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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틴더 유 (커버이미지)
아이 틴더 유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정대건 (지은이) 
  • 출판사자음과모음 
  • 출판일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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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일상과 연애 사이로 부는
자연스럽고 사뿐한 바람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는 기획이다. 그 일곱 번째 작품으로 정대건 작가의 『아이 틴더 유』가 출간되었다. 2020년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당선작인 『GV 빌런 고태경』을 펴내며 “영화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뜨겁게 달구어주는 소설”(이랑 뮤지션·영화감독) “트렌디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야기를 순수한 방향으로 이끌어 저마다 간직한 꿈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인상을 남긴 이후, 두 번째 책이다.
정대건 작가는 이번 소설집 『아이 틴더 유』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연출했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곳곳에 투영하며, 경쾌하고 담백하게 우리의 일상과 연애에 대해 젊은 감각으로 부감해낸다. “내가 너의 세컨드라고 생각하면 별론데 서로의 스페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든든해”라는 소설의 문장처럼 자연스럽고 사뿐한 바람 같은 소설들이 작품집을 짜임새 있게 꿰고 있다. “연인이라고도 연인이 아니라고 하기도 어려운 관계에 ‘대체 불가능한 스페어’라는 이름을 붙이듯, 사랑이라 하기엔 가볍고 아슬아슬한 감정과 기억에 온당한 존재감을 부여”(해설, 김보경 문학평론가)하며, 『아이 틴더 유』는 숨을 열어두어서 오히려 사랑이라 할 수 관계들을 넉넉히 짚어낸다.


“내가 너의 세컨드라고 생각하면 별론데
서로의 스페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든든해.”


표제작 「아이 틴더 유」에서 솔은 데이팅 앱 틴더를 통해 호와 매칭된다. 대화를 나누며 서로 노아 바움백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는데 그 자리에서 둘은 “연애에서 늘 속거나 버려진 쪽”(11쪽)이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며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그러면서 관계에서 어떤 가벼움을 지향한다. 서로에게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지 말자는 것. 이 마음가짐 덕에 두 사람은 서로를 공모자처럼 느끼고 짧은 시간 동안 더욱 친밀해진다.

“이 짧은 시간을 촬영에서 매직 아워라고 해. 이때를 놓쳐버리면 큰일 나니까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긴장하고 집중하는데, 그때 기분이 진짜 좋아. 짧기 때문에 소중하지.”
짧기 때문에 소중하다. 그 말이 내 짧은 틴더 데이트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모든 희소한 건 가치 있는 거야? 그럼 네 잦은 눈물은 가치가 작고? 하늘은 붉은빛과 푸른빛이 물감처럼 풀어지며 섞였다가 금세 어두워졌다. (27~28쪽)

「멍자국」에서도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서아와 영선의 관계가 그려진다. 서아와 영선은 가끔 만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오는 사이. 두 사람은 살아오며 각자 과거 연인에게 상처받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으니 언제라도 허물어질 수 있는 관계”(111쪽)로 지내려 한다. 하지만 만날수록 서로 간의 감정과 기대의 기울기 차이로 인해 관계는 조금씩 흔들리게 된다. 이 소설들은 성숙한 관계 맺기와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의 결에 대해 사려 깊게 담아낸다.


비로소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귀한 욕망

“그 말에 우리 사이로 바람이 부는 것처럼 느껴졌다.”


「바람이 불기 전에」에는 사랑과 일에 있어서 실패했다고 느끼는 인물이 등장한다. 승주는 자신이 10년 전 제작한 다큐멘터리 <플레이백>이 독립영화 기획전에서 다시 상영된다는 연락을 받고 초청되어 엄마 인자와 함께 부산에 간다. 부산은 이혼한 전부인인 민주가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승주는 그곳에서 “인생을 걸었다고 생각한 영화가 엎어지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86쪽)나간 일을 곱씹으며 그 수많은 어쩔 수 없음을 담담히 직시한다. 하지만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갔지만 바람이 멎어 포기하려던 때 엄마인 인자한테서 귀한 욕망을 발견한다.

“승주야. 내일 비행기 밤늦게도 있지?”
“응. 왜. 패러글라이딩 아쉬워서?”
“난 이번에 온 김에 꼭 했으면 좋겠어.”
그 말에 우리 사이로 바람이 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건 인자 씨에게서 보아오지 못했던 확고한 태도였다. 그런 욕망은 귀한 것이었다. 아주 드물게 귀한 것이었다. (71쪽)

이처럼 소설은 “갑자기 안 하던 짓”(56쪽)을 하고 싶어 하는, 그간 몰라왔던 엄마의 소소한 욕망을 귀히 여긴다. 이러한 종류의 욕망은 갑갑한 사회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우리를 해방시키고 숨통을 틔우는데, 정대건의 소설이 성기고 느슨한 관계 맺음에 주목하여 “그 관계의 고유한 쾌락 원칙들을 포착”한 것처럼 이러한 욕망의 귀한 발견은 “이 사회의 단단하게 짜인 욕망의 그물을 느슨하게 만들며 우리가 그간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쾌락을 느끼”(해설, 김보경 문학평론가)게 해줄 것이다.

■■■ 트리플 시리즈 소개

[트리플]은 한국 단편소설의 현장을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세 편의 소설이 한 권에 모이는 방식을 통해 작가는 일반적인 소설집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여러 흥미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으며 독자는 당대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매력적인 세계를 가진 많은 작가들이 소개되어 ‘작가-작품-독자’의 아름다운 트리플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 출간 예정

박서련 호르몬이 그랬어
은모든 오프닝 건너뛰기
배기정 남은 건 볼품없지만
임국영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장진영 마음만 먹으면
조우리 팀플레이
정대건 아이 틴더 유
최진영
신종원
양선형
심너울
한정현
이서수
임선우
김남숙

저자소개

2020년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을 출간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소설집 『아이 틴더 유』를 출간했다.

다큐멘터리 〈투 올드 힙합 키드〉와 극영화 〈사브라〉〈메이트〉를 연출했다.

목차

아이 틴더 유

바람이 불기 전에

멍자국

에세이 네모가 되기를 빌고 빈 세모



해설 가볍게, 바람 따라 _김보경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