하게 베푸는 존재들이다. 자연재해나 전쟁이 나면 즉각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 생명을 구하고, 부상자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마녀는 인간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기에 위기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건 주어진 임무이기도 하다. 마녀의 생명은 인간에 비해 10배나 길지만 사고 현장에서 마법을 과도하게 사용해 탈진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할 경우 일찍 숨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 한때는 마녀가 세상을 지배해 인간들을 핍박한 적도 있고, 인간들에게 쫓기며 마녀 사냥을 당한 적도 있다. 현대적인 개념의 마녀들은 인간과 서로 등등한 위치에서 세상을 살아간다. 여전히 인간들의 눈에 신분이 발각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산다. 마녀들은 목숨을 걸고 인간을 구해주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2. 한 방울의 눈물보다 따스하고 투명한 감동!니콜라와 나나세의 신구 조합이 역할 분담을 통해 재미있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에 담긴 일곱 편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평소에는 아무런 불만 없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어진 본분을 다하지만 가끔 기분이 우울해지면 위험한 생각에 빠져드는 서점 직원 가나에, 아이들의 괴롭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지만 할머니의 얼굴에 슬픔이 드리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 용감한 아이로 거듭나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소라야, 목숨이 경각에 달한 사고 현장에서 천사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아이가 훗날 화가로 대성해 그린 천사의 그림에는 어김없이 보이지 않는 마녀의 역할이 있었다. 어린 시절 7월 칠석에 만났던 요괴를 추억하며 지금은 사라진 축제의 부활을 위해 애쓰는 사토, 트럼펫 주자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루지 못해 타인을 원망하는 불성실한 삶을 살다가 아내가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가자 비로소 잘못을 깨닫고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택시기사, 어린 시절 야구를 좋아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 했던 형을 추억하며 완벽한 야구사전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출판사 편집자 유지,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족사진을 품에 안고 긴 여행을 하는 인형 이야기는 우리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이 소설에 실린 일곱 편의 이야기들을 읽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되고, 타인의 잘못을 비난하기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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