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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남세오 지음
- 출판사자음과모음
- 출판일2023-10-26
- 등록일2024-02-19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12 M
- 지원기기
PCPHONE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전자책 프로그램 수동설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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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금 세상은 거대한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거야.”
모든 사람이 불만 없이 평온하고 안온하게 살아가는 세상.
그런데, 이 평화로움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걸까?
과학이 진보된 미래, 주인공 유수현이 사는 도시의 시민들은 귀 뒤에 뇌로 정보가 바로 전달되는 뉴럴 소켓을 단 채 생활한다. 소켓에 넣는 시냅스 칩을 통해 많은 것을 쉽게 배우고 얻을 수 있기에, 모두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수현도 마찬가지다. 소켓 오류 때문에 종종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본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준 미션을 수행하던 수현은 한 여자애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다시 보니 골목길은 온데간데없고 담장만이 서 있다. 방금 본 것이 가끔 보았던 허깨비인지 확인하고 싶어진 수현이 직전 상황을 계속해서 떠올리자, 담장이 사라지며 골목길이 눈앞에 나타난다. 충격에 홀린 듯 골목길을 따라간 수현은 길 안쪽 깊숙이 숨겨진 건물, 아지트에서 같은 학교 학생인 백소희, 고민중과 서혜나를 만난다.
“기분이 어때?”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내려다보며 서혜나가 물었다. 옆에서는 백소희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기분은 뭐라 설명할 수 없이 이상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물어보고 싶은 게 더 많았다.
“이거 대체 뭐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을 한 건 우리가 아냐. 우린 그걸 바로잡으려는 거고.”
“어떻게 뻔히 눈앞에 있는 길이 안 보일 수 있어?”
“초등학교 내내 연습한 게 그거잖아. 뇌를 믿지 않고 소켓을 믿는 거. 뇌 대신 소켓으로 생각하는 거.”
“말도 안 돼.”
_본문 중
“사람들에게 선택권이 없으면 세상은 평화롭고 평온해져.
우리가 하려는 일은 그런 세상을 깨는 거야.”
셋은 뉴럴 소켓을 처음 만들어낸 그룹 디바인이 소켓을 이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고 삭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혁명’을 통해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었다. 수현의 눈에만 보이던 허깨비는 사실은 허깨비가 아니라 ‘진짜 세상’이 잠시 보인 것이었다.
이 집중하면 진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수현은 반강제로 혁명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소희, 정보를 분석하고 컴퓨터를 해킹하는 실력이 뛰어난 민중과 함께 혜나가 준 미션들을 수행하면서 세상이 정말로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된다.
원래 디바인은 인간의 기억력을 극도로 향상시키기 위해 뉴럴 소켓 기술을 개발했다. 그런데 개발 과정에서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여 어떤 기억을 떠오르지 않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디바인이 조작한 정보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 그렇지만 적어도 운석 충돌만큼은 사실이야. 인간이 손댈 수 없는 자연재해였고 그게 하필 디바인의 연구소에 떨어진 건 지독한 우연이지. 하지만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우연이 아니야. 모든 일이 철저하게 디바인의 계획 아래 진행되었으니까.”
_본문 중
세상의 어두운 모습 또한 우리의 일부분임을 깨닫고
미래로 향하는 아이들의 행진
지금 우리는 마치 뉴럴 소켓을 시술한 것처럼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며 무한히 지혜로워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세상의 이면에 쌓이고 있는 불행과 고통에도 그 지혜로움을 쓰고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가 프로메테우스에게 받은 상자를 열기 전의 모습처럼, 타인의 힘듦과 세상의 어두운 모습을 상자 속에 숨겨둔 채 열어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에피소드는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일입니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전혀 다른 공간에서 다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죠. 우리가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우리의 시선에서 치워 버리거나 보고도 무시해 버리고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도 추모를 하는 것조차 불편해하며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지워 버리려 하죠.
_작가의 말 중
이처럼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는 청소년들에게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안온하기만 한, 그래서 더 판타지적으로 느껴지는 미래 도시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현실을 찾게 만든다. 아주 또렷하기에 더욱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의 흐름은 청소년들이 밝은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자라나고 있는 그림자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소설이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세상의 어둠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아주 작은 불이나마 들어올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소개
평범한 연구원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글을 쓰게 되었다. 작가가 묵묵히 다듬어 완성한 결과물을 독자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읽어 낼 수 있는 소설이라는 매체에 편안함과 매력을 느낀다.소설 《꿈의 살인자》, 《너와 내가 다른 점은》, 《너와 함께한 시간》,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소설집 《중력의 노래를 들어라》, 《일란성》을 출간했으며 《그리고 문어가 나타났다》, 《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누나 노릇》,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책에서 나오다》, 《나와 밍들의 세계》, 《우아한 우주인》,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 했대》, 《살을 섞다》 등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온라인 플랫폼 브릿G와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노말시티’ 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토끼 굴에 빠지다, 제 발로
분리된 사람들과 기억 삭제
유령들이 하는 일
림보와 룬 문자
혁명이라는 말
에필로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