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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브 차이니즈 SF : 중국 여성 SF 걸작선 (커버이미지)
베스트 오브 차이니즈 SF : 중국 여성 SF 걸작선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시우신위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출판사아작 
  • 출판일202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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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봄처럼 우리에게 온 중국 소설의 미래

처음으로 중국 밖으로 소개되는
중국 여성 작가, 논바이너리 작가들만의 정상급 SF 18편!


“중국에서도 SF는 여전히 새로운 장르지만, 온갖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며 세상의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도록 만들 것이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 미래를 상상하고자 하는 장르에 젠더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는 SF에 젠더 해방의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걸까?
젠더는 장르가 그러하듯 매번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껏 그러하였듯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중국 SF에는 결코 지금까지 알려진 몇몇 남성 작가들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 2023년 봄,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간되며 처음으로 중국 밖으로 소개되는 중국의 여성 작가와 논바이너리 작가들만의 SF 소설집.

봄은 어떤 방식으로 오는가, 해방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는가.
바로 여기 18편의 작품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시길. 부디.

어떻게 해야 우리는 SF에 젠더 해방의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걸까?


당대 중국 SF에서 젠더는 다른 문학 장르에서도 그러하듯 아주 까다로운 문제이다. 중국 현대문학은 20세기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마주했었다. 무엇이 여성 혹은 논바이너리(non-binary) 작가의 작품을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가. 이런 차이점이 작품 독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주변화된 젠더를 위해 다른 기준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제약으로 작용하는 건 아닐까. 여성 작가의 작품이 다르게 분류되면서 더는 시스젠더(cisgender) 남성 작가가 쓴 작품과 비견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

(...)

이러한 문제들은 다른 장르 소설에서도 여전히 발견된다. 이번 단편집이 획기적인 건 이러한 문제 뒤에 숨겨진 의의를 함께 탐색했다는 점에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삶의 종결이나 타자 돌봄, 기술 제약으로 유기 자아와 내면의 감정을 강화할 수 없게 된 우리, 혹은 자원이 고갈된 세계 속에서의 공존 등 특정한 방식을 상상으로 그려내면서 유한성을 사유했다. 영원한 약속은 때로 사랑, 세상에 대한 애착, 시간, 사랑하는 이를 향한 그리움으로 표현되었고 우리의 생존 능력을 시험하는 리트머스지가 되었다. 반면 영생과 사망 그리고 영성을 향한 갈망은 테크네(Techne) 뒤에 있는 “진정한 사람”을 나타냈다. 이번 단편집에 참여한 작가들은 보편성을 지닌 화제를 다루면서도 보편주의에 얽매이지 않았다. 자녀 부양과 양육 시뮬레이션을 논의하고 우주로 이주한 인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들은 거대 서사를 거부하였다. 대신 각각의 이야기에 정체성을 다루는 질문을 담으면서도 이데올로기적인 의제를 뛰어넘는 배려와 사려를 택했으며 무거운 역사를 솜씨 좋게 빚어냈다.

(...)

SF는 진실과 환상을, 현재와 미래를 자유롭게 오간다. 이 책은 중국어 외의 언어들로 출간되는 중국 SF 중 여성 작가와 논바이너리 작가의 작품만을 수록한 최초의 단편집으로 다음의 질문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단편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이 단편집의 목적은 무엇인가. 현실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생각해본 적이 없는 미래를 상상하고자 하는 장르에 젠더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는 SF에 젠더 해방의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걸까?

(...)

근래 중국 SF는 우주 탐험과 식민, 우주의 수수께끼, 인류 운명 등 큰 주제를 다루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여성과 다른 주변화된 집단이 가지고 있었던 사회적 관심과 급진적인 사고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류츠신의 《삼체》 삼부작도 여성 캐릭터가 지나치게 평면적이라는 평론가의 지적을 받았으나 이러한 목소리는 대거 파묻혔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기반으로 사회를 비판했던 단편 〈접는 도시〉로 류츠신에 이어 휴고상을 수상한 하오징팡은 주변화된 젠더 집단에 속하는 작가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주변화된 작가가 주류의 인정을 얻은 흔치 않은 사례이다. 이번 단편집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이들의 목소리를 실은 것이듯 이들은 이제야 작품을 발표할 지면을 얻었다.

(...)

SF는 단순히 장르로만 횡단하는 게 아니다. SF의 공동체와 독자층은 항상 세계적이었고, 현실과 상상의 공간을 오갔다. 20세기 초 중국에서 일어났던 첫 번째 SF 붐을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의 작품은 장르와 작가의 성별이 모두 변동적이었으며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았다. 반면 오늘날의 SF는 젠더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과학 기술 현황 등 더 폭넓은 범위의 문제를 생각해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우리가 마주한 사회 환경에서는 더는 다양성과 다원성이 선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현실이다.
젠더는 장르가 그러하듯 매번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껏 그러하였듯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중국 SF는 여전히 새로운 장르지만, 온갖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며 세상의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도록 만들 것이다.

저자소개

본명은 왕야오(王瑤). 시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물리학과 영화학을 전공하고 베이징대학 중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시안 교통대학 중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샤쟈는 2004년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SF 잡지인 〈과환세계(科幻世界)〉에 단편소설 〈요정을 가두는 병(關妖精的甁子)〉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그해 중국 SF 은하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은하상 8회, 성운상 6회 수상 등 다수의 SF 문학상을 휩쓸었다. 장편 판타지 소설 《구주·여관(九州·逆旅)》(2010), SF 작품집 《요정을 가두는 병》(2012), 《당신이 도달할 수 없는 시간(你無法抵達的時間)》(2017), 《경국의 웃음(傾城一笑)》(2018) 등을 출간했으며 학술 저서 《미래의 좌표: 세계화 시대의 중국 SF 논집》(2019)을 출간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 매거진〉에 〈백귀야행의 거리(百鬼夜行街)〉를 게재하며 영미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SF Magazine〉, 〈Year’s Best SF〉 및 과학 학술지 〈네이처〉 등의 해외 잡지와 플랫폼에도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2020년에는 영문 단편집 《A Summer Beyond Your Reach: Stories》(Clarkesworld Books)을 출간했다. 학술 연구와 문학 창작 외에 SF 소설 번역과 영상화 기획, SF 창작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목차

도망가는 별(逃跑星辰) ✦ 시우신위 - 7

오덕의 수련기(五德渡劫记)  ✦ E 백작 - 31

여우는 뭐라고 말할까?(狐狸说什么?)  ✦ 샤쟈 - 61

검은 새(黑鸟) ✦ 션다청 - 69

우주 끝 레스토랑(宇宙尽头的餐馆之太极芋泥) ✦ 우솽 - 87

아기야, 아기야, 난 널 사랑해(宝贝宝贝我爱你) ✦ 자오하이홍 - 113

달콤함을 좋아하는 지렁이(嗜糖蚯蚓) ✦ 바이판루솽 - 149

란텐의 연금술사(蓝田半人) ✦ 바이판루솽 - 157

봄이 오는 방식(春天来临的方式) ✦ 왕눠눠 - 165

응룡(应龙) ✦ 링천 - 185

옥을 얻다(得玉) ✦ 구스 - 197

평형 공식(衡平公式) ✦ 녠위 - 205

도룡(屠龙) ✦ 션잉잉 - 245

얼굴 없는 여자아이 연화(年画) ✦ 천쳰 - 279

화요(画妖) ✦ 추시다오 - 307

시신을 짊어진 여인(背尸体的女人) ✦ 츠후이 - 327

산과 이름의 비밀(山和名字的秘密) ✦ 왕눠눠 - 339

해산물 레스토랑(海鲜饭店) ✦ 왕칸위 - 367



작품해설 ✦ 스징위안 - 395

역자 후기 -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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