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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방 (커버이미지)
완벽한 방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일우 지음 
  • 출판사지식과감성# 
  • 출판일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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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방에 있는 카메라는 정확히 다섯 대입니다.”

작가 박일우가 첫 소설집 《완벽한 방》을 출간한다. 대학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창작을 전공했으나 소설 쓰기보다는 연구자로, 교육자로 살아왔던 그에게, 다시 원고지 앞으로 돌아와 소설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했던 순간’ 중 하나이다.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소설을 쓰겠다고 첫 마음을 먹었던, 한없이 가벼웠던 스무 살의 어느 날도, 그런 순간 중에 하나다. 그날의 선택 이후 나는 늘 빚을 진 기분으로 살아왔다. 그렇게 삼십 년이 훌쩍 흘렀다. 마흔을 넘어서까지 문단의 근처만 어슬렁거리다 간신히 말단에 자리를 잡고 받은,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는 낙인은 번잡한 세상으로부터 나를 막아 주기도 했고, 마음을 초라하게 만들어 고립시키기도 했다”라고.

‘예민한 루저’들에 대한 이야기

《완벽한 방》은 박일우 작가가 ‘다시 소설 쓰기’를 마주면서 오래전 묻어두었던 단편 일곱 편을 꺼내어 묶은 첫 소설집으로, 청춘에서 중년, 노년으로 흘러가는 삶의 흔적과 기억들이 방, 집, 산장, 유치원, 작업실 같은 공간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다. 공간의 기억을 재구축하는 인물들을 두고 단국대 최수웅 교수는 ‘예민한 루저’들에 대한 이야기로 규정한다. 박일우 소설의 주인공들은 이미 어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직 아이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몸은 늙었으나 ‘여전히 세상은 두렵고, 살아가는 일은 버거’운 미성숙의 상태, ‘덩그러니 혼자 버려진 채 진흙탕을 헤쳐 나가야 하는 상태’ 말이다.

회사원은 “발가락 사이사이에서 쩍쩍 소리를 내며 얼음판이 갈라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직장생활을 이어가고(<투승>), 고시원 생활자는 “빛도 안 드는 음습한 방”에서 “유폐의 시간”을 견디며(<완벽한 방>), 떠나간 아내와 딸을 그리워하는 사내는 “한없이 처량하고 쓸쓸해” 보이는 동네로 찾아와 폐업한 유치원 교실에 기거한다(<고양이, 쿨라인>). 영국에서 유학했던 남자는 귀국 후 자리를 잡지 못했고(<귀향의 조건>), 가수는 “어느 순간부터 곡을 쓰고도 열기가 부풀지 않았고, 잠도 오지 않는” 증세를 토로하며(<수리산장에서의 일주일>), 남편의 죽음을 납득하지 못하는 여자는 “내 의지를, 매번, 너무 쉽게, 단번에 무너”트리는 몸을 감내하며 홀로 시간을 견디고(<마르 K>), 젊은 시절 세상을 바꾸려 했던 사내는 변화에서 밀려나 찾아오지 않는 옛 동료를 기다리고만 있다(<자영사>). - 해설 중에서

치욕을 견디며 역전의 기회를 노리거나,
아니면 포기하고 패배자로 게임을 끝내거나.

이러한 인물들은 자기 ‘분열’ 상태를 통해 세상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인물의 분열을 활용한 창작방법은 소설집에 실린 일곱 작품에서 두루 확인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시점을 혼용하고, 시간 순서를 헝클며, 서사 주체를 복수로 내세우면서 독자의 이해를 지연시킨다. 이는 방해가 아니라 간청에 가깝다. 익숙한 방식으로 손쉽게 판단하지 말고, 각 인물이 전달하는 사연에 더 주목하라는 의도다. 지연이 무의식적 분열을 통해 드러난다면, 주목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결합을 통해서 구현된다.

저자소개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공부했으며, 대학원에서 일제강점기 ‘만주표상문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편 <투승>과 <귀향의 조건>이 《문학의 오늘》 2018년 여름호, 가을호에 추천되어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광주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학생들과 문학을 공유하며 소설 쓰기를 이어 가고 있다.

목차

투승(投繩)



귀향의 조건



완벽한 방



수리산장에서 일주일



고양이, 쿨라인



마르 K



자영사



해설 · 진흙탕에서 황금열쇠 찾기

작가의 말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