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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 (커버이미지)
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도재경 지음 
  • 출판사도서출판 아시아 
  • 출판일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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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도재경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정확하고 유려한 문장과 함께 이야기를 침착하게 풀어나간 서술력”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작품”(김화영 문학평론가, 한수산 소설가)이라는 평을 받은 데뷔작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를 비롯하여 모두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2020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했다.

읽는 것을 넘어 목소리로 들리는 문장.
기억되는 것을 넘어 마음에 새겨지는 이야기.
_정용준(소설가)

“그땐 사는 게 더 거짓말 같았으니까.”


도재경은 무엇보다 먼저 인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 골몰한다.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에서 ‘나’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지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해 ‘박 류드밀라’를 인터뷰하게 된다. 강제 이주정책의 당사자이기도 한 그녀가 수집해온 기록물과 증언은 ‘나’의 작업에 도움이 되지만 ‘피에카르스키’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그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된다. 그럼에도 ‘나’는 또 독자들은 박 류드밀라의 기억에 근거해 ‘피에카르스키’의 족적을 좇는 일을 흥미롭게 지켜보게 된다.
「분홍색 고래」에서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끈질기게 듣는 일은 이어진다. 이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는 아흔을 넘긴 노인이다. 그는 기억 속에서 축지법을 구사하며 역사 속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연히 신뢰할 수 없는 말이라 여기고 기록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나’와 달리 함께 구술사 기록 작업을 하는 ‘윤주 선배’는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인물도 있다. 「홈」의 화자인 ‘나’는 게임회사의 콜센터에서 일하던 어느 날 ‘팜’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고객의 전화를 받게 된다. ‘나’는 상담을 핑계로 종종 전화를 걸어 생뚱맞은 이야기만 늘어놓는 팜을 귀찮게 여기면서도 맡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고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이야기를 최대한 자신의 논리로 재조합해 해결책을 제시해보려고 시도한다. ‘나’는 어차피 “게임일 뿐”인 세계에 세뇌되어버린 듯한 팜을 끄집어내려고 하지만 그 시도가 성공했는지, 팜의 이야기를 제대로 인식했는지조차도 알 수 없다. 다만 삶을 게임으로 치환해버린 듯한 남자와는 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낄 뿐이다.

과거를 재구성하며 미래를 앞당기는 이야기들.

도재경은 망각으로부터 시작된 증언 과정을 재현하며 이야기를 듣는 자에게 요구되는 연대적 책임에 주목한다. 곧, 누구 한 사람에 의해 이미 기록되고 완료된 이야기가 아니라, 잡다하고 불필요한 사연이 가득한 구술된 이야기를 통해 기억의 흔적을 드러낸다. _임현(소설가)

도재경 소설가의 작품들은 미래의 현재화 속에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현재에 미래적 이상의 빛을 옮겨온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그의 작품들은 현재 힘을 발휘하고 있는 주류적 역사나 믿음 같은 것들이 긴 지구적, 우주적 시간 속에서 보면 한갓 짧은 지배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료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_방민호(문학평론가)

지나간 일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 모습으로 드러난다. 죽은 친구가 게임 속에 남겨놓은 버그를 좇아가는 이야기(「멕시코 해변에 내린 첫눈」)나 최치원의 미라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학자의 이야기(「사랑이라고 말하지만」)에서는 저마다가 발견한 사실을 통해 진실을 발명해내고 그것을 믿기로 한다.
각 작품들은 인물들의 증언이나 구술로 전달되는 이야기가 얼마만큼 진실을 담고 있는가에 대해서 때로는 단호한 결말을 내리지 않고 끝이 나면서 확고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조금씩 의심해보게 된다. 이러한 작품 속 태도는 한편으로는 세계에 대한 작가의 확고한 의식을 엿볼 수 있게 하기도 하는데 과거 역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에 귀 기울이며 어떻게 받아 적는가에 따라 과거는 다른 모습을 띨 수 있고 그를 통해 원하는 미래를 앞당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재경 작가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사건들에게 빛을 비추며 이야기로 새롭게 삶을 부여하고 있다.

저자소개

201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가 있다. 2020년 제24회 심훈문학상, 2021년 제13회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

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

멕시코 해변에 내린 첫눈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분홍색 고래



피치카토 폴카를 듣는 시간



발문 : 별 게 아니라고 말해줄게요_임현

작가의 말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