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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맛에는 이유가 있다 - 인문학에 과학으로 감칠맛을 더한 가장 지적인 파인다이닝, 2022년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커버이미지)
모든 맛에는 이유가 있다 - 인문학에 과학으로 감칠맛을 더한 가장 지적인 파인다이닝, 2022년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정소영.성명훈 지음 
  • 출판사니케북스 
  • 출판일2022-11-2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2022년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맛은 사회적‧문화적 경험이다!” -사회학자 정소영
“맛은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각적 경험의 총체다!” -의사 성명훈

맛을 둘러싼 인문학과 과학의 대화
사회학자 정소영과 의사 성명훈의 재미와 플레이버가 넘치는 식탁

인류의 역사 이래 가장 풍족한 먹거리를 경험하고 있는 시대. 시선을 끄는 SNS 게시용 음식과 ‘먹방’이 인기를 얻고 있는 한편, 세계 각지의 전통 음식을 국내에서도 흔히 맛볼 수 있게 되었으며, 유기농과 친환경 먹거리 소비도 늘었다. 맛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다층적이다.
《모든 맛에는 이유가 있다》는 우리의 맛 경험을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하나는 인문학적 고찰로 맛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고, 하나는 맛을 감각하는 인체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내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학자 정소영과 이비인후과 의사인 성명훈이 함께 집필에 나섰다. 정소영은 문학과 철학, 사회심리와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미각에 대한 인식의 역사적 변화를 비롯해 오늘날의 미식 트렌드에 담긴 사회적 의미, 음식의 지역성과 세계화 등을 주제로 다룬다. 한편 맛 작용의 핵심 신체 기관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성명훈은 인체가 음식물을 섭취하며 맛을 느끼는 기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다채로운 식재료가 지닌 고유한 맛의 의미와 다양한 동물의 진화에서 미각의 변화 양상을 살피며, 생리학‧의학적 관점은 물론 뇌과학, 유전학과 진화생물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를 아우르고 있다. 이처럼 대조적인 두 저자의 시각은 독자들이 미각의 세계를 한층 깊이 있게 탐험하도록 돕는다.
이 책은 샐러드-수프-생선-파스타-고기-와인-디저트 순으로 구성되어 해당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어나간다.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코스 요리처럼 순서대로 즐겨도 좋고, 단품 메뉴처럼 우선 끌리는 주제부터 살펴보아도 좋다. 우리가 감각하고 경험하는 맛을 둘러싼 다각적 설명은 미각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며, 개인이 겪는 개별적인 맛 경험을 공유하는 데도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것이다.

“맛은 사회문화적 경험이며, 편견을 통해 해석된다”
맛을 좌우하는 언어와 철학, 사회적 편견과 문화적 지향

세속적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삶의 원칙이던 고대 그리스인에게 식탐은 중죄였다. 고대 철학자들은 미각이 저급한 감각이라며 등한시하고 심지어 죄악시했다. 플라톤은 미각은 생존을 위한 감각이라며 생존 이외의 목적으로 미각을 사용한다면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니 경계해야 한다고 보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순서로 감각의 서열을 정해 이후 서양 철학의 전통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로마의 의사 갈레노스가 4가지 체액론으로 음식과 기질의 연관성을 정리한 이후 맛에 대한 이야기는 건강과 관련된 의미로 한정되며 빈곤해졌다.
그러나 프랑스혁명이 일어나며 미식 문화에도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귀족들의 호화로운 식사를 담당했던 요리사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와 식당을 열었고, 신흥 부르주아들 중 미식 문화의 언어와 원칙을 마련한 이른바 미식가gastronomes들이 등장해 맛에 대한 담론을 주도하며 미식 문학이 시작되었다. 저자 정소영은 《요리대사전》을 집필하는 동안 수입이 필요해 소설을 썼다는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마르셀 프루스트의 기억을 일깨워《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게 한 마들렌의 비밀과 문학평론가 발터 벤야민의 무화과 탐식 경험담까지 유명한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특히 맛을 표현하는 언어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같은 음료인데도 이름을 달리하거나 동일한 샐러드인데 스타일링을 다르게 하거나 와인에 다른 라벨을 붙임으로써 다른 맛을 느꼈다는 실험결과 등을 인용해 네이밍과 브랜딩의 영향력, 그 속에 자리한 언어의 힘, 문화적 편견의 작용을 지적한다. 우리의 ‘맛’ 경험은 단순한 미각적 반응뿐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에 대한 ‘인지적 반응’을 동반한다는 것. 요컨대 미각을 체험하는 순간 다양한 편견이 개입해 그 체험을 해석한다는 것이다.

“맛은 혀끝에서 시작해 머릿속에서 만들어진다”
미각이 감각되고 인지되는 생리학적 기전과 뇌과학, 유전학의 시사점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군가는 짜다고, 누군가는 달다고 느낀다. 이는 개인의 환경과 경험적 요소를 통해 뇌에 새겨진 인지적 편향에 앞서, 다양하고 복잡한 생리학적인 이유에 근거한다. 우리의 입속, 혀의 유두와 입안과 목 안의 점막에는 맛을 감지하는 미뢰가 있고, 이 속에 각종 맛을 느끼는 미각세포가 있으며, 미각세포에는 미각수용체가 있다. 음식물이 입안에 들어오면, 수용성 미각 물질이 침에 녹아 미각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고, 수용체가 받아들인 정보가 전기 신경신호로 바뀌어 뇌로 전달된다. 뇌는 이 신호를 해석해 맛을 구별한다. 그런데 이러한 생리학적 기전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미뢰의 수가 다르고, 나이가 들면서 퇴화하기도 한다. 태아일 때부터 어머니가 먹는 음식에 따라 맛의 선호가 다르게 발달할 수도 있다. 특히 유전학이 발달하면서 유전인자들이 미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단맛과 감칠맛, 쓴맛 수용체를 형성하는 유전자에 따라 맛을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 성명훈에 따르면, 맛을 느끼는 건 근본적으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느끼는 기본적인 맛은 다섯 가지로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인데, 단맛은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의 존재를, 짠맛은 전해질 나트륨의 존재를, 감칠맛은 단백질의 존재를 알린다. 쓴맛과 신맛은 독성물질 또는 음식물의 부패를 알린다. 이것은 수억 년에 이르는 장구한 진화 과정의 결과다. 그런데 인간은 두 발로 서고 걸으며 양손을 자유롭게 쓰고, 불을 이용해 요리를 시작했다. 이것은 뇌 기능의 엄청난 발달도 가져왔다. 맛과 플레이버를 느끼게 해주는 입, 코, 목의 특별한 구조는 모든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만 갖추고 있다. 게다가 사람은 보통의 동물들이 기피하는 쓴맛과 신맛을 이용해 먹거리에 변화와 풍미를 더하고, 다채로운 맛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미식물리학과 플레이버 원칙?
개인적 감각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영역의 공적 체험으로 확장되는 맛

이 책의 논의는 상반된 방향에서 접근하는 듯하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난다. 맛에 대한 감각과 선호는 생리적인 작용이면서 사회문화적인 요소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면 후각·미각·청각·시각·촉각이 모두 뇌의 안와전두피질에서 결합된다. 이렇게 종합된 정보가 뇌의 맛감각을 형성하는데, 이 맛을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은 학습·기억·감정·인지·언어와도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미식 경험이 재료의 조화로운 조합에만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됨에 따라 최근에는 ‘신경미식학’이나 ‘미식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개척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음식의 국적과 정체성을 이루는 플레이버 원칙, 음식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적 윤리, 대중매체와 SNS의 영향력, 동물의 식성에 따라 다르게 진화해온 미각수용체, 맛과 관련된 유전 형질 등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간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우리 일상의 한 축을 이루는 식생활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감칠맛이 단맛이나 짠맛처럼 고유한 맛으로 인식된 것은 겨우 100여 년 전이고, 복잡미묘한 와인의 맛을 다른 물질의 향과 성질을 이용해 표현하게 된 지도 50년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맛의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비밀이 밝혀지고 새로운 기준이나 규범이 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은 우리가 맛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언어로 표현하면서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를 권한다. 여러 사람에 의해 새로운 깨달음이 더해지면서 맛 경험의 지평이 넓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일상에 행복과 즐거움을 더하는 일이 될 터이므로.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했다. 귀, 코, 목을 중심으로 한 여러 질환을 연구하면서 미각 및 후각 장애, 목소리 이상, 목 종양 환자를 주로 진료했다. 다수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고, 《의료의 문화사회학》과 《예술 속의 의학》에 공저자로 참여했으며, 인간 진화론을 다룬 《물가의 원숭이》를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프롤로그―음식으로 풀어본 ‘맛’의 모든 것 _정소영



샐러드


샐러드의 맛, 이름에서 샐러드드레싱까지 _정소영

샐러드 말고 리프레시 | 소간과 버라이어티 고기 중 무엇을 드시겠어요? | 칸딘스키 샐러드와 인지적 편향 | 샐러드에 담긴 욕망 | 드레싱, 짭짤하고 새콤하고 고소할 것!

×

샐러드, 짠맛과 단맛과 신맛의 미묘한 균형 _성명훈

최초의 샐러드드레싱은 소금 | 맛있는 음식은 짠 음식이다? | 짠맛과 짠맛수용체 | 왜 샐러드드레싱은 새콤해야 할까?



수프


감칠맛에서 아름다운 맛으로 _정소영

사골육수, 모두의 힐링 푸드 | 육수는 요리의 전부! | 원조 가스파초를 찾아서 | 드디어 미감美感을 획득한 미각味覺

×

제5의 미각, 감칠맛 _성명훈

감칠맛, 숨겨져 있던 맛 | 감칠맛 존재의 인정 | 감칠맛의 일등공신, 글루탐산 |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감칠맛



생선


생선 맛의 변화―죄악에서 미덕으로 _정소영

왜 고대에는 미인을 멸치에 비유했을까? | 입에 맞는 음식이 건강에도 좋다? | 모든 사람이 자신의 주치의 | 언어의 성찬, 맛을 말하다 | 탐식 예찬

×

생선, 비린내와 감칠맛 사이 _성명훈

생선의 냄새, 고약하거나 고소하거나 | 생선 살의 식감, 어떻게 다른가 | 박테리아가 자반고등어 맛의 비밀? |인류의 진화는 조개에서 시작되었다



파스타


정통성과 맛의 세계화 _정소영

당신이 먹은 카르보나라는 진짜 카르보나라일까? | 미트볼 스파게티의 정체는? | 네이티브 테이스터 | 맛의 세계화

×

탄수화물의 맛 _성명훈

인류의 주식, 탄수화물 | 맛과 플레이버를 만드는 과학 | 우리 몸이 단맛에 끌리는 이유 | 단맛수용체의 비밀 | 동물도 맛을 알까? | 엄마 젖은 별로 달지 않다



고기


플레이버와 정체성 _정소영

고기 요리의 본질은 양념에 있다 | 플레이버 원칙 | 생존과 쾌락을 위한 플레이버 | 불고기 플레이버 | 미각의 경계를 넘어

×

제육볶음의 매운맛은 미각일까 _성명훈

제육볶음의 플레이버 | 매운맛의 기능 | 매운맛의 즐거움 | 캡사이신은 고추의 생존 수단 | 매운맛도 여러 가지



와인


언어에 담긴 와인의 맛 _정소영

야생 베리, 바이올렛, 작약, 다크초콜릿… | 미각이 저급하다고? | 언어의 옷을 입은 와인 | 감각과 정보의 협상 | 맛의 전염

×

와인의 풍미, 코에서 한 번, 입에서 한 번, 코와 목에서 또 한 번? _성명훈

이유 있는 와인 시음법 | 맛을 즐기는 데 특화된 우리 몸 | 반려견에게도 와인 한잔? | 맛은 결국 뇌에서 만들어진다



디저트


맛과 기억 _정소영

디저트의 유혹 | 기억의 문을 여는 맛 | 맛, 기억의 매개 | 입맛과 기억

×

디저트, 달콤하거나 씁쓸하거나 _성명훈

달콤함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 | 달콤한 디저트의 쓰디쓴 진실 | 달콤함과 함께 즐기는 쓴맛 | 쓴맛 감수성의 유전 | 쓴맛의 생태계



에필로그―맛을 맛보다 _성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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