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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살아요 (커버이미지)
이걸로 살아요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무레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출판사더블북 
  • 출판일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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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확실한 취향’ 만큼 우리를 매혹시키는 건 없다”
-백영옥(『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저자)

“물건 하나로 행복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카모메 식당』무레 요코의 신작『이걸로 살아요』!

“이 냄비에 밥을 지으면 앞으로 즐거움이 늘겠구나”
한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읽게 되는 ‘요코 중독’을 조심하라


영화 『카모메 식당』이 그렇듯, 『이걸로 살아요』 역시 잔잔한 일상의 편안함이 물처럼 흐른다. 그 속에서 유영하듯 찬찬히 글을 읽고 나면 어느새 마음은 훈훈해지고 얼굴에는 여린 미소가 머문다. ‘요코 중독’을 조심하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일본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무레 요코가 주는 힘이다. 이렇다 할 사건도, 별다른 갈등도, 입체적인 캐릭터도 등장하지 않는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은 별것 아니지만 특별하다. ‘이상하게 중독성 강한’ 무레 요코의 일상에 관한 기록은 밥솥으로 시작한다. 가마솥을 본뜬 형태로 만든 앙증맞고 동그스름한 냄비가 그것이다. 치명적인 귀여움에 끌려 충동구매한 냄비에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동영상까지 찾아보며 열심을 낸 결과, 정말 맛있는 밥이 완성되고, 그녀는 ‘앞으로 즐거움이 늘겠구나’라며 기뻐한다.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소재로 이렇듯 담백하고 재미나게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으려면 웬만큼 자기 삶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는 힘들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온전한 기쁨을 찾는 저자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분명하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날이 계속될 때 마치 달달한 초콜릿처럼 심적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무레 요코의 글을 만나보자. 한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읽게 되는 ‘요코 중독’의 늪에 빠지면 어떠하랴. 그 속에서 시간이 걸려도 즐거운 일들, 아날로그로 사는 즐거움 등 그녀만이 줄 수 있는 건강하고 경쾌한 에너지를 잔뜩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한데.


“너무 추워서 담요를 짊어지고 왔습니다”
털털함과 천연덕스러움, 너스레에 담긴 무레 요코만의 유머 코드


습한 여름을 지혜롭게 나고자 삼베 타월을 베개에 씌우고 잔 다음 날, 저자의 얼굴에는 타월 자국이 고스란히 남는다. 그게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외출할 일이 없으면 그냥 내버려둔다는 털털함. 구매한 부엌칼을 겹겹이 감싼 포장지가 아깝다고 하면서도, 구매한 사람이 어딘가에서 부엌칼을 휘두르려 해도 간단히 꺼내지 못하도록 한 점에서는 ‘올바른 대응’이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천연덕스러움. 136장의 타일로 이루어진 부엌 벽(이걸 세고 있는 무레 요코를 상상해보라)을 절대 한 번에 다 닦은 일이 없다고 실토하는 솔직함. 목도리보다 부피가 큰 숄을 두른 자신의 모습이 ‘추워서 담요를 짊어지고 왔습니다’ 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꼴사납다고 하면서도, ‘욘사마 매듭’을 비롯해 다양한 연출법을 고민하며 멋스럽게 걸치기 위해 ‘정진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넉살.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곳이 더러워 청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루고 미루다 보니 어느새 환갑이 지나버렸다고 너스레를 떠는 부분에 이르면 대체 무레 요코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녀만이 보여주는 유머 코드의 압권은 옛날 서점 풍경이다. 옛날에는 서점에서 책을 서서 보면 반드시 먼지떨이가 등장했다(이건 우리나라도 똑같다). 서점 주인이 입으로는 아무 말 안 해도 먼지떨이로 책장을 탁탁 두들기기 시작하면 ‘이제 좀 집에 가’ 하는 사인이었다. 같은 반 남자애가 “그 책방은 먼지떨이 아저씨가 금방 온다니까” 하며 불평했던 기억까지 떠올리는 부분에서는 웃지 않을 수가 없다. 그때를 기억하는 세대나 그렇지 않은 세대 모두에게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뚜렷하게 그려지는 바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므로.


“만년필에 컨버터로 감벽색 잉크를 넣는 일이 못 견디게 즐겁다”
독특하고 분명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일상을 엿보는 즐거움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취향’만큼 우리를 매혹하는 건 없다. 글 쓰는 일이 본업인지라, 컴퓨터로 원고를 쓰면서도 손글씨를 쓰는 즐거움만은 놓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무레 요코. 그녀가 좋아하는 색 잉크를 넣은 만년필로 감사 인사를 쓰기 위해 사 모은 편지와 엽서, 편지지류는 4단짜리 서랍장에 꽉 차 있을 정도다.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어 평생 간직하려고 마음먹은 앙고라 털목도리는 초등학생 때 직접 뜬 것이고, 부모님에게 선물로 받은 타탄체크 목도리는 무려 53년이 된 것이지만 유행이 돌아오면 두르고 나갈 생각이다. 마음에 드는 생활 속 힌트나 재미난 요소가 있으면 잡지를 오리거나 인터넷 사진을 프린트해 스크랩 봉투에 모아두는 것 또한 작가의 취미 중 하나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은 후, 우표와 귀여운 포스트잇, 잡지에서 잘라낸 못생긴 고양이 사진이 잔뜩 담긴 양철 상자를 열어 모아둔 것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면서 싱글거리는 작가를 상상해보라. 무레 요코는 그러면서 자신이 너무 많은 물건을 지니고 있다고 고백한다. 넘쳐나는 물건들은 수시로 필요한 사람에게 주거나 바자에 내놓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쉽게 처분하지 못하고 오래 망설인다. 추억이 담겨 있고, 일상에서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주 특별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물건 혹은 어딘가에 넣어두고 가끔 꺼내보는 물건들에 설렌다면 일상은 그만큼의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물건과 사람 사이에서도 성립된다.

저자소개

195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니혼대학교 예술학부를 졸업한 후 광고회사 등을 거쳐, 1978년 ‘책의 잡지사’에 입사했다. 이때 지인의 권유로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1984년에 첫 에세이 『오전 0시의 현미빵』을 발표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여성들의 소소한 일상을 경쾌하고 유머 넘치는 문장으로 표현하면서 ‘요코 중독’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카모메 식당』,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그렇게 중년이 된다』, 『지갑의 속삭임』,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등이 있다.

목차

1 스타우브, 뚝배기 냄비로 밥 짓기

2 만년필, 지우개 전통적인 필기구

3 다카시마치지미 파자마, 삼베 시트 시원함을 찾아서

4 신문지 쓰레기봉투 플라스틱을 끊고 싶다

5 하이네리, 청소 솔 끈덕진 때 제거하기

6 오팔 털실 부담 없이 뜰 수 있는 양말

7 에네탄 베개 또다시 플라스틱 문제

8 편지지 세트, 엽서 귀여운 종이 친구들

9 콩접시, 대접시 평소에 쓰는 식기

10 문짝 달린 목제 책장 쇼와 책장의 정취

11 벨레다, 보디 시트 어쩔 수 없는 땀 대책

12 삼베 침대 패드, 삼베 이불 아무튼 시원하게

13 배저, 국화 모기향 각종 모기 퇴치 제품

14 온습도계 눈으로 확인하는 쾌적한 환경

15 습윤 밴드 상처가 나도 괜찮아

16 스카프, 손뜨개 목도리 옷차림의 미학

17 손목시계 젊은 시절의 물건 계속 즐기기

18 지요가미, 포장지 북커버 씌우기

19 빗자루와 먼지떨이 청소를 심플하게

20 불상, 성모 마리아상, 고양이상 마음이 포근해지는 장식품

21 꽃병 꽃 장식하기



옮긴이의 말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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