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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미 더 허니 - 꿀벌과 함께한 뜻밖의 모험 (커버이미지)
쇼 미 더 허니 - 꿀벌과 함께한 뜻밖의 모험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데이브 도로기 지음, 박내현 옮김 
  • 출판사이김 
  • 출판일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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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달콤하고 따끔하고 끈적하고 살벌하다!
어쩌다 벌치기가 된 아저씨의 슬랩스틱 양봉 모험담
어서오세요, 보송보송하고 귀여운 생물들이 우글우글한 도로기의 작은 양봉장에

꿀벌. 검은색과 노란색의 몸과 얇은 두 날개로 꽃 사이를 오가며 달콤한 꿀을 만들어 내는 생물. 모든 생명이 그렇듯 이들에게도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이야기가 있다. ‘꿀가이’ 데이브라는 별명을 가진 데이브 도로기는 강 하구에 정박시켜 놓은 선상가옥에 사는 은퇴 직전의 괴짜 아저씨다. 자연이나 곤충 같은 것에 별 관심 없이 살던 어느 날, 취미로 양봉을 하는 누나가 선상가옥 뒷갑판에 벌통을 놓자는 제안을 한다. 배 위에서 석양이 지는 강을 바라보며 허브티에 꿀 한 숟가락을 넣는 달콤한 상상을 한 도로기는 흔쾌히 허락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꿀을 수확한 후,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15,000마리 꿀벌이 담긴 벌통을 받게 된다. 그제서야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채 벌들의 아버지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벌 키우기라는 취미는 초보 벌치기의 생각대로 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거기에 덜렁거리는 성격이 더해져서 실수와 불운이 겹친 문제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벌치기의 숙명대로 벌은 쏘고 벌치기는 맞는 것은 기본이다. 양봉복 지퍼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서 옷 속에 벌들이 들어오기도 하고. 꿀을 추출하다가 집안을 온통 끈적하고 얼룩진 꿀투성이로 만들기도 한다. 혹독한 자연은 도로기의 새 취미의 난이도를 올려 놓았다. 여왕벌이 알을 제대로 낳지 않는데다 심지어 가출을 했고, 호시탐탐 벌집을 노리는 말벌들과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기생충과 병균들로부터 꿀벌들을 지켜야 했다.

공짜 꿀은 없다
“1년 동안 나는 다섯 병 분량인 22킬로그램을 수확했다. 꿀 한 병당 200달러 정도 든 것이다. 문득 저녁 식사에 나를 초대하는 친구들이 집주인을 위한 선물로 꿀 한 병과 빳빳한 10달러 지폐 20장 중에 무엇을 더 좋아할지 궁금해졌다.” - 130쪽

초보 양봉가의 눈으로 적은 수기인 만큼, 이 책에는 같은 초보 양봉가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가득하다. 가장 처음 알아야할 것이, 양봉을 한다고 해서 꿀을 공짜로 먹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양봉은 꽤 비싼 취미다. 양봉을 시작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장비들의 목록과 가격은 이렇다. 먼저 목재 벌통 상자가 필요하고, 벌통 안에 서류철처럼 들어가는 꿀틀이 필요하다. 양봉옷과 장갑이 필요하고 장화도 있으면 좋다. 벌을 쫓는데 필요한 훈연기나 양봉용 칼, 솔 같은 자잘한 도구들, 꿀을 담을 병과 라벨이 필요하다.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려면 책도 몇 권 사다 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벌이 필요한데, 무료로 분봉을 받지 않는 이상 벌 상인에게 뉴질랜드나 하와이 출신 벌들을 분양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벌통 한 개로 양봉을 시작하려면 1000달러(약 130만 원) 정도가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꿀 한 병당 2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말이다.

꿀벌과 가족이 된다는 것은
15,000마리의 벌을 데리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도로기는 예전 같으면 집 안으로 들어온 벌을 파리채 같은 걸로 내려쳐서 잡았겠지만, 벌들이 반려동물이 된 지금은 오랜 시간을 들여서라도 살살 밖으로 내보내게 되었다. 허약해진 벌집을 말벌의 습격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전기 포충기와 트랩으로 무장하고 하루 종일 벌집을 지킨다. 더위에 꽃이 시드는 여름에는 산 위의 풍요로운 꽃밭으로 벌통을 옮겨다 놓는다. 벌집의 번영을 유지할 새 여왕을 데려오기 위해 먼 곳의 여왕벌 상인에게 다녀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처음에 벌은 공짜 꿀을 얻을 수 있고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가축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꿀벌들과 도로기는 가족이 된다.

“나는 우리 인간이 자연을 단순하게 보지만, 우리가 개입할수록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바랐던 건 고작 꿀 몇 병뿐이었는데. 그렇다면 그냥 슈퍼마켓에 가는 게 훨씬 쉬웠을 텐데.” - 103쪽

꿀벌과 인간 모두의 위기 앞에서
“우리는 벌들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을 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기는커녕 누가 옳은지를 놓고 말다툼을 벌인 것이다.” - 66쪽

우리 인간들은 가끔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기보다 누가 옳은가를 놓고 다투기에 힘쓴다. 반면에 꿀벌들은 생존을 위해서는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 벌집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맡겨진 일이 있다. 특히 꿀을 만드는 작업에는 협력이 핵심이다. 꿀이 있는 위치를 발견하고 알리는 꿀벌의 춤, 채집벌이 따온 꽃꿀을 꿀로 만들고 수분을 날리는 일, 어린 벌들을 먹이고 돌보는 일 등, 벌의 모든 일은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봄과 여름 내내 함께 열심히 일한 꿀벌들은 겨울에는 그 결과인 달콤함, 즉 꿀을 함께 즐긴다. 도로기는 부지런하고, 자기 일을 해내며, 서로에게 다정한 벌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들의 공동체에도 필요한 태도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실 오늘날의 꿀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들은 진드기, 바이러스, 말벌, 기후 변화, 살충제, 심지어 휴대전화 전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무언가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오늘날의 인간들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도로기는 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꿀벌들은 그에게 공동체와 협력과 사랑을 가르쳐 주었다. 혹독한 지구의 위기 앞에서 필요한 인간과 동물의 협력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저자소개

손에는 펜을 들고, 목에는 카메라를 메고 50여곳의 나라들을 방문했다. 밴쿠버에서 태어났고, 이 도시에 거주하고, 일하며 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라디오와 방송과 광고 분야, 특히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30년 동안 일했다. 2년 동안 NBA 밴쿠버 그리즐리스부사장을 역임했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스폰서십 세일즈 디렉터로 일했다. 지금은 교외에 있는 선상가옥에서 꿀벌을 키우며 블로그(houseboathoney.com)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9

시작 13

1 조석 하구에서의 와글댄스 17

2 독침 37

3 거의 완벽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 49

4 아웃야드 61

5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 85

6 응애는 못 말려 107

7 쇼 미 더 허니 119

8 베일의 안과 밖 131

9 말벌, 매시 포테이토, 매직 스크린 147

10 슈가슈가 167

11 지혜를 모아서 185

12 우글우글 꿀벌 클럽 203

13 꿀벌 학교 225

14 집단 비행 241

15 윈터 이즈 커밍 263

16 내 벌들은 모두 죽었다 275

17 헤어질 결심 301

감사의 말 319

화보 321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