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안희정 지음
- 출판사대경북스
- 출판일2023-09-19
- 등록일2024-02-19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9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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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팍팍한 일상을 보듬어 안는 생활 돌봄 에세이
가고자 하면 길이 보이고 넘어진다고 길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우리네 일상 참 고되고 팍팍하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그런지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철없는 아이처럼 미래는 늘 두렵고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삶을 포기할 용기마저 없으니 마지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삶에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어깨에 짊어진 짐은 계속해서 무게를 더한다.
그래서 인생의 많은 날이 무료하고 종종 버티기 힘들고 때로는 영문도 모른 채 슬퍼진다. 하지만 빼앗긴 들에 사는 사람은 봄이 찾아오더라도 따스함의 환희를 누릴 자격이 없다. 삶이, 별 볼 일 없는 일상이 우리를 낙심하게 만든다고 당하기만 해선 안 된다. 삶의 노예가 아닌 주체로 살아가는 것. 이것은 나와 당신, 우리가 짊어진 공통의 과제다. ‘마지못해 사는 삶’을 ‘그래도 살아낼 만한 삶’으로 바꿔야 한다.
살아 숨 쉬는 한 언제든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막다른 골목에 있거나,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세상이 끝나지는 않는다.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며 항상 장밋빛으로 빛날 수도 없다. 그걸 깨닫는다면 개미처럼 절벽을 내려갔다가도 다시 올라올 수 있다.
오늘의 일상이 주는 안전과 안락함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도전을 할 때다. 나태함에 빠지기 전에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 나가서, 기꺼이 비에 젖자. 옷이 젖는 건 큰일이 아니다. 옷은 젖을 수밖에 없다. 빗물은 곧 마르게 마련이다.
눈앞에 초록 불이 켜지듯 인생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일단 잡으려고 시도해 봐야겠다. 기회가 진짜 기회가 될지 아니면 위기가 될지 아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몸을 던지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답이라 생각되겠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극히 적은 이유는 현재 삶이 유지되리라는 착각 때문이다.
내 의지대로 두 손과 두 발을 쓰며 생각하고, 일하고, 운동하고, 가족을 돌보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대화하는 그 모든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일은 내가 가진 진실한 행운이다. 살아있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진정으로 살아있는 게 아니다. 진짜 삶이란 가만히 머물러 폐로 숨만 쉬는 게 아니라 살아서 팔딱팔딱 움직이는 것이다. 가수 강산에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란 노래 제목같이. 흘러가는 방향대로 이끌려 가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이 참된 생명의 유지다.
그리고 때론 너무 달렸다 싶으면 쉬어가야 한다. 정말 이 길이 나를 위한 길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럴 때의 포기는 진짜 포기가 아니라 잠깐의 충전, 또는 새 출발을 위한 숨 고르기이다. 가슴을 따갑게 만드는 자신을 향한 시선과 내면의 망설임을 이기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도 있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도 용기가 맞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타인이 던지는 비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나만이라도 타인과의 비교를 멈춰야겠다. 누구보다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발전하기 위해서 자신을 더 관대한 마음으로 돌봐야겠다. 비교의 감옥에 갇혀 영혼을 고문하기보다 도전과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 불가, 대체 불가의 유일한 나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스무 살의 젊음을 부러워할 때 50대의 상사는 나의 젊음을, 70대의 엄마는 50대의 젊음을, 90을 바라보는 옆집 할머니는 엄마의 젊음을 못 견디게 부러워하며 말한다. 참 좋은 시절이라고.
더는 잡을 수 없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나의 청춘은 이미 끝났다고 탄식하고 싶지 않다. 그 시간에 오늘의 젊음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할 수도 있다. 영혼은 결코 나이를 먹지 않으니까.
당신도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꿈을 다시 한번 깨워보면 어떨까. 늦었다는 말이야말로 힘껏 끊어버리자. 늦었다고 생각하는 이 순간조차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는다. 꿈꾸는 자에게 기회는 언제든지 되살아난다.
오늘을 팍팍함을 견디고 기적과도 같은 내일을 꿈꾸며 차곡차곡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저자소개
23년 차 간호사12년 차 워킹맘이자 브런치 작가
“우리 아이가 좀 부족하니 잘 부탁드립니다.”
“애가 생각하는 게 남들과 달라서요.”
예의인지 진심인지 모를 부모님 말씀을 좋은 뜻이라고 여태 믿으며 살고 있다. 만화책과 소설, 영화만 보며 공부와는 하등 상관없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 밥 먹고 살려면 공무원이나 전문직이 되어야 한다는 엄마의 등쌀에 간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생각보다 사회적응력이 뛰어나 잠깐만 할 줄 알았던 환자를 보살피는 삶을 23년째 이어가고 있다. 정작 나는 불행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자신의 인생도 돌보기로 했다. 약을 먹듯이 글을 썼다. 글로 감정을 푸는 치료를 계속했더니 고단한 인생에 대한 저항력이 생겼다. 현재는 글을 인생의 비타민처럼 여기며 쓴다.
목차
프롤로그
Part 1. 그저 그런 날에도 실바람은 분다
새벽 비가 나를 품는다
영혼은 결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잠이 걷히지 않는다
복숭아를 먹은 죄
비교의 시작
가오나시가 쓴 가면 뒤에 결핍이 숨어있었다
가해자가 된 피해자
마음의 겨울나기는 사람 난로로
버려진 우산
토끼와 거북이가 경기할 필요 없는 경주
욕과 나에 대한 고찰
미련을 미련스럽게 미련하다
먼지가 뭉쳐질 때까지
인생은 슬라임처럼
끊어진 드라마는 다시 이어지고
Part 2. 마음앓이 한 날엔 지우개로 ‘앓’을 지운다
신의 축복받기 프로젝트
오징어 짬뽕이냐, 너구리냐 그 심오한 문제
프로페셔널한 너트 같은 너스(nurse)
가방의 심리적 반발
포기할 수 있는 용기
당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
깜빡거리는 시간의 중요성
최고의 인생을 사는 법
양육이란 양쪽의 성장이다
멍의 치유에 관한 엉뚱 철학
나는 결코 나의 셰에라자드를 죽일 수가 없다
가족의 근간, 부부
적당히 초연하게 살기
진정으로 살아있는 삶
사탕같이 달콤한 중독
Part 3. 빛나는 날엔 불을 밝히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
소원 저장고에 소원 놓고 가기
당신의 인생이 빛나길 바라는 존재, 친구
생일잔치의 떡케이크, 너란 존재의 의미
오겡끼 데쓰까
달이 전깃줄에 대롱대롱 걸린 날
등산의 진짜 묘미
가방은 사랑을 타고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는 행복
삶의 지푸라기
혼돈의 막걸리
이어폰을 잃어버리며 발견한 것
오렌지빛 황혼이 하늘을 감싸던 날
왜가리가 준 가르침
무의미한 인생의 의미
비 오는 날의 교차로 그늘막
에필로그 : 어느 날 공원에서 인생의 개척자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