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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커버이미지)
우먼 인 스펙트럼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배예람 외 지음 
  • 출판사안전가옥 
  • 출판일2023-02-14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다섯 가지 빛으로 읽는, 다섯 가지 여성 서사

소설이란 장르 안에서 여성 서사는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까? 여성이 창작하고, 여성 인물이 주인공인 것에 더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소설 속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도 주목한다.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벡델 테스트’에 의하면 ‘첫째,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이 나올 것’, ‘둘째, 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셋째, 해당 대화 소재나 주제가 남자 캐릭터에 관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세 가지 항목으로 성 평등 관점에서 영화를 평가한다고 한다. 혹시 소설에도 이런 테스트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안전가옥 옴니버스 픽션 시리즈 FIC-PICK의 다섯 번째 책 《우먼 인 스펙트럼》은 SF, 무협, 고딕스릴러, 판타지, 디스토피아라는 다섯 가지 장르를 통해 다섯 가지 여성-퀴어 이야기를 묶어낸 앤솔로지 소설집이다.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여성 인물과 그들이 연대하며 나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기존 여성 서사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매력적인 작품으로 한국 문학계의 든든한 한 축이 되고 있는 배예람, 이수현, 아밀, 김수륜, 진산 작가가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각자의 스타일대로 깊이 있게 그려 냈다.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연대에 관한 이야기

《우먼 인 스펙트럼》은 소설이란 장르 안에서 여성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동경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며, 지지하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없는 여성 서사를 읽는 재미는 언제나 남다르고 특별하다.
배예람 작가의 단편 〈수직의 사랑〉은 환경오염이 극심한 근미래의 세계를 배경으로, 상층민과 하층민으로 나뉜 채 혁명단과 인질로 만나게 되는 두 여성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의 중반부를 지나며 마침내 서로를 알아보고 기억해 낸 두 여성은 기쁨과 설렘, 그리움을 뒤로하고 당면한 죽음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간다. 이수현 작가의 단편 〈여우 구슬은 없어〉는 요괴 사냥꾼 ‘이선’과 요괴 ‘은화’의 기이한 인연을 보여준다. 세 여자의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랑, 집착, 배신! 이 삼각관계는 과연 어떻게 끝날지? 아밀 작가의 단편 〈하나뿐인 춤〉은 졸업 무도회를 앞두고 남자 춤을 추는 걸 거부하는 카릴을 통해 성정체성의 혼란을 다룬다. 지구인이 아닌 다른 종족의 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성적 고정관념을 뒤집어 보는 이 퀴어소설은 여성성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질문한다. 김수륜 작가의 단편 〈누가 진짜 언니일까?〉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의 집에서 살게 되면서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는 나의 이야기다. 새로운 가족인 의붓언니를 기대하며 집에 들어간 ‘나’는 서로 상대를 공격하는 언니들 사이에서 무서운 진실에 근접해간다. 진산 작가의 단편 〈협탐: 좁은 길의 꽃〉은 여성의 연대가 무엇보다 빛나는 소설이다.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 ‘나’와 사건을 의뢰한 ‘무림천후’의 엇갈린 인연을 통해, 우정 그 이상의 감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그려 낸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여성-퀴어 소설

모두에게 완벽한 이야기는 없듯이 《우먼 인 스펙트럼》 속 다섯 편의 소설도 누군가에겐 다소 아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퀴어들이 남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 책은 당당히 하고 있다. 당장은 부족할지 몰라도,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 걸음으로서 이 이야기들은 특별하고 가치 있다. 누군가는 소설을 쓰는 행위로써, 또 누군가는 소설을 읽는 행위로써, 우리에게 필요한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걸 《우먼 인 스펙트럼》이 보여준다고 믿는다.

저자소개

아득한 옛적 1994년 하이텔 무림동 공모전 단편 무협 〈청산녹수〉로 무협소설 쓰기 시작. 이후 장편 무협과 로맨스, 판타지 및 게임과 생활 관련 에세이 등등을 써 왔다. 통신 연재, 대여점, 인터넷 소설, 웹소설 등의 시대를 여러 장르의 전업 작가로 쭉 살아온 것이 유일한 자랑거리. 다양한 장르를 써 왔기 때문에 정체가 모호할 수도 있으나 장르를 벗어난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은 아니며 장르 규범이라는 틀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찾는 걸 좋아한다. 이번 앤솔로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참여한 작업.

목차

배예람 〈수직의 사랑〉 7

이수현 〈여우 구슬은 없어〉 77

아밀 〈하나뿐인 춤〉 131

김수륜 〈누가 진짜 언니일까?〉 193

진산 〈협탐: 좁은 길의 꽃〉 265



작가의 말 331

프로듀서의 말 345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