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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엄마가 있었다 (커버이미지)
그런 엄마가 있었다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조유리 지음 
  • 출판사바른북스 
  • 출판일2023-05-0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이 세상 누구에게나 있다. 늙고 병들며 나이 들어가는 ‘그런 엄마’가.
이 글은 당신 부모의 이야기일 것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단언컨대, 어릴 때부터 줄곧,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가족과 살아왔다고 확신해 온 저자.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점잖은 부모님 밑에서 유복하게 컸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둘째를 낳은 직후 친정엄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는. 10년을 아팠던 엄마는 떠날 때도 편히 가지 못했다. 자식에게 남겨진 죄책감은 때로 새벽녘, 외마디 외침과 함께 잠을 깨우지만 가끔은, 이것이 내 잘못인가? 자문하기도 한다. 내가 되었든 누가 되었든 이 문제가 과연 개인의 잘못으로만 남아야 하는지, 큰 의문이 남았다.

엄마를 떠나보내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저자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봉사를 하고 공부를 하며 남은 인생을 고민한다.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가. 어디서 늙고 아플 것이며 누구와 생을 마감할 것인가. 현재진행형인 이 고민은 나이 들어가는 그 어떤 누구의 생과도 맞닿아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혼자 기록해 온 소심한 문장을 선보이며 세상에 말을 건다.

엄마가 손녀들을 돌보는 어설픔을 보면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의 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산 후, 몸을 제대로 풀기도 전에 집 밖으로 뛰쳐나간 그때부터.
- 1장 〈그런 엄마가 있었다〉 망각의 시작 中

자식이 배부르기만 하면 만사가 OK였던 엄마. 자식들을 치열한 8학군, 강남지역에 뚝 떨어뜨려 놓고는 정작 본인의 검정고시에 더 집중하던 엄마. 어릴 때 아이를 키우던 것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며 손녀들을 돌보는 데 마냥 둔하고 겁쟁이기만 했던 엄마. 그런 친정엄마와 시종일관 툴툴대는 아버지 밑에서 그런대로 행복하게 지내왔다고 생각한 저자의 확신은 결혼 후 둘째를 낳았던 시기와 맞물려 시작된 친정엄마의 뇌경색과 함께 서서히 무너져간다.

한창 어린아이를 키우던 시기에 부모의 병환까지 맞게 된 저자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돌봄체계의 허점과 철저하게 서비스 제공자 중심의 요양시스템을 하나하나 경험해 가며 엄마의 돌봄과 함께 생활해 왔다. 그렇게 10년을 아팠던 엄마는 떠날 때도 편히 가지 못했다.

아, 누가 죽음을 인간의 힘 밖의 영역이라고 했는가. 엄마의 목숨을 놓고 스케줄을 짜고 있는 우리는 뭐란 말인가. 차라리 선택지가 없었으면 했다. 의술이 덜 발달되고 연명치료라는 기술 자체가 없어서, 정말 죽음은 산 사람들이 어쩌지 못할, 신 혹은 운명의 영역으로 온전히 남겨질 수 있었을 때가 훨씬 ‘인간적’이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은 쓸데없이 많은 것을 만들어 냈고 누군지 모를 그들이 이 순간 나는 치가 떨리게 원망스러웠다.
- 6장 <엄마를 분실하다> 인간의 영역 中

현대 사회에서 노인이 죽음에 이르는 길은 참으로 복잡하고 인위적이라 남은 이들을 자연스레 죄인이 되게 하고 그로 인해 감당할 수 없이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한다. 인생을 살며 원치 않는 덤처럼, 돌봄과 질병, 나이듦, 죽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친정엄마를 통해 한꺼번에 목도하게 된 저자.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인 듯 보이지만 이것은 부모를 둔 모든 자식들이,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이 세상 그 누구라도 비껴갈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라는 생각으로 이 주제를 좀 더 파헤치고자 한다.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고 조금이나마 죽음에 이르는 길이 편안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앞으로의 행보에 이 글은 바로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1976년생. 20대에 패션잡지에서 문화 담당 에디터로 일하며 라이프스타일, 문화예술에 관련된 기사를 썼다. 결혼 후에는 육아잡지 《Babee》에서 일했으며 이후 약 6년간 교육 잡지 《엄마는 생각쟁이》 편집장으로 일했다.
결혼 후 육아의 도움을 청할 곳 없어 발을 동동 구를 때부터 이 세상에서 ‘돌봄’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삭막한 일인지 느끼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친정엄마의 병환까지 맞으며 질병과 나이 듦, 복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현재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으며 용인시의 시민돌봄단체 ‘도담살롱’에서 활동하며 일상 속 돌봄 의식을 깨우는 시민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목차

PART 1 그런 엄마가 있었다

우리 엄마예요

망각의 시작

눈물의 대물림

배부르면 OK

강남 엄마



PART 2 이런 자식이 있었다

책임 회피의 합리화

아군 적군

총량의 법칙

신호

팔자



PART 3 사라져 간다

원하지 않은 덤

밸런스 게임

허기

분실(紛失)

진짜 엄마



PART 4 효, 도를 아십니까

부모 살아실제

방문 사절

부모가 아픈 이유

효, 도를 아십니까

꿈이 뭐길래

아무것도 모른다



PART 5 엄마는 없는 엄마의 세상

이상한 나라

왜 환자인가요

선택

정답은 없다

감정의 자리

무력감

나 여기 있소



PART 6 엄마를 분실하다

질문

그 날

CCTV

오늘은 이래도 되는 날인가

뭐라도 하려고

앞서는 이의 배우자는

인간의 영역

서명

잠도 푹 자고 밥도 든든히 먹고



PART 7 자식의 시간

사랑꾼

고아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자식의 시간

친정 없는 친정 동네에서



작가의 말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