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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약속 (커버이미지)
사물의 약속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루스 퀴벨 지음, 손성화 옮김 
  • 출판사올댓북스 
  • 출판일20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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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건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들은 그저 용도에 맞춰 거기에 있는 단순한 물건들이 아니다. 오래된 가구, 옷, 여행지의 기념품, 가전제품 등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관계가 바로 이런 사물과의 관계다. 나의 소유물들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하는 것일까? 나는 어떤 것은 쉽게 버리고 왜 어떤 것들은 오래되었음에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사회학자이며 작가인 저자는 우리가 취하려 하거나, 계속 소유하거나, 버리거나 남에게 주려고 하는 물건들의 면면을 개인사와 명사들의 에피소드 하나씩에 담아 사회적 현상, 역사적 의미, 심리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마티스는 말년에, 이미 많은 멋진 의자들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왜 또 새로운 안락의자를 사들였을까? 시몬 드 보바르는 왜 나치 점령하의 파리 시내를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돌아다녔을까? 남편 건강을 위해 들여놨지만 목적에는 부합하지 못한 이케아의 포엥 의자는 어떻게 전세계적인 인기 제품이 된 것일까? 죽음 바로 앞까지 갔던 사람에게, 한낱 기념품에 불과했던 이타카섬의 돌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저자의 빈티지 벨벳 재킷같이, 오랫동안 염원하던 물건을 손에 넣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이들의 토끼 인형을 만들 때 밤새 돌리던 싱어 재봉틀은, 이십 년간 이사를 함께 다녔던 클래식한 옷장, 서랍 속에 고이 간직돼 있는,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연결고리인 부츠는 어떤 의미였을까?
이 책은 총 8개의 에피소드와 그와 관련된 사회학적, 인문학적, 역사적 측면 등 다각도의 깊이 있는 성찰로 구성되어 있다.
"마티스의 안락의자"에서는 우리의 물질주의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킨다. 보통 새로운 물건을 사들이는 행위는 새롭거나 아름다움에서 오는 행복이나 기쁨, 희귀하거나 고급스러운 것을 갖는 데서 오는 자신감,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약속이다. 그런데 마티스 작품의 원천이 되었던 안락의자는 "사물을 발견하고 깊은 애착을 느끼는 것, 그것을 돌보고 진가를 알아보는 일"이라는 또다른 유형의 물질주의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시몬 드 보바르의 자전거"에서는 제약 있는 환경 속에서도 소유자의 의지표현, 행동의 이행, 자유를 표현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보여준 그녀의 물건(자전거)에 대한 탐구가 이어진다. "에드워디안 스타일 옷장"에서는 저자가 이십 년간 함께했던 오래된 옷장에서, 사물의 가치가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인 기준에서 '쓸모있고 아름다운' 면에서 의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또 중고 가게에서 발견한 "벨벳 재킷"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벨벳 재킷을 입은 사람'과 같이 '그 물건의 주인이 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제거해주겠다는 약속'을 발견한다.
이외에도 사실은 우리와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무생물의 무심함으로 우리에게 묵직한 위로를 전하는 "이타카섬의 돌", ''손으로 만든 물건은 시장을 초월한 가치가 있으며 우리 자신도 그러하다는 약속'을 보여주는 "싱어 재봉틀", 주인의 일부가 되어버린 물건들이 어떻게 후손이나 지인에게 전달되고 기억되는지에 대한 고찰인 "빈 서랍" 등 저자의 사물에 대한 참신한 시각은 물건들의 풍요 속에서 우리에게 진정한 물질주의, 미니멀리즘, 소유의 의미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출판사 서평
요즘은 옷이 해져서 옷을 사입는 것이 아니고, 가구나 가전이 낡아서 새로 사는 세상이 아닌 듯싶다. 넘쳐나는 것은 정보만이 아니고 옷이고 가구고 생활용품이고 가볍고 싸고 이동하기 편하고 버리기조차 쉬운 물건들로 넘쳐난다. 바야흐로 물질의 풍요 시대다. 사람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쉽게 사들이고 바꾸고 하다 보니 지출도 많아지고 쓰레기도 많아진다. 한 가지 용도에 한 가지 물건을 지니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편에서는 계속 새것을 사라고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가 넘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집에 쌓아놓은 것을 어떻게 남기고 버릴 것인지 요령을 가르친다. 저자 말대로 '물질주의 세계의 밀당'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들인 물건들을 마냥 방치할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날을 기점으로-새해라든가 대청소라든가 이사라든가-물건들의 가치를 재단하는 날이 오고야 만다. 대개 충동적으로 사들인 물건들이 일차적인 처분 대상이 되지만, 어린시절 용돈을 모아 산 장난감, 첫 월급을 타서 마련한 오디오, 생일선물로 받은 옷이나 장신구 등 자신에게 의미있는 물건은 쉽게 버리지도, 남에게 주지도 못한다. 설사 남에게 주더라도 그 물건을 잘 보관하거나 의미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노년의 경우는 자신이 사랑하고 애착을 가졌던 물건들이 자신의 사후에 떠돌이 신세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에 후손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달 작전'을 수행하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물건들에 주목한다. 사람들은 왜 새 물건들을 갖고 싶어하고, 사들이고 후회하고 처분하고 다시 소망하는 식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지 그리고 때로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들로부터 위로받고 자신의 분신처럼 애착을 갖고 오래 간직하게 되는지 들여다본다. 이런 성찰이야말로 물질주의 시대, 미니멀리즘 시대에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해주는 일 아닐까.

저자소개

사회학자이자 작가. <아일랜드(Island)>의 칼럼니스트이며 <우먼카인드(Womankind)>, <더 에이지(The Age)>, <더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 ABC에 에세이와 평론을 쓰고 있다.

목차

마티스의 안락의자
또 하나의 의자/사물에게 거는 기대/소유물에 대한 지나친 집착/정리정돈 안내서가 간과한 것/사물과 나누는 대화

에드워디언 스타일의 옷장
이삿짐 앞에서/누가 봐도 확실한 후보/소유물을 버리기 위한 분투/쓸모있거나 아름답거나/과연 쓸모있는가?/불완전하기에 더 좋은/내게는 더없이 아름다운 옷장

이타카섬의 돌
위안이 필요한 순간/우리가 무생물과 맺는 관계/돌멩이 그 자체/체화된 지각/잡고 잡히기/안락한 둥지/위로가 되는 무관심/촉각의 신 에파포스

이케아 의자 포엥
골치 아픈 척추/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기능적인 절제/의자가 불러온 변화/새로운 것이 가져온 해방/수명이 짧은 물건들/액체시대/불완전한 제물

벨벳 재킷
행운을 기다리는 수집가/발견의 짜릿한 순간/이상화된 미래/이상을 지켜주는 선택/엄습해온 실망감/전기적 물건/흐릿한 꿈/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자전거
초보 운전자/사람들의 말/자유를 선사하는 물건/놀이 그 자체를 위해/자유로운 기분/환경의 힘

싱어 재봉틀
손수 만들기/부활한 인기/손으로 만든 것의 차이/누구의 손으로?/상상의 손/핸드메이드 효과/핸드메이드 제품이 주는 위로/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

빈 서랍
제스처/살아서나 죽어서나/사물의 무게/언젠가 죽을 운명 앞에서/남겨진 물건들/집 부수기/이유의 한계

-푸코의 연장통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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