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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커버이미지)
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진우 (지은이) 
  • 출판사휴머니스트 
  • 출판일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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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누구나 공정을 외치지만 아무도 공정을 따져 묻지 않는 사회!
현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을 걷어내고 공정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다

우리 시대의 철학자 이진우 교수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인 공정에 관해 묻는다. 공정과 정의는 수천 년 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기에, 오랫동안 잘 벼린 생각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 공정 문제의 핵심에 다가선다. 무엇이 공정한지 근본적으로 묻는 질문을 통해 지금-여기 곳곳에서 표출되는 불공정의 징후를 포착하고 그 현상이 왜 불공정한지, 공정을 방해하는 요소를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현실 정치와 철학 사상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원숙한 철학자의 성찰은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우리는 어떻게 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게 한다.

1. 한국의 철학자가 K-불공정을 사유하다!

– 조국 사태, LH 부동산 투기, 인국공 사태... 지금-여기의 이슈로 살펴보는 불공정 문제
지금 한국 정치의 화두는 단연 ‘공정’이다. 사람들은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것이 얼마나 불공정한 사건인지 소리 높여 외치고, 정치인들은 저마다 자신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 주장한다. 나와 남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내로남불’이나 노력과 상관없이 계급이 대물림되는 ‘금수저/흙수저’는 이제 일상 용어로 사용된다. 2020년 7월 ‘서울 청년 불평등 인식조사’에서는 “우리 사회는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가 제공되고 있다.”라는 설문에 불과 14.3퍼센트만이 긍정했다. 이렇게 모두가 공정을 부르짖고 갈망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불공정한 상태라는 점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이 책 《불공정사회》는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사회적 사안을 바탕으로 무엇이 공정한지 근본적으로 질문한다. 저자 이진우 교수는 지난 30여 년 동안 철학을 연구하는 동시에, 꾸준히 칼럼과 저서를 집필하여 현실 정치 문제의 본질을 묻고 함께 답을 구하자고 이야기해왔다. 이 책에서도 그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경험하고 고민해온 불공정 문제를 정치철학자의 관점에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탐구한다. 조국 사태, LH 직원 부동산 투기, 추미애-윤석열 사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SKY로 대변되는 학벌 등 지금-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불공정의 징후를 포착하고, 그것이 어떤 점에서 문제인지 논의한다. 한국 사회의 이슈를 바탕으로 펼치는 정치철학 논의는 이제까지 서점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웠기에 더욱 귀하다.

오늘날의 강자와 부유한 자들은 자신의 소득과 재산이 능력과 노력만으로 일궈낸 정당한 소유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정말 로크와 노직의 후예들인가? 2021년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글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공정과 정의에 관한 상식적인 감각은 차치하고서라도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이를 회사의 혜택과 복지로 생각하는 파렴치한 몰상식은 소득과 소유의 도덕적 타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는 말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불의가 얼마나 교묘하고 복잡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 〈네 번째 질문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가?〉 중에서(133쪽)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 논란이 가장 극심하게 벌어지는 곳은 바로 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사람들에게 자원을 평등하고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을 정도의 물건과 일자리가 부족하면 할수록 공정성 논란은 더욱더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경미화원이나 보안 요원이 되기 위해 높은 토플 점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등 학력과 직업의 미스매치를 말하는 것조차 공정하지 않은 말이 된다. 문제는 이렇게 제한된 자원을 둘러싼 무한 경쟁에 초점을 맞추면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가 없다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시장이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 물건이 없으면 각자도생의 비효율적 ‘초경쟁’이 이루어지거나 제도권 밖의 암시장이 생긴다. 한국의 취업시장은 이런 의미에서 ‘시장이 없는 경쟁’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여섯 번째 질문 경쟁은 효과적인 분배 방식인가?〉 중에서(182~183쪽)

2. 공정 논의의 본질을 꿰는 9가지 질문들

– 플라톤, 마르크스, 존 롤스, 마이클 샌델 등 위대한 사상가들의 사유 도구를 획득하다
역설적으로, 어쩌면 필연적으로 공정은 가장 오염된 정치 용어가 되었다. 이념 갈등, 빈부격차, 남녀 갈등, 세대 갈등, 갑과 을,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극심한 사회 분열 속에서 사람들은 공정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며 상대방을 불공정하다고 낙인찍는다. 이처럼 공정이 허구가 된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공정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저자는 현실에 바탕을 두되, 복잡한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공정 문제를 논의한다.
이 책은 공정의 본질을 묻는 9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부는 집중되어야 생산적인가?’, ‘경쟁은 효과적인 분배 방식인가?’ 등 각 질문은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정치철학의 핵심 논의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법, 능력, 부, 경쟁, 연대, 이념, 신뢰 등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자본주의 체제와 뗄 수 없는 다양한 개념을 두루 살피며, 이들이 공정과 어떤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 하는지 면밀히 분석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홉스, 로크, 마르크스, 니체, 존 롤스, 마이클 샌델 등 고금 정치철학자들의 사상은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하도록 돕는 사유의 도구가 된다. 불공정 문제를 소재로 정치철학의 본질적 질문을 제기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길을 찾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철학이 현실을 바로잡는 무기가 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능력주의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면 될수록 공정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는 것은 언뜻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능력주의와 공정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능력주의가 왜곡되고 부패했다고 볼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정 담론의 인플레이션은 불평등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여 오히려 능력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이 모순적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지나치게 많다고 할 수 있는 공정성 담론의 과잉으로 표출되는 한국 사회의 사회병리적 현상을 올바로 파악할 수 없다.
- 〈두 번째 질문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중에서(65~66쪽)

민주주의사회는 오히려 평등보다는 ‘정당화될 수 있는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불평등을 승인하고 감당할 수 있으려면, 불평등은 자신의 존립 근거를 정당화해야 한다. 정당화될 수 있는 불평등은 오직 사회 전체와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불평등이다. 이것이 존 롤스의 ‘차등의 원칙(difference principle)’의 핵심 내용이다. 어떤 사회가 일정 기간 사회적 협동을 통해 얻어지는 소득과 부의 차이는 오직 사회적으로 혜택을 덜 받은 이들, 즉 최소 수혜자의 기대치를 향상할 때만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 〈네 번째 질문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가?〉 중에서(109~110쪽)

3. 우리 시대의 철학자 이진우, 새로운 지적 여정을 시작하다

– 30여 년 강단 생활을 마무리하는 원숙한 정치철학자의 사유
이 책의 저자 이진우 교수는 2021년 8월 교수 정년퇴임을 맞이한다.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정치철학자로서 연구하고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철학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활발한 저술, 번역, 강연 활동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정치철학자로서 현실의 문제를 포착하고 이에 대해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꾸준히 지속해온 칼럼 기고와 1993년부터 시작된 《탈이데올로기 시대의 정치철학》(1993), 《탈현대의 사회철학》(1993), 《이성정치와 문화민주주의》(2000), 《중간에 서야 좌우가 보인다》(2012) 등 정치철학 저서 출간은 현실과 대화하고 대결하여 답을 찾아온 그의 지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은 그간 한국 사회의 현실적 문제를 묻고 답하며 다듬은 원숙한 성찰을 바탕으로, 지금-여기 논쟁의 중심에 있는 불공정 문제를 다루기에 더욱 흥미롭다. 30여 년의 강단 생활을 마무리하며 집필한 이 책, 그리고 더욱 자유로운 학자로서 지적 여정을 준비하는 그의 활동이 무척 기대된다.

저자소개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 철학과 전임강사,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총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로 니체가 그랬듯 인간 실존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고 있다.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한나 렌트의 정치 강의』 『니체: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의심의 철학』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고, 『공산당 선언』 『인간의 조건』 『글로벌 위험사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철학으로 사유하는 힘을 전하고 있다.
『개인주의를 권하다』에서는 나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모든 판단의 중심에 나를 놓는 개인주의자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며, 진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스스로 자기 삶의 진리가 되어야만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전한다.

목차

머리말

서설 공정은 허구이다



첫 번째 질문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

두 번째 질문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세 번째 질문 뛰어난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가?

네 번째 질문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가?

다섯 번째 질문 부는 집중되어야 생산적인가?

여섯 번째 질문 경쟁은 효과적인 분배 방식인가?

일곱 번째 질문 연대는 언제 연고주의로 변질하는가?

여덟 번째 질문 정의는 이념 갈등에 중립적인가?

아홉 번째 질문 신뢰는 더는 사회적 덕성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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