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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리고 주식회사 - 2019 제7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로메리고 주식회사 - 2019 제7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최영 (지은이) 
  • 출판사광화문글방 
  • 출판일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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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7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로메리고 주식회사

진실의 상대성과 인간의 동물적 이기심을 다룬 '로메리고 주식회사'.
기발한 상상력이 현실과 초현실을 종횡무진 누비는 화제작!
개성적인 유머와 생명력 넘치는 화법이 빛나는 최영 작가의 등단작!


제7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최영 작가의 ‘로메리고 주식회사’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제목 '로메리고 주식회사'는 주인공이 다니는 손해사정법인으로, 영원한 제국을 상징하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처럼 업계를 평정하는 의미에서 로마와 아메리카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소설은 9년간 사법고시 공부에서 실패를 맛본 주인공 이정우가 고향 선배의 추천으로 들어간 이 회사에서 처음 배당받은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 우리 사회 ‘미생’의 모습을 풍자와 개성적인 유머로 풀어낸 화제작
화재특종부 손해배상1팀에 배속된 이정우는 첫 임무부터 이기적 사악함과 부조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낀다. 하필 첫 번째로 맡은 보험조사 사건이 금감원이든 어디든 민원을 넣겠다며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 ‘갑질’ 고객을 대하는 일이다. 공원에서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 다쳤다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공원 관리사무소를 찾아 갔더니 돌아온 건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알아서 잘 처리하라는 압박뿐이다. 사고자가 공원 관리사무소 입장에서 상급기관에 민원을 넣을 수 있는 ‘갑’이라면, 공원 관리사무소는 ‘을’이다. 공원 관리사무소로부터 해마다 보험을 갱신하고 보험료를 받아야 하는 보험회사는 ‘병’, 보험회사로부터 사건을 수임해야 하는 손해사정 업체는 ‘정’이다. ‘을’이 ‘정’에게 ‘갑’을 만나서 일을 원만하게 처리해달라는 부탁, 아니 요청, 아니 지시를 한 것이다.
소설에서는 손해사정인 업무는 물론, 직업적 심리도 상당히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묘사된다. 저자인 최영 작가는 실제로 보험사에서 손해사정 업무도 담당했고 손해사정법인에서도 근무했다. "돈이 많이 움직이는 곳이고 재량도 있는 곳이죠. 그래서 인간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괴롭히면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곳이니까요."

▲ ‘장풍’의 등장, 기발한 상상력이 현실과 초현실을 종횡무진 누비다
이정우는 자전거 사고를 조사하다 목격자 중 한 명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이 목격자가 맞은편 오피스텔을 향해 태권도 기마 자세를 취하자 유리창이 깨지면서 사람이 다친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이 의도적인 테러인지, 우연한 사고인지 확신할 수 없다. 만약 테러라면 초능력인 '장풍'을 사용한 것인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피해자는 여행사 직원이 아닌 신원을 숨기고 활동해 온 국가정보원 요원으로 밝혀진다. 언론에서는 원인을 두고 갖가지 추측과 억측이 나오다 결국 북한의 최신 무기에 의한 테러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사고가 난 오피스텔에는 대기업 비서로 일하는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산다. 3년간 사귀었지만, 여자친구는 권태를 느끼는 듯 이정우에게 애정이나 관심을 거의 주지 않는다. 여자친구 집을 드나들다 '장풍'을 사용할지도 모르는 목격자와 자주 마주치게 된 주인공은 오피스텔 테러와 공원 자전거 사고에서 공통점을 찾는다. 모두 이 목격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증거들을 근거로 이정우는 목격자를 '장풍 테러범'으로 확신하고 다그친다. 목격자는 정체가 밝혀지자 여자친구를 해치겠다고 위협한다. 그리고 지난 번 테러는 '미필적 고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소설은 순수문학이지만 작가는 ‘장풍’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등장시켜 고전적인 서사 구조를 해체한다. 여기에 이야기가 현실과 초현실을 종횡무진 하다 하나의 출구에서 합쳐지도록 만드는 창의성을 발휘한다. 현실에서 불가능할 것 같은 기이하고 해괴한 일이 버젓이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작가가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문학적 관점에서 작가는 이를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몰입시킬 문학적인 은유라고 설명한다. 그는 "독자가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든 것"이라며 "일단 그것을 보고 스릴러를 풀어가며 뭔가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독자를 이러한 초현실적인 요소에 집중시키면서 인간의 이기심뿐 아니라 언제부터인가 문학에서 주요하게 다뤄져 온 '사적 제재' 문제까지도 정면에서 다룬다.

▲ 실체적 진실과 ‘라쇼몽’(羅生門)
소설은 주인공이 회사 헤게모니 그룹의 일원이 되기까지 거친 과정을 권력과 암투의 속성 그대로 매우 치밀하게 그려낸다. 또 경쟁사로 합동 이직할 음모를 꾸미는 팀장, 사장의 처제이자 능력과 미모를 겸비한 부사장, 아부와 갈굼의 달인 경영지원실장, 각자 다른 이해관계에 얽힌 회사 동료, 거래처 사람들, 거기에다 주인공의 여자친구에 이르기까지 도덕과 예의로 포장했지만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영 작가는 "모든 등장인물이 '개'이다. 개는 무리 짓고 사회생활을 한다는 걸 상징한다. 권력 의식과 서열 의식이 강하다. 주인에게 충성한다고 하지만 약한 사람은 문다"면서 "인간도 개처럼 행동한다"고 말한다.
소설은 윤리와 합리의 경계에 서 있던 주인공이 주변에 동화해 점점 괴물이 돼 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위선을 고발한다. 또 인간의 본원적 이기심과 그로 인한 진실의 실종을 지적한다.
이정우는 과거 횡령 사건으로 자살한 로메리고 주식회사의 경리과 직원에 대해 완전히 상반되는 얘기와 평가를 듣고 이렇게 말한다.
"마치 영화 '라쇼몽'의 한 장면 같았다."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1950년 내놓은 걸작 라쇼몽(羅生門)은 '실체적 진실'의 상대성을 다룬다. 서로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엇갈리는 진술에는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개입된다. 편견과 고정관념도 뒤섞여 오히려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소설은 영화 라쇼몽처럼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린다. 누가 괴물인지, 운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작가는 소설의 주제 의식에 대해 "모든 사람은 자기 운명을 예언할 수 없다"면서 "인간은 약간씩 애드리브 정도 하는 것이지 이미 정해진 일들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수림문학상 소개
수림문학상은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한국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2013년 공동 제정한 문학상이다. 올해 7회째이다. 제1회 수림문학상은 최홍훈의 '훌리건 K', 제2회는 장강명의 '열광금지, 에바로드'에 돌아갔다. 제3회에서는 수준에 이른 응모작이 없어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제4회에는 김혜나 작가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제5회에는 이진 작가의 '기타 부기 셔플', 지난해에는 김의경 작가의 ‘콜센터’가 당선됐다.

저자소개

1976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다섯 군데 직장에서 동가식 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였다. 여섯 군데였나?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번역가가 되었다. 책과 다큐멘터리 등 을 번역하며 소설을 썼다. 제7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1 수소 9

2 헬륨 14

3 리튬 21

4 베릴륨 35

5 붕소 53

6 탄소 66

7 질소 73

8 산소 78

9 불소 87

10 네온 97

11 나트륨 104

12 마그네슘 110

13 알루미늄 116

14 규소 124

15 인 137

16 황 145

17 염소 153

18 아르곤 160

19 칼륨 166

20 칼슘 174

21 스칸듐 179

22 티타늄 193

23 바나듐 197

24 크롬 205

25 망간 212

26 철 217

27 코발트 228

28 니켈 243

29 구리 246

30 아연 252

31 갈륨 256

32 게르마늄 268

33 비소 275

34 셀레늄 283

35 브로민 293

36 크립톤 298

37 루비듐 299



작가의 말 305

제7회 수림문학상 심사평 309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