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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를 위하여 - 이우 소설집 (커버이미지)
페르소나를 위하여 - 이우 소설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우 지음 
  • 출판사몽상가들 
  • 출판일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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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출판사 리뷰>

“지금, 이토록 불완전한 내가 나일까.
아니면 인스타그램 속 화려하게 존재하는 내가 나일까.”


이우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세상으로부터 ‘타자화’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세상의로부터 추방’을 당하는 것이다. 이 추방은 물리적인 추방이 아니라 심정적인 추방이다. “넌 우리와는 달라.”라는 식으로 세상으로부터 ‘구분’이 되는 것이다. 세계로부터 다름을 자각하고 괴리감을 느끼는 순간 인간은 한 개인으로 점점 구체화되어 간다. 등장인물들은 이 과정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존재, 보다 완결성을 가진 존재가 된다.

이우의 작품들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죽음’이 나타난다. 그의 ‘죽음’은 한 인간의 완결이자 변환이며 새로운 시작이다. 여덟 편의 소설은 이러한 관점에서 세 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주인공이 죽음에 도달하게 되는 「페르소나를 위하여」와 「회색의 함선」이 첫 번째이고, 주인공이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는 「잃어버린 고향」과 「무대는 사라졌지만」이 두 번째, 또 주인공이 죽음과 다름없는 ‘통과의례’를 거쳐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야생의 사고」와 「갑오년의 유가」, 「에덴으로부터의 추방」 그리고 「생태 교란종」이 세 번째이다. 첫 번째 유형에서 죽음은 한 존재에 완결성을 부여해 주는 마침표 같은 역할을 한다. 죽음으로 귀결되면서 비로소 온전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에서 타인의 죽음은 주인공 내면의 변환점으로 작용된다. 죽음과 함께 주인공의 일부가 함께 사라지며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된다. 세 번째 유형에서 주인공들은 하나의 사건을 마치 ‘통과의례’처럼 지나며 그동안의 자신을 탈피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양식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번 작품에 죽음이란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내가 목격한 죽음이 남긴 충격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작품 속의 죽음은 그것 자체를 조명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한 인물, 한 존재 자체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이다. 우리는 과거의 자신과 연속적이면서 동시에 불연속적이다. 동일하면서도 전혀 다른 존재이다. 사상도, 언행도, 취향도, 심지어 외모도. 언제부터 우리는 그날과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된 걸까. 나는 바로 그 변환점을 규명하고 싶었다.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지금의 우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일까,”

그의 말처럼 이 소설집에 담긴 작품들의 주제는 단순 ‘죽음’이 아닌 한 인간의 ‘개성’과 ‘존재’에 닿아있다. 또한 그가 규명하는 ‘개성’과 ‘존재’는 한 시대의 표본으로서 시대의 문제를 고스란히 내재하고 있다. 그의 소설이 조명하는 사회의 스펙트럼은 실로 다채롭다. 조선시대 과거제도의 폐해를 통해 수많은 청춘들이 각종 시험에 소모되어가는 오늘날을 시사하기도 하며(「갑오년의 유가」), 구약의 종교적 도그마를 통해 오늘날의 억눌리고 왜곡되어버린 성 윤리 문제를 조명하기도 한다(「에덴으로부터의 추방」). 또한 야생의 섬에 표류되어 ‘악어 부족’의 원시적 삶을 통해 물질 만능주의의 보편적 가치관을 구조주의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야생의 사고」). 전쟁과 분단 문제의 아이러니를 꼬집기도 하고(「잃어버린 고향」, 「무대는 사라졌지만」), 점점 잊혀 가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자들의 비참한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기도 했다(「회색의 함선」). 또한 오늘날 SNS가 일으키는 정신 병리적인 자아분열의 징후들과 성형 문제가 사회에 남긴 현상을 규명하기도 한다(「페르소나를 위하여」, 「생태 교란종」).

이우는 죽음에 관대했던 것처럼 인물들의 사상과 도덕에도 관대하다. 작중 인물들은 하나같이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여겨지는 가치 범주와 도덕률의 경계를 극명하게 자각하며, 이 절대와 보편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으려고 시도한다. 그는 주장한다. “문학의 역할은 우리의 보편적인 사상과 논리로 세워진 도덕률이라는 담장 너머로 인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객관화할 수 있으며, 견고한 담장 너머의 보편과 타당의 세계로 퀘스천 마크를 던질 수 있다.” 그의 말처럼 「무대는 사라졌지만」에서의 이 병장은 전우의 자살을 부추겼다는 죄책감에 짓눌리고, 「에덴으로부터의 추방」의 종수는 성매매를 그저 서비스 상품으로 여기며, 「야생의 사고」의 송석은 자본주의의 물질만능주의를 원시부족의 시선과 함께 냉소적으로 비웃기도 한다. 이러한 그의 문학을 통한 도덕의 월담은 문제의식을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소설집에 작품 해설을 덧붙인 소설가 류광호는 이렇게 말한다 “소설집 『페르소나를 위하여』는 흥미로운 여덟 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당신은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것인지 고민해 보라고 요청한다.” 중요한 물음을 서사 속에 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시대의 문학이 짊어져야 할 사명이다. 이우는 보편의 담장 너머의 시선에서 우리 시대와 세대의 초상을 그려냈다. 이제 우리 시대와 세대가 그의 초상을 마주할 차례이다. 그의 초상 속에서 우리는 지금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소개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와 세대가 직면해야할 문제들을 그려내고자 한다. 2018년 데뷔작인 장편소설 『레지스탕스』 이후로 꾸준한 문학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페르소나를 위하여』, 희곡작품 『정의의 시대』, 에세이집 『자기만의 모험』, 시집 『경계에서』 등이 있다.

목차

잃어버린 고향…7

페르소나를 위하여…35

야생의 사고…75

에덴으로부터의 추방…113

갑오년의 유가…157

무대는 사라졌지만…195

생태 교란종…233

회색의 함선…287



작가의 말…328

작품 해설…331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