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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열두 공주 (커버이미지)
춤추는 열두 공주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 
  • 출판사이야기콩 
  • 출판일201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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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춤추는 열두 공주》는 몽환적인 독일의 옛이야기입니다. 왕에게는 열두 명의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주들에게는 왕이 알지 못하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지요. 밤만 되면 지하세계에 사는 열두 명의 왕자를 몰래 만나 구두가 다 닳도록 춤을 추었으니까요.

이를 알지 못하던 왕은 공주들의 구두가 왜 닳아버리는지 밝혀내는 자에게 나라도 물려주고, 공주들 중 한 명과 결혼을 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행운은 전쟁에서 돌아온 가난한 병사에게로 돌아갑니다. 병사는 우연한 기회에 투명 망토를 얻어 공주들의 비밀을 파헤치는데 성공하게 되지요. 그는 공주들이 다녀온 지하세계의 은, 황금, 다이아몬드 나뭇가지와 포도주 잔을 증거물로 가져와 왕에게 내놓으며 첫째 공주와 결혼하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옛이야기에서 구두는 또다른 이야기인《신데렐라》에서처럼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는 중요한 모티브로 쓰입니다. 그런데 공주들이 구두가 닳도록 밤새 춤을 춘다는 것은 자신을 옭아매는 그 모든 것을 던지고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을 뜻하지요. 왕은 딸들이 정숙한 공주로 지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엄격히 다스립니다. 그래서 밤마다 방문을 걸어잠그고 아무데도 나가지 못하도록 막지요. 그러나 딸들은 마음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방과 이어진 지하세계란 강압적인 아버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춤추며 놀 수 있는 무의식의 세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숨막히는 현실세계에서 나와 또다른 세계의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서면 황금, 은, 다이아몬드 나뭇잎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져 있고, 자신들이 꿈꾸는 왕자님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의식 속의 왕자님들은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그들은 현실로 돌아간 열두 공주를 지켜주지 못할뿐더러 벌을 받아 지하 세계에서 더 갇혀지내야하지요.

옛이야기에서 열둘이란 숫자는 주로 완벽함을 의미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여러 개로 나뉘어진 자아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즐거움에 빠져 아무 것도 생각하기 싫은 자아와 비밀이 드러날까 걱정하는 자아, 그렇게 서로 다른 자아들이 첫째 공주와 막내 공주, 또다른 공주들로 보여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비밀을 밝힌 가난한 병사의 결혼 상대가 첫째 공주인지 막내 공주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왕이 내린 행운이 가난한 병사에게로 돌아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열두 공주는 사랑하는 왕자가 아닌 강압적인 아버지가 선택한 낯선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이야기 속에서 공주들은 병사가 아까운 목숨을 잃을까 안타까워하긴 하지만 그와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닙니다. 병사 또한 열두 공주 중 그 누구에게 특별히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닙니다.

가난한 병사가 원하는 건 공주들의 비밀을 파헤쳐 왕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는 오랜 시간 집을 떠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경험과 지혜를 갖춘 사람으로 공주들의 욕망을 다스릴만한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어쩌면 왕은 그런 사위를 기다려왔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야기 속에서 그는 행운을 쥘 만한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아버지가 선택한 사람과 억지로 결혼을 할 수밖에 없는 딸들의 슬픈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자소개

대학에서 한국어교육을 공부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책에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달리><채봉감별곡><한중록><꼬마 철학자><이솝 이야기>등 여러 권이 있다. 힘들고 지치는 날, 무심코 본 하늘에서 웃고 있는 달을 본다면 잠시나마 기쁘고 행복할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숨어있던 힘이 솟아날 지도 모른다고 기대한다. 누군가에게 웃는달이 되길 바라며,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책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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