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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커버이미지)
정체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소메이 다메히토 (지은이), 정혜원 (옮긴이) 
  • 출판사몽실북스 
  • 출판일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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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고작 두 살배기 아이의 생명까지 앗아간 살인귀
그가 탈옥하여 당신의 주변에 있다면?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문학상이 발굴한
일본의 젊은 작가, ‘소메이 다메히토’ 국내 첫 출간!


『데드맨』의 가와이 간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야마다 무네키와 같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굵직하고 쟁쟁한 작가들을 발굴해 온 문학상이 있다. 일본의 국민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캐릭터를 창조하고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요코미조 세이시’를 기리기 위해 주최하는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이 바로 그것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그 명맥을 단단히 이어 오면서 신인 미스터리 작가들의 희망찬 등용문이 되어 주고 있으며 이 상의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일본의 젊은 작가 ‘소메이 다메히토’가 한국에 첫 발을 디딘다.
소설은 돌연 소년 사형수의 탈옥 소식을 전하며 시작된다. 스물아홉 남편과 스물일곱 아내, 그들의 고작 두 살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이까지. 일가족을 살해하고 현장에서 곧바로 검거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열여덟 살의 살인귀가 탈옥하여, 우리 주변에 있다면 어떨까. 누구나 당연한 공포를 떠올릴 테지만, 그러나 그를 만난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이름과 얼굴을 바꾸며 도피 중이던 그와 함께 지냈던 사람들은 그의 온화한 인간성에 매료되었다. 그와 시간을 공유하면서 마음의 상처가 가벼워지는 걸 느꼈고 그것은 위로받은 것이었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떻게든 앞으로를 살아갈 이유를 얻었다. 그가 잔학무도한 살인귀에 파렴치한 탈옥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정말 그가 그런 사건을 저질렀는지 되묻고 싶어 한다. 왜일까. 헤이세이 최후의 소년 사형수 가부라기 게이치의 『정체 正?』는 무엇일까.

“전부, 알고 있군요.”
마이는 천천히,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을 죽인 탈옥범. 그 인물이 눈앞에 있다. 자신의 어깨를 붙잡고 있다. 그런데도 도무지 공포를 느낄 수 없다. 그를 무서워할 수 없다. _본문 중에서

어느 일상적인 아침. 텔레비전 뉴스에서 소년 사형수 ‘가부라기 게이치’의 탈옥 소식을 전한다. 이 소년은 1년 6개월 전, 당시 18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참히 일가족 세 명을 살해했다. 부엌에 있던 회칼로 두 살배기 아이까지 살해했다. 엎치락뒤치락 다투는 듯한 소리에 이웃의 신고가 들어갔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가부라기는 즉시 체포된다. 가부라기는 그 참혹함으로 일본 전역을 놀라게 했고 살인귀라 불리었다. 법정에서 그는 정신질환을 이유로 처벌을 피하려 시도하다 이후 일변하여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당연하지 않지만) 이 소년은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그런 살인범이 탈옥을 한 것이다. 가부라기의 도피생활은 이때부터 무려 488일간 이어진다. 이 소년 사형수가 탈옥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는 ‘장대한 계획’이 있었는데…….
일가족 참살이지만,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다. 살해된 남자의 어머니 ‘이오 요시코’는 옆방 벽장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 살아남았다. 이오 요시코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면서 아들네 가족과 함께 지내던 중에 끔찍한 변을 당했다.

상대의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무엇이든 알게 된다
“그러니까…, 당신… 누구야?”


가부라기는 탈옥 이후, 숙식을 제공하지만 24시간 혹독하게 사람을 쓰는 도쿄올림픽 시설의 공사 현장 인부로, 여성 라이프 뉴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회사의 재택 기자로, 스키장을 품은 고원에 있는 여관 ‘야마키 장’의 상주 알바로, 빵 공장 파트타이머 아주머니들이 의지하는 신흥 종교 ‘구심회’의 회원으로,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노인 개호시설 그룹홈 ‘아오바’의 파트타이머로 신출귀몰한다.
이때에 그를 만났던 사람들은, 여론에 휘둘려 고향 마을에서 쫓겨나 일용직 인부로 일하고 있는 청년, 오랜 불륜의 상처와 마음의 공허를 떨쳐내지 못한 30대 커리어 우먼이다.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렸다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SNS와 유튜브에 퍼진 영상으로 사회적인 ‘사냥’을 당해 버린 아버지 세대의 변호사도 있고, 무책임한 남편의 강요로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까지 앓고 있는 시아버지를 홀로 간병하고 있는 주부도 있다. 마음에 구멍이 있는 사람들. 마음에 스산한 바람이 부는 사람들. 아니 그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느 순간 가부라기와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그의 온화함에 편안함을 느낀다. 아니, 왜? 그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저는 압니다.”
그는 귓가에서 속삭였다. 울먹이는 목소리였지만 불가사의한 기백이 있었다.
준지는 힘을 뺀 채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하카마다에게 몸을 맡기고 그가 발하는 온기 에 휩싸여 있었다. 보호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음도 그렇다. 스르르 풀려 가는 듯했다. 그의 체온과 숨결에 확실히 안도를 얻고 치유가 되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안겨 있기라도 한 듯. _본문 중에서

일본에도 한국에도 울려퍼지는
슬픈 ‘경종’


가부라기가 최후에 다다른 곳은 노인 개호시설로, 놀랍게도 이곳에는 참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이오 요시코’가 입주해 있는데……. 그는 ‘장대한 계획’을 이룰 수 있을까!
사건의 내막이 밝혀지는 순간,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책을 덮으면서 한 번쯤은 우리 사회를 조망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괜찮은가. 우리 사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우리 주변에 또다른 가부라기 게이치는 없을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른 그 모든 생각들이 이 책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저자소개

1983년 지바 현 출생. 예능 프로덕션에서 매니저 및 무대 프로듀서로 근무했다. 2017년 『나쁜 여름』으로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으며 또 다른 작품으로는 『정의의 아이』 『흔들리는 천칭』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탈옥 1일째 … 6

1장 : 탈옥 455일째 … 15

2장 : 탈옥 33일째 … 63

3장 : 탈옥 117일째 … 185

4장 : 탈옥 283일째 … 291

5장 : 탈옥 365일째 … 387

6장 : 탈옥 488일째 … 457

7장 : 정체 … 593

에필로그 : 백일(白日) … 626



옮긴이의 말 629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