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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커버이미지)
스킨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E. M.리피 지음, 송예슬 옮김 
  • 출판사달로와 
  • 출판일2022-03-0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나탈리가 타인의 시선을 피해 빠져나가고자 했던
모든 장소마다 언젠가의 내가 있었다.”
타인의 시선에서 비롯된 자기혐오를 떨쳐내고 진짜 삶으로의 복귀를 위한 이야기


본 작품인 《스킨》은 나탈리라는 한 여성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남들보다 거대한 자신의 몸이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운 꼴을 당할 수도 있다는 나탈리의 과도한 염려는 늘 폭식으로 이어진다. 폭식 후에 밀려오는 후회와 환멸은 나탈리를 괴롭히지만, 이 감정들이 우울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록 균형은 잃었지만 영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나탈리의 관찰력과 행동력은 이 흥미진진한 여행을 따라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새로운 사람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척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탈리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낯선 경험을 두려움 없이 맞이하게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해 환멸과 실망만 가득했던 나탈리가 자신의 신체에 관한 새로운 기준을 직접 찾아가며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쩌면 이런 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
인생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모든 여성의 오늘을 깨우는 선명한 목소리


아이리시 북 어워드와 루니 아이리시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E. M. 리피의 한 사람의 여행기이자 성장기를 그린 소설 《스킨》이 출간되었다. 본 작품인 《스킨》은 나탈리라는 한 여성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남들보다 거대한 자신의 몸이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운 꼴을 당할 수도 있다는 나탈리의 과도한 염려는 늘 폭식으로 이어진다. 폭식 후에 밀려오는 후회와 환멸은 나탈리를 괴롭히지만, 이 감정들이 우울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록 균형은 잃었지만 영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나탈리의 관찰력과 행동력은 이 흥미진진한 여행을 따라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새로운 사람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척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탈리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낯선 경험을 두려움 없이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시간이 선사하는 즐거움과 깨달음을 건너며 나탈리는 세상 속에 놓인 자신의 모습보다는 그 세상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과 풍경으로 시선을 돌리는 법을 체득한다.

“진짜는 현재뿐이니까요. 과거와 미래 같은 건, 사실 우리 머릿속에만 존재하잖아요. 그러니 그 사람들은 현실에 충실하기로 선택한 거죠. 지금 이곳에만요.”
_본문에서

여자, 남자, 혹은 단지 사람들
발리를 거쳐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그리고 페루까지 긴 여행을 하는 동안 나탈리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여성일 때도 있고, 남성일 때도 있다. 나탈리가 열등감을 느끼게 만드는 날씬하고 아름다운 여성, 나탈리를 무시하는 여성, 나탈리와 친구가 된 여성, 나탈리를 사랑하고 또 나탈리가 사랑하는 여성. 남성들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탈리와 관계를 맺는다. 나탈리를 우습게 여기는 남성이 있는가 하면 나탈리와 사랑에 빠진 남성도 있고, 또 나탈리와 진한 우정을 나누는 남성도 있다.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저자는 단 한 명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인물들이 간직한 저마다의 사정과 성격, 숨겨진 이야기는 나탈리와 나탈리를 지켜보는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폭식으로 인한 신체의 망가짐은 자연스레 자기혐오와 낮은 자존감을 만들어냈다. 나탈리는 무의식중에 늘 다른 이와 자신의 몸을 비교하고, 검열하고, 평가 내린다. 자기보다 날씬한 사람 옆에 서길 두려워하고 낯선 남자들이 자기의 몸을 두고 낄낄거릴까 봐 늘 신경을 곤두세운다. 실제로 그런 사람과 마주하면 간신히 끌어올린 자존감이 곤두박질친다.

“근데 맞는 말이긴 해. 내 몸을 좀 봐.”
“스스로를 그렇게 평가하면 남들도 널 똑같이 볼 수밖에 없어.”
“응?”
“자신에게 하는 말이 결국 자기 겉모습으로 나타난대. 신경과학적으로 그래. 우리 두뇌는 오류를 싫어하거든. 온 세상을 뒤져서라도 우리가 떠먹이는 말의 증거를 찾아낼 거야.”
_본문 중에서

그러나 나탈리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사람도, 그토록 두려워했던 시선의 주인공도 결국 ‘단지 사람’일 뿐이다. 각자만의 고민을 안고 있는 유약하고 연약한, 그러나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만의 삶을 찾기 위해 묵묵히 전진하는 사람들. 소설은 신체에 대한 강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여성들, 혹은 이미 그 시간을 지나온 여성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인사를 건네지만 비단 여성에게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나이에 압박을 느끼는 여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남성 등 저마다 간직한 고통이 있다. 그리고 여성과 남성으로 나뉜 주어를 지우면 ‘사람’이라는 명료한 대상이 보인다. 결국 이 소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이야기, 한 사람이 주체성을 갖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야기이다.

나의 피부, 나의 시간
피부는 나이테와 같아서 우리가 살아온 시간은 고스란히 피부에 드러난다. 평생 화를 내고 산 사람은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혀 웃을 때도 화난 것처럼 보이고, 늘 긍정적인 태도로 즐겁게 산 사람의 입꼬리는 남들보다 조금 올라가 늘 유쾌해 보인다. 바다에서 파도와 싸우며 억센 그물을 부여잡고 산 사람의 손에는 짠 소금기가 배어 있고, 흙과 햇빛 가까이 살아온 사람의 피부는 까무잡잡하니 햇빛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이 ‘한 사람의 평생의 기록을 담은 일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튼살, 주름, 검버섯, 흉터……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의 피부에는 나이와 경험을 짐작할 수 있는 자국이 새겨진다. 누군가는 저주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특권이라고 말할 시간의 흔적들은 한 번 새겨지면 잘─어쩌면 영원히─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보기 싫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피해 다니기만 한다면 결국 진정한 자유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탈리 또한 긴 시간 내면의 두려움을 회피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개를 숙여 내 몸을 볼” 시간이다. 끔찍할 거라는 염려와 달리, 막상 마주한 자신의 몸을 보며 나탈리는 어떤 혐오감이나 괴로움도 느끼지 않는다. “노곤하게 흔들리는 야자나무 잎사귀, 첨벙이는 물, 나, 그리고 내 몸뿐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게 그리 다르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이 문장처럼, 자신의 몸은 그저 흔들리는 야자나무 잎사귀나 첨벙이는 물처럼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할 뿐이다.
자신의 피부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던 것은, 지금껏 낭비한 시간을 들키게 될 것 같아서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것처럼, 때론 괴로울지라도 직시해야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제 남은 건 코르셋처럼 복부를 감싼 붕대뿐이다. 내가 일어난다. 붕대를 끌러 빙빙 풀어낸다. 천천히, 그의 몸이 자유로워진다.
_본문 중에서

《스킨》은 지나간 시간과 현재, 앞으로 닥칠 미래 또한 모두 자신의 것이며 자신만이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전한다. 피부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이 고통이라면 치료해주고, 아쉬움이라면 보듬어주면 된다. 우리 모두 자유로워질 자격이 있다. 《스킨》을 통해 그 자유를 누릴 차례다.

저자소개

데뷔 소설 《레드 더트(RED DIRT)》로 아이리시 북 어워드와 루니 아이리시 문학상을 수상했다. 벨파스트 퀸스 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더블린에서 ‘유네스코 문학의 도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작가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목차

1장 황혼의 아이 9

2장 시선이 아래로 61

3장 제발 97

4장 분명하게 126

5장 자전거 여행 가이드 152

6장 나비 수집가 192

7장 마사지 215

8장 빨래 237

9장 아버지와 아들 258

10장 다리 280

11장 스킨 307

12장 마흔한 명 352



감사의 말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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