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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 (커버이미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홍규, 박지원 (지은이) 
  • 출판사사이드웨이 
  • 출판일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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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과 일생을 함께한 고독한 독서인, 박홍규 교수
한평생 도서관에 다니며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번역했던 사람,
그는 무엇 때문에 그런 삶을 선택했던 것일까?
책을 너무 사랑해서 한평생 책 속에 파묻혀 살았던,
어느 노교수의 독서와 고독, 사회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평생 도서관에 다니며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번역했던 사람
운전면허증도 핸드폰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달려 학교를 오가는 사람
아내와 함께 시골에서 600평 땅에 농사를 지으며,
오늘도 가방에 도시락을 싸든 채 묵묵하게 책을 읽고 또 읽는 사람.

그리고,

강단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의 노동자들과 오래도록 부대끼던 노동법 학자.
대학 교수이면서도 전임 교수의 월급을 반으로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교수.
동창회나 동문회, 회식 문화, '끼리끼리'와 '패거리주의'를 끔찍하게 싫어하고,
더치페이가 왜 문제가 되는지조차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하던 사람.

오래 전부터 자기 밥값은 자기가 내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해 온 사람.
좌우를 불문하고 왕따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왔던 사람.
독재자와 재벌 체제에 분노하는 진보적 지식인으로 불리면서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진보 좌파의 엘리트주의와 패권주의를 비판하던 사람.

그렇게 일흔의 생애를 자발적인 단독자로 살아온 사람.
외롭게 사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
사회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기의 한계를 먼저 고백해온 사람.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70 가까운 생애로 증명해온 사람.

바로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박홍규입니다.

‘영원한 이단아’이자 ‘르네상스적 지식인’,
박홍규에게 듣는 독서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


박홍규는 지난 40년 동안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영남대학교 명예교수이다. 1952년에 태어난 그는 1979년에 처음으로 시간강사를 시작한 뒤 그는 대학에서 줄곧 노동법과 법 교양 및 인권론 등을 가르쳐 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노팅엄대학,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과 고베대학, 리쓰메이칸대학 등에서 강의했던 바 있다. 2018년을 정년으로 퇴임한 뒤 명예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박홍규 교수는 이런 이력 때문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언제나 ‘읽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의 바탕에 ‘책을 읽는 일이 주는 고독과 자유’를 잉태해 둔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을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람들이 ‘충분히 고독하지 않다’고 비판하던 사람이다. 그는 좌우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너무 무리를 짓고 다니며, 한 사람의 독립된 개인으로 살아가지 못한다고 비판하던 사람이다.
그는 이 땅 위에 살아가던 위대한 아웃사이더들을 사랑했고, 그들이 쓴 책을 옮기고 새롭게 풀어냈다. 또 그 자신도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처럼 살고자 했다. 시작은 법학이었다. 그는 30여 년 전부터 『세계의 최저 노동 기준』, 『한국과 ILO』, 『그들이 헌법을 죽였다』 등의 법률 서적을 쓰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법학자로 활동했다. 1980년대부터 국제인권법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힘쓰는 한편, 1997년에는 한국의 사법 실태를 비판하며 사법개혁을 촉구한 책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은 바 있다.
그렇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그는 문학, 철학, 역사, 신화, 사상, 교육학, 사회학, 정치학, 음악, 미술, 무용, 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지성과 교양을 아우른 저술 활동을 선보였던 번역가이자 저술가다. 1980년대에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옮긴 것을 시작으로, 그는 지금까지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또 옮긴 바 있다. 그중에서도 이반 일리치와 에드워드 사이드,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다채로운 책과 관점을 국내에 소개하고 그들에 관한 책을 집필했던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박홍규 교수는 ‘영원한 이단아’이다. 집단을 사랑하는 사회에서 ‘개인’과 ‘독서’의 힘을 예찬한 사람이다. 세상이 그런 그를 불러왔던 별명은 바로 ‘르네상스적 지식인’이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세상과 끊임없이 불화하며 스스로에게 집중했던 박홍규 교수의 삶과 생각을 샅샅이 들어보는 대담집이다. 『아이돌을 인문하다』와 『산책하는 마음』을 쓴 박지원 작가가 지난 2018년 겨울부터 2019년 여름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대구와 경산을 찾아 박홍규 교수와 길고 긴 대화를 나누었다.

한국 사회에서 용기 있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외롭게 사는 것이 가치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홍규라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의미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언제든, 또 누구든 타인지향적이고 타인의존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한국사회에서, 박홍규 교수의 단독자적인 삶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입체적으로 밝혀두고 있다. 박홍규는 강인한 단독자였다. 그는 자신이 자발적인 단독자의 길을 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는 좌우를 떠나 모든 진영과 집단의 패거리 문화를 진심으로 싫어하며 자기 삶의 구체적 궤적으로 그러한 거부를 실천해왔다.
그는 늘 왕따를 자처했다. 그는 독재자에 분노했고, 사법부에 분노했고, 재벌에 분노했으며, 동시에 겉으로 사회 정의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제 이득을 챙겨오던 모든 민주 인사들에 분노했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진보 명사들과 함께 민주주의법학연구회란 단체의 회장을 지내며 우리나라의 독재 체제와 보수적인 사법 현실을 비판했던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진보 지식인들과 문단 권력의 폐쇄적인 엘리트주의와 패권주의를 가장 앞장서서 비판했던 한 사람의 지식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소속되었던 영남대학교와 싸웠고, 노동법학회와 싸웠으며, 동료인 대학의 전임교수들과도 싸웠다. 그는 보수적인 지역사회와 싸웠으며, 전쟁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군국주의자와 싸웠고, 일본 위안부 문제와 한국의 가부장주의를 외면하는 여성혐오주의자들과 싸웠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그 외로운 싸움의 기록이다. 이 책 안에선 고독한 삶의 가치와 한국 사회의 병폐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박홍규 자신의 다채로운 고백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현실 사회의 쟁점들을 피하지 않는 책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지방 문제, 청년 문제와 소셜 네트워크 담론, 한국 사회의 엘리트주의와 양극화 문제, 그리고 젠더 이슈와 페미니즘 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박홍규 교수는 이 대담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발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그간 두루 쌓아온 교양과 지성을 통해서 이 문제들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대신, 자기의 삶을 고독하고 단단하게 채워왔다. 그는 아내와 함께 경북 경산의 시골에서 600평의 땅에 농사를 지으며 사는 농부 겸 지식인이기도 하다. 박홍규 교수는 휴대폰도 쓰지 않고, 매일 도시락을 싸 들고 책을 읽으러 다니며,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대구 시내에 다니고 있다. 그는 자기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힘껏 쳐내고,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단순하고 집중력 있게 살아가는 일을 긴 시간 동안 행동으로 옮겨왔다.

책과 활자 속에 파묻혔던 힘을 통해서
이 사회를 가장 날카롭게 성찰할 수 있던 사람


세상의 모든 책과 활자에 관심을 갖고 두루 공부했던 그는, 자신의 지적인 토대와 역량을 바탕으로 책과 언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병폐를 오랫동안 비판했다. 그렇지만 그는 동시에 자신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얼마나 부족하고 보잘것없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백과 성찰도 보여주었다. 자기의 한계, 자신의 모순을 알고 있는 그는 그래서 언제나, 매번 다시 책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래서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에는 빈센트 반 고흐와 조지 오웰, 헤르만 헤세와 루쉰과 몽테뉴, 례프 톨스토이와 마하트마 간디, 이반 일리치와 한나 아렌트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미셸 푸코와 프란츠 카프카와 알베르 까뮈…. 등등의 수많은 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이 등장한다. 그들 모두 자기의 세상에서, 자기의 시대에 맞서, 자신의 한계를 응시하며 나름으로 힘껏 분투하며 글을 썼던 이들이었고, 그들이 살아가던 세계의 이방인이자 단독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10대 시절부터 읽고 매혹된 사람들을 펴들며 자기 나름의 삶을 치열하게 살았고, 비로소 노년의 삶에 당도했다. 그래서 이 책은 평생을 도서관에서 보낸 노인이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되짚는 기록이고, 그 책들을 향해 보내는 따뜻한 회고의 기억이기도 하다. 그는 책의 세계 안에서 훌륭한 작가들을 만나 이 현실의 세계를 살아갈 힘과 위안을 얻을 수 있었을 뿐이다. 역사에 남은 단독자들의 몸부림을 바라보고, 자신이 얼마나 그들을 열렬하게 좇아 왔는지를 확인하면서.
그러므로 박홍규 교수의 대담집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책들에 관한 책’과도 같다. 이 대담집에는 총 100권이 훌쩍 넘는 책의 제목들이 등장하며, 그 책의 범위는 과거의 고전에 머무르지만도 않는다. 그가 번역해서 한국의 지식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던 『오리엔탈리즘』과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등의 책들부터, 최근 많은 인기를 끌었던 『편의점 인간』과 『복학왕의 사회학』, 『모멸감』 등의 책에 이르기까지, 이 책의 대담에서는 박홍규 교수와 박지원 작가의 독서 이력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나아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인간의 본질에 관해서 묻는 책이다. 박홍규 교수와 박지원 작가는 서로의 독서 이력을 나누며 폭력에 관해서, 진보에 관해서,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인간의 접촉에 대해서, 홀로 또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해서 긴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많은 지성들을 되돌아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대담을 진행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는 데 부끄럼이 없던,
어느 노교수의 가장 겸손한 자기 고백


경상북도 경산의 영남대학교 도서관과 박홍규의 자택에서 1년 가까이 이루어진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의 대담 기획은 어느 고독한 독서인 박홍규 교수의 삶과 사상을 알 수 있는 한 권의 책이다. 독서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크게 봐선 고독한 삶의 가치, 한국 사회의 병폐, 그리고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관한 총 4가지 주제로 파생되었고, 이 대담집은 그 이야기를 ‘독서’, ‘고독’, ‘사회’, ‘인간’이란 4개의 키워드로 재구성한 기록이다
박홍규 교수는 이 한 권의 대담집으로 자신의 삶을 잘 들려주고 있지만, 그는 전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 책의 모든 장에서 자신의 허물과 실수, 약점과 한계를 지적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기성세대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선 자기 한계를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 자기 허물을 내보이는 데 거리낌이 없는 그 세대의 어떤 사람이 필요하다. 박홍규는 적어도 그 일을 충분히 감수하려는 사람이었다.
즉,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한 사람이 고독한 길을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시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치열하게 노력했던 기록이다. 박홍규 교수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전혀 숨기지 않고, 박지원 작가에게 자신의 고민과 실패의 경험들을 낱낱이 고백하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고백할 수 있어야만 사회에서 학문으로 밥 벌어 먹고사는 지식인으로 불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길 만큼은 용기가 있는 지식인이었다.
그래서 이 대담엔 칠순 무렵의 ‘할아버지 명예교수’가 아니라, 다만 조금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한 사람, 한 학자의 소탈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의 마지막 장, ‘아내와 함께, 내내 읽으며 늙어갑니다’에는 그와 함께 41년을 살아온 아내 서현숙 선생이 대담에 참여하여 박홍규 교수의 정체성을 되짚고, 이 책의 여러 쟁점들에 대한 더욱 풍성한 관점을 들려주고 있기도 하다. 요컨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박홍규 교수가 이 사회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기의 한계를 먼저 고백해온 사람이고, 그가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일흔 가까운 생애로 증명해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진중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소개

195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 박사학 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 법대·영국 노팅엄대학 법대·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고베대학·리쓰메이칸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전공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전공인 노동법 외에 헌법과 사법 개혁에 관한 책을 썼다. 1997년《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저항하는 지성, 고야》, 《인문학의 거짓말》, 《인문학의 거짓말, 두 번째 이야기》, 《놈 촘스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공저), 《아돌프 히틀러》, 《누가 헤밍웨이를 죽였나》,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간디 자서전》, 《예술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외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추천사 - 정혜윤 (CBS PD, 작가)



0. 책머리에 - 박지원



1. 들어가며: 저는 오늘도 도서관에 갑니다



2. 독서에 관하여: 책은 날씨와 공기처럼



3. 고독에 관하여: 가족, 거울, 그리고 스마트폰 너머에



4. 사회에 관하여: 우리 모두의, 수정처럼 맑은 정신



5. 인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언제나 구체적으로



6. 나오며: 아내와 함께, 내내 읽으며 늙어갑니다



7. 대화를 마치면서 - 박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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