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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생물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무생물 이야기
    • 양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04-14

    ‘어느 날 일어나 보니, 내가 무생물이 되어 있었다.’무생-물(無生物)「명사」 『생명』 생물이 아닌 물건. 세포로 이루어지지 않은 돌, 물, 흙 따위를 이른다.아침에 일어났는데 내가 무생물이 되어 있었다. 아주 간단하다. 나는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반대로 나를 제외한 집 안의 모든 것이 생물이 되어 있었다. 이불은 느끼한 자세로 내 몸에 엉겨 붙어 있었고, 침대는 내가 무겁다며 성질을 냈다. 책들은 번식을 끝낸 나방처럼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책상은 늙은 조랑말처럼 앞다리를 굽히고 앉아 있었다. 전자레인지는 오르골 흉내를 내며 빙글빙글 돌았고, 식기들은 캐스터네츠처럼 서로 부딪치다가 깨져버렸다. 바닥은 잠자는 고래의 등처럼 흔들렸고, 의자는 시츄처럼 뛰어다녔다. 들어가자 변기가 나폴레옹 흉내를 내며 물대포를 쐈고, 샤워기가 묘기 부리는 뱀처럼 일어나 내 목을 물 준비를 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제 인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그야 해봐야 알겠죠.”아침에 눈을 뜨니 갑자기 사방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눈앞의 것들은 모두 그대로인데 냉장고, 세탁기, 변기, 전자레인지, 노트북, 의자 등등이 살아서 움직이고 말을 한다면? 이 이야기는 주인공 ‘나’가 어느 날 무생물이 된다는 그 황망한 낯섦으로부터 시작된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나’가 무생물이 되는 순간,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생물이 된 나의 ‘물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창밖을 바라보다가 여행 가방에서 나오는 ‘아줌마’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가방에서 나와 스트레칭을 하던 사이 여행 가방은 사라지고, 새끼 리트리버처럼 여행 가방을 안고 간 남자를 나는 보았다. 아줌마는 여행 가방을 찾기 위해 ‘나’를 찾아온다.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나는 움직임을 위해, 아줌마는 잃어버린 가방을 찾기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과연 ‘나’는 생물로서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이 소설은 주인공은 나 자신이며 독자 여러분이기도 합니다.”이 책은 ‘나’와 같이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되어가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야기 속 나는 고립된 상황에서도 지나친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잃어버릴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이 오면 거리마다 케이크에 불이 켜지듯 인생의 길에도 어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면 가방에서 나온 사람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럴 땐 함께 손을 잡고 그 길을 따라가면 된다. 당신은 무생물이 아니다. (p.272)’ 와 같이 말이다. 《무생물 이야기》는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여러 이유로 자신을 스스로 무생물 혹은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나의 힘이든, 타인의 힘이든 분명히 ‘누군가’의 도움으로 결국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은 무생물이 아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하여 “어느 추운 겨울, 소설의 시작처럼 아침에 눈을 뜨니 갑자기 사방이 낯설게 느껴졌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세상에 큰 변화가 일어난 느낌이었다. 어제나 오늘이나 눈앞의 것들은 다 그대로인데 공기만이 달라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순간 냉장고가 지잉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그 소리가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 ‘나는 살아가고 있다고, 비록 나(냉장고) 따위가 얼마나 진지한지 알아주는 이 없지만, 이 세계에 제법 열심히 존재하고 있다.’라고. 그때부터였다. 그들에 대해 써보고 싶어졌다. 분명 존재하지만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그러니까 무생물에 대해 써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리고 그 많고 많은 무생물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어쨌거나 그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저자는 이 글을 쓰는 내내 유쾌했다고 말하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지도 못한 채 그들의 목소리를 따라 흘러갔고 자연스레 섞여 들어갔다. 그 여정은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저마다 의미가 있는 그들의 영혼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기쁨이었다. 여태껏 그만큼 중요하고 보람찬 일은 없었다. 이 책은 일정의 나의 고백록과도 같다. 하지만 무생물이라는 여간해선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가닿고 싶었다는 것만은 알아주길 바란다.”라며 이 책에 대한 당부를 덧붙였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이 주변에 평범하게 있는 것들(사람도 포함)에 대해 다시 한번 잘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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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커버이미지)
    [문학]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 제임스 리 지음
    • 마음서재
    • 2023-04-14

    n번방 이전에 그녀들이 있었다.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아무도 말하지 않는 그녀들의 이야기“난 항상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을 꿈꿔.”“똑같은 사람인데, 왜 단 한 번뿐인 삶을 유린당해야만 했을까.”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은 한국 ‘성매매특별법’ 제정 및 시행에 계기가 된 2건의 성매매업소 화재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실화 소설이다. 1차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6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일어난 2차 사고, 앞서 비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전혀 개선된 점 없이 더 많은 희생자를 내고야 만 당시의 잔혹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가 성매매여성에게 지우는 혐오와 편견이 어떠한 것인지를 똑바로 직시한다. 성매매여성들은 선불금과 그에 따른 이자 등 금전적인 올가미에 걸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불어나는 빚을 감당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빚과 폭력, 감금 등 성매매의 폐단은 성매매여성이 성매매에서 탈출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경찰, 공권력, 지역사회와 성매매의 뿌리 깊은 유착을 숨김없이 보여주며 우리 사회가 왜 그동안 성매매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녀들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가려져 있다. 여기 한 여성이 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극복하기 힘든 가난으로 중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중퇴해야 했다. 또 다른 여성이 있다. 그녀는 처참한 가정폭력이 일상이었던 아동학대 피해자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은 사랑했던 사람에게 임신한 채 버림받았다. 막을 길 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훔치며 임신중절 수술을 한 그녀는 육체에 남은 아픔보다도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스럽다. 친족 간 성폭력, 윤간 등 여성성이 무참히 말살된 범죄 피해를 당한 여성도 있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이 피해들을 중복해서 당한 여성들도 있다. 그리고 사회적 기반이 전혀 없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겪은 이 여성들은 끝내 성매매라는 세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늪에 빠지고 만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 소설은 취업 사기 등으로 성매매라는 올가미에 걸린 여성들의 사연을 알려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성매매여성에게 지우는 혐오와 편견이 어떠한 것인지를 똑바로 직시한다. 성매매를 시작한 후 선불금과 그에 따른 이자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과 폭력, 감금 등으로 성매매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성매매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준다. 악덕 포주, 조직폭력배와의 연결은 물론 경찰, 공권력, 지역사회와의 뿌리 깊은 유착은 우리 사회가 왜 그동안 성매매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나는 이 책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는 성매매여성들의 애환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성매매여성들과 관련된 애처로운 사연은 우리 눈과 귀에 잠깐 머물다가 금방 잊힌다. 평소 우리는 이들의 존재에 무관심하다. 그들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가려져 있다. 최소한의 인권도 누리지 못하는 성매매여성들은 비록 몸을 팔며 생존을 하고는 있지만 이들 또한 인생을 처참하게 옥죄는 굴레를 과감히 끊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고 싶어 하는, 우리가 함께 보듬고 가야 할 이웃이다.성매매는 인권을 유린하고 착취하며, 사회 공동의 가치와 윤리의식을 위협한다. 성에 관한 그릇된 인식과 성 상품화는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지며 결국 사회 전체에 부메랑으로 다가온다.-작가의 말에서열아홉 명의 젊은 여성들이 감금당한 채불길 속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지만사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등학교 중퇴의 가출소녀’라는 딱지가 붙은 소희가 살아가는 현실은 혹한의 겨울, 허허벌판에서 서늘한 바람을 맨몸으로 맞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살을 에는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그녀를 티켓다방에서부터 전국의 여러 유흥업소를 거쳐 마침내 감금된 채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로 데려오고야 만다. 어느 날, 종일 소름 끼치는 시커먼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코앞의 동네, 완벽하게 똑같은 구조의 업소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사고로 해당 업소의 성매매여성 5명이 안에 갇혀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한다. 업소의 모든 출입문에는 쇠창살과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서 밖에서 누군가가 자물쇠를 열지 않는 이상 밖으로 나가는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단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소희는 업소의 좁은 창문을 통해, 온 동네를 시커멓게 휘감은 매캐한 연기를 멍하니 바라본다.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은 한국 ‘성매매특별법’ 제정 및 시행에 계기가 된 2건의 성매매업소 화재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실화 소설이다.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감금생활을 하던 성매매여성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후 2002년 1월, 군산 개복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또다시 화재 사고가 발생해 14명의 성매매여성들이 안에 갇혀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진다. 1차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6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일어난 2차 사고, 앞서 비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전혀 개선된 점 없이 더 많은 희생자를 내고야 말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 소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 구매자 남성들은 성매매여성들의 성을 하룻밤 샀다는 이유로 마치 그녀들의 인격까지 모조리 산 것처럼 행동한다. 이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폭력적 착취와 인권유린이 발생한다. 최근 ‘미투운동’이 일어나며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정치인, 사회 유명인사, 연예인에서부터 연인 관계에 있는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성 상품화와 왜곡된 성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 성매매여성의 탈성매매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형적인 성 산업의 구조는 소설의 배경이 된 화재 사고가 일어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바로 이 점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어른의 머리와 가슴을 뜨끔하게 한다. 범죄의 악랄함, 잔혹성과 함께 미성년자 피해자들이 많아서 더욱 뜨거운 도마 위에 오른 ‘n번방 사건’ 또한 우리 교육현장의 성교육은 실패했고 이 사회의 성 문화는 뼛속 깊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한편, 주인공 소희가 호주 원정 성매매를 하는 내용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해외로까지 뻗어 나간 대한민국 성매매의 공고한 카르텔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성매매가 합법이냐 불법이냐는 논쟁을 떠나서 효과적인 성교육과 윤리의식이 뒷받침되는 올바른 성 문화를 세워나가는 일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소설은 전한다. 또한, 이 소설은 성매매로 인한 인권유린을 철저히 파헤침으로써 성매매가 인권 문제이자 사회 문제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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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나이트 라디오 (커버이미지)
    [문학]미드나이트 라디오
    • 남희영 지음
    • 니케북스
    • 2023-04-14

    2017년 오늘,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라디오를 켜고 주파수를 맞춘다. 분주한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편을 출근시킨 뒤 집안일을 잠시만 뒤로 미루어두고 차 한 잔을 앞에 놓은 가정주부. 정신없는 오전 업무를 마치고 간단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종이컵에 든 믹스커피 한 잔을 홀짝거리는 사무실의 직장인들. 아침 일찍 등교했다가 학원까지 모두 마치고 늦은 밤에야 제 방에 들어와서도 다시 책상 앞에 앉아야만 하는 아이들. 그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시그널을 찾아 잠시 귀를 기울인다. 그곳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바깥세상과 달리, 늘 한결같아 보이는 아날로그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경쟁자이기만 했던 친구들이,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었던 이웃들이, 험악한 뉴스의 주인공들이, 어느새 나와 다르지 않은 사연들의 주인공이 되어 있기도 하다. 밤이 깊어질수록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노란 백열등처럼 라디오 속 이야기들, 사람들, 노래들은 혼자일수록 희미하게 그러나 더욱 따뜻하게 빛을 낸다. 천천히 다이얼을 돌려 나만의 시그널을 찾는 그 일은, 어쩌면 먼 곳에 있어서 오히려 가까운, 내 이야기를 들어줄 어떤 이를 가만히 더듬어 찾는 일일지도 모른다. 여기, 한밤의 라디오 속 사연과도 같은 여덟 편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들은 깊은 밤, 오히려 홀로인 우리가 세상에 지친 서로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위로의 조각들이다. 깊은 밤, 결국 혼자인 우리가,낯모르는 서로에게 기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남희영은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매일같이 크고 작은 상처들을 겪어내며 2017년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성실한 가장과, 가정주부와, 학생들과, 청년들과, 연인들과, 부부들이다. _돈깨나 있는 아버지와 치맛바람 날리는 엄마 아래서 부족한 것 없이 자라, 이제는 어느새 열여섯 딸아이를 둔 대기업의 임직원이 된 중년의 남자. 곧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 아직 철없는 딸아이 뒷바라지할 일이 한창인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언제 실직할지도 모르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_「Stay Gold」_이제 열다섯, 아직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게 더 좋고, 햄버거와 라면이 제일 맛있다. 그런데 덜컥 아이가 생겼고, 오히려 너무 어린 탓에 아이를 없애지도 못했다. 그렇게 갑자기 엄마가 되어버린 지금. 아직 이름조차 지어주지 못한 아기. 아기를 사랑한다, 아기가 아플까봐 걱정된다, 아기를 사랑한다, 아기가 죽을까봐 걱정된다…… 매일같이 쓰는 일기장에는 극단의 문장들로 가득 채워진다. _「Fire and Rain」_아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느새 익숙지 않다. 아이의 이름으로 대신해 부르기를 몇 년. 아내 덕에 큰 성공을 맛보았고 그러면서 어느새 서로에게 무뎌지고 소홀해졌다. 이혼을 하고도 얼마가 지났는데, 오늘 몇 년 만에 아내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날 밤, 깊은 밤 아내는 밤새도록 어디를 그렇게 쏘다닌 걸까. 그날 밤 아내의 행적을 뒤쫓은 오늘에야, 아내가 그렇게 죽어버린 지금에야, 아내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_「사랑에 빠지고 싶다」_대구에서는 천재 소리 들으며 자라 남들 모두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 들어왔다. 1년을 어찌어찌 버티고 군대까지 제대했는데, 학교로 돌아갈 자신이 없다. 복학 때문에 방을 알아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공부는 물론이고 집안이고 뭐고 꿀리는 거 없는 서울 아이들 사이에서 견디기가 힘들다고 어디 가서 말할 수도 없다. 팔자 좋은 소리라고들 하겠지만, 죽기보다 싫다. 학교로, 서울로 돌아갈 수 있을까. _「Wave」_8년 만에 일터로 돌아왔다. 자부심까지는 아니어도 매일같이 라디오를 들으며 일할 수 있는 택시기사라는 직업을 좋아했다.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있어 힘들어도 힘든 줄을 몰랐다. 그런데 어이없는 누명을 쓰고 8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그사이 아들은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고, 제대로 뒷바라지해주지도 못한 딸아이도 장학금을 받으며 체대에 들어갔다. 고마운 일이지만 여전히 불쑥불쑥 울컥거리는 마음은 달래지지가 않는다. _「The first Time」 _첫사랑에 실패했지만, 뒤늦게 지금의 남편을 만나 화려하진 않아도 평범하게,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말기암이라 한다. 딱히 그리웠던 적도 없는데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을 만나고 싶다. 고맙게도 남편이 허락해주었다. 게다가 직접 그 사람을 찾아주었다. 지금 그 사람을 만나러 간다. _「Goodbye to Love」\"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나는 사랑하는 아내를 꼭 껴안는다. 숨을 크게 쉰다. 아내의 숨, 아내의 목소리, 아내의 냄새, 아내의 모든 것에서 향긋한 온기가 느껴진다.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MIDNIGHT RADIO』 속 주인공들은, 모두들 크고 작은 상처들을 가지고 있다. 곧 실직할지도 모르는 가장, 철없는 열다섯 싱글맘 소년소녀, 고향을 떠나 낯선 서울이 두렵기만 한 청년,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8년이나 복역을 하고 나온 중년의 택시기사, 평탄하고 굴곡 없는 삶을 살다가 갑자기 말기암 진단을 받은 중년의 아내와 그 남편…… 마냥 타인의 일일 수만은 없는 사연들과 그들의 상처들. 이들은 이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나갈까. 담담하게, 심야 라디오의 사연처럼 소개된 이 이야기들은, 그리고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꼭 그렇게, 역시 라디오 속 우리들처럼 다시 담담하게 상처를 받아들인다. 언제 실직할지 모르는 나에게는 아직 거두어야 할 철없지만 착한 딸아이가 있고, 제 삶조차 어쩌지 못하는 열다섯 싱글맘에게는 같은 상처를 겪고 건강하게 일어나는 싱글대디 친구가 있다.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이 두렵기만 한 대학생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고, 미래가 있고, 이 사실을 가르쳐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나온 택시기사에게는 이제 어엿한 법학도가 되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줄 아는 아들이 있고, 말기암 진단을 받은 중년의 부인에게는 그녀의 첫사랑마저도 지켜주고자 하는 든든한 남편이 있다.작가는 섣불리 희망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부풀려진 희망과 과장된 응원 대신, 작가는 담담히 우리의 이야기를 그려 보이고, 들려주고, 또한 함께 듣는다.깊은 밤, 라디오의 시그널을 통해 멀리 있는 모르는 이의 사연을 듣고 가만히 응원하는 우리들처럼. 가만히 그들에게 사연을 이야기하는 우리들처럼.얼굴을 마주 보고 긴 수다를 떨지 않아도, 아니, 그럴 수도 없는 우리들에게, 가만히 귀를 내어주는 시간. 라디오를 듣는 시간. 『MIDNIGHT RADIO』 속 이야기를 읽는 시간은 아마 그런 시간이 될 것이다. 당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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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미상 (커버이미지)
    [문학]미미상
    • 권정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04-14

    혼불문학상, 현진건 문학상 수상 권정현 신작 소설 그녀가 갔다. 한 존재가 사라졌다.추운 날 우리는 얼마나 자주 미미상 앞을 서성였던가!어느 날 갑자기 닥친 이별 앞에 선 남자의 기이한 열정과 환상 사랑의 상실과 존재의 소멸을 받아들이려면 얼마큼의 시간을 견뎌야 할까?2016년 단편소설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로 현진건문학상을, 2017년 장편소설 『칼과 혀』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권정현 작가의 신작 소설. 어느 날 갑자기 여자 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남자가 실연 후에 보이는 기이한 열정과 환상을 다룬 작품이다. 화자가 헤어진 여자 친구의 집 근처에서 우연히 해골을 발견하고 그것을 집으로 데려가 함께 지내다 처음 자리로 돌려놓기까지가 이야기의 큰 줄기이며, 그 과정에서 사랑과 죽음, 기억과 소멸에 관한 관념과 환상이 경계 없이 펼쳐진다. 때로 아찔할 만큼 냉철하고 때로는 시적인 매혹을 불러일으키는 문장이 인간 존재에 대한 작가의 탐색과 사유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그 흡인력에 한번 빠져들면 쉽사리 책장을 놓지 못한다. 작가는 상원사에서 <십우도>를 보고 이를 소설로 풀어보리라 생각하고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화자가 자신에게 닥친 이별이라는 사태를 통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흡사 구도의 과정처럼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화자는 해골과 함께하며 지난한 이별의 통과의례를 거친 후 비로소 존재의 소멸을 받아들이고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다. ‘미미상(美味傷)’은 캄캄한 밤 골목에서 마치 조어등처럼 불빛을 반짝이며 손님을 끌어당기는 주점으로, 집착에서 놓여난 화자에게 열린 새로운 시공이자 구원처럼 다가오는 장소다. 나무옆의자의 로맨스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열다섯 번째 작품이다.사랑이 떠난 자리에 ‘그것’이 들어왔다나는 이제 그것을 사랑하게 되었다이별이란 “더는 한 존재와 눈을 맞출 수 없다는 슬픔, 더는 그 존재와 이 골목에 대하여, 이 나라에 대하여, 함께 밥을 먹는 기쁨에 대하여 말할 수 없다는 불안, 영원히 침묵해야 한다는 암담함, 두 사람 사이에 생겨난 언어의 영혼이 상실되고 그동안 쌓아 올린 말의 탑들이 무너져 추락을 거듭할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다. 그러니까, 누군가와 헤어져서 슬픈 게 아니라 밥을 먹고 대화하고 산책하고 살을 맞댈 대상이 사라져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학원에서 물리를 가르치는 강사이자 소설가인 ‘나’는 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상심하여 헤어진 연인 ‘달’의 집 앞을 배회하다 골목 언저리에서 해골을 만난다.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 발굴하여 집으로 데려가 씻기고 침대에 눕힌다. 그렇게 한 여자가 가고 다른 무엇이 그의 방을 채운다.그의 방에서 그의 일부가 된 해골은 존재 자체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조금씩 제 영역을 넓혀간다. 어느 날 그는 금속 막대로 해골의 가슴뼈 하나를 퉁겨본다. 믿을 수 없이 맑은 소리가 난다. 사랑해! 하고 뼈가 말한다. 그는 해골에 골(GOL)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름을 부여 받자 골은 갑자기 인격을 지닌 존재가 되어 그와 마주한다. 그는 어느 순간 자신의 존재를 비추는 골을 사랑하게 되며, 골의 몸에 조금씩 살이 붙고 관절이 생기고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낀다. 그는 다시 달을 만나는 일 따위는 없을 거라 다짐하며 골을 끌어안고 차가운 입술에 입을 맞춘다. 골을 안고 골에 입을 맞추고 골과 대화를 하는 날이 많아질수록 가슴 한쪽에서 불안감이 자라났다. 그럴수록 나는 그것에 집착했다. 매일같이 골의 몸을 씻고 텅 빈 하관으로 물을 넘기고 흰 손목을 꽉 움켜쥐며 온기를 확인하기 위해 애썼다. 꿈인 듯 생시인 듯 가슴으로 안겨오는 감촉을 느끼다가 놀라 눈을 번쩍 뜨기도 했다. (147쪽)이러한 그의 집착은 자신의 몸짓에 아무 반응이 없는 골을 향한 횡포로 이어진다. 그는 자신의 열띤 마음과 달리 어떠한 말도 행위도 하지 못하는 골이 갑자기 보기 싫어져 골을 내팽개친다. 이제 골을 원래 자리로 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 그는 새벽에 골을 업고 달의 집 골목으로 향한다. 우리 모두 몸속에 해골 하나씩을 숨기고 있다해골은 화자의 집착과 미망이 만들어낸 환영일까. 이제껏 그를 떠나간 여자들의 귀환일까. 역설적으로 해골은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존재다. 까마득한 세월을 견뎌 화자에게 발견된 해골에게는 기억이 없다. 살아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슬픔과 기쁨을 맛보았든 해골의 과거는 오래전에 해골과 분리되었다. 수많은 질문과 기호를 숨기고 있는 해골은 보는 이에게 일차적으로 죽음과 체념을 상기시킨다. 우리 모두가 몸속에 해골 하나씩을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모두 똑같이 퀭한 죽음을 품고 살아간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어찌 됐든 화자에게 해골은 떠난 자들이 남겨놓은 그리움, 그들이 남기고 간 흉터를 지워내는 구실을 한다. 그러다 해골이 자신과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그것을 처음 있던 자리로 돌려놓기로 결심한다. 집착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그것을 버리기로 한 것이다. 그는 골과 함께 마지막으로 달의 집 창을 바라보며 그동안 무엇이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는지를 자문한다.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지난 두 달 동안 나를 들끓게 했던 미혹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그것은 순식간에 내 삶을 전복시켰다. 나는 자신의 운명을 믿지 않았고 시간을 믿지 않았으며 공간에 대하여 공포심을 느꼈다. 매일 밤 나 자신으로부터 멀리 달아나기 위해 술을 마시고 해골을 두드렸다. (……) 그런데 그녀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계속 뒷걸음질을 쳐온 것일까. (167쪽)그는 골을 묻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한 존재가 한 존재를 떠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순환이고 중첩이며, 삶이란 요란하지도 않고 영원히 슬프지도 않은 것이라는 자각이 뒤따른다. 나는 달이라는 한 여인을 알고 있다. 어쩌면 달이라는 이름은 사랑에 빠진 모든 심장의 이름일지도 모른다. 나는 한때 그것을 완벽하게 소유했고 여전히 무수한 공간 속에 그런 기억이 중첩되어 있다. 시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멈추는 법이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추억은 갱신되어야 한다. (169쪽)미미상: 추운 날 캄캄한 골목에서 불을 밝히고 우리를 기다리는 곳화자는 한 존재와 철저히 단절되었다는 절망감을 잊기 위해 자주 골목을 거닐며 옛 시절을 회상하는데, 어느 날 늘 눈길만 주고 지나쳤던 미미상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술집에 들어간다. 해골이 아닌 살아 있는 사람이 그립기도 했기에. 아름다울 미(美), 맛 미(味), 상처 상(傷)으로 이루어진 이름. 30대 중반의 여자가 운영하는 그곳에 홀로 앉아 그는 생각한다. 그녀도 결국은 몸속에 비슷하게 생긴 해골 하나를 숨기고 있을 거라고. 그리고 미미상이 존재하는 한 마치 뼈대처럼 그녀가 거기에 있으며, 이 골목을 오가는 누군가는 그런 것에 의미를 두고 위안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달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골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후 그는 먼발치에서 마치 자신을 기다리듯 환한 불을 밝히고 있는 미미상을 바라본다. 골과 달 사이를 오가며 한없이 추락하거나 난폭하게 요동치던 마음을 단단하게 바로 세우리라 마음먹은 터. 그는 다른 시공의 문을 열 듯 그곳으로 헤엄쳐 들어간다. 불빛에 드러난 내 그림자를 질질 끌고 한 발 두 발 계단으로 내려갈 때 텅 텅, 발걸음 소리가 리듬을 타며 골목 바깥으로 새어 나갔다. 마침내 계단을 다 내려갔을 때 거기 전에 본 적 있는 어깨와 입꼬리와 허리와 미소와 말씨를 지닌 주인 여자가, 마치 내가 올 것을 예상이나 했다는 듯이 아무도 없는 가게 안쪽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눈인사를 건넸다.“어서 오세요. 밖은 여전히 춥죠?”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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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리 클락 (커버이미지)
    [문학]미스터리 클락
    •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23-04-14

    2018년 선정!! 2017년 선정!『검은 집』 작가 기시 유스케의 최신간추리소설 전성시대의 진정한 퍼즐러 작품SF,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오가며 작품을 발표 중인 작가 기시 유스케는 실로 당대 최고의 트릭 제조가이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유리망치』가 세상에 나오자, 마치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는 독자들도 적지 않았다. 요즘 시대에 이토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미스터리 작가가 또 있을까? 일본의 저명한 서평가 스기에 마쓰코이(杉江松恋)가 ‘2017년 일본 미스터리의 최대 수확’으로 격찬했던 기시 유스케의 신작 『미스터리 클락』이 창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수수께끼 풀이에 중점을 둔 본격 추리소설인 동시에, 『유리망치』의 뒤를 이어 에노모토 케이와 아오토 준코의 환상적인 케미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추리소설 작가들에게 가장 큰 벽이자 난제인 ‘밀실트릭’에 도전했다. 1841년 에드거 앨런 포가 처음으로 발표한 추리소설 『모르그 거리의 살인』 이후 수많은 작가들이 밀실의 트릭을 다루는 장르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지난 170여 년 동안 엄청난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실현 가능성 있는 밀실은 모두 등장한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더구나 스마트폰을 비롯해 최첨단 기기가 발달하면서 밀실트릭을 구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기시 유스케는 생각이 달랐다. “저도 『유리망치』를 쓰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그때까지 생각지 못했던 트릭이 새로 태어나기도 합니다. 본격 추리소설은 독특한 세계입니다. 퍼즐러 작품(수수께끼 풀이가 중심인 추리소설)의 재미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4개의 초밀실 시리즈 사상 최고난이도의 추리극이 책에는 색깔이 다른 네 편의 중단편이 등장한다. 각기 취향이 다른 독자들을 위해 기시 유스케가 마련한 본격 추리소설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겠다.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 케이와 변호사 아오토 준코가 밀실살인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방범탐정 에노모토 시리즈’로, 「완만한 자살」, 「거울나라의 살인」은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폭력조직 사무실, 미술관 전시실, 인적 드문 산장, 바다 위 보트 등 주변과 격리된 평범치 않은 공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의 교묘한 밀실트릭과 에노모토 케이의 남다른 추리력 싸움에서 과연 누가 승리할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완만한 자살」은 방범 컨설턴트인 에노모토 케이가 안쪽에서 잠긴 폭력조직 사무실을 열도록 강요당하는 내용이 담긴 단편이다. 시리즈를 오랫동안 쓰다보면 한 가지 패턴에 빠지기 쉽다. 대개 사건을 의뢰받은 준코가 에노모토에게 연락을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곤 하는데, 모든 작품이 그런 식이라면 독자 입장에서 단조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때로는 총부리와 맞닥뜨리며 에노모토가 추리를 진행하는 스토리면 좋겠다 싶어 기시 유스케가 새롭게 시도한 방식이다. 폭력조직 사무실에는 6개의 잠금장치가 있고, 창문에는 스테인리스 격자 모양의 튼튼한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그처럼 ‘완전한 밀실’에서 안에서 문이 잠긴 채 사람이 죽는다. 그는 과연 자살한 것일까? 죽임을 당한 것일까? 두 번째로 등장하는 「거울나라의 살인」은 저자가 반 이상을 수정하고 가필했음에도 이번 책에서 가장 까다롭게 여겨질 수 있는 작품이다. 특별 드라마화가 먼저 이루어지고 나중에 잡지 연재를 시작했는데, 기시 유스케는 단행본 원고를 쓸 때 영상본을 참고했다고 한다. 한밤중 미술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전시실에 설치된 미로가 밀실을 만들어낸다. 표제작인 「미스터리 클락」은 외딴 곳에 위치한 산장에서 벌어진 유명 미스터리 여류작가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본격 미스터리의 전형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까르띠에에서 생산되는 미스터리 클락 등 귀중한 앤티크 시계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데, 기시 유스케 개인적으로 수정작업이 가장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원고량이 넘쳐 한 권의 단행본 분량으로도 충분했으나, 필수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덜어내고 또 덜어내 순도가 높은 중편 소설로 재탄생되었다. 「콜로서스의 갈고리발톱」은 해상 살인사건을 다루는데, 이 책에 소개된 네 작품 가운데 저자가 가장 애착을 갖는 타이틀이다. 기시 유스케는 JAMSTEC(해양연구개발기구)이나 어군탐지기 업체를 직접 취재해 책상 위에서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한지를 실제로 확인했다. 보트에서 밤낚시를 즐기던 한 남자가 사체로 발견된다. 현장은 실험선에서 200미터, 해저의 다이버들로부터 300미터 떨어진 밀실상태였다. 그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제 트릭으로 승부하기는 어려운 세상이라고? 좋다, 이 책으로 모든 걸 보여주마!이번 작품에서도 방범 컨설턴트이자 전·현직 도둑인 에노모토 케이와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 아오토 준코가 사건을 풀어나간다. 흔히 에노모토는 셜록 홈스, 준코는 왓슨에 비유되곤 한다. 기시 유스케는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명탐정에게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등장인물 중 탐정이 가장 머리가 뛰어나고 모든 걸 꿰뚫을 경우 소설이 정체되며, 그저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는 전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에서 가장 머리가 좋아야 되는 인물은 수수께끼를 푸는 이가 아니라 범죄를 구상하는 범인이다. 작품 속에서 에노모토 케이는 어떤 면에서 사기꾼 같은 역할을 띤다. 방범 전문가, 방범 탐정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도둑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에노모토는 ‘안락의자 탐정’처럼 생각하기 쉬운 존재다. ‘안락의자 탐정’이란 할머니 같은 사람이 의자에 앉은 채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에노모토는 초인적인 통찰력으로 뭐든지 꿰뚫어 보는 인물이 아니다. 단지 특수한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볼 뿐이다. 한편, 변호사 준코의 입에서는 매번 같은 패턴으로 ‘터무니없는 추리’가 등장하곤 한다. 그래선지 기시 유스케의 독자들은 그녀를 ‘터무니변호사’로 지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준코의 추리를 통해 범행수단이 압축되거나 사건의 특징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유일한 해답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나 할까? 기시 유스케는 미스터리에 대해 작가가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독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건 작가가 다 할 테니 독자는 그냥 작가를 믿고 즐겁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 작품을 쓰기 위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연구하고 조사하는 그의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트릭 하나를 성립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아이디어가 투입된 책, 그리하여 추리소설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책이 바로 『미스터리 클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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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커버이미지)
    [문학]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04-14

    북핵은 도화선일 뿐이다!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장사꾼들의 가공할 음모《무궁화꽃…》 《싸드》는 이 책의 예고편이었다! 신기(神氣)의 작가 김진명,25년 작가 인생을 건 필생의 대작!거침없는 문제제기로 우리 사회의 핫 이슈를 정조준해온 작가 김진명이 소름 끼치는 통찰과 충격적 예언을 담은 대작을 들고 왔다. 그의 신작 《미중전쟁》(전2권)은 밀리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싸드》의 종결판으로, 25년 작가 인생을 걸고 쓴 충격적인 팩트 소설이다. 이 책은 북핵을 둘러싼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패권의 향배, 미중러일의 야심을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전쟁 시나리오에 대입해 낱낱이 까발린다. 기존의 어떤 탐사보도나 보고서에도 나온 적 없는 김진명 작가만의 신기(神氣)에 가까운 정세 분석은 픽션이지만 논픽션보다 더 치밀하고 리얼하다.지금 한반도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러일 4강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트럼프의 패권주의, 시진핑의 팽창주의, 푸틴의 열강 복귀, 아베의 군국주의 부활 등으로 이미 세계열강의 격전지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며 거듭 도발해오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그들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되어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만에 하나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트럼프는 어떻게 김정은을 제거하고 북한을 초토화시킬 것인가? 그리고 아비규환의 한복판에서 한반도는 어떤 운명을 맞게 될 것인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은 더 늦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이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작가 김진명이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을 지금 공개한다! 북한 풍계리에 수소폭탄이 터지자백악관 워룸에 빨간 불이 켜졌다!과연 트럼프는 북한을 선제타격할 것인가?《미중전쟁》이 쓰여지는 순간에도 김정은은 배짱 좋게 핵실험을 감행했고, 트럼프는 호전적인 언사로 북한에 경고를 날렸다. 예측 불가능하며 위태롭기 짝이 없는 두 지도자의 치킨게임을 지켜보며 우리는 언제까지 가슴 졸이며 열강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을 것인가? 그리고 끊임없이 공포를 조장하는 북핵 위기를 해결할 묘책은 없는 것일까? 25년 전 한반도의 핵개발을 소재로 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김진명 작가가 신작에서 다루는 주제가 이것이다. 그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한반도에서 작가로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깊고 아프게 고뇌했으며, 그 결과물로 장편소설 《미중전쟁》을 내놓았다. 풍계리에 수소폭탄이 터지자 백악관 워룸에 불이 켜졌고,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다. 미국에게 ‘북핵’은 선제타격의 최고 명분이자 절호의 찬스! 김정은은 핵을 쥐고 날뛰지만 점점 미국의 계략에 말려들고, 엄청난 재정 적자로 위기에 직면한 미국 경제를 한 방에 뒤집으려는 전쟁장사꾼들의 계략에 한반도는 점점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는데……. 트럼프는 과연 북한을 선제타격할 것인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열강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해법을 찾을 것인가?북핵을 둘러싼 소름끼치는 야심을 낱낱이 까발린단 한 권의 팩트 소설!미국 경제의 부활을 판돈으로 건전쟁장사꾼들의 ‘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대한민국 육사 출신으로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특별조사요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 그는 세계은행의 공적자금이 초단기 투기자본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비엔나로 급파돼 비밀리에 자금세탁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조력자가 돼주기로 한 스타 펀드매니저가 의문의 전화를 받고 자살하는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던 인철은 펀드매니저가 전략적 선택으로 자살에 이르렀음을 추정하고, 그를 자살로 내몬 배후를 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돈 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접근하려던 인철은 괴한들의 습격을 받는다. 신변이 위험해진 인철은 곧 워싱턴 본부로 소환되지만, 이미 대형 범죄의 냄새를 맡은 이상 검은 돈의 주인을 찾기 위해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카리브해의 케이맨 제도까지 날아간다. 그곳에서 인철은 트럼프의 선거 캠프에서 발생한 회계 부정 사건을 조사하는 FBI 요원 아이린을 만나 둘이 추적 중인 자가 동일 인물임을 확인하고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추적 끝에 정체가 드러난 검은 돈은 인철이 짐작했던 아랍계 자금이 아니다. 실소유주의 정체를 마침내 알아낸 그는 더욱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일촉즉발의 국제정세와 북핵 문제의 해법이 궁금하다면이 책을 읽어라!한편, 북한은 풍계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해 세계를 놀라게 하고, 트럼프는 북한의 도발에 격분한다. 김정은의 도발에 맞서 트럼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완전히 초토화시킬 전쟁 블록버스터를 계획하고 차근차근 선제타격 시나리오를 완성해간다. 그리고 실제로 한반도 상공에 폭격기를 띄워 북한에 겁을 주는 대담한 작전을 명령한다. 트럼프가 계획하는 선제타격 개념은 북한의 모든 핵시설과 미사일 부대, 벙커, 김정은 관련 시설 등에 순항 미사일을 천 발 이상 동시에 쏟아붓는 것이다.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북한은 유일한 보복 수단인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휴전선 이남으로 퍼부어 천만 명이 사는 서울까지 초토화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진짜로 노리는 것은 김정은과 북핵만이 아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을 도화선으로 선제타격의 명분을 얻고 중국을 끌어들여 전쟁을 하는 것! 이 엄청난 전쟁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트럼프를 막후에서 조종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한반도를 무대로 미국의 패권을 지키려는 전쟁장사꾼들의 ‘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작가는 북한의 ICBM 개발, 트럼프의 러시아 커넥션과 자국 내 불안한 입지, 중동 문제 개입 등 현 상황을 미리 내다본 듯 치밀하게 소설에 풀어냈다. 더불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입장을 각각의 시각에서 분석해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넘어 모두를 만족시킬 진정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동북아 정세와 패권의 향배가 소설 속에 명쾌하게 드러난다. 팩트와 픽션을 넘나드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와 박력 있는 문체로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 김진명 작가가 대한민국 최고의 페이지터너임을 《미중전쟁》이 다시 한 번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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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전쟁 2 - 백악관 워룸 (커버이미지)
    [문학]미중전쟁 2 - 백악관 워룸
    •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04-14

    북핵은 도화선일 뿐이다!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장사꾼들의 가공할 음모《무궁화꽃…》 《싸드》는 이 책의 예고편이었다! 신기(神氣)의 작가 김진명,25년 작가 인생을 건 필생의 대작!거침없는 문제제기로 우리 사회의 핫 이슈를 정조준해온 작가 김진명이 소름 끼치는 통찰과 충격적 예언을 담은 대작을 들고 왔다. 그의 신작 《미중전쟁》(전2권)은 밀리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싸드》의 종결판으로, 25년 작가 인생을 걸고 쓴 충격적인 팩트 소설이다. 이 책은 북핵을 둘러싼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패권의 향배, 미중러일의 야심을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전쟁 시나리오에 대입해 낱낱이 까발린다. 기존의 어떤 탐사보도나 보고서에도 나온 적 없는 김진명 작가만의 신기(神氣)에 가까운 정세 분석은 픽션이지만 논픽션보다 더 치밀하고 리얼하다.지금 한반도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러일 4강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트럼프의 패권주의, 시진핑의 팽창주의, 푸틴의 열강 복귀, 아베의 군국주의 부활 등으로 이미 세계열강의 격전지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며 거듭 도발해오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그들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되어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만에 하나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트럼프는 어떻게 김정은을 제거하고 북한을 초토화시킬 것인가? 그리고 아비규환의 한복판에서 한반도는 어떤 운명을 맞게 될 것인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은 더 늦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이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작가 김진명이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을 지금 공개한다! 북한 풍계리에 수소폭탄이 터지자백악관 워룸에 빨간 불이 켜졌다!과연 트럼프는 북한을 선제타격할 것인가?《미중전쟁》이 쓰여지는 순간에도 김정은은 배짱 좋게 핵실험을 감행했고, 트럼프는 호전적인 언사로 북한에 경고를 날렸다. 예측 불가능하며 위태롭기 짝이 없는 두 지도자의 치킨게임을 지켜보며 우리는 언제까지 가슴 졸이며 열강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을 것인가? 그리고 끊임없이 공포를 조장하는 북핵 위기를 해결할 묘책은 없는 것일까? 25년 전 한반도의 핵개발을 소재로 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김진명 작가가 신작에서 다루는 주제가 이것이다. 그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한반도에서 작가로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깊고 아프게 고뇌했으며, 그 결과물로 장편소설 《미중전쟁》을 내놓았다. 풍계리에 수소폭탄이 터지자 백악관 워룸에 불이 켜졌고,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다. 미국에게 ‘북핵’은 선제타격의 최고 명분이자 절호의 찬스! 김정은은 핵을 쥐고 날뛰지만 점점 미국의 계략에 말려들고, 엄청난 재정 적자로 위기에 직면한 미국 경제를 한 방에 뒤집으려는 전쟁장사꾼들의 계략에 한반도는 점점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는데……. 트럼프는 과연 북한을 선제타격할 것인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열강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해법을 찾을 것인가?북핵을 둘러싼 소름끼치는 야심을 낱낱이 까발린단 한 권의 팩트 소설!미국 경제의 부활을 판돈으로 건전쟁장사꾼들의 ‘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대한민국 육사 출신으로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특별조사요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 그는 세계은행의 공적자금이 초단기 투기자본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비엔나로 급파돼 비밀리에 자금세탁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조력자가 돼주기로 한 스타 펀드매니저가 의문의 전화를 받고 자살하는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던 인철은 펀드매니저가 전략적 선택으로 자살에 이르렀음을 추정하고, 그를 자살로 내몬 배후를 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돈 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접근하려던 인철은 괴한들의 습격을 받는다. 신변이 위험해진 인철은 곧 워싱턴 본부로 소환되지만, 이미 대형 범죄의 냄새를 맡은 이상 검은 돈의 주인을 찾기 위해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카리브해의 케이맨 제도까지 날아간다. 그곳에서 인철은 트럼프의 선거 캠프에서 발생한 회계 부정 사건을 조사하는 FBI 요원 아이린을 만나 둘이 추적 중인 자가 동일 인물임을 확인하고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추적 끝에 정체가 드러난 검은 돈은 인철이 짐작했던 아랍계 자금이 아니다. 실소유주의 정체를 마침내 알아낸 그는 더욱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일촉즉발의 국제정세와 북핵 문제의 해법이 궁금하다면이 책을 읽어라!한편, 북한은 풍계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해 세계를 놀라게 하고, 트럼프는 북한의 도발에 격분한다. 김정은의 도발에 맞서 트럼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완전히 초토화시킬 전쟁 블록버스터를 계획하고 차근차근 선제타격 시나리오를 완성해간다. 그리고 실제로 한반도 상공에 폭격기를 띄워 북한에 겁을 주는 대담한 작전을 명령한다. 트럼프가 계획하는 선제타격 개념은 북한의 모든 핵시설과 미사일 부대, 벙커, 김정은 관련 시설 등에 순항 미사일을 천 발 이상 동시에 쏟아붓는 것이다.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북한은 유일한 보복 수단인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휴전선 이남으로 퍼부어 천만 명이 사는 서울까지 초토화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진짜로 노리는 것은 김정은과 북핵만이 아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을 도화선으로 선제타격의 명분을 얻고 중국을 끌어들여 전쟁을 하는 것! 이 엄청난 전쟁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트럼프를 막후에서 조종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한반도를 무대로 미국의 패권을 지키려는 전쟁장사꾼들의 ‘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작가는 북한의 ICBM 개발, 트럼프의 러시아 커넥션과 자국 내 불안한 입지, 중동 문제 개입 등 현 상황을 미리 내다본 듯 치밀하게 소설에 풀어냈다. 더불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입장을 각각의 시각에서 분석해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넘어 모두를 만족시킬 진정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동북아 정세와 패권의 향배가 소설 속에 명쾌하게 드러난다. 팩트와 픽션을 넘나드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와 박력 있는 문체로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 김진명 작가가 대한민국 최고의 페이지터너임을 《미중전쟁》이 다시 한 번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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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서 (커버이미지)
    [문학]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서
    • 조이 하조 지음, 김성훈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23-04-14

    조이 하조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르네상스 작가로, 현대 작가이지만 새로 만들어 가는 인디언 고전 작가다. 또 페미니스트 작가이기도 하며, 아메리칸 북 어워드 (American Book Award)를 수상했다. 2019년에는 미국 계관 시인으로 선정되었다. 역시 김성훈 필자가 소개한 ≪샌드크리크로부터≫의 저자 사이먼 오티즈의 전부인이기도 하다다.국내에는 아직 그다지 소개되지 않은 아메리칸 원주민 문학을 소개함으로써 그간 일부 강대국 위주로 치우쳐 있던 출판 시장의 지평을 넓히려는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출간 목적에 꼭 맞는 작품이다. 특히 ≪샌드크리크로부터≫와 함께 읽으면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과거의 상처와, 이를 극복해 내고 오늘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조이 하조(Joy Harjo)는 스콧 모마데이(N. Scott Momaday), 제임스 웰치(James Welch), 레슬리 마몬 실코(Leslie M. Silko), 사이먼 오티즈(Simon J. Ortiz) 등과 함께 이른바 “네이티브 아메리칸 르네상스(Native American Renaissance)” 작가로 꼽히며, 미국 문학 전반으로 따져도 비평적으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시인 중 한 명이다. 아울러 문학적, 정치적으로 깊은 영향을 준 에이드리언 리치(Adrienne Rich)와 오드리 로드(Audre Lorde) 이후 미국 페미니스트 문단을 대표할 수 있는 시인이다. 2019년 네이티브 아메리칸 시인 최초로 미국 시인 협회 임원이 되었고, 제23대 미국 계관 시인으로 임명되어 9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1975년 첫 시집 ≪마지막 노래(The Last Song)≫부터 2015년 시집 ≪신성한 존재에 대한 갈등 해결(Conflict Resolution for Holy Beings)≫까지 조이 하조의 시는 다양한 주제를 담아 왔다. 하조 시의 현저한 특징을 다시 한번 몇 가지로 요약하면 토착민 주체의 정치 문화적 상황, 특히 여성 주체와 사회의 관계, 집단적 기억, 시적 언어의 변화무쌍한 측면에 대한 깊은 탐구를 들 수 있다. 특히 ≪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서≫는 이런 주제 의식들을 매우 유려한 표현들 속에 녹여 내어 비평적으로 극찬을 받았고 아메리칸 북 어워드(American Book Award)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서≫는 주제 면에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로 토착민의 역사와 정치에 관한 문제는 첫 부분의 몇몇 시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예컨대, <은총>, <애나 매>와 <이상한 열매>, <부활>, <자서전>같이 미국 식민주의의 폭력과 억압에 의해 고통 받아 온 토착민 또는 소수 인종들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시들이 그렇다. 시집의 나머지 절반은 대체로 개인적인 관계와 그 관계의 변화에 대한 시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시집의 후반부에는 사랑과 그에 대한 기억의 관계,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언어의 한계에 대한 시들이 주로 나타나는데, <불의 도시>, <태초의 기억>, <변형>, <영하 9도>가 좋은 예다. 이 시들은 주체와 주체, 주체와 사회 사이의 상호 작용 가운데 작용하는 감정의 심층과 심연을 들여다보고 드러냄으로써 정동(affect, 精動)적 세계를 표현한다. ≪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서≫라는 강렬한 제목 자체가 가리키듯이 시인이 표현하는 (개인적인 연애 감정만이 아닌) ‘사랑’에 관련한 원초적인 감정들은 긍정과 부정을 모두 담지한다.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두 가지 감정인 ‘냉정과 열정’ 속에서 인간의 근원적이면서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표현되는데, 한마디로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의 시적 줄타기라고 하면 적절할 것이다. 특히 에로틱한 사랑에 관한 시에 나타난 이런 하조의 감정 표현은 종종 “양가적”이다. 이런 “양가적”인 감정의 줄타기는 직접적인 언어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매우 은유적, 인유적, 무의식적이어서 모호하며, 하조의 시를 처음 접하는 독자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측면은 시적 화자가 개인적인 주체가 아닌 집합적인 주체로서 목소리를 낼 때 두드러진다. 하조가 (토착민 시인으로서) 토착민의 문화, 역사, 경험과 관련한 상징과 인유, 그리고 동물 트릭스터(trickster)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조의 시적 화자는 이러한 다양한 장치를 통해 인간 감정의 심층과 심연을 들여다보고, 드러내면서 독특한 감정의 세계를 창조하는데, 이는 하조의 시들이 토착민 세계관과 문화라는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동 개념에 관한 논의들을 적용해 읽기에 적합한 텍스트임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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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장난감 (커버이미지)
    [문학]미친 장난감
    •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04-14

    위반하거나 배신해야 증명되는 존재들,그들이 사회와 돈의 세계에 날리는 묵직한 크로스 펀치보르헤스와 함께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로베르토 아를트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 국내 초역. 자본주의 사회에서 떠밀린 청년이 사회의 중심부에 접근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차별과 가난이라는 절망 속에 자신을 가둔 사회와 돈을 향해 날리는 묵직한 ‘크로스 펀치’라고 할 수 있다. 불운한 삶의 조건을 지니고 태어났지만, 절대로 인생이 불행해지도록 내버려두고 싶지 않은 청년의 마술적 통과제의가 현장감 있는 언어로 그려진다. 위반하거나 배신하지 않고서는 스스로를 증명해내기 어려운 아르헨티나의 혼돈이 반영된 작품이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와 포개 읽어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아무도 일러주지 않는 희망과 미래를스스로 발굴해내야 하는 청년의 생생한 분투유럽 이민자였던 로베르토 아를트의 부모는 결핵에 걸린 두 아이를 도시의 빈민가에서 맥없이 잃을 정도로 빈곤했다. 게다가 엄혹하기만 했던 아를트의 아버지는 아를트를 일찌감치 집 밖의 세계로 내몬다. 학교를 중퇴하고 열다섯 살부터 항만 노동자, 정비공, 용접공, 서점원 등을 전전한 아를트는, 20세 초 약동하는 아르헨티나의 부흥기를 도시의 이면에서 맨몸으로 받아들인다. 이후 기자로 일하면서 첫 소설 《미친 장난감》을 발표하는데, 아무도 일러주지 않는 희망과 미래를 스스로 발굴해내야 하는 청년의 생생한 분투가 다분히 작가의 자화상을 연상케 한다.“일이라니, 대체 무슨 일을 하라는 거예요? 제발…… 엄마는 내가 뭘 하기를 바라는 거죠? 나더러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는 거예요? 내가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거 엄마도 잘 알잖아요?”나는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틈만 나면 심한 말을 하는 엄마가 원망스러웠고, 하루하루를 가난에 시달리면서 살아도 무관심하고 냉담한 세상이 너무 증오스러웠다. 이와 동시에 이름 모를 고통과 슬픔으로 나를 몰아넣은 것은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확신이었다.(76쪽)의적소설을 좋아하고 발명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실비오’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 ‘엔리케’, ‘루시오’와 생계를 위해 ‘한밤의 신사들 클럽’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해 좀도둑질을 일삼는다. 이들은 범죄가 발각돼 판사 앞에 끌려가는 모습을 불안하게 떠올리면서도 돈의 매력에 점차 빠져든다. 도서관에 틈입해 값나가는 책을 훔쳐 나오던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고, 조직의 활동을 멈춘 채 각자의 삶을 이어나간다. 노골적으로 돈을 벌어 올 것을 종용하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책방에서 일하게 된 실비오는, 그러나 부당하게 자신을 착취하려고만 하는 책방 주인에게 환멸을 느끼고 책방에 불을 놓아버린다. 이후 어렵사리 들어간 항공 군사학교에서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쫓겨난 뒤 지물포에서 일하며 자리를 잡는 듯했지만, 경찰 수사관이 된 루시오와 거액의 위조수표를 유통시키는 데 성공한 엔리케의 소식을 듣고는 다시금 범죄의 유혹에 빠져든다.“종이만 팔러 돌아다니는 것도 이제 질렸어. 매일 똑같은 생활이 반복될 뿐이야. 녹초가 될 때까지 매일 일만 하잖아. 이봐, 절름발이. 이렇게 사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우리는 먹기 위해서 일하고, 일하기 위해 먹을 뿐이라고. 즐거운 일도 없고, 파티나 축제에 갈 생각은 꿈도 못 꿔. 그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할 뿐이잖아, 절름발이. 이제 이런 생활도 지긋지긋해.”(238∼239쪽)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를트는 주류 문단에서 자주 조롱과 비난이 대상이 되었다. 철자법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소설 문법에서 벗어난 그의 작품을 두고, 호세 비앙코는 “로베르토 아를트라는 새로운 전염병이 젊은 작가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라며 혹평하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는 출신이나 교육 수준, 경제적 능력에 따른 사회적 차별이 문단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되었음을 오히려 자명하게 드러내준다. 그러나 《미친 장난감》으로 대표되는 아를트의 소설은, 1960년대에 들어 보르헤스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선도하는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수많은 작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미친 장난감》은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교묘하게 뒤섞거나 선과 악의 가치판단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리며 비정한 사회의 환부를 거침없이 드러내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거나 책방에 불을 지르는 상징적인 장면에서 이러한 장점이 잘 드러난다. 누구나 똑같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도서관이나 책방조차 엘리트나 기득권자에게 그 문을 반쯤 더 열어놓은 채 사회로부터 소외된 자들을 한 번 더 배제한다. 어린 시절부터 “도적문학의 짜릿한 즐거움과 스릴에 빠져” 살며 환상의 세계를 거닐던 실비오 역시 마음껏 책을 읽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훔칠 때조차 책의 가치를 오로지 그 가격에 따라 판단할 뿐이다. 인간의 권리마저 경제 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책을 읽거나 그 가격 이상의 값어치를 논하는 것이 소모적인 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석탄 하나를 집어 책으로 가득 찬 책장 옆에 수북이 쌓인 종이 더미에 던져버”리는 것으로 일종의 복수를 감행하는 실비오에게 마음이 쓰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울러 책을 훔치고 책방에 불을 놓는 에피소드가 엘리트 문학을 대표하며 평생 책에 둘러싸여 살았던 보르헤스에 대한 통렬한 패러디로 느껴진다는 사실도 흥미롭다.어떠한 선택도 잘못일 수밖에 없는출구 없는 딜레마실비오는 지물포에서 종이를 팔며 가까스로 “아무리 속이 끓어올라도 우리는 꾹 참고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네야 한다는 눅눅한 삶의 원칙을 깨닫는다. 하지만 “창백한 얼간이”였던 루시오가 경찰 수사관이 되어 나타나고, 비록 철창신세이긴 하지만 위조수표를 유통시키는 것에 성공한 덕분에 어쩐지 “앞날이 밝을 것” 같은 엔리케의 소식을 들으며 또다시 자신의 현실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친구로부터 어느 엔지니어의 집을 털자는 은밀한 제안을 받지만, 엔지니어에게 친구의 범행 계획을 밀고함으로써 범죄의 세계에서 스스로 놓여난다. 실비오의 밀고는 도둑질하고 위반하며 실패하던 삶에서 어쩌면 처음으로 거둔 모종의 성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왜 친구를 배반”했느냐며 엔지니어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아를트는 어떠한 선택도 잘못일 수밖에 없는 윤리적 딜레마 속으로 인물을 위치시킴으로써, 소설에 담긴 묵직한 함의를 출구 없는 통로에 놓인 듯한 오늘날의 우리 젊은 독자들에게까지도 날렵하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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