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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커버이미지)
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출판사비아북 
  • 출판일2023-08-17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거장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독자를 위한,
글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은 작가를 위한,
글과 언어를 사랑하는 모든 괴짜를 위한,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포사이스의 글쓰기 전략!
여기, 아주 근사한 문장이 하나 있다.

읽는 순간 마음에 쿡 박혀 지워지지 않는, 읽는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고 발밑이 무너지는, 읽는 순간 눈앞에 불이 환히 켜지는 듯한, 어쩌면 당신이 꼭 쓰고 싶은 그런 기억에 남는 문장 말이다. 도무지 따라 할 수 없을 것 같은 표현과 문장을 읽으며 감탄과 질투로 밤새 가슴을 쥐어뜯어 본 적 있다면, 기뻐하라. 오늘날 가장 불경스럽고 말 많은 작가 마크 포사이스가 당신에게 꼭 맞는 해결법을 가지고 나타났으니. 언어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방대한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고는 못 배기는 ‘수다쟁이’ 기질로 무장한 채 또 한 권의 말도 못 하게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돌아왔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는 수사법을 한 줄에 꿰어 정리한 책, 『문장의 맛』이다.

① “본드, (한 박자 쉬고) 제임스 본드.”
②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③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바다와 대양에서/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나날이 커지는 확신과 강력해지는 공군력으로…”

① 왜 이 짧은 대사,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뿐인 한 줄의 문장이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영화 대사 중 가장 위대한 대사로 선정했을까?
② 왜 삼항구로 표현된 문장은 근사하게 들리며, 웅장한 연설에 완벽하게 어울릴까?
③ 왜 처칠은 패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의회에서 이런 연설을 했을까?
포사이스는 위대한 고전, 정치 연설, 영화 대사, 광고 문구 등 다양한 표현을 예시로 들면서, 문장의 맛을 더해주는 수사학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 39개의 수사학 레시피를 접하고 나면 기억에 남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원리를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서고금 다양한 표현과 포사이스의 능청맞은 글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참다운 ‘문장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띄어 반복하기’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파이
“본드, 제임스 본드.”

미국영화연구소(AFI)는 이 대사를 모든 영화 대사 중 22번째로 위대한 대사로 꼽았다.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트레이드마크이자, 터무니없이 간단해서 더 강력한 대사다. 그저 자기 이름을 말할 뿐인 이 짧은 대사는 어떻게 전 세계의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까? ‘띄어 반복하기’라는 수사법이 제대로 힘을 발휘한 예다. 저자는 만약 본드가 “내 이름은 제임스 본드입니다” 혹은 “본드, 이름은 제임스” 혹은 “본드, 하지만 제임스라고 불러도 돼요”라고 말했다면 이 대사는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고개를 갸웃거리는 독자들을 위해, 포사이스는 ‘띄어 반복하기’ 기법이 사용된 유명한 문구들을 총동원한다. 영화 「대부2」에 등장하는 최고의 대사에도, 『오즈의 마법사』에도,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명장면에도 ‘띄어 반복하기’ 기법이 등장한다. 영국 총리들은 특히 이 기법을 즐겨 사용하는 듯한데, 그 내용이 어떻든 사용하는 순간 청중의 귀에 강력히 꽂히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의 본성에 균열을 내는, 마법의 숫자 ‘3’

수사의 힘은 어찌나 강력한지, 때로 어떤 말은 완전히 잘못 기억되어 전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은 “피, 수고, 눈물, 땀 외에는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어째서인지 모든 사람이 이 어구를 “피, 땀, 눈물”로 줄여 기억한다. 여기에는 ‘삼항구’라는 수사적 기법의 강력한 힘이 개입되었다. 수사학의 세계에서 ‘3’은 마법의 숫자이다. 그 유명한 카이사르의 승전보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카이사르가 “왔노라, 보았노라!” 혹은 “왔노라, 정복했노라!”라고 했다면 말의 힘이 반절로 줄었을 것이다. 세 단어를 붙이면 완결성이 생기고, 근사하게 들리며, 웅장한 연설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반드시 세 단어여야 한다. 포사이스는 ‘삼항구’를 설명하며 인간에게는 두 개의 단어를 보면 어떻게든 연결하려고 하는 속성이 있는데, 여기에 한 단어를 더 추가하면 우리가 본능적으로 구축하려는 논리에 균열이 생긴다고 말한다. 두 개의 단어를 쓰면 서로 연결된 한 쌍이 될 뿐이지만, 세 개의 단어는 새로운 의미를 갖는 목록이 된다. 삼항구의 강력한 힘을 잘 알았던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연설에 삼항구를 21개나 넣었다.

패배를 목전에 둔 총리의 연설

1940년,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은 패배를 목전에 두고 역사에 남을 연설문을 썼다. 아주 어려운 과제였다. 영국은 곧 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국민에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처칠은 청중에게 “싸워야 한다”와 “질 수도 있다”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해야 했다. 뛰어난 연사이자 수사학의 대가였던 처칠은 능숙하게 한 가지 메시지를 밀어붙이면서 두 번째 메시지를 감추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바다와 대양에서/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나날이 커지는 확신과 강력해지는 공군력으로/ …/ 우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처칠은 절대 ‘이길 것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처칠은 국민이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라는 말만 듣기를 원했고, 이는 제대로 먹혔다. ‘첫구반복’이라는 수사법이 해냈다. ‘첫구반복’은 특히 연설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해온 수사법이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단 한 문장,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이다. 킹 목사는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서로 다른 긴 문장을 여러 번 반복했지만, 살아남은 것은 첫 문장뿐이다. ‘첫구반복’의 힘이다. 물론 의도된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정말 뻔뻔한 표절범이었을까?
고양이Cat는 왜 하필 호기심Curiosity 때문에 죽을까?
케이티 페리의 노래와 성경에는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뒤엉킨 문장의 정글 속에서
위대한 작가들의 비밀을 찾아내다!

이처럼 수사적 표현은 어디에나 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보란 듯이 놓인 송곳 같은 문구들은 모두 수사학에 기반하여 쓰인 것이다. 달콤하게 치장한 함정도, 영혼을 뒤흔드는 강력한 연설도 모두 수사적 표현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신들린 듯이 매혹적인 문장을 줄줄 뽑아내는 작가, 마케터, 정치인… 모두가 수사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를 ‘눈을 가린 요리사’라고 표현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가끔 우연히, 부지불식간에 뭔가 아름다운 말을 해놓고도 어쩌다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우리는 눈가리개를 한 요리사, 냄비 속으로 아무거나 던져넣었는데 가뭄에 콩 나듯 아주 맛깔난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와 같다.”

그렇지만 배울 방법이 있는데, 계속 눈을 가린 채 우연히 근사한 문장이 튀어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준비가 됐다면, 이제 눈을 크게 뜨고 포사이스가 준비한 요리법 책을 펼쳐 읽어보자.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써오던 기술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고, 쓰는 법을 알려준다.
흔하지만 매혹적인 수사적 기법 ‘두운’을 시작으로 ‘대조법’, ‘공감각’, ‘이사일의’와 ‘삼항구’ 등 총 39개의 수사적 기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이 중에는 완전히 처음 보는, 더럭 무섭기까지 한 ‘돈절법’, ‘액어법’ 같은 이름의 낯선 기법들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용어에 관한 에필로그」에서 따로 밝히듯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사적 기법들은 엄밀히 분류할 수도 없고 굳이 이 기법에 딱 들어맞게 쓸 필요도 없다. 읽다 보면 혀가 꼬이는 이 기법들의 이름을 외울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저 장마다 정성 들여 차려놓은 문장들을 양껏 즐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거장들의 혀끝과 펜 끝에 얼마나 많은 기술이 교묘히 숨어 있는지 알게 된다면, 혹시 아는가. 우리도 꽤 괜찮은 문장을 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러분에게 위대한 문장을 써내겠다는 야망이 없더라도 이 책은 여전히 유용하다. 셰익스피어, 오스카 와일드, 찰스 디킨스, 제임스 조이스, 제인 오스틴, 그리고 하느님…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작가들의 문장이 페이지마다 즐비하다. 사람들이 대체 왜 이 문장에 열광하는지, 작가가 도대체 어떤 술수를 부려놓았는지 감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신랄한 평도 빼놓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수사법을 시도하려다 문장이 이렇게 거꾸러지고 만 것인지, 어쩌다 이 대단한 작가가 발을 헛디딘 것인지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 놓는다. 오직 마크 포사이스만이 줄 수 있는 재미다.
전작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에서 보여주었던, 어원에 대한 저자의 무한한 사랑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것도 또 한 가지의 즐거움이다.

“어떤 표현이건 두운을 갖추기만 하면 아무리 터무니없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 말, 사람들이 믿는 표현이 된다. 가령 ‘Curiosity killed the cat(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였다)’이라는 속담이 있다. 사실 원래 속담은 ‘Care killed the cat(슬픔이 지나쳐 고양이가 죽는다)’이라는 말이었다. (...) 10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고양이를 죽이는 원인은 또 바뀌었을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고양이를 죽이는 것이 친절(kindness)이건, 실망(consternation)이건, 아니면 부패나 오염(corruption)이건, 아니면 다른 뭐가 됐건 그것은 철자 C나 K로 시작하리라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두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하기 위해 100년 전 속담의 기원까지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집요함을 마크 포사이스가 아니면 누가 보여줄 수 있을까? 우리는 놀라울 정도의 끈기와 방대한 지식을 편안히 앉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매혹적인 문장의 비밀을 엿보고 싶은 독자, 글을 사랑하는 괴짜라면 누구나 이 책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소개

작가, 언론인이자 편집인이다. 1977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언어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방대한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고는 못 배기는 ‘수다쟁이’가 이번에는 죽은 말이 가득한 사전 더미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침대에서 눈을 뜨는 시간부터 눈을 감는 시간까지, 하루의 궤적을 쫓아가며 먼지 쌓인 단어들을 닦아 내놓는다. 한때는 분명 쓸모 있었고 어쩌면 아직도 쓸모 있을지도 모르는 단어들의 목록이 끝없이 펼쳐진다. 시간 속으로 사라져버린 단어들, 그리고 단어들과 함께 잠들어있던 세계 속으로 뛰어들 준비가 되셨는지?

『콜린스 영어사전』의 편집자로 서문을 썼으며, 사람을 홀려온 위대한 문장들의 비밀을 본격적으로 파헤친 『문장의 맛』,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크리스마스를 추적한 『크리스마스는 왜?』와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등을 썼다.

목차

서문

옮긴이의 짧은 안내



01 두운: 인간은 똑같은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좋아해

02 동어이형반복: 두 번 반복할 것, 단 조금 다르게

03 대조법: 신이 사랑한 수사법

04 양극총칭법: 전혀 필요 없고, 그래서 아름답지

05 과시적 양극총칭법: 초현실주의 해부학 교과서 같은 문구들

06 공감각: 잊지 못할 문구를 쓰는 쉬운 지름길

07 돈절법: 신은 왜 문장을 끝내지 않았을까?

08 전치법: 요다처럼 말하기

09 전사반복: 논리적인 척하기

10 도미문: 마침표를 발견할 때까지 눈을 떼지 말 것

11 접속법과 연속문장: 야만적으로 짧게 쓸 것인가, 미로같이 길게 쓸 것인가

12 띄어 반복하기: 본드, (한 박자 쉬고) 제임스 본드

13 수사적 질문: 이 질문에 답하지 말아줘요, 부디…

14 이사일의: 혼동이 주는 여운을 즐기기

15 결구반복: 어떻게 문장을 시작하든 똑같이 끝낼 것

16 삼항구: 마법의 낱말 세 개

17 반복법: 리어왕의 극적인 임종을 위하여

18 겸용법: 루이스 캐럴을 매료시킨 수사법

19 등위구문: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고, 인간처럼 대화하라

20 문법파괴: 기억에 남는 문장을 쓸 수 있다면, 기꺼이 틀리겠어요

21 작시법에 관한 여담: 강세로 운율 만들기

22 액어법: 고전 시대에는 그토록 우아했건만!

23 역설: 역설 아닌 역설과 진정한 역설

24 교차법: 아름다움은 진리, 진리는 아름다움

25 유운: love, 그리고 prove

26 열네 번째 규칙: 일단 아무 숫자나 선택할 것

27 오어법: 충격적으로 틀려서 오히려 옳은

28 곡언법: ‘다이아몬드처럼 투명하지’ 않은

29 환유와 제유: 신체 부위를 클로즈업하기

30 전이형용어: 엉뚱한 단어를 꾸며보기

31 용어법: ‘공짜 선물’은 죄가 있을까?

32 첫결반복: 정확히 시작한 곳에서 끝내기

33 의인법: 의무가 부르고, 돈이 말하고, 잠이 손짓하네

34 과장법: 인간은 끝없이 과장하는 생물

35 불능법: 날아다니는 돼지와 스키 타는 악마

36 예변법: 대명사로 강렬하고 신비롭게 시작하기

37 집적법: 인간은 목록을 보면 당황하는 법

38 동사 없는 문장: 시간을 초월하기

39 첫구반복: 수사학의 왕



마무리

용어에 관한 에필로그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