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동변(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지음
- 출판사날(도서출판)
- 출판일2022-06-09
- 등록일2024-02-19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21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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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꽃마차 말부터 동물 학대 동영상까지
동물의 고통에 법은 어떻게 답했을까
아직 우리나라에선 동물 학대로 실형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그만큼 동물 학대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것은 동물권에 대한 사회 인식이 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동물에게 다정한 법》은 그동안 동변(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모임)에서 맡았거나 함께했던 동물 관련 사건 11가지를 중심으로 현행 동물보호법의 문제를 짚고 개선 방향도 제안한 것이다. 반려동물 에세이, (비인간) 동물들의 현실을 고발한 르포는 꽤 출간돼 있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동물 관련 법의 문제를 조명한 건 이 책이 처음이다.
“네, 동물을 변호합니다”
동변은 ‘(비인간)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줄임말로, 2014년 처음 모임을 가졌다. 동변 변호사들은 낮에는 각자의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이나 주말에 모여 동물 관련 사건들을 해결해 간다. 급박한 사안이 많아 새벽에도 단톡방이 수시로 울린다. 이 책에선 그동안의 여러 활동 중에서 11가지를 엄선했다. 지금 우리 사회 (비인간) 동물들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것들이다.
운행 중 대소변을 보면 안 돼 종일 갈증과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자신의 몇 배나 되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꽃마차의 말, 노예처럼 강제로 축제에 동원되었다 죽는 산천어, 학대나 죽임당하는 과정이 동영상으로 제작돼 유포되는 동물,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면서 병들어도 실험에 이용되는 동물, 해부 실습 교육에 희생된 동물, 사람과 비슷한 존재이고 물고기도 ‘고통’을 느끼는 존엄한 생명체라는 과학적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여전히 수족관에 갇혀 전시되는 돌고래, 제대로 관리‧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시골 개, 생추어리가 추세인데도 함부로 만져지고 전시되는 동물원의 동물, ‘소유’ 금지 조항이 없어 애니멀 호더에게 계속 희생되는 동물, “잔인한 방법”으로 안락사(?) 당하는 보호소의 동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식용 금지로 가고 있는데 여전히 식용을 위해 전기 도살 같은 잔혹한 방법으로 죽임당하는 개들 이야기다.
법이 먼저 바뀌어야
외국에 비해 우리 사회엔 아직 동물권이란 개념이 안착하지 못했다. 이제 겨우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가 구호가 아닌 법에 쓰일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명백한 동물 학대 사건인데도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발을 해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들어 불기소 처분으로 끝나고, 어렵게 기소돼 재판이 진행돼도 법정형보다 훨씬 낮게 선고되기 일쑤다. 동물 관련 사건은 양형 기준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동물보호법과 관련된 사건은 다른 사건들과 비교했을 때 선례로 삼을 만한 판결이 부족합니다. 아직 동물보호법을 토대로 한 사건이 많이 축적되지 않아 대법원 판례도 많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동물보호법 사건이 많이 축적되지 않은 이유는 해당 법을 적용하여 사건을 처리하는 건수 자체가 적고, 대법원 판례가 많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는 동물보호법상 규정된 처벌 수준이 몹시 약해서 대부분 1심과 2심에서 사건이 종결되기 때문입니다.
-164, 165쪽에서
더욱이 동물 학대 사건은 법정형보다 훨씬 낮게 선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동물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그런데 동물 학대 사건의 경우 이런 법정형에 훨씬 못 미치게 선고가 내려집니다. 징역형이 있는데도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많지 않고,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더욱 드뭅니다. (…) 또한 동물 학대의 경우 양형 기준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보니 죄질 무게와 형량이 들쑥날쑥합니다. 동물판 N번방 피고인과 개인방송 크리에이터의 형량이 거의 같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지요. -59, 60쪽에서
《동물에게 다정한 법》은 대표적인 동물 관련 사건들을 통해 ‘법’이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 주면서, 동물권에 대한 낮은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해 법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도 동물 학대를 중대한 범죄로 다루고, 동물보호법을 더 적극 적용해 동물 학대를 강력히 처벌하기를 촉구한다. 최근 연구로도 알 수 있듯 동물 학대는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동물에게 다정한 세상이 곧 인간에게도 다정한 세상이다.
목차
책을 내며
1. 꽃마차의 무게-채수지
2. 산천어 이송 과정에서 생기는 일들-이현지
3. 죽인 동물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행위-송시현
4. 동물은 왜 계속 실험 재료로 쓰여야 할까-김도희
5. 동물 해부 실습이 남긴 것-권유림
6.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 아니 인간을 관람한다는 것-현소진
7. 시골 개는 괜찮은 걸까-이솔비
8. 동물원 대신 생추어리로!-한주현
9. 애니멀 호더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권유림
10. 잘 죽이는 법-김성우
11. 먹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김소리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