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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갬빗 (커버이미지)
터키 갬빗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보리스 아쿠닌 지음, 이형숙 옮김 
  • 출판사아작 
  • 출판일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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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3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며, 현대 러시아를 통틀어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보리스 아쿠닌의 대표작!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 또 다른 걸작!”


19세기 말 러시아 제국과 진보적인 여성 바랴의 모험,
완전히 달라져버린 판도린과 함께 벌이는 다채로운 이야기

바르바라 안드레예브나 수보로바는 진보적인 여성이다. 알렉산드르 2세 치하의 러시아 제국의 변호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바랴는 근대에 걸맞은 독립적인 여성상을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다. 의술을 공부하고 전신기사 기술을 익혔으며 농민의 자녀들을 가르쳤다. 그 결과가 모두 신통치 않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싸움을 멈추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랴의 투쟁에 큰 장벽이 나타난다. 러시타-터키 전쟁이 발발하고 정치적인 결합을 넘어 법리적인 결혼을 약조한 남자, 페트루샤 야블로코프가 전선으로 떠나버린 것이다. 바랴는 고민 끝에 남장을 한 채 약혼자를 찾아 전쟁터로 향한다. 바랴는 야전병원에 들어갈 자격이 없었고 전신기사 자리도 찾지 못했지만, 뭐가 되었든 국가와 바랴의 약혼자를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일이 있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바랴는 급행열차와 우편마차를 타고 분쟁 지역을 넘나드는 위험을 넘어, 마침내 약혼자가 있는 군부대에 도착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바랴의 여정은 이것으로 끝이 나지 않았다. 아니, 이는 오히려 더욱더 위태롭고 거대한 모험의 출발에 가까웠다. 바랴는 그녀를 연모하면서도 이용하고자 하는 남자들과, 그들이 작당하고 있는 국제적 음모에 휘말리고 마는데….

19세기 말 러시아 제국과 진보적인 여성

바르바라 안드레예브나 수보로바는 진보적인 여성이다. 알렉산드르 2세 치하의 러시아 제국의 변호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바랴는 근대에 걸맞은 독립적인 여성상을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다. 의술을 공부하고 전신기사 기술을 익혔으며 농민의 자녀들을 가르쳤다. 그 결과가 모두 신통치 않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싸움을 멈추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랴의 투쟁에 큰 장벽이 나타난다. 러시타-터키 전쟁이 발발하고 정치적인 결합을 넘어 법리적인 결혼을 약조한 남자, 페트루샤 야블로코프가 전선으로 떠나버린 것이다. 바랴는 고민 끝에 남장을 한 채 약혼자를 찾아 전쟁터로 향한다. 바랴는 야전병원에 들어갈 자격이 없었고 전신기사 자리도 찾지 못했지만, 뭐가 되었든 국가와 바랴의 약혼자를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일이 있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바랴는 급행열차와 우편마차를 타고 분쟁 지역을 넘나드는 위험을 넘어, 마침내 약혼자가 있는 군부대에 도착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바랴의 여정은 이것으로 끝이 나지 않았다. 아니, 이는 오히려 더욱더 위태롭고 거대한 모험의 출발에 가까웠다. 바랴는 그녀를 연모하면서도 이용하고자 하는 남자들과, 그들이 작당하고 있는 국제적 음모에 휘말리고 만 것이다.

듣기만 해도 버거운 모험으로 보이지만, 다행히도 바랴의 곁에는 그녀를 보좌하면서 또 지켜주는 인물이 하나 있다. 그 인물이란 바로 에라스트 페트로비치 판도린, 우리의 주인공이다.

완전히 달라져버린 판도린

전작, 《아자젤》을 재미나게 읽은 독자라면 바랴가 만리타향에서 수난을 겪다 판도린을 만난 순간, 환호성과 함께 이후의 활기찬 모험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호기심과 의욕이 왕성한 전직 외교관이자 탐정이 사랑으로 가득 찬 여성을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우리라 기대하게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기대는 곧 의아함으로 바뀐 뒤, 마지막으로는 안타까움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자, 《터키 갬빗》의 전작이 되는 《아자젤》의 판도린과 《터키 갬빗》의 판도린은 아예 다른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성격이 다르다. 《아자젤》의 판도린은 하급 관리임에도 남들은 다 지나칠 법한 자살 사건에 매달려 진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정열적인 인물이었으며, 그 뒤편에 숨겨진 더 큰 음모를 밝히는 활극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아자젤》에서 판도린의 순수함은 그가 맞서야만 하는, 닳고 닳은 악당들과 대조되어 더더욱 빛이 났다.

반면, 《터키 갬빗》의 판도린은 전작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정치적이고 냉소적인 인물이 되었다. 전쟁의 포화와 혹독한 경험이 판도린의 심장을 얼음처럼 차갑게 얼리고 만 것이다. 이제 판도린은 말은 더듬고 행동은 조심스러우며 사람들을 체스 말처럼 다룬다. 이렇게나 냉정해진 판도린은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대륙을 가로질러 전장을 찾아올 정도로 열정적인 바랴를 매번 실망시킬 뿐이다. 신사적인 도움은 멈추지 않을지언정, 차분하다 못해 무관심하기까지 한 태도로만 일관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배치는 그렇기에 더더욱 흥미롭기도 하다. 미래지향적이며 혈기로 가득 찬 바랴와 과거의 추악한 경험으로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세상을 알아버리고만 판도린이 사사건건 서로와는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인식하고 엇갈리는 모습은 그 둘 각각의 아름다움에 더더욱 빛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세상과 거리를 두는 시선

같은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이지만, 《아자젤》과 달리 《터키 갬빗》은 판도린이 아닌 바랴가 주도한다. 진보적인 여성을 자처하며 전문적인 기술과 최신 교양을 겸비한 이 인물은, 덜렁거리고 성격이 급한 구석이 있기는 하더라도 그렇기에 도리어 역사와 이념을 읽어낼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바랴는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에 한가운데 서 있으면서도 플레이어로 참여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기존의 관계와 관성에서 벗어난, 다른 남성들과는 차별되는 시선에서 선구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그렇다고 《터키 갬빗》이 이전 체제의 한계에 현대적인 훈수를 두는 식의, 안이한 해결문제제기와 해결책을 반복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터키 갬빗》에서 러시아의 현실을 성찰하는 인물은 바냐만 있지 않다. 판도린 또한 바랴만큼이나 그 시대의 낡은 관념과 새로운 실천이 충돌하는 순간마다 그 자리에 서 있으며, 바랴와는 달리 정치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시선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세계정세는 혼돈 그 자체였다. 지구적인 규모의 교류가 시작되고 과학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했으며 온갖 이념들이 난립하기 시작했던 시기다. 인류는 자신들이 손에 넣은 것이 무기인지, 장난감인지를 구분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새로운 형태의 체제를 설계하고 실험하는 격동의 시대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있어, 바랴는 진보적인 여성으로서 구시대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판도린은 변화하는 흐름 자체로부터 거리를 두는 식으로 대응한다. 이들의 차이는 그들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적응하고자 하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다채로운 이야기

구구절절 말할 것 없이, 《터키 갬빗》은 그 안에 흥미로운 요소를 다양하게 품고 있는, 멋진 소설이다. 러시아의 군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역사, 그중에서도 전쟁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우선 흥미를 느낄 것이며, 진취적인 여성이 수많은 남성들의 구애를 받으면서 자신에게는 냉담한 판도린과 밀당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로맨스적인 긴장도 충분하다. 그리고 부대 안에 숨어든 진짜 스파이가 누구인지 추적하는 과정에서도 수사물로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는 러시아에서 열여섯 권으로 완결된 긴 시리즈다. 그리고 이는 저자 보리스 아쿠닌이 이처럼 다양한 소재들을 맛깔나게 버무려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작가이며, 판도린이 매력적인 확장성을 가진 주인공이라는 증명이기도 하다. 《아자젤》만이 아니라, 《터키 갬빗》 또한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가 한국에 무사히 안착하게 도울 마중물이 될 작품임에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 홍지운, 소설가

저자소개

1956년 5월 20일, 조지아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세 살 때부터 2014년까지 줄곧 모스크바에서 살았으며, 현재는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거주 중이다. 본명은 ‘그리고리 샬로비치 치하르티시빌리’로, 아쿠닌이란 필명은 일본어로 ‘악인 (惡人)’을 의미한다. 아쿠닌은 필명에 대해 그의 작품 《다이아몬드 마차》를 통해 ‘스스로 규칙을 창조하는 자’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일본학을 전공하고, <외국문학> 지에서 부편집장으로 일했다. 20권짜리 일본 문학 선집의 책임 편집을 맡은 바 있으며, ‘푸시킨 도서관’ 이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한 《작가와 자살》을 쓴 문학평론가이기도 하다. 본명으로 일본 문학과 동양 문화에 대한 에세이와 잡지 기사 등을 쓰고, ‘아나톨리 브루스니킨’과 ‘안나 보리소바’라는 필명으로 일반 소설도 발표하고 있다.

이 책 《아자젤》은 출간하자마자 러시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일주일 만에 20만 부가 판매되었고, 이후 20년간 16편의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를 포함해 60여 권의 소설과 비평서를 발표했다.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는 러시아에서만 3천만 부 이상 팔렸으며, 이후 모든 시리즈가 초판만 50만 부를 찍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30여 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현대 러시아 작가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아쿠닌은 러시아에서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로도 분류되는데, 2014년 크림 합병을 포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에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푸틴 대통령 은 아쿠닌의 비판적 태도에 대해 조지아 태생이라는 그의 출생을 지적했지만, 정작 아쿠닌은 “태어나면서 줄곧 러시아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러시아 사람이라는 자각 외에 가져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목차

01_진보적인 여성이 궁지에 빠지다_7

02_흥미로운 남성들이 대거 등장하다_23

03_거의 전적으로 동양의 간교함에 대한 이야기_53

04_적군이 선수를 치다_78

05_하렘의 체계에 대한 이야기_95

06_플레빈과 바랴가 포위공격을 견뎌내다_124

07_바랴가 정숙한 여성의 자격을 잃다_150

08_바랴가 죽음의 천사를 보다_168

09_판도린이 상사로부터 심하게 질책을 받다_193

10_황제에게 황금 검을 바치다_214

11_바랴가 최고위 정치 영역에 발을 들여놓다_230

12_사건이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선회하다_254

13_판도린이 긴 연설을 하다_282

14_러시아가 호된 질책을 받고 단테의 언어가 울려 퍼지다_303

15_에필로그_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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