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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커버이미지)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인중.원경 지음 
  • 출판사파람북 
  • 출판일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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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순수한 영혼이 펼치는 맑고 깊은 영성의 울림
진정한 자유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는가!


화중시 시중화(畵中詩 詩中畵). 일찍이 동서고금의 많은 선인이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는’ 시와 그림의 일체를 찬양했다. 문학과 미술이 이질적인 장르가 아니며, 함께 어우러질 때 아름다움의 크기가 더욱 증폭된다. 그런 미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이다. 한국이 나은 세계적인 화가인 김인중 신부와 승려 시인 원경 스님이 종교 간의 화합과 사상적 융합으로 반목과 갈등으로 점철된 이 시대 속에서 자애의 덕목을 구현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김인중 신부는 ‘꽃의 시인’ 원경 스님의 시 세계에 깊이 공감했고 원경 스님은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구도자적 삶에 존경과 섬김으로 그림 곁에서 마음의 시를 썼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히 알려진 이해인 수녀의 찬사가 담겨있다. 김인중 신부와의 자매적 우정이 담겨있는 글이 곱기만 하다. 도종환 시인의 원경 스님을 향한 찬사도 아름답다.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은 추천의 글을 통해 “매우 희귀하며 아름다운 책이다. 종교, 예술, 출판의 영역을 떠나 우리 시대의 큰 자산이라 할 만하다”라고 평했다.

아름다움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하는 영원불멸의 가치다
종교와 세대와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는 지고, 지극, 지순한 교감!


김인중 신부는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일찍이 국전과 민전을 휩쓸었으나 돌연 유럽으로 건너가 사제의 길을 걸었으며, 유럽에서는 사제였음에도 화가로서 이름이 알려진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등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피카소와 세라믹 작품을 공동으로 전시할 정도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으나, 귀국해 돌연 카이스트 초빙석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그의 이력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대표적인 고딕 양식 건축물인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된 성당과 일반 건물은 전 세계 45곳에 이른다. 프랑스 혁명 이후 어떠한 전시회도 열리지 않았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작품을 거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또한 그의 이력만큼이나 독특하다. 납선을 이용해 모자이크 방식으로 유리 조각을 이어가는 게 일반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제작 방식인 데 반해, 그는 붓과 큰 나이프 등으로 판유리 위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 780도로 구워낸다.

그의 작품은 비구상이다. 존재의 구체적인 형상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한 예술은 시공을 초월해 모든 영혼을 달래는 데 의미가 있으며,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해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므로 비가시적인 신비의 세계를 담아내기 위해서다. 개별 작품의 제목은 없다. ‘무제(無題)’가 제목일 순 있겠다. 자신의 작품은 가슴에 선뜻 다가오는 아름다운 노래처럼 어떠한 주장도 표방하지 않고 하느님을 향한 온전한 봉헌일 뿐이며,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글을 썼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2018년 타계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저자이며 미술사학자인 웬디 베케트 수녀는 “만일 천사들이 그림을 그린다면 그들의 예술은 틀림없이 김인중의 그림과 같을 것이다”라고 찬사를 보냈으며, 프랑스 미술사학자인 드니 쿠타뉴(Denis Coutagne)는 김인중과 세잔, 마티스, 피카소를 비교한 저서 《Kim En Joong artista della luce》에서, “김인중의 장엄하고 아름답고 신비한 독보적인 조형세계는 다른 거장 화가들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세잔, 피카소를 잇는 빛의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한편 그의 작품을 실물로 접한 원경 스님은 “상승하는 불꽃처럼 일렁이고 산곡에 내려앉은 새벽안개처럼 고요히 스미는가 하면 풀꽃을 건드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오묘하고 섬세한 선율을 보여준다. 때론 장엄하고, 때론 숭고하며, 때론 온화하다. 언뜻 조지훈의 시 「승무僧舞」의 시구처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 뭇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고 했다.
차(茶)와 도(道)가 둘이 아니듯, 그림과 시도 둘이 아니다

‘빛’이 김인중 신부와 가까이 있는 언어라면 ‘꽃’은 원경 스님이 가슴에 품고 있는 말이다. 2021년에 출간한 시집의 제목이 『그대, 꽃처럼』이기도 하거니와 그의 시편 곳곳에는 꽃이 피어나고 스러진다. 이에 대해 김인중 신부는 “경직된 남성들 사회에서 꽃이 화두에 오르는 것을 한 번도 들어본 일이 없으니 스님은 ‘꽃의 대부’라고 생각하며, 그것만으로도 단순하고 깊은 시봉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이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인 것은 여러모로 합당하다 하겠다.
책에 수록하고 있는 원경 스님의 시편들은 대부분 김인중 신부의 작품을 대하고 떠오르는 이미지와 영감을 포착해 씐 것들이다. 팔순이 넘도록 고독과 고난의 수행을 이어온 수행자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화장세계(華藏世界)를 가슴에 품고 있는 그이기에 종교의 구분 따위는 한갓 실오라기에 지나지 않는다.

신록이 담긴 화폭 속에서/ 기도하는 소망의 꿈이 푸르러/ 삶의 의욕과 열정을 안겨주기에//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라/ 존중하지 않을 수 없어라(「푸른 꿈」 부분)

초하의 녹음향에 취하여/ 잠 못 드는 한 밤의 심연 속에서는/ 꽃보다 꽃 그림자가/ 달빛보다는 달빛 그림자가 아름답습니다/ 님께서/ 어둠을 안고 빛그림에 취하여 춤을 추는 것도/ 그렇듯 아름답습니다(「취하여 사는 삶」 전문)

속진을 떨친 그물에 걸림 없는 바람처럼/ 그 숨결은/ 빛을 나르는 바람이 되시기를// 가닿지 못할 곳 없는 새의 날개처럼/ 그 빛깃이/ 가없는 자유의 나래 펼치시기(「님을 위한 기도」 부분)

그의 시편들에는 꽃향 못지않게 그윽한 차향이 번진다. “지극한 차 맛과 참사람은 서로의 성품이 닮아있다. 찻잎의 푸른 생기를 좋아하여 그 싱그러움을 닮게 되고, 물의 맑은 기운을 좋아하게 되어 청정함을 닮게 되며, 천연의 맛을 우려내는 중도를 깨닫게 되니 그러는 사이 어느덧 거친 악취미의 경향은 자연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 차에 대한 그의 철학이다. 도종환 시인은 해설에서 “원경 스님에게는 차와 도가 둘이 아닙니다. 차를 마시는 일 그 자체가 도를 알아가는 일입니다”라고 그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김인중 신부는 이 책의 출간에 대해 “스님의 시와 본인의 그림은 ‘아름다움’ 하나에 뜻을 함께하였으니 종교 간에 초탈의 세계를 통해 저세상의 아름다움을 미리 맛보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저자소개

1940년 충남 부여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프리부르(Fribourg)대학교와 파리 가톨릭대학교에서 수학했다. 1962년 국전에서 특선을, 1965년 제1회 민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파리 장 푸르니에(Jean Fournier) 화랑의 개인전 이후 전 세계에서 200여 회의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1974년 도미니크 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고, 줄곧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다가 2022년 한국에 돌아와 현재 카이스트(KAIST) 초빙석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훈 훈장인 오피시에(Legion d'Honneur Officier)를 수훈했으며, 2021년 12월 스위스 유력언론 르 마탱(Le Matin)은 김인중을 세계 10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선정하고,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를 뛰어넘는 화가라고 평가했다.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가톨릭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대됐으며, 프랑스 중부 도시인 앙베르에 시립 ‘김인중미술관’이, 이수아르시에 ‘김인중 상설전시관’이 설립됐다. 프랑스 혁명 이후 전시회가 열리지 않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개최했으며,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독일과 이탈리아·스위스 등 전 세계 45개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다.

세계적인 미술사가 웬디 베케트 수녀는 “만일 천사가 그림을 그린다면 그의 그림과 같을 것”이라고, 프랑스 미술사학자인 드니 쿠타뉴는 김인중을 “세잔, 피카소를 잇는 빛의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2001년 KBS는 다큐인사이트 ‘천사의 시’ 편을 통해 김인중 신부의 삶을 소개했다.

목차

김인중 신부님께 드리는 글 004

천국을 앞당겨 맛보게 한 빛의 화가 _이해인(수녀, 시인)



책머리에

연꽃과 백합이 어우러지는 유정천리의 길 _김인중 신부 008

영겁을 노래하는 꽃처럼 _원경 스님 012



1장 빛을 그리다 023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아포리즘



2장 꽃보다 꽃 그림자 051

김인중 신부의 회화작품과 원경 스님의 시와 산문

창窓 052 / 내 안에 노래를 054 / 빛섬과 달빛 059 /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 061 / 무상無常을 넘어 062 / 그대 안에 064 / 푸른 꿈 067 / 그대 나에게 숨결을 주오 069 / 빛 072 / 단풍丹楓 075 / 백설白雪 076 / 달과 모닥불 078 / 춤사위 081 / 햇차를 마시며 082 / 동병同病, 한마음 086 / 취하여 사는 삶 089 / 가을빛 내음 091 / 혼빛 094 / 그림 전시 097 / 님을 위한 기도 099 / 그대, 꽃처럼 100 / 기도 101 / 바람의 소리 104 / 꿈빛 106 / 너를 위한 기도 109 / 늦은 햇차를 마시며 112 / 봄처럼 부지런하라 116 / 창밖을 보며 119



3장 백합과 연꽃 121

김인중 신부의 세라믹, 글래스 아트와 원경 스님의 시

산초록빛처럼 123 / 나의 가을 124 / 사랑의 길 127 / 봄빛 128 / 기도 2 131 / 한 울타리 132 / 가을에 오신다니 138 / 꿈 141 / 5월 초 산암에서 142 / 춘사월 밤비 144 / 쑥대머리 147 / 녹음빛, 이별 149 / 누워 핀 꽃 151 / 자유 152 / 나를 위한 기도 156 / 고요한 평온 159 / 복눈 161 / 그리움을 그대에게 162 / 꽃의 전사 165 / 삶 168 / 떠나간 뒤에 170 / 너를 보낸다 173 / 심곡암 이야기 174 / 다정천리茶精千里 177 / 그대를 위한 염원 178/ 삶의 노래 179 / 취한 저녁 180 / 사춘 소녀 181 / 감춰진 봄빛 그림 183



해설

예술의 의미와 빛의 예술 _신승환(가톨릭대학교 철학과 교수) 186

혼자 있어 자유롭고, 함께 있어 충만한 마음 _도종환(시인, 국회의원)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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